2026/07/05

돌봄의 시간들 | 권범철 외 | 2023

돌봄의 시간들 | 권범철 외 | 알라딘


돌봄의 시간들 - 돌봄에 관한 9가지 정동적 시선 
권범철,김미정,신승철,이무열,이준용,전형민,조기현,조명아 (지은이),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기획)모시는사람들2023-07-20




































미리보기




책소개
누구나 돌봐야 하는 사람-동물-사물이 있거나, 머지않은 장래에 나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고 예감하며 살아가는 돌봄의 시대에, 돌봄의 다양한 얼굴-‘돌봄들’을 가시화하며, 편중이나 불평등을 해소하고, 생명력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접근법을 담고 있다.

정동의 관점으로 돌봄을 이해함으로써, 누구나 돌봄의 주체가 되고 또 동시에 돌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돌봄에 대한 편향적, 편파적인 시각을 걷어내고, 번아웃이나 감정 파산을 야기하는 독박 돌봄을 방지하며, 국가나 사회적 돌봄이 미치지 못하는 돌봄 소외지대 해소를 기획한다.

절대돌봄(유년기)-자기돌봄(청년기)-서로돌봄(커플기)-배치돌봄(장년기)-절대돌봄(노년기)의 생애 전 과정에 걸쳐 사랑과 돌봄과 연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방안, 나아가 인류문명이 야기한 기후위기나 생명위기까지를 돌볼 근거와 방법을 모색한다. 돌봄의 현장성, 구체성, 다양성을 도외시하지 않으면서도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미학화, 사회화하고 지속가능성과 확장가능성을 열어낸다. 이를 통해서, 다양한 돌봄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돌봄력’이 충만한 사회-세계를 기약하고 전망한다.


목차


서문

1부┃ 사건, 제도, 관계에서의 돌봄

사건으로서의 돌봄─포기의 가치를 계산하기 ●이준용
포기의 스펙트럼과 돌봄의 스케일
생존주의적 포기자 A
달관한 포기자 B
출가한 포기자 C
연구하는 포기자 D의 결론
제도로서의 돌봄─노동과 돌봄 사이에 던지는 질문들 ●조기현
노동사회에서 초로기 치매 당사자의 경험
돌봄노동과 정동적 평등
일할 수 없는 몸과 일할 수 있는 몸
노동할 권리와 권리를 생산하는 노동
참여소득과 일자리보장제
질병권과 아픈 몸 노동권
돌봄-노동에서 노동-돌봄으로
관계로서의 돌봄─자기돌봄과 서로돌봄의 관계 ●신승철
돌봄모듈과 탈성장 전환사회
관계의 시공간 축으로 본 돌봄
관계의 배치로 본 돌봄
관계의 체계로 본 돌봄
정동적 평등을 위하여

2부┃ 세대, 젠더, 가치에서의 돌봄

세대로서의 돌봄─영 케어러의 돌봄과 통계적 접근 ●조명아
통계로 본 한국의 돌봄 상황
청년에서 돌봄자로
한국사회의 청년: 청년담론부터 청년돌봄까지
영 케어러의 돌봄
영 케어러, 청년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젠더로서의 돌봄─젠더 불평등과 교차성 돌봄에서의 쟁점들 ●조명아
누가 돌봄을 수행하는가
돌봄의 여성화: 왜 돌봄은 여성이 하게 되었을까
돌봄의 교차성
돌봄 문제의 새로운 국면을 향하여
가치로서의 돌봄─자본주의 가치 법칙으로부터 돌봄 해방시키기 ●김미정
오늘날 ‘돌봄’의 자리
우리의 내밀한 감각 속 돌봄×노동
돌봄이 노동이 되기까지

3부┃ 지역과 가정, 커먼즈에서의 돌봄

지역과 돌봄─지역과 돌봄 생활 ●이무열
근대 산업사회 돌봄과 지역 돌봄 생활의 차이
호혜적 돌봄의 장(場)이 되는 지역
위기 상황에 다시 주목받는 돌봄
돌봄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회복 방향
돌봄의 특징과 지역에서 돌봄이 작동하는 힘
지역 안에서의 관계 돌봄과 포괄적 돌봄
커먼즈와 돌봄─생태 위기와 돌봄의 조건 ●권범철
일을 강제하는 사회
돌봄을 전유하는 사회
돌봄의 재구성
재난 행동주의를 위해
가정과 돌봄─아버지를 돌보는 청년의 기록 ●전형민
예고된 가족돌봄청년, 한부모가족
아픈 가족을 돌본다는 것
돌봄과 노동의 커리어
돌봄과 노동의 위기1
돌봄과 노동의 위기2
돌봄과 애도 연습
위험과 절망 곁에서 서로를 책임지는 돌봄
접기


책속에서


P. 222~223 [가정] 돌봄에 대한 첫 번째 오해는 돌봄이 여성적인 일이며 나약한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것이라는 관습적인 인식과 태도이다. 오래된 가부장제 관습에서 돌봄은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고 식사를 준비하는 등의 집안일이 되어 여성의 성역할로 강요되었다. 여성의 역할이 된 돌봄은 사회활동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차적인 일이면서 공동체도 정부도 관여하지 말아야 할 사적이고 개인적인 영역으로 치부된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한 지금까지도 아이를 키우고 식사를 준비하는 등 전통적으로 여성이 도맡아 온 생명살림 가치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여성들은 중요한 살림을 외면할 수도 혼자서 감당할 수도 없는, 이중으로 구속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성의 일이자 사적인 활동으로 잘못 이해되고 있는 돌봄을 이제는 성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돌봄의 사회적인 가치를 회복하고 상호역할로 작동되는 제대로 된 돌봄의 시작이다. 접기
P. 234~237 [생태] 오늘날의 생태 위기는 주체성의 위기다. 무엇보다 그 위기를 다룰 수 있는 주체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국가가 큰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와 거리가 멀다. 2021년 11월 막을 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우리가 확인한 건 각국 정부가 여전히 생태 위기를 외면하거나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뿐이다. (중략) 각 개인 모두가 기후 변화에 책임이 있으며 우리가 각자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는 대신에 아무도 책임이 없으며 그것이 바로 문제라고 말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생태 재앙의 원인은 어떤 비인격적인 구조다. 그 구조는 온갖 방식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정확히 말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주체는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주체, 즉 집합적인 주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접기
P. 259 [생태] 노동 시간 단축은 그 자체로 생태 위기에 대응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가 생산에 시간을 덜 쓸수록 탄소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영국 환경단체 <플랫폼 런던>은 2021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영국이 주 4일 근무제로 전환하면 2025년까지 연간 1억 270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영국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21.3%에 해당하고, 스위스의 한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다. 이렇듯 기후 비상사태 상황에서 노동 시간 단축은 필수적이다. 접기
P. 187 [젠더] 우선 돌봄의 책임은 여전히 가족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둘째, 그와 관련하여 돌봄 수행의 여성 젠더 편향성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셋째, 돌봄의 외주화는 자연스러워졌다. 각종 도움 서비스는 이미 커다란 시장, 산업의 영역 속에 놓이게 되어 버렸다. 이때 돌봄은 저렴한 노동력 상품으로 통용되며 그 행위 자체가 폄하되는 악순환 속에 놓이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돌봄을 수행하는 일은 여전히 기피되거나 폄하되는 일을 벗어나지 못한다. 넷째,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돌봄이 그것을 수행하는 측의 입장 위주로 사유되다 보니, 돌봄의 또 다른 주체인 돌봄 받는 측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돌봄이 관계적이며 정동적인 활동이라는 점도 망각된다. 접기
P. 161~162 [제도] 지난 20여 년 동안 노인돌봄에 대한 인식과 가족 내 주돌봄자의 역할이 상당히 변화한 것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돌봄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혀졌다는 점이다. 전통사회의 노인돌봄만 하더라도 여성, 주로 그 집안의 장남이나 아들의 배우자인 며느리가 맡아서 수행했으나, 친자녀 돌봄 규범이 확산되었다. 또 노인들이 돌봄을 가족에게만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사회 서비스와 제도를 이용하고 있으며, 비혈연 관계자에게서도 돌봄을 지원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새로운 돌봄 형태의 등장, 돌봄 유형의 다양화를 의미한다. 접기
P. 175 [제도] 돌봄자에 대한 대부분의 정책이나 제도는 진행형 위주다. 현재 돌봄 중인 이들이 돌봄을 ‘잘’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돌봄이 종료된 이들에 대한 지원이나 사회적 관심은 진행형보다 적다. 이 절에서 돌봄 종료 이후의 정책 부재의 문제를 지적하지만, 돌봄자를 대상으로 한 지원정책의 근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즉, 이들이 돌봄을 ‘잘’하기 위한 지원보다 돌봄 제공자가 어떤 경우든 자신의 삶을 지켜나가고 보장받을 수 있는 정책 방향성을 모색해야 한다. 접기
P. 211 [지역] 지역의 돌봄은 제한적(부분적) 돌봄을 포함해서 생활 전체를 포괄하는 서로돌봄으로 주민은 돌봄당사자와 돌봄제공자 이중의 역할을 한다. 또 복지 및 셀프케어와 함께 호혜적 돌봄으로 구성된다. 역설적으로 돌봄의 범위는 포괄적인 돌봄을 위해 전국 단위가 아니라 관계의 강렬도와 밀도가 높은 지역 단위가 될 수밖에 없다. 지역은 이렇게 다양성에 기초해 개별적인 돌봄을 제공하면서도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연결되어 전일적인 삶이 가능한 포괄적 돌봄을 특징으로 한다. 접기
P. 53~54 [관계] 치매가 시작된 당사자는 자존감이 낮아지고, 주변 사람들은 낯설어진 당사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서서히 거리를 둔다. 갈 곳도 마땅치 않다. 돌봄 기관들은 대부분 신체가 노쇠한 노년의 치매 당사자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인지 기능이 저하됐을 뿐, 아직 팔다리에 힘이 넘치고 활동적으로 무언가 하고 싶은 초로기 치매 당사자에겐 맞지 않는다. 어떨 땐 어르신들이 ‘젊은데 왜 이런 곳에 오냐’며 타박하는 경우도 있으니, 초로기 치매 당사자는 몸도, 마음도 오갈 곳이 없다. 사회적 관계가 위축되고 고립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많은 초로기 치매 당사자들은 다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때 일은 곧 고립을 해소하고 사회적 관계의 회복되며 자존감을 찾을 수 있는 무엇이다. 접기
P. 225 [관계] 자기돌봄 없이 사회적인 의미만을 가지고 상대를 돌보는 일은 자신을 소진하고 어느 순간 스스로를 돌봄 생활에서 이탈하게 만든다. 일방적인 희생은 결코 아름답지도 숭고하지도 않다. 외부로 연결되어 상대를 돌보는 일이 횡적이라면 자기돌봄은 종적인 돌봄이다. 이 둘의 관계는 격자무늬처럼 짜여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횡적인 상대돌봄 없이 종적인 자기돌봄이 깊어질 수 없다. 종적인 자기돌봄 없이 횡적인 상대돌봄이 계속될 수 없다. 지금 많은 사람들은 ‘자아’와 ‘취향’이란 이름으로 자신에게 감사하면서 자기를 돌보고 있다. 접기
P. 253 [관계] 그러니까 돌봄은 우리가 서로의 안녕을 보살피기 위해 형성하는 관계이자 활동이며 그 영역은 인간 자연뿐 아니라 비인간 자연으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돌봄은 ‘우리’를 만드는 일이며, 따라서 커먼즈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의 사회는 우리에게 돌봄이 아니라 일을 강제하는 사회다. (중략) 한마디로 돌봄을 위해선 돌봄이 필요하다. 접기
P. 225 [가치] 자기 스스로를 돌보지 않고는 건강하게 상대를 돌볼 수는 없다. 자기 스스로를 돌본다는 것은 자기의 자질과 능력을 계발하고 타자와 자신을 비교하지 않으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일이다. 때에 따라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건강한 생활을 위해 적절한 휴식과 운동으로 몸을 살피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내부적 자기돌봄이 있어야 상대를 기쁘게 돌볼 수 있다. 자기돌봄 없이 사회적인 의미만을 가지고 상대를 돌보는 일은 자신을 소진하고 어느 순간 스스로를 돌봄 생활에서 이탈하게 만든다. 접기
P. 22 [세대] 이 시대의 청년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N포세대’다. N포세대란 연애·결혼·출산·직업 경력 등을 넘어 생명까지 N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비관적이고 자조적인 표현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쟁 과열 상황은 무려 8할의 구직자 청년에게 포기를 강요했고, 경제적 가치 아래 기존 도덕적 가치 전반을 다시 계산하지 않을 수 없게 내몰았다. 그런 사회적 고통에도 적응해 버린 것인지 N포는 유행이 지난 대수롭지 않은 말이 되어 버렸지만, 그만큼 우리가 포기를 하나의 대처 전략으로 활용했던 이유와 양상을 더 명료하게 분석하고 ‘포기자’로서의 정체성을 재확립할 수 있는 시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접기
P. 149~151 [세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990년 1.57명, 1995년 1.63명, 2000년 1.47명, 2005년 1.08명으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중략) 90년대생 영 케어러의 형제자매는 더 이상 전통사회와 같은 대가족 내에서 돌봄을 수행하지 않는다. 개인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더욱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베이비부머 세대만큼 형제자매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당장의 지원이 아니더라도 미래에 부모 돌봄을 수행하는 데 오롯이 혼자서 감당할 몫이 상당히 증가한 것이다. 둘째, 가족 내에서 돌봄을 수행하면 여전히 가족의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 잘 드러난다. 아픈 가족이 발생하는 가족 위기가 닥치면 제도 등 외부에 의존하기보다 우선적으로 다른 가족의 노동력에 의존하게 된다. 접기
P. 119 [정동] 자기돌봄을 배제한 서로돌봄이 되지 않도록 시민성 과정을 개입시키는 것도 필요하며, 동시에 서로돌봄에서의 거리조절을 통한 시민성 과정이 개입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사물돌봄과 생명돌봄 등의 배치돌봄에서의 정동적 불평등 발생에 대한 위치조정과 배치의 재배치라는 미시정치에 정동적 개입이 요청된다. 정동적 불평등과 정동적 부정의가 생기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는 정동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에는 완성형은 없으며, 과정형이자 진행형이며, 끊임없이 배치를 재배치하고 거리조절을 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권범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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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장(커먼즈) 연구자. 서교인문사회연구실, 계간 『문화/과학』, 생태적지혜연구소 협동조합, 동아대 융합지식과사회연구소 등에서 활동한다. 공통장, 돌봄, 생태, 예술을 엮어서 사고하며 활동하는 데 관심이 있다. 『예술과 공통장』, 『돌봄의 공간들』(공저), 『기후 돌봄』(공저), 『돌봄의 시간들』(공저), 『지식을 공유하라』(공저) 등을 썼고, 『역사의 시작』, 『로지스틱스』, 『빚의 마법』, 『텔레코뮤니스트 선언』을 옮겼다.

최근작 : <문화과학 126호 - 2026.여름>,<문화과학 125호 - 2026.봄>,<돌봄의 공간들> … 총 27종 (모두보기)

김미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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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문학동네』 평론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비평집 『움직이는 별자리들』 등이 있다.

최근작 : <젠더>,<비평포럼>,<문화과학 119호 - 2024.가을> … 총 25종 (모두보기)

신승철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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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연구자이자 활동가, 그리고 글 쓰는 사람으로 살다가 2023년 7월 세상을 떠났다. 생의 마지막 4년 동안 생태적지혜연구소를 만들고, 동료들이 저마다 숨은 역량을 풀어낼 수 있도록 북돋우며 돌보는 ‘연결자’ 일을 했다. 저서로 『기후전환사회』(2022), 『정동의 재발견』(2022), 『떡갈나무 혁명을 꿈꾸다』(2022), 『지구살림, 철학에게 길을 묻다』(2021), 『모두의 혁명법』(2019), 『탄소자본주의』(2018), 『구성주의와 자율성』(2017) 등 40여 권을 남겼다.

최근작 : <채식, 공존의 밥상>,<생태 슬픔>,<기후 협치> … 총 63종 (모두보기)

이무열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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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는 기획가, 디자이너, 카피라이터, 예술가들이 함께 만든 ‘마케팅커뮤니케이셥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고 전환스튜디오 와월당·臥月堂 대표로 일하고 있다.

최근작 : <돌봄의 시간들>,<개벽의 징후 2020> … 총 2종 (모두보기)

이준용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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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수양을 연구하는 인류학자

최근작 : <돌봄의 공간들>,<탈성장들 : 하며 살고 있습니다>,<돌봄의 시간들> … 총 3종 (모두보기)

전형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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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청년 커뮤니티 n인분 및 자립하는 소농학교 활동가

최근작 : <돌봄의 시간들>

조기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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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청년 커뮤니티 ‘n인분’의 대표. 인지가 저하되는 중인 아버지와 함께한다. 스무 살 때 아버지가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이전과는 ‘다른’ 관계를 맺었고, 6년간 요양병원에서 지내다 퇴원한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며 ‘또 다른’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에서 환자와 보호자로, 환자와 보호자에서 시민과 시민으로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최근작 : <누군가의 곁에 있기>,<[큰글자도서]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 … 총 10종 (모두보기)

조명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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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사회학과 박사 수료

최근작 : <돌봄의 시간들>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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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름 <철학공방 별난>을 기반으로 한 세미나 구성원들이 기후위기의 대응양식인 생태적지혜 미디어를 만들 수 있는 결사체를 형성했다. 이후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일관되게 기후행동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마음을 나누며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양식으로 생태적지혜 미디어 매체를 기획하고 실험했다. 더불어 씨앗조직의 확산에 따라 결사체의 꼴을 갖추어 나갔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연구소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탈성장의 아젠다에 대한 전반적인 구성원들의 결의를 만들어냈다. 연구소는 수입과 지출의 회계에 있어서 군더더기나 잉여를 남기지 않는 순환회계를 작동시키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며, 끊임없는 세대교체와 미션과 돌봄으로 연구소 자체에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보려고 한다. 아주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연구소는 낙관과 우애에 기반하여 협동의 경제, 살림의 경제, 연대의 경제를 실현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탈성장 전환운동을 해 나갈 것이다. 접기







인간의 마음: 선과 악의 본성에 대한 성찰 : Fromm, Erich: Free Download, Borrow, and Streaming : Internet Archive

The heart of man, its genius for good and evil : Fromm, Erich, 1900-1980  : Internet Archive 1964

CONTENTS
Religious Perspectives: Its Meaning and Purpose 7
Foreword 13
1. Man-Wolf or Sheep? 17
2. Different Forms of Violence 24
3. Love of Death and Love of Life 37
4. Individual and Social Narcissism 62
5. Incestuous Ties  95
6. Freedom, Determinism, Alternativism 115
====
The Heart of Man: Its Genius for Good and Evil
by Erich Fromm

4.4 4.4 out of 5 stars   (111)

The Heart of Man questions human nature itself, from the forms of violence that plague it to individual and social narcissism to how the positive value of ''love of life'' can potentially outweigh the destructive ''syndrome of decay'' caused by the love of death and other harmful tendencies of thought. [The American Mental Health Foundation's Fromm titles] are timely, directly relevant to modern psychological and social issues, and bring absolutely invaluable humanist messages to temper psychology's scientific and healing discipline. Highly recommended, especially for college library collections. Midwest Book ReviewFromm's follow-up to Escape from Freedom and The Art of Loving is a keen study of violence on a small scale leading to the specter of mass destruction.
==
From Australia

stephen tsousis
5.0 out of 5 stars Erich Fromm work.
Reviewed in Australia on 14 May 2026
Format: KindleVerified Purchase
A brilliant analysis of great psychological insight.
Easy to read full of wisdom and insight.
Duly recommen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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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McLean
4.0 out of 5 stars Inspiring writing
Reviewed in Australia on 28 Januar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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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ing writing. Have long been a fan of Fromm's (I've just realized) having read "Escape from Freedom" decades ago. Recommend the book.
One person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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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other countries

Jean-Paul Azam
5.0 out of 5 stars Comprendre le narcissisme de groupe
Reviewed in France on 11 March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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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h Fromm est un psychanalyste qui a dérivé avec succès vers une "psychologie sociale", comme l'appelait Durkheim, qu'on pourrait appeler aussi une "microsociologie post freudienne". C'est une trajectoire scientifique surprenante qu'il a mis longtemps à mener au but. Certains de ses travaux de jeunesse sont infectés de marxisme-léninisme vulgaire, dont il a su se débarrasser avec bonheur. Ce livre présente la quintessence d'un long travail de maturation, publié à l'âge de 64 ans. Il met en place tous les ingrédients nécessaires pour bien comprendre ces phénomènes de narcissisme collectif, qui peuvent être mobilisés de diverses façons soit par des leaders fascisants ou collectivistes totalitaristes, soit de façon plus décentralisée, plus insidieuse et non moins socialement dangere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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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k
5.0 out of 5 stars This deserves the widest possible readership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23 November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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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sh this book had been republished as part of the routledge classics series like The Fear of Freedom, The Sane Society or The Dogma of Christ.

Unlike those books in which Fromm is presenting existing theories with his own unique perspective in this book there's a real sense in which he has become an innovator, developing an original perspective. Here in abbreviated form appear theories which he expands upon in The Anatomy of Human Destructiveness.

The book's full title is The Heart of Man: Its Genius for Good and Evil, the chapter breakdown is into 1. Man - Wolf or Sheep?, 2. Different Forms of Violence, 3. Love of Death and Love of Live, 4. Individual and Social Narcissism, 5. Incestuous Ties, 6. Freedom, Determinism, Alternativism. This copy which I have a Harper Colophon Books edition also has a comprehensive index which makes the book even more accessible to general reader, academic or student alike.

The essential premise of the book is that all human beings have an innate and developing capacity/potential for love and relating, should this be frustrated then a disturbed development occurs, the focus of which is death and dead things and destructiveness.

Fromm describes the one character orientation/personality as biophilious and the other contrasting character orientation/personality as necrophilious, although Fromm is careful to make distinctions between his use of the word necrophile and the original psycho-analytic description of one who eroticises dead bodies.

This is a perspective which got largely eclipsed by Fromm's other writing. This central premise and theory of frustrated psycho-social drives resulting in disturbance doesnt appear to have become that popular either. At least it has never rivalled other psycho-dynamic or internal conflict theories which remain current and in print, like those of Karen Horney (whose influence on Fromm is pretty clear too).

Fromm's writing has also suffered the misfortunes of regular social amnesia, a lot of his theories appear in a different form produced by different writers, no doubt convinced they are totally original, but also the post-modern tendencies to treat all psychological and psycho-analytical theory as mere literary or moral texts without the weight of objectivity or facts.

Without having the frame of reference to rely upon many of Fromm's perspectives about psycho-social drives to love and relate correspond or correlate with more recent findings in psychological attachment theories, including neurological, evolutionary psychology and social psychological perspectives.

I would recommend this to anyone, general reader, academic or professional alike, and insightful and easily read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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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
5.0 out of 5 stars recomended for everyone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20 July 2011
Format: PaperbackVerified Purchase
This is one of the few books i think everyone should be obligated to read. The content is of great importance and relys to everyone though its up to you to decide whether you are open for other views than yours, if not you are what this book is about. Read, evaluate and make up your mind cause this is impor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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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tik
5.0 out of 5 stars Five Stars
Reviewed in India on 20 June 2018
Verified Purchase
quality is okay, book content is gr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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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4.0 out of 5 stars 英文と和文の対比
Reviewed in Japan on 14 June 2019
Format: PaperbackVerified Purchase
日本語表現と英語表現とを比較したくて、この英語本を読ませて頂きまし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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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ka Lou
5.0 out of 5 stars should be mandatory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25 January 2013
Verified Purchase
Arrived in original vintage paperback, with yellowed pages, some coming loose (added charm)...it was shipped securely...inside: a very well constructed dissection of behavior, one which timelessly continues to remain relevant today...feel free to take notes like a freshman being lectured by a visiting sage. E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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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se
5.0 out of 5 stars Five Stars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4 February 2016
Format: PaperbackVerified Purchase
Magnific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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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WALJIT SINGH
1.0 out of 5 stars Bad condition
Reviewed in India on 16 October 2018
Verified Purchase
The book is in very bad con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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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ua mccracken
4.0 out of 5 stars Four Star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3 May 2018
Verified Purchase
Very good at breaking down narcissism and how it infest our culture. Easy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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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OKeeffe
5.0 out of 5 stars Good incite into the Human Race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5 June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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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read it 40 years ago and I used it for my term paper. It really gave me good incite into the human 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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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inum pen 1970
3.0 out of 5 stars Three Star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5 Novemb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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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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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en
5.0 out of 5 stars The heart of man: Its Genius for Good and Evil by Eric Fromm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3 Octobe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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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pping, should be devoured by every student of history, psychological studies, to include pastors, priests, and other clerics of whatever ilk. Very illumina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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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ardo Cazorla
5.0 out of 5 stars Five Star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31 August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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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i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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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er
5.0 out of 5 stars Five Star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8 Januar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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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l 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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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ine R. Smith
4.0 out of 5 stars The Heart of Man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2 March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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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not completely read the book yet. I am certain it is everything I expected it to be. Came highly recommended and plan to finish. Just haven't had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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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hrine Weissner
1.0 out of 5 stars Dated, sexis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 Octobe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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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d book. Sexist & misogynistic. Not relevant anymore due to all sort of scientific studies disproving his the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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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2.0 out of 5 stars Two Stars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26 March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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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 well used and annotated, but you take your chances when ordering pre-ow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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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y smith
1.0 out of 5 stars What does it matter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16 Octo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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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jacket...the cover had quite a bit of wear...wouldn't classify as very good...like new...I believe the assessment was mislea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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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 선과 악의 본성에 대한 성찰> 요약 및 평론

1. 서론: 인간 본성을 향한 프롬의 심층적 탐구

에리히 프롬의 <인간의 마음>(1964)은 그의 전작인 <자유로부터의 도피>와 <사랑의 기술>에서 전개된 인간 소외와 자유, 그리고 사랑에 관한 사상을 심리학적·철학적으로 한 단계 더 심화시킨 명저이다. 프롬은 이 책에서 인간이 지닌 선과 악의 이중적 가능성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그는 인류가 파멸적인 파괴성(악)으로 치달을 수 있는 심리적 기제를 분석하는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고 생명과 성장의 길(선)로 나아갈 수 있는 내면의 힘을 증명하고자 한다. 프롬의 분석은 정신분석학의 틀을 넘어선 사회심리학적 성찰이며, 인간이 지닌 파괴적 성향의 뿌리를 파헤치는 작업이다.

2. 본론: 핵심 개념 요약

(1) 생명 사랑(Biophilia)과 죽음 사랑(Necrophilia)

프롬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지향성을 생명 친화성과 죽음 친화성이라는 두 가지 대립적 개념으로 설명한다.

생명 사랑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고, 성장과 발전을 촉진하며, 창조적인 삶을 지향하는 인간 고유의 긍정적 본성이다. 반면, 죽음 사랑은 살아 있지 않은 것, 기계적인 것, 파괴와 부패에 매혹되는 병리적 현상이다. 죽음 사랑에 사로잡힌 인간은 생동감 있는 관계 대신 통제와 지배를 갈망하며, 살아 있는 유기체를 파괴함으로써 자신의 힘을 확인하려 한다. 프롬은 현대 산업사회가 인간을 기계의 부속품처럼 다룸으로써 죽음 사랑의 경향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한다.

(2) 나르시시즘의 두 얼굴: 개별적 나르시시즘과 집단적 나르시시즘

프롬은 프로이트의 나르시시즘 개념을 확장하여 악의 심리적 기원을 규명한다.

개별적 나르시시즘은 자기 자신만을 절대적 가치로 두고 타인을 도구화하는 태도이다. 이것이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된 것이 집단적 나르시시즘이다. 개인이 자신이 속한 국가, 민족, 인종, 종교적 집단을 절대적으로 우월하게 여기고 다른 집단을 열등하거나 사악하게 규정할 때, 잔혹한 전쟁과 학살이 정당화된다. 집단적 나르시시즘은 개인에게 강렬한 소속감과 만족감을 주지만, 이성을 마비시키고 외부 세계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차단함으로써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강력한 악의 원동력이 된다.

(3) 근친상간적 고착(Incestuous Symbiosis)과 퇴행

프로이트가 성적인 의미로 해석했던 근친상간 개념을 프롬은 정신적·존재론적 차원으로 재해석한다. 그에게 근친상간적 고착이란 어머니의 품, 혹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나 국가라는 원초적 울타리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종속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독립적인 개인으로 성장하는 데 따르는 고독과 두려움을 회피하기 위해, 인간은 자연이나 혈연, 민족이라는 집단적 모태에 맹목적으로 의존하려 한다. 이러한 고착은 인간의 이성과 자유를 억압하며, 성장이 아닌 원초적 미분화 상태로의 퇴행을 촉진한다.

(4) 쇠퇴의 증후군과 성장의 증후군

프롬은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부정적 성향인 죽음 사랑, 집단적 나르시시즘, 근친상간적 고착이 결합할 때 인간은 <쇠퇴의 증후군>에 빠지게 된다고 말한다. 이는 인간을 가장 극단적인 악과 파괴로 이끄는 정신적 질병이다. 아돌프 히틀러와 같은 역사적 폭군들이 바로 이 증후군의 전형이다.

반대로 생명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 그리고 독립된 주체로서의 자유가 결합할 때 인간은 <성장의 증후군>을 형성한다. 프롬은 인간의 마음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이 두 증후군 사이에서 끊임없이 선택하는 역동적인 과정에 놓여 있다고 본다.

(5) 선택의 자유와 결정론의 극복

프롬은 인간이 완전히 선하거나 완전히 악하게 태어났다는 결정론적 시각을 모두 거부한다. 인간에게는 선과 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러나 이 자유는 무한하지 않다. 인간이 반복적으로 악한 선택을 내릴수록 선을 선택할 수 있는 내면의 자유와 가능성은 점차 줄어든다. 즉, 과거의 선택이 현재의 행동을 제약하는 경향이 있지만, 인간이 자신의 상황을 이성적으로 자각하고 깨어 있을 때 비로소 결정론의 굴레를 벗어나 진정한 선택의 자유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프롬의 요지이다.

3. 평론: 현대 사회를 향한 통찰과 한계

(1) 프롬 사상의 현대적 의의: 집단적 광기에 대한 심층적 해부

<인간의 마음>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인류 역사상 반복되어 온 대규모 학살과 전쟁의 원인을 단순한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인간 내면의 심리적 역동으로 명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에 있다. 특히 집단적 나르시시즘에 대한 프롬의 분석은 오늘날의 혐오 사회와 포퓰리즘 정치를 진단하는 데 강력한 도구를 제공한다. 국가주의나 맹목적 애국심, 배타적 민족주의가 어떻게 개인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타자에 대한 잔혹성으로 변질되는지 보여주는 그의 경고는 탈진실(Post-truth)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국가나 특정 집단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이 선이 아니라, 자아를 잃어버린 자들의 병리적 퇴행일 수 있음을 고발한 점은 매우 통렬하다.

(2) 소외된 현대인과 기계화에 대한 문명 비판

프롬은 물질적 풍요 속에서 영혼을 잃어버린 현대 산업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정확히 짚어냈다. 모든 것을 계량화하고 통제하려는 관료제와 기술 관음증은 인간을 생명으로부터 소외시키고 죽음 사랑(네크로필리아)적 성향을 부추긴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관계 대신 스마트폰 화면과 알고리즘에 지배당하고, 자연을 파괴하며 사물을 소유하는 데 집착하는 현대인의 모습은 프롬이 예견한 죽음 사랑의 징후와 정확히 일치한다.

(3) 이론적 한계와 비판

그러나 본 작은 정신분석학적 개념들을 사회적 현상으로 지나치게 확대 적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프로이트의 생물학적 역동을 사회심리학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몇몇 개념들이 은유적 수준에 머무르거나 과학적 실증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또한, 악의 극복 대안으로 제시되는 이성적 자각과 생명 사랑이 다소 규범적이고 당위적인 수준에 그쳐, 거대한 구조적 악과 자본의 논리를 타파하기에는 지나치게 낙관주의적이거나 이상주의적인 해결책이 아니냐는 한계를 노출한다.

4. 결론: 깨어 있는 자아를 향한 여정

결론적으로 에리히 프롬의 <인간의 마음>은 인간 내면에 도사린 가장 어두운 심연(악)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면서도, 인간이 지닌 위대한 잠재력(선)을 신뢰한 인본주의적 선언이다. 프롬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생명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파괴와 기계적인 소멸을 향해 퇴행할 것인가. 이 책은 한 국가나 민족이라는 좁은 울타리에 갇힌 맹목적 충성을 거부하고, 보편적 인류애와 깨어 있는 이성을 통해서만 인간이 진정한 구원에 이를 수 있음을 역설한다.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한 선과 악의 천재성을 이해하고, 매 순간 생명을 선택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시대를 초월하여 깊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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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인간의 마음: 선과 악을 향한 인간의 천재성』
Erich Fromm, The Heart of Man: Its Genius for Good and Evil>

에리히 프롬의 『인간의 마음』은 인간 안에 있는 선과 악의 가능성을 정신분석학, 사회심리학, 윤리학, 종교적 인간학의 관점에서 탐구한 책이다. 프롬은 인간을 단순히 선한 존재로 낙관하지도 않고, 본성상 악한 존재로 규정하지도 않는다. 인간은 선과 악 사이에 놓인 존재이며, 어느 방향으로 성장하느냐는 개인의 성격 구조, 사회 환경, 자유를 다루는 방식, 삶에 대한 태도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 책의 핵심은 인간의 악이 동물적 본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만이 지닌 자유, 자기의식, 상상력, 분리감, 권력욕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프롬은 먼저 인간의 악을 설명하기 위해 <생명애>와 <죽음애>라는 대립 개념을 제시한다. 생명애, 곧 바이오필리아는 살아 있는 것에 대한 사랑이다. 생명애적 인간은 성장, 창조, 사랑, 관계, 자유, 기쁨을 지향한다. 그는 타인을 지배하려 하기보다 타인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반대로 죽음애, 곧 네크로필리아는 죽은 것, 기계적인 것, 고정된 것, 통제 가능한 것에 대한 집착이다. 죽음애적 인간은 살아 있는 생명의 복잡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을 물건처럼 다루고, 질서를 생명보다 우위에 놓으며, 파괴와 지배에서 쾌감을 느낀다.

여기서 프롬의 독창성은 악을 단순한 도덕적 결함으로 보지 않는 데 있다. 악은 인간의 생명력이 왜곡된 결과다. 살아 있는 관계를 맺을 능력이 약화될 때, 인간은 생명을 사랑하는 대신 소유하고 통제하고 파괴하려 한다. 프롬은 히틀러와 같은 인물을 단순한 괴물로 보지 않고, 죽음애적 성격의 극단적 사례로 분석한다. 이는 악을 개인의 병리로만 환원하지 않고, 사회적 조건과 결합된 성격 구조로 이해하려는 시도다.

두 번째 중요한 개념은 <자기애>다. 프롬은 자기애를 단순히 자신을 사랑하는 건강한 태도와 구별한다. 건강한 자기 사랑은 타인 사랑과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 그러나 병적인 자기애는 세계 전체를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태도다. 자기애적 인간은 자기의 욕망, 생각, 감정만을 현실로 간주하고, 타인의 고유한 존재를 인정하지 못한다. 그는 타인을 자기 확장의 도구로 삼는다.

프롬이 말하는 병적 자기애는 개인 차원의 나르시시즘에 그치지 않는다. 집단적 자기애, 민족적 자기애, 종교적 자기애, 이념적 자기애로 확장된다. 한 개인이 “나만 옳다”고 믿는 것처럼, 한 집단도 “우리만 선하다, 우리만 진리를 가진다”고 믿을 수 있다. 이때 인간은 자신의 집단을 절대화하고, 다른 집단을 악마화한다. 프롬에게 전쟁, 인종주의, 전체주의, 종교적 광신은 이러한 집단적 자기애의 산물이다. 이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심리학 책이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분석서이기도 하다.

세 번째 축은 <근친상간적 고착>이다. 여기서 프롬이 말하는 근친상간은 반드시 성적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어머니, 혈연, 땅, 민족, 전통, 권위, 안전한 공동체에 병적으로 매달리는 심리 구조를 뜻한다. 인간은 성장하기 위해 어머니적 보호에서 벗어나 세계와 독립적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러나 성숙에 실패한 인간은 자유의 불안을 견디지 못하고 원초적 보호처로 회귀하려 한다. 이것이 근친상간적 고착이다.

프롬은 이 고착이 권위주의와 깊이 연결된다고 본다. 자유로운 개인으로 서는 것이 두려운 사람은 강한 지도자, 절대적 국가, 폐쇄적 종교 공동체, 혈통 중심의 민족주의에 의존한다. 그는 독립적 판단 대신 복종을 선택한다. 그래서 프롬에게 악의 뿌리는 단순한 공격성보다 깊다. 악은 성장하지 않으려는 욕망, 자유를 회피하려는 욕망, 미성숙한 안전으로 되돌아가려는 욕망과 관계한다.

프롬은 이 세 가지, 곧 죽음애, 병적 자기애, 근친상간적 고착이 결합할 때 <악성 증후군>이 형성된다고 본다. 이런 인간은 생명을 사랑하지 않고, 자기 자신이나 자기 집단만을 절대화하며, 미성숙한 의존 상태에 머문다. 반대로 <성장 증후군>은 생명애, 건강한 자기 사랑, 독립성, 이성, 사랑, 자유를 포함한다. 인간은 이 두 방향 사이에서 선택한다. 그러나 그 선택은 추상적 자유가 아니다. 사회가 어떤 인간형을 장려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성격도 달라진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핵심은 인간의 자유에 대한 프롬의 이해다. 인간은 동물처럼 본능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지 않는다. 인간은 자신을 의식하고, 미래를 상상하며, 선악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이 자유 때문에 인간은 불안하다. 자유는 가능성이지만 동시에 부담이다. 자유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은 권위에 복종하거나, 타인을 지배하거나, 파괴를 통해 자신의 무력감을 보상하려 한다.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와 이 책은 이 지점에서 연결된다. 인간의 악은 자유의 실패한 처리 방식이다.

프롬의 장점은 선과 악의 문제를 종교적 교리나 법적 범죄의 차원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는 악을 “나쁜 짓을 하는 것”보다 더 근본적으로 “생명과 성장을 거부하는 태도”로 본다. 따라서 선도 단순히 규범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선은 살아 있는 것에 응답하고, 성장시키고, 사랑하고, 독립적이면서도 관계 맺는 능력이다. 이런 의미에서 프롬의 윤리는 금욕주의적 윤리도 아니고, 쾌락주의적 윤리도 아니다. 그것은 생명 중심의 인본주의 윤리다.

그러나 비판할 점도 있다. 첫째, 프롬의 개념들은 강렬하고 설득력이 있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도식적이다. 생명애와 죽음애, 성장 증후군과 악성 증후군의 구분은 인간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지만, 실제 인간의 복합성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단순화의 위험이 있다. 사람은 어떤 영역에서는 생명애적이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지배적일 수 있고, 특정 역사 상황에서는 선한 사람이 폭력적 체제에 협력할 수도 있다. 프롬의 유형론은 통찰력이 크지만, 경험적 분석 도구로는 더 세밀한 보완이 필요하다.

둘째, 프롬은 사회 구조를 중시하지만, 그의 설명은 여전히 성격과 심리 구조 중심으로 기울어져 있다. 자본주의, 권위주의, 전쟁, 민족주의를 비판하면서도 구체적 제도 분석이나 정치경제학적 분석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는 인간의 마음과 사회의 병리를 연결하지만, 그 병리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윤리적 호소에 머문다.

셋째, 프롬의 인본주의는 매력적이지만, 인간의 선한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지나치게 큰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프롬은 인간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교육, 사랑, 자유, 생산적 삶을 통해 인간은 생명애적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 관점은 중요하지만, 악이 반복적으로 제도화되고 대중적으로 지지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다소 낙관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특히 현대의 대중 선동, 혐오 정치, 온라인 나르시시즘, 소비주의적 자기중심성은 프롬의 분석을 확인하면서도, 동시에 그의 처방이 충분한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그럼에도 『인간의 마음』은 지금도 매우 중요한 책이다. 프롬은 악을 외부의 괴물에게만 돌리지 않는다. 그는 인간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생명애와 죽음애, 사랑과 지배욕, 자유와 복종 욕망의 갈등을 직시하게 한다. 악은 특별한 악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하지 않는 인간, 자유를 두려워하는 인간, 타인을 사물화하는 인간 안에서 늘 생겨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정치적 폭력뿐 아니라 가족, 종교, 민족주의, 조직 문화, 일상적 인간관계까지 비추는 거울이다.

결국 프롬이 말하는 인간의 “천재성”은 이중적이다. 인간은 사랑하고 창조하고 연대할 수 있는 천재성을 지녔지만, 동시에 파괴하고 숭배하고 복종하고 죽음을 사랑할 수 있는 천재성도 지녔다. 인간의 마음은 선하거나 악한 것이 아니라, 선과 악의 가능성이 극단적으로 열린 장소다. 그래서 이 책의 결론은 단순한 도덕 교훈이 아니다. 인간은 매 순간 어느 방향으로 살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생명을 사랑할 것인가, 죽은 질서와 지배를 사랑할 것인가. 프롬의 대답은 분명하다. 성숙한 인간은 생명을 사랑하고, 자유를 감당하며, 타인을 소유하지 않고, 세계와 생산적으로 관계 맺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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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을 썼을 대 마치 나치 독일을 생각하며 썼을 것도 같은데, 현재 시점에서는 이스라엘이 더 맞아들어갈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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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님 말씀대로, 에리히 프롬이 이 책을 집필할 당시 그의 문제의식 저변에는 나치 독일과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적 경험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프롬 본인이 독일 출신의 유대인 정신분석학자로서 나치의 광기를 직접 목격하고 망명한 인물이었기에, <쇠퇴의 증후군(죽음 사랑, 집단적 나르시시즘, 근친상간적 고착)>의 가장 생생한 예시로 나치즘을 염두에 둔 것은 필연적이었습니다.

동시에, 현재 국제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중동의 갈등 상황을 프롬의 렌즈로 바라보면 놀라울 정도로 정밀하게 맞아떨어집니다. 프롬이 경고했던 심리적 기제들이 현재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 분석한 내용입니다.

<인간의 마음>으로 바라본 현재의 이스라엘 상황 분석

1. 집단적 나르시시즘(Collective Narcissism)의 극단화

프롬은 개별적 나르시시즘이 집단으로 확장될 때 가장 위험한 악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 현재의 투영: 이스라엘 내부의 극우 민족주의와 시오니즘 세력은 자신들의 생존과 권리만을 절대적 가치로 둔다. 집단적 나르시시즘에 사로잡히면 내부의 도덕적 결함이나 가해 행위는 철저히 미화되거나 정당화되는 반면, 팔레스타인 등 외부 타자의 고통에 대해서는 완전히 공감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우리 집단은 무조건 옳고 신성하다"는 믿음이 군사적 잔혹성을 애국심으로 둔갑시키는 현상이 현재 이스라엘의 정치적 지형에서 뚜렷하게 관찰된다.

2. 근친상간적 고착(Incestuous Symbiosis)과 맹목적 부족주의

프롬은 개인이 독립된 주체로 서지 못하고, 자신이 속한 혈연, 민족, 국가라는 모태에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퇴행적 고착으로 규정했다.

  • 현재의 투영: 과거 홀로코스트라는 거대한 역사적 트라우마는 이스라엘 사회를 강력한 '피해자 정체성'과 '생존주의적 부족주의' 묶어두는 모태가 되었다. 이 원초적 울타리 안에서 민족적 생존이라는 명분은 보편적 인권이나 국제법보다 우위에 선다. 외부의 합리적인 비판조차 모두 '반유대주의'로 규정하며 차단하는 폐쇄성은, 프롬이 말한 이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퇴행적 고착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3. 죽음 사랑(Necrophilia)과 통제·파괴의 메커니즘

생명 사랑이 성장을 촉진한다면, 죽음 사랑은 살아 있는 것을 파괴하고, 모든 것을 힘으로 통제하며, 기계적인 질서 아래 두려는 병리적 성향이다.

  • 현재의 투영: 가자지구와 레바논 등에서 벌어지는 압도적인 군사력 집행, 인프라의 완전한 파괴, 첨단 무기를 통한 기계적이고 체계적인 학살은 생명에 대한 존중보다는 '힘을 통한 철저한 통제와 절멸'이라는 죽음 친화적 속성을 강하게 띤다. 타자의 생명을 파괴함으로써 자국의 안보와 힘을 증명하려는 시도는 프롬이 경고한 죽음 사랑의 증후군과 궤를 같이한다.

역사의 비극적 아이러니 나치 독일의 집단적 광기와 학살의 피해자였던 공동체가, 세대를 거쳐 국가를 건설한 후에는 오히려 자신들이 겪었던 박해의 심리적 기제(집단적 나르시시즘과 타자의 비인간화)를 다른 민족에게 그대로 투사하고 있다는 점은 역사의 가장 비극적인 아이러니이다.

프롬은 인간이 과거의 상처와 두려움에 갇혀 끊임없이 악한 선택을 반복하면 선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 폭이 줄어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취하고 있는 끝없는 군사적 보복과 팽창주의는 결국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내면의 도덕적 파멸(쇠퇴의 증후군)로 이끄는 선택일 수 있음을 프롬의 사상은 엄중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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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의 개념을 현재 이스라엘에 적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곧바로 “이스라엘=나치”라고 단순 등치하면 분석력이 떨어집니다. 몇 가지 최근 사실을 확인해 놓고, 프롬식으로 조심스럽게 비교해보겠습니다.

맞습니다. 프롬이 1964년에 이 책을 쓸 때 머릿속의 가장 큰 역사적 사례는 당연히 <나치 독일>이었을 것입니다. 책의 색인과 내용에도 히틀러, 집단 나르시시즘, 죽음애, 파괴성, 민족적 자기우상화 같은 말들이 분명히 연결됩니다. 『The Heart of Man』은 1964년 Harper & Row에서 나온 156쪽짜리 책이고, Google Books의 항목에도 biophilia, necrophilia, group narcissism, incestuous symbiosis, Hitler 같은 핵심어가 함께 보입니다.

그런데 세진님 말처럼, <현재 시점에서 프롬의 분석틀을 적용한다면 이스라엘 국가의 가자 전쟁 수행 방식이 매우 강하게 들어맞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조심할 점은 “유대인=나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프롬식 분석의 대상은 민족 전체나 종교 전체가 아니라, <국가 권력, 전쟁 이데올로기, 집단 심리, 지도층 언어, 사회적 동조 구조>입니다.

프롬의 세 개념으로 보면 더 선명합니다.

첫째, <죽음애/네크로필리아>입니다. 프롬에게 죽음애는 단순히 살인을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인간을 숫자, 표적, 지역, 장애물, 안보 문제로 바꾸어버리는 태도입니다. 가자의 도시, 병원, 학교, 주거지, 난민캠프가 대규모로 파괴되고, 사람들의 삶의 조건 자체가 붕괴되는 방식은 프롬이 말한 “생명보다 통제와 파괴를 선호하는 성격”과 맞물립니다. 앰네스티는 2024년 12월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가자 팔레스타인인에 대해 집단살해를 저질렀다고 결론 내렸고, 살해·심각한 신체/정신적 위해·생존 조건 파괴를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자위권과 하마스 제거 목적을 내세웁니다.

둘째, <집단 나르시시즘>입니다. 프롬은 개인이 “나만 현실이고 타자는 부차적이다”라고 느끼는 병적 자기애가 집단 차원에서는 “우리만 선하고, 우리의 고통만 절대적이며, 타자의 고통은 부차적이다”라는 형태로 나타난다고 보았습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과 인질 납치는 실제로 끔찍한 범죄였고 이스라엘 사회에 깊은 외상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그 외상이 “그러므로 가자 전체가 응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방향으로 동원될 때, 프롬이 말한 집단 나르시시즘이 작동합니다. 이때 타자는 더 이상 구체적인 인간이 아니라 “위험”, “테러의 기반”, “제거해야 할 문제”가 됩니다.

셋째, <근친상간적 고착/퇴행적 결속>입니다. 프롬의 이 개념은 성적 의미가 아니라, 혈통·땅·민족·어머니-공동체·성스러운 과거에 병적으로 달라붙는 태도입니다. 현재 이스라엘의 극우 시오니즘, 정착민 운동, 성서적 영토 의식, “이 땅은 오직 우리 것”이라는 정치신학적 언어는 프롬의 이 개념과 잘 연결됩니다. 성숙한 시민사회라면 국가의 폭력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하는데, 퇴행적 결속이 강해지면 국가는 어머니/성소/피난처가 되고, 그 국가를 비판하는 말은 배신으로 취급됩니다.

이 점에서 세진님 말은 상당히 타당합니다. 프롬이 보았던 나치 독일의 핵심은 독일인 전체의 특수한 악마성이 아니라, <피해의식, 굴욕감, 민족적 자기우상화, 강한 지도자 숭배, 타자의 비인간화, 파괴의 미학>이 결합할 때 근대 사회도 얼마든지 악성 증후군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에서도 “홀로코스트의 기억”이 본래는 모든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보편 윤리로 확장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우리는 절대 피해자이므로 우리가 하는 폭력은 궁극적으로 방어다”라는 폐쇄적 자기정당화로 바뀔 때가 있습니다. 바로 그 지점이 프롬적으로 매우 위험합니다.

더 뼈아픈 점은 이 비판이 외부의 반이스라엘 진영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B’Tselem도 2025년 7월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팔레스타인 사회를 파괴하는 조직적 행위를 하고 있으며, 이를 genocide라고 규정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하마스의 2023년 10월 7일 공격이 이스라엘 사회의 깊은 외상을 만들었지만, 현 정부가 그 외상을 가자 파괴와 인종청소 정책에 이용했다고 분석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프롬이 이 책을 쓸 때의 역사적 배경은 <나치 독일 이후의 인간학>입니다. 그러나 이 책의 이론적 힘은 “나치만 그랬다”가 아니라 “인간과 집단은 언제든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국가권력의 가자 정책은 프롬이 말한 <죽음애>, <집단 나르시시즘>, <퇴행적 민족 고착>이 결합한 사례로 읽힐 수 있습니다. 오히려 더 비극적인 것은, 홀로코스트의 피해 기억을 가진 국가가 그 기억을 보편적 생명윤리로 전환하지 못하고, 자기 집단의 절대적 면책 논리로 전환할 때입니다.

그러므로 이 비교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좋은 비교는 “이스라엘은 나치다”가 아니라, <나치 독일을 분석하기 위해 만든 프롬의 인간학이 오늘의 이스라엘 국가폭력도 설명한다>는 식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말할 때 도덕적 분노와 분석적 정확성이 함께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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