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3:1] 모든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가?
1. 한국교회는 1901년 이후 1980년대까지 이 구절을 정부로부터 들었다.
1901년 고종의 대한제국 후기와 일제 강점기(1910~1945년)부터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대통령 시절까지 집권자와 소위 보수적인 선교사와 목사들은 한결같이 로마서 13장 1-7절을 내세워 불의한 정권도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이니 복종하라고 가르쳤다. 그 구절과 함께 오용한 구절은 딤전 2:1-2, 벧후 2;13-17, 마태 17:24-27, 요한 18:36 등이었다. 곧 권력자를 위해서 기도하고, 그들에게 순종하고, 세금도 잘 내라는 말만 뽑아서, 시민으로서의 권리보다는 ‘신민’이나 ‘국민’으로서 정부에 복종할 의무만 강조했다. 특히 요한 18장 36절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 나라와 상관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그리스도인의 현실 참여를 차단했다.
교회가 성경대로 살지 않으면 권세자들로부터 성경 해석까지 지도받게 된다.
2. 4.19 의거 참여 성서적 근거: 사도행전 4장 19절
그러나 마침내 1960년 4.19 때 한국교회는 사도행전 4장 19절 “베드로와 요한이 대답하여 이르되 하나님 앞에서 너희[당국자/종교 지도자]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라는 말씀을 가지고 불의한 정권과 지도자에 항거했다. 교회가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시민불복종 운동이 시작되었고, 어린 청년들의 값진 희생의 피가 뿌려져 결국 한국 민주주의가 꽃피었다.
3. 80년대 전두환 정권 경험으로
깨어 있는 시민과 그리스도인들은 로마서 13장을 계시록 13장과 함께 읽었다. 세상 정권이 선할 때 기독교인은 로마서 13장의 말씀대로 시민의 의무를 다해야 하지만, 불의할 때는 계시록 13장에 나오는 용(사탄)이 짐승에게 준 권력에 항거하고 대항하고 순교까지 한다. 즉 모든 권력이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은 아니다. 루터란이던 본회퍼도 두 왕국설을 적극 해석하여 바르멘 선언으로 히틀러 정권에 대항했다.
이처럼 때를 분별하는 것이 역사의식이다. 루터나 칼뱅까지 갈 필요가 없다. 현대사에서 한국 교회가 어떤 신앙고백으로 현실에 참여하고 체험으로 배웠는지 공부하면 된다. 로마서 13장은 ‘복종’이라고 쓰였지만, 평소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책임적 참여함’으로 읽어야 한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는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이 하는 모든 일, 곧 정치까지 하나님의 것이라고 고백해야 한다.
(덧) 지난 10년 간 정치가 오락가락하면서 기독교인끼리 서로를 향해 짐승이라고 하는 기독교인들이 늘었다. 자제할 필요가 있다. 내가 보기에는 상당 부분 이단들의 계략에 말려든 면이 있다. 카톡 메시지 최초 생산자가 누구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SNS 가상공간에서 가짜뉴스를 분별하는 훈련을 받지 않은 60대 이상 취약층에서 카톡교가 형성된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밝히는 연구가 있으면 좋겠다.
(덧) 동시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한국교회에 절실하다. 6년 전 '언더우드 기도'가 가짜라고 상세히 논증했으나, 그 이후 그것을 취소하는 자들을 별로 보지 못했다. 교회가 미신적이라기보다는 문맹적이다. 교회 교인들의 평균 연령이 60세 정도이다. 아파트 소유자도 많지만 가짜뉴스에 취약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교회 목회자와 이단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