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1

천사의 드러남과 승천

 

천사의 드러남과 승천

 

박유진, 일요서비스(2013.3.17.)

 

감사합니다, 재형님. 저도 이 며칠 간 그리고 특히 어제, 일선님만이 아니라 어떤 한 몸체를 통해서 작은 빛의 폭발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한 존재가, 한 천사가 온전하게 살았을 때 드러날 수 있는 빛을 우리가 함께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일선님이 돌아가시는 이 과정을 통해서 이것과 관련된 몇 가지 주제를 더 나누고 싶습니다. 몸의 죽음, 그 몸에 있었던 천사의 해방, 그 해방과 함께 그 천사의 드러남, 그리고 승천. 이 주제들을 다루고 싶습니다. 우리가 이 며칠 동안 경험한 것이지요.

 

우선 그 몸에 있던 영혼, 천사가 그 몸을 놓고 떠났을 때, 그 뒤에 며칠 동안에 드러나는 경험에 대해서 먼저 나누고 싶습니다. 재형님께서 얘기하신 것처럼, 그 몸이 죽고, 죽은 후에 거기 있었던 존재, 천사가 나오고 해방되면서 생기는 어떤 현상이 있는데, 우리의 의식과 가슴이 그 방향으로 열려있지 않으면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것에 대해서 두 번 강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재형님께서 오늘 아침에 반짝이는 전기 줄, 반짝이는 휴지 얘기를 하셨습니다. 우리의 가슴이 열려 있을 때, 우리 주변에 있는 그 모든 것에서 빛이 남을 느끼는 것을 얘기하신 것이지요. 그리고 구름을 쳐다보았더니 일선님이 그 모든 구름 안에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지요.

 

저도 일선님이 떠난 그 날 오후에 장례식장 옆에 있는 숲에 잠시 갔었습니다. 손님을 계속 맞이하는 그런 공간이 아니라 일선님하고만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갔습니다. 그냥 일선님하고만 있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숲에 들어갔는데, 전혀 기대하지 않았지만 들어가자마자 그 숲이 일선님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그냥 일선님으로서 만이 아니라, 일선님의 희열, 해방된 자유로움, 넘쳐흐르는 기쁨, 사랑, 그리고 고마움이 차서 울리고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저절로 울음이 올라오면서 처음에는 조금, 그 다음엔 더 많이, 울었습니다. 그런데 그 눈물이 무엇이었냐 하면, 일선님의 사랑과 고마움이 내 가슴에 빛의 충격파처럼 몰려오면서 내 가슴 안에 있었던 아픔, 무거움이 씻겨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씻어 내리는 눈물로서 계속 흘러내렸던 것이지요. 그러면서 제가 깨달은 것이, , 지난 2년 반 동안에 일선님을 간병하고 일선님 곁을 지키면서, 일선님이 겪었던 과정의 아픔들을 내 몸 안에 품고 있었구나. 그것을 의식하고 있지 않았는데 그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랑의 충격파가 그것을 다 움직여서 흘러내려가게 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울음이 많이 올라오더군요. 그러면서 일선님의 메시지가 느껴졌는데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이 세 가지였습니다. 미안해라는 부분은 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미안해 의 메시지가 무엇이었냐면, 내가 내 몸 안에 갇혀있는 동안에 유진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었던 것을 이제 확실히 알게 되었어. 내가 유진을 더 사랑할 수  있었는데, 더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미안해. 그런데 이제는 유진의 마음, 그리고 유진을 알아.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일선님에 관한 것 때문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가슴이 존재에 대해서 열려있을 때, 누군가가 떠날 때 이 경험이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오래 전에 마샤 아버지가 이 세상을 떠나셨을 때, 그 떠나신 날 거의 똑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날 마샤 아버지의 혼이 느껴지면서 마샤에게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를 꼭 전해달라는 강한 메시지가 저에게 온 것을 느꼈었습니다. 내가 내 몸에 갇혀있는 동안 마샤를 너무 이해하지 못한 것, 그리고 더 사랑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너무 미안해, 너무나 사랑해. 라는 것을 전달해달라는 메시지였습니다.

 

그런데 이 두 경험, 일선님과 마샤 아버지의 떠남을 보았을 때, 그 천사, 그 영혼이 몸에서 나왔을 때, 몸에 갇혀 있는 동안에 알지 못했던 것, 몸 뿐 아니라 가슴이 닫혀 있었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했던 것을 확연히 알게 되면서 너무나 미안해. 내가 몰랐어. 너무나 사랑해를 전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영혼이 몸을 떠난 그 직후 얼마 동안이 상당히 중요한 기간입니다. 그때 우리의 의식이 깨어있고 열려있을 때, 살아있는 동안에 다 풀어지지 않고 다 나누어지지 않은 사랑이 나누어지고 더 온전한 떠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서 나중에 가능하게 될 수도, 즉시 일 수 도 있는 것은, 그 사람 그 지구복, 그 인격체와의 관계의 기억이 아니라, 그 관계의 기억에서 있었던 아픔이 다 씻겨나가고, 그 넘어 존재했던 천사, 존재, 영혼과의 뚜렷한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제가 일선님을 떠올리면 온전히 해방된 일선님, 빛으로, 환희로, 기쁨으로, 사랑으로 가득 찬 일선님이 남아있습니다. 이것은 상당한 어떤 과정을 통해서 그 관계에 있었던 모든 치유가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끝까지 나의 사랑을 완전히 주고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입니다.

 

오래전에 제 아버지와의 관계도 이렇게 되었었습니다. 저의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동안에는 관계가 그냥 괜찮은 관계였지만, 그렇게 깊은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그리고 또 어떤 부분은 한참 이후에 그 관계에 남아있었던 어떤 것들, 그리고 또 제 아버지의 지구복, 에너지 체에 남아있었던 아픔을 내 안에서 애도하면서 사랑으로 가득 감싸면서, 그 지구복 영혼 안에 아직 씻겨지지 않은 아픔을 내가 온전히, 울면서 사랑으로 씻어냈었습니다. 그러면서 다 씻겨나간 이후에, 저희 아버지의 근본의 모습이 확 드러나면서 제가 살아 계신 동안에는 전혀 몰랐던 천사의 모습, 존재의 모습,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내 안에 그 모습으로만 남아 계십니다. 그 모든 아픔은 다 없어지고. 깊은 사랑 안에서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아픔을 참 애도로서 느껴주면서, 울어주면서 흘려주는 작업을 우리가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아픔이 온전히 씻겨나가게,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천사만, 빛의 존재만 남게 해줄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기도가 더 온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 나의 개인적 아버지였지만 이제는 그 모든 아픔이 다 씻겨간 후에,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가 내 경험에 온전히 느껴질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붙잡는 애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붙잡는 애도가 아니라 사랑으로 깨끗이 씻어주고 흘려보내주는 애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랑으로 온전히 씻어 내주는 울음은 그 사람의 오오라체, 에너지체의 아랫부분, 아픔이 맺혀있는 아래 부분을 씻어주고 그것이 풀어지게 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까이 했던 사람이 떠날 때 중요한 한부분에 대해서 잠깐 더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떠나는 마지막 순간과 그 후의 짧은 시간이 굉장히 섬세하고 민감한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 보면, 어떤 어르신이 돌아가셨을 때 즉시로 앰뷸런스를 부른다든지, 아니면 돌아가시려고 할 때 앰뷸런스를 부르려고 하는 관습이 있는데, 그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관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이 떠나실 때, 진짜로 떠나실 시간이 되었다면, 그 순간에 그분을 살리려고 하는 것은 우리의 필요 때문이지, 진짜 그분을 위해서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분이 떠나실 때가 되었다면, 그분이 자연스럽게 떠나시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지, 그분을 우리의 필요 때문에 어떻게든지 살리려고 하는 것은 그분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일선님이 병원에 계실 때, 이런 장면이 바로 옆의 침대에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병인이 그것을 보고 우리에게 전달해주었는데, 거기 계시던 어르신이 숨이 가빠지면서  숨이 머질 것 같은 그런 상태가 되니까 빨리 의사들을 불러와서 인공호흡을 했는데 가슴 뼈가 뿌러지고 피를 토하는 장면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힘들게 돌아가셨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마지막 과정을 경험하지 못하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그 마지막 숨이 멈춘 뒤 몇 분간을 옆에서 사랑으로 축복으로 지켜주면서 고요로 어튠먼트로서 충분히 그 영혼이 그 몸에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이 소중한 시간을 사랑으로 잘 감싸고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성스러운 사랑과 어튠먼트와 기도로서 그 영혼이 조금씩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이 과정을 둘러싸 준다는 것이지요. 사실 그 시간이 충분하면 좋은데, 돌아가신 직후 사망증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앰뷸런스를 빨리 부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이 상황에서는 우리가 40분정도는 일선님의 호흡이 멈춘 후에 그렇게 충분히 고요하게 사랑으로써, 어튠먼트로써 지켜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이 굉장히 소중하고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한 영혼이 떠날 때 슬픔이 흔히 있을 수 있으나, 슬픔 뿐 아니라 그 해방됨에 대한 기쁨, 이제 이 천사가 빛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온전히 몸의 제한에서 나왔다는 것에 대한 기쁨을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문화를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일선님의 사랑이 우리주변에 아직도 맴돌고 있음을 느끼면서 아주 훌륭하게 살았던 천사가 떠날 때, 그 승천의 과정에 자그마한 빛의 폭발들이 일어나는 것을 인지합니다. 그래서 그 빛, 그 천사, 그 영혼이 승천하면서 입고 있었던 오오라체를 내려놓으면서 작은 빛의 폭발, 어찌 보면 그것이 축복의 폭발인데요. 그 빛이 폭발하면서 그 사람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가슴 안으로 쏙쏙 들어가는 것을 우리가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가 일선님과 관련해서 다들 느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그 빛이 그 천사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가슴 안에 들어가면서 빛의 씨앗이 되어서 그 빛이 더 자라고 있겠죠. 지금 일선님의 혼이 승천하면서 수많은 빛의 씨앗들을 심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런 큰 천사가 아닐 때에도 몸에서 해방되면서 지금까지는 갇혀있던 사랑이 해방되면서, 그 사람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가슴에 그 사랑이 이제 심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몸은 죽고 해체되나, 거기에 있었던 천사, 존재는 더 온전히 드러나고 승천하면서 함께했던 사람들을 축복하면서 승천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 사랑을, 그 축복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그 축복을 확대해 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