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싹둑복음 공격에 당황
기자명 코닷 입력 2007.05.12
도올 토론회에서 김광식 교수의 공격에 발끈
▲ 토론회 모습 EBS 요한복음 강좌와 “기독교 성서의 이해”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기존과 다른 성경 해석을 제기해 기독교계 안팎에 파문을 빚어온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한국 조직신학회(회장 이정배 교수) 주최로 한국 교회와 성서라는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가졌다.
2007년 5월 11일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감신대 백주년기념관 1,2층 홀은 신학토론회가 시작된 오후 3시 전 이미 방청객 900여명으로(좌석 수 820) 복도까지 가득 차 출입문을 봉쇄해야 할 정도였다. 이 날 사회는
- 한국조직신학회 회장인 이정배교수(감신대),
- 토론자엔 도올 김용옥 교수,
- 김광식 교수(전 연세대, 협성대 전 총장),
- 김경재 교수(한신대 명예교수),
- 김준우 교수(감신대),
- 김은규 교수(성공회대)가 참여하였다.
- ▲ 인사하는 신학계 원로 유동식(85) 전 연세대 교수
토론회를 시작하기 전 인사를 한 신학계 원로 유동식(85) 전 연세대 교수는 “반평생 넘게 신학토론회를 다녀봤지만 이런 토론회도 처음이고 또한 대단한 열기도 처음 본다”고 놀라워했다.
토론에선 그동안 교계에서 금기시된 쟁점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 김광식 교수 /전 연세대, 협성대 전 총장 싹둑 복음 공방
도올이 먼저 자신의 주장을 발제하자 원로 신학자 김광식 교수가 그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 박사는 ‘믿음’보다는 ‘이해’를 강조하는 도올의 주장에 자신은 현재 기도원에서 설교자로 있다면서 “설교자의 목적은 신자들을 지혜롭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게 하려는 데 있다”며 “ 도올의 주장은 독일의 칸트와 18~19세기 자유주의 신학자들에도 있었다”고 하면서 “도올이 말하는 것은 짝퉁이고, 다시 한 번 더 보니 싹둑 잘라내어 버리는 ‘싹둑 복음’이다”라고 공격했다.
▲ 도올 김용옥 교수
이에 도올은 특유의 날을 세우면서 “김 교수와 같은 생각이 교회를 망쳤다. 그래서 한국 기독교에 새로운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런 신학 체계는 너무 나이브하다”고 했다. 젊은이들은 과학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고, 또 주입식의 방법으로 억압할 수 없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서 건물만 지으니 교회가 공동화되어 간다고 공격했다.
그는 “이제는 여러 신학적 담론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올은 “‘역사적 예수’도 ‘이것’이라고 한마디로 얘기(규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제 말을 ‘싹둑 복음’이라면서 왜 저라는 사람을 (다른 면들은) 싹둑 잘라버리고 규정해버리느냐”고 언성을 높이며 이 발언은 취소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 김경재교수 /한신대 명예교수
인간과 신성 토론은 ‘인간과 신성(神性)’을 둘러싼 대목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문자적으로만 해석해 신이 33년간 (인간의) 몸으로 살다가 본래로 돌아갔다고만 하는데, 그것은 고대엔 흔해 빠진 논리였다”며 “다른 인간과 달리 예수만이 신의 화육(몸을 빌려 옴)이라는 교리가 예수에 대한 이질감을 불러온다”고 했다.
그러자 김광식 교수는 “그럼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고 김경재 교수의 주장에 이의를 달았다. '역사적 예수' 연구가인 김준우 교수는 "'요한복음'이 예수가 가르친 '예수의' 복음이라기보다, 후대 사람들이 가르친 '예수에 관한' 복음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 김준우 교수 /감신대
이에 도올은 “저도 예수가 인성과 신성을 다 100%씩 갖고 있다고 인정하지만 예수뿐 아니라 인간도 100% 하나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요한복음의 하나님은 인격체가 아니라 진리로서의 하나님이이서 깨달을 수 있는 인간의 가능성을 100%로 본다. 그런 진보적인 측면까지 해석하지 않는다면 신학자가 아니며, 솔직히 말해 그런 것을 수용해도 하나님 앞에 겸손해질 수 있다”며 김경재 교수 편에 섰다.
김은규 교수는 "기독교가 초기에 정경(4대 복음)을 정하지 않았다면 더욱 탄력적인 기독교로 발전해 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도울 선생은 성서주의.정통주의를 강조한다. 그 자체도 사고의 틀에 갇힌 것은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용옥 교수는 "불교는 정경과 외경 없이 대장경이란 틀 속에 모두를 수용했다. 기독교도 만약 그런 폭 넓은 수용틀을 마련했다면 더욱 풍부한 기독교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 김은규교수 /성공회대
구약 폐기론에서 구약주의 폐기론으로 후퇴 구약 폐기론이 불거지자 도올은 자신은 구약 폐기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구약주의를 비판한 것이라고 후퇴하였다.
오늘날의 설교자들이 구약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라고 교인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자신은 그것을 비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사회자 이정배 교수 /감신대
정리(이정배 교수)
이정배 교수는 이 토론회를 마치면서 도올의 주장을 이렇게 정리하였다.
1. 구약폐기가 아니라 화석화된 율법주의에 대한 폐기를 주장한 것이다.
2. 신약성서의 정경화 문제에서 도올은 “성서 안에 해박한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 그러므로 복음을 성서에서 해방 시켜라”고 주장한 것이다.
3. 요한복음 강좌에서 로고스 기독론을 언급하는 가운데 인간의 죄성을 강조하던 기독교가 인간의 긍정적인 면을 새롭게 부각 시켜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고 본다. 그것은 인간이 신이 되는 가능성이다.
4. 아리우스와 아타나시우스 논쟁에 관하여 실체론적 틀 속에서 이해되는 기독론과 삼위일체론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신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도올의 주장에 대한 비판은 바로 여러분의 몫입니다.
그리고 토론회의 입장과 도올의 발제문은 아래에 따로 올려 드립니다. 또한 한겨레에서 낸 동영상을 자유게시판에 올립니다. 참고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