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9
나는 함석헌을 어떻게 보았는가? 함석헌 사상의 위상: 동서정신문화를 융합한 생명철학
나는 함석헌을 어떻게 보았는가?
함석헌 사상의 위상: 동서정신문화를 융합한 생명철학
1. 함석헌을 보는 관점
1) 유동식에 따르면 대표적 한국인 원효, 율곡, 함석헌, 세 사람은 자기 종교에 충실하고 다른 종교에 포용적이면서 내적으로도 통합적인 관점을 지녔다. 그 가운데 함석헌은 동서문명을 아우르는 세계적 지평을 열었고 훨씬 많은 글을 남겼다. 원효의 사상, 일심론, 무애론, 화쟁론은 함석헌 속에 다 녹아 있다. 유교, 불교, 도교, 기독교 모두 함석헌의 사상 속에 녹아 있다.
2) 함석헌은 생명·역사의 시공간적 지평 속에서 생각하고 행동했다. 바닷가에 살았던 그는 수평선, 천평선(天平線)을 생명과 역사의 수평선, 천평선으로 보았다. 함석헌의 삶과 사상을 상징하는 것은 바다이다. 바다는 한없이 깊고 크면서 역동적이고 끊임없이 출렁인다. 또 바다는 모든 것을 아우르고 품어주는 큰 하나, 전체다. 그의 삶과 사상은 태평양 바다처럼 큰 파도가 치고 태풍과 폭풍이 불어오면서 평화로운 바다와 같다. 깊고 역동적이고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태평하다.
미래로부터 다가오는 변화, 삶의 소식. 미래 전망적, 혁신과 변화 속에서 생각하고 행동했다. 생명과 역사의 역동성을 강조했으며, 생명, 하나님을 동사로 보았다. 생명 속에서 살아 있는 하나님을 ‘~려 함’으로 영원한 미완성으로 보았다. 하나님은 절대 초월자, 영원 불변자, 영원 부동의 북극성이면서 나의 삶과 역사 속에 만물 속에 살아 숨 쉬는 미완의 존재다. 초월적 영성, 형이상학적 정신을 생명과 역사의 지평 속에서 생각하고 표현하고 실현했다. 과거와 현재의 역사와 삶에 대해 유기체적 통합적이면서 혁명적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3) 동서정신문화를 창조적으로 융합하면서 민중의 주체적 자각을 이루다. 한국근현대와 세계근현대의 시대정신, 민족정신을 구현하다. 근현대 한국민족 속에서, 안창호, 이승훈, 유영모 속에서 함석헌의 삶과 정신, 사상과 실천 속에서 동서정신문화가 정화되고 해방되었다. 함석헌에게서 민의 주체적 자각이 가장 온전하게 구현되고 동서의 정신문화가 가장 깊고 창조적이고 온전하게 융합되었다. 동서정신문화가 종합되어 새로운 민주적 세계문명이 형성되었다. 함석헌은 세계역사가 하나 됨을 향해 직진하고 있다고 보았다.
4) 정신과 사상의 해방구: 국가의 지배권력과 지배이념의 속박에서 벗어날 때 정신과 사상의 해방구가 열린다. 히브리 기독교의 아브라함, 그리스의 이성철학, 기축시대의 종교철학은 모두 정신과 사상의 해방구에서 생겨났다.
한국근현대: 조선왕조가 몰락하고 일제의 식민지가 되면서 국가의 지배권력과 이념에서 벗어나 동서문명이 깊이 만나고 민중이 해방되는 정신과 사상의 해방구가 열렸다. 위대한 인물과 사상이 탄생한다. 히브리 기독교, 그리스 헬레니즘, 기축 시대보다 더 크고 깊은 해방구가 열릴 수 있다. 안창호, 이승훈, 유영모, 함석헌은 한국근현대의 성현들이다. 장기려에 따르면 한국인은 500년 후에나 함석헌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
서구문명과 동양문명의 틀 안에서 함석헌을 이해할 수 없다. 서구문명과 동양문명의 정신·사상적 틀은 2천년, 2천 5백년 전에 형성된 것이다. 고대와 중세의 시대적 한계, 동양과 서양의 문명적 제약으로 함석헌을 이해하기 어렵다. 함석헌을 이해하려면 시대비판과 문명비판을 해야 한다.
2. 서구문명과 동아시아문명의 반성과 비판
1) 서구문명비판: 서구문명의 정신적 토대와 기둥은 히브리 기독교 정신과 그리스 헬레니즘 철학이다. 히브리 기독교의 하나님 신앙은 생명의 중심과 주체인 영혼을 해방하고 구원하는 신앙이다. 인간의 영혼을 가장 깊고 높이 드러내고 실현한다. 히브리 기독교 신앙은 생명과 역사에 대한 초월적 관점과 이해를 제공한다. 그리스 헬레니즘 철학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면서 진선미에 대한 고결한 이념과 목적을 탐구하는 형이상학을 제공한다. 서구문명의 사명은 영혼을 살리고 해방하는 기독교 하나님 신앙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그리스의 이성철학을 통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번도 기독교정신과 그리스철학을 통합하지 못했다. 물질론과 기계론에 함몰된 현대서구문명은 기독교정신과 그리스형이상학을 버렸다. 물질의 세계는 생명없는 죽은 것이고 기계의 세계는 영혼없는 세계다. 물질론과 기계론에 사로잡힌 세계는 함석헌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
2) 동아시아 문명 비판: 농본적 사회질서에 토대를 둔 동아시아 문명은 하늘과 땅 사이의 생명과 인간을 존중하는 유기체적 통합적 세계관을 확립했다. 하늘은 생명과 인간의 아버지고 땅은 생명과 인간의 어머니다. 천지인합일의 유기체적 생명적 세계관은 도덕적이고 통합적이지만 엄격한 과학(수학, 기하학)을 발전시키지 못했고 대체할 수 없는 고귀한 영혼에 대한 이해를 주지 못했다. 동아시아의 세계관은 근현대의 역동적, 주체적, 혁신적 역사와 사회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 동아시아의 합일적 세계관도 함석헌의 역동적 주체적 삶과 정신을 이해할 수 없다.
3) 고대와 중세사상의 비판: 동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의 고대와 중세의 사고방식으로는 근현대의 정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 개별적 주체의 자각이 없고 개인의 나가 확립되지 않으면 근현대의 정신과 사상이 아니다. 고대와 중세의 사상적 특징은 전체와의 합일, 신비적 일치다. 천인합일, 신인합일, 범아일여, 무위자연, 무념무상, 제법무아는 모두 개별적 주체를 전체에 귀속시키는 사상이다.
4) 근현대의 정신: 동서문화가 합류하여 더 크고 힘차고 풍부하고 역동적으로 되는 것이 근현대의 정신이다. 과거가 기준이 될 수 없다. 과거의 정신과 사상은 근현대의 정신과 사상 속에서 이해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근현대가 과거보다 훨씬 더 크다. 언제나 하나님, 생명은 오늘 여기에 살아 있다. 모든 현재는 과거보다 새롭고 크고 높은 것이다. 과거는 지나간 것이고 죽은 것이고 허물이 있는 것이다. 지금 여기 삶과 역사의 중심에서 과거를 비판하고 이해해야 한다.
생명과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계승하면서도 비판하고 극복하여 딛고 넘어서서 새 역사를 지어가야 한다. 따라서 예수도 하나님은 지금 살아계신 분이라고 하였다. 모세는 그렇게 말했으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고 하였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3. 함석헌 사상의 성격과 특징
1) 생명(역사) 체험의 사상: 생의 주체와 전체와 진화혁신의 관점에서 보자. 생명 철학자 함석헌 사상은 삶, 사상, 행동이 일치된 사상이다. 삶과 역사를 실현하고 완성하고 형성하고 창조하는 사상과 실천, 활동이다. 한국근현대의 시대정신을 구현한 사상가. 자기 생명을 온전히 살았던 사상가, 생명을 온전히 구현하고 심화 발전 향상시킨 사상가.
2) 오늘의 생명과 역사의 중심에서 보아야 한다. 하나님, 성령, 예수, 진리가 오늘 여기 생명과 역사 속에 살아 있다. 유교, 불교, 도교, 기독교의 관점, 공자, 플라톤의 관점이 아니라 생명과 역사 자체의 자리에서 보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나의 생명에 비추어 보아야 한다. 나의 영혼, 몸, 맘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내 생명의 주체(나)의 자리서, 생명 전체의 자리서 자람과 혁신의 자리서 보라!
3) 생명과 역사 속에서 동서양의 합류를 이룬 사상가
한국과 동양의 한사상, 유교 불교 도교, 서양의 기독교, 민주정신, 과학기술사상을 하나로 통합하여 사상과 정신의 바다를 열다. 태평양 바다같은 함석헌 사상
4) 동서양의 사상과 정신을 치유하고 정화하고 완성한 사상가:
함석헌의 사상과 정신 속에서 볼 때 한사상, 유교, 불교, 도교가 잘 보이고 기독교, 민주정신, 과학기술사상도 잘 보인다. 함석헌을 그것들 안에서 보지 말고 함석헌 안에서 그것들을 보라!
한사상: 하나이면서 크고 개체이면서 전체인 것, 큰 하나!를 추구하는 한국정신문화에서는 정이 깊고 하나 되기를 좋아하지만 개별적 주체의 개성과 창의의 나가 약화되기 쉽다. 비판의식, 저항의식 약화된다. 함석헌은 한사상을 깊이 받아들이면서 인격적 깊이와 자유, 자아의 극복과 초월, 전체의 자리 강조. 탈바꿈,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한사상을 현대화, 심화하고, 변화와 혁신, 개성과 초월과 결합하였다.
공자 안에서 함석헌을 보지 말고 함석헌 안에서 공자를 보아야 한다. 공자의 사고의 틀 속에 함석헌을 가두면 안 된다.
도교의 새로운 해석: 장일순, 이현주 노자 이야기. 天地不仁 聖人不仁, 만물과 백성을 풀개처럼 여긴다. 장일순과 이현주는 이것을 도(道) 공(空) 무(無) 하나(一)의 관점에서 풀이했다. 함석헌은 스스로 하는 생명의 주체의 관점에서 풀이했다. 만물, 생명, 인간은 저마다 살아갈 수 있는 힘과 방법을 알고 있다. 풀은 풀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벌레, 여우, 늑대, 호랑이는 각자 저마다 살아갈 수 있고 저마다 스스로 살아야 한다. 생명의 근본원리 ‘스스로 함’이다. 스스로 하고 스스로 살게 하는 것이 천지와 성인의 길이다.
불교를 잘 이해한 함석헌: 진리가 종교보다 위대하다. 버림과 비움, 자기초월에 대한 성찰! 불교의 탈역사성, 물질관, 생명관 비판.
함석헌의 정신과 사상 안에서 동서정신문화가 합류하고 정화되고 해방되고 완성되었다. 기독교의 해방, 혁신을 이루고 새 종교로! 기복신앙, 샤머니즘, 신화적 피안주의, 종말론 교리주의, 관념 지식의 종교, 도덕적 문화적 종교, 개인경건의 종교를 넘어서 초월적 하나님 신앙과 영혼의 신앙, 주체와 전체를 살리는 기독교. 역사와 나라를 구하는 새 역사를 짓는 종교
민주정신과 국가주의: 부국강병과 약육강식의 국가주의를 극복하고 계급투쟁, 세력다툼, 권익투쟁의 정치적 민주주의를 넘어서 생명을 실현하고 완성하고 고양시키는 민주주의, 민주정신을 확립하다. 씨ᄋᆞᆯ사상은 민주적이면서 민, 생명, 정신의 사명과 뜻을 실현하였다.
과학기술: 이성과 과학 강조하면서 살아있는 우주, 지구 강조, 생명과 영의 깊이! 물질론과 기계론을 넘어서 고결한 뜻과 영혼, 과학적 이성과 영성의 통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