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다석 유영모 - 동서 사상을 아우른 창조적 생명 철학자
다석 유영모 - 동서 사상을 아우른 창조적 생명 철학자
박재순 (지은이) | 현암사 | 200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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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석 유영모는 우리 근·현대사가 낳은 위대한 철학자이다. 그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해설서로 그의 생애와 사상적 특질이 형성된 배경을 밝히고, 그의 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그는 일상의 삶 속에서 영원과 절대인 하느님을 모시고 이웃과 더불어 전체 하나의 세계를 이루려 했다.
그의 사상은 전통 사상과 현대 사상의 결합으로서 함석헌의 씨알 사상, 민중 신학, 종교 다원주의 사상, 토착화 신학, 생명 철학의 선구이다. 신학과 철학, 과학과 윤리를 통하고 몸과 마음, 이성과 영혼을 통전한다.
머리말
일러두기
1.우리 근·현대사의 특성과 유영모의 철학
창조적으로 철학하다
현대 철학으로서의 유영모 철학
2.통합으로 가다
신교육을 받고 기독교 신앙을 갖다 (1890~1913)
오늘살이에 충실한 생명 철학을 갖다 (1914~39)
숨과 기독교 신앙에 집중하다 (1939~43)
동양 문명의 뼈에 서양 문명의 골수를 넣다
3.삶과 죽음의 가운데 길로 가다
죽어야 산다
몸으로 산제사를 드리다
죽음 : 영원히 날개를 펴다
4.하루를 영원처럼 살다
하루를 영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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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석은 생각을 '신과의 소통과 연락'으로 보았다. 다석에게 신, 하느님은 '절대 하나'이고 '전체 하나'이다. 다석 사상의 핵심과 목적은 '하나'를 추구하는 데 있다. 그는 단일 허공, 하나의 세계는 인식론적으로 "깜깜한 세계"라 했고 "하나"에 대해서는 까막눈이라고 했다.
다석에게서 생각은 앎(지식)을 넘어서 모름에 이르는 것이다. 그는 '모름직이'란 말을 '모음을 지킴'으로 풀이한다. "사람은 모름을 꼭 지켜야 한다." 모르는 것을 지켜야 아는 것, 알 수 있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190~91쪽, '7.생각: 존재의 끝을 불사르며 위로 오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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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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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충청남도 논산군 광석면, 강경평야 언저리 작은 마을 말머리에서 태어났다. 대전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마쳤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신앙생활을 하게 되어 새벽예배도 열심히 다녔으며, 고등학교 때는 머들령이라는 문학동인회에 가입하여 시를 쓰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여 베르그송의 생명철학에 매력을 느끼며 공부했다.
한신대학교에 편입하여 안병무 교수에게서 성경신학과 민중신학을 배우고, 박봉랑 교수의 지도 아래 카를 바르트와 디트리히 본회퍼의 신학을 공부했다. 서구 주류 전통 신학자 바르트에게서 복음적인 신학의 깊이를 배우고, 서구 전통 신학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 본회퍼에게서 신학적인 자유와 영감을 얻었다. 한국신학연구소에서 국제성경주석서를 번역하면서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고 신학자였던 안병무 박사를 가까이 모시고 자유롭게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고 특권이었다.
대학 시절부터 함석헌 선생의 강의를 들으며 씨알사상을 배우고 익힐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보람과 사명이었다. 씨알사상연구회 초대회장(2002-2007)을 지냈으며, 2007년 재단법인 씨알을 설립하고 씨알사상연구소장으로서 함석헌과 그의 스승 유영모의 씨알사상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유영모·함석헌의 생각 365》,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함석헌의 철학과 사상》, 《씨알사상》, 《다석 유영모》, 《한국생명신학의 모색》, 《예수운동과 밥상공동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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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의의
다석 유영모는 우리 근·현대사가 낳은 위대한 철학자다. 일상의 삶 속에서 이제 여기 이 순간의 삶에서 처음과 끝이고, 영원과 절대인 하느님을 모시고 이웃과 더불어 전체 하나의 세계를 이루려 했다.
다석 유영모의 사상은 우리 전통 사상과 현대 사상의 결합으로서 함석헌의 씨알 사상, 민중 신학, 종교 다원주의 사상, 토착화 신학, 생명 철학의 선구이다. 신학과 철학, 과학과 윤리를 통하고 몸과 마음, 이성과 영혼을 통전한다.
우리 사회는 동양의 전통 종교 문화를 지니면서도 기독교 신앙을 깊이 받아들이고, 아래로부터의 민주화 운동을 경험하고, 오랜 식민지 생활, 남북 분단과 전쟁, 군사 독재를 거치면서도 급격한 산업화와 세계화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 사상계는 해방 후 일제의 식민 통치에 저항하면서 닦아 낸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민족 사상과 단절됨으로써 그 뿌리를 잃고 말았다.
이제 우리 근·현대사의 값진 경험으로부터 인문학적 부흥이 일어나고 동서 문명을 아우르며 세계 평화 시대를 여는 철학이 나와야 할 때다. 우리 민족의 문화적 주체성과 세계 개방성, 평화 지향성은 세계화 시대에 상생과 평화의 철학을 형성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다석 유영모는 우리 고유의 천지인 합일 사상, 기독교 사상 그리고 ‘생각’을 중심에 놓는 서구 근대 철학을 결합함으로써 동서고금을 통합하는 현대적 사상을 형성했다. 그의 사상은 두루 통하는 종합적인 ‘한국 사상’으로 우리 사상의 뿌리를 밝혀 준다. 동서 문화를 아우르는 다석 유영모의 철학은 지구화와 생태학적 위기 속에서 상생 평화의 세계를 지향해야 하는 인류에게 자극과 영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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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내용과 특징
이 책은 다석 사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해설서이다. 다석 유영모의 생애와 그의 사상적 특질이 형성된 배경을 밝히고, 그의 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다석 유영모의 정신과 사상을 오롯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정말 장애가 되는 것은 그의 글귀가 난해하다는 데 있다기보다 그의 혼과 삶의 세계를 가늠해 보고 헤아려 보는 정신적인 안목과 체험이 부족한 데 있다. 그의 사상은 동서 문명의 만남과 우리 역사와 문화의 큰 흐름 속에서 보아야 한다.
이 책은 총 13개 장으로 구성하였다. 각 장마다 다석 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명제들을 뽑아 심도 있게 해설하였다.
1. 우리 근·현대사의 특성과 유영모의 철학 : 유영모 사상의 전반적인 특징과 다석 사상이 주류 철학계에서 외면당하는 이유-기존 혹은 새로이 형성된 학맥으로부터 벗어남, 근·현대 서구 학문에 부합하지 않은 자유로운 글 형식, 종합적이고 방대한 정신세계에 대한 연구의 어려움 등-에 대하여 개괄하였다.
2. 통합으로 가다 : 유영모의 삶과 사상을 네 시기-신교육을 받고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시기, 오늘살이에 충실한 생명 철학을 갖게 된 시기, 숨과 기독교 신앙에 집중한 시기, 동양 문명의 뼈에 서양 문명의 골수를 넣은 시기-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3. 삶과 죽음의 가운데 길로 가다 : 다석의 영성은 죽음에 대한 깊은 생각에서 형성된다. 그에게 죽음의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이고 사변과 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현실의 문제였다. 죽음의 문제를 극복하는 실천적인 삶의 사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4. 하루를 영원처럼 살다 : 다석은 어제에 매이지 않고 내일의 걱정에서 벗어나 하루를 영원처럼 살았다. 인간의 하루는 늘 같아야 한다는 뜻에서 오늘을 ‘오! 늘’이라 풀이했다.
5. 밥 철학과 깨끗한 삶 : 다석은 육체의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명과 정신을 완성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삶을 이루기 위해서 밥을 먹었다. 밥을 먹는 방식과 태도, 이유와 목적을 밝힌 다석의 밥 철학을 살펴보고 그가 밥을 먹고 살아 낸 아름답고 깨끗한 삶의 모습을 알아본다.
6. ‘가온 찍기’로 무등 세상을 열다 : 시간과 공간의 참된 주체와 주인이 되기 위해서, 지금 여기의 ‘나’를 한 점으로 찍어서 영원한 삶의 자유에 이르는 ‘가온 찍기’의 하루살이에 대해 설명하였다.
7. 생각 : 존재의 끝을 불사르며 위로 오르다 : 다석은 날마다 하느님을 향해 솟아올라 앞으로 나가는 삶을 살기 위해서 늘 자신을 불태우고 새롭게 형성하는 ‘생각’에 집중하였다. 생각함으로써 자기 삶의 한가운데를 찍어서 위로 솟아오르고 앞으로 나아가며 영원한 우주적 생명, 하느님과 직통할 수 있다고 한다.
8. 숨은 생명과 얼의 줄 : 다석은 생각을 ‘말씀 사름’, ‘말 숨 쉼’으로 이해했다. 생각은 이성의 일일 뿐 아니라 영의 일이다. 또 생명의 일이고 몸과 목숨에서 나오는 행위다. 생각의 바탕을 이루는 숨과 영성에 대한 논의를 함으로써 다석 사상의 생명 철학적 기초를 밝힌다.
9. 우리 말과 글로 철학하다 : 다석은 우리 말과 글을 닦아 내고 살려 내려고 힘썼다. 우리 말과 글을 철학적 언어로 다듬어 내고 우리 말과 글로써 철학을 펼친 첫 번째 사람이었다. 말마디 속에서 하느님의 이르신 뜻을 알게 되고 하느님을 만났다.
10. 예수와 함께 그리스도로 살면서 그리스도를 찬미하다 : 다석은 신앙 체험 속에서 예수를 새롭게 만나 이해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사는 일이 하늘 일을 하는 것이고 하늘 아버지를 뚜렷하게 하는 것”이라고 함으로써 ?요한복음?의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11. 기독교·유교·불교·도교의 회통 : 빈탕한데 맞혀 놀다 : 다석은 기독교 신앙을 동양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동양 종교와 통하는 사상의 종합에 이를 수 있었다. ‘속의 얼’을 영원한 생명(그리스도)으로 봄으로써 역사적 예수에 근거한 기독교에 갇히지 않고 모든 종교와 통하는 종교 사상을 갖게 되었다.
12. 하나로 돌아가다 : 다석 사상의 중심에서 전체를 꿰뚫고 이끌어 가는 것은 ‘하나’이다. ‘하나’를 찾고 ‘하나’로 돌아가자는 것이 다석 사상의 시작과 끝이다. ‘하나’로 돌아감으로써 ‘하나’ 속에서 물건과 인간의 생명이 완성되고, 자유와 공평의 대동 세계가 열리고, 상생 평화의 통일 세계가 시작된다.
13. 동서 정신문화를 융합하다 : 다석은 한국과 동양의 정신과 사상을 바탕으로 기독교 정신과 이성 중심의 서구 근대 철학을 받아들임으로써 동서고금의 정신과 사상을 아우르는 대종합의 사상을 형성하였다. 다석 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서구 현대 사상의 정신과 풍토를 형성하게 한 마르크스·프로이트·니체의 사상에 비추어 설명하고, 우리의 주요한 전통 사상을 주창했던 다산 정약용·동학·함석헌 사상과 비교, 분석하였다.
다석 유영모에 대하여
다석 유영모는 천문·지리·서양철학·동양철학·불경·성경 등에 능통한 대석학이요, 현자(賢者)요, 우리말 우리글로 사고를 한 진정한 한국의 사상가다.
16세에 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되었으며, 32세에 조만식 선생의 뒤를 이어 오산학교 교장이 되어 그곳에 정통 기독교 신앙을 전하였다. 40대에는 월남 이상재의 뒤를 따라 YMCA의 선생이 되어 30년이 넘도록 연경반 강의를 하였다.
교회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평생 동안 '성경'을 읽고 예수의 가르침을 받들어 실천하였다. 예수를 절대시하고 '성경'만이 진리라는 생각을 버리고 여러 성인을 모두 좋아하였으며, 노자를 알리는 데 큰 공을 이루었다.
순수한 우리 말과 글을 사랑하여 우리말이 들온말(외래어)에 밀려 없어지거나 푸대접받는 걸 몹시 언짢아하였다.
160센티미터가 못 되는 체구에 서민적 모습이었으나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위엄이 있었다. 눌변도 달변도 아닌데 한 말씀 한 말씀이 예지가 번뜩이는 시문(詩文)이요 진언(眞言)이었다.
얇은 잣나무판에 홑이불을 깔고 목침을 베고 누워서 잠을 잤으며, 새벽 3시면 일어나 정좌하고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였다. 하루에 한 끼씩 저녁에 식사를 하였는데, 세 끼를 합쳐서 저녁을 먹는다는 뜻에서 호를 다석(多夕)이라고 했다.
항상 무릎을 꿇고 앉았으며, 맨손체조와 냉수마찰을 평생 동안 했다. 일생 무명이나 베로 지은 한복에 고무신을 신고 천으로 만든 손가방에 명상의 일기 공책을 들고 다녔다. 시계도 차지 않았지만 시간을 어기는 일이 없었다.
사람은 제 먹거리는 제가 장만해야 한다면서 북한산 밑으로 이사하여 직접 농사를 지었으며, 남에게 잔심부름 시키지 않는 것을 생활신조로 지켜 밥상을 손수 부엌 마루에 내놓았다. 걸어다니기를 즐겨 북한산에 자주 올랐고 강의하러 갈 때도 꽤 먼 거리를 걸어서 다녔다.
새벽마다 지구를 사타구니 밑에 깔고 우주를 한 바퀴씩 돌면서 우주 산책을 한다면서 세계의 명산, 깊은 바다의 이름과 높이?깊이를 모조리 기억하였으며, 지구와 별들과의 거리도 외웠다.
나이를 햇수로 계산하지 않고 날수로 하루하루 세었는데, 33,200일을 살았다.
가까이 따르던 사람으로는 김교신(金敎臣), 함석헌(咸錫憲), 현동완(玄東完), 이현필(李賢弼), 김흥호(金興浩), 류달영(柳達永) 등이 있다.
감탄할 만한 명문장가였는데도 평생 '다석일지'만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