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3

알라딘: [전자책] 추월의 시대

알라딘: [전자책] 추월의 시대



[eBook] 추월의 시대 - 세대론과 색깔론에 가려진 한국 사회의 성장기
김시우,백승호,양승훈,임경빈,하헌기,한윤형 (지은이)메디치미디어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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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제공 파일 : ePub(23.17 MB)
TTS 여부 : 지원

종이책 페이지수 384쪽, 약 24.4만자, 약 6만 단어
가능 기기 : 크레마 그랑데, 크레마 사운드, 크레마 카르타, PC,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폰/탭, 크레마 샤인
ISBN : 9791157068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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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친일/좌빨’과 ‘보수/진보’, 이 두 대립 쌍은 그동안 분야를 막론하고 한국 사회를 관통해왔던 분석 틀이었다. 특정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 두 대립 쌍은 우리 사회를 제대로 비추는 거울이라기보다는 내 편 가르기에 적합한 도구로서 오늘날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분열의 난립을 바라보면서 과연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분석해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추월의 시대》는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속 저자들이 한국의 현실에 대해 작심하고 쓴 책이다. 저자들은 그동안 1950년대 산업화 세대와 소위 ‘386’이라 불리는 민주화 세대의 대립으로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말한다. ‘한강의 기적’과 ‘민주주의 체제의 확립’ 과정을 거치면서 이미 우리나라는 선진국 ‘추격’을 끝내고 ‘추월’하는 단계에 와 있음에도 여전히 뒤쳐졌다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 의식 속에 내재하는 ‘강요된 열등감’은 우리 스스로가 위축되게 만들었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의 발전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과 그 방안,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까지 숙고해볼 수 있다.




목차


펴내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한 제언

프롤로그
열등감 이후의 한국 사회, 어디로 갈 것인가?

1장 포퓰리즘과 피드백 사회: 한국 사회의 독특한 진화 방식
저자 노트 임경빈: ‘종편 부역자’에서 ‘시사 유튜버’에 이르기까지
2장 중도파의 나라: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대립 속에 가려졌던 것
3장 뉴라이트: 역사의 백년전쟁과 자학사관
저자 노트 김시우: 사람들은 왜 유튜브를 볼까?
4장 뉴노멀: 한국의 청년세대는 어떤 생각을 하는가?
보론: 저출산 문제는 어떻게 볼 것인가?
5장 ‘86’세대 전쟁: 기득권 규탄을 넘어서
저자 노트 한윤형: 만나지 않을 것 같았던 것들이 서로 만나기까지
6장 포스트코로나 시대: 추격의 시대에서 추월의 시대로
7장 ‘선망국’의 역설: 한국, 매를 먼저 맞고 미래로 가다
8장 공정의 재정의: 공채공화국을 타파하라
저자 노트 백승호: 때로는 어떤 억울함에서 출발해 문제를 인식하기도 한다
9장 기적의 재구성: 한국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저자 노트 양승훈: 경제성장 기적의 재해석, 누구의 덕일까?
10장 한국은 아직도 약소국인가?

에필로그
‘단순한 비관론’에서 ‘현명한 낙관론’으로

추천의 말

접기


책속에서



P. 18 한국 사회는 이제 충분히 자긍심을 가질 만한 성취를 거두었다. 먼저 경제력 측면에서 볼 때 대한민국은 전근대 시기 국토의 절반만으로 2018년 기준 GDP(국내총생산) 1조 7천억 달러를 상회하며 세계 10위에 올랐다. 그 위 국가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제국주의 시대 열강의 한 축이었다. 1980년대에 동유럽 국가들을 넘어섰던 ... 더보기
P. 68 중도파란 말을 정치 현장에 대입할 때는 ‘스윙보터’라고 쓰기도 한다. 그들이 특정한 정당의 지지층이 아니라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들이 유동하는 현상이 아니라 유동하면서 수행하는 역할에 주목했을 때 ‘캐스팅보트’라고 쓰기도 한다. 이 말 역시 확실한 지지층 사이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유동층을 의미한... 더보기
P. 148~149 저출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더라도 벌어진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라가 망하니까 당장 어떻게든 아이를 낳으라고 젊은이들을 향해 떼를 쓰는 듯한 태도는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가족계획을 너무 오래 지속했다는 사실과, 젊은이들의 합리적 선택이 누적될 동안 사회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미 돌이킬 수... 더보기
P. 236 이제 한국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문제’는 더 이상 화두조차 아닌 수준이 됐다. 비정규직은 이제 고용불안 직종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이란 말은 이미 ‘저임금 저숙련 일자리’를 대체하는 말로 자리 잡았다. 저숙련 노동자들은 로봇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 값어치를 로봇보다 싸게 팔아야 유지된다. 한편 고... 더보기
P. 312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말할 때 통상 발전국가 이론이나 종속이론, 근대화 이론 등 정치경제 이론들은 ‘후진국’이 ‘개발도상국’의 단계를 거쳐 ‘중진국’에 진입하는 것까지만 설명한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학자들이 입에 달고 사는 ‘중진국 함정’을 2010년대에 뒤도 안 돌아보고 지나치고 선진국의 마지노선인 1인당 GDP 3만 달러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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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시우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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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취업이 되지 않아 불안해하던 청춘이었으나 유튜브 채널의 세계로 입문하여 구독자 수십만 명 채널의 운영자가 됐다.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이제 사회에 기여하라”는 하헌기의 그럴싸한 꼬임(?)에 넘어가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에서 PD 역할을 하고 있다. 글쓰기보다는 영상을 통한 정보 전달의 문법을 익히는 데 관심이 많다. 특기를 활용하여 새로운소통연구소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작 : <추월의 시대> … 총 2종 (모두보기)

백승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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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건국대학교 정치학부에 진학했지만 취업에 유리하다는 말에 솔깃해 부동산학과를 선택했다. 첫 직장 생활을 정치 컨설팅업으로 시작, 이후 콘텐츠 제작, 언론사 등을 거쳤으며 지금은 기업 홍보 부서에 있다. 산업, 금융 쪽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기업들의 꼼수에 특히 관심이 많다. 스스로 잡부라 칭하지만 무슨 일이든 시키면 다 해낼 수 있다는 나름의 자부심이 있다. 현재 새로운소통연구소의 행정 업무를 맡아보고 있다.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에서는 기술 및 장비 담당이며, ‘국PD’라는 예명을 쓴다.


최근작 : <추월의 시대> … 총 2종 (모두보기)

양승훈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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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기초 사회통계학과 데이터분석을 가르친다. 정치학과 문화연구·인류학을 공부했다. 문과 출신으로 어쩌다 취업하게 된 조선소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 정책과 산업도시 그리고 엔지니어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한다. 회사 일을 할 때는 일을 공부처럼 해서 뜸 들였고, 대학에 와서는 공부를 일처럼 하려 해 깊이를 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8년째 매주 우등버스와 KTX를 타고 서울과 경남을 오가다 보니, 어디 사람인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게 느껴진다. 그렇게 이동하는 사람의 시선... 더보기


최근작 : <추월의 시대>,<2021 한국의 논점>,<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 총 5종 (모두보기)

임경빈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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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FM〈 아침저널〉에서 시작해 JTBC〈 뉴스룸〉까지 여러 방송사를 거치며 10년 넘게 방송작가로 일했다. 《뉴스가 위로가 되는 이상한 시대입니다》를 혼자 썼고,《 팩트체크》,《 팩트체크: 정치·사회 편》,《 팩트체크: 경제·상식 편》,《 탄핵, 헌법으로 체크하다》를 함께 썼다. 지금은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의 진행자 헬마우스로,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의 패널로, 온라인상의 잘못된 정보들을 바로잡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작 : <추월의 시대>,<뉴스가 위로가 되는 이상한 시대입니다>,<탄핵, 헌법으로 체크하다> … 총 5종 (모두보기)

하헌기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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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헬마우스를 만든 장본인이며 책임 프로듀서라 채널에서 ‘하CP’라는 예명을 쓴다. 국회를 시작으로, 2017년 대선 때 ‘문재인1번가’ 기획에 참여했고, 국민인수위원회의 ‘광화문1번가’ 팀에서 일했다. 이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거쳐 다시 국회로 돌아와 일하던 중, 정치 유튜브 채널의 폐해를 깨닫고 직장을 때려치우고 헬마우스를 기획했다. 현재는 새로운소통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며 국회방송개혁TF 위원, UN 해비타트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한다. 《시사IN》에서 매주 ‘이 주의 유튜브’에 관한 정기 기고를 하고 있다.


최근작 : <추월의 시대>,<Z세대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 총 2종 (모두보기)

한윤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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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비평 전문지 《미디어스》에서 2012년부터 3년간 정치부 기자로 일했다. 혼자 쓴 책으로《 뉴라이트 사용후기》와《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미디어 시민의 탄생》 등이 있고, 함께 쓴 책으로《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와《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가 있다. 그 외 몇 권의 책에도 한 꼭지씩 보탰다. 현재는 새로운소통연구소의 조사분석실장이며,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에서는 ‘한가놈’이란 예명을 쓰며, 주로 자료조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작 : <추월의 시대>,<지방선거 가이드북>,<미디어 시민의 탄생> … 총 20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은 아직도 약소국인가?”
선진국에 뒤쳐져 있다는 착각
이제는 추월의 시간이다!

70년대생과 90년대생 사이에 끼어 있는 80년대생은 특수한 정체성을 갖는다. 그들은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에서 자란 마지막 세대인 동시에 청년기에 선진국 대한민국을 겪은 첫 세대이다. 80년대생은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던 시기를 보내던 기성세대의 경험과, 태어날 때부터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하고 있었던 90년대생 이후 세대의 경험을 중첩해서 갖고 있기에 기성세대와 90년생 이후 세대 양쪽 다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한 세대다. 또한 산업화와 민주화 양쪽의 수혜를 뚜렷하게 받고 자란 첫 세대로 양쪽을 대결 의식과 폄하 없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첫 세대라 할 수 있다.

요즘엔 과거 선진국에 대한 동경과 열등감을 벗어던지는 것에서도 현격한 세대 격차를 느낀다. 특히 1980년대생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1970년대생과 1990년대생의 시각차가 확연하다. 1970년대생은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을 표준으로 삼고 따라잡는 데 주력했다. 종사하는 업종에 따라, ‘좌익/우익’ 또는 ‘보수/진보’ 같은 이분법적 정치 성향에 따라 지지하는 국가가 미국이냐, 일본이냐, 혹은 유럽 어느 나라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학업이나 사회생활에서 선진국을 본떠 한국 사회를 조형하려고 했다. -<프롤로그> 중에서

대한민국이라는 자동차가 더 심하게 덜컹거리지 않으려면 유권자가 아니라 정치 세력의 변혁이 필요하다. 청년세대는 자신들의 삶에 온전히 담긴 대한민국 선배 세대,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의 성과를 모두 긍정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어떤 정치 세력이든 그 토대를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물론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세계관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어쩌면 1980년대생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높은 연령 세대가 되었을 때에야 2개의 거대한 추격전의 유산,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의 서사가 퇴장할는지도 모른다. -<4장 뉴노멀> 중에서

《추월의 시대》는 ‘낀 세대’이자 사회생활 경험을 어느 정도 축적한 80년대생이 다가오는 대한민국은 기존에 있었던 ‘열등감의 정치’를 끝내고 ‘자긍심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종의 선언문이자 팸플릿이다. ‘자긍심의 정치’를 위한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기 위해 저자들은 자신들의 세대적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국이 이룬 성취를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종북’과 ‘친일’이라는 낡은 키워드와 양극화된 정치적 틀을 청산하고 새로운 프레임으로 정치를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두 기성세대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업적을 후속 세대의 관점에서 공정하게 평가하는 관점을 제시한다.

오늘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객관적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우리 사회의 폐부

저자들은 본격적인 ‘추월의 시대’를 맞아 한국 사회가 처한 여러 사회문제를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1장 <포퓰리즘과 피드백 사회>는 한국에서는 거의 정치적 욕설처럼 사용되고 있는 포퓰리즘이 엘리트 정치보다 잘 기능할 수 있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 즉 미국은 상위 1퍼센트, 유럽과 일본은 상위 10퍼센트가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는데, 한국은 그 아래 중간층의 역량이 탁월하기에 그들에게 키를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2장 <중도파의 나라>에서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현대사의 정치적 사건들을 관통하면서 그 사건들을 가능하게 한 잊힌 주체
를 탐색한다. 3장 <뉴라이트>에서는 ‘뉴라이트’의 역사 왜곡뿐 아니라 인터넷 일각의 역사적 혐한 정서까지 함께 다뤘다. 4장 <뉴노멀>에서는 오늘날 한국의 청년세대가 지니고 있는 사회의식에 대해 짚어본다. 온라인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저자 중 한 명인 양승훈 교수가 일반적인 정치 성향의 여론조사와는 매우 다른 방식의 문항 설계를 하고 그 답을 이 책에 반영했다. 익숙한 통념을 깨는 결과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출산과 양육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보다 그로 인한 손해와 고통이 더 크게 다가오기에 포기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삶과 욕망에 대한 문제다. 출산한 부모에게 어떤 금전적 혜택을 쥐어줄 것인가만 고민한다면 해결은 요원할 수 있다. 출산은 ‘보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아이를 일종의 ‘성과’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출산에 따르는 불편함을 개인이 감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여주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성찰하게 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번듯하게’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평범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묻게 될 것이다. -<4장 뉴노멀> 중에서

저자들은 보론 형식의 <저출산 문제는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글을 함께 제시하면서 ‘저출산 문제’에 대한 청년세대의 의식을 다룬다. 취업 문제와 더불어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되고 있는 결혼과 출산 문제에 대해 한국 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엿볼 수 있다.
5장 <‘86’세대 전쟁>에서는 저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의 한 축인 ‘세대 간 분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논의한다. 저자들은 세대론을 기득권 타파론으로 봐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공로를 동시에 인정하고 그들이 자연스럽게 퇴장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언한다. 6장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서는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팀이 작년 12월 말부터 유튜브 세상에서 분투한 코로나19 관련 콘텐츠들을 다룬다. ‘133개국 중국인 입국 금지’라는 기사가 ‘가짜 뉴스’였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한국 방역 당국의 성과를 비교 검토하고 있다. 7장 <‘선망국’의 역설>에서는 인류학자인 조한혜정 교수가 제시한 ‘선망국’ 개념을 토대로 한국 사회가 변화의 조류를 먼저 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여타 선진국들보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내용들을 분석한다.

‘공정’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물어보자. 과연 무엇이 공정일까? 원론적 답변을 한다면, 모든 사람이 자기 실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을 수 있고 그 실력을 키우기 위한 조건을 비교적 공평하게 제공받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청년층 일각에서 흘러나와 사회에 수용되는 ‘공정론’은 그런 것이 아니다. 공채의 벽은 더욱더 견고해야 하고 학벌의 메리트는 더욱더 강해져야 한다. 그것이 최근에 나온 ‘공정론’의 이면이다. 이 벽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아는 이 나라의 취업준비생들은 모두 스펙을 쌓고 대기업 공채시험에 목을 맨다. 그게 얼마나 큰 영광과 리워드를 가져다주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청년실업률 확대’ 및 ‘취업 지연’으로 이어진다. -<8장 공정의 재정의> 중에서

8장 <공정의 재정의〉에서 저자들은 공채 영역을 줄여나가는 것이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구조개혁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진보파의 해법과 ‘시험 선발의 능력주의’라는 보수파의 해법을 넘어서자는 저자들의 주장이 얼마나 타당성 있는지를 직접 평가해볼 만하다.
9장 <기적의 재구성>에서는 한국 산업화의 성공 원인을 특정 인물, 시기, 세대에 국한하지 않고 역사적으로 탐색하는 한편, 10장 <한국은 아직도 약소국인가?〉에서는 한국의 전근대사까지 분석하면서 한국의 문화적 특질이 어떻게 현대사회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그리고 ‘미중 대결 시대’라는 한국으로서는 고통스러운 위기의 국면이, 역설적으로 ‘북한의 친미국가화’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아간다.

《추월의 시대》는 80년대생 저자들을 화자로 삼지만 하지만 세대론을 넘어서 ‘정치적 내전’ 상태에 준하는 현재의 정치 담론 양극화를 타파하고 ‘80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그 길을 모색하기 위한 준비 담론이자 정책적 제언이다. 저자들의 주장처럼 세대론과 색깔론으로 반목할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처한 상황과 문제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적합한 대안을 찾는 것이 더 시급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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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도착한 책 자기 전에 펼쳤다가 4시간만에 다 읽어버렸다.

30대가 제출한 유쾌한 세대론이자 K담론의 결정판인 'K세계관'의 출발점을 알리는 책이다.

X세대인 내가 보기엔 성급해보이거나 동의할 수 없는 지점도 있지만, 그것도 이 책이 더많은 이야기와 상상을 촉발할 지점으로 여겨진다
햇살보다 2021-01-05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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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잘 나왔네요 헬마우스 타고 들어왔어요
sy4social 2021-01-02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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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입니다
현시대에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해서 주문했습니다
헬마우스 유튜브도 화이팅하세요!!


- 2021-01-06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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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분석하는 분석서이자 그 이유를 설명하는 문화서이자 역사서이며 내일의 대한민국을 위한 철학서.
최민우 2020-12-31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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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의 시대




아주 인상적인 책이다. 한국 사회의 젊은 중도적 정치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사람들의 정치논평인데 아주 설득력이 있고 거의 대부분의 내용에 공감이 간다. 내 자신의 정치적 견해(진보쪽인것 같다...)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공감이 가고 대부분의 사람들 (40대 이하 청장년층)의 생각이 이러하리라고 믿는다.




이 책의 내용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을 담아 놓은 책이지만 아주 참신하게 느끼는 이유는 대부분의 언론이나 출판을 동해 접한 정치적인 발언들이 한 쪽으로 치우친 내용이 거의 대부분이었기 떄문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는 이런 정치적 태도를 취하는 책이 많아지면 우리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책에 소개된 정치적 스탠스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미국처럼 진보와 보수가 서로 순서를 바꿔가며 정권을 차지하는 것이 가장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우리사회는 아직 이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세월이 조금 지나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중도층 사고를 반영한 책이지만 우리사회에서 보수층의 문제를 지적하고 현 단계에서 보수층의 지지가 커지지 못하는 이유가 매우 설득력이 있다. 우리사회가 보수와 진보의 두 진영의 장점을 살릴려면 최소한 친일에 기반하여 우리의 정통성마저 부정하는 세력같은 극단적 정치적 태도는 없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오는 개념 중 선망국이란 개념도 재미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겪어 유리하다는 이야기인데, 예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할 떄 우리나라는 이미 MB를 겪었지만 미국은 이제 시작이란 논평(김종배씨 팟캐스트로 기억한다...)이 있었는데, 그 분석을 다시 보게 되어 흥미롭다.




책 후반에는 우리나라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했는데, 점점 커지고 있는 양극화의 문제점이나 인구 절벽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은 것 같다. 최근 출간된 제로 이코노미같이 이런 점에 주목하면 한 없이 부정적이 될 수도 있는데, 다양한 방면에 대해 고민해야 우리나라의 앞날에 대한 전망을 바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쓴 저자들도 다양한 정치적 의견 중 일부이고 만능은 아니라는 것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비슷한 정치적 의견이 많이 나온다면 좀 더 건설적인 토론환경도 이루어질 것 같아 많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
- 접기
마키아벨리 2021-01-15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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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생이 온다!




80년생이 온다!



2018~2019년 <90년생이 온다>가 100쇄를 넘길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아마 2021년에는 80년생이 바라본 우리 사회의 모습이 담긴 책 <추월의 시대>가 대를 잇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철승 교수는 <불평등의 세대>에서 60년생의 386세대를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붙들려는 세대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우리 나이로 50대에서 60대 초반에 있는 분들이다. 민주화를 일궈낸 세대라 자신의 공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들의 사상 기저에 있는 대한민국은 선진국을 쫓아가야 하는 다시말하면 추격해야 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기에 그들이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도록 돗자리를 깔아드려야 할 책임이 지금의 80년생에게 있다고 <추월의 시대> 저자들은 당돌하게 이야기한다.



사실, 저자들은 현재 우리 나이로 보면 30대다. 전후2세대, N세대, 88만원 세대, 밀레니얼 세대로 불린다. 6명의 공저자들은 프롤로그에서 '열등감 이후의 한국 사회, 어디로 갈 것인가?' 라는 화두를 던지며 책 제목처럼 이제는 대한민국이 추격의 시대를 지나 추월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으니 자긍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80년생인 그들이 가진 자신감은 과연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단지 객기 또는 허세일까? 그들의 논리를 찬찬히 읽어 가다보면 산업화 세대 또는 민주화 세대라고 하는 현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최상위층에 군림하고 있는 이들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현상들을 분명하게 잡아내고 있다. 타성에 젖어 있는 기성 세대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첫째, 제2차세계대전 이후 편성된 국제 질서가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다시 재편되고 있으며 결국 역동성이 있고 선진국에 막 진입한 대한민국에게는 5천년 역사에 최고의 기회라고 공저자들 즉 30대들은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예로 든 여러 사례 중 몇 가지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이나 일본의 오프쇼어링과 달리 한국은 국내 협력업체를 모조리 끌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협력사를 관리하며 노사 관리 방식을 현지에서그대로 정착시키고 있기에 동남아시아든 동유럽이든 경쟁력을 가지고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재벌 대기업의 부정적인 면 대신 해외에서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성공할 수 있었던 사례로 제조에 필요한 부품사를 직접 거느리는 수직계열화가 중단없는 사업을 펼치기에 유리했다는 점으로 사례를 들고 있다.



한국이 어느 순간부터 또 다른 특색을 지닌 하나의 선진국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대처에서 비대면 경제를 가능케 했던 물류 시스템과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일자리를 위협받게 된 4차산업혁명 시대를 도래한 시점에서도 이미 예전부터 한국의 대규모 공장은 자동화 설비로 돌아가고 있었기에 다른 국가들이 우왕좌왕할 때 이미 준비가 남달랐던 점을 예로 든다.



둘째, 동질성에 입각한 강력한 공동체 의식을 한국의 역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고 최근 코로나19 한복판에서 외신기자들이 놀랄 정도로 단결력이 강한 공동체임이 확인되었고 그것이 앞으로 미래 사회를 추월해 나갈 동력임을 자신있게 주장한다.



사실 80년생은 '내 노력으로 이 사회에서 상승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이라고 하는 우파 세대도 아니고, '정치를 통해 사회를 바꾸는 것이 의미 있다고 믿는 사람들' 이라고 하는 좌파 세대로 아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역동성에 몸을 맡기고 기민함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촉을 가진 세대라고 본다. 따라서, 때로는 페달을 멈춰서라도 자전거를 세울 줄 알며 교육수준과 판단 능력이 이전 세대보다 높아 언제 어디에서든지 유익을 선택할 수 있는 독특한 세대임을 저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80년생을 포함하여 90년생까지 한국의 청년 세대는 다수파가 친미, 친시장경제, 복지정책을 지향한다는 설문조사를 책에서 근거 자료로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보수 담론과 진보 담론의 갈등 구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다시말하면 '중도파' 이며 저자들이 말하는 '80을 위한 정치' 세대다. 책임있는 포퓰리즘을 말하며 정치권을 항해 피드백을 요구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예전의 선거에서는 지역간 대립이 뚜렷해다면 앞으로는 세대 간의 대립이 드러날 것이며 그 중에서 키를 쥐고 있는 세대가 바로 80년생임을 정치인들이 인식하지 않는다면 실패를 자인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엄중하게 선언하고 있다.



셋째, 우리가 이제는 약소국이 아니라 강대국이며 이미 추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예로 지정학적 위치에서 우리 스스로가 강대국에 끼여 있어 약소국으로 느끼는 것이지 이미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을 가리켜 선진국이며 그중에서도 앞서가는 나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 규모 10위 안팎, 군사력 기준으로도 10위 안팎, 어느 누구에게도 위협을 주지 않는 나라라는 독특한 성격으로 무기든 기술이든 다른 경쟁국보다도 유리한 고지를 이미 점령하고 있음도 이야기하고 있다.



선진국이라면 모두가 공통점으로 염려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법을 80년생의 시각에서 풀어내고 있는 것이 여타 다른 분석과 차별성을 가지는 이 책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80년생을 대표로 하는 저자들은 역사관에 대해서도 식민사관, 종속사관을 넘어 냉철하게 역사 의식을 탐구하고 있으며 공정에 대한 정의도 실력에 의한 선발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다고 여기는 실력 조차도 엄밀히 따져 보면 신분론에 근거한 공정함임을 주장하고 있다. 즉 자신이 이미 이뤄낸 자원이나 대학 학벌, 스펙만으로 모든 노력이 결정되어야한다면 그것은 좁은 의미의 공정함이라고 말이다.



추월의 시대를 선도해야 할 시점에서 80년생이 뿜어낸 혁신적인 생각에 귀를 기울여 보시라. 코로나19 팬데믹이 쉽게 종식되기 어렵고 백신이 개발되었으나 또 다른 바이러스를 대비해야 하는 시대에 기존의 방법과 생각만으로는 험난한 장벽을 뛰어넘어가기가 벅찬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생각의 유연함과 참신성이 여전히 살아있고 이 시대를 향한 책임감이 누적되어 가고 있는 세대인 80년생의 생각들을 정책으로 과감히 받아들이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추월의 시대> 곁에 두고 짬짬히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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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1999 2021-01-02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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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의 시대









세대론과 색깔론에 가려진 한국 사회의 성장기



오늘 소개할 책은 메디치미디어에서 출판하고 김시우, 백승호, 양승훈, 임경빈, 하헌기, 한윤형 공저자의 <추월의 시대>이다.



어느덧 기성세대에 속한 나이지만, 한국의 20대, 30대 이하의 생각이 궁금하곤 했다. “한국을 가장 우습게 여기는 민족은 한국인밖에 없다”라는 우스운 농담이 있듯이 우리나라는 여러 지표로 보나 해외에선 인정받고 있다.



정치적으로 보면 보수와 진보라는 거대한 바퀴에서 이 두 바퀴를 굴러가게 하고 이어주는 것은 중도파라 여기는 다수일 것이다. 여론 조사를 보아도 본인이 중도파라 여기고 무당층에 해당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왜 중도파의 생각을 설명하는 책은 적은지 궁금했다.



<추월의 시대>는 기본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산업화 세대와 정치 민주화를 도출한 민주화 세대를 모두 긍정하고, 한국의 미래를 ‘현명한 낙관론’의 견해를 가지고 근거를 설명한다.



<1장 포퓰리즘과 피드백 사회: 한국 사회의 독특한 진화 방식>은 우리가 사용하는 포퓰리즘이 정치적으로 엘리트정치보다 유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2장 ‘중도파의 나라: 산업화 세력과 민준화 세력의 대립 속에 가려졌던 것>은 1980년대에서 지금까지 한국 현대사의 정치적 사건을 소개한다.



<3장 뉴라이트: 역사의 백년전쟁과 자학사관>은 사회 일부에 퍼진 혐한 정서를 다루고 있다. <4장 뉴노멀: 한국의 청년세대는 어떤 생각을 하는가?>는 여론 조사를 바탕으로 30대의 사고 방식을 보여준다.



<5장 ’86‘세대 전쟁: 기득권 규탄을 넘어서>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공로를 동시에 인정할 것을 제안하고, <6장 포스트코로나 시대: 추격의 시대에서 추월의 시대로>는 코로나 상황과 관련한 방역 당국의 성과를 이야기한다.



<7장 ’선망국‘의 역설: 한국, 매를 먼저 맞고 미래로 가다>에서는 한국 사회가 변화의 조류를 먼저 수용해 선진국보다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선망국’이라는 표현은 문화인류학자 조한예정 교수의 <선망국의 시간>에 등장하는 표현인데, 한국을 ‘선진국보다 앞서서 망해가는 선망국’이라 표현했다. 이는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이 말하는 ‘망국’과는 다른 개념이라 한다.



<8장 공정의 재정의: 공채공화국을 타파하라>는 공채 영역을 줄여나가는 것이 한국 사회에 필요한 구조개혁이라 주장한다. <9장 기적의 재구성: 한국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10장 한국은 아직도 약소국인가?>는 한국의 문화적 특질이 현대사회에 어떻게 장점으로 작용하는지 소개한다.





정치, 경제, 종교, 사회, 국방, 문화면에서 한국은 상당히 우수한 국가라 생각한다. 정치는 민주화를 안정적으로 이루고 군사정부에서 민주 정부로 이양되었고, 보수-진보의 정권 교체도 경험했고, 경제적으로 1인당 GDP 3만 불이라는 선진국의 최소 조건도 이루었고, 종교 면에서 어떤 종교를 믿어도 되는 자유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을 포용하는 사회이다.



사회의 다양성과 여성의 역할이 주도적으로 이루어지고, 국방도 세계 평가에서 6-7위를 나타내고 있어 주변의 강대국도 함부로 할 처지는 아니다. 문화적인 면에서도 한국은 금기가 적어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나라이다. 이는 영화, 음악, 넷플릭스 드라마의 수상이나 통계로 잘 드러난다.





<추월의 시대>를 읽는 동안, 평소 느끼는 점을 가장 속 시원하게 풀어내고 있어 이는 비단 30대뿐만 아니라, 중장년과 정치를 하시는 분도 참고해서 지금의 30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책에 반영할 부분은 무엇인지 알았으면 한다.



<만주국과 만주친일파 그리고 박정희>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대통령에 관한 언급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특히, 기시 노부스케는 만주국에서 공업을 건설할 때, 농업을 제대로 챙기지 않아 나중에 고생했던 경험을 박정희 대통령에게 조언해 한국의 새마을 운동으로 만주국의 최대 고질병을 극복했다고 여기는 점이다.



평소 읽어보고 싶었던 <만주 모던-60년대 한국 개발 체제의 기원>에선 1960년대 일본 섬유업계의 여공들이 여가 시간에 열심히 배구를 한 것에 비해, 학력을 갈구하던 한국의 여공들은 야간에 졸음을 쫓아가며 배움에 몰두했다고 한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한국인의 집착은 분명 일제강점기나 만주국 시절에 새로 배운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특히, 우리 역사에서 가장 긴박한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던 몽공의 고려 침입도 인상적이다. 30여 년간 9회에 걸친 몽골의 침입에 고려 고종은 태자를 보내 쿠빌라이에게 항복하면서 종결되었다. 고려가 항복하러 떠나던 중 몽케칸이 사망한 이후 혼란스러운 몽골의 정치적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패권을 잡게 될 쿠빌라이에게 향해 항복하지 않았다면 ‘불개토풍’을 약속받기 어려웠던 소멸의 위기 상황이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몽골이 역사상에서 또는 지도에서 지워버린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면 당대 고려가 처한 현실에서 패전국으로 얻어낸 정치적 결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책의 중간에 등장하는 저자 노트도 주목할만하다.

코로나 시대의 대공황기를 지나면 세계는 새로운 질서로 재편될 것이다. 한국이 이제 중진국의 함정을 지나 추월의 시대가 임박했다고 느끼던 차에 저자의 <추월의 시대>는 많은 근거를 가지고 우리 국민이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추월의시대 #김시우 #백승호 #양승훈 #임경빈 #하헌기 #한윤형 #정치 #메디치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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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taeho2000 2021-01-26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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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의 시대














사회문제나 변화에 대한 올바른 해석, 그리고 역사관이나 경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미래예측 등 이 책은 종합적인 관점에서 현 시대를 진단하고 있다. 특히 예전의 관념으로 통했던 이념갈등이나 대립, 정치에 악용되었던 사람들과 사건에 대한 언급, 하지만 우리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성장하고 있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무형의 가치나 긍정적인 결과가 무엇인지,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책에서도 추월의 시대라고 정의하듯이 현 시대의 변화상을 나쁘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단순한 경제성장이 아닌 모든 분야에서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일하는 사람들 또한 열심히 하고 있어서 큰 위기나 위험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해지는 저력을 보이며 동반 상승하는 그런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경제가 모든 것을 의미하진 않더라도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의 사례를 역사를 통해 배우며 우리가 행하는 오늘의 사회갈등이나 문제에 대해 토론이나 토의의 과정을 거쳐 현실문제에 대한 해석과 평가가 되는 것처럼 이 책은 미래 지향적인 의미도 함께 포함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답습하며 말하고 있는 책이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겐 흥미로운 주제가 많고 정치에 대해 여과없이 말하는 특징적인 요소도 존재하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학적인 책으로 봐도 무방하다. 대중들의 정서나 심리, 트렌드 요소, 미디어 환경 등을 바라보며 경제와 사회의 변화상,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평가와 기준을 제시하며 미래가치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인 느낌도 준다. 현실문제를 함께 생각해서 읽는다면 사고의 폭을 키울 수 있지만 너무 획일적인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오히려 더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경제에 대한 예측에 있어서 불확실성, 코로나 변수,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상황이라 책의 내용이 무조건 맞다고 볼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말하는 조언을 통해 개인은 미래에 대해 준비할 수 있고 과거의 사례를 통해 공부하며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고 있는 일과의 연관성이나 가벼운 마음으로 사회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그런 취지로 읽는다면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추월의 시대, 이게 무조건적인 긍정이나 부정을 보장하진 않아도 무관심과 외면보다는 관심과 대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적 요소 또한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나를 위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읽으면서 답습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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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kidol 2021-02-03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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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추월의 시대 (김시우 외 共著, 메디치미디어)




“추월의 시대 (김시우, 백승호, 양승훈, 임경빈, 하현기, 한윤형 共著, 메디치미디어)”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드디어 국제 무대에서 어느 정도 위상을 갖게 된 대한민국 국민이 지금의 상황을 제대로 알고 우리 안의 열등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1950~60년대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은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꿋꿋이 일어나 이제 세계 경제 대국의 반열에 들어섰습니다. 한동안 각종 국제기구에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할 때도 스스로를 믿지 못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PPP 기준)으로 일본을 추월하고 GNI 기준으로 G7 국가 중 하나인 이탈리아를 추월하였습니다. 또한 GFP 기준 세계 군사력 순위 (핵병기 제외)로도 세계 6위를 기록하고 있어 스스로를 지킬 정도의 힘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COVID-19 국면에서 일부 부침은 있었지만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고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선진국을 열심히 따라왔으나 이제 미증유의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선진국을 추월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동안 팔로워로 열심히 따라왔다면 이제는 선도자로서, 리더로서의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 깊은 곳, 어느 한 구석에는 아직도 열등감과 비관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추월의 시대”에서 저자들은 공통적으로 이제 비관론에 빠져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비관론은 문제점들을 살피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유용하지만 지나친 비관론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문제점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보다 ‘현명한’ 낙관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추월의시대, #메디치, #김시우, #백승호, #양승훈, #임경빈, #하현기, #한윤형, #메디치미디어,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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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ca.Kim 2021-01-30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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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철 칼럼] 80년대생, 제3세대의 등장
등록 :2021-02-24 

30대 논객들의 요지는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가 각각 유례없는 성취를 했음에도 서로 비난만 일삼은 탓에 정치적 내전 상태라는 것이다. 산업화·민주화의 수혜를 모두 받고 자란 80년대생을 중심으로 두 세대의 공과를 평가하고 극복함으로써 추격에서 추월의 시대로 갈 것이란 주장이다. 한마디로 긍정의 정치학, 극복의 세대론인 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4주년이었던 지난 2017년 2월25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4주년이었던 지난 2017년 2월25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얼마 전 페친 소개로 접한 <추월의 시대>란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80년대생 6명의 공동저작인데 세대와 역사, 정치를 두루 아우른 수작이다. 진영의 틀에서 벗어나 통합적 관점에서 바라본 세대론이었다.
30대 논객들의 요지는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가 각각 유례없는 성취를 했음에도 서로 인정하지 않고 비난만 일삼은 탓에 정치적 내전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산업화·민주화의 수혜를 모두 받고 자란 80년대생을 중심으로 두 세대의 공과를 평가하고 극복함으로써 추격에서 추월의 시대로 나아갈 것이란 내용이다.
한마디로 긍정의 정치학, 극복의 세대론이라 할 만하다. 2030세대가 민주화의 역사와 본질도 모른 채 보수화하고 있다고 한탄하는 윗세대에 대한 이유있는 반론으로도 읽힌다.

 우선 산업화·민주화로 쉼 없이 달려온 지난 60년 세월을 뒷세대의 눈을 통해 조금은 담담히 바라보게 된다. 선진국의 마지노선이라는 1인당 국내총생산 3만달러를 달성한 나라 중 우리처럼 ‘글로벌 넘버원’ 제품이 수두룩한 나라는 많지 않다. 세월호에 이은 촛불혁명은 시민들이 들고일어나 먹고사는 문제와 생명의 문제를 통합했다는 점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일본 민주주의를 추월한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문제의 핵심은 ‘두 세대가 자신들만의 폐쇄적 서사에서 여전히 주인공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산업화 세력에게는 ‘북한과 그 추종자들’, 민주화 세력에게는 ‘독재자와 그 부역자들’이라는 빌런(악당)이 있다.” 결국 “상대편이 퇴장하지 않는 한 퇴장할 수 없고, 내로남불도 이기심 때문이 아니라 빌런이 퇴장하지 않는 한 히어로가 ‘작은 흠결’을 핑계로 하차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를 “퇴장할 수 없는 히어로의 비극”이라 하고 두 세대를 “역사화해서 집에 잘 보내드릴 것”을 제안한다. 역사화는 성과를 인정하고 상대화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두 세대가 크게 성공한 세대라는 걸 깨닫게 한 뒤 인위적으로 끌어내리는 게 아니라 은퇴 연령에 도달했을 때 집에 잘 보내드리자는 것이다.
산업화·민주화 세대의 성취와 한계, 생존 방식까지 고찰한 날카로운 분석이다. 해법이 현실적인지는 분명치 않다. 두 세대, 특히 민주화 세대는 젊은 세대가 내 편을 들지 않는다고 서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장강의 물을 뒤로 돌린 순 없다.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다하고 너무 늦지 않게 비켜서는 것도 방법이다.
어쩌면 이런 세대 극복 움직임은 2016 촛불로부터 발원했는지도 모른다. 촛불을 치켜든 2030세대의 기저에는 단순한 정치세력 간의 정권교체를 넘어 앞선 세대들을 통으로 극복하려는 대분투가 꿈틀대고 있을 수 있다.
‘80세대’ 저자들의 역사인식도 흥미롭다. 대한민국 발전의 동력과 근원은 무엇인지, 미국과 일본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북한은 우리에게 무엇인지 하는 문제는 역사와 세대를 아우르는 논쟁적 질문이다.
미국이나 일제가 산업화의 결정적 동인이라는 주장을 필자들은 대체로 배척한다. 미국 원조를 받은 나라는 여럿이지만 산업화에 성공한 나라는 한국과 대만 정도다. 한국, 대만이 일제 식민지여서 산업화됐다는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해선, 지난 30년간 중국과 베트남의 성장은 ‘일본 예외주의’가 아니라 ‘동아시아 특성’과 맥이 닿아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조선시대 자립적 소농, 해방 이후 토지개혁, 박정희의 중화학공업 투자, 교육열 등은 우리 특유의 내적 요인에 해당한다.
미국과 일본을 산업화의 근본 원인으로 보는 것과, 주어진 여건 속에서 우리의 분투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으로 보는 건 매우 다르다. 두 측면을 동시에 볼 수 있다면 해방 이후 역사를 통합적으로 보게 된다. 특히 19세기 말 이미 산업혁명과 의회를 확립한 일본의 성취와 한계를 두루 보는 건 ‘일본을 제대로 보기 시작한 세대’의 등장이라 할 만하다.
북한에 대해선 ‘2국가 평화체제’를 주장하는데, 80세대답게 남한의 틀 내에서 북한을 바라본다는 게 특징이자 한계다.
이들 주장은 크게 보아 제3세력론의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세대론의 관점에선 이 논의가 제법 설득력 있지만, 정치세력화의 측면에서 제3세력론은 대체로 무력하다. ‘80세대’, ‘80을 위한 정치’란 개념 역시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
이번 논의는 세력으로서 80세대를 어떻게 정립할지, 어떤 정책과 서사로 윗세대를 극복할지를 본격 설계하기에 앞선 서론 격인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고민과 토론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백기철ㅣ편집인
kcbaek@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984313.html#csidx57c8c003c21f60594ea7a0030ca5c66 

[북클럽] ‘조던 피터슨’이라는 현상 - 조선일보

[북클럽] ‘조던 피터슨’이라는 현상 - 조선일보



[북클럽] ‘조던 피터슨’이라는 현상
곽아람 기자
입력 2021.04.20 00:00


학생들과 함께한 피터슨(가운데) 교수. 그는 “인생은 고통이고 악(惡)으로 더럽혀져 있지만 사랑, 믿음, 진실, 용기가 고통과 악의 접근을 막는 무기가 된다”고 했다.

2030 여성들이 좌지우지하는 출판시장에 신기하게도 구매자의 80% 이상이 남성인 책이 있습니다. 3주째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 토론토대 교수의 ‘질서 너머'입니다.

질서너머

피터슨 교수는 ‘PC’라 부르는 ‘정치적인 올바름', 특히 페미니즘에 대해 반대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놓는 것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본인들이 페미니즘의 피해자라 여기는 젊은 남성들은 피터슨의 그런 발언을 “사이다”라며 열광합니다. 꼭 반(反)페미니즘을 부르짖어서만 인기가 있는 건 아닙니다. 전작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는 “세상을 탓하기 전에 네 방부터 치우라”며 선 굵은 아버지 상을 보여줘 호응을 얻었죠. 인생은 어차피 고통인데 거기에 굴하지 말고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영웅이라는 것이 피터슨 교수 철학의 핵심입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는 조언도 엄격한 기독교 근본주의에 입각한 것인데 여성들 입장에서 받아들이기엔 쉽지 않죠. 논쟁적인 저자 피터슨 교수를 양지호 기자가 줌으로 인터뷰했습니다.

[反페미니즘 선봉 조던 피터슨 교수 “2030 男性이 내게 열광한다”]

피터슨 ‘현상’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참고할만한 책들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저널리스트들이 쓴 ‘20대 남자'(시사인)과 30대 남성 사회학자 최태섭씨가 쓴 ‘한국, 남자'(은행나무)입니다.

[20대 남성은 왜 페미니즘을 미워하나]

첫 책 ‘12가지 인생의 법칙'이 나왔을 때 제가 한 이메일 인터뷰도 참고로 링크합니다.

["세상 탓하기 전에 네 방부터 치워" 스타 교수의 버럭강의]



사회 모든 곳에선, 특히 신문 지면에선 ‘균형’이 중요하죠.

한쪽 면 톱 기사로 피터슨 인터뷰를 소개하고 다른 쪽 톱으로는 이번주에 나온 페미니즘 책 중 특히 돋보이는 책을 소개한 건 그 때문입니다.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인 변호사 이브 로드스키는 세 아이의 엄마인데 ‘썩 괜찮은 남자'였던 남편이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모든 가사노동을 자기에게 떠맡기고 있다는 사실을 꺠닫습니다. 그 불공정함에 대한 분노를 해소하게 위해 가사노동 분담 게임을 제안하죠. 그가 쓴 ‘페어 플레이 프로젝트‘(메이븐)는 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페어 플레이 프로젝트 /메이븐

[“남편이 집에서 내 말을 듣기 시작했다”]

“2020년은 ‘내향성 인간들의 복수(revenge)’였다나.”

미국에 있는 친구와 비대면과 집콕의 ‘코시국’ 일상을 논하던 중 이 말을 듣고 무릎을 쳤습니다. “나는 원래 ‘집순이’라 그래도 견딜 만한데 활달한 사람들은 힘들 것 같다”고 했더니 안 그래도 저런 농담이 유행한다며 얘기해 주더군요.

사람 만나면 에너지를 많이 빼앗기기 때문에 북적이는 모임에 가느니 집에 혼자 있는 걸 좋아합니다. 사회생활에 걸림돌이 된다 여겼던 성격이 오히려 장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지난 1년간 깨달았습니다. 세상 만사에 음지가 있으면 양지도 있다더니 팬데믹이 준 의외의 ‘선물’이라고나 할까요.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 10주년 기념판 /RHK

내향인의 힘을 짚은 대표적인 책 ‘콰이어트’(RHK) 10주년 기념 특별판이 나왔습니다. 조용한 책벌레 소녀였던 저자 수전 케인은 프린스턴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후 변호사가 됩니다. 내성적인 성품이 직업과 맞지 않아 고생하던 중 ‘왜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원래 성격을 감추는 걸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죠.

‘내향성의 위대함’을 증명해 보겠다는 목표로 수년간 연구 끝에 펴낸 책이 ‘콰이어트’입니다. 전 세계 40여 국에 소개됐고 국내에선 15만 부 팔렸습니다. 저자는 “사람들은 훌륭해지려면 대담해야 하고, 행복해지려면 사교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외향적인 국가’인 미국에서조차 두세 명 중 한 명은 내향적”이라며 “자신의 기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간 외향적인 척 버텼던 많은 내향인이 ‘나다움’의 이점을 느끼게 된 것이 10년 된 책이 다시 읽히는 힘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옳다 여겼던 모든 가치에 의문을 품게 하는 이 ‘뉴노멀’의 시기를 통과하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숙고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코로나가 끝난 후 인류의 지적 자산은 더욱 풍성해질 겁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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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아람 기자

문화부 Books 팀장. 독서 에세이 '매순간 흔들려도 매일 우아하게',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 '어릴 적 그 책', 아메리카 문학기행 '바람과 함께, 스칼렛', 미술 에세이 '그림이 그녀에게', '미술출장', 뉴욕 체류기 '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 등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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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페미니즘 선봉 조던 피터슨 교수 “2030 男性이 내게 열광한다”

“反페미니즘 선봉에 선 지성인” 조던 피터슨 교수 인터뷰
양지호 기자
입력 2021.04.17 03:00










질서 너머

조던 피터슨 지음|김한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460쪽|1만7800원

조던 피터슨(59)은 ‘현상'이다. 그의 책 예약 구매자의 80%, 정식 출간 이후 누적 구매자의 66%(교보문고)가 남성이다. 20대 남성이 23.5%로 가장 많다. 여성이 주도하는 국내 출판 시장에서는 ‘검은 백조’ 같은 존재다. 신간 ‘질서 너머’는 출간 이후 3주 동안 국내 주요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5만부 이상 팔렸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저자가 반(反)페미니즘 선봉에 선 지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2030 남성 위주로 인기가 많다”며 “일부 국내 남성 독자는 ’82년생 김지영'보다 많이 팔려야 한다며 소셜미디어 등에서 홍보를 하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지친 2030 남성의 대변자로 자리매김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전작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고 했던 그는 신작에서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말라”고 한다. 따르고 싶지 않은 ‘정치적 올바름’은 따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그를 최근 줌 인터뷰로 만났다. 그는 “나는 약자를 대변해서 욕을 먹는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약자는 2030 남성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치적 올바름을 신경 쓰지 않는 발언으로 인기를 얻은 조던 피터슨 토론토대 심리학과 교수. 그는 인터뷰에서도 “남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을 더 매력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등 발언을 이어 갔다. /웅진지식하우스

–당신을 공격하는 사람이 많다.

“난 약자를 대변한다. 대부분 그래서 비난받는다. 내가 말하는 ‘약자(dispossessed·빼앗긴 자들)’란 정치적 올바름이 지배하는 세상 때문에 유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500만부 이상 나간 전작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국내에서 30만부 이상 팔렸다. 한국 남성 독자가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특정 독자층을 생각하고 책을 쓰지 않았다. 문화가 다른 한국에서 남성 독자가 내 책을 많이 읽는다는 건 내게도 흥미롭다. 남성들에게 ‘네 꿈을 이뤄도 돼’라고 말해주는 메시지가 먹히는 것이라 추측한다. 일각에서는 ‘약탈적이고 위계적인 남성적 문화’가 현대사회를 지배하고, 모든 남자는 자라나서 폭군 같은 가부장이 될 거라 공격한다. 터무니없을뿐더러 위험한 주장이다.”

–한국에서 남혐·여혐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먼저, 여자가 남자를 싫어하고, 남자가 여자를 싫어하는 것은 잘못이다. 다른 성에 대한 증오는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가부장적 사회구조는 문제다. 사법 시스템이 특정 성별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혐오를 정당화한다면 그건 실수다.”


−당신은 행복보다 책임이 중요하다며 부모가 돼 책임을 지라고 한다.

“행복은 찰나에 불과하다. 삶을 가장 든든하게 지탱해주는 의미는 책임을 받아들이는 데서 나온다. 이는 행복과 달리 스쳐 지나가지 않는다. 부모가 되는 것은 가장 심오한 책임을 지기로 하는 것이다. 결혼해서 애 안 낳고 뭘 대단한 일을 할 텐가(What the hell else you gonna do?)?”

−한국은 출생률(0.84명) 꼴찌 국가다. 여성들은 ‘경력 단절’에 대한 걱정이 크다.

서구 문화는 젊은 여성들에게 ‘성공적인 커리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틀렸다. 내가 봐온 절대다수의 여성은 30대가 되면서 학력이나 지성과 상관없이 아이에 대한 애착이 커졌다. 내 대학원생 여성 제자들 여럿도 그랬다. 진심으로 충격받았다. 아이를 낳자 커리어보다도 ‘내 아들’ ‘내 딸’이 가장 중요해졌다.”

−남성 육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남자는 신생아 육아를 위해 만들어져 있지 않다. 젖도 안 나온다. 또 여성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성에게 매력을 느낀다. 남자가 집에서 애만 보고 있으면 남편에게 느끼는 매력이 급락(nosedive)할 가능성이 크다.”

−당신은 보수인가.

“정치적으로 보수라고 할 수 있다. 사회과학 전공자로서 ‘(정부의) 바보 같은 개입이 이뤄지면 의도했던 결과가 아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을 익혔다. 합리적인 사회과학자라면 모두 아는 얘기다. 학문적으로는 굉장히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책에서 12가지 법칙을 제안한 피터슨은 신작에서도 12가지 법칙을 제안한다.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등이다. 그는 책임지는 삶을 살라는, 징징대지 말고 어른이 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는 항우울제 부작용으로 지난해 병원을 드나들었고, 자살 충동에도 시달렸다. 인터뷰 중 두어 번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이 책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죽음에서 구해줬다”고 했다. 1993년 미국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됐고, 1998년 고국인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 교수로 옮겼다. 현재는 휴직 중. 그는 “교편을 다시 잡을지는 고민하고 있다”며 “유튜브 등에서 대중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은 계속 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전 세계적으로 350만명이 넘는다.


왜 젊은 남성은 조던 피터슨에 열광하는가?

조회수 2.1만2018. 12. 12. 20: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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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성의 지적 영웅으로 떠오른 '조던 피터슨 현상'의 이면을 분석한다.
출처: Cage Skidmore, “Jordan Peterson”, CC BY SA
젊은 남성들의 지적 영웅으로 떠오른 캐나다의 임상 심리학자 조던 베어런트 피터슨(Jordan Bernt Peterson, 1962년생)

조던 피터슨 현상에 대한 설명에서 꼭 나오는 이야기가 “정체성 정치의 실패를 입증하는 증거”, “남성 중심 가부장제를 옹호하고 기독교 질서나 강조하는 역사적 반동”이라는 이분법이다. 그런데 많은 이분법이 그렇듯이 사실 이런 진단은 현상의 껍질만 슬쩍 보고나서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아주 단순하게 조던 피터슨에 투영한 바에 지나지 않는다.

먼저 한 쪽에서는 조던 피터슨은 ‘역사의 올바른 길’인 페미니즘, 정치적 올바름, 다문화주의를 비난하는 시대착오적 인물이며, 수많은 젊은 남성들이 이에 선동당하고 동조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증상이라고 주장한다. 

조던 피터슨이 페미니즘 성향의 앵커와 토론할 때 이들이 항상 물어보는 게 이거다. 왜 젊은 남성들에게 호소하느냐, 왜 너의 영상에 젊은 남성들이 그렇게 열광하느냐, 너에게는 그들을 선동해 정치적 분열을 확대하고 있다는 혐의가 있다. 이런 식이다.

반대편에서는 바로 그 페미니즘 및 기타 사상 때문에 사회가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하며, 피터슨을 시대의 지성인이자 양심으로 추켜세운다. 이들이 보기에 페미니즘과 정치적 올바름으로 젊은 남성은 억압당하고 있다. 따라서 피터슨은 언론, 학계의 거짓 선동꾼과 싸우는 시대의 양심이다.

또 다른 한편에선 피터슨의 보수성을 비판하면서도, 정체성 정치(인종, 성별, 성적 지향, 종교, 장애, 민족 등 정체성이나 사회적 집단에 기반한 정치)의 관점에서 피터슨이 “정체성 정치를 무력화시킬 크립토나이트를 대중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였던 좌파는 실은 쇠퇴하고 있”다고 말한다(케이틀린 플래내건, ‘좌파가 조던 피터슨을 두려워하는 이유’).

그러나 이 말들은 모두 부분적 진실만을 담고 있을 뿐이다.

피터슨이 이 정도 입지에 오른 이유는 단순히 페미니즘 하나 비판해서가 아니다. 물론 그가 유명해지고 인기를 얻은 상당한 이유가 페미니즘과 정체성 정치에 대한 그의 시원시원한 ‘말빨’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설로 자리잡은 캐시 뉴먼과의 인터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별처럼 많은 수많은 ‘논객’을 뛰어넘고 그가 언어와 종교의 장벽도 뛰어넘고 세계적 스타가 된 것을 설명할 수 없다. 마일로 이아노풀로스나 벤 샤피로가 얘기하는 영상들과 비교하면 잘 알 수 있다. 페미니즘을 비롯해서 현대 서구의 진보정치를 비판하는 건 이 사람들이 한 술 더 떴으면 더 떴고 피터슨보다 더 심한 독설을 마구 내뱉는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피터슨 같은 인기와 숭배를 얻어내지 못했다.

여기서 피터슨 본인의 대답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아까 페미니즘 성향의 앵커들이 한 질문들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의미에 굶주려있다. 그들은 방황하고 혼돈에 어쩔 줄 몰라한다. 그러다가 책임을 지라는 나의 말을 보고 ‘바로 이게 내가 원하던 거야!’라고 깨달은 거다. 그래서 그들이 나의 말에 빨려들어온 거지, 정치적인 메시지는 내가 하는 활동의 본질이 결코 아니다. 남성이 많은 이유? 글쎄 내가 유튜브를 많이 하는데 유튜브는 거의 남성이 하곤 한다.” (조던 피터슨)

나는 이 말이 앞의 다양한 ‘정치적 해석’들보다 훨씬 더 본질에 깊게 다가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성이 유튜브를 많이해서 남성들이 더 열광한다는 추측만 빼면 말이다.

역사 속에서 의미의 역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행복해지고자’가 가장 상식적인 대답일 것이다. 하지만 피터슨은 ‘의미’ 때문에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 또한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삶이 고통이라는 건 ‘축의 시대’ 수많은 선지자들이 설파하던 진리였다. 

피터슨 말마따나 행복은 깨지기 쉽고 오래 지속될 수 없고 목표로 삼기에 부적절하다. 행복과는 전혀 거리가 멀던 전쟁과 기근이 횡행하던 전근대에도 사람들로 하여금 전쟁터에 나가고 중노동을 하고 문명을 이끌게 만든 건 바로 의미였다. 지금 겪고 있는 이 고난도 무언가 더 큰 의미와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꺼이 가시밭길로 들어섰던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저명한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은 긍정적인 심리 상태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보았다. 

첫째는 쾌락, 이건 호르몬 자극으로 달성할 수 있다. 

둘째는 몰입, 이건 어떤 대상을 성취하고자 할 때 만들어지는 고도의 집중상태다. 

마지막 셋째가 의미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기 존재가 무언가 더 광활한 의미의 사슬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삶과 행동은 단순히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인식한다. 죽음마저 불사하며 어떤 가치에 사람들을 뛰어들게 만드는 것은 그리고 높은 확률로 ‘의미’다.

출처: 퍼블릭 도메인
“요즘 젊은이들은 의미에 굶주려있다. 그들은 방황하고 혼돈에 어쩔 줄 몰라한다.” (조던 피터슨)

바로 이게 문제다. 사실 이 우주는 엄밀히 따졌을 때 의미라는 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괜히 도덕경에 ‘천지불인’이라는 말이 있었겠는가. 지구는 사실 우주 위의 먼지 조각에 불과하고, 생명의 진화와 문명의 발전 모두 어떤 면에서는 우연의 산물이다. 

적어도 물리적 실체가 세상의 근본이라는 근대적 세계관을 받아들인다면, 이 우주가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주 논리적인 귀결이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해서’ 존재하지 별 다른 의도나 섭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적어도 근대 과학은 그런 섭리 위에서 세워지지 않았다. 따라서 인간도 자연계의 일부라면, 인간 세상도 사실 본질적으로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간은 의미가 존재하지 않는 우주에서 의미를 느끼는가?

그건 의미를 느끼는 게 생존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껏 높아진 지능과 더 커진 사회집단은 인간에게 막대한 인지적 부담을 안겨주었고, 더 복잡하고 섬세한 의사결정을 요구했다. 한 번 제대로 키우는 데 엄청난 자원이 들게 된 인간의 신생아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언어 능력으로 훨씬 정교해진 공동체 내에서의 정치적 투쟁은 어떻게 관리해야하는가? 집단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구성원들을 어떻게 동원할 것인가? 이 같은 질문에 더 적절한 답을 내려온 사람들이 우리의 조상을 이루었다. 아마 의미의 근원을 이루는 수많은 정서가 이 과정에서 다듬어졌을 것이다.

한 번 인간이 인지적으로 제대로 자리잡고 난 뒤에는 한동안 큰 문제가 없었다. 무한하고 복잡한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기에는 여전히 인간 인식에는 부족한 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후세계를 바라보았고, 영혼과 정령, 부족의 근원에 대해 얘기했다. 그 시기 인간의 삶이 토머스 홉스의 말처럼 “고독하고, 가난하고, 잔인하고, 불결하고,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살아가게 한 것은 이런 의미와 신화, 그리고 사회적 관계망이었다.

출처: 퍼블릭 도메인
의미와 신화, 그리고 사회적 관계망은 인간의 ‘생존’에 기여했을 것이다.

농경이 시작되고 국가가 세워지고, 이전보다 더욱 복잡한 도전이 제기되자 의미 체계는 한 차례 더 혁신을 이뤄냈다. 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의미를 찾고 보편적인 세상의 질서를 찾아내고자 한 ‘축의 사상’들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여기까지도 큰 문제는 없었다. 고등종교 속에서 사람들은 더 큰 의미를 느끼고 더 큰 규모로 협력해나갔다.

아무리 당장의 농사일이 고되도, 이 모든 것은 하나님, 알라, 혹은 천지신명의 뜻에 따라 이전부터 해오던 것이었고 앞으로도 할 일이었다. 삶이 정 고될 때는 지역 사회와 확대가족, 종교 공동체 등의 사회적 네트워크에 의지했다. 그 속에서 인간은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다 같이 종교의식에 참여하며 자신의 삶은 어쨌든 의미 있는 것이라고 납득했다.

의미의 종말

문제는 그 후에 나타났다. 계몽주의, 과학혁명, 산업혁명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신의 섭리에 더 잘 다가가고자 시작했던 프로그램들은 점차 세계에서 마법을 해체해갔다. 

사실 알고보니 이 우주에는 딱히 의미라고 할 게 없었다. 모든 것은 뇌 안에서 벌어지는 뉴런의 전기화학적 상호작용이었고, 다윈주의에 따른 적자생존의 결과였다. 종교는 그저 인간이 자신을 기만하고자 만든 것이었다.

물론 이것이 당장 사회를 뒤집었다는 것은 아니다. 근대화를 가장 먼저 시작한 서구 국가들에서도 전통적인 사회체제가 최종적으로 붕괴하는 것은 몇 백년이 걸린 일이었다. 많은 경우 ‘마법을 해체’하는 새로운 지식에 관한 고민은 지식인, 그 중에서도 최신 유행에 가장 민감한 최전선의 지식인의 고민이었다.

여전히 대다수 사람들은 여전히 교회에 꼬박꼬박 나갔다. 설령 교회가 세력을 잃었다고 해도 무언가 의미를 제공해줄 사회관계망은 차고 넘쳤다. 안정적인 가족, 대규모 노동조합, 다양한 지역사회 클럽들 등등. 내가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해 하나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삶의 의미는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20세기 후반부터 동시다발적으로 가속화된 경향들은 이 마지막 보루들을 차츰차츰 분쇄해나갔다. 바로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의미가 사라지는 시대가 시작된 듯 싶다. 피임약이 개발되고 가전제품이 광범위하게 보급되면서 여성들이 일터로 쏟아져들어왔다. 이는 전통적인 성역할 규범을 무너뜨리면서 가정의 해체에 큰 역할을 했다.

한편 그 뒤에 들어온 컴퓨터와 인터넷은 기업의 조직방식을 아예 바꿨다. 유연근무, 적시생산, 세계화 등의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논의되면서 기업 경영에 대대적인 혁신을 몰고왔다. 이 모든 변화는 대공장에 기반한 대규모 노동자 집단이 지역사회와 노동조합 커뮤니티 등에 갖고 있던 소속감과 애착을 해체시켰다.

1980년대 서구 선진 사회에서 태어난 젊은이들이 마주해야 했던 상황이 바로 이랬다. 종교는 한참 전에 영향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20대 초반에 직장에 들어가서 직장을 통해 거의 평생동안 가는 광범위한 사회적 연결망을 형성하기도 어려워졌다. 

결혼은 점점 더 줄었고, 설령 하더라도 오래 유지될 수 없었다. 과거처럼 무심하게 돈만 가져다주면 대충 유지되던 가정생활에 경제적 독립을 이룬 여성이 메달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겠는가?

‘왜 이렇게 힘든 일을 하시나요?’

이렇게 물었을 때는 예전에는 가족을 위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직장 동료들과의 유대관계 때문에, 하다못해 성경에서 근면하게 살라고 했으니까라고 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도 불안하고, 미래도 불안하며, 직장도 불안한 세대에서 인생의 의미가 어디에 있냐고 묻는다면 속 시원하게 답할 수 있을까?


젊은 사람들이 피터슨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인간은 의미를 상실할 경우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한다. 전통 종교, 가족, 일터가 급속도로 해체되는 가운데 많은 젊은이들이 망망대해 속에 내던져진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웹툰 ‘복학왕’의 우기명을 보면 아주 잘 이해될 것이다).

피터슨은 여기서 이렇게 말한다.

“일단 뭔가 니가 책임지고 끌고 갈 것을 찾아라.”
“너의 등에 짐을 져라. 그러면 거기서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12가지 인생의 규칙은 충만한 의미를 찾는 여정을 위한 피터슨의 가이드인 셈이다. 괜히 그가 부제를 ‘혼돈의 해독제’라고 지은 게 아닌 것이다.

왜 남성들이었나?

1970년대 이래로 몰아친 흐름은 명백히 여성의 상대적 지위를 상승시키고 남성의 상대적 지위를 하락시켰다. 절대적으로 여성이 남성의 우위에 섰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여성은 이전에 갖지 못했던 경제적 주도권을 처음으로 갖게 되었고, 문화 컨텐츠 영역에서 막강한 소비자 집단으로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고, 다양한 정치 사회 운동을 이끌고 있다. 전반적으로 상승 국면인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 선진 사회에서 근력을 쓰는 제조업은 점점 쇠퇴할 것이고,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은 계속 팽창할 것인데, 이 또한 여성의 상대적 지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추세다.

남성은 반면 대대적인 하락을 겪었다. 다시 말하지만 절대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열위에 서게 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기존에 누리던 지위를 상당 부분 위협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일터는 남성 고용을 상당부분 책임지던 제조업이 위협 받으면서 흔들렸다. 가정 영역에서 새로운 역할과 지위를 찾아야 했지만 이건 남성도 여성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지지부진했다.

상대적으로 종교에 더 오래 남아있는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은 종교에도 큰 관심이 없었다. 즉 의미 상실의 폭풍에 있어서 여성보다는 남성이 훨씬 더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있었다. 이것이 내가 “남자들이 유튜브를 많이 하고 나도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니 남성 팬들이 많은 것이다”라는 피터슨 본인의 진술이 별로 타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출처: 퍼블릭 도메인
여성은 상승하고, 남성은 하강한다.

아직 무너지지 않고 남은 것

피임기구와 가전제품의 보급, 컴퓨터와 인터넷의 확산으로 가정, 기업, 노동은 유연화되고 해체되어 정보의 흐름으로 재편된다. 공동체 정체성을 제공해주던 장소의 공간은 사라지고 정보, 자본, 기술, 사람이 흘러갔다 나가는 유동적인 공간으로 대체된다.

기존에 사람들에게 의미를 제공해주던 가정, 노동조합, 전통종교, 거대정당은 정보화의 파도에 심각한 재편을 겪게될 것이다. 중앙 데스크가 국민에게 통일된 정보를 제공해주던 언론은 파편화되어 모두가 제각각의 정보들만 받아보는 극도로 개인화된 언론으로 바뀔 것이다. 이것이 20년 전에 에스파냐 출신 사회학자 마누엘 카스텔이 그의 ‘정보시대 3부작’ 중 1부인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에서 전망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농경시대와 산업시대까지 인간이 발 딛고 살던 모든 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인간은 앞으로 무엇에 의지하게 될 것인가? 그 다음이 2부의 내용으로, 그 제목은 ‘정체성의 힘’이다. 결국, 사람들은 젠더와 민족 등 다양한 정체성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으려고 몰려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공론장의 기능이 상실되어 가는 국민국가를 향해 숱한 정체성 그룹들이 뭉쳐서 자신들만의 언론 네트워크를 통해 소리 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정체성 정치’와 그것을 비판하는 조던 피터슨은 모두 하나의 거대한 사회변동의 산물인 것이다.

출처: 퍼블릭 도메인

피터슨은 임상심리학자로서 수많은 상담을 진행하면서 결국 사람을 구원하는 것은 그 자기 자신의 의지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진리가 담겨있다. 구렁텅이에 만족하는 사람을 타인이 아무리 끌어올리려고 해도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한계가 있다.

하지만 거시적 사회적 변화가 가져올 파급효과는 개인의 의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과학의 시대에 전통 종교를 되살릴 수 있는가? 여성이 남성보다 더 학력이 높아질 시대에 가정의 모습은 어떻게 될까? 

세계화와 기술혁명이 일자리를 끝없이 바꿔나갈 때,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온라인 중계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립형 일자리를 형성하는 경제 생태계.)가 사회의 보편적 모습이 될 때 의미를 둘만한 직장을 가질 사람은 얼마나 많이 남을까? 모든 사람이 피터슨처럼 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개인 수양론 차원에서 피터슨의 주장을 거의 다 받아들인다. 요즘 그래서 불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 전통의 지혜들에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바라보자면, 피터슨이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들어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그 점에서 나는 기술발전이 인간의 자율성을 집어삼키고 말 것이라는 유나바머의 전망에 훨씬 더 공감이 간다.


출처: (CC BY SA)
사회 전체의 차원에서 보면, 조던 피터슨이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들어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 피터슨을 극우 선동가라고 묘사하거나 그저 정체성 정치의 파행으로 인해 반사적 인기를 얻게 된 것이라고 간주하는 사람들은 더 깊은 차원에서 생각해보는 것을 권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페미니즘이나 정체성 정치지만, 더 심오한 물질문명의 가차없는 전진이 그 페미니즘을 포함해 피터슨 현상의 근본적 원인이다.

피터슨이 한 말 중에 이런 게 있다.

“9.11 테러가 터진 뒤 사람들은 ‘무엇이 무너졌지?’라고 물었지만 그보다는 ‘아직 안 무너지고 남은 것은 무엇이지?’라고 물어야 했다.” (조던 피터슨)

전례없는 기술발전이 공동체를 파헤치고 의미의 근원을 해체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물어야하는 질문이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그 점에서 피터슨이 진영을 막론하고 단순히 안티페미니즘의 전사로만 소비되는 것은 안타깝다.

출처: 9.11 테러로 무너진 WTC의 잔해 (퍼블릭 도메인)
"무너진 것이 아니라 아직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해야 한다." (조던 피터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