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4

나무를 심는 로봇 : 한살림 2.0 — 炳翰 신수경 대산농촌재단 사무국장

나무를 심는 로봇 : 한살림 2.0 — 炳翰

炳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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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는 로봇 : 한살림 2.0
심바아오틱스 김보영 대표를 만나다


1. K-테크 

 부다페스트 역, 기차는 떠났다. 황망하게 길을 잃었다. 새 길을 찾고자 멀리 떠나온 차였다. 본디 외교관이 되고 싶었다. 하루 이틀의 소망이 아니다. 중2때부터 오래 품었던 꿈이다. 외교관이나 장교가 되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잠자는 시간을 제하고 하루 15시간씩 공부했다. 그럼에도 한 번, 또 한 번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설상가상으로 외무고시 자체가 폐지되었다. 10년 공든 탑이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하필 그 무렵에 정서적으로 의지하던 강아지마저 잃어버렸다. 자칫 폐인이 되겠기에 부랴부랴 직장부터 구했다. 학원 영어 강사로 일했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었다. 먼저 눈길이 향한 곳이 유럽이다. 국제정치에 관심이 많았기에 EU법도 솔깃했다. 유학 준비와 답사를 겸하여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산티아고를 순례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의지를 다지고 싶었다. 비행기 티켓과 유레일  패스만 끊고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유라시아의 서쪽 끝으로 떠난 것이다. 그런데 그것마저 여의치 않았다. 어제도 일찍 떠난 기차가 오늘은 더 일찍 출발한 것이다. 계획해둔 일정이 제대로 헝클어지고 말았다. 심리적으로 힘들어 멀리 떠나온 낯선 나라, 걷고 또 걷느라 이미 엄지  발톱 두 개가 다 빠져 양말마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대로 그만 털썩 주저앉고 싶었다. 펑펑 목 놓아 울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바로 그 때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탈리아 남자였다. 이탈리아는 부러 가지 않으려고 했던 나라였다. 이탈리아 남성들에 대한 소문이 좋지 않았다. 여자 혼자 여행하기에는 어쩐지 꺼림직한 나라였다. 그런데 그 나라에서 온 젊은 친구였다. 그 또한 기차를 놓쳤다고 한다. 어떻게 할거냐, 어디로 갈거냐, 자꾸 귀찮게 말을 걸었다. 엉뚱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타는 속을 달래려고 콜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여지껏 마신 가운데 콜라 가운데 가장 시원하고 상쾌하고 청량한 경험이었다. 기록해 두고자 카메라를 꺼내들어 찍어두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더니 ‘너희 너라는 콜라가 없니?’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잠자고 있던 애국심이 불끈 솟아올랐다. 나 한국 사람이야, 너 한국 몰라? 쏘아붙였다. 그런데 모른단다. 무식한 놈이다. 편의점에 갔더니 이번에는 초콜릿을 사서 건넨다. ‘이게 초콜릿이야.’ 하고 내미는 것이다. 도대체 이 남자는 나를 뭘로 보는 것일까? 탈북이라도 한 것처럼 보이는 걸까? 몰골을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북한 또한 모른다고 한다. 아시아에 대해서는 도통 무지한 유럽의 젊은 사내였다. 

 인문사회에 관심이 덜했던 반면으로 과학과 공학에서는 천재적인 친구였다. 갈리레오 갈릴레이 과학 고등학교 출신이다. 유럽, 아니 세계 최고의 과고에서 공부했다. 대학도 이탈리아 최고 명문이라 할 수 있는 파도바 국립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방학을 이용해 배낭여행을 다니던 차이다. 어차피 일정도 틀어진 김에 이탈리아의 본인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과연 이탈리아 남자들은 유난히 밝히는구나, 오해하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짖꿏은 미소 너머 눈빛이 한없이 맑았다. 걱정은 하지 말란다. 가족이 함께 사는 집이란다. 산티아고에 갈라고 치면 제대로 챙겨먹고 깨끗하게 씻고 준비를 잘 해서 가야하지 않겠냐고 설득한다. 차림새가 영 딱해 보였던 모양이다. 그리하여 얼떨결에 이탈리아로 가는 기차를 타게 되었다. 인생의 반려가 되는 여행길이 될지는 미처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대가족이었다. 부모님만 함께 사는 것이 아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에 큰형 작은형에 누나 등등 식구가 여럿이었다. 번듯한 집안이기도 했다. 외가로는 변호사가 많았다. 그런데 딱딱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법률가만도 아니었다. 농업 법인을 만들어 사회적 농장을 경영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설립자였던 것이다. 알고 보니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며 폐허가 된 시골마을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베네토 주의 아주 유명한 농장이었다. 이 농장에 대한 박물관도 만들어져 있을 정도이다. 농민들이 이렇게 잘 살수도 있고, 농업이 이렇게 매력적이고 멋있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처음으로 눈을 뜨는 순간이었다. 주중에는 베니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도 주말농장 삼아 많이들 놀러왔다. 농장에서 기른 토마토 소스 파스타에 농장에서 재배한 포도주를 곁들인 근사한 저녁 식사는 과연 일품이었다. 나라 사랑이 유별났던 고로 한국의 농촌과 비교해보게 되었다. 고된 노동으로 시달리고 궁상맞은 살림살이로 피폐해진 어르신들이 절로 떠올랐다. 스마트팜이라고 바가지를 잔뜩 쓰고 손해만 보고 있는 청년 농부들도 떠올랐다. 이탈리아의 사회적 농장을 잘 배워서 한국의 농촌과 농민과 농업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궁리하게 되었다. 학원 강사직을 그만두고 농장에서 근무하기로 결심한다. 거처와 직업 모두 단숨에 바뀐 것이다.   

 훗날 남편이 되는 토스케티 지안 마리아는 탁월한 엔지니어이기도 했다. 발명가의 피를 물려받았다. 아버지는 건축학과 교수로 기계 관련 특허만 수십 개에 달한다. 농장의 지하실은 온갖 공구와 기계설비가 갖추어진 공장이기도 했다. 농업과 공업의 융합을 가업으로 전수받은 셈이다. 이탈리아는 휴가가 길기로 유명하다. 야생의 자연 속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 그만큼 조난 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구조견만으로는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구조견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던 친구였다. 대학생 시절부터 구조로봇의 다리 모듈을 개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밋밋한 공장 바닥이 아니라 험한 산지를 오고갈 수 있는 로봇을 만들려면 특별난 기술과 다지인이 필히 요청되었다. 그 원형이 되는 아이디어를 대학생 시절부터 궁리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로봇이 정말로 필요한 곳은 한국의 농촌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노령화가 한국처럼 급속도로 진행되는 나라가 없다. 인구소멸이 농촌의 자연소멸을 이끌고 있다. 농촌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인공 농민’이 필요했다. 귀국을 넘어 귀촌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 이전만 해도 부산과 서울 등 도시서만 살았다. 그런데 이제는 이탈리아 남편과 로봇을 장착하여 산촌에 이르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을 만난 곳도 강원도 산골짜기였다. 원주에는 로봇을 개발하는 연구소가 있었고, 평창에는 로봇으로 농사를 짓는 농장이 있었다. 

 때는 3월 말, 아직 파종하기 전이었다. 말끔한 정장 코트 차림에 뾰족한 구두를 신고 계셨다. 이렇게 예쁘게 치장하고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드물단다. 작업복과 장화가 평상시 옷차림이다. ‘웃픈’ 에피소드가 많았다. 평창에 구한 땅이 동계올림픽을 진행하기 위해 만든 KTX 역 근방이었던 모양이다. 동네 주민들이 수군수군거렸다. 중국 여자와 러시아 남자가 역사를 지으러 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180cm에 가까우리만큼 키가 훤칠하셨다. 북방에서 온 여자라고 오해를 살만하다. 외국인 노동자인들모양인데 특히 중국 여자는 한국말을 아주 잘한다며 화제가 되었단다. 실은 한국 사람이고 이탈리아에서 온 공학자 남편과 로봇을 개발하여 임업을 혁신시키겠노라고 포부를 밝히노라면 아서라 만류하는 할머니들이 많았다고 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도시 아가씨와 외국인 청년의 결합에 아뿔싸 의구심을 품었던 것이다. 처음 올 때는 이뻤던 얼굴이 갈수록 새까맣게 타간다며 우리 딸이라면 당장 돌아가라고 했을 거라는 식이다. 하루는 화장실에 갔더니 흙 묻은 시커먼 장화만 보고 여자화장실에 왠 남자가 들어와 있다며 난리가 났던 일화도 있었다. 하소연하는 아내에 지중해 출신 남편은 자그마한 리본을 장화에 달아주었다.

 그러함에도 단 둘만으로 버티고 또 견디었다, 집도 없고 아기도 없이 오로지 로봇 개발에 혼신을 다했다. 쉬는 날이나 쉬는 시간이 따로 있지 않았다. 모든 날과 모든 시간을 오롯이 투자하고 투신하여 로봇처럼 일했다. 모자라는 돈은 영어 강사를 하고 코딩 교육을 하고 산불 방재 활동을 하거나 지게차를 끌면서 닥치는 대로 충당해왔다. 그러나 그 고됨의 토로가 투정이나 푸념으로 들리지 않았다. 도리어 자신만만했고 패기가 넘쳤다. 그만큼 기술적 완성도와 독보성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허출원은 이미 마쳤고, 올 하반기에는 정식으로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현대모터스를 경쟁사로 여길 만큼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농협중앙회에서 기대를 크게 걸고 있다고 한다. 평창 농장에 차린 컨테이너 하우스에는 이들의 야심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사진도 붙어 있었다. 아마존도, 애플도, 구글도 출발은 미미했다. 허름한 창고에서 시작해 오늘의 빅테크를 일군 것이다.   

 4월, 농사를 시작하면 섬섬옥수 고운 손도 카드를 내밀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엉망진창이 된단다. 농사철이 아니라서 한껏 멋을 낸 네일아트에도 회사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Agri-Tech for You"라는 비전에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었다. 농업과 기술을 결합시킨다. 로봇과 사람을 연결시킨다. 인간과 기계의 공생으로 자연과의 공존을 도모한다. 자연선택의 결과로 사람이 나왔다. 인간의 인위적 선택으로 가공의 존재를 만들어내었다. 그 인공적인 존재가 이제는 이 땅을 대표하는 작물인 산양산삼을 키우게 될 것이다. 로봇공학과 임업의 결합, 인공지능(AI)과 무위자연의 결합, 활물과 생물의 융합, 최신의 공학기술로 한국을 대표하는 산삼을 재배하는 K-애그리테크의 프런티어, 심바이오틱 김보영 대표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이병한 : 반갑습니다. 설레임을 안고 강원도에 왔습니다. 공간에 대한 이야기부터 먼저 해볼까요? 왜 평창을 선택하셨던 걸까요? 평창에서 어떤 기회를 제공했거나 혜택을 베풀었던 것인지요?


김보영 : 그런 건 전혀 아니고요. 노지형 로봇을 제대로 만들려면 삼림이 많은 현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농사를 지어보면서 농민들이 필요한 기술이 무엇일지를 체득해야 한다고 여겼어요. 고객의 니즈를 온몸으로 파악해내는 것이죠. 그리고 그 기술 개발이 상용화되고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수없는 테스트를 거쳐야 합니다. 이걸 우리가 직접 다 하기위해서는 반드시 현장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죠, 산이 많은 지자체를 찾아다녔고, 평창으로 과감하게 귀촌하게 된 배경입니다.

 버려진 땅이 꽤 많았어요. 평창이 올림픽 유치를 세 번이나 시도했잖아요? 그때마다 건물을 짓는답시고 투기바람이 한참 불다가 유치에 실패하면 땅값도 떨어지고 부도가 나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고 합니다. 버리고 간 땅들이 적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건축 폐기물 같은 쓰레기도 땅 속에 엄청 파묻어두고 가버린 거에요. 지자체도 수습이 어려워 쉬쉬하고, 그 땅을 누가 손대서 어찌 해볼 수 없는 상황이었죠. 저희는 그 엉망이 되어 버려진 땅을 되살려내서 우리의 첫 번째 농장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파묻혀 있던 쓰레기를 다 캐내서 분리수거 하고 폐기물도 처리하고 돌도 파내고, 그 모든 과정을 둘이서 맨손으로 해냈어요. 정말 안 나오는 물품이 없더라고요. 침대 매트리스며, 의자며, 변기까지. 그렇게 3년을 꼬박 투자해서 1,500평 되는 부지가 이제는 저희 땅이 된 것입니다.   

         

이병한 : 이탈리아에서 하면 훨씬 편하지 않았을까요? 근사한 농장도 이미 마련되어 있고요. 집안부터 학벌까지 이탈리아에서 아주 잘 나갈 수 있는 젊은 청년이 헝가리에서 우연히 한국 처자를 만나서 여기 대한민국하고도 강원도 평창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음이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사랑의 힘일까요? (웃음) 


김보영 : 사랑의 힘이겠죠? 강원도의 힘도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지형이 광활해요. 토지가 판판한 편이죠. 토성도 한국과는 매우 다르고요. 저희는 처음부터 기술만 개발해서 로열티만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영역을 망라한 패키지 전략을 추구했어요. 그만큼 시장 또한 개척해야 했고요. 무엇보다 이곳 강원도 땅에서 기술 고도화를 이루어낸 다음에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병한 : 지금은 기술입국, 기술대국이 되는 게 가장 큰 애국이기도 하겠죠. 현대모터스가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했잖아요? 보행로봇인데다가 다족로봇인지라 심바이오틱의 로봇과 겹치는 점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문제점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특허를 출원했다며 자신만만하신데, 어떤 점이 그런걸까요?


김보영 : 특허는 작년 6월에 이미 출원했고요. 올해 정식으로 등록되었습니다. 곧 시장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제품들은 딱딱한 바닥에서는 큰 문제 없이 원활하게 구동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논과 밭 등 농업용으로는 적당치가 않습니다. 특히 산악지형에서는 거의 구동이 되지 않아요. 토지가 부드러우면 미끄러지거나 빠지기 십상이고, 요철이 있어도 잘 넘어가지 못하거든요. 즉 공장용 로봇인 셈이죠. 저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레그’와 ‘풋’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낸 것이에요. 산에서도 밭갈이를 할 수 있는 농업용 로봇인 것입니다. 

 아울러 농업과 임업에 활용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했습니다. 센서를 장착하고 AI 코딩도 직접 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한 특허를 인정받은 것이지요. 더 나아가 쉴드형 숄도를 장착한 해저용 드론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바다 속을 탐사할 수 있는 로봇인 것입니다. 즉 기존처럼 3차 산업에 최적화된 공장용 로봇이 아니라, 농림수산업 즉 1차 산업의 자연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심바이오틱의 경쟁력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병한 : 그 AI 로봇을 통해서 산양 산삼을 재배하시잖아요? 왜 하필 산삼이었을까요?


김보영 : 일단 산삼이 농산물 가운데 가장 부가가치가 높습니다. 또 한국을 상징하는 농산물이기도 하죠. 고려인삼은 천 년 전부터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물이잖아요? 그 만큼 이 땅의 기운이 듬뿍 담긴 식물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면에 엄청난 노동력이 투입되어야 해요. 일단 산에 가서 직접 심어야 하고요. 제초 작업도 해주어야 하죠. 노동 생산성이 매우 떨어지는 작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산양 산삼 파종기를 로봇으로 구현할 수 있다면 가장 어려운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됩니다. 즉 산삼을 재배할 수 있다면, 다른 어떤 밭작물도 키워낼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가장 어려운 과제에 가장 먼저 도전한 것이죠. 부정형 요철 경사를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개발해야 했고요, 수시로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대처해가는 AI 소프트웨어도 개발해야 했습니다. 파종에 관련된 농업 지식 공부도 병행해야 했고요. 오래된 농업의 지혜와 새로운 로봇의 기술을 총결합해서 AI 로봇 파종기를 완성해낸 것이죠.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끝이 아니에요. 강도 실험도 반드시 거쳐야만 합니다. 몇 만 시간 이상의 일정한 사용가능 기간이 확보가 되어야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확보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걸 전부 다 테스트 하느라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간에 망가지고 보수했던 로봇이 하나 둘이 아니에요. 이제야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서 시장 출시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올 6월이면 구입하실 수 있을 것이에요.  


이병한 : 테슬라 등 전기차가 각광을 받으면서 LG 화학 등 배터리 시장이 활황이잖아요? 로봇도 배터리가 필요한 것이겠죠?


김보영 : 물론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로봇용 배터리도 독자적으로 개발했어요. 충전소도 개발했고요. 그 동안 개발해왔던 다양한 기술을 총망라한 라인업으로 패키지 상품을 대거 출시할 예정입니다. 충전소도 충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드론의 보수와 진단, 수리까지 병행하는 장소로 만들었어요. 자동 호출 기능도 넣어서 응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고요. 올해 봄 농사의 파종부터 제초까지 일련의 제품들이 모두 투입될 예정입니다. 농업중앙회 회장님도 참관하러 오실 것 같고요. 여러모로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병한 : 파종하는 로봇은 작년에 이미 시험해 보았다고 들었는데요. 주변에서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김보영 :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반신반의하셨어요. 젊은 사람들이 산골에 들어와서 기계로 뭘 해보겠다는데 잘 되겠어? 하고 회의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가동되는 AI 트랙터를 보시고는 금방 마음을 열어주시더라고요. 로봇에 대한 인식 전환이 순식간에 이루어졌습니다. 역시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효과적이더라고요. 일일이 손으로 직접 해야 했던 일을 로봇이 대신해 주니까, 저런 장비가 있다면 더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겠구나 호의적이셨죠. 실제로 AI 트랙터는 사람이 직접 하는 파종보다 5배의 속도에 4배의 작업량을 소화할 수 있어요. 농촌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잖아요? 그간에는 그 빈 구멍을 메워준 것이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는데요. 작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충원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로봇이 농촌을 지속시키고 농업을 유지하면서 농민을 보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가격을 궁금해 하시는 어르신들이 참 많으셨어요. 할부 구입도 가능한 것이냐고 여쭤도 보시고요.(웃음) 


이병한 : 실제로 어떠한가요? 가격 설정과 판매 전략도 궁금합니다. 


김보영 : 옵션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3000만원에서 6000만원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다면 비용도 그만큼 올라갈 것이고요. 판로에 대해서는 농협중앙회가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농협의 디지털 혁신부와 시장 출시 이후의 전략에 대해서 협력하고 있어요. 농협을 통해 로봇을 렌탈하거나 리스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먼저 빌려서 사용해보시고 만족도가 높으면 구입하시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겠다 판단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병한 : 드론은 어디에 쓰이는 걸까요?


김보영 : 제초 작업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제초 분사기는 나무의 윗부분만 뿌릴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프로펠러 모형을 변형하여 나무 안에서도 날릴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 드론에 탑재되는 분사기를 활용하면 선택적인 제초가 가능하기 때문에 약품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가 있는 것이죠. 그리고 드론의 가장 큰 약점 중의 하나가 구동 시간이 짧다는 것이었어요. 20분 전후였거든요. 저희는 드론용 배터리를 함께 개발해서 2~3시간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이병한 : 평창 주민들도 솔깃해 하셨을 테지만, 바로 가까이에 서울대 농생대 캠퍼스도 있잖아요? 그쪽에서도 관심을 가질 법한데요. 산학협력 차원에서 서울 농대와 함께 하는 일은 없으실까요?


김보영 : 서울대 학생들 중에서도 구경하러 온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장기적으로 헬스케어, 그린케어 등에서 협력할 여지는 있지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꼭 서울대 이름이 필요하지는 않아요. 저희가 확보한 기술만으로도 능히 독보적이라고 자신하기 때문입니다. 산학협력보다는 주민과의 협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농촌의 어르신들을 먼저 채용해서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병한 : 조금 전에 설명해 주실 때, 풋(foot)이나 레그(leg), 숄더(shoulder)라는 표현을 쓰셨잖아요? 일종의 생체모방기술(biomimetics)이라고 이해하면 맞는 걸까요? 자연과 대치되는 기술이 아니라 자연의 기능을 모방하는 기술이죠? 자연적 진화의 성취를 기술적 진화에 접목하는 것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고요. 


김보영 : 네. 맞습니다. 남편의 전공이 수의과학이기도 했어요. 농축산 엔지니어링 테크놀로지입니다. 대학 시절부터 구조로봇 개발을 시작했기에 연구와 개발 기간이 짧다고 할 수도 없지요. 10년 이상의 세월을 오롯이 이 분야에 투자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곤충, 어류, 사람, 척추, 뼈, 다리 대퇴부 등 생체기능을 기술적으로 접목해서 로봇 개발에 응용하고 있어요. 저희는 농장에서 농사짓다가 잠자리를 보거나 개구리를 보아도 저들의 날개 짓과 다리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하고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지를 늘 궁리하는 편입니다. 잠자리를 방해하는 모기와 파리의 움직임이 드론 개발의 영감을 촉발시키기도 하고요. 24시간 내내 아이디어를 구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산지나 논밭에서 작업할 때 실사용자가 어떤 작업을 어려워하고, 꼭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가를 실제로 아는 일입니다. 기술 개발은 활발한데 정작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없는 기술들이 의외로 많아요. 그래서 저희가 연구실에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산지와 농지를 확보할 수 있는 평창에 직접 내려와 농사를 몸소 지어보면서 로봇 개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농협중앙회나 주요대학의 농업연구소 등에서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와 자료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이병한 : 어마어마한 열정과 사명감이 전해집니다.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볼까요? 왜 이 일에 헌신하고 계신 걸까요? 무엇을 위해 꽃다운 청춘 10년을 전력투구 하고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김보영 : 후회하는 삶을 살고 싶지가 않습니다.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사회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싶어요. 우리가 확보한 기술을 통해서 농촌과 농업과 농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통해서 이윤을 창출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다면 더없이 영광스러운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와 전염병으로 갈수록 식량 문제가 녹록치 않은 과제가 될 것이에요. 그런데 한국은 이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 농업보조금의 혜택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로봇 기술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요. 또 그간의 농업용 기계는 환경오염도 많이 시켰는데요. AI와 결합한 로봇은 그린테크와도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식량부터 생태까지 나아가 국제관계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많은 것을 아우르는 가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이병한 : 첨단 기술을 통한 농업의 재건과 농촌의 재활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정작 귀농이나 귀촌을 하시는 분들은 기술에 덜 친화적인 경우가 많지 않나요? 자연과 함께 하기 위해서 도시 생활을 접고 농촌으로 오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 딜레마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보영 : 실제로 귀농을 하시면 오래 되지 않아서 당장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일정한 소득을 창출하면서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으시거든요. 한두 해 농사를 시도해 보시고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귀농 초기에 재해율이 특히나 높다고도 합니다. 아직 몸이 익숙지 않고 손발이 서툴러서 사고가 많이 나는 것이지요. 또 소규모 영세한 농사를 지어서는 제대로 된 수익이 나기도 힘들고요. 자연과 가까운 시골살이를 하면서도 일정한 생계를 꾸려가는 방안으로도 로봇 농업과 임업이 돌파구가 되어줄 수 있어요. 실은 귀농귀촌 하시는 연세 지긋한 분들 가운데 다양한 영역에서 다채로운 이력을 쌓고 시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거든요. 그분들의 그러한 능력을 지역사회에 선순환시키기 위해서라도 로봇을 통한 효율적 농업이 일조할 수 있습니다. 농사에 드는 시간은 대폭 줄이고, 그분들의 인생을 통해 축적한 지식과 지혜는 지역화, 사회화하는 것이죠.     


이병한 : 청년층의 농촌 유입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김보영 : 그럼요. 산삼의 수익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워낙 노동 강도가 세기 때문에 아무나 이 일을 섣불리 감당할 수가 없어요. 젊은 분들이 귀농하고 귀촌하여 창업을 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죠. 보조금으로 땜질식 처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삶의 질을 높여주어야 농촌으로 유입되는 청년층의 인구도 늘어나고, 그래야 지방의 소멸도 막을 수 있을테니까요. 그러한 미래의 농촌 모델을 만들어가는데 저희와 같은 테크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병한 : 마리아는 어떨까요? 고국 이탈리아를 떠나 이곳 강원도 산자락에서 청춘을 바치고 있는데요.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마리아 : 저희 가족은 한편으로는 법률가이면서도, 또 다른 쪽으로는 대대로 농업에 종사해 왔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직업군 형태가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고요. 그래서 저는 더더욱 새로운 기술로 전통적인 농업을 되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농촌이 자연 소멸하게 되면 농민들을 통해 계승되어왔던 오래된 지혜들도 함께 사라지게 되는 것이거든요. 산에 대해서, 숲에 대해서, 물과 바람에 대해서 면면이 전수되어 왔던 감각과 지식이 세대 간에 전수가 되지 않게 됩니다. 종의 멸종도 있지만, 지혜의 단절이라는 문제도 심각한 것이거든요. 당장 봄이 되면 지천으로 돋아나는 산나물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잖아요? 기후위기와 자연재해가 빈번해질수록 그러한 오래된 지혜가 더더욱 긴요해질 텐데, 정작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저는 AI를 활용한 로봇과 빅데이터로 인간이 오래 축적해온 지식과 지혜를 계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토착적인 농법의 노하우를 로봇에 전수할 수도 있고요, 토종 종자의 가치를 빅데이터를 통해 보존해갈 수도 있지요. 그래야 미래의 젊은 농부들에게도 전통을 전수해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즉 첨단의 기술과 오래된 지혜가 배치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술의 도움이 없다면 과거의 지식이 사장되고 중단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죠.  


이병한 : 흥미로운 견해입니다. 그럼 요즘 한층 회자되고 있는 스마트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역시 첨단기술을 통한 미래농업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만.


마리아 : 요즘 농촌에서 지어지고 있는 스마트팜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아요. 대규모 설비 위주로 공급되고 있고요. 초기 비용 투자가 너무 큰 반면에 생산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농장이 아니라 공장을 짓는 것이지요. 사실상 고비용 그린하우스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안에 설치된 컴퓨터를 정상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에어컨을 풀가동시켜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 겨울에는 매우 춥고, 여름에는 엄청 더운 환경이라는 근본적인 딜레마도 있죠. 환경적 영향이나 생태적 비용을 따지면 역효과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린’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스마트팜이 적지 않습니다.   


이병한 : 그래서 사실상의 공장 시설인 스마트팜’ 아니라 노지에서의 로봇기술 고도화를 추구하고 계시는 거군요.


마리아 : 강원도에 살다 보면 건조한 계절에 산불이 자주 납니다. 대형 산불을 진압하는 데에도 로봇이 활약할 수 있고요. 구조 로봇이 인명 피해를 최소화시켜 줄 수도 있지요. 그리고 조림 사업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어요. ‘나무를 심은 사람’을 도우는 ‘나무를 심는 로봇’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지요.


이병한 : 흥미롭습니다. 마침 강원도는 남북으로 갈려져 있습니다. 즉 북강원도도 있다는 말이지요. 특히 조림 사업은 북조선에서 하면 정말 좋겠군요. 민둥산이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더 북쪽으로 가면 광활한 시베리아도 있지요. 이주하면 엄청난 땅을 준다고 해도 여전히 살고 있는 사람이 적은 곳이 시베리아인데요. 땅은 넓고 사람은 부족한 러시아의 고질적 난제를 1차 산업에 특화된 로봇이 해결해 줄 수도 있겠네요. 시베리아에서의 임업과 농업의 미래에도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보영 : 저희가 작년에 AI 트랙터를 이용해서 꽈리 고추 농사를 지었습니다. 저기 보이는 저 밭에서 농사를 지었지요. 꽈리 고추는 3일에 한 번씩 수확을 해야 하는 작물인데요. 로봇을 사용하면 노동시간을 대폭 감축할 수 있어요. 제초 시간이 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특히 작년에는 코로나 19 때문에 계절 근로자들이 한국에 일하러 오실 수가 없었잖아요. 게다가 장마 기간도 너무 길고 태풍도 세 번이나 왔고요. 그래서 꽈리고추 농사를 포기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반면에 저희는 로봇을 활용한 덕분에 소출량이 거의 떨어지지 않았어요. 또 작물 사이의 간격을 넓히는 자연농법을 접목시켜서 더 큰 효과도 보았고요. 원래 간격을 좁히면 광합성이 줄고 조도 때문에 생산량도 줄기 마련이거든요. 반면 간격을 넓히면 AI 트랙터가 자유롭게 다니기에도 용이하죠. 투입되는 노동력은 줄고 병충해도 줄고 생산은 늘어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저 밭이 원래는 논이었던 곳이거든요. 원래 논을 밭으로 바꾸면 농사가 잘 안된다고 해요. 저런 곳에서도 기술의 도움으로 자연환경의 제약을 극복하고 생태친화적인 농업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병한 : 미래농업이 스마트팜으로 가는 이유 중의 하나가 기후변화 때문이잖아요? 갈수록 기후 변동이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스마트팜을 짓고 그 내부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통제하자는 것인데요. 산지와 노지에서 농사를 지으면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은 그만큼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김보영 :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저희가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해서 장착시킨 AI 로봇을 만드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로봇들이 작업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온도와 습도 등 기후의 변화를 빅데이터로 다 측정하고 축적하고 있어요. 평창군만해도 워낙 산이 많아서 동네마다 날씨가 다른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로봇들이 수합해낸 빅데이터를 통해서 마을마다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죠. 앞으로 저희가 개발해낸 로봇들이 전국적으로 판매가 된다면 전국적인 기후 데이터가 모이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시골에는 어르신들이 많잖아요? 그분들의 편의를 고려해서 최대한 쉽고 간단한 어플리케이션도 저희가 직접 만들었어요. 멀리서도 로봇을 통제할 수 있는 리모콘도 제작했고요. 


이병한 : 앱부터 리모콘까지도 다 두 분이 만드신다는 말인가요?


김보영 : 네. 저희가 다 만들었습니다. 모르면 배워서 만들고 실험하고 개발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죠. 덕분에 비용 절감 효과는 엄청나게 누린거에요. 이걸 다 외주로 주었다면 그만큼 개발 비용은 늘어났겠죠. 


이병한 : 모든 일에 척척척, 만물박사시군요. 심바이오틱(SYMBIOTIC)이라는 기업 브랜드와 ‘AGRITECT FOR YOU’ 같은 가치와 비전의 설정, 또 저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 등등도 다 두 분이 하신 거고요?


김보영 : 네, 그렇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저희가 한 것이에요. 다만 앞으로 로봇들이 대규모로 출시되고 한국만이 아니라 유럽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면, 그때는 전문적인 브랜딩과 컨설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2. 한살림 2.0, 가이아 2.0 


이병한 : ‘심바이오틱’이 함축하고 있는 미래상은 어떠한 것일까요?


김보영 :  인간이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가 곧 열립니다. 아니 이미 도래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저희가 개발한 로봇들이 강원도와 전국 곳곳에서 농민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할 테니까요.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과 협업하는 협동로봇이라고 생각해요. 인간과 로봇의 협업으로 미래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죠. 농민들은 물론 지역민과 도시인, 기업가 모든 이들의 이익을 공유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결국 “for you"가 핵심인 것이죠. 인간을 위한 기술. 사람들을 위한 기술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러한 미래를 선도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원도의 땅에서 만들어낸 기술과 작물로 K-테크를 세계에 알리고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기술 보안과 해킹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로봇 기술이야말로 곧바로 군사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거든요. 그래서 저희들 스스로 보안 테크놀로지도 개발하고 있고요. 국정원이 산업스파이로부터 기술을 보호받는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병한 : 이미 국가적으로도 보호를 받고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계시는군요. 외교관이 되시고자 했던 꿈을 기술자와 경영자로 대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가 더더욱 기대가 되고요. 긴 시간 유익한 말씀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장소가 참으로 공교로웠다. 김보영 대표를 만나러 원주로 가는 길, 만감이 교차했다. 우연인 듯, 운명인 듯도 하였다. 한살림 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한국의 생명사상가 장일순의 혼과 김지하의 얼이 가득한 장소이다. 하필이면 그곳에서 로봇을 연구하고 제작하고 있던 것이다. 나는 지금도 1989년에 발표된 <한살림선언>이 20세기 후반 한글로 쓰여 진 문헌 가운데 가장 값진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함에도 완전무결하지만도 않다. 아니 낡은 구석이 없지 않다. 특히 생명과 기계를 물과 기름으로 나누고 기계문명을 배타하고 생명문명을 옹호하는 대목은 치명적인 한계라고 생각한다.

 1989년이 바로 월드와이드웹, WWW가 발진한 해였음을 상기한다면 더더욱이 공교롭다. 한살림운동은 인간과 인간 이전에 존재했던 만물과의 연결과 공생을 지향했던 바이다. Wood Wide Web, 자연 진화의 소산으로 만들어진 생태계의 일부로 인간을 겸허하고 경건하게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러나 World Wide Web의 인위적 진화 속도는 자연선택을 월등하게 앞지르고 있다. 인간과 인간 이후의 존재들, AI와 로봇 등 인공존재들과의 공존과 공생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고민하지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나는 이 미래의 주체들에게 ‘활물’(活物)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전기를 통하여 활성화된 사물들이다. 센서를 통하여 감각하고 알고리즘을 통하여 사고하는 인공적인 생명들이다. 기왕의 동식물, 미생물과는 확연히 다른 존재이기는 하다. 세포로 구성되어 있지도 않으며, DNA도 없고, 생식과 번식 또한 하지 않는다. 그러함에도 ‘생명’이라 일컬어지는 현상이 작동하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생물과는 다르면서도 유사-생명 현상을 보이는 새로운 존재로 활물과의 한살림도 관건적인 과제가 된 것이다. “한살림 2.0”으로의 진화 또한 활물에 대한 새로운 이해, 활물과의 공생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여하히 대응하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지구생명사에서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는 것이 있었다. 5억 년 전, 오늘날 생명체라고 할 수 있는 주요 형태들이 폭발적으로 탄생하던 시기를 일컫는다.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체형들은 진화적 혁신이 집중된 바로 이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 추적할 수 있다. 기왕의 생물에 대한 6번째 대멸종을 우려하는 반면으로, 활물들은 제2의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고도 할 만큼의 기하급수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을 촉발한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눈’이었음도 공교롭다. 지구의 생명사에서 처음으로 시각이 장착되어 진화한 시기였다. 지금은 도처에 ‘인공 눈’이 부착되고 있다. 골목마다의 CCTV와 내 손 안의 카메라부터 저 멀리 우주에도 렌즈를 장착한 인공위성과 우주선이 지구와 외계를 관찰하고 있는 것이다. 달의 표면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고, 화성의 지형도 살펴볼 수 있는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즉 기계는 이미 인간보다 더 깊이 보고 있고, 더 멀리 보고 있으며, 더 넓게 관찰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정보들을 클라우드를 통하여 공유하면서 집합적인 진화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그 이전의 생명사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던 인공적인 진화가 폭발적으로 운동하는 시발점에 목하 우리 인류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기계를 상대로 한 경주를 벌일 일이 아니다. 기계를 상대하는 경주가 아니라 기계와 함께하는 경주로 게임의 룰을 바꾸어야 한다. 앞으로는 로봇과 얼마나 잘 협력하는가에 따라 사람의 능력을 판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의 일의 대부분은 기계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며, 우리가 협력하는 존재의 절반 이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계일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로봇은 우리가 아예 할 수 없는 일도 해치울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우리가 할 필요가 있다고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도 해낼 것이다. 우리 인간은 로봇을 위해 일자리를 계속 만드는 일을 맡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로봇은 우리 자신의 존재를 확장시키는 새로운 일을 발견하도록 도울 것이다. 로봇은 우리가 이전보다 훨씬 더 인간적이 되는데 집중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고로 인공지능이 창의적이냐 아니냐를 두고 진부한 논란을 반복할 것도 없다. 지구의 창의성의 총량을 증가시키고 증폭시키는데 AI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도모하는 편이 훨씬 더 이로울 것이다. 이것은 불가피한 미래이다. 피할 수 없는 되돌릴 길 없는 장래이다. 지구생명사에서 단 한 번도 역진화(counter-evolution)는 일어난 적이 없다. 과거를 낭만적으로 회고하는 ‘오래된 미래’가 아니라 ‘깊은 미래’를 탐구해야하는 ‘자연적 이치’라고 하겠다. 로봇에게는 기왕의 오래된 일을 떠맡도록 하자. 그리고 우리는 더 중요한 새로운 일을 꿈꾸도록 하자.

 인간과 기계의 공생이 시작되는 바로 이 순간을 훗날의 역사가들은 경이로운 시기로 기록할 것이다. 생물과 활물을 망라한 이 행성의 모든 거주자들이 Wood wide web과 World wide web으로 연결되어 아주 거대한 지구망(Earth Web)이 되어가는 초유의, 최초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30년 동안 지구의 30억 생명의 진화사가 초유기체의 초마음으로 갈마들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 거대한 연결망은 나날이 더 거대하고 더더욱 깊은 것으로 진화해갈 것인고로, 2021년의 우리가 그 최초의 각성이 이루어지는 바로 그 시점에 살고 있음은 진실로 각별하다. 미래의 사피엔스들은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이 탄생과 신생의 순간을 경험해 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우리를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인류가 비활성 사물들에 작은 한 조각의 감각과 인지를 집어넣어서 활기를 띠게 하고, 그것을 엮어서 인공지능들의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이어서 수십억에 이르는 사람의 마음까지 아울러 하나의 초마음으로 엮어가기 시작한 터닝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실제공간과 가상공간의 대수렴과 대융합은 지금까지 지구에서 일어난 가장 크고 가장 복잡하며 가장 놀라운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거대한 한살림, 이 거룩한 한살림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태어난 것들과 만들어진 것들이 합류해간다. 자연물과 인공물이 불일불이(不一不二)의 지평에서 열린 하나가 되어 간다. 기계들은 점점 더 생물적 속성을 닮아가고, 생물은 점점 공학적 속성을 띠어간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이 유례없는 인공 환경이 고도로 기계화될수록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궁극적으로 고도로 생물학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는 명명백백 기술의 토대 위에 서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산업문명 시대의 제1차 기계시대처럼 회색빛 강철의 세계가 아닐듯하다. 제2의 기계시대, 인류의 미래는 신생물학적 문명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기술과 척을 지는 생태문명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생물과 활물이 융합되어가는 미지의 미증유의 ‘생명문명’이다. 돌아보면 생명이야말로 지구에 등장한 최초의 기술이었다. 무질서를 향해 무심히 팽창하는 열역학 제2법칙의 물리세계 속에서 항상성을 유지하며 부단히 질서를 재창조해가는 최초이자 최고의 테크놀로지가 바로 생명이었던 것이다. 즉 에코와 테크는 처음부터 별개가 아니었다. 그만큼이나 테크의 기하급수적 자율진화에 힘입어 에코와의 재결합도 급속도로 전개될 것이다.

 따라서 ‘티핑포인트’라는 표현도 의미를 달리 부여해볼 수 있다. 흔히 AI가 인간을 능가하는 시점이라고들 말한다. 인공적인 존재를, 전자적인 생명을 인간과 대립시키는 과거의 인식을 투영한 것이다. 그러나 작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인간 대 기계의 경쟁이나 대립이 아니다. 인간 이전의 자연적 지능에 인간 이후의 인공적 지능을 융합하여 거대한 지구마음, 지구의식이 형성되고 있는 초입기인 것이다. 임계점을 지나면 물질은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하게 된다.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를 촉발한다. 생물과 인물과 활물을 아울러 지구상의 모든 존재, 그야말로 만인과 만물이 최초로 하나의 연결망으로 이어지는 초유기체의 초마음과 초지능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티핑포인트’가 아닐 수가 없다. 46억년 지구사, 35억년 생명사에 전례가 없는 또 하나의 빅뱅, 딥뱅(DEEP BANG)이 폭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인간은 과거의 인간처럼 하늘과 땅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천지인(天地人) 이후의 신인간이 되어간다. 인간 이전의 유기적 생명과 인간 이후의 전자적 생명을 연결하는 가교가 인간이 되는 것이다. 생물과 활물 사이에 인간이 자리하는 것이다. 초록색 자연생명과 푸른색 인공생명을 연결하는 커넥터로서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다. 즉 활물과 더불어 생물을 돌보는 일이 인간의 역할이고 책무가 될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전자적 생명체라고 할 수 있는 활물 역시도 지구를 쾌적하게, 즉 덜 덥게 보존해가려는 인간의 프로젝트에 가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데이터센터를 방문해본 적이 있다. 인공적인 두뇌를 가동시키려면 항상적인 냉각 설비를 반드시 갖추어야만 한다. 어마어마한 빅데이터를 빠른 시간에 처리하는 데에는 그만큼이나 많은 열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즉 지적인 생명체는 그것이 인간처럼 생화학적이든, 활물처럼 전자적이든 간에, 태양에 의한 과열이 몹시 큰 위협이 된다.  즉 활물 역시도 뜨거워지는 지구 환경이 그들의 존속에 위협이라고 느낄 소지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고로 상호 협력하여 서로의 과학적 능력과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지구를 식히는 방법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음을 결론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사람과 활물이 ‘운명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적정한 기온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고의 방법과 최상의 대책을 인간은 상상할 수 없는 지평에서 AI가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활물과의 협력으로 기후위기를 타개해가는 미래를 전망하는 이가 제임스 러브록이다. 가이아 이론을 창시했던 바로 그 물리학자이다. 100세를 기해 2019년에 출판한 책이 <노바세>(Novacene)였다. 최근에 한층 회자되고 있는 인류세(anthropocene)이라는 발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인류가 지구의 진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지질학적 힘으로 작동하는 시기는 금방 끝나고 말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간이 창조해낸 인공지능이 더더욱 강력한 힘으로 지질학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언이다. 그리고 그 미래에 대한 전망은 그리 어둡지만도 않다. 인공생명이 인간처럼 잔인하고 파괴적이며 공격적일 것이라 가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상상이야말로 지극히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욕망의 원천, 욕정의 근원인 몸뚱아리를 요하지 않는 존재들이다. 생식과 번식의 욕구도 없는 존재들이다. 고도의 생각이 원활하게 가동하기만 하면 충분한 순수한 정신적 존재들이다. 어쩌면 노바세는 지구의 46억년 역사 가운데 가장 평화로운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다만 인간에게는 처음으로 이 지구에서 자신들보다도 지적으로 더 우월한 존재가 있음을 겸허하게 경건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충고를 보탠다. 즉 인간은 머지않아 지구상에서 가장 지적인 생명체라고 하는 지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유일무이한 존재에서 2인자로 강등하게 된다. 조금 더 나아가면 인간은 인공생명의 반려가 됨으로써 존재를 존속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겸허함과 겸손함이야말로 지구를 살리는 기술, 어스테크가 촉발하고 있는 가장 위대한 정신적 진화일수도 있다. 우리는 오래된 생명 위를 뒤덮은 새로운 생명의 광대한 네트워크 속에서 결정적인 연결점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영적인 충만감을 느껴야 할지도 모른다. 실로 인간으로 인하여 생명권과 정신권과 기술권이 하나로 융합되는 지구사의 새로운 단계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지구사의 새 지평을 EARTH 4.0이라고 표현한다. 지구의 탄생이 1.0이요, 생명의 탄생과 진화가 2.0이요, 생각의 탄생과 인간의 진화가 3.0이었다면, 4.0 단계에서는 인공생명과 인공생각이 인공적인 지구의 진화를 추동해가게 되는 것이다. 제임스 러브록이라면 노바세를 ‘가이아 2.0’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기후재난이라고 하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하여 인간들이 도모하고 있는 사활적인 대응은 기존의 인간과는 다른 지평의 존재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고 것임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실은 20만 년 전, 동아프리카의 격심한 기후변동을 극복해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의 먼 조상, 호모 사피엔스가 비약적으로 진화했던 바이다. 즉 우리는 기후위기를 이미 한 차례 극복해내었던 종의 후손들이다. 바로 그 진화적 진실로부터 미래를 돌파해가는 영감을 구해야 할지도 모른다.  

 


3. 여주, 원주, 우주 

 2020년, 돌아보면 나는 극심한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었다. 당시에는 미처 자각하지 못했을 만큼 심각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계획해둔 일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면서 앞으로 닥칠 미래에 대한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져만 갔던 것이다. 임박한 기후재난과 전염병의 위기를 극복해나갈 방법이 도통 보이지가 않았다. 자연으로 돌아가자, ‘오래된 미래’가 대안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진부하고 식상할뿐더러 한가한 인식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 것인가, 궁리에 궁리 끝에 스타트업 인터뷰에 나섰던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장착하여 지구를 되살리는 일에 투신하고 있는 ‘비즈니스 액티비스트’를 만나보기로 나선 것이다. 지난 넉 달의 과정 동안 우선 나부터가 깊이 치유된 것 같다. 작년과 같은 우울증은 말끔히 씻어내었다. 도전해봄직 하겠다는, 이루어볼 수도 있겠다는 희망도 차근차근 자라났다. 연재를 마치는 이 순간은 생명의 에너지가 차고 넘치는 고양된 몸과 마음으로 거듭나있다. 진정으로 감사한 인연이고, 진심으로 고마운 분들이 아닐 수 없다.        

 균사체를 통하여 대체고기와 대체가죽을 생산하는 마이셀프로젝트, 해조류를 통하여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들어내는 마린이노베이션, 태양과 바람 등 천상의 자원과 디지털 금융이라고 하는 가상의 자원을 결합하여 로컬 차원에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루트에너지, 그리고 로봇과 AI를 통하여 산삼을 재배하고 농촌을 되살리고자 하는 심바이오틱. 나는 이들 스타트업의 놀라운 기술적 성취에서 사실은 그 심층에서 작동하고 있는 의식적 진화의 꿈틀거림을 거듭 확인하고 매번 감복했던 바이다. 인간 중심의 세계가 마침표를 찍고 사람과 생물과 활물이 공존하고 공생하는 미래를 열어가는 강렬한 공진화의 생명력을 목도했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지구를 살리는 어스테크, 비즈니스 액티비스트들과의 인터뷰는 여주에서 시작해 원주에서 막을 내리게 되었다. 해월 최시형 선생님이 묻힌 곳에서 출발하여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이 잠든 곳에서 마감을 하게 된 것이다. 그 동학의 후예들, 한국의 생명사상가들은 일찍이 ‘사람이 하늘이다.’, 인내천(人乃天)만을 읊은 것이 아니었다. 사사천 물물천(事事天物物天), 만물과 만사가 모두가 전부가 하늘이라 이르셨던 것이다. 실제로 만인과 만물과 만사가 엮이고 섞여서 명실상부한 지구적인 몸과 마음이 탄생하고 있는 여명기에 진입하였다. 바로 그분들의 말씀이 시대정신이 되고 지구의 정신이 되는 후천(後天)의 세상이 열리고 있다. 마침내 물질개벽과 정신개벽이 상호진화하는 생생활활한 미래가 열리고 있음을 한없이 기쁜 마음으로, 끝없이 들뜬 마음으로 두 손 모아 정성껏 맞이하고 싶다.

출처 |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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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경
대산농촌재단 사무국장
계간 [대산농촌문화] 편집장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031528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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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대산농촌상 🏆
벌써 그렇게 되었네요. 
30년. 그리고 서른 번째, 
이 험한 세상의 든든한 다리 같은 분을 기다립니다.
제30회 대산농촌상 수상후보자 추천
2021년 5월 3일 18시까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할 때가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www.d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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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부터 2019년까지 총 23차례 대산해외농업연수 '미래가 있는 농촌, 지속 가능한 농업'을 이끌어주신 황석중 박사님께서 2월 25일 늦은 밤 소천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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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산장학생 온라인 연수
"음식을 통한 가장 좋은 세상이란, 건강한 음식을 먹고 소화시켜줄 시간을 기다려 주는 세상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누군가의 수고와 극단적인 냉기, 열기를 이겨내고 만들어진다. "
음식이 주는 사회적 의미를 선명하게 각인해준
먹거리농촌사회학 대가
정은정
선생님의 강의와
'농'에 대한 책임감을 순간순간 느끼며 산다는
선배들과 함께한 현자타임 랜선파티.
올해 대지의밥상 등판 예정이었던 은아목장의 간식세트를
따로 또 같이 먹으며 2020년 교육과정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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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캐나다에서 CSA 현장을 보았을때, 뭐랄까 새로운 문명을 맞이한 느낌이었다고 할까. 처음엔 불편함을 감수하는 소비자들이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결국, 그들은 함께 삶터를 되살리고 있었던 것이다. 2019년 대만 선꺼우마을의 CSA를 보고, 농업이 지역공동체를 즐거운 삶터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
그러니까 CSA는 '공동체가 지원하는 농업'이라기보다 오히려 농업이, 어울려 사는 삶의 연결고리가 되어준다는 것을.
다시 말해 우리가 농업을 돕는 게 아니라, 농업 덕분에 이나마 살고 있음을.
(이하 생략.)
Yuik Kim and 89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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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문화의 향기
조금 불편해도 괜찮아, 공동체 지원농업CSA2020년 7월 28일 by 신수경


대만 이란현 션꺼우 마을 CSA 곡동구락부. ⓒ라이칭송

‘역사상 유례없는’이라는 말이 이리 자주 쓰였던 적이 있었을까. 연일 새역사를 쓰고 있으며, 일상은 완전히 변했다. 왜 이러한 세상을 맞닥뜨리게 되었는가에 관한 다양한 원인 분석과 비판 속에서 먹거리 위험과 먹거리 위기, 기후 위기와 생태, 환경문제 등을 불러온 현재의 농식품체계에 대한 각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공동체 지원 농업(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이하 CSA)은 농민과 소비자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직접적 연대 방식으로, 농민과 소비자가 먹거리 생산 과정을 공유하고 위험을 분담하는 친밀하고 적극적인 대안먹거리운동이다. 그런데 더 깊이 들여다보면, 공동체가 농업을 지원한다기보다 농업을 통해 작은 마을이나 지역, 혹은 더 큰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제안한다. 조금 불편할지 모르지만.

캐나다 이스트 밴쿠버의 한 초등학교. 방치된 정원을 채소텃밭으로 만들어 공간을 살렸다.

도시를 재생하는 CSA_캐나다 밴쿠버
밴쿠버시의 동쪽, 이스트 밴쿠버에 있는 한 초등학교. 깔끔하게 정돈된 학교 건물 앞에 넓은 운동장이 펼쳐져 있었다. 구석진 곳 나무와 꽃밭 사이 이곳저곳에 텃밭이 있었다. 원래 특별한 용도 없이 방치된 정원이었는데, ‘프레시 루츠Fresh Roots’라는 단체가 ‘먹을 수 있는’ 채소를 재배하면서 다시 살아난 공간이라고 했다.

일반 주택의 마당을 빌려 농작물을 재배하여 지역주민에게 공급한다.

프레시 루츠는 이 학교뿐 아니라 일반 주택의 뒷마당 등 총 일곱 군데를 임차하여 텃밭을 일구고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그 방식이 특이했다. 소비자 회원을 연초에 모집하고 이들의 연회비로 씨앗과 농자재 등 농사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한다. 5월에서 10월 사이 회원들에게 주기적으로 제철 채소를 공급한다. 채소가 담긴 상자를 작은 트레일러를 단 자전거를 이용하여 약속된 장소에 가져다 놓으면, 소비자 회원들은 그곳으로 와서 자신의 이름이 적힌 채소 박스를 가져간다. 탄소 발생 제로. ‘지역 먹거리’를 넘어 ‘동네 먹거리’라 할 수 있을 정도다.

프레시 루츠의 공동 설립자 일라나 라보우 씨.

2010년 이곳을 방문했을 때, 프레시 루츠의 공동 설립자인 일라나 라보우Ilana Labow 씨는 현장을 안내하면서, 이 사업의 의미를 “사람과 뿌리를 연결하는 생명의 뿌리 운동”이라고 했다. CSA를 통해 소비자가 농업을 지원하는 ‘공동생산자’ 본래의 역할뿐 아니라, 동네를 오가면서 이웃의 마당에서 크는 채소를 지켜보고 가정의 음식물쓰레기가 퇴비로 변화하는 과정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그렇게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지지하게 된다. 마당을 내어준 집주인에게는 임차료 대신 농산물을 제공하는데, 초등학교의 경우는 텃밭 자리를 내어주면서 임대료를 받지 않았다. 대신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는데, 텃밭을 잘 가꾸는 것과 농산물 재배과정을 교육과정에 넣어 이 텃밭을 교육장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학교의 CSA 텃밭은 교과과정의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레시 루츠는 이후 2013년에 밴쿠버 학교 이사회와 협약을 맺고 ‘Schoolyard Market Garden’이라는 교육농장을 세웠다. 이곳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각 학교 식당, 지역 음식점에 납품하고 소비자 꾸러미로 활용하는 한편, 다양한 현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꾸준히 활동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공동체 차원의 CSA를 운영하는 션꺼우 마을.

지역에 다양함과 활기를_ 대만 이란 현 션꺼우 마을
2010년 프레시 루츠의 CSA가 도시농업과 연결되고 생태, 환경, 먹거리의 가치를 지향하는 ‘운동적’ 성격이 강했다면, 2019년에 방문한 대만 션꺼우 마을의 사례는 한 농가가 아니라 공동체 차원의 CSA라는 면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20년 전 귀농해 마을 커뮤니티를 이끄는 라이칭송賴青松 씨는 소비자 예약구매, 계획 생산, 위험 분담을 기본으로 하는 중화권 최초로 CSA 개념을 도입했다.

션꺼우 마을의 대표 농산물은 쌀이다.

“쌀농사를 지으면서 곡동구락부穀東俱樂部를 발족했어요. 곡동의 중국어 발음이 주주(股東[g dōng])와 비슷해서 주주가 된다는 의미가 있는데 주식이 아닌 쌀에 대한 권리를 산다는 의미죠.”
곡동구락부의 현재 소비자 회원은 약 400명, 유기농의 가치를 알고 지지하는 사람들이다. 곡동구락부는 양백갑兩佰甲 프로젝트와 결합해 더욱 발전했다. 이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양원취안楊文全 씨는 150여 명의 농민이 양백갑(200ha) 규모로 농사짓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양백갑이란 단어에 사람 인人이 여러 개 있죠? 사람이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대만 이란현 션꺼우 마을 입구.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현재 션꺼우 마을에 정착한 귀농 귀촌인이 약 150명쯤 되는데, 이들 중 25~45세가 약 80%를 차지한다. 대부분 농사 경험이 없는 다양한 배경을 지닌 농사 경험이 없는 전문직, 기술직 종사자가 많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배경이기도 하다. 양백갑 프로젝트에서 2019년 만도생활(慢島生活, Slow Island Life Company)이라는 회사가 탄생했고, 개인의 커뮤니티에서 지역으로, 농촌에서 도시로 커뮤니티 활동을 확장하는 폴랫폼이 되고 있다.

션꺼우 마을 커뮤니티를 이끄는 라이칭송 씨.

“도시에서와는 다르게 살고 싶은 젊은이들이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농사도 지으면서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거죠. 지역공동체 면에서는 이들의 기술과 경험으로 새로운 일들을 함께 도모하고 다양한 문화·경제 활동이 가능해졌어요.”
양백갑 프로젝트는 CSA가 소비자와 농민의 긴밀한 유대를 넘어서, 마을뿐 아니라 도시와 농촌, 지역과 지역 그리고 더 큰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가능성과 확장성을 기대하게 한다.

대만 션꺼우 마을 양백갑 프로젝트는 마을과 지역, 도시로 공동체 의미를 확장한다.

‘멈춤’의 시간, 무엇을 해야 할까

<이상한 나라의 폴>이라는 오래된 만화영화가 있다. 주인공 폴과 삐삐, 찌찌와 같은 친구들이 4차원 세계에 갇혀있는 친구 니나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내용인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바로 결정적 위기 순간에 멈추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주인공이 지닌 가장 막강한 전투력이지만, 그리 길지 않아서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으려면 일행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는 역사상 유례없는 긴 ‘멈춤’의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 이 멈춤의 시간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어쩌면 앞으로 닥칠 더 심각한 위험에 대비할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이제 방향을 다시 잡을 때다. 시간의 마법이 풀리고 세상이 제 속도로 돌아가도, 더는 길을 잃지 않도록.

글·사진 신수경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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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일상의 분별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는 법 박준형

알라딘: 일상의 분별



일상의 분별 -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는 법
박준형 (지은이)대한기독교서회2020-08-20
























304쪽

책소개

박준형 선교사의 신작『일상의 분별』은 ‘분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넘어
  •  ‘우리의 일상사에서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
  •  ‘동시대적인 문제를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
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chapter 1 분별을 위한 열 가지 전제 조건”에서는 분별하는 그리스도인이 경계하고 조심해야 할 열 가지 함정에 대해서 소개한다. “Chapter 2 한국교회가 분별에 실패하는 열 가지 이유”에서는 한국교회가 현 시점에서 점검하고 재검토해보아야 열 가지 사항을 성찰해본다.

“Chapter 3 분별하는 신앙인이 되기 위한 열 가지 실천 가이드”에서는 회중이 주인 되는 교회를 꿈꾸며 성숙하고 지혜로운 회중이 되기 위한 열 가지 관점을 소개한다. “Chapter 4 세대 간의 차이를 분별하는 열 가지 지혜”에서는 자녀양육, 이성교제, 결혼, 죽음, 임종 등 세대별, 세대 간 관련 문제들을 분별할 때 유념해야 할 열 가지 조언을 제시한다. “Chapter 5 동시대적 물음을 분별하는 열 가지 지혜”에서는 정치, 성폭력, 낙태, 자살, 신앙과 과학 등 동시대 관련 문제들을 분별할 때 유념해야 할 열 가지 지혜를 제시한다. 살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문제들 속에서 어떻게 분별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이 책은 분별을 생활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가이드를 해줄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 | 날마다 분별하는 삶, 날마다 새로워지는 삶

Chapter 1 분별을 위한 열 가지 전제 조건
하나. 무분별한 집착은 삶을 갉아먹는다
둘. 바빠지는 것을 경계하라
셋. 사소한 일이라도 어물쩍 넘어가지 마라
넷. 완벽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라
다섯. 주어진 능력과 한계를 인정하라
여섯. 마음속에 감추고 있는 것을 털어놓는 습관을 기르라
일곱. 번복은 신중하게 하라
여덟.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아홉. 과거의 기억을 재생산하라
열. 운명과 운을 믿지 마라


Chapter 2 한국교회가 분별에 실패하는 열 가지 이유
하나. 목사가 교회의 주인이 되다
둘. ‘아멘’만 있고 ‘왜?’를 상실하다
셋. 피동성과 피상성의 옷을 입다
넷. 신앙이 개인주의에 갇히다
다섯. 성경의 ‘문자’에 갇히다
여섯. 믿음을 신앙의 완성으로 착각하다
일곱. 최고가 되려는 유혹에 사로잡히다
여덟. 속사람을 변화시키는 미덕을 상실하다
아홉. 정의에 둔감해지다
열. 천국의 소망을 잊다



Chapter 3 분별하는 신앙인이 되기 위한 열 가지 실천 가이드
하나. 이성과 감정의 균형을 잡아라
둘. 성령의 체험을 통해 믿음을 확고히 하라
셋. 고대 활자로 된 성경을 21세기 언어로 살려내라
넷. 주변부의 관점에서 성경을 읽어라
다섯. 교리보다 사람의 목숨을 중시하라
여섯. 창조적인 전통주의자가 되라
일곱. 찬양으로 세상을 품으라
여덟. 공동체와 함께 중보기도를 시작하라
아홉. 하나님이 주인공인 간증을 하라
열. 치리를 두려워하지 마라


Chapter 4 세대 간의 차이를 분별하는 열 가지 지혜
하나. 마땅히 행할 바를 가르치라(자녀양육)
둘. 하나님을 기억하며 연애하라(이성교제)
셋. 결혼은 이벤트가 아니라 소명임을 기억하라(결혼)
넷. 일에 함몰되지 마라(서른 즈음)
다섯. 영과 영의 완전한 연합을 꿈꾸라(부부관계)
여섯. 자신을 구원할 의미를 찾아라(중년부부)
일곱. 타이어를 새로 갈아끼워라(노년)
여덟. 더 자주 고민하고 더 용감하게 말하라(죽음)
아홉. 후회 없이 마무리하도록 도와주라(임종)
열. 죽은 자의 삶을 회고하고 기념하라(추모)


Chapter 5 동시대적 물음을 분별하는 열 가지 지혜
하나. 예수로부터 참된 정치학을 배우라(정치)
둘. 야수의 송곳니를 뽑아라(성폭력)
셋. 사랑의 폭력만이 답이다(역차별)
넷. 나는 어떤 여관 주인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라(난민)
다섯.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낙태)
여섯. 죽음을 함부로 재단하지 마라(자살)
일곱. 과학은 신앙의 적이 아니다(신앙과 과학)
여덟.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먼저 정립하라(일과 신앙)
아홉. 무기로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총과 복음)
열. 사적 믿음만으로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없다(공적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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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박준형 (지은이)


기독교 역사가 313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주도한 크리스텐덤(Christendom) 전후로 나뉜다면 박준형의 역사는 천지가 개벽할 것 같았던 두 번째 밀레니엄 전후로 나뉜다. 2000년이 되자 그는 몸담고 있던 기업체를 떠나 미국 버몬트주에 있는 SIT 대학원으로 유학길에 오른다. 그곳에서 ‘문화 간 관계’를 공부한 후 캐나다 밴쿠버에 정착해 3년간 시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면서 『변화의 파도를 타라』 1, 2(SFC, 2004)라는 신앙서적을 내고, 비영리 교육기관을 세웠다. 

2004년 캐나다 메노나이트 교회를 알게 된 후 이들의 단순하고 성경적인 삶, 사회에 대한 평화와 정의, 그리고 공동체 추구정신에 이끌려 메노나이트 교인이 됐다. 
2009년에는 다시 미국인디애나주로 내려가 신학을 공부했다.(M.Div. at AMBS) 2014년 신학교 졸업과 동시에 교단 선교사로 중국 파송을 받았으나, 아내가 암 진단을 받는 바람에 모든 계획이 중단됐다. 

이런 전환의 와중에 밴쿠버 셜부룩 메노나이트 교회에서 지역개발 사역자로 일하기도 했다. 과테말라 어린이들의 교육과 복지를 후원하는 ‘G12’ 프로젝트를 2011년부터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전 책의 제목과 같이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오면서 2017년에는 『분별』(대장간)이라는 책을 냈다. 변화를 추구하기에 앞서 분별하는 삶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영적 각성에서였다.

그간 『크로스 컬처』(바이북스, 2008)를 비롯해 문화와 문화 간 의사소통에 관한 많은 글을 써왔고 다양한 매체에서 강의 활동을 했다. 이 책은 신앙의 기초는 쌓아왔지만 정작 동시대적
인 문제들을 어떻게 질문하고, 해석하고, 의심하고, 도전하고, 분별해 삶에 적용할지 모르는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썼다. 이젠 성장이 아니라 성숙이 문제인 세상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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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일상의 분별>,<크로스 컬처>,<분별> … 총 12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대한기독교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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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다락방 2021.5.6 (한글판)>,<돈·권력·세습>,<요한계시록>등 총 884종
대표분야 : 기독교(개신교) 14위 (브랜드 지수 301,744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게 정말 하나님의 뜻인가요?
날마다 분별하는 신앙인이 되기 위한 실천 가이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와 같은 사소하고 일상적인 결정으로부터 결혼, 이사, 취업 같은 큰 결정에 이르기까지, 하루에도 수많은 결정과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노리나 허츠(Noreena Hertz)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 통상 1만 번 정도의 결정을 하며 산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대개는 혼자 판단하여, 때로는 가족이나 지인의 의견을 물은 후에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리스도인의 경우, 삶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이나 신앙의 문제에 부딪쳤을 때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자 한다

그러나 사실 어떻게 분별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분별에 대한 기준이나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박준형 선교사의 신작『일상의 분별』은 ‘분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넘어 ‘우리의 일상사에서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인의 분별은 단순한 의사결정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말한다. 그 과정의 중심에 우리의 일상을 초월하는 하나님이 계시고, 그분으로부터 확답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분별이란 우리 문제의 주체를, 결정의 주체를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으로 옮겨가는 대단히 전복적이고 의도적이며 영적인 과정이다. 

사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구하고 성취해내는 것은 자아성취나 자기완성이지 분별이라 할 수 없다. 
분별은 우리가 원하는 바를 하나님께 내어 맡기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결정된 것을 우리가 무모할 정도로 순종하며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는 법”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저자는 큰일이 닥쳤을 때만 혹은 영적이고 신앙적인 문제에만 분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일상 가운데서 분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스도인은 크고 작고, 화려하고 수수하고, 폼나고 초라하고, 세상적이고 교회적인 구분을 넘어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아무리 바쁘더라도, 또한 가장 하찮고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일조차 건너뛰지 말고, 세심히 분별할 것을 주문한다. 

분별을 생활화하지 않으면 큰일에 부닥쳤을 때도 분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또한 일상에서의 분별뿐만 아니라 오늘 날 그리스도인들이 마주하고 있는 동시대적인 문제에 대한 분별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자리는 시대와 사회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도대체 분별해야 할까? 

사실 분별은 기도한다고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지지 않는다. 신앙의 연수가 오래됐다고 해서 분별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특정한 사람에게 허락된 은사도 아니다. 

분별은 하나의 보편적인 기술이고 훈련이고 연습이기 때문이다. 
이 책 전체에는 일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분별을 훈련하고 연습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과 안내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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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chapter 1 분별을 위한 열 가지 전제 조건”에서는 분별하는 그리스도인이 경계하고 조심해야 할 열 가지 함정에 대해서 소개한다. 
  2. “Chapter 2 한국교회가 분별에 실패하는 열 가지 이유”에서는 한국교회가 현 시점에서 점검하고 재검토해보아야 열 가지 사항을 성찰해본다. 
  3. “Chapter 3 분별하는 신앙인이 되기 위한 열 가지 실천 가이드”에서는 회중이 주인 되는 교회를 꿈꾸며 성숙하고 지혜로운 회중이 되기 위한 열 가지 관점을 소개한다. 
  4. “Chapter 4 세대 간의 차이를 분별하는 열 가지 지혜”에서는 자녀양육, 이성교제, 결혼, 죽음, 임종 등 세대별, 세대 간 관련 문제들을 분별할 때 유념해야 할 열 가지 조언을 제시한다. 
  5. “Chapter 5 동시대적 물음을 분별하는 열 가지 지혜”에서는 정치, 성폭력, 낙태, 자살, 신앙과 과학 등 동시대 관련 문제들을 분별할 때 유념해야 할 열 가지 지혜를 제시한다.

분별하는 사람은 어떠한 난관이나 어떠한 문제에 봉착하더라도 변함없고 한결같은, 요동치지 않는 삶을 살게 된다. 저자는 우리가 분별을 잘하게 되면, 하나님을 더욱더 잘 알게 되고 그럼으로써 하나님과 연합한 성숙한 신앙인이 되며, 지금보다 더 좋고 아름다운 모습, 더 나은 역사로 변화하게 된다고 말한다.

살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문제들 속에서 어떻게 분별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이 책은 분별을 생활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가이드를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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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 <하나님의 뜻>을 알아내는 기술-훈련?

[<분별: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는 법>

분별은 우리가 원하는 바를 하나님께 내어 맡기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결정된 것을 우리가 무모할 정도로 순종하며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는 법”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저자는 큰일이 닥쳤을 때만 혹은 영적이고 신앙적인 문제에만 분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일상 가운데서 분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스도인은 크고 작고, 화려하고 수수하고, 폼나고 초라하고, 세상적이고 교회적인 구분을 넘어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도대체 분별해야 할까? 

사실 분별은 기도한다고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지지 않는다. 신앙의 연수가 오래됐다고 해서 분별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특정한 사람에게 허락된 은사도 아니다. 

분별은 하나의 보편적인 기술이고 훈련이고 연습이기 때문이다. 
이 책 전체에는 일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분별을 훈련하고 연습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과 안내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존 리빙스톤 네비우스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존 리빙스톤 네비우스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존 리빙스톤 네비우스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존 리빙스톤 네비우스(John Livingston Nevius)

존 리빙스톤 네비우스 (John Livingston Nevius, 1829년 3월 4일 - 1893년 10월 19일) 혹은 네비우스는 중국에 온 미국 개신교 선교사로서 40년 동안 사역을 하였으며 언더우드가 있던 한국 새문안 교회에 와서 사경회를 통하여 큰 영향을 주었다. 
미국 유니온 대학과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공부하였다. 

그는 선교정책으로 유명한데 네비우스 선교방법이라고 한다.

1. 선교사가 개인적으로 널리 순회하며 전도함. 
2. 사역의 모든 분야에서 성경이 중심이 됨. 
3. 자전(自傳:Self-propagation) : 모든 신자는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는 자가 되며 동시에 자기보다 나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자가 된다. 모든 개인과 집단(소수 그리스도교인의 모임)은 휘묻이법에 의해 사역을 확장시키려고 노력한다. 
4. 자치(自治:Self-government) : 모든 그룹은 선임된 무보수 영수의 관할을 받는다. 순회 교구들은 나중에 목사가 될 유급 조사들의 관할을 받는다. 순회 집회시에는 교인들을 훈련시켜 훗날 구역, 지방, 전국의 지도자가 되게 한다. 
5. 자급(自給:Self-support) : 신자들이 스스로 마련한 예배당을 소유한다. 각 그룹은 창립되자마자 순회 조사의 봉급을 지불하기 시작한다. 학교조차도 부분적인 보조금을 받도록 한다. 이것은 설립될 당시에만 필요하다. 개교회의 목사에게 외국의 자금으로 사례를 지불하지 않는다. 
6. 모든 신자는 그룹 영수와 순회 조사 아래서 조직적인 성경 공부를 한다. 그리고 모든 영수와 조사는 성경연구모임을 통해 조직적으로 성경을 공부한다. 
7. 성경적 형벌을 통해 엄격한 징계를 실시한다. 
8. 다른 선교 단체와 협력하고 연합한다. 아니면 최소한 영역이라도 분리한다. 
9. 법정 소송 사건이나 그와 유사한 문제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다. 
10. 민중의 경제 문제에서 가능할 경우 일반적인 도움을 준다. [1][2]

각주[편집]
  1. 한국컴퓨터선교회
  2. Broomhall, Alfred James (1982), 《Hudson Taylor & China’s Open Century Volume Three: If I Had a Thousand Lives》, Littleton, CO: Overseas Missionary Fellowship

2021/05/03

마음챙김과 알아차림

 마음챙김과 알아차림 

201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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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jyoungs1357/90154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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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소리-에서 출판한 [보리수 잎]입니다
그 서른 네번째, 마음챙김과 알아차림中에서 옮겨 옵니다
(全文이 아님을 알립니다) ^*^
-상략우리의 행동들은 습관적인 것이 되면 생각 없이 그것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자동적' 내지는 '본능적'인 것이 된다
머리를 긁거나 눈을 깜빡이는 것처럼.
이것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무의식적 행동'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것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무의식적 행동'이란 있을 수 없다
부처님은 '행동'은 '의도'라고 규정지으신다
그리고 의식 없이는 어떤 의도도 있을 수없다.
따라서
무의식적 행동이라면 행동이 전혀 없다는 말이 된다.
그것은 단순히 그리고 순전히 '움직임'이 될 다름이다
우리가 보통 무의식적 행동이라 부르는 것은 다만 일부러 하지 않은,
부지불식간 행해진 의식적 행동인 것이다
우리가 보통 의식적 행동이라 부르는 것은 엄밀히 말해 일부러 한 행동,
가령
이전에 해본 적이 없거나 자주 해보지 않았던 어떤 일을 하려들 때처럼
그 일을 하기 위해 어느 정도 생각을 요하는 그러한 행동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한 행동을 할 때에는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실수를 범할지 모르므로.
사실 '알아차림'을 짓는다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 보는 것 그것이다
살펴봄 없이 행하는 행동은 무의식적 행동이 아니라
알아차리지 못하고 한 행동인 것이다
왜 우리는 알아차림 공부를 해야만 하는가?
분명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선 세 가지 중요한 이유를 댈 수 있겠다
첫째 ;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항상 알아차리고 있는 사람은 계를 지키기가 한결 쉬워진다
          가령 
          옆집 아낙네에게 정신이 팔린 사람이
          '내가 지금 남의 아내를 탐하고 있구나'하고 알게 되면
          부처님께서 지키라고 하신 세 번째 계를 어기려 하는 자신을 깨닫게 됨으로서,
          남의 아내를 탐하면서도 전혀 자각이 없는 사람에 비해 정신 차리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요컨대
          알아차림은 일종의 자기비판으로 이끈 다음 자기 시정을 하게끔 도와준다
---
둘째 ; 알아차림은 '식힘'에 해당되며,
          욕망이나 미움같은 '끓임'에 해당되는 격정들과는 정반대 관계에 있다
          이는 다시 말해
          끊임없이 알아차림을 수행하는 사람은
          자신의 격정을 누를 수 있는 제어력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알아차림의 공부를 계속해나가면 격정이 일어났을 때 이를 억누를 수 있을 뿐 아니라
          격정의 빈도 또한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셋째 ; 알아차림의 수행은 불법의 핵심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선행조건이다
          우리가 어떤 일에 정신이 팔려 알아차림이 없이 행동하고 있는 보통상태에서는
          오직 이런 저런 경험---('저 여자가 나를 사랑한다' '저 여자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나  특정한 상황과만 관련될 뿐이지
          보편적경험---(사랑의 감정의 본질은 무엇인가)
          과는 결코 관계없는 상태로 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 알아차리게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여전히 우리는 행동하거나 느끼고 있지만
          그 행동이나 느낌은 어느 정도 떨어져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며,
          그럴때
          행동과 느낌의 보편적 성질이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그런 경우
          지금 내가 봉착하고 있는 특정 행동과 경험은
          보편적 행동과 느낌의 한 예로 나타난 것이 될 뿐이다
          이렇게
          모든 사물의 보편적 성질이 보여질 때
          우리는 비로소
          부처님의 안내에 힘입어 [무상] [고] [무아]라는
          모든 존재에 고루 편만한 특성을 파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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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정도 - 바른 마음챙김(正念)
2016.10.26
사물에 대한 궁극적인 법은 직접 볼 수 있고 와서 보라고 부르고있는 것이라고 부처님은 말씀
하신다 법은 언제나 우리에게 손 가까이 있고 현실로 실현되는 곳은 바로 우리 자신의
 ...http://blog.naver.com/jyoungs1357/90154100831 작성자명 : jyoungs1357| 블로그명 : 다솔마루

사물에 대한 궁극적인 법은
직접 볼 수 있고
와서 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라고 부처님은 말씀하신다
법은
언제나 우리에게 손 가까이 있고
현실로 실현되는 곳은 바로 우리 자신의 내부이다
궁극적 진실인 법은
무언가 신비롭고 먼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스스로 경험할 수 있는 진실이다
그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경험을 이해하는 길
경험을 곧바로 밑바닥까지 꿰뚫어 보는 길 뿐이다
이것은
어떤 매개물의 개입도 없이 직접 알아야 한다
단순히 신심으로 받아 들이거나
또는 책이나 스승의 권위때문에 그것을 믿거나
또는 연역이나 추리의 방법으로 깊이 생각해서 결론을 짓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것은 오직
직관에 의해 알아야 하는 것이며
특별한 종류의 앎,
'중간개재가 없이 봄'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앎에 의해서 흡수되어야 하는 것이다
바른 마음챙김을 닦을 때는
마음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지금 이 자리에서
열린, 고요한 그리고 또렷한 상태에서 觀하도록 훈련시킨다
모든 판단과 해석은 중지되어야 하며,
만약 중지 되지 않고 일어날 경우에는 단지 등독만 시킨 다음 떨어내야 한다
인지과정은 일반적으로 해석 과정이다
마음이 그 대상을 개념화과정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지각하는 것은 잠시 동안 뿐이고
마음은 초기 각인을 붙잡자마자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범주와 가설의 견지에서 알기 쉽게 만들어 버린다
이와같은 심적 짜맞추기 과정을 '다듬기' '꾸미기', 또는 '개념의 증식'이라 부른다
'다듬기'는 현장제시의 현장성을 차단하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가 최종적 인식대상인 줄 알고 있는 것,
그리고 우리의 가치, 계획, 행위의 근거로 삼고 있는 것, 그것이 기실은
원래의 그 상황이 아니라 우리가 조각조각 기워 만든 창작물일 뿐인 것이다
이러한 가공과정을 작동시키는 태엽은 눈에 띠지 않는 숨은 번뇌들이다
여기서
올바른 마음챙김이 할 일은
인식의 장(場)을 깨끗이 청소하는 일이다
---
여기서
올바른 마음챙김이 할 일은
인식의 장(場)을 깨끗이 청소하는 일이다
즉,
생각하지 않기, 판단하지 않기, 연상하지 않기, 계획하지 않기, 상상하지 않기, 바라지 않기 등이다
이 모든 우리의 행함(doings)들은 실은
간섭의 갖가지 모습들인 것이며,
마음이 경험을 조작하고 그것(마음)의 주도권을 쥐려는 노력인 것이다
마음챙김은
단지 '주시할 뿐임'으로서 이러한 '행함'들의 엉킴과 매듭을 풀어 원상으로 되돌려 놓는다
주시 이외의 다른 일은 일절 하지 않고,
다만 경험이 이루어질 때마다 그것이 일어나고 머물고 사라지는 것은 지켜볼 뿐이다
마음챙김은
마음을 어떤 대상에 굳건히 자리잡게 해준다
잘 챙겨진 마음은
기억, 후회, 두려움, 희망 등에 떠밀려 과거나 미래로 표류하지 않는다
마음챙김이 강력할 때는
마음이 떠돌면서 표면만 스치지 않고 대상과 같이 머물고 그 특성을 깊이 꿰뚫어 본다
그리하여
마음챙김은
고요함과 통찰력 둘 다 용이하게 얻도록 해준다
바른 마음챙김은
네 가지 토대
즉,
몸[身], 느낌[受], 마음[心], 현상[法]의 네 가지 대상 영역에 대한
주의 깊은 수관(隨觀)이라 불리는 수행을 통해 계발된다
이 네 가지의 토대는
"청정을 이루도록,
슬픔과 비탄을 극복하도록,
고통과 근심을 끝내도록,
바른 길(팔정도)로 들어서도록,
그래서 열반을 실현시키도록 이끄는 유일한 길이 된다

(1) 몸을 관하기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근본 명상주제')은 전체 수관과정의 토대가 된다
이는
"불선하고 불건전한 생각들이 일어나는 즉시 추방해 버리는,
 평화롭고 고귀하며 순수 지복의 주처"다
그저 자연스럽게 숨을 쉬고 있으면 된다
이때 호흠을 통제 하거나 자기가 예정해 놓은 대로 호흡을 끌어들이려 해서는 안 되고
자연스럽게 들이쉬고 내쉬고 있는 과정을
그저 주의해서 관(觀)하기만 해야 한다
호흡에 대한 알아차림은
우리의 산만한 생각의 타래를 잘라내고,
헛된 상상의 미궁속에서 정처 없이 방황하고 있는 상태로부터 벗어나 현시점에 확고하게 서게 된다
---
그저 주의해서 관(觀)하기만 해야 한다
호흡에 대한 알아차림은
우리의 산만한 생각의 타래를 잘라내고,
헛된 상상의 미궁속에서 정처 없이 방황하고 있는 상태로부터 벗어나 현시점에 확고하게 서게 된다
처음 두 단계는
길게 들이쉬는 숨이나 길게 내쉬는 숨을 그대로 주의해서 바라보고
짧게 들이쉬는 숨이나 짧게 내쉬는 숨을 그대로 주의해서 바라보는 것이다
세 번째는
들숨의 시작에서부터 중간과정을 거쳐 끝날 때까지, 그리고 바로 이어서
날숨의 시작에서부터 중간과정을 거쳐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호흡운동의 온 과정을 하나도 놓치지
을 분명히 느껴 알기'라고 한다
네 번째 단계는
호흡과 이에 관련된 신체기능들을 극도로 가늘고 섬세해질 때까지 점차로 가라앉히는 것이다 
                ....이 단계는 '몸의 기능을 가라앉히기'라고 한다  
'자세에 관한 마음챙김'이 몸을 觀하는 또다른 방법이다
이는 어떤 몸가짐을 취하고 있든 그 몸에 모든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걸을 때는 걷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서 있을 때는 서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앉아 있을 때는 앉아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누워 있을 때는 누워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자세를 바꿀때에는 자세를 바꾸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몸가짐에 대한 수관 공부는
몸의 무아(無我)성을 분명히 밝혀준다
즉,
몸이 자아가 아니며 자아에 속한 것도 아니며,
단지 의욕이 이끄는 대로 끌려다니는,
살아있는 물질의 배열상(配列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 다음 수련은 마음챙김의 외연(外延)을 한 걸음 더 확장시키는 것으로
'마음챙김과 분명한 파지(把知) [正念正知]'라 부르는 것으로
'맨 알아차림'에 이해라는 요소를 더하는 수련이다
무슨 행위를 하든 그 행위를 철저히 알아차리거나 분명히 파악하면서 그 행위를 하는 것이다
갈 때, 올 때, 앞을 볼 때, 옆을 볼 때, 몸을 굽힐 때, 펼 때, 옷을 입을 때, 먹을 때, 마실 때, 소변 볼
대변 볼 때, 잠들 때, 잠 깰 때, 말할 때, 침묵할 때,
그 모두가 분명한 파지속에서 수행의 발전을 위한 계기가 된다
주석서에서 '분명한 파지[正知]'를 다음 네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1)행위의 목적을 이해하는 것............즉, 행위의 목적을 알고 그것이 법에 부합되는지를 판단하는
(2)적합성을 이해하는 것.......,...........즉, 목적 달성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아는 것
(3)자신의 명상 범위를 이해하는 것.....즉, 행위를 하고 있을 때도 마음을 항상 명상의 틀 속에 유지
                                                    키는 것
(4)미혹됨이 없이 이해하는 것............즉, 행위를 보기를 통어하는 자아라는 실체가 없는
                                                    무주적(無主的)운동과정으로 보는 것
---

몸의 비매력적인 성질에 대한 명상이다
이것은 특히 성적욕구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성적 충동은
갈애의 한 표현이며, 따라서 苦를 종식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반드시 약화시키고 근절시켜야만 하는 苦의 원인이라고 가르치신다
이 명상은
성적 충동을 일으키는 인식적 토대,
즉 몸을 관능적 유혹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자체를 허물어버림으로써,
성적 욕구를 약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수행해 내는 것이 부정관으로
밀물처럼 밀려오는 육욕을 물리치는 한 방법으로서 인식의 차원에서
그것의 버팀목을 제거해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마음속에서 몸을 구성요소별로 해부한 후,
그 하나하나를 검사하여 그것들이 얼마나 혐오스러운지를 밝혀나가는 것이다
머리털, 몸털, 손발톱, 이, 살갗, 살, 힘줄, 뼈, 골수, 콩팥, 염통, 간, 횡경막, 지라, 허파, 큰창자, 작
고름, 피, 땀, 굳기름, 눈물, (피부의)기름기, 콧물, 침, 관절활액, 오줌의 서른두 가지의 부분을 열거
***'뇌'를 뺀 서른한 가지 일 수도 있다
이 부분들이 혐오스러우면, 전체인 몸도 혐오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명상의 목적을 잘못 이해하면 안 된다
그 목적은 혐오감이나 역겨움을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라
애착을 끊는 것, 육욕의 불을 끄기 위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다음의 몸을 수관하는 방법은
'요소별 분석'이라 부르는 수행법이 있다
이는
마음속으로 몸을 네 가지 요소로 분석하는 것이다
지, 수, 화, 풍으로 불리는 것으로
견고성(지)은.....몸의 장기,근육,  뼈처럼 몸의 견고한 부분에서 가장 분명히 볼 수 있고
유동성(수)은.....몸속의 액체에서
열기(화)는........몸의 체온에서
운동성(풍)은.....호흡과정에서 볼 수 있다 
이렇게 폭 넓은 시야로 우리 몸을 보게 되면 이 몸을 두고 '나'나 '나의 자아'로 동일시하던
관성을 멈추는 데 큰 도움을 받게 된다
이렇게 명상하기를 계속 밀고 나가면 마침내 [제법무아]라는 사실을 생생하게 깨달을 수 있게 되면
몸을 자아와 동일하다고 여기기를 그치게 되고 그것에 집착하는 것도 그치게 된다
몸에 관한 마음챙김의 마지막 수련방법은 '묘지 명상법'이다
죽은 후에 몸이 해체되는 것을 觀하는 방법이다
썩고 분해되어 가는 몸의 형상을 마음속에 선명히 떠올린 후,
'이 몸도 지금은 생명력으로 차 있지만 저와 같은 성질을 가졌고 저와 똑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
죽음을 피할 수도 없고 붕괴를 막을 수도 없으며 결국은 죽어서 썩고 분해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
이 명상의 목적 또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이 명상의 목적은 죽음이나 시체에 대한 병적 환상에 빠져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우리의 자아론적 집착을 부숴버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관법수행을 통해
그 집착을 분리하고 절단시키고자 하는 데 있다
'모든 형성된 것은 영원하지 않다[諸行無常]'는 가르침을 생생히 떠올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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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후에 몸이 해체되는 것을 觀하는 방법이다
썩고 분해되어 가는 몸의 형상을 마음속에 선명히 떠올린 후,
'이 몸도 지금은 생명력으로 차 있지만 저와 같은 성질을 가졌고 저와 똑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
죽음을 피할 수도 없고 붕괴를 막을 수도 없으며 결국은 죽어서 썩고 분해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
이 명상의 목적 또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이 명상의 목적은 죽음이나 시체에 대한 병적 환상에 빠져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우리의 자아론적 집착을 부숴버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관법수행을 통해
그 집착을 분리하고 절단시키고자 하는 데 있다
'모든 형성된 것은 영원하지 않다[諸行無常]'는 가르침을 생생히 떠올려야 할 것이다
(2)느낌을 관하기
느낌은 촉(觸)이라 부르는 심적 사건을 의지해서 일어난다
이 촉이라는 요소로 인해서
의식이 감각기관을 통해 마음에 스스로를 드러내며 대상을 접촉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섯가지 감각기능에 상응해서 촉도....안촉, 이촉, 비촉, 설촉, 신촉, 의촉의 여섯종류가 있다
다시 말해
느낌도 어느 촉에서 비롯되는 것이냐에 따라 여섯가지로 나뉜다
느낌은
흔히 잠재상태의 번뇌를 활동상태로 유발시키기 때문에
館 수행의 대상으로서 특별한 중요성을 띤다
느낌들은
의식에 분명하게 등재되지 않더라도 미묘한 방식으로 심적 경향을 불선한 쪽으로 부추기고 북돋운
그래서
즐거운 마음이 일어나면....탐욕이라는 번뇌의 영향을 받게 되어 집착하고
괴로운 느낌이 일어나면....불쾌, 미움, 두려움등으로 반응하는데
                                    이들은 혐오가 표출된 것이다
치암에 지배당한 마음이 되면...모호한 느낌이 일어날 때에는 일반적으로 그것을 주목하지 않거나
                                          아니면
이런 느낌이 우리를 속여서 거짓된 안정감에 빠뜨리
그러나 모든 느낌이 번뇌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즐거운 느낌이 예외없이 탐욕으로/ 괴로운 느낌이 혐오감으로/ 모호한 느낌이 치암으로 이
이들 사이의 연결고리는 끊어질 수도 있는데
그것들이 끊어지려면 마음챙김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느낌은
주시하지 않고 있을 때에만(즉, 관찰이 아니고 탐닉의 대상이 되고 있을 때에만)
번뇌를 자극해서 불러 일으킨다
따라서
느낌을 관찰의 대상으로 바꾸어버림으로써 불선한 반응을 자극, 촉발시킬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애착, 혐오, 무관심 등을 통해 습관적으로 느낌과 관련을 맺는 대신
수관을 통해 관련을 맺음으로써
그 느낌을 오히려 경험의 성질을 이해하는 도약대로 삼을 수 있게 된다

---

초기 단계의 느낌에 대한 관법 공부는
이미 일어난 느낌을 두고.... 그것이 즐거운 성질의 것인지
                                         괴로운 성질의 것인지
모호한 성질의 것인지 그 특성을 주시하는 일이 포함
그 느낌을 자기와 동일화하지 않고
즉 '나' 또는 '나의' 또는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어떤 것으로 받아 들이지 않고  
그냥 주시한다
이때의 알아차림을 '맨 주의'라 하며
 덧칠됨이 없이 /매번 느낌이 일어나면 일어나는 대로/그것을 단순히 하나의 느낌으로/
 일체의 주관적 고려나/ 모든 자아 지향성을 벗겨낸/ 장식되지 않은 /
한낱 심적 사건으로 지켜 보는 것이다
단지
느낌의 질감이랄까 색조랄까,
즉 즐거운 감, 고통스런 감, 또는 모호감만 주목 할 따름이다
그러나
정진이 진척되면서, 다시 말해
느낌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그것이 지나가도록 놓아주고
그리고 그 다음번 것을 주시하기를 계속해 가면서
자연히 주시의 촛점은
느낌의 성질을 살피는 것에서 느낌 그 자체가 이루어지는 과정으로 옮겨진다
그 과정을 살펴보고 있으면
느낌이라는 것이 실은 잠시도 쉬지 않고 일어남과 사라짐이 서로 승계해 이어져 나가고 있는
하나의 끊임없는 흐름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그 흐름의 내부에는 영속하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느낌이라는 것- 그 자체가
기껏해야 한낱 사건들의 흐름,
다시 말해
순간순간 생겨났다가는  그 즉시 사라져버리는 섬광같은
찰나지간의 존재가 실현되는 기회들의 연속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무상에 대한 통찰이 시작되고
그것이 발전되어 가면서
탐, 진, 치라는 세 가지 불선의 뿌리는 파 뒤집혀지기에 이른다
거기에는
즐거운 느낌에 대한 탐욕도/ 괴로운 느낌에 대한 혐오도/ 모호한 느낌에 군림하는 미망도 없다
그저 쏜살같이 빨리 지나가는 허망한 사건들 ....진정 즐길 것도 관여할 여지도 없는
사건들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3) 마음상태를 관하기
이 수념처(受念處) 공부를 해나가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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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우리는
느낌이라고 하는 한 특정한 심적 요소로부터
이 요소가 속하고 있는 전반적 마음상태에 대한 공부로 접어들게 된다
보통 우리는 마음을,
연속적으로 경험을 겪어나가면서도
그 자체는 늘 변함없이 자기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는 어떤 지속적 기능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변함없이 영속하는 심적 기관이라는 개념은 용납될 수 없다
이는
각기 별개로 분리된, 순간적 의식이 이어지는 움직임들의 연속으로 본다
그들간의 결합관계도 연기적 관계로 인한 것이라 본다
마음상태를 관하는 수행에는 열여섯 가지 마음이 주시 대상이 된다
욕망이 수반된 마음과 욕망이 수반되지 않은 마음
싫음이 수반된 마음과 싫음이 수반되지 않은 마음
미혹이 수반된 마음과 미혹이 수반되지 않은 마음
갇힌 마음과 흩어진 마은
계발된 마음과 계발되지 못한 마음
능가할 여지가 있는 마음[有上心]과 더 이상 능가할 여지가 없는 마음[無上心]
정정을 이룬 마음과 정정에 들지 못한 마음
해탈한 마음과 해탈하지 못한 마음
실천적 목적에서 보면
이들 열여섯가지 마음 중 탐, 진 치가 있거나/ 없거나 하는- 첫 여섯가지 마음상태에만 촛
마음이 불선한 뿌리와 관련되어 있는지,
아니면
이로부터 자유로운지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중 
어떤 식(識)의 상태가 있을 때 단지 그런 '識', 그런 마음상태로만 觀한다
그것을 '나' 또는 '내 것' 하는 식으로 자신과 동일시 하지 않음으로써 자아나 자아에 속한
그것이
순수한 마음 상태이든, 때 묻은 상태이든, 고상한 상태이든, 천박한 상태이든
그 때문에 의기양양하거나  의기소침해짐이 없이
단지 그 상태에 대한 분명한 인식만 있어야 한다
그 상태는 그저 주시되고,
그리고는 바람직하다고 집착하거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부함이 없이,
그냥 지나가도록 놔두는 것이다 


觀수행이 깊어지면
마음을 구성하고 있는 내용들은 점점 더 순화된다
난무하던 생각, 상상, 감정들이 가라 앉으면서 마음챙김은 더 분명해지고
마음은 그 자체의 변화 추이를 주시하면서 또렷하게 깨어 있는 상태에 머물게 된다
(4)현상[法]을 관하기
다섯가지 장애[五蓋]와 칠각지[七覺支]를
바른 마음챙김 수행과 관련되는 측면에서 살펴 본다
오개는 해탈을 이루는 데 주된 장애가 되고
칠각지는 도움이 되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요한다
오개...[감각적 욕구/ 악의/ 나태와 나른함/ 들뜸과 불안/ 의심의 다섯가지]는
일반적으로 공부의 초기단계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시작할 때의 큰 기대감과 혼란에 가까운 들뜬 마음이 가라앉고
미묘한 잠재성향들이 표면에 떠 오를 기회가 열린 직후에 그러하다
이들 장애중
어느 하나라도 불쑥 튀어 나오면 그 존재를 유의해야 하고
그런 다음 그것이 차차 희미해져 갈 때에는 그것의 사라짐에 유의해야 한다
이런 장애들을 계속 확실하게 통제하기 위해서는 이해력이라는 한 특질이 필요하다
이런 장애들이
어떻게 일어나며/ 어떻게 제거될 수 있고/ 또 앞으로 다시 일어나는 것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는지
잘알고 있어야 한다
이런 형태의 觀은
마음챙김[念]/ 현상의 검토[擇法]/ 정진력[精進]/ 희열[喜]/ 편안함[輕安]/ 집중[定]/ 평온[捨]:
의 깨달음의 일곱요소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이 인자들 중
어느것이 일어나면 그것의 존재를 주시해야 한다
그것의 존재를 주시한 후에는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며/ 어떻게 하면 충분히 발달될 수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탐구해야 한다
이들이 처음 솟아오를 때에는 힘이 약하지만,
지속적으로 계발해 나가면 그들은 점점 힘을 쌓게 된다
마음챙김은 觀의 과정이 시작되도록 한다
觀의 과정이 잘 정착되면 그것은 다시 지적능력이 지니는 검토기능인 조사[擇法]을 일으킨다
조사[擇法]는 다시 정진력[精進]을 끌어내고
정진력[精進]은 희열[喜]를 낳고
희열[喜]은 편암함[輕安]에 이르게 하고
편안함[輕安]은 한 점에 모아진 집중[定]에
다시 집중[定]은 평온[捨]에 이르게 한다
이렇게 해서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의 전체 진전과정은 마음챙김과 더불어 시작되고,
마음챙김은
마음이 맑고, 깨어 있고, 균형잡혀 있도록
확실하게 보장해주는 통제력으로 시종일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