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2

“대안 교육 모델 찾는다” - 그룬트비 2002

“대안 교육 모델 찾는다” - 기독신문

“대안 교육 모델 찾는다”
근대교육이 잃어버린 지혜와 영성 기독교적 관점서 재조명 
총신유아교육학술대회-코메니우스, 기독교교육학회-그룬트비

 김은홍  입력 2002.12.03


코메니우스(John Amos Comenius)와 그룬트비(Nikolai Frederik Severin Grundtvig), 이 두 사람은 교육자로서 이미 널리 알려진 인물들이다. 그러나 일반에 알려진 이들의 면모에서는 이들의 교육사상이 기독교 신앙 또는 기독교 사상과 긴밀하게 이어져있음은 흔히 간과된다. 양보하여 세속 교육학에서야 그럴 수도 있다지만, 기독교교육학에서조차도 이들의 진면목이 ‘기독교’ 교육학의 관점에서 조명해야만 비로소 제대로 드러난다는 사실이 아직은 낯설기만 하다. 더구나, 이들의 교육사상이 세속의 근대 학교교육이 버린 지혜와 영성의 교육이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요즘의 대안교육이 상실한 지혜와 영성의 회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재조명이 더욱 절실하게 요청된다.

11월 16일 총신유아교육학술대회에서 정일웅 교수는 체코형제교회의 감독이자 교육학자인 코메니우스에게서, 11월 23일 한국기독교육학회 연차학술대회에서 송순재 교수는 덴마크 루터교회의 목사이자 교육개혁가인 크룬트비에게서 근대 학교교육이 잃어버린 지혜의 교육, 곧 대안 교육의 모델을 찾았다.

■코메니우스 “지혜를 가르쳐라”

코메니우스 교육사상의 핵심은 범지혜(pansophia)이다. 코메니우스는 “모든 지혜로 각 사람을 가르침은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가 되게 하려 함이니라”(골1:28)는 성경 말씀에서 범지혜 교육의 실제적인 목표와 내용을 제시했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모든 지혜를 배워서,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들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여기서 ‘완전한 자’는 윤리적으로 그러한 자라기보다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자를 가리킨다.
코메니우스는 이러한 범지혜의 배움을 일생동안 실행해야 할 교육 과제로 보았다. 그래서 그는 <범교육학>에서 삶의 전 과정을 학교, 곧 태아기 학교·유아기 학교·소년기 학교·청소년기 학교·청년기 학교·장년기 학교·노년기 학교·사망의 학교라고 불렀다. 한마디로 기독교적 평생교육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지혜의 획득을 위하여 배워야 할 기본적인 학습의 범위를 세 권의 책, 곧 자연과 정신과 성경에 한정했다. 그리고 인간이 창조세계의 질서와 관계에서, 인간성의 세 가지 기본요소인 지성과 덕성과 경건성을 쌓은 것을 범교육의 실제적인 목표로 삼았다. 지성은 자연과 관계에서, 덕성은 이웃인 인간과 관계에서, 경건성은 창조주와 관계에서 나타내야 할 인간의 기본성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코메니우스의 ‘교육’은 오늘날 일반 교육학에서 주장되는 생존의 경쟁력으로서 ‘지식의 축적’이나 “주체적 인간으로서의 자율성의 확내나 능력의 무한한 개발”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이 만드신 세계를 바르게 이해하고 그 창조의 목적에 적합하게 창조주의 뜻을 수행하는 자로 살아가도록 하려는 깨우침과 양육과 훈련과 돌봄에 있다.

그룬트비 “자유롭게 가르쳐라”

그룬트비는 1814년이라는 이른 시기에 덴마크가 도입한 의무교육제도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그는 의무교육제도는 국가의 도구에 불과한 것으로 가난하고 단순한 보통 사람들을 국가 권력이 바라는 바에 따라 주물럭거려 보려는 ‘강제적 훈련기관’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의무교육은 게으름과 무관심을 기를 뿐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좀더 올바른 길은 시민됨(citizenship)을 지향하는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선의 학교란 “선량한 시민을 기르는 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룬트비는 하층민과 평민들 안에 깃들어 있는 가치를 정당하게 인식하려 했다. 그는 미래에는 이 사람들이 주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또한 집에서 하는 교육을 이상적인 것으로 보았다. 부모는 이런 교육에 책임을 져야 하고, 국가는 이 책임을 함부로 취소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룬트비의 이런 사상이 현대 프리스콜레(자유학교)의 주요 틀이 됐다.
그룬트비는 자유 교육의 내용과 방법으로 생동성과 자유와 자연스러움을 중요시했다. 기계적 암기학습의 폐기를 주장하면서 그는 대신 이야기하기, 노래부르기, 놀이를 권장했다.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즐거움과 기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교호적 인간관계와 의사소통 구조를 중시했다. 학교에서 다양한 주제들 사이에서, 교사와 부모,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서 “살아있는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강의와 시험이 아니라 자유로운 담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룬트비는 학교에서 의무로 가르치는 교리주의적 종교수업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그는 근본적으로 성경과 기독교신앙은 학교의 강제적 사안이 아니라 가정에서 부모가 책임지고 교회에서 가르쳐야 할 사안이라고 보았다. 방법 역시 일방적 주입이 아니라 이야기하고 노래하기를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