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8

希修 3 July Well-Dying 준비: 업 이해와 명상


希修
3 July at 13:04 ·



< Well-Dying 준비: 업 이해와 명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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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등을 통해 도달 순간을 조금 지연시킬 수는 있어도 결국 그 누구도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는 없는 이 시기를 위해, 평균수명이라는 것은 그저 숫자일 뿐 당장 내일 닥칠지도 모르는 이 순간을 위해 우린 어떤 준비를 하며 오늘을 살아야 하는가?.. 서당개 풍월 읊는 수준으로 또 멍멍 한 번 해 보자면.. (제가 푸는 썰은 걍 '저런 견해도 있구나' 듣고 잊어 버리시고요, 대신 제 공부 진도가 조금씩 나갈수록 풍월도 가끔 수정/업뎃은 해 드리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재미로만 들으셔요. 저의 이해는 아비담마와 타니사로 스님의 견해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만, 오류는 모두 저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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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리적으로라도 건강한 상태에서 삶의 마지막을 맞기 위해 미움, 애증, 원망, 짜증, 후회, 슬픔, 증오, 서러움, 비웃기, 비꼬기 등을 평소부터 최대한 절제/자제할 것. (특히, 진지한 비판도 아닌 그저 습관적인 험담/불평은 자기 복 걷어차는 일.) 물론! 이게 생각대로 안 되니 문제인데.. 자신의 생각/판단/감정에 최대한 정직하게 살아야 하고 (자신의 감정에 탐닉/과신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님), 자신에게 정직하기 때문에 치러야 하는 이런 저런 비용 (남들의 간섭, 오해, 비난 등)에 대해서는 불평 말고 의연히 감수해야 하며, 감정 자체를 다스리려 하기보다 애초에 업이론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 - 부정적 감정에 집착 않는 일에 있어 업의 이해가 큰 도움이 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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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당연히! 명상도 해야. 명상을 하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죽음과 관련한 부분만 언급하자면.. 31 윤회 세계들 중 내세에 어느 차원에 태어나느냐는 이승에서 죽을 때의 의식 상태가 가장 결정적이고 (뭐 대단한 선업이나 악업을 짓지 않고 고만고만하게 살았다는 전제 하에), 그 내세에서 사는 동안 행운이 더 많이 따르느냐 불운이 더 많이 따르느냐는 현세에서 내가 선업을 더 많이 지었느냐 악업 (탐진치에서 기인하는 생각/말/행동)을 더 많이 지었느냐가 결정. 그리고 죽을 때의 의식이라는 것은, 투병과정에서부터 죽는 그 순간까지, (2-1) 자신의 몸과 생각/감정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마치 생물학자가 현미경으로 바이러스와 면역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을 관찰하듯이 그렇게 관찰하면서 그 속에서 12연기의 원리를 찾아내어 '책에서 읽은 지식'이 아닌 '자기 심신을 관찰함으로써 스스로 발견해 낸 direct knowledge'를 얻느냐 아니면 동물처럼 멍한 의식으로 지내다 가느냐?, 그리고 (2-2) 남은 가족에 대한 걱정/집착, 죽음이나 사후에 대한 두려움, 지난 일들에 대한 후회/恨, 온갖 생각 등이 마음에서 끝없이 일어나도 그걸 끝없이 release 하느냐 못 하느냐?를 말함. (평생 바르게 선하게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살았다면 죽을 때도 불안과 후회가 적을 것.) 물론! 평소 심신이 건강하고 비교적 편안할 때도 부정적 감정의 release가 어려운데, 생전엔 상상도 못 했던 수준의 고통과 공포가 엄습하는 삶의 마지막에 이걸 하기란 거의 절대적으로 불가능. 바로 그렇기에! 평소에 꾸준히 명상을 해 두어야 하는 것이며, 또 그래서 명상 (meditation)을 'practice' (연습, 실천)이라고도 부르는 것임. 즉, 죽음에 닥쳐 명징한 의식과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distraction 요소들을 제거/최소화한 평소 상태에서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이 명상의 의의들 중의 하나다, 나는 이렇게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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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의 무한반복에서 벗어나 해탈을 하기 위해서는.. 팔정도의 8요소가 고루 발달하여 균형을 이루어야 하되, 훈련과정에서는 바른 견해/의지 (요소 1, 2) => 계율 (3, 4, 5) => 명상 (6, 7, 8)의 순서로 중점을 두면서 그 8요소를 계발해야 하는데.. 공부를 통해 부처님 말씀을 이해하는 것이 1단계 '바른 견해'이고, 순서대로 8요소/단계를 모두 거친 후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와, 결국 '바른 견해'에서 해탈을 성취한다고 함. 즉, 위에서 언급한 direct knowledge와 release가 해탈의 마지막 관문이며, '이성의 한계'라는 건 8요소를 모두 만랩으로 발전시키고 또 균형을 이루고 난 후, 말하자면 9단계에서나 걱정할 일. 부처님의 가르침 전부를 정확히 이해하는 이 하나만도 수만 생이 걸릴 수도 있는 어려운 일이건만 (이승에서 1단계 하나 완성하는 것조차 사실은 무척이나 '야무진' 꿈일 뿐), 9단계는 고사하고 0.5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 0.1단계에 있는 사람에게 "이성의 한계", "부처든 불법이든 상에 사로잡히지 마라" 운운하는 거 들으면 애잔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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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이론과 사무량심: 사회적 차원은 일단 제거한, 개인적 차원에서만의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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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khanti-forgiving-용서: '정의실현'은 karma가 할 것이므로 내 손으로 복수/처벌하고 싶은 마음은 깨끗이 버림. 재발방지를 통해 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법적 처리가 필요하다면 하되, 미움이나 恨같은 personal한 감정은 갖지 말라는 뜻. '관계회복'/'화해'와 전혀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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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metta-goodwill-慈: 상대방이 지혜를 통해( =업의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탐진치를 줄여 나감으로써) 스스로! 진정한 행복에 도달하기를 기원하는 마음.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기분을 맞춰 주거나,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돌봐 주거나, '편한'/'친한'/'즐거운' 관계를 유지하는 등의 일은 metta의 핵심과는 무관 - 반드시 상충하지도 않지만. 서로를 옭아매는 온갖 기대, 원망, 집착, 소유욕 등으로 귀결되기가 너무나 쉽고 본질적으로 감정적인 pema-love-사랑을 부처님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으셨음. (뉴에이지에서는 heart가 head보다 우월하다 말하지만, 부처님은 냉철한 이성과 비판적 사고를 중시하셨음 - 탐과 진도 실은 치/무지/망상에서 기인하는 것이니 당연한 결과. 물론, 위에서 얘기했듯 9단계에 이르면 이성마저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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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karuna-compassion-悲: 상대방이 지혜를 통해 스스로! 고통/불운을 종식시키기를 바라는 마음 or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돕고자 하는 마음. (아기가 죽어 울고 있는 여인 Kisa Gotami에게 부처님은 따뜻한 위로 대신 "마을에 내려가 일가 친척 누구 하나 죽은 적 없는 가문을 찾아 내어 그 집에서 겨자씨를 빌려 가져오라"는 말씀을 하셨음. 그동안 윤회해 온 억겁의 세월에 비하면 이승에서의 100년은 찰나에 불과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비교하는 자체도 무의미하니, 이런 괴로움이 싫다면 더이상 헤매지 말고 어서 해탈하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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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mudita-empathetic joy-喜: 상대방이 지혜를 통해 스스로! 복을 짓기를 기원하는 마음 or 그런 과정을 통해 얻은 상대방의 행복에 대해 함께 기뻐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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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upekkha-equanimity-捨: 현재의 노력만으로 당장 달라질 수 없는 부분 (현재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도 희석되지 않는 과거 업의 결과라든가, 타인의 선택이라든가)에 대한 인내심, 어리석음을 고집하는 이에 대한 평정심 (도박 끊을 생각조차 아예 없는 사람 때문에 속 끓이지 말고 도박을 끊으려는 노력을 하기는 하는데 아직 못 끊고 있는 사람이나 도와 주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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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31 윤회계의 모든 존재들에 대해 무한정으로 베풀어야 하는 마음이라는 뜻에서 자비희사의 넷을 四無量心이라고 부르는데, 이 넷과 용서는, 업의 인과관계를 정확히 이해만 하면,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일어나는 마음/태도임. '착함', '자기희생', '무조건/무한정 잘 해주기' 뭐 이런 게 아니며, 감정적/'인간적' 차원 아닌 업으로 관통해야 바른 해석. 불교는 '신앙'을 통한 '구원'의 종교가 아님. 당신의 해탈은 당신 자신의 수행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을 뿐, 부처님조차 당신의 업과 해탈에 대해 어떻게 해 줄 방도가 없다고 말씀하셨으며, 스스로 지은 악업의 결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든가 스스로 짓지 않은 선업의 결과( =복)를 받는다든가 하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불교는 출발. 그 어떤 종교적 의식을 하더라도 아무리 간절히 기원하더라도 무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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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karuna-compassion을 '상대의 감정을 무조건 옹호해 줌' or '함께 슬퍼함'으로 해석하는 것은 '悲'라는 번역에서 기인하는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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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ompassion' usually means that you suffer together, but 'karuṇā' does not. A physician needs to understand his patients, but, if he suffers with his patients, he won't be able to help them. ... ... A bodhisattva should be able to have the kind of love (such) that (she) can (be) happy for her and understand the suffering of other people, in order to be able to help them out ... ... If you are a psychotherapist and if you have enough joy, love, patience and understanding in you, ... you won't be overwhelmed by the suffering of those who come to you. - Thich Nhat Hanh
https://www.youtube.com/watch?v=C-wa1cvoJ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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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A true compassion is not about commiserating. Avoid commiserating with other people’s problems, so that you don’t get caught in their mental construct. - Eckhart Tolle
https://www.eckharttollenow.com/new-home-video/default.aspx?shortcode=y1f1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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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ovie.v.daum.net/v/2020070206030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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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V.DAUM.NET

죽음 앞에서 마주한 인간의 욕망과 상처 '욕창'
※ 스포일러 주의 겉으로만 봐서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다. 그 속을 들여다보지 않다가 안에서 곪고 패이고 깊어진 상처를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을 거다. 혹은 작은 틈을 파고들어 크기를 키워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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希修

[서천석 선생님의 글] https://www.facebook.com/drsuh/posts/1372911782729839
소위 '공감'이라는 것에 대해 가장 설득력 있게 내게는 들리는, 그리고 위의 Kisa Gotami의 예에서 부처님이 실천하신 것에도 가장 가까운 견해. 아이도 감당해야 할 것 (현실직시와 책임)을 어른들은 오히려 하기 싫어 온갖 변명과 회피를 해 댄다는 이 아이러니. 바로 그렇기에, 자신의 이기심, 찌질함, 실수 등을 정직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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希修

9단계는 고사하고 0.5단계에 머물러 있으면서 "이성의 한계", "이원론적 사고" 걱정하는 건 그러니까, "똥배까지 빼고 나면 남자들이 저를 너무 쫓아다녀 삶의 평화가 깨질 테니 그거 걱정스러워서 못 빼요" 내가 이런 말 하는 것과 똑같은 코미디. 9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상에 집착하면 안 된다"라는 명제 자체도 또 다른 '상'일 뿐.
그렇다고 "그럼, 아무 생각이나 많이 하면 할수록 무조건 더 좋은 것이냐?"하면 그건 또 아님. '어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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