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의 재발견 - 당신에게 맞는 커플의 형태를 찾아라
필리프 브르노 (지은이),이수련 (옮긴이)에코리브르2003-06-18
원제 : Inventer le couple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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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싫어? 독신도 싫어? 그럼, 새롭게 도전해 봐."
읽기 전에 커플의 역사를 훑은 책이 그래도 한 권 정도는 있지 않을까 했는데, 웬걸? 찾아보니 <커플>밖에는 한 권도 없었다. <커플>이 문학.영화.실제 세계에서 찾아낸 50쌍의 러브스토리란 점을 감안하면 이 책이 첫 커플 연구서인 셈이다.
시인 김승희가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꽤 개성있고 진취적인 후배 둘이 결혼하기에, 이 사람들은 뭔가 다른 결혼생활을 하겠구나 기대했더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그들이 사는 모양을 보니 여느 부부와 다를 게 없었다는 것. 아이 낳고, 양육하는 모양이 남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커플의 만남'이 100쌍이면 100쌍 모두 똑같다면, 이것 참 기가 막힐 일이다. 유전자도 달라, 성격도 달라, 개성도 달라, 직업도 달라, 생활수준도 달라……. 그런데 어째서 부부가 사는 모습은 매한가지로 똑같을까? 한 번이라도 이 점이 궁금했다면 이 책을 참고하는 게 좋을 것이다.
지은이는 일부일처가 가계발달(후손 잉태와 교육)과 부권 강화에 이로운 제도라고 본다. 일부일처는 일단 아이를 낳고 교육시키는 데 사회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가장 안정된 구조라는 것. 가령, 일시적 일부일처제를 보여주는 조류의 경우, 새끼가 성장하면 부부는 속절없이 갈라선다.
반면 인간을 뺀 영장류의 세계에서 일부일처제는 찾아볼 수 없으며, 있다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나타난다. 맹금류와 앵무새, 마다가스카르 섬의 여우원숭이가 그 경우인데, 인간이 동물과 소통할 수 없는 이상 이 종들이 왜 일부일처제로 살아가는지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란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뭐라? 일부다처제가 정상적이라고?' 분명, 화나실 분 있겠다. 그렇다면 이 점을 참고하기 바란다. 일부다처와 일처다부는 어느 성이 우세하냐에 따라 결정되는 사회적 규제양식이라고 한다. 즉, 암컷이 우세한 비비원숭이 무리는 일처다부제를 택하고 집닭의 경우는 하렘처럼 일부다처제를 선택한다.
인간이 일부다처제의 예외란 점을 염두하고, 이제 '결혼은 왜 하는가?'로 넘어가자. 인간이 커플을 맺는 이유는 생식을 보장하고 교육을 도모하며 사회적 권력과 영토를 획득하고 재산과 여자를 교환하기 위해서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역사적으로 결혼은 이런 맥락에서 지속되어 왔다.
결혼의 시작이 불평등할진대 어찌 그 내용이 또 불평등하지 않겠는가. 지은이는 "결정은 남자가 하고 여자에게는 강요된다"로 이를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당연히 여성들의 저항이 따를 수밖에 없었는데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저항이 바로 "연애"다. 궁정 연애뿐 아니라, 자유연애는 결혼제도에 대한 가장 원초적인 저항으로써 현재까지도 이 소리 없는 반항은 계속되는 중이다.
뭇여성들의 연애를 가능하게 했던 위대한 발명품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경구 피임약! 성욕과 출산이 구분되면서 여성은 가족의 삶으로부터 다소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성적인 자유까지 획득하여 결혼 외의 성생활도 가능했던 것이다.
경구 피임약의 발명 이후, 결혼제도의 기본적인 틀과 구조는 바뀌지 않았지만 커플의 결합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결혼하는 사람 수가 줄고, 결혼 연령도 더 높아졌다. 또 예전에는 용납되지 않던 동거가 결혼의 준비단계처럼 인식되고, 나아가 하나의 삶의 양식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그리고 결혼한 커플들도 확고부동한 커플로서 파트너가 죽을 때까지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더러 이혼을 선택하기도 한다. 인간의 경우는 평균 결혼 14년차가 가장 많이 이혼하며, 현대로 올수록 파트너의 과실로 인한 이혼보다 합의 이혼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보고 있다.
이혼하지 않는 경우는 서로 다른 파트너를 두기도 한다. 배우자가 오래 자리를 비우거나 또는 임신하지 않을 때 새 파트너가 생기기 십상이라고 하니 주의하기 바란다. 이처럼 <커플의 재발견>은 커플에 관한 한 분석하고 연구할 수 있는 갖가지 것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쾌도난마한 책이다.
실험가능한 커플 유형을 소개해주는 일도 이 책 소관이니 짝이 있고, 없건 간에 너무 일찍 절망하지 않기로 하자. 결혼했다고 해서 평생 한 침대를 쓰며 붙어살아야 할까? 또, 무조건 아이 낳고 교육시키며 반평생을 살아야 할까? 아님, 결혼이 싫어서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야 할까?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이 책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함을 물론이요, 당신의 선택까지 도와줄 것이다. - 최성혜(2003-06-20)
책소개
커플 연구서. 인간이 왜 일부일처제를 제도화하고, 정상적인 결합으로 '결혼'을 받아들이게 되었는가를 동물세계의 짝짓기와 비교해 살펴본다. 나아가 커플이 아닌 경우 어떤 식의 존재 형태가 가능할지 탐구한다. 이미 결혼해 커플을 이룬 경우라면 어떤 식의 커플 형태가 좋을지 지은이의 제안을 참고할 수 있다. 서술이 쉽지는 않지만, 보통 인문학 책을 읽는 정도라면 접근 가능하다.
목차
1. 현황 파악
실질적인 질문들 / 연구 방식
2. 자연세계의 결합 법칙
기원 / 수컷과 암컷 / 만남 / 생활양식 / 단생
난교 / 다혼 / 일부다처 / 하렘 / 일처다부
일부일처의 형식 / 영구적인 일부일처
일부일처는 무슨 소용이 있는가 / 부권
둘이서 함께 하는 삶 / 첫 번째 결론
복합성 / 가계와 권력 / 부재.분리.이혼
유니섹스 패션 / 동성애 / 두 번째 결론
3. 인간의 문화
결혼의 기원 / 독신 / 난교 / 일부다처제 / 일처다부제
일부일처제 / 전통적인 일부일처제 / 전통적인 결혼제도의 조정
첫 번째 결혼 / 서양에서의 결혼 / 파기불가능한 일부일처제
양성 존재의 융합 / 사랑과 결혼 / 기독교적 결혼의 개조
두 번째 결론 / 저항
4. 전통과 현대의 단절
커플의 발명 / 단절의 요인 / 부부생활의 위기
양육기 / 이혼의 원인 / 이혼 / 새로운 생활양식 / 독신
방어적 독신 / 혼자 사는 남자 / 한쪽 부모만 있는 가족
새로운 독신자들 / 난교 / 다혼 / 새로운 형태의 일부일처제
어린 커플 / 닫힌 커플 / 자유연애 / 지리적인 형식
시간적인 형식 / 성에 따른 형식 / 새로운 합법적 결합 / 결론
5. 당신의 커플을 재발명하라
함께 사는 열 가지 이유 / 자가 치료를 하기 전에
커플의 자연사 / 사랑의 커플 / 강요된 커플 / 치료 혹은 자가 치료
6. 자가 치료
상호 약속 / 커플을 위한 20가지 규칙 / 자가 진단 / 자율적 조정
7. 자립
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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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필리프 브르노 (Philippe Brenot)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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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이면서 인류학자. 현재 보르도 1대학에서 인간 생태학에 관한 국제 자격증 담당 부서의 부소장을 맡고 있다. 언어, 육체, 건강에 관한 책을 많이 썼다. 지은 책으로 <천재와 광기>, <성과학(La Sexologie)>, <육체의 언어(Les Mots du Corps)>가 있다.
최근작 : <만화로 보는 성의 역사>,<커플의 재발견>,<천재와 광기> … 총 17종 (모두보기)
이수련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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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7대학 정신분석학 박사, 프랑스 국가공인 임상심리사. 프랑스의 여러 아동청소년병원에서 임상 수련을 했다. 현재 한국라깡임상정신분석협회를 창립하여 정신분석 이론가 및 임상가, 아동청소년 심리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으며, 한스아동청소년상담센터에서 정신분석 임상을 실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정신분석』 『자크 라캉 세미나 11』(공역) 등이 있으며, 『잃어버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썼다.
최근작 : <‘어른아이’를 만드는 사회>,<엄마보다 큰 세상을 너에게 줄게>,<잃어버리지 못하는 아이들> … 총 17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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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악마의 원소>,<중독의 신경과학>,<너도밤나무가 들려주는 숲속 이야기>등 총 154종
대표분야 : 환경/생태문제 1위 (브랜드 지수 170,406점), 과학 16위 (브랜드 지수 218,213점), 역사 27위 (브랜드 지수 43,8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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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연애하라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신부는 서로를 사랑하며 평생 행복하게 살아가겠냐는 주례의 질문에 언제나 그럴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답변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의 사람들입니다. 날로 늘어가는 이혼율과 부부상담은 현행 결혼 제도에서 성공할 확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인 저자 필리프 브르노는 결혼한 커플 세 명 중 한 명은 이혼하고, 한 명은 불만족 속에서 살아가고, 한 명만이 만족하고 있다고 말하며 현재의 결혼 제도를 재검토해 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조, 상호의존성, 일부일처제라는 사회의 미덕에 대한 도전입니다.
형태에서 진화가 요구하는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인간은 다혼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일처제로 살아가는 동물들은 암수의 구별이 어려운 단형태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혼으로 살아가는 동물들은 암수의 구별이 확연합니다. 남녀 구분이 확연히 드러나는 인간의 경우 의심의 여지 없이 다혼하며 살아온 동물입니다. 그러나 일정 조건의 환경에서는 일부일처의 동물이 다혼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다혼의 동물이 일부일처를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결혼 방식은 진화의 가능한 한 단계로서 종족과 주변 환경의 필연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남자와 여자가 점점 비슷해지는 유니섹스 경향은 인간이 다혼에서 일부일처제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구조적으로 하렘과 다혼은 일부일처제보다 안정된 사회형태지만, 일부일처제에도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 일부일처는 수컷에게는 생식의 기회와 영토의 지배가 좀더 제한되고, 암컷에게는 자신의 후손을 다양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므로 불리해 보일 수 있지만, 자손을 보살피고 교육시키고 보호하는 관점에서는 강점을 가집니다. 일부일처는 가계 발달을 보장하고 부권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의 결혼문화는 단 하나의 파트너와의 결합이라는 엄격한 제도로 발현됩니다. 초기의 기독교인들은 파트너에 대한 영원한 정절을 보여주는 회색거위에게서 이상적인 일부일처제를 발견하고 이를 기독교 문화에 적용합니다. 인간이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여겨지는 근친상간도 어떤 사회는 사촌간에는 허용하거나, 어떤 사회는 부모와의 결합만 금지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터부는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전통이며, 사회적인 질서입니다.
영장류처럼 인류에게도 일부일처제가 그다지 널리 퍼져있는 것은 아니다. 1957년 머독이 시행한 관찰 작업은 그때 연구된 일부 종족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관찰된 종족의 경우 일부다처제가 약 74.3퍼센트, 일처다부제는 0.7퍼센트, 일부일처제는 25퍼센트였다. 이 비율은 현재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법적인 일부일처는 인류 사회의 30퍼센트가 채 되지 않는다. - p.74
수천 년간 인간의 사회를 지배한 전통적인 일부일처제는 반자연적이고 초인간적인 제도였습니다. 전통적인 결혼은 평등한 수단이 아니며 남자보다는 여자를 더 구속했습니다. 일부일처제 하에서 여성은 남성들 사이에서 물질적인 재화와 똑같은 취급을 당하며 사회구조의 교환가치로밖에 여겨지지 않았고, 여성의 자유로운 성욕은 항상 위험하고 반사회적이기 때문에 통제되어야만 한다는 보편적인 규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독교 문화에서 결혼한 커플에게 다른 이성과의 관계는 금지되었으며, 성행위는 오직 자식을 낳는 용도로만 허용되었습니다. 부부간의 금욕을 지향하는 결합은 사랑과 결혼을 분리시켰고, 결혼한 커플에게 더이상 사랑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탈은 자주 일어났으며, 주로 남성에게만 허용되었습니다. 서양 기독교에서 볼 수 있는 성적인 순결에 대한 도덕은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의 극소수 개인에게서 시작되어 억압과 승화라는 공동 가치를 중심으로 지금도 전통이라는 이름 하에 이어지고 있으며, 여전히 여성의 복종을 기반으로 삼고 있습니다.
사랑의 다른 형태를 요구하는 궁정 연애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통적인 결혼과 현대적인 결합 사이의 단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부일처를 단 하나의 파트너와의 결합이라고 엄격히 정의한다면, 다혼의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서구는 물론 많은 나라들이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를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두 가지 형태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혼과 재혼을 통해 연속적으로, 다른 하나는 비밀스러운 이중생활을 통해 동시적으로 이뤄집니다. 이혼이 합법화되고 사회도덕이 자유로워지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매춘의 감소입니다. 매춘은 엄격한 일부일처제 하에서 번성하기 때문입니다. 영구적인 일부일처제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것은 효과적인 피임법 덕분이었습니다. 피임 덕분에 성행위와 출산이 분리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결합 형태를 찾아나섭니다.
피임약 덕분에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성욕과 출산이 분리되어 여성과 가족의 삶이 변화하였다. 피임약의 출현으로 사회적인 차원에서 일어난 근본적인 변화는 피임을 하는 그 순간부터 남자들은 구속에서 벗어난 여자들의 성행위를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커플이 욕망과 쾌락을 요구하게 되었다는 것은, 가족으로부터 독립된 자율적인 커플의 발명에 이르게 될 부활을 예고한다. 전통적인 결혼에서는 결혼의 결과물에 불과하던 성행위가 커플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 p.132
그러나 아직도 영구적인 일부일처제 이데올로기는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 이데올로기는 커플들에게 기독교적 가치가 요구하는 서로간의 공조와 의존, 정조, 두 사람이 하나를 이룬다는 환상을 심어주는데, 이타성을 지워버리고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들려는 융화적 커플은 욕망하는 주체로서의 개인을 부인하기 때문에 자신의 욕구를 가족이라는 개념을 통해 배출하고자 합니다. 이런 가치관은 의존적인 사람들끼리 만난 커플의 경우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커플 중 한 사람이 자아가 뚜렷한 경우 서로 요구하는 것에서 충돌을 일으키게 됩니다. 저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해서 부부간의 합일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각자의 독창성이 커플 에너지의 원천이 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차이와 대립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한다고 말합니다. 합일이라는 기독교적 이상이 찬미하는 융화적 사랑에서 분열적 사랑으로의 이행 과정에서 일어나는 패러다임의 전환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전통적인 결혼이 현대 남녀의 사고체계에 적합하지 않다면, 이혼의 절차 역시 더 쉽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실패한 결혼생활을 계속 끙끙 앓으며 살아가는 것보단 이혼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게 해주는것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결혼 과정이 이혼 과정보다 쉽다는 것은, 사회가 이혼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의존하고, 자신의 충동은 내재화하고 억압하게 만드는 신화들이 항상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비롯해 백마 탄 왕자님 이야기들은 초월적 사랑, 평생 행복하게 잘 살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신발을 구입해본 사람이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신발을 구입하는 것이 힘든 것처럼, 아무리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선택하더라도 한번에 평생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사람들에겐 연애의 자유가 필요한 것입니다. 20세기에 미국에서 있었던 공동체 실험은 그에 대한 영감을 말해줍니다. 가장 오래 지속된 공동체는 자유연애를 실행한 집단으로, 성행위가 그룹의 구성원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곳이었습니다. 반면에 가장 짧게 지속된 공동체는 남편의 힘과 사유가 지배하는, 파기불가능하고 폐쇄적인 결혼체제를 가지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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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선 2015-03-16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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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일심동체라고?
부부가 일심동체라고?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한다. 1+1=1이라는 논리다. 자기를 내세우지 말고 먼저 남을 이해하도록 하라는 말은 결혼식 주례사의 상투어다. 그러나 냉정히 주위를 살펴보자. 알콩달콩 사는 부부가 의외로 많지 않다. 때론 원수도 이런 원수가 없다. 한 지붕 아래 살되, 저는 저고 나는 나다라는 식의 ‘저 홀로 부부’도 적지 않은 듯싶다. 살은 섞되 마음을 섞지 않는 부부도 있고, 마음은 섞되 몸만은 내가 알아서 한다는 부부들도 더러 있는 듯싶다. 고전적인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어떻든 고전적인 일부일처제는 격랑의 한 복판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소설에서 드라마, 연극, 영화, 이제 불륜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소재다. 동창생을 찾아주는 사이트의 성공과 더불어 소위 ‘흥신소’의 주가도 덩달아 올라간다는 웃지 못할 농담까지 나도는 판이다. 인터넷 대화방에서의 ‘애인 구함’이란 문구 정도는 이젠 애교에 불과할 정도다. 각종 채팅 사이트엔 낯뜨거운 문구가 버젓이 얼굴을 디밀고 있다. 기술이 욕망을 부추기고 욕망은 다시 기술을 증폭시킨다. 미디어는 이런 증폭을 더 뜨겁게 달군다. 매일매일 스포츠 연예신문을 달구는 저 낯뜨거운 기사들.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영화는 더 이상 여성이 성적 욕망의 대상에 머무를 수 없음을 선포한다. 케이블 TV의 외화 드라마 는 여성들도 당당하게 욕망의 주체임을 말한다. 그 어법이 하도 당돌해 ‘이건 외국의 경우야. 우리나라는 달라’라고 뇌까려 보지만 신세대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드라마를 즐긴다는 얘기다. 하긴 남성의 욕망이 보상받아야 하는 것이라면 여성의 욕망이라고 해서 억압해야 할 이유는 없다.
어떻든 동거, 계약결혼 등 새로운 형태의 남녀 결합이 기존의 결혼제도를 위협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쯧쯧 한숨을 내쉬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위기가 곧 기회다’라며 남녀간의 새로운 인식의 패러다임이 도래하길 은근히 희망하고 있는 눈치다.
『일부일처제의 신화 : 자연의 짝짓기를 통해 본 인간의 욕망과 불륜』(데이비드 P. 버래쉬, 주디스 이브 립턴 저/이한음 역, 해냄)에서 저자는 일부일처제가 얼마나 취약한 제도인가를 역설한다. 한 마디로 일부일처제는 인간을 본능을 도외시한 실패한 제도이며 다수의 성적 파트너를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라는 것. 이 책은 다양한 동물의 짝짓기 연구를 통해 일부일처제가 얼마나 결점 투성이인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버래쉬에 의하면 4천 종이 넘는 포유동물 중 일부일처형은 박쥐 일부 종과 비단 원숭이 등 10여종에 불과하며. 일부일처제의 생물학적 증거는 백조를 비롯한 조류들의 일부일처형 번식 형태만이 유일하다는 것이며, DNA 지문 분석 결과 조류들의 새끼 중 10-40%가 혼외 수컷의 자식이었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원시부족들 사이에서 일부다처제가 선호되었던 몇 가지 이유를 든다. 먼저 성(性) 충동에 있어 남녀간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 출산 후엔 오랫동안 성교가 금지된다는 점, 일부다처제가 다산(多産)에 유리하다는 사실, 나아가 여성의 노동력이 많을수록 생계유지 및 가족부양에 공헌도가 높다는 점 등이 일부다처제를 선호된 이유로 제시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자들은 일부다처의 실질적 이유로 성적 측면보다는 경제적 요인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인류 역사 속에서 가족은 애정공동체의 성격보다는 생존공동체의 성격이 강했다. 가족학자들은 가족이 생존공동체로부터 애정공동체로 전환해 가는 과정이 근대성의 주요한 특징이라고 주장한다. 기본적인 의식주의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야 비로소 부부간의 사랑과 가족 간의 정서적 유대가 인류의 관심사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부일처제는 안정적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했던 가족제도에다 부부간의 낭만적 사랑을 결합하려는 근대적 실험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동물학 박사이자 심리학 교수인 남편(데이비드 P 버래쉬)과 정신과 의사인 아내(주디스 이브 립턴)는 일부일처제를 포기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들은 일부일처제의 신화를 깨자고 한다. 처음부터 일부일처제는 인간의 본능을 도외시한 제도였음을 인정하자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일처제의 대안으로서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를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자연스런 욕망을 긍정적으로 수용한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 이들의 결론이다. 일부일처제의 신화를 고수하는 보수주의자들이 엄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그것이 도덕론자들의 엄호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일처제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다소 밋밋한 결론을 제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커플의 재발견 : 당신에게 맞는 커플의 형태를 찾아라』(필리프 브루노 저/이수련 역/에코리브르)에서 저자는 현행 결혼 제도, 일부일처제는 실패했다고 단정적으로 말한다. 이 책 역시 동물행동학과 인류학, 정신신체의학 등의 실증적인 논의를 바탕으로 일부일처제의 허점을 꼬집는다. 그렇다면 일부일처제의 대안은 없을까. 일부일처제의 대안으로서 내놓은 것이 저자가 말하는 <열린 커플>이다. 저자는 우리가 대부분 '닫힌 결혼'에 매어있음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부부가 같은 친구를 사귀어야하고, 같은 여가를 즐겨야 하고, 다른 이성에게 눈길을 주어서는 안 되고, 마음과 몸이 하나이어야 한다는 관념이 지극히 유아적이고 퇴행적이라고 비판한다. 유아가 어떤 존재인가. 울며 떼쓰며 어머니에게서 분리됨을 두려워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성숙이란 독립과 자립임에도 불구하고 왜 우린 커플로부터 매어있기를 열망하는 것인가. 왜 스스로 속박의 굴레를 짊어지려는 것일까. 자유는 불안이기 때문일까. 누군가에게 속박되어 있다는 사실로부터 위안을 얻고자 하기 때문일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다 큰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분리와 독립을 두려워하는 식민지 근성.
저자에 의하면 '열린 커플'은 '1+1=2'임을 인정하는 관계다. 부부는 일심동체요, 결혼(結婚)은 결혼(結魂)이라는 가짜 신화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개인의 욕망과 충동을 내 욕망으로 지배하려들지 말자는 얘기다. 부부는 모든 것이 공유된다는 환영을 품고 있기도 하지만 이것이 잘못이라는 얘기다. 각자가 은밀한 영역이나, 피난처, 비밀의 정원 등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면, 커플은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얘기다. 엄연히 상대방의 영토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범인(凡人)들로서 무소유의 경지를 체득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말로는 쉬워도 실천은 요령부득, 도저한 자기 반성과 절제가 필요하다.
생물학적, 사회적, 심리적 논증을 통해 일부일처제의 기원과 그 부정적 결과를 꼼꼼하게 파헤친 데 비해서 이 책의 결론은 다소 맥빠지긴 하지만, 결혼제도의 문제점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고찰해볼 수 있게 한다는 점, 욕망의 지형도를 꼼꼼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는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러나 결혼에서 백약(百藥)이 쓸모 없다. 신뢰만이 상대방을 자유롭게 한다는 점이다. 당신은 충분히 당신 안에서 현명할 것이라는 믿음. 그 다음은 우리가 따질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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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박물학 2004-10-31 공감(2)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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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커플엔 공통된 전망이 있는가

어찌 보면 위기에 놓인 부부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한 책 같다. 커플이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조언한다. 누구나 바라는 것이고 그래서 노력해야 하는 그것.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고민하는/고민했던/고민할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커플을 행복하게 하는 공통된 전망이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함께 사는 내내 커플은 괴롭다’는 말이 책을 읽은 뒤에 내내 맴돈다.
인문서를 다 읽을 수 있을까 우려했었는데, 1장 동물세계의 다양한 짝짓기 유형을 흥미롭게 읽으며 시작을 순조롭게 할 수 있었다. 자연세계엔 '정말 다양한' 커플의 유형이 있다. 그리고 백년회로하기보다는 이혼이 늘어가는 추세인데, 그런 변화의 원인을 동물의 짝짓기 유형에서 찾아본 설이 흥미로웠다. 아주 그럴듯하다. 뭐냐면, 일정기간 함께 지내는 동물들은 자식을 낳고 어느 정도 기르는 동안만 커플이 유지되다가 헤어지는데 지금 부부들이 이혼하는 시기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남녀의 차이에 대한 탁월한 통찰은 언제나 인상적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커플 사이에 문제를 먼저 제기하는 쪽이 대개 여자인데, 그것은 관계의 위기에 대해 여자들이 ‘먼저’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자에게는 ‘오래된 문제의 표출’인 것이 남자에게는 너무나 ‘갑작스런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내 경험으로 볼 때 그.래.서. 관계의 문제에 대해 남자에게 길게 설명을 해봐도, 설명을 들을 그가 ‘알겠다’고 말을 해도, 그가 정말로 이 문제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또 하나, 본문에서 깊이 다룬 것은 아니나 남녀의 차이에 관한 명언이 있었으니 이렇다. “여자들은 애정을 통해 성욕에 이른다면 남자들은 성욕을 통해 애정에 이른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있는 커플의 경우에는 항상 애정이 결여되어 있다.”
책에 대한 서평을 잘 쓰진 못하겠으나, 어쨌든 사랑을 사회학으로 바라본 의미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대학 때 <현대사회의 성·사회·에로티시즘>을 읽었을 때 사회학으로 사랑을 바라보는 것이 참 신선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사랑이 사회학의 진정한 대상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사랑은 남녀 모두의 욕망의 대상이며, 현대인의 모든 의식과 활동을 점유할 만큼 강렬하게 열망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심리학·의학·사회학 등의 학문이나 연구 분야의 대상이 아니다. 사랑은 여전히 철학, 특히 문학의 영역에 속해있을 뿐이다.” 인문서가 읽기에 쉬운 것은 아니나, 사랑에 대해 고민이 깊다면 어떻게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딴 얘기 하나. 사적 영역 침해의 예를 제시한 것 중에서, 남자에 대해서도 컴퓨터에 의한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굉장히 흥미로운 관측이 하나 있었다. “컴퓨터는 매우 남성적인 모델에 따라 작동한다. 즉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서도 시간을 공유함으로써 상대와 계속해서 함께 있다는 착각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여자가 원하는 관계의 유형인 ‘실제로 한 가지만 하는 시간’과 대비되는 모델이다. 휴대폰 통화 때문에 마주 앉아 있으면서도 소외를 느끼는 경험을 하면서, ‘현대기계에 의한 소외’ 뭐 이런 것에 대해 탐구한 책이 있다면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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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바람 2003-12-0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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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싫어? 독신도 싫어? 그럼, 새롭게 도전해 봐."
읽기 전에 커플의 역사를 훑은 책이 그래도 한 권 정도는 있지 않을까 했는데, 웬걸? 찾아보니 <커플>밖에는 한 권도 없었다. <커플>이 문학.영화.실제 세계에서 찾아낸 50쌍의 러브스토리란 점을 감안하면 이 책이 첫 커플 연구서인 셈이다.
시인 김승희가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꽤 개성있고 진취적인 후배 둘이 결혼하기에, 이 사람들은 뭔가 다른 결혼생활을 하겠구나 기대했더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그들이 사는 모양을 보니 여느 부부와 다를 게 없었다는 것. 아이 낳고, 양육하는 모양이 남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커플의 만남'이 100쌍이면 100쌍 모두 똑같다면, 이것 참 기가 막힐 일이다. 유전자도 달라, 성격도 달라, 개성도 달라, 직업도 달라, 생활수준도 달라……. 그런데 어째서 부부가 사는 모습은 매한가지로 똑같을까? 한 번이라도 이 점이 궁금했다면 이 책을 참고하는 게 좋을 것이다.
지은이는 일부일처가 가계발달(후손 잉태와 교육)과 부권 강화에 이로운 제도라고 본다. 일부일처는 일단 아이를 낳고 교육시키는 데 사회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가장 안정된 구조라는 것. 가령, 일시적 일부일처제를 보여주는 조류의 경우, 새끼가 성장하면 부부는 속절없이 갈라선다.
반면 인간을 뺀 영장류의 세계에서 일부일처제는 찾아볼 수 없으며, 있다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나타난다. 맹금류와 앵무새, 마다가스카르 섬의 여우원숭이가 그 경우인데, 인간이 동물과 소통할 수 없는 이상 이 종들이 왜 일부일처제로 살아가는지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란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뭐라? 일부다처제가 정상적이라고?' 분명, 화나실 분 있겠다. 그렇다면 이 점을 참고하기 바란다. 일부다처와 일처다부는 어느 성이 우세하냐에 따라 결정되는 사회적 규제양식이라고 한다. 즉, 암컷이 우세한 비비원숭이 무리는 일처다부제를 택하고 집닭의 경우는 하렘처럼 일부다처제를 선택한다.
인간이 일부다처제의 예외란 점을 염두하고, 이제 '결혼은 왜 하는가?'로 넘어가자. 인간이 커플을 맺는 이유는 생식을 보장하고 교육을 도모하며 사회적 권력과 영토를 획득하고 재산과 여자를 교환하기 위해서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역사적으로 결혼은 이런 맥락에서 지속되어 왔다.
결혼의 시작이 불평등할진대 어찌 그 내용이 또 불평등하지 않겠는가. 지은이는 "결정은 남자가 하고 여자에게는 강요된다"로 이를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당연히 여성들의 저항이 따를 수밖에 없었는데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저항이 바로 "연애"다. 궁정 연애뿐 아니라, 자유연애는 결혼제도에 대한 가장 원초적인 저항으로써 현재까지도 이 소리 없는 반항은 계속되는 중이다.
뭇여성들의 연애를 가능하게 했던 위대한 발명품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경구 피임약! 성욕과 출산이 구분되면서 여성은 가족의 삶으로부터 다소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성적인 자유까지 획득하여 결혼 외의 성생활도 가능했던 것이다.
경구 피임약의 발명 이후, 결혼제도의 기본적인 틀과 구조는 바뀌지 않았지만 커플의 결합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결혼하는 사람 수가 줄고, 결혼 연령도 더 높아졌다. 또 예전에는 용납되지 않던 동거가 결혼의 준비단계처럼 인식되고, 나아가 하나의 삶의 양식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그리고 결혼한 커플들도 확고부동한 커플로서 파트너가 죽을 때까지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더러 이혼을 선택하기도 한다. 인간의 경우는 평균 결혼 14년차가 가장 많이 이혼하며, 현대로 올수록 파트너의 과실로 인한 이혼보다 합의 이혼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보고 있다.
이혼하지 않는 경우는 서로 다른 파트너를 두기도 한다. 배우자가 오래 자리를 비우거나 또는 임신하지 않을 때 새 파트너가 생기기 십상이라고 하니 주의하기 바란다. 이처럼 <커플의 재발견>은 커플에 관한 한 분석하고 연구할 수 있는 갖가지 것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쾌도난마한 책이다.
실험가능한 커플 유형을 소개해주는 일도 이 책 소관이니 짝이 있고, 없건 간에 너무 일찍 절망하지 않기로 하자. 결혼했다고 해서 평생 한 침대를 쓰며 붙어살아야 할까? 또, 무조건 아이 낳고 교육시키며 반평생을 살아야 할까? 아님, 결혼이 싫어서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야 할까?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이 책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함을 물론이요, 당신의 선택까지 도와줄 것이다. - 최성혜(2003-06-20)
책소개
커플 연구서. 인간이 왜 일부일처제를 제도화하고, 정상적인 결합으로 '결혼'을 받아들이게 되었는가를 동물세계의 짝짓기와 비교해 살펴본다. 나아가 커플이 아닌 경우 어떤 식의 존재 형태가 가능할지 탐구한다. 이미 결혼해 커플을 이룬 경우라면 어떤 식의 커플 형태가 좋을지 지은이의 제안을 참고할 수 있다. 서술이 쉽지는 않지만, 보통 인문학 책을 읽는 정도라면 접근 가능하다.
목차
1. 현황 파악
실질적인 질문들 / 연구 방식
2. 자연세계의 결합 법칙
기원 / 수컷과 암컷 / 만남 / 생활양식 / 단생
난교 / 다혼 / 일부다처 / 하렘 / 일처다부
일부일처의 형식 / 영구적인 일부일처
일부일처는 무슨 소용이 있는가 / 부권
둘이서 함께 하는 삶 / 첫 번째 결론
복합성 / 가계와 권력 / 부재.분리.이혼
유니섹스 패션 / 동성애 / 두 번째 결론
3. 인간의 문화
결혼의 기원 / 독신 / 난교 / 일부다처제 / 일처다부제
일부일처제 / 전통적인 일부일처제 / 전통적인 결혼제도의 조정
첫 번째 결혼 / 서양에서의 결혼 / 파기불가능한 일부일처제
양성 존재의 융합 / 사랑과 결혼 / 기독교적 결혼의 개조
두 번째 결론 / 저항
4. 전통과 현대의 단절
커플의 발명 / 단절의 요인 / 부부생활의 위기
양육기 / 이혼의 원인 / 이혼 / 새로운 생활양식 / 독신
방어적 독신 / 혼자 사는 남자 / 한쪽 부모만 있는 가족
새로운 독신자들 / 난교 / 다혼 / 새로운 형태의 일부일처제
어린 커플 / 닫힌 커플 / 자유연애 / 지리적인 형식
시간적인 형식 / 성에 따른 형식 / 새로운 합법적 결합 / 결론
5. 당신의 커플을 재발명하라
함께 사는 열 가지 이유 / 자가 치료를 하기 전에
커플의 자연사 / 사랑의 커플 / 강요된 커플 / 치료 혹은 자가 치료
6. 자가 치료
상호 약속 / 커플을 위한 20가지 규칙 / 자가 진단 / 자율적 조정
7. 자립
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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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필리프 브르노 (Philippe Brenot)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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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이면서 인류학자. 현재 보르도 1대학에서 인간 생태학에 관한 국제 자격증 담당 부서의 부소장을 맡고 있다. 언어, 육체, 건강에 관한 책을 많이 썼다. 지은 책으로 <천재와 광기>, <성과학(La Sexologie)>, <육체의 언어(Les Mots du Corps)>가 있다.
최근작 : <만화로 보는 성의 역사>,<커플의 재발견>,<천재와 광기> … 총 17종 (모두보기)
이수련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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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7대학 정신분석학 박사, 프랑스 국가공인 임상심리사. 프랑스의 여러 아동청소년병원에서 임상 수련을 했다. 현재 한국라깡임상정신분석협회를 창립하여 정신분석 이론가 및 임상가, 아동청소년 심리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으며, 한스아동청소년상담센터에서 정신분석 임상을 실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정신분석』 『자크 라캉 세미나 11』(공역) 등이 있으며, 『잃어버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썼다.
최근작 : <‘어른아이’를 만드는 사회>,<엄마보다 큰 세상을 너에게 줄게>,<잃어버리지 못하는 아이들> … 총 17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에코리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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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악마의 원소>,<중독의 신경과학>,<너도밤나무가 들려주는 숲속 이야기>등 총 154종
대표분야 : 환경/생태문제 1위 (브랜드 지수 170,406점), 과학 16위 (브랜드 지수 218,213점), 역사 27위 (브랜드 지수 43,8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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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연애하라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신부는 서로를 사랑하며 평생 행복하게 살아가겠냐는 주례의 질문에 언제나 그럴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답변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의 사람들입니다. 날로 늘어가는 이혼율과 부부상담은 현행 결혼 제도에서 성공할 확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인 저자 필리프 브르노는 결혼한 커플 세 명 중 한 명은 이혼하고, 한 명은 불만족 속에서 살아가고, 한 명만이 만족하고 있다고 말하며 현재의 결혼 제도를 재검토해 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조, 상호의존성, 일부일처제라는 사회의 미덕에 대한 도전입니다.
형태에서 진화가 요구하는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인간은 다혼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일처제로 살아가는 동물들은 암수의 구별이 어려운 단형태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혼으로 살아가는 동물들은 암수의 구별이 확연합니다. 남녀 구분이 확연히 드러나는 인간의 경우 의심의 여지 없이 다혼하며 살아온 동물입니다. 그러나 일정 조건의 환경에서는 일부일처의 동물이 다혼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다혼의 동물이 일부일처를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결혼 방식은 진화의 가능한 한 단계로서 종족과 주변 환경의 필연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남자와 여자가 점점 비슷해지는 유니섹스 경향은 인간이 다혼에서 일부일처제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구조적으로 하렘과 다혼은 일부일처제보다 안정된 사회형태지만, 일부일처제에도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 일부일처는 수컷에게는 생식의 기회와 영토의 지배가 좀더 제한되고, 암컷에게는 자신의 후손을 다양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므로 불리해 보일 수 있지만, 자손을 보살피고 교육시키고 보호하는 관점에서는 강점을 가집니다. 일부일처는 가계 발달을 보장하고 부권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의 결혼문화는 단 하나의 파트너와의 결합이라는 엄격한 제도로 발현됩니다. 초기의 기독교인들은 파트너에 대한 영원한 정절을 보여주는 회색거위에게서 이상적인 일부일처제를 발견하고 이를 기독교 문화에 적용합니다. 인간이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여겨지는 근친상간도 어떤 사회는 사촌간에는 허용하거나, 어떤 사회는 부모와의 결합만 금지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터부는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전통이며, 사회적인 질서입니다.
영장류처럼 인류에게도 일부일처제가 그다지 널리 퍼져있는 것은 아니다. 1957년 머독이 시행한 관찰 작업은 그때 연구된 일부 종족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관찰된 종족의 경우 일부다처제가 약 74.3퍼센트, 일처다부제는 0.7퍼센트, 일부일처제는 25퍼센트였다. 이 비율은 현재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법적인 일부일처는 인류 사회의 30퍼센트가 채 되지 않는다. - p.74
수천 년간 인간의 사회를 지배한 전통적인 일부일처제는 반자연적이고 초인간적인 제도였습니다. 전통적인 결혼은 평등한 수단이 아니며 남자보다는 여자를 더 구속했습니다. 일부일처제 하에서 여성은 남성들 사이에서 물질적인 재화와 똑같은 취급을 당하며 사회구조의 교환가치로밖에 여겨지지 않았고, 여성의 자유로운 성욕은 항상 위험하고 반사회적이기 때문에 통제되어야만 한다는 보편적인 규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독교 문화에서 결혼한 커플에게 다른 이성과의 관계는 금지되었으며, 성행위는 오직 자식을 낳는 용도로만 허용되었습니다. 부부간의 금욕을 지향하는 결합은 사랑과 결혼을 분리시켰고, 결혼한 커플에게 더이상 사랑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탈은 자주 일어났으며, 주로 남성에게만 허용되었습니다. 서양 기독교에서 볼 수 있는 성적인 순결에 대한 도덕은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의 극소수 개인에게서 시작되어 억압과 승화라는 공동 가치를 중심으로 지금도 전통이라는 이름 하에 이어지고 있으며, 여전히 여성의 복종을 기반으로 삼고 있습니다.
사랑의 다른 형태를 요구하는 궁정 연애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통적인 결혼과 현대적인 결합 사이의 단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부일처를 단 하나의 파트너와의 결합이라고 엄격히 정의한다면, 다혼의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서구는 물론 많은 나라들이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를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두 가지 형태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혼과 재혼을 통해 연속적으로, 다른 하나는 비밀스러운 이중생활을 통해 동시적으로 이뤄집니다. 이혼이 합법화되고 사회도덕이 자유로워지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매춘의 감소입니다. 매춘은 엄격한 일부일처제 하에서 번성하기 때문입니다. 영구적인 일부일처제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것은 효과적인 피임법 덕분이었습니다. 피임 덕분에 성행위와 출산이 분리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결합 형태를 찾아나섭니다.
피임약 덕분에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성욕과 출산이 분리되어 여성과 가족의 삶이 변화하였다. 피임약의 출현으로 사회적인 차원에서 일어난 근본적인 변화는 피임을 하는 그 순간부터 남자들은 구속에서 벗어난 여자들의 성행위를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커플이 욕망과 쾌락을 요구하게 되었다는 것은, 가족으로부터 독립된 자율적인 커플의 발명에 이르게 될 부활을 예고한다. 전통적인 결혼에서는 결혼의 결과물에 불과하던 성행위가 커플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 p.132
그러나 아직도 영구적인 일부일처제 이데올로기는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 이데올로기는 커플들에게 기독교적 가치가 요구하는 서로간의 공조와 의존, 정조, 두 사람이 하나를 이룬다는 환상을 심어주는데, 이타성을 지워버리고 모든 것을 하나로 만들려는 융화적 커플은 욕망하는 주체로서의 개인을 부인하기 때문에 자신의 욕구를 가족이라는 개념을 통해 배출하고자 합니다. 이런 가치관은 의존적인 사람들끼리 만난 커플의 경우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커플 중 한 사람이 자아가 뚜렷한 경우 서로 요구하는 것에서 충돌을 일으키게 됩니다. 저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해서 부부간의 합일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각자의 독창성이 커플 에너지의 원천이 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차이와 대립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한다고 말합니다. 합일이라는 기독교적 이상이 찬미하는 융화적 사랑에서 분열적 사랑으로의 이행 과정에서 일어나는 패러다임의 전환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전통적인 결혼이 현대 남녀의 사고체계에 적합하지 않다면, 이혼의 절차 역시 더 쉽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실패한 결혼생활을 계속 끙끙 앓으며 살아가는 것보단 이혼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게 해주는것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결혼 과정이 이혼 과정보다 쉽다는 것은, 사회가 이혼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의존하고, 자신의 충동은 내재화하고 억압하게 만드는 신화들이 항상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비롯해 백마 탄 왕자님 이야기들은 초월적 사랑, 평생 행복하게 잘 살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신발을 구입해본 사람이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신발을 구입하는 것이 힘든 것처럼, 아무리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선택하더라도 한번에 평생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사람들에겐 연애의 자유가 필요한 것입니다. 20세기에 미국에서 있었던 공동체 실험은 그에 대한 영감을 말해줍니다. 가장 오래 지속된 공동체는 자유연애를 실행한 집단으로, 성행위가 그룹의 구성원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곳이었습니다. 반면에 가장 짧게 지속된 공동체는 남편의 힘과 사유가 지배하는, 파기불가능하고 폐쇄적인 결혼체제를 가지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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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선 2015-03-16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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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일심동체라고?

부부가 일심동체라고?

소설에서 드라마, 연극, 영화, 이제 불륜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소재다. 동창생을 찾아주는 사이트의 성공과 더불어 소위 ‘흥신소’의 주가도 덩달아 올라간다는 웃지 못할 농담까지 나도는 판이다. 인터넷 대화방에서의 ‘애인 구함’이란 문구 정도는 이젠 애교에 불과할 정도다. 각종 채팅 사이트엔 낯뜨거운 문구가 버젓이 얼굴을 디밀고 있다. 기술이 욕망을 부추기고 욕망은 다시 기술을 증폭시킨다. 미디어는 이런 증폭을 더 뜨겁게 달군다. 매일매일 스포츠 연예신문을 달구는 저 낯뜨거운 기사들.

어떻든 동거, 계약결혼 등 새로운 형태의 남녀 결합이 기존의 결혼제도를 위협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쯧쯧 한숨을 내쉬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위기가 곧 기회다’라며 남녀간의 새로운 인식의 패러다임이 도래하길 은근히 희망하고 있는 눈치다.

학자들은 원시부족들 사이에서 일부다처제가 선호되었던 몇 가지 이유를 든다. 먼저 성(性) 충동에 있어 남녀간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 출산 후엔 오랫동안 성교가 금지된다는 점, 일부다처제가 다산(多産)에 유리하다는 사실, 나아가 여성의 노동력이 많을수록 생계유지 및 가족부양에 공헌도가 높다는 점 등이 일부다처제를 선호된 이유로 제시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자들은 일부다처의 실질적 이유로 성적 측면보다는 경제적 요인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인류 역사 속에서 가족은 애정공동체의 성격보다는 생존공동체의 성격이 강했다. 가족학자들은 가족이 생존공동체로부터 애정공동체로 전환해 가는 과정이 근대성의 주요한 특징이라고 주장한다. 기본적인 의식주의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야 비로소 부부간의 사랑과 가족 간의 정서적 유대가 인류의 관심사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부일처제는 안정적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했던 가족제도에다 부부간의 낭만적 사랑을 결합하려는 근대적 실험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동물학 박사이자 심리학 교수인 남편(데이비드 P 버래쉬)과 정신과 의사인 아내(주디스 이브 립턴)는 일부일처제를 포기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들은 일부일처제의 신화를 깨자고 한다. 처음부터 일부일처제는 인간의 본능을 도외시한 제도였음을 인정하자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일처제의 대안으로서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를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자연스런 욕망을 긍정적으로 수용한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 이들의 결론이다. 일부일처제의 신화를 고수하는 보수주의자들이 엄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그것이 도덕론자들의 엄호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일처제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다소 밋밋한 결론을 제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저자에 의하면 '열린 커플'은 '1+1=2'임을 인정하는 관계다. 부부는 일심동체요, 결혼(結婚)은 결혼(結魂)이라는 가짜 신화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개인의 욕망과 충동을 내 욕망으로 지배하려들지 말자는 얘기다. 부부는 모든 것이 공유된다는 환영을 품고 있기도 하지만 이것이 잘못이라는 얘기다. 각자가 은밀한 영역이나, 피난처, 비밀의 정원 등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면, 커플은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얘기다. 엄연히 상대방의 영토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범인(凡人)들로서 무소유의 경지를 체득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말로는 쉬워도 실천은 요령부득, 도저한 자기 반성과 절제가 필요하다.
생물학적, 사회적, 심리적 논증을 통해 일부일처제의 기원과 그 부정적 결과를 꼼꼼하게 파헤친 데 비해서 이 책의 결론은 다소 맥빠지긴 하지만, 결혼제도의 문제점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고찰해볼 수 있게 한다는 점, 욕망의 지형도를 꼼꼼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는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러나 결혼에서 백약(百藥)이 쓸모 없다. 신뢰만이 상대방을 자유롭게 한다는 점이다. 당신은 충분히 당신 안에서 현명할 것이라는 믿음. 그 다음은 우리가 따질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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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박물학 2004-10-31 공감(2)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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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커플엔 공통된 전망이 있는가


어찌 보면 위기에 놓인 부부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한 책 같다. 커플이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조언한다. 누구나 바라는 것이고 그래서 노력해야 하는 그것.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고민하는/고민했던/고민할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커플을 행복하게 하는 공통된 전망이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함께 사는 내내 커플은 괴롭다’는 말이 책을 읽은 뒤에 내내 맴돈다.
인문서를 다 읽을 수 있을까 우려했었는데, 1장 동물세계의 다양한 짝짓기 유형을 흥미롭게 읽으며 시작을 순조롭게 할 수 있었다. 자연세계엔 '정말 다양한' 커플의 유형이 있다. 그리고 백년회로하기보다는 이혼이 늘어가는 추세인데, 그런 변화의 원인을 동물의 짝짓기 유형에서 찾아본 설이 흥미로웠다. 아주 그럴듯하다. 뭐냐면, 일정기간 함께 지내는 동물들은 자식을 낳고 어느 정도 기르는 동안만 커플이 유지되다가 헤어지는데 지금 부부들이 이혼하는 시기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남녀의 차이에 대한 탁월한 통찰은 언제나 인상적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커플 사이에 문제를 먼저 제기하는 쪽이 대개 여자인데, 그것은 관계의 위기에 대해 여자들이 ‘먼저’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자에게는 ‘오래된 문제의 표출’인 것이 남자에게는 너무나 ‘갑작스런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내 경험으로 볼 때 그.래.서. 관계의 문제에 대해 남자에게 길게 설명을 해봐도, 설명을 들을 그가 ‘알겠다’고 말을 해도, 그가 정말로 이 문제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또 하나, 본문에서 깊이 다룬 것은 아니나 남녀의 차이에 관한 명언이 있었으니 이렇다. “여자들은 애정을 통해 성욕에 이른다면 남자들은 성욕을 통해 애정에 이른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있는 커플의 경우에는 항상 애정이 결여되어 있다.”
책에 대한 서평을 잘 쓰진 못하겠으나, 어쨌든 사랑을 사회학으로 바라본 의미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대학 때 <현대사회의 성·사회·에로티시즘>을 읽었을 때 사회학으로 사랑을 바라보는 것이 참 신선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사랑이 사회학의 진정한 대상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사랑은 남녀 모두의 욕망의 대상이며, 현대인의 모든 의식과 활동을 점유할 만큼 강렬하게 열망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심리학·의학·사회학 등의 학문이나 연구 분야의 대상이 아니다. 사랑은 여전히 철학, 특히 문학의 영역에 속해있을 뿐이다.” 인문서가 읽기에 쉬운 것은 아니나, 사랑에 대해 고민이 깊다면 어떻게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딴 얘기 하나. 사적 영역 침해의 예를 제시한 것 중에서, 남자에 대해서도 컴퓨터에 의한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굉장히 흥미로운 관측이 하나 있었다. “컴퓨터는 매우 남성적인 모델에 따라 작동한다. 즉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서도 시간을 공유함으로써 상대와 계속해서 함께 있다는 착각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여자가 원하는 관계의 유형인 ‘실제로 한 가지만 하는 시간’과 대비되는 모델이다. 휴대폰 통화 때문에 마주 앉아 있으면서도 소외를 느끼는 경험을 하면서, ‘현대기계에 의한 소외’ 뭐 이런 것에 대해 탐구한 책이 있다면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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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바람 2003-12-0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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