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8

이병철 -몽골 생태영성순례 6,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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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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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생태영성순례 9, 어머니 바다에 몸을 담그고 일출을 맞이하다/

홉스골 호수로 들어서는 들머리에, 차탄족의 삶과 문화를 보여주는 작은 민속촌 같은 곳이 있다.
순록을 이렇게 가까이 대하기는 처음인데, 참 유순하게 생겼다. 커다란 눈망울 때문일까, 몸집에 비해 뿔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높고 큰 뿔도 전혀 위협으로 느껴지질 않는다.
순록 가죽으로 만든 차탄족의 거주지 오르츠는 나무 막대를 원형으로 둘러세우고, 그 끝을 함께 모은 원뿔형 천막 형태로, 마치 북미 인디언의 티피(tipi)와 흡사하다. 인디언 티피가 대부분 들소(버팔로) 가죽이나 천이라는 차이를 제외하면 그 형태가 거의 같아 보인다. 시베리아 유목민의 이런 주거 형태를 '촘'이라고 하는데, 이로 미루어보면 그 원형이 같을 것이라 싶다. 모두 바이칼 인근에서 그렇게 이동했다는 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순록과 함께 살아가는 이 부족은 지금은 소수만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이 부족을 직접 만나려면 타이가 숲속을 이틀 거리로 걸어가야 한다고 한다.
이 부족이 사실상 시베리아 샤먼의 원형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사람들이라고 하니 찾아가 한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래전에 북미 인디언들과 한 달 가까이 지내면서 의례에 직접 참석했던 적이 있어, 바이칼을 중심으로한 북시베리아 샤먼의 형태들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전문 연구자도 아니니 바깥으로 보여주는 형태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오늘 아침은 이곳 홉스골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이다. 어머니 바다, 그 맑고 시린 푸른 물에 몸을 담근다.
세심정혼(洗心淨魂), 몸을 씻어 마음과 혼도 정화될 수 있다면 좋겠다.
아침 5시 조금 지난 시각, 홉스골 푸른빛 호수, 그 어머니 바다에서 일출을 맞이한다. 맑고 시린 물이 혼을 화들짝 일깨우는 것 같다.
아침 조율 시간, 어머니 바다의 자갈 해변에 서서 함께 108배를 올린다. 오랜만에 함께 올리는 108배다.
이 어머니 바다의 물빛과, 온몸으로 느껴지는 그 시린 물의 촉감과 푸른 바람소리는 우리의 몸에, 가슴 깊은 곳에 하나의 씨앗처럼 심겨져 뿌리내리며 자랄 것이라 믿는다.
낮에는 타이가 울창한 낙엽송 숲 사이로 말을 타고, 호수에서 푸른 물을 헤치며 카약을 즐기다가, 어둠이 내리는 시각 함께 모여 명상춤을 추었다.
불교 생태학자인 조애나 메이시가 이 춤을 체르노빌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사용하면서부터 널리 알려지게 된 ‘느릅나무 춤(The Elim Dance)’이라는 서클댄스의 하나인데, 24명의 원무가 호수와 숲과 저녁하늘과 잘 어울렸다.
밤이 좀 더 깊어 모닥불을 지피고, 둥글게 모여 앉아 함께 노래한다.
60대가 중심인데도 모두 절로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에 비치는 얼굴들이 모두 환하고 정겹다.
자연이, 이 공간이 주는 치유의 힘이라 싶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가 있을까. 이 호수, 어머니 바다에 몸을 담글 수 있을까. 한 마리 신령한 짐승이 되어 이 숲속을 뛰놀 수 있을까.

-아침을 여는 시와 기도문/

호흡의 기도/틱낫한
숨을 들이쉬며 내 몸을 고요히 하네.
숨을 내쉬며 웃음 짓네.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면서 이것이 놀라운 순간임을 나는 아네.
-아침을 여는 시/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이 되기를
나무를 만나면 나무가 되기를
당신을 만나면 당신이 되기를
빈 거울처럼
흐르는 물처럼














이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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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생태영성순례 8,
홉스골에서 천제를 올리고 샤먼의 의례에 참가하다/

어제 천제(天祭)를 모셨다. 신성의 바다 홉스골 호숫가에 24명의 순례단이 모여, 하늘에 고하는 간단한 의식을 함께했다.
어머니 바다, 그 신성의 호숫가 검은 빛 굵은 모래와 가는 자갈이 깔린 곳에서 모닥불을 지피고, 풀을 태워 정화의식을 한 다음에 저마다 가져온 과자와 과일을 진설하고 향을 피우며, 맑은 술 보드카를 잔에 따라 올린 후 함께 삼배했다.
천제를 여는 시를 낭송하고, 고천문(告天文)을 하늘과 땅과 어머니 바다와 타이가 숲에 고하며, 신령한 짐승으로 살기를 다짐했다.
그리고 저마다의 소망을 담은 소지문을 올리고 삼배한 뒤, 고천문과 소지 종이를 불살랐다.
음복주를 나누며 고천제를 마무리했다.
명상춤을 준비했으나 차탄족 샤먼의 의식에 참여하기 위해 다음 날로 미루었다.
이곳 샤먼과의 일정이 뒤늦게 조율된 탓에 샤먼과 함께하는 의례는 진행하지 못하고, 대신 저녁 늦은 시간에 샤먼들의 캠프를 찾아가 이곳 샤먼이 정령과 접신하여 의뢰자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굿풀이에 참관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이곳 샤먼의 의례는 약초를 태워 굿판과 무구와 의례자를 정화하고, 특유의 방울과 짧은 쇠막대를 매단 무복(巫服)을 입고, 독수리 깃털 장식의 관과 가면을 쓰며, 순록 가죽의 신발과 순록 가죽으로 만든 커다란 북을 두드리며 진행되었다.
이런 무복과 무구(巫具)는 모두 정령과 접신하기 위한 기본 수단인데, 특히 순록가죽으로 만든 큰북은 가장 중요한 무구로 쓰여졌다.
빠르고 느리게, 강하고 약하게 두드리는 북소리는 정령을 부르고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 같았다
의뢰자의 청을 들은 뒤 접신 의식이 이루어졌다. 부정거리를 할 때 우리와는 달리, 정화수 대신 우유를 사용했다.
남녀 두 명의 샤먼이 굿풀이를 했는데, 부부 사이로, 부인은 어머니로부터 내림굿을 받은 세습무당이고, 남편은 강신무(降神巫)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무속과는 그 원류를 같이하지만, 형태에서는 몇 가지 달라 보였다. 무속 또한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동의 의례를 함께할 수 없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사정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지역의 샤먼들도 사회주의 시대에 박해를 받아 거의 사라졌는데, 지금은 민속문화 보존 차원에서 그 명맥을 간신히 이어가고 있는 듯했다.
굿풀이가 끝난 뒤 두 분의 샤먼과 함께 몇 가지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도 질의 응답 형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상적인 내용 가운데 하나는 의뢰인의 문제가 너무 커서 샤먼 혼자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는 7명의 샤먼이 함께 큰 굿을 하면 모든 문제가 다 풀린다고 한다.
내가 이곳 샤먼의 의례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은 이른바 '생태영성'의 바탕을 모든 존재물 속에 저마다의 신령함이 있다는 샤머니즘의 정령신앙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이칼에서도 그곳 샤먼과 함께 정화의식을 했던 것도 그런 까닭이었다.
모든 생명, 모든 존재물 속에 깃든 신령함, 그 하늘을 보고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앞에서도 삼가며 모심의 마음을 지녔던 사람들, 그런 삶의 가짐이 곧 생태영성적 삶이 아니겠는가.
신령함이 사라진 자리에 정령도 사라지고, 땅과 하늘을 이어주며 소통하던 존재들 또한 사라졌다.
어머니 바다 앞에서 천제를 올리며 아뢰었던 고천문을 함께 나눈다.
이 고천문은 순례단의 일원인 ‘마음의 씨앗 하나’의 영훈씨가 썼다.
-고천문(告天文)/
하늘이시여!
여기 한반도에서 온 스물네 명의 영성 순례단이 겸손한 마음으로 아뢰고 바라나이다.
생명의 근원이신 하늘께서는
빛과 어둠, 불과 물, 비와 바람, 구름과 안개, 강과 바다, 꽃과 풀, 나무와 숨, 들과 산으로 현현하여 생명을 품으셨고,
뭇 생명들이 지금 여기까지 살 수 있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모든 세상은 하늘의 드러남이고,
세상에 생명 가득함이 바로 하늘임을 알게 됩니다.
하늘은 경계 없는 무궁함이기에
모든 인류가 나누어도 충분한 풍요로움임에도
인간의 무지와 욕심은 감사와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결핍에 시달리며 빼앗고 채우고 다 소유하려 하며 파괴하고 있습니다.
하늘이시여!
무지와 욕심에 사로잡힌 우리들의 부끄러운 마음과 욕심의 언행을 고백하오니, 용서하여 주옵소서.
하늘 아래 선 우리들은 이제 새로이 눈을 뜨고자 합니다.
거짓 탐욕의 눈에서, 무지와 분노의 마음에서 벗어나,
한없는 하늘이 허락하신 생명을 감사와 기쁨으로 느끼고
이 풍요로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부디 지혜의 눈을 뜨도록 도우시어
들숨과 날숨으로 하늘을 받아들여
생명의 풍요를 깊이, 깊이 체득하게 하옵소서.
하늘 아래 모든 것이 하늘에서 나왔고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으며
각각 다르게 보이는 모습과 형상이지만
하나의 온생명임을 언제나 자각하게 하소서.
쌀 한 톨에 햇빛과 달빛, 바람과 비, 땅과 공기의 가득함을 볼 수 있게 하소서.
그리하여 생명을 귀하게 모심에서부터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평화로운 세상,
평등한 세상,
기쁨의 세상,
사랑 가득한 세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소서.
언제 어디서나
마음에서부터 살아 있음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느끼고,
생명을 모시고 나누는 일이 곧 평화요, 평등이요, 사랑임을 각인하게 하소서.
여기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서
생명 모심이 절로 우러나올 수 있게 하늘께서 도우소서.
지금, 여기 우리 앞에 펼쳐진 이 생생한 하늘 아래
자명한 마음 모아 올립니다.
“하늘의 진리됨과 선함과 아름다움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통하여 세상에 구현되기를 바라오니,
이 진실한 마음 흠향하여 주옵소서.”
2025년 6월 30일
스물네 명의 영성 순례단의 마음 올립니다.






이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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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생태영성순례 7, 홉스골 호수/

이번 몽골 생태영성순례의 중심은 홉스골 호수다. 홉스골 호수는 몽골 북부, 러시아 국경 근처에 위치한 몽골 최대의 담수호이다.
이 호수는 ‘몽골의 푸른 진주’라 불릴 만큼 맑고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으로, 면적은 제주도의 약 1.5배(2,760㎢)에 이르고 깊이는 최대 262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깊은 호수 중 하나이다. 세계 최대의 담수호인 바이칼 호수와 지질학적으로도 연결되어 '바이칼의 동생'으로 불린다고 한다.
몽골 전체 담수의 약 70%를 차지하고, 아시아에서도 가장 깨끗한 물 중 하나로 꼽히는 이 호수 주변은 몽골의 가장 큰 삼림 지역으로, 시베리아 타이가 (taiga)지대의 남단에 해당한다. 시베리아 낙엽송이 주종인 울창한 타이가 숲이 호수와 맞닿아 있다.
이 지역은 숲과 초원, 순록 유목민인 차탄족의 삶터로서 샤머니즘의 성지로 여겨지는 곳이기도 하다.
튀르크어로는 ‘푸른 물의 호수’, 몽골어로는 ‘어머니 바다’라는 이름을 지닌 이 호수는 정령이 깃든 곳으로 간주되어 함부로 더럽히지 않는 성스러운 호수이다. 그래서 홉스골 호수는 몽골인들 사이에서 정화와 치유의 장소로, 특히 샤먼들은 이 호수를 신성한 존재로 여기고 기도와 제의를 올리는 곳이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 호수는 유목민들에게 있어 ‘생명의 근원’이자 ‘대지 어머니의 젖줄’로 여겨지며, 샤먼들의 성지로 신성시되는 곳이라 하겠다.
이번 몽골 생태영성순례의 목적지를 이곳으로 삼은 것은, 지구 행성의 성스러운 바다로서 시베리아 샤먼의 성지인 ‘바이칼’과 그 의미가 다르지 않기 때문이었다.
울란바타르에서 홉스골 호수까지 도로 주행의 직선 거리로는 600km 남짓인데, 우리는 1,200km가 넘게 에돌아 4박 5일 만에 도착했다.
우리는 여기서 이틀을 머물며 천제를 올리고, 샤먼의 의례에 참여하며 ‘어머니의 바다’에 몸을 담그려고 한다.
(25.06.29)

-아침의 기도/

-자비의 기도(자비경)
모두가 탈 없이 잘 지내기를.
모두가 참으로 행복하기를.
살아있는 것이면 어느 것이든 하나도 빠짐 없이
약한 것이거나 강한 것이거나
길거나 크거나 또는 중간치이거나
짧거나 미세하거나 또는 거대하거나
눈에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
멀리 살거나 가까이 살거나
태어났거나, 태어나려 하고 있거나
모든 이들이 탈 없이 잘 지내기를,
참으로 행복하기를.
-아침을 여는 시,
이 아침 절합니다 (敬)/
이 아침 엎드려 절합니다
모두가 당신이었습니다
그리움과 설렘으로 달려갔던
미움과 원망으로 돌아섰던
이번 생의 숱한 그 인연들 모두
나를 위한 당신의 크신 역할이었습니다
이 아침 무릎 꿇어 절합니다
모두가 나였습니다
하나이고자 애탔던 당신도
아니라며 내쳤던 당신도
기쁨과 고통의 그 모든 것을
당신의 모습으로 내가 그리 한 것이었습니다
이 아침 천지사방에 절합니다
모두가 참으로 행복하기를
살아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그 마음 모아
주저함 없는 그 사랑되어
저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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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생태영성순례 6,  들꽃, 야생에 대한 축복/

어제 잠자리를 청한 곳은 테르힝 차강 노르다. 몽골말로 '저 많은 흰빛 호수'라고 한다. 이 호숫가에 게르형태의 숙소들이 있다. 일종의 몽골식 리조트라 하겠다.
호르고 화산의 화산의 용암이 흘러내리다가 그 멈추어 이 호수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곳 초원의 5월과 6월은 들꽃, 그 야생화 천지이다. 눈과 얼음이 녹고 초원에 파랗게 풀들이 돋아나면 들풀들은 저마다 서둘러 꽃을 피운다. 들꽃이다. 그렇게 이 초원도 야생화 그 들꽃들의 세상이 되는 것이다.
몽골의 들꽃은 아주 작다. 그 크기가 대부분 한 치 안팎에 불과하다. 그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선명한 원색으로 초원을 수놓는 것이 밤하늘에 초롱한 별이 빛나는 것 같다. 특히 고원 평원에 작은 들꽃들이 하얗게 무리지어 피어있는 풍경이 마치 밤새 싸락눈이 내린 것 같은 느낌이다.
새노랗게 피어난 들꽃과 눈을 마주하며 정말 아름답다고, 이렇게 피어나 주어 고맙다고 말한다.
'당신이 마음 모아 풀 한 포기를 축복하면이 지상의 모든 풀들이 당신을 축복할 것이다.' 대지의 사람들 북미 인디언들의 오랜 잠언 가운데 하나이다.
오는 길에 몽골에서 가장 유명한 몽골 최대의 전통 민속축제인 나담 축제 현장을 만났다. 이 축제는 몽골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상징하는 축제로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몽골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전국적으로 열리는데, 경기는 남자들의 말타기(경마), 씨름, 활쏘기(궁술)을 겨루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유목민 생활의 기술이자 전사의 기본 자질을 상징한다고 한다. 우리가 오면서 본 이 축제는 마을단위 축제로 전국 출전을 위한 예선 대회인 것 같다. 이런 축제를 구경할 수 있다는 또한 귀한 선물이다.
오전 9시에 출발하여 오늘 숙소인 홉스콜주 수도 므릉까지 350km의 대부분이 고원의 평원을 가로지르는 비포장길이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젖은 길을 달려 숙소인 호텔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었다. 도중의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쉼없이 달려왔는데도 11시간이 넘게 걸린 것이다. 그 11시간 동안 제대로 된 마을다운 마을은 한 곳만 지났을 뿐이다. 오직 푸른 빛의 대평원과 그 위의 점처럼 움직이는 말과 야크와 양떼들의 한가로운 모습과 간간히 보이는 하얀 게르가 전부이다. 그런 인적없는 대평원과 고원의 비에 젖고 뚜렷하지 않는 흙길을 따라 오르고 내리면서 달려온 것이다.
차가 앞 뒤로 뛰었다가 좌우로 요동하는 것이 차를 탄 것이 아니라 숫제 말이나 보트를 탄 느낌이다.
놀라운 것은 그런 길을 용케도 차가 갈 수 있다는 것이고,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런 길을 운전한 두 분 기사님의 실력이었다. 덕분에 몽골의 대평원과 고원은 온몸으로 싫토록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체험만으로도 몽골 생태 체험 은 충분하였다. 아마도 이번 생에서 이런 경험을 다시 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몸은 솜처럼 지치지만 마음은 더 없이 맑고 충만하다.
아침 조율 시간에 나눈 시와 기도문이다.

나를 위한 만트라 1/

태산처럼 고요하기를
바다처럼 넉넉하기를
바람처럼 자유롭기를
꽃잎처럼 부드럽기를
해살 같이 따스하기를
불꽃 같은 사랑이기를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아침을 여는 시/
환한 꽃/
여기
한 송이 꽃 피어
충만한 우주
지금 그 자리
환한 꽃
당신.
하늘 창(窓)/
꽃을 피우는 것은
하늘의 창(窓)을 여는 것이다
한 송이 꽃이 필 때마다
하늘로 향한 창 하나씩 열린다
별들이 피어나
밤하늘에 꽃등을 매어다는 것처럼
꽃들이 피어나
하늘의 창을 활짝 여는 것이다
네가 피어나고
내가 피어나면
그래, 온 세상이 환해지는 것이다
(25. 06. 28)






Author이병철

예, 장도의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남은 걸음에 하나의 이정표가 되리라 싶습니다. 언제 한번 뵙지요.



김영부
존경하는 선생님.
걸음마다 복되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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