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8

인공지능 시대 다음에 오는 것 시민언론 민들레 황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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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다음에 오는 것
황대권 문명전환

입력 2025.10.25 
  • 기계가 다 알아서 해주는 ‘잉여인간’ 디스토피아
  • 20년 안에 도래한다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
  • 미국-중국 패권 전쟁도 AI 세계대전 양상
  • 피할 수 없는 그 끝은 AI주도 전쟁과 기후위기
  • 해법은 흙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것
  • 대규모 단작농 해체하고 소규모 다품종 소농으로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AI(인공지능)라는 알파벳 문자와 로봇 손이 컴퓨터 마더보드에 배치돼 있는 이미지 그림.2023.6.23.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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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지금은 인공지능(AI)의 시대라고 한다. 실제로 새로 나온 많은 전자제품마다 인공지능을 탑재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알아서 청소해 주고, 알아서 빨래해 주고, 알아서 음악을 골라주고, 알아서 글도 써주고... 기계가 뭐든지 알아서 해준다고 한다. 인간은 그저 스위치 켜 놓고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하면 된단다. 여기서 한 번 물어보자. 그동안 인간이 해 왔던 일들을 모두 기계가 알아서 하도록 맡겨 놓으면, 이제 인간은 뭐를 할 건데? 길게 설명할 것이 없다. 이제부터 인공지능과 관련된 일을 하는 소수의 전문가와 경영인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잉여 인간’이 된다. 자동화 기계가 도입된 이래 잉여 인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는데 인공지능은 그것을 더욱 극단적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20년 안에 도래한다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

‘잉여’라는 말은 ‘쓰고 남은 것’을 말한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인간이 차고 넘친다. 당연히 인권은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질 것이고 민주주의는 퇴색할 것이다. 다수의 사람이 모여 토론할 일을 인공지능이 한 방에 결론지어버리니 정치조차도 인간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인공지능의 좋은 점만을 보는 사람들은 이것을 ‘AI 유토피아’라고 부르지만, 나처럼 삐딱하게 보는 사람은 ‘AI 디스토피아’라고 부른다. 앞으로 20년 내에 도래한다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되면 인간은 아예 뒷켠으로 밀려나고 기계가 주인 행세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 발전의 속도를 보며 흥분하고 있다.

아직은 상업적 이용에 한정되어 있어 끔찍한 꼴을 보지 못해 그렇지 조만간 전쟁이라도 터지면 인류는 듣도 보도 못한 대살륙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인간을 죽일 수 있는 수만 가지 방법을 알고 있는 인공지능 앞에서 인간은 날파리보다 못한 존재가 될 것이다. 한때 사람을 자살로 이끄는 앱이 개발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인공지능은 이를 더욱 교묘하고 대규모로 수행할 수 있다. 개개인에 대한 모든 정보를 쥐고 있는 인공지능이 그 사람의 마음에까지 침투하여 ‘자살’이라는 명령어를 입력하면 이에 감염된 수천수만의 인구를 한 번에 정리할 수도 있다.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하기 위해 만났을 때의 모습. 2019.6.29.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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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패권전쟁도 AI 세계대전

지금 미국과 중국이 지구의 패권을 놓고 숨 막히는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내 생각에 두 나라는 지금 조만간 닥칠 ‘인공지능에 의한 새로운 전쟁’을 준비하는 것으로 본다. 아편전쟁의 패배와 함께 서구의 반식민지로 전락했던 중국은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미국은 지금까지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인공지능 개발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아마도 세계의 운명은 미중전쟁의 결과에 따라 새롭게 재편될 것이다.

흥미롭게도 70여 년 전에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벌이다가 휴전 협정을 체결한 이후 지금까지 대치 상태에 있다. AI 세계대전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사실 이 대결의 결과는 터럭만큼도 예측할 수가 없다. 기후 위기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중요한 것은 주된 행위자인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는가이다.

기술이 인도하는 세계의 끝 비관한 테러범 카진스키

이쯤에서 현대의 러다이트(기술 파괴자)라고 불렸던 테드 카진스키의 글을 한번 음미해 보자. 그는 기술이 결국은 인간을 파괴할 것이라며 17년 동안 기술자들에게 폭탄 우편물을 보내 그 가운데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되어 27년을 복역한 끝에 옥중에서 사망한 하버드 출신 천재 테러리스트였다.

 

1995년 우편폭탄 희생자들과 언론사에 '산업 사회와 그 미래'라는 제하의 글을 보내, 자신의 글을 언론에 싣지 않는다면 폭탄 테러를 멈추지 않겠다고 협박했던 시어도어(테드) 카진스키의 체포 당시 모습. "유나바머"로 불리었던 그는 FBI(연방수사국)의 수사와 더 이상의 살상을 막으려는 동생의 신고로 검거되었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수감되었다가 2023년 6월 10일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위키피디아
1995년 우편폭탄 희생자들과 언론사에 '산업 사회와 그 미래'라는 제하의 글을 보내, 자신의 글을 언론에 싣지 않는다면 폭탄 테러를 멈추지 않겠다고 협박했던 시어도어(테드) 카진스키의 체포 당시 모습. "유나바머"로 불리었던 그는 FBI(연방수사국)의 수사와 더 이상의 살상을 막으려는 동생의 신고로 검거되었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수감되었다가 2023년 6월 10일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위키피디아
“산업혁명과 그것의 결과는 인류에게 하나의 재앙이었다. 선진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기대 수명이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는 불안정해지고, 그들의 삶은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다. 존엄성을 상실했으며, (제3세계에서는 육체적 고통과 함께) 심리적 고통이 폭넓게 확산되었고, 자연계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기술이 더 발전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더욱 더 파괴될 것이며 자연계는 더 심하게 파괴될 것이고, 이보다 더욱 심각한 사회적 혼란과 심리적 고통을 초래할 것이다. 그리고 선진국에서도 심리적 고통이 증대될 것이다.”

우리는 현재 산업혁명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고 지금의 상황은 카진스키의 예측과 한 치의 어긋남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기술이 인도하는 세계의 끝이 결코 행복하지 않으리라는 카진스키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그것을 해결하려는 그의 방법론은 반대한다. 물론 그의 테러 행위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었지만, 그래도 그의 방법은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유사 범죄만 부추겼을 뿐이다. 카진스키는 인간을 비참하게 만드는 산업사회의 미래에 대해서만 말하고는 그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죽었다.

 

2024년 6월 26일, 캘리포니아 프레즈노 카운티 시에라 국유림에서 발생한 베이슨 화재(Basin Fire). "6월 번개 복합 화재(June Lightning Complex Fire)"로 명명된 이 카운티의 세 건의 산불은 7,002에이커(2,834헥타르)를 태웠다.2024.6.26.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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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그 끝은 AI주도 전쟁과 기후위기

산업사회는 피할 수 없는 두 가지로 인해 더 이상 존속하지 못한다. 하나는 AI가 주도하는 전쟁이고 또 하나는 기후 위기로 대표되는 자연 재앙이다. 이 두 가지가 겹치면 순식간에 망하는 것이고 겹치지 않으면 시간이 좀 걸릴 뿐이다.

여기까지 동의한다면 지금이라도 인류는 문명의 진행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그 방향이란 게 우리가 잘 아는 너무도 익숙한 것이다. 인간을 포함해 모든 생명을 낳은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인류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를 무시하고 욕망이 이끄는 대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은 각자의 생태적 지위를 잘 지켜 왔기에 번성할 수 있었고 전체 생태계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 오직 인간만이 이를 거부하고 스스로 자연계의 주인처럼 굴다가 지금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된 핵심 기제가 기술과 욕망이고 이 둘을 결합하여 극단으로 치닫게 만든 것이 ‘자본(돈)’이다. 돈만 있다면, 또는 돈만 준다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오만과 무지가 인간 사회를 나락으로 빠트렸다.

해법은 흙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것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생태적 지위를 회복할 것인가? 생명 탄생의 모태이며 성장과 번영의 토대인 흙을 삶과 사회의 중심에 놓는 것이다. 어차피 전쟁이나 자연 재앙으로 사회가 파괴되면 우리 눈 앞에 펼쳐질 것은 흙으로 뒤덮인 폐허이다. 다시 흙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다만 폐허에서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부터 준비하여 서서히 바꾸어 나갈 것인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

카진스키는 인간이 만든 이 제도와 기술은 절대로 개혁적인 방법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재의 시스템을 한 방에 끝내는 전면적인 혁명만이 새로운 시대로 나갈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누가 그 혁명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그런 급진적인 생각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그런 정도의 급진적 변화는 자연만이 할 수 있다. 현재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과 기술이 너무도 굳건히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불가능한 전략을 선택하여 인생을 낭비하느니 무엇이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흙으로 돌아가자고 말하면 대부분 미쳤다고 말할 것이다. 당연하다. 그러나 미친 시대에 살면서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대안을 얘기하겠는가! 흙으로 돌아가자고 하면 당장 많은 질문들이 쏟아질 것이다.

“그럼 모두 농사를 짓자는 것이냐?”
“흙과 상관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어떡하란 말인가?”
“지금 누리고 있는 첨단 기술은 다 팽개쳐야 하는 것이냐?”
“자기 땅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인데 그게 가능한 일이냐?”
“흙으로 돌아가면 그 많은 인구가 무엇으로 먹고 산단 말인가?”
“일론 머스크처럼 달나라로 가는 것도 흙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가?”

이 많은 질문들은 결코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수준의 질문이 아니다. 그러나 흙의 시대가 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먼저 흙이란 무엇인지를 알고 넘어가야 한다. 달에도 사막이 있고 하늘에 떠 있는 별에도 바위와 모래 먼지 같은 것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두고 흙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흙은 무기물질인 암석과 생명이 빚은 유기물질이 어울려 만들어진 일종의 혼합 유기체이다. 흙은 생명이 생겨난 이래 수억 년에 걸쳐 무기물질과 유기물질이 어울려 공진화를 거듭해 온 결과이다.

사실 지구의 진정한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흙에 있는 박테리아를 비롯한 미생물이다. 한 줌의 흙 속에는 수 십억 마리의 세균과 박테리아가 있다. 한 계산에 의하면 지구 전체에 분포되어 있는 미생물의 총무게는 인간 전체 무게의 수백 배나 된다고 한다. 하긴 모든 생명체가 미생물에서 시작되었고 지금도 미생물이 없으면 지구 생태계는 작동을 멈춘다.

인간 자체가 하나의 미생물 공장이기도 하다. 미생물의 대부분은 겨우 깊이 1m도 안 되는 흙 속에 있는데 인간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이 흙의 대부분을 깎아 먹어 미생물의 터전이 없어지는 바람에 다른 모든 생명도 살 수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농사를 짓되 흙 속의 미생물을 어떻게 보전하고 이용하는가를 생각하며 농사를 지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지금 관행농이라고 부르는 석유화학 농업을 유기농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 일을 겨우 3%도 안되는 농업 인구가 할 수 있을까? 그래서 필자는 지난번에 국민개농제(國民皆農制)를 주장했던 것이다.

 

2025년 10월 18일에 촬영된 스위스 서부 샤모송 마을의 포도밭 항공사진. 2025.10.18.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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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단작농업 해체하고 소규모 다품종 소농으로

지구환경 파괴는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적어도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그런대로 지구 생태계가 잘 작동했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급격히 늘어난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우리는 석유에 의존한 대규모 단작농업을 시작했고 이에 따라 지구 생태계는 급격히 망가졌다. 흙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대규모 단작농업을 해체하고 소규모 다품종 소농으로 전환해야 한다. 농업 인구가 늘어나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기후 이상으로 인해 인간의 손을 많이 타는 작물 재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손을 거의 타지 않는 야생의 동식물을 식량으로 개발해야 한다. 그런데 도시 한 복판 보도블록 틈새에서 자라난 민들레를 과연 따먹을 수 있을까? 야생의 먹거리를 취하려면 생태계가 살아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먹거리와 생태계 보전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야생의 먹거리에 적응하면 지금의 농업생산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기후 위기 속에서 유기농산물과 야생 먹거리로 식량문제를 해결하려면 지금의 소비수준을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 사실 인간은 현재 자신에게 필요한 열량의 두 배 이상을 먹어 치우고 있고, 그것을 생산하기 위해 10배 이상의 에너지를 쓰고 있다. 이 모든 관행이 생태 위기를 영속화하고 있다.

자연이 무한하다는 전제 아래 성립된 지금의 경제학을 퇴출해야 한다. 경제를 자연 위에 두는 어떠한 경제학도 문명을 파멸로부터 구할 수 없다. 자연, 다시 말해 생태계의 유지보전을 전제로 하는 경제학을 채택해야 한다. 전쟁을 핑계로, 가난 탈출을 핑계로 자꾸 뒤로 미루다간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첨단 기술은 이러한 경제학을 실현하는 데 적용되어야 한다. 가난한 ‘선진국’ 쿠바는 과학자와 유기농업 기술자를 농촌에 보내 이 일을 이루어내었다. 그 밖의 첨단 기술도 예외 없이 같은 논리를 적용해야 한다.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는 기술은 되도록 억제하고 국가가 나서서 방향을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앞으로는 기술의 윤리 문제가 심각한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기업이 국가 위에 서서 전 세계를 자본의 전장으로 만들었는데, 이제는 전 세계가 협력하여 반생태적 자본가를 퇴출시켜야 한다.

예컨대, 국제사법재판소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반생태적 기업활동으로 인해 고발당한 기업이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세 번 이상 무시할 경우 유엔(UN, 국제연합) 차원에서 해당 기업에 대한 범지구적인 안티 캠페인을 벌인다든지, 또는 UN이 주관하는 환경 관련 국제협약에 서명하고도 이행하지 않는 나라는 UN의 주요 역할로부터 배제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국가는 또한 소농 인구를 늘이기 위해 토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산주의식으로 무상몰수 무상분배를 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여 농사짓고 싶은 사람이 큰 어려움 없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흙으로 돌아가는 일은 도시에서도 할 수 있지만 성격상 농촌지역이 더 시급하다. 국가는 지방 소멸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방관하지 말고 생태경제학을 실현할 장(場)으로서 농촌에 다양한 마을공동체를 건설하고 유지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도시에 기생했던 흙과 무관한 직업들이 시나브로 없어지고 흙과 관련된 새로운 직업들이 무궁무진 생겨날 것이다. 예를 들어 야생의 먹거리를 일상화하는 데에만도 수많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수 있다. 오늘날 애완동물과 관련된 산업만 봐도 알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62억 달러(약 8.5조원)로 추산되며, 10년 뒤인 2032년에는 152억 달러(약 2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나가는 말 “흙으로 돌아가자”

아침에 일어나 TV를 켜면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섬뜩한 뉴스가 넘쳐난다. 첨단 기술로 인해 삶은 편해졌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류 역사는 윤리가 빠진 기술 발전이 전쟁으로 귀결하고 만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요즘 나돌아다니는 뉴스만 보더라도 지금 당장 전쟁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인간성의 퇴보와 전쟁을 막을 수만 있다면 인공지능의 시대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모든 지표는 그 반대를 가리키고 있다. 대세를 따르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걱정을 할 것이 아니라, 대세를 따라가다 모두가 불행해지는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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