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7

[한국, 소통합시다]서재진-이종석 대담 어땠나 - 경향신문



[한국, 소통합시다]서재진-이종석 대담 어땠나 - 경향신문







[한국, 소통합시다]서재진-이종석 대담 어땠나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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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8.02 18:27:39


ㆍ‘남북경색 책임’ 반박·재반박…간극은 멀었다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전 장관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비핵·개방 3000’의 이론 작업을 한 서재진 통일연구원 원장의 대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의례적인 인사말조차 생략한 두 사람은 본론으로 곧장 직행했다. 대담은 지난달 21일 오후 경향신문사 인터뷰실에서 2시간가량 이어졌다.


포문을 먼저 연 쪽은 서재진 원장. 서 원장은 “처음부터 센 이야기를 좀 하겠다”며 작심한 듯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통(不通) 정부 딱지붙이기”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 전 장관은 처음에는 서 원장의 이야기를 경청하거나, 견해가 엇갈리는 지점을 우회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촛불시위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엇갈리면서부터는 양측 모두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맞붙었다. 대담의 열기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옮아가면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서 원장이 “ ‘비핵·개방 3000’이라는 새정부의 대북정책을 써보기도 전에 북한이 먼저 문을 닫았다”며 북한의 내부문제에서 남북경색의 원인을 찾자, 이 전 장관은 “새로운 대북정책을 시작하지도 못했을 만큼 전략이 부재했던 것”이라는 말로 맞받았고, 두 사람은 반박과 재반박을 거듭하며 치열하게 논쟁했다. 열기가 뜨거워질 무렵에는 양복 상의를 벗고 편하게 이야기하자는 제안도 듣지 못할 만큼 양측 모두 토론에 몰입했다.



끝없이 평행선을 달릴 것 같았던 대담은 서 원장이 이 전 장관의 주장에 호응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이 전 장관 역시 서 원장의 주장을 일부 수용하면서 접점을 찾는 듯한 모습을 간간이 보이기도 했다.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이 전적으로 이명박 정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이종석)는 분석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은 안 그런데 역시 장관님을 만나니 소통이 좀 되는 것 같다”며 서 원장이 반색했고, 서 원장 역시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 경색에 대한 절반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 전 장관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반걸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잠시, 대담의 말미에 가서 양측은 다시 원래 주장을 반복하며 원점으로 회귀했다. 두 사람은 “통일문제 연구자로서 서로 책을 보내고 (장관님 책을) 책꽂이에 놓고 참고할 정도”(서재진)로 상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같은 대북문제 전문가인데도 (정세분석에서) 이만큼 일치가 안 된다”(이종석)고 할 정도로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