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7

[사설] 자질이 의심되는 서재진 통일연구원장 : 사설 : 사설.칼럼 : 뉴스 : 한겨레



[사설] 자질이 의심되는 서재진 통일연구원장 : 사설 : 사설.칼럼 : 뉴스 : 한겨레




[사설] 자질이 의심되는 서재진 통일연구원장

등록 :2008-09-24 21:10수정 :2008-09-25 10:21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서재진 원장이 그제 서울대 통일연구소에서 열린 통일정책포럼에서 
북한 정권은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잘못된 정권”이어서 “아무리 대화해 봐야 소용없다”는 해괴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던 ‘비핵·개방 3000’ 정책을 개발하는 데 깊숙이 개입했으며, 대통령직 인수위 외교안보분야 자문위원을 지냈다. 아무리 이명박 정부 출범에 기여했더라도 기본 자질이 의심되는 이런 사람을 국책 기관장에 임명한 것은 정부 책임이 크다.

서 원장은 근거 없는 주장과 적대적 대북관 표출로 일관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며 “통일은 가시권에 들었다”고 강변했다. 최근 정부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과는 정반대다. 그는 개성공단 사업에 대해서도 “기업 재정보조로 기교를 부린 것”이라며 “개별기업은 수익이 나겠지만 국가 차원에서는 달러를 못 벌어들이고 오히려 국내 일자리만 뺐고 있다”고 폄하했다. 남북 관계를 완전히 끊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주장이다.

통일연구원은 냉전이 끝나가던 1991년 “민족공동체의 실현을 위한 국민적 역량을 축적하고 통일환경 변화에 적극적·주도적으로 대응”하고자 만든 연구·분석 기관이다. 또한, 서 원장은 국책 기관장으로서 평화통일 노력을 규정한 헌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달 임명된 뒤 처음 연 기자 간담회에서부터 “김정일 정권이 빨리 교체되는 것이 남북 통일에는 상당히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 물의를 빚었다.

이명박 정부에 관련된 이들이 비현실적 대북관으로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통일부 장관에 지명됐다가 여론의 반대로 물러난 남주홍씨가 그랬고, 통일교육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다가 교체된 홍관희씨가 그랬다. 북한 붕괴론과 ‘6·15 공동선언은 용공이적 행위’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번 발언은 그 연장선에 있다.

이 대통령은 엊그제 민주평통 지역회의 개회사에서 6·15, 10·4 선언을 포함한 기존 남북 사이 합의 정신을 존중하는 바탕 아래 전면적 대화를 하자고 북쪽에 제안했다. 정부 대북정책 역시 상생·공영이란 이름으로 진화했다. 하지만, 서 원장 같은 이가 목소리를 높이는 한 남북 관계 진전은 요원함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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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312160.html#csidx663fcfacf6e8b6bae6316d35458c0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