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9

일본 학자들, <제국의 위안부> 놓고 격론..찬반 교차 | 다음뉴스

일본 학자들, <제국의 위안부> 놓고 격론..찬반 교차 | 다음뉴스



일본 학자들, <제국의 위안부> 놓고 격론..찬반 교차

경향신문 | 도쿄|윤희일 특파원 | 입력 2016.03.28. 19:07

[경향신문] 일본에서 활동하는 학자 10여명이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책 <제국의 위안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이날 일본 도쿄(東京)도 도쿄대 고마바(駒場)캠퍼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제국의 위안부>가 ‘일본군의 책임은 과소화하고 전후 일본의 반성은 과대 평가했다’는 부정적 평가와 ‘한·일 관계의 악순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교차했다.
일본의 위안부 분야 연구를 이끌어온 요시미 요시아키(吉見義明) 주오(中央)대 교수는 이 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요시미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와 일본 병사의 관계를 ‘동지적 관계’로 본 부분에 대해 “위안부 여성들이 절망적 상황 속에서 얼마나 살아남고 싶었는가에 대한 시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살아남기 위해 특정한 병사의 비호를 원한 경우가 있었는데 그걸 두고 위안부와 병사가 동지적 관계였다고 하는 것에는 매우 큰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대 박유하 교수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 윤희일 특파원
세종대 박유하 교수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 윤희일 특파원
요시미 교수는 책에 인용한 피해자 증언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면서 연구서로서 실격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오노자와 아카네(小野澤あかね) 릿쿄(立敎)대 교수는 “책의 문제점은 ‘애국’, ‘자긍심’ 등 조선인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에서 나온 말들을 문맥을 무시한채 자의적으로 기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영환 메이지가쿠인(明治學院)대학 준교수는 “일본군의 책임은 과소화하고 전후 일본의 반성은 과대 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유하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 일본어판
박유하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 일본어판
니시 마사히코(西成彦) 리쓰메이칸(立命館)대 교수 등은 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제국의 위안부>가 위안부 피해자들과 일본군의 관계를 ‘동지적 관계’로 평가한에 대해 “일·한 대립의 패러다임을 넘어 전쟁 수행의 협력자 역할을 강요당한 남녀 모두 피해자였을지 모른다는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을 시야에 넣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이 책을 단서로 해서 전향적으로 논의할 것이 많이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는 “위안부 문제로 인해 일·한관계가 악화했는데 그 악순환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저자가 생각한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박 교수의 문제제기는 일본 사회에서 어느 정도 유효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미야 교수는 “(군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일본만 탓할 것이 아니라 한국도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듯 하다”고 해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 검찰이 박 교수를 기소한데 대한 비판 의견도 제시됐다. 아사노 도요미(淺野豊美) 와세다(早稻田)대 교수는 “학문의 자유가 걸린 문제가 재판정에 오른다고 하면 사회의 진화·발전이 멈춘다”는 의견을 냈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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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토론회의 기록을 봐야 문맥 파악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데, 이 기사에서 인용된 대로라면, <제국의 위안부> 옹호자 분들의 발언은 "학자적 입장"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전형적인 망언에 더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발언을 재음미해보시죠:
"["동지적 관계"와 같은 표현은] 일·한 대립의 패러다임을 넘어 전쟁 수행의 협력자 역할을 강요당한 남녀 모두 피해자였을지 모른다는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을 시야에 넣기 위한 것" (西成彦씨).
"남녀 모두"가 누굴까요? "녀"라면 성노예화 당하신 피해자 할머니들일텐데, 납치/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되어서 군복 입은 강간범들에게 수년간 감금과 정기적인 성폭행을 당하신 분들을 "전쟁 수행 협력자 역할을 강요 당했다"라고 표현한다면 이게 "학자적 입장"이 아니고 사법처리쯤 돼야 할 망언입니다. 이런 표현들을 들으실 때의 할머니들의 마음을 한 번 상상해보시죠. 이런 게 성폭행 사건 시의 전형적인 2차 가해입니다. 그리고 "남"이라면 일군 군인들을 이야기한 셈인데, 비록 징병제에 걸려서 병영에 끌려갔다 해도 남경학살과 같은 대형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말단 군인들까지는 - 비극적 사연이 있다 해도 - 분명히 "피해자"는 아닙니다. 전범들이죠. 백로서아 같은, 파쇼 침략 시절에 인구의 4분의 1을 학살로 잃은 곳에서 마을들을 주민들과 함께 전소시킨 Wehrmacht의 군인들이 비록 징병됐다 해도 분명 전범이듯이 말입니다.
파쇼 독일의 군인들과 저들이 성폭행한 피지배/피침 지역의 여성들을 동렬에 놓고 "모두 피해자"라고, 만약 독일 어느 대학 교수가 망언했다면 아마도 그다음 날은 그 학생들부터 들고 일어났을 것입니다. 1960년대말-70년대초의 일본과 달리 오늘날 일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 아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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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adimir Tikhonov (박노자)는 '일본 군인은 절대 가해자, 위안부는 절대 피해자' 라는 전제에서 눈꼽만치도 진전하지 못한다. '독일이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다.' 라며 비교하는데,
나치 독일은 절대 다수 국민의 지지 속에 그 대표자인 히틀러가 일으키고 전쟁 내내 온 국민의 지지 속에 이루어 진 것임에 반해, 제국 일본에서는 상당수의 일본인들조차 천황과 군부의 전쟁에 반대하고 사형/투옥되는 상당수의 양심의 목소리가 있어왔고 제국일본 군부의 일본 민중과 식민지인들에 대한 탄압 및 강제적 징병이 있어왔다는 걸 왜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박노자의 주장은 광주항쟁에 있어서 국군 사병은 '무조건 가해자' 라는 것은 조금의 다른 해석도 용납될수 없는 진리라는 주장과 같다. '일부 사병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상부 명령을 어길 수 없었다.' 라는 말을 한 사람에 대해 "독일이었으면 처벌대상" 이라고 비난하는 건데..
제국일본 군부의 폭력은, 가장 큰 희생자는 여성, 그것도 돈없고 힘없는 여성이지만, 사회 하층 남성역시 희생자였다는 (제국주의의 폭력은 돈없고 힘없는 여성만이 희생되는게 아니다. 너희 남성들도 희생될수 있다.) 그 말이 그렇게 "독일이었다면 처벌되었을" 망언인 건지 의문이다.
게다가 박유하 교수는 강제로 끌려간 군인이나 위안부나 '똑같은' 희생자라는 주장을 한 적이 없다. 가장 큰 희생자는 분명 여성, 그것도 식민지 출신의 돈없고 힘없는 여성 (위안부)였다는 걸 분명히 했고. 다른 계층, 남성의 희생도 있었다는 걸 말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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