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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비핵.개방.3000’, “넌센스에 가까운 일”<인터뷰> 이종석, “우리가 가진 지렛대는 남북관계다”②
김치관.박현범 기자 |
tongil@tongilnews.com 승인 2008.03.04 14:43:38
▲ 2월 29일 세종연구소 연구실에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앞 기사 먼저보기] "HEU, 미 국무부도 회의적으로 보고 있어"
<인터뷰> 이종석, "우리가 가진 지렛대는 남북관계다"①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10월초 평양에서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는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짐으로써 ‘나름대로 남북관계, 대북정책은 잘했다’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제공됐기 때문에 나로서도 고마운 것이다”며 “아쉬워하거나 그런 건 없고 좋을 뿐이다”고 말했다.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른바 ‘6.17면담’ 이후 사실상 합의됐던 남북정상회담이 “BDA(방코델타아시아)가 딱 터지면서 북한이 움찔했다”는 것이며, 방해요소인 BDA 문제가 풀리고 핵실험 위기를 거쳐 성사된 것일 뿐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그는 “정확히 말하면 2005년 가을에는 남북정상회담이 될 거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또 실제 북한에서 그런 식으로 접근해왔고 서로 간에 인식의 접근이 있었다”며 보다 구체적으로 회담 장소 문제까지 진척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금강산을 많이 염두에 뒀다. 왜냐하면 개성은 회담을 할 만한 장소가 없어서 어렵다”고 밝혔으며, “북한은 제 3국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지 않느냐는 입장이었다. 물론 3국을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실제로 중요한 제 3국들에게 이 문제를 타진까지 한 걸로 우리가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측이 타진까지 한 제 3국은 아마도 중국으로 추측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북한의 개혁개방 문제에 대해 새로이 언급한 데 대해 일각에서 “그것도 미처 몰랐느냐”는 반응이 나온데 대해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그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아, 나 정말 몰랐다. 이제 알았다’는 뜻에서 말한 게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입장에서 말한, 정치가들, 지도자들의 정치적인 전략적 발언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북한에 대해서 이해한다는 뜻이고 국민들한테 우리가 이런 것을 이제는 조심해야하지 않겠느냐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도마에 오르자 “새정부가 들어와서 외교안보 정책을 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가급적 서서히 판단하려고 한다”고 전제를 깔았지만 그의 말투는 빨라졌고 우려의 빛이 역력했다.
특히 새정부가 대북정책의 기본 틀로 제시한 ‘비핵.개방.3000’에 대해서는 “대북정책의 1단계는 북한을 비핵 개방으로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이고, 2단계는 그렇게 비핵 개방된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이명박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3천 달러를 만들어 줄 것이냐이다”며 “이명박 정부가 해야 될 1단계는 없고 멀리 있는 2단계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사람들한테 비춰지기는 결국 대북정책 안 하겠다는 거냐는 얘기로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미국조차도 9.19공동성명과 2.13합의를 통해서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면 뭐를 해주겠다는 것이 아니고, 비핵화 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관계개선이나 여러 가지 조치를 통해서 비핵화와 같이 맞물려서 주고받기를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묻고 “하물며 대한민국이 그런 그림을 가지고 있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넌센스에 가까운 일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새정부의 한미동맹 우선론에 대해서도 “한미동맹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거지만 대한민국의 국가목표, 국가이익의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표일 수 없다”며 “동맹으로서 한미관계가 중요하지만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균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가 갖고 있는 레버리지, 지렛대는 사실은 남북관계다”며 “미국 사람들도 우리들한테 와서 먼저 묻는 건 북한이 어떻게 될 거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북한 연구의 권위자이기도 한 그는 “북한이 지금 변화의 시기, 굉장히 폭넓고 깊은 변화의 과정 속에 들어와 있지 않느냐”며 “남북간의 경제협력이나 여러 가지 정치협력, 군사적 대치상태의 해소, 이런 것들이 보다 더 포괄적이고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외교안보통일 정책은 “단일 외교부서 하나 가지고 해결이 안 된다”며 “장관 몇 사람이 밑에서 써준 것 갖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실제로 정책적으로 입안하는 수준에 있는 단위의 실무책임자들이 항상 모여서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참여정부 시절의 NSC(국가안전보장회의)나 안보정책조정회의와 유사한 총괄적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정부가 한때 통일부를 외교부로의 통폐합시키겠다는 논지를 편데 대해서는 “그 어려운 냉전시대에 그런 대결의 논리만 가지고는 안 돼서 평화통일을 지향하고자 박정희 대통령이 69년에 만든 게 통일부다. 그런데 그런 걸 없앤다는 것은 논리도 안 맞고 그런 발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불행하다”며 “존치가 됐지만 상당히 많이 날개를 꺾어 놓은 다음에 존치가 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도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금 대북정책에서 참 어렵고 힘든 것이 국민 컨센서스를 이루는 것,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라며 참여정부는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격 때문에 대북 포용정책을 구사했을 때 보수세력들의 강한 반발을 받았지만 보수적 성격을 가진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의 기조를 대북 포용정책으로 잡아 나간다면 국민통합의 중요한 계기가 올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안식년 기간에 미국 스탠퍼드대 객원연구원으로 1년간 다녀올 예정이라는 그는 “과거 정부가 했다고 해서 무조건 그걸 감정적으로 또는 선입견을 가지고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지난 2월 29일 오전 이종석 전 장관과 세종연구소 연구실에서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2005년 가을 금강산 남북정상회담 추진
▲ 그는 참여정부 4년간 외교안보통일 정책을 책임졌지만 2차 정상회담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사진 - 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 통일뉴스 : 2차 정상회담이 성사됐는데, 참여정부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한 정상회담에 참여하지 못해 좀 아쉬움도 있을 법하다. 대신 회담 전에 대통령께 조언을 한 것으로 아는데.
■ 이종석 전 장관 : 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것 아닌가. 지난번 남북 열차시험운행 하는데 나도 초청돼서 갔다. 열차가 휴전선 비무장지대를 지나가는데 이재정 장관이 거기 열차에 탄 초청된 손님들한테 그런 말을 하더라. “내가 이 열차시험운행 하면서 이 역사적인 순간에 다른 것은 다 기쁘고 좋은데 딱 하나 이종석 장관한테 미안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내가 1년 전에 합의해놓고 그 다음에 깨졌을 때도 또 경공업 원자재 주는 고리를 걸어놓지 않았나. 그랬더니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본래 대목은 자기가 지은 집에는 못 들어간다”고 농담을 했다.
대통령을 모신 참모나 장관은 한 시대의 정거장을 운행하는 기관사인 것이고, 나는 4년 동안 내가 한 역할로서 내 임무는 마감이 된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 항상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아는 것처럼 정동영 장관 6.17면담 그 이후에 정상회담이 사실상 합의가 된 것이 여러 여건이 조성이 돼서 작년에 한 것이 아니겠나.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했고 또 사실은 참여정부 기간동안 남북관계가 상당히 안정돼 있었고 발전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정상회담이 안 됐다면 “뭐 했냐” 이런 욕을 들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짐으로써 “나름대로 남북관계, 대북정책은 잘했다”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제공됐기 때문에 나로서도 고마운 것이다.
세상에 자기가 다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그건 시대적인 상황과 운이 있는 거니까. 그래서 거기에 대해선 그렇게 아쉬워하거나 그런 건 없고 좋을 뿐이다.
□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아는데 그 자리에서 특별히 주문하거나 강조한 것이 있었나?
■ 김정일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필요한 사항들이나 우리가 전략적으로 나름대로 판단을 가지고 있었으면 하는 생각들, 판단들, 이런 것들에 대해서 말씀드린 것이다.
□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개혁.개방문제라든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주변에 참모들이 없었던 것 아니냐. 북측의 입장이나 이런 것을 너무 잘 모르고 간 것 아니냐” 이런 비판도 나오는데.
■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은 철저하게 내 다음 후임자들이 했던 몫이고 내가 거기에 개입하거나 이럴 수 있는 영역은 없고, 자문 정도 하는 수준이지 전임자가 무슨 거기에 감놔라 콩놔라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
□ 노 대통령의 인식수준이나, 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참여정부가 도대체 어떤 관점에서 대북정책을 해왔던가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것이다. “북은 개혁.개방 문제를 이렇게 이해하고 있더라”라는 것을 두고 “그제서야 알았느냐”는 지적 같은 것이다.
■ 그것은 그런 게 아닐 것이다. 대통령에게 북한의 입장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그전에 이미 내가 NSC에 있을 때도 말씀드렸다. 물론 그때는 워낙 핵문제가 너무 중차대하다 보니까 북한 전문가인 내가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말씀드릴 기회는 적었지만 그러나 당연히 그런 말씀드렸고, 알고 있었고 또 이번 참모들도 당연히 그렇게 했을 것이다.
다만 대통령이 그렇게 말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이 그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아, 나 정말 몰랐다. 이제 알았다”는 뜻에서 말한 게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입장에서 말한, 정치가들, 지도자들의 정치적인 전략적 발언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런 걸 놓고 대통령이 모르던 것을 그제서야 안 것처럼 말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우리 대통령이나 참여정부를 지나치게 희화화 하는 것이다. 그런 건 절대 아니라고 본다.
한편으로는 북한에 대해서 이해한다는 뜻이고 국민들한테 우리가 이런 것을 이제는 조심해야하지 않겠느냐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실제 그것이 상당히 효과가 있지 않았나. 그런 차원에서 보면 되지 대통령이 왜 그걸 모르겠나. 다 안다. 이건 꼭 좀 써달라.
□ 2005년 6.17면담이 있고 나서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까지 접근했었나?
■ 정확히 말하면 2005년 가을에는 남북정상회담이 될 거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또 실제 북한에서 그런 식으로 접근해왔고 서로 간에 인식의 접근이 있었다. 거기다가 9.19공동성명이 나오니까 더 그러지 않았겠나.
결정적인 것은 BDA(방코델타아시아) 때문이다. BDA가 딱 터지면서 북한이 움찔했다. 그래서 뒤로 물러섰다. 그전 9월 중순경까지 북한은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지만 가급적이면 한반도 내에서 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제기했다. 북한은 제 3국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지 않느냐는 입장이었다. 물론 3국을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실제로 중요한 제 3국들에게 이 문제를 타진까지 한 걸로 우리가 확인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됐는데 BDA가 터지면서 북한이 움찔한 거다. “관계개선과 지원 등을 핵포기와 교환하겠다고 하면서 새로운 경제제제가 뭐냐?” 이렇게 된 거다. 그러면서 점점 북한이 “기다려라. 기다려라” 이렇게 미뤄진 것이다.
그래서 2.13합의가 되고 BDA 문제가 해결되고 난 직후에 북한 입장에서 정상회담을 가로막았다고 생각했던 요소들이 해소됐기 때문에 이제는 정상회담을 할 때라고 했는데, 내가 뭘 알아서가 아니라 정상회담이 안 되는 이유가 그거(BDA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북한 간에 최소한의 신뢰구조가 확보된 것은 이미 2005년 6.17 정동영 장관 때 이미 된 것이다. 그것도 사실 우리가 중대제안을 포함해서 그걸 만들어내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들을 만들어서 그때 임했었다.
□ 남측에서 정상회담 장소를 한반도 내에서 정하려고 했다면 어디를 염두에 뒀나?
■ 우리는 금강산을 많이 염두에 뒀다. 왜냐하면 개성은 회담을 할 만한 장소가 없어서 어렵다.
“북과 소통구조 없이는 외교력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 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렛대는 남북관계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2006년 5월 통일부 장관 취임후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참여정부 인수위 때부터 NSC를 쭉 맡아 왔는데, 요즘 일각에서는 새정부의 외교안보통일 기능이 약하다거나 총괄기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는지?
■ 새정부가 들어와서 외교안보 정책을 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가급적 서서히 판단하려고 한다. 일반 전문가들은 괜찮지만, 나는 전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했고, 외교안보 정책에서 내가 한 역할을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새정부에 대해서 뭐라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구체적인 말을 하기는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대북 문제도 그렇고 외교문제도 그렇고, 많은 문제들이 단일 부처 하나로 해결되기 어려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이 이란 제재안을 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한미동맹을 최우선 중시하고 그것에 절대적인 가치를 두는 새정부가 그렇기 때문에 그걸 동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 또 한편으로 이란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다. 자원외교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보면 또다른 문제가 발생한다는 말이다. 이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이런 문제들은 단일 외교부서 하나 가지고 해결이 안 된다. 경제 하는 사람도 포함해 종합적으로 국가전략을 보는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대북문제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북한 핵문제라는 것이 외교부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을 어떻게 설득해야 되느냐는 문제이고,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우리가 9.19공동성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봤지만 남한이 직접적으로 북한하고 의사소통하는 구조, 설득할 수 있는 소통구조를 갖고 있지 못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외교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우리가 갖고 있는 레버리지, 지렛대는 사실은 남북관계다. 미국 사람들도 우리들한테 와서 먼저 묻는 건 북한이 어떻게 될 거냐고 묻는다. 다시 말해서 미국 사람들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확실한 의사소통 구조를 가지고 있고, 또 그만큼 잘 알고 있으며, 한국에게 거기에 대해서 많은 걸 의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북정책에서 가끔 이견도 있지만 그런 점에서는 통일부의 입장이라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통일부가 하는 인식이 중요하다. 외교부는 외교부대로 외교적 관점에서 문제를 볼 것이다. 그 다음에 핵문제 같은 경우는 안보적 차원이 있으니까 또 거기에 따라서 국방부가 보는 것도 있을 것이다. 정보적인 문제가 있으니까 국정원도 있다. 그러면 이런 부서들이 당연히 모여 가지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를 끊임없이 논의를 해야 된다.
그런데 논의는 장관 몇 사람이 모여서 논의가 되는 것이 아니고, 장관 몇 사람이 밑에서 써준 것 갖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실제로 정책적으로 입안하는 수준에 있는 단위의 실무책임자들이 항상 모여서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새정부에서 그런 구조들이 어떻게 형성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림이 안보이니까 나한테 질문하는 것인데 그런 구조가 정말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 쉽게 말해서 참여정부 같은 경우는 NSC 같은 형태로 소화를 하려고 했던 그런 기능들이 차기 정부에서도 어떤 형태가 됐든 필요하다는 뜻인가?
■ NSC 다음에 안보정책 조정회의로 바뀌었지만 구조는 NSC랑 같았다. 밑에서부터 의논해서 올라왔으니까.
그것은 해보면 느낄 것이다. 그러나 해보고 느껴서 시행착오를 겪어서 만드는 것보다 역사적으로 각 정부들이 해왔던 경험은 모두 다 자기 경험으로 생각하고 하면 전략을 운용하는데 국가가 얼마나 편하겠나.
“통일부 존치됐지만 날개 꺾어 놓아 걱정”
▲ 2006년 6.15통일대축전 당시 목포 유달산에서 북측 당국대표단 김영대 단장과 함께 한 이 전 장관.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새정부가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가겠다든지 특히 통일부 자체를 통폐합 한다든지 이런 이야기까지 나왔고, 이런 것들이 큰 틀에서 이명박 정부의 구상의 일단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이는데, 우려가 되는지?
■ 일단 통일부는 존치가 됐지만 통일부가 통폐합돼야 된다는 그런 논리에는 아마 글로벌 스탠다드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보아야 하고, 외교적 입장에서 봐야 된다는 인식이 내면에 있었을 것 같은데, 이 문제에 대해서 새 정부가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내용들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도 않은 얘기들이 나왔다.
뭐 북한하고 밀실협상을 해서 그렇다. 우리가 밀실협상을 언제 했나. 또는 무슨 이제는 남북관계가 많이 발전해서 각 경제부처에다 줄건 다 주고 그래야 된다. 아니 남북관계가 그렇게 발전했으면 참여정부 국민의 정부가 무척 잘한 것 아닌가. 그러나 그렇더라도 여전히 그렇게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조절하고 뭔가 콘트럴할 수 있는 타워가 필요하다.
어쨌든 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식론적으로 보자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남북문제를 맞추겠다는 것은 장기적인 방향으로는 옳을지 모르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실의 남북관계는 우리가 북한에게 글로벌 스탠다드로 문제를 풀자라고 말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북이 우리에게 하는 태도와 행동과 인식이 있고, 그것을 우리가 끌고 가면서 보다 더 보편적 스탠다드로 계속 지향해온 것이다.
10년 전보다 지금이 더 많이 됐지만 아직도 여전히 특수한 문제들을 안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외교적인 시각과 외교적인 방법과 외교적인 맥락만 갖고 북한하고 대화하고 접촉했을 때는 풀려지지 않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니까 외교관들도 남북문제를 해보면 외교협상보다 몇 배 더 어렵다고 하지 않느냐.
더욱이 한나라당 의원들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같이 발의해서 2005년에 만든 ‘남북관계 발전 기본법’에 남북관계는 민족내부의 특수관계라는 게 규정돼 있다.
또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이 통일부를 만든 것도 아니고 그 어려운 냉전시대에 그런 대결의 논리만 가지고는 안 돼서 평화통일을 지향하고자 박정희 대통령이 69년에 만든 게 통일부다. 그런데 그런 걸 없앤다는 것은 논리도 안 맞고 그런 발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불행하다. 또 존치가 됐지만 상당히 많이 날개를 꺾어 놓은 다음에 존치가 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도 걱정이 된다.
통일부가 남북관계를 진전시킨다는 것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이고 우리 국민들의 삶과 경제적인 안정성을 더 증진시켜 나가는 일이고, 또한 한편으로 대한민국 외교가 국제사회에서 자기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이 모든 게 남북관계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동맹으로서 한미관계가 중요하지만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균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참여정부가 외교안보 전략기조로 4가지를 내세웠는데 그 중에 외교기조는 ‘균형적 실용외교’이다. 실용외교라는 것은 우리도 실용외교 하려고 했다. 그러나 실용외교를 어떻게 할 거냐. 균형을 맞춰야 된다는 거다. 이란 문제만 해도 그럼 한미동맹 때문에 그걸 할 거냐. 아니면 자원외교와 여러 가지 중동관계를 생각해서 미국의 제안을 거부할거냐. 이게 쉬운 게 아니지 않느냐.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지만 당장은 안 된다. 그러나 균형을 잡아가는 호혜적 관계로 가야만 된다. 그런 것 아니겠나. 그런 차원에서 문제를 보고.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부가 외교부와 영역이 다르면서도 유기적으로 협조함으로써 굳건하게 서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핵.개방.3000, “1단계는 없고 2단계 이야기하는 것”
▲ 그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사진 - 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 이명박 정부의 지금까지 나온 대북정책으로는 ‘비핵.개방.3000’이 가장 대표적이고 이하 ‘나들섬’ 이런 몇 가지가 나왔다. 큰 틀에서 비핵.개방.3000이 선핵포기를 전제로 하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어떻게 보나?
■ 그것은 내가 좀 이야기하고 싶다. 요즘 조금 다른 완화된 얘기를 가끔 던지기는 하지만 지금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그림으로 나와 있는 건 ‘비핵.개방.3000’ 이외는 없다.
그런데 이것이 갖는 가장 큰 문제점은 뭐냐면 북한이 비핵하고 개방하면 3천달러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인데, 지금 중요한 것은 북한이 비핵하고 개방하는 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 그 과정을 어떻게 우리가 제대로 밟아 갈 거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대북정책의 1단계는 북한을 비핵 개방으로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이고, 2단계는 그렇게 비핵 개방된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이명박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3천 달러를 만들어 줄 것이냐인데, 1단계가 없이 2단계가 없다는 것이다. 정책의 가장 유효한, 즉 이명박 정부가 해야 될 1단계는 없고 멀리 있는 2단계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사람들한테 비춰지기는 결국 대북정책 안 하겠다는 거냐는 얘기로 될 것이다.
그것은 또 어떤 것과도 안 맞느냐면 지금 미국조차도 9.19공동성명과 2.13합의를 통해서 북한이 비핵화을 한다면 뭐를 해주겠다는 것이 아니고, 비핵화 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관계개선이나 여러 가지 조치를 통해서 비핵화와 같이 맞물려서 주고받기를 하겠다는 것 아닌가. 미국조차도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즉, 선핵포기를 하면 무엇을 해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고 북한의 핵포기를 위해서 자기들은 어떤 조치들을 하겠다고 합의해서 정책으로 밀고 나가고 있는데 하물며 대한민국이 그런 그림을 가지고 있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넌센스에 가까운 일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논리구조로만 본다면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열심히 노력해서 일단 비핵개방 될 때까지는 우리가 별로 할일이 없는 것 아닌가. 북한이 비핵 개방됐다고 치자. 그럼 우리는 3천 달러 만들어주기 위해서 우리가 막 돈을 투입한다고 하자. 북한이 비핵 개방되는데 우리가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면 그 이후에 북한문제에 대해서 무슨 영향력을 갖겠나.
우리가 비핵 개방되는 과정 속에 어떤 노력을 하고 우리의 역할이 들어가야만 그 다음 북한문제에 또 여전히 나름대로 주도력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그래서 비핵.개방.3000이라는 것은 글쎄 정책을 어떻게 해나갈지 모르지만 자체의 논리구조상 본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래서 요즘 조금 얘기가 달라지는 것 같은데 달라진다면 달라지는 구체적인 상을 대안적으로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새정부는 참여정부를 비판적으로 보면서 한미동맹 우선론, 한미동맹 강화론을 토대로 삼아서 대북정책까지를 포함한 모든 대외정책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많이 표현하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보는지?
■ 글쎄 한미동맹 강화, 실용주의 이야기를 하는데, 좀 불편한 점도 있다. 어느 정부나 한미동맹을 강화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정부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비춰졌을 때 물론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실용주의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다 실용하려고 한다. 말의 성찬처럼 나의 것이라고 특화시키는 것이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한다면 한미동맹은 중요하고 강화시키고 항상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나 한미동맹이 중요한 이유는 대한민국의 국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이다. 다시 말하면 한미동맹이 외교안보에서 갖는 의미는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정이나 대한민국의 국가이익, 국가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한미동맹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거지만 대한민국의 국가목표, 국가이익의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표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해서 한미동맹을 강화시켜야 되지만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한미동맹 하나만 가지고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하고 관계가 안 좋고 투닥투닥거리고 총질이나 하게 되면 한반도 평화안정이 이루어지겠나. 거기에다 성장하는 거대한 세력인, 또 우리 한국과 무역관계에서 엄청난 거래를 하고 있고 우리가 많은 흑자를 본 중국이 바로 우리 옆에 있는데 그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면 한반도 평화 안전과 경제발전이 이루어지겠는가. 따라서 한미동맹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항상 균형이 있어야 된다.
“남북관계도 중요한 것이고 한중관계도 중요하다. 그러나 한미관계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공동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전통적 동맹관계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마치 그것 외에는 없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잘못이고, 바로 그런 점에서 사람들을 쓸 때나 정책을 운영할 때도 보다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포괄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이 바로 한미동맹이나 또는 실용외교에 당연히 같이 가미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 나서면 국민통합 중요 계기 올 것”
▲ 새정부에 대북 포용정책을 주문한 그는 오는 9월 스탠퍼드대 객원연구원으로 떠난다.
[사진 - 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 북한이 작년 연말에 ‘전국지식인대회’를 하면서 2012년까지 강성대국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은 지금 같은 추세로 간다면 북한이 중국 의존적으로 가지 않을까이다. 북한과 중국 관계에 대해서 책도 쓰고 연구도 많이 했는데,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과연 북한이 어떤 균형점을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일부에서는 “북이 그러기야 하겠느냐. 남측에 달려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 역사 구조적으로 본다면 북한이 지금 변화의 시기, 굉장히 폭넓고 깊은 변화의 과정 속에 들어와 있지 않느냐. 이 속에서 어쨌든 앞으로 한반도의 미래가 평화적이고 통일지향적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보는 전제 하나는 대한민국이 이 문제를 주도해 나가야만 그게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한반도 통일의 과정에서 다시 외세가 개입되고 복잡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우리가 역사에서 봤고 또 논리적으로도 그렇고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북한이 어느 쪽을 더 선호할 것이냐 하는 그게 중요한 것이라기 보다는 대한민국이 남북관계를 북한의 변화보다도 더 높은 수준으로 빨리 가져가야 된다.
또 한편으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정세 변화는 통일문제와 북한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보다 더 적극적이고 보다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중국에게 북한이 의존하는 문제는 지금 당장에서는 필요성도 있고 그런 측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실 걱정이 되는 부분도 많이 있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하나의 같은 민족으로서 하나의 단일한 국가로 나아가는 과정을 염두에 두고 생각한다면, 남북간의 경제협력이나 여러 가지 정치협력, 군사적 대치상태의 해소, 이런 것들이 보다 더 포괄적이고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가 우리에게 그걸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제대로 못한다면 그때는 북한 문제는 국제화될 가능성이 크고 그때는 지금 던진 질문처럼 중국 쪽에 당연히 여러 가지 면에서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마지막으로 새정부에 대해서나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지금 대북정책에서 참 어렵고 힘든 것이 국민 컨센서스를 이루는 것,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참여정부나 국민의정부는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격 때문에 대북 포용정책을 구사했을 때 보수세력들의 강한 반발이 있었다. 그걸 뚫고 우리가 정책을 해왔다. 이 시대에 우리가 가야할 길은 대북포용정책 외에 다른 길은 사실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제 보수적인 성격을 가진 이명박 정부가 정말 여러 가지 좌고우면해서 합리적으로 정책선택을 하고 대북정책의 기조를 대북 포용정책으로 잡아서 나간다면 아마 국민통합에는 큰 중요한 계기가 올 것이다. 왜냐하면 당연히 야당들은 찬성하지 않겠는가. 이런 것을 기대하고 싶다.
또 하나는 과거 정부가 했다고 해서 무조건 그걸 감정적으로 또는 선입견을 가지고 부정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연속선상에 있다. 참여정부 때도 북한 핵물질 사태나 용산기지 이전문제,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같은 우리가 볼 때 정말 떠맡고 싶지 않았고 한편으로 다시 협상하고 싶었던 문제들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다 역대 정부와 정부의 연속선상, 계승선상에서 있었던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참여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해내야 될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고, 또 그 방향으로 해결하였다. 그것이 계승성이다.
그런 점에서 과거 정부가 했던 것 중에서 합리적이고 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되고, 또 보면 옳은 방향이었다고 판단하면 감상에 휘둘리지 말고 객관적으로 보고 그걸 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이런 자세가 결국은 역사를 발전시키고 결국 한반도에서 평화를 증진시키고 또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다 더 과거 정부가 한 것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연속성과 계승과 보완, 그 다음에 버릴 것 이런 것들을 잘 구별해내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지혜라기 보다는 그렇게 하는 노력들이 좀 있었으면 한다.
□ 9월에 스탠퍼드대로 가는 것으로 언론을 통해 접했는데, 혹시 새정부에서 자문역할이든 가능성은 낮지만 실질적인 공직이든 제안한다면 의향이 있는지?
■ 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4년 동안 모셨고, 4년 동안 대통령이 나에게 누구한테도 주기 어려운 무한한 신뢰를 주었다. 그걸 갖고 나도 나름대로 노력을 해서 4년을 지내왔다. 노무현대통령을 그렇게 모신 사람 입장에서 내가 가야할 길은 명확하다고 본다.
그런 일은 있지도 않겠지만 내 몫도 아니다. 다만 정책에 대해 혹시 나한테 의견을 물어온다면 그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야기해 주는 것은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 무슨 공직의 문제나 이런 것은 질문 자체가 안 되는 것 아닌가?
8월부터가 안식년이다. 스탠퍼드대에서 고맙게도 1년간 객원연구원으로 초청하는 것을 결정을 해줘서 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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