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9

『초사(楚辭, 초나라 노래)』 - 메토도스 인문과학연구소

『초사(楚辭, 초나라 노래)』 - 메토도스 인문과학연구소


중국문학





작성일 : 13-07-04 19:27



『초사(楚辭, 초나라 노래)』



글쓴이 : 박세욱
조회 : 1,220

『초사(楚辭, 초나라 노래)』는 기원전 3세기부터 2세기사이에 만들어진 소(騷) 스타일의 시선집이다. 이 작품들은 가장 영향력 있고 최초로 쓰인 왕일(王逸)의 해설을 토대로 편찬되었다. 『초사』는 17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몇 작품들을 보면:

1. 「이소(離騷)」는 374구의 긴 서정시이다. 저명한 서양학자들은 「이소」가 “어두운 은유”가 만연해 있는 “복잡한” 시라고 말해왔다. 고대의 중국 독자들은 어떻게 정적들에 의해 모략에 빠지고, 그의 군주에게 조정으로부터 버려진, 은유적으로 “미인(美人)”으로 묘사된 영웅이 덕이 높은 군주를 찾아 천상의 여행을 하는 지를 서술한 이야기를 하는 시로 어려움을 당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 드라마틱한 독백 속에서 그 영웅은 정적들의 비열함과 이전 동반자들의 양면성 그리고 그의 군주의 파멸에 애통해 한다. 그는 성인인 순(舜)임금 앞에서 슬퍼해 한 후, 완벽한 “여인”을 찾기 위해 몇몇의 매파를 고용하려 한다. 이 중개인들이 적절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음을 깨달은 뒤, 그는 유명한 두 무당에게 조언을 구한다. 그 무당들은 굿을 한 뒤 스스로 그 “여인”을 찾으라고 조언해준다. 영웅은 그 조언에 힘을 얻어 쿤룬산맥으로의 천상의 비행을 재개한다.

陟升皇之赫戱兮, 내가 하늘의 찬란한 빛 속으로 오르자
忽臨睨夫舊鄕. 문득 아래에 나의 옛 고향을 볼 수 있었네.
仆夫悲余馬懷兮, 수레를 끄는 마부는 슬퍼하고
蜷局顧而不行. 슬픔에 찬 내 말들은 앞으로 차오르며 나아가려 않네.

독자들로 하여금 자유로이 상상할 수 있게끔 시는 매우 애매모호한 말로 끝맺는다. 예를 들면 그 영웅이 (1) 고향으로 돌아갈 것인지 (2) 더 가치 있는 군주를 찾기 위한 여정을 계속 이어 갈 것인지 (3) 은자처럼 은둔생활을 할 것인지 (4) 자살을 할 것인지.

2. 「구가(九歌)」는 어느 학식 있는 작가가 주술적 의례에서 나온 민간의 노래들을 개작한 것이다. 이 노래에서 무당은 먼저 자신을 정화시키고, 향수와 꽃으로 치장하고, 춤과 노래로 무아지경에 빠뜨리고, 이성의 신을 찾아 하늘로 신비로운 여정을 떠나서 귀신과 성적 관계를 가지고 땅으로 돌아오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왕일(王逸)에 따르면, 「구가」는 군주와 신하와의 관계를 신과 무당의 관계로 보여주듯이, 다양한 관점에서 은유적 모티브를 사용했다고 보았다.

3. 「천문(天問)」은 초기 중국의 역사와 신화에 대해 질문하는 장편의 시이다. 이 작품은 간결하고, 아리송한 형식과 거의 알 수 없는 광범위한 훼손 때문에 문학적 가치는 낮다. 왕일은 굴원이 초나라의 묘당(廟堂)에 있는 선조의 벽화를 묘사하기 위해 「천문」을 썼다고 믿었다. 이것은 전국시대 말의 중요한 문학 장르로 알려진 수수께끼류의 남상과 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4. 「원유(遠遊)」는 기원전 1세기 초의 작품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이소」처럼 천상의 여정을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이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한다. 비록 「이소」에서 상당부분을 가지고 왔지만, 이 작품은 초기시의 샤머니즘적인 경향을 한(漢)나라 도교의 신비주의로 변환시켰다.

5. 「어부(漁父)」는 굴원과 어부의 대화 시이다. 후자가 직위에서 물러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전자의 결단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어부의 마지막 충고는 어진 관리가 역경에 대응하는 전형적인 전범이 되었다.

滄浪之水淸兮, 창랑수의 물이 맑으면
可以濯吾纓. 내 갓끈을 씻으련만
滄浪之水濁兮, 창랑수의 물이 흐리니
可以濯吾足. 내 발이나 씻을 수 있으리

6. 「구변(九辯)」은 기원전 3세기에 초나라 관리였던 송옥의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이 선집에서 최고의 시들을 구성하는 뛰어난 문장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 일련의 시편들이 시작하는 가을의 감성적인 묘사들은 가을의 우울함을 담은 후기 중국시의 전형적인 구절이 되었다.

7. 「초혼(招魂)」, 「대초(大招)」, 「초은사(招隱士)」는 서로 분리 되어있지만, 주제상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 작품 속에서 무속의식에서 유교적 암시까지의 발전을 한 번 더 엿볼 수 있다. 「초혼」과 「대초」는 병든 왕의 치유를 위해 치러지는 굿에 관한 내용이다. 그러나 「초은사」에서는 은거하고 있는 덕이 높은 선비를 “다시 불러내는” 것에 맞추어져 있다.

『초사』의 문장들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구가」로 대표되는 가요체는 한 구당 성조가 있는 5자의 실사와, 세 번째와 네 번째 음절 사이에 “혜(兮)”자로 구성된다. 대이비드 호크스(David Hawkes)는 가요 형식의 두 구를 다음과 같이 도식화 했다.

○○○兮○○, ○○○兮○○.

현대중국어에서 “시(兮)”로 발음 도는 개사가(아마 고대 중국에서 “아”라고 발음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됨) 『초사』의 모든 시에서 가장 특징적인 문체상의 특징이다. 둘째로 소(騷)라도 하는 스타일에서 “혜(兮)”는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구를 나누고, 강세가 없는 조사는 세 번째와 네 번째 음절에서 중간휴지 역할을 한다.

○○○◎○○兮, ○○○◎○○.

이 소체(騷體)는 『초사』에 이 운률을 사용하는 가장 유명한 작품이 「이소」에서 이름을 따왔다. 아마도 더 오래 되고, 더 기본적인 형식인 가요형식을 통해 이 두 형식의 친연성은 명백하다. 『시경』의 사언(四言) 운율과 다른 이 운율들은 남방 『초사』의 음악적 배경차이를 반영하고 있다.

『초사』의 독특한 리듬은 선집의 기원이 초나라에 있고, 초나라는 제도적으로 샤머니즘을 행해왔다는 사실과 확실히 연관되어 있다. 대부분의 단어와 『초사』의 이미지들이 무속의식에서 유래되었다. 그래서 「이소」와 다른 작품들의 저자로 추정되는 굴원이 초나라 왕의 무당이었다는 많은 증거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일의 주석에는, 무속적 모티브는 유교의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은유화 되었다. 그래서 전통적 독자들도 그렇게 이해했다.

유가적 가치를 담고 있는 시선집인 『시경』 때문에 『초사』는 언제나 두 번째 자리에 위치했다. 『시경』은 전통방식으로 읽었을 때 관리들의 낙관적이고, 긍정적 삶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덕이 높은 군주는 관리의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조언을 따르고, 그래서 나라가 번영한다. 반면에, 『초사』는 주로 뚜렷한 「이소」의 지위 때문에, 관직에서 쫓겨난 관리의 목소리로, 군주에게로의 접근은 “소인배들”의 중상모략에 차단되었다. 언제나 정통 경학(經學) 밖에서 정당하게 남아있지만 『초사』는 벼슬살이의 어두운 측면이다. 그리고 남방으로 유배된 한 관리의 개인적인 위안의 근원으로서, 문학적 모델로서 『초사』의 강렬한 호소는 『초사』를 초기의 중국 문학의식의 최전선에 유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