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2

알라딘: [전자책] 책, 이게 뭐라고

알라딘: [전자책] 책, 이게 뭐라고

] 책, 이게 뭐라고  대여 epub 
장강명 (지은이)arte(아르테)2020-09-28 

책소개

책, 팟캐스트, TV 프로그램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책을 중심에 둔 소통을 시도해온 작가 장강명. 결혼에 대한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던 첫 번째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 이후 4년 만에 펴낸 장강명의 두 번째 에세이 <책, 이게 뭐라고>는 독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2년여간 진행하면서 만난 책과 사람, 직접 만든 작은 독서 공동체에 대한 경험 그리고 전업 작가의 현실적인 고민과 미래를 향한 작가적 야망까지 진솔하게 써 내려간 40편의 글로 엮었다.

명백하게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이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통해 말하고 듣는 세계에서 펼치는 고군분투가 퍽 실감 나게 그려져 있다. 장강명은 ‘읽고 쓰는 세계’와 ‘말하고 듣는 세계’를 대비하면서 “맥락과 교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소통 방식을 배워가는 과정이 “꽤나 분열적인 작업”이었다고 고백하면서도, 마치 묘기를 부리는 듯한 재치와 우애가 한껏 담긴 대화는 예술의 경지와도 같았다고 말한다. 두 세계의 균형을 익혀가는 성숙의 과정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목차
프롤로그_ 어지간하면 다 나간다는 자세와 최순실 게이트

1장_
말하는 작가의 탄생
오후 4시 52분 마산행 무궁화호 열차와 코딱지 삼촌
정액제 스트리밍 상품과 우리의 미래
셀럽 비즈니스와 비굴한 후보정 프로필 사진
점점 더 화려해지는 백화점 인테리어와 손오공이 처음으로 받은 불경
소크라테스식 산파술과 ‘비포’ 시리즈
회의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리는 소설가와 온갖 암초 같은 딜레마
진짜로 들으려 하는 사람과 공포의 지하 특훈

*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 ① ― 내 인생의 책

2장_
책을 읽는 일, 책에 대해 말하는 일
한밤중에 TV 책 소개 프로그램과 거기에 나오는 특이한 이력의 소설가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공동체와 짧고 차가운 경멸의 시선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열아홉 살들과 무앙 사르투에서 열린 도서전
예비 장인이 예비 사위에게 하는 질문과 맨정신 토론
1만 명과 교제한 사람과 1만 권을 읽은 사람
안타인지 파울인지 애매한 타구와 비 오는 날 반납해야 하는 책
비논리적인 생각의 결론과 물성을 강조하는 흐름
이라크 공군 조종사를 회유하는 작전과 아카데미상 수상자 자레드 레토
울란바토르 백화점에서 산 미니어처 보드카와 이스라엘 소설가 에트가르 케레트
논쟁적인 주제를 파고드는 책과 공공도서관에 보급하기 위해 구매하는 도서 목록
폴리네시아 원주민들이 쓰는 말과 고매한 인간에 대한 판타지
당신만의 오디오 콘텐츠와 크리스마스 책 홍수
마오쩌둥의 다채로운 독서생활과 곰팡이가 만드는 기하학적인 균사

*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 ② ― 끝내주는 책

3장_
말하기-듣기의 세계에서 만난 작가들
저승에서 돌아온 남자와 마케팅의 부스터
신선한 피에 환장하는 드라큘라와 몰래 우월감을 품는 작가들
단 한 사람의 독자와 죽음을 기다리는 병든 짐승
동물이 대접받는 나라와 구식 저널리즘의 열렬한 지지자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감각과 젊은이들이 이별하고 들었던 노래
기준 없이 손 가는 대로 집어 들었던 몇 권과 포인트 적립이라는 유혹
첨단 플랫폼에서 강조하는 정절과 내가 고치지 못하는 나쁜 버릇
막시밀리안 3세 요제프 선제후의 답장과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느님 품으로 돌아오는 험버트 험버트와 옛 연인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 ③ ― 숙제 같은 책

4장_
그럼에도 계속 읽고 쓴다는 것
사람을 장난감처럼 여기는 악취미와 길들지 않는 야수들의 왕국
수도꼭지를 올리는 순간 콸콸 쏟아지는 뜨거운 물줄기와 저음을 잘 구현하는 오디오 장비
불확정성원리에 대한 20세기 예술가들의 반응과 변화를 일으키고 발전의 길을 제시하겠다는 실제적인 전망
부잣집 딸과 결혼하겠다는 생각과 인간이 스스로를 가축화한 과정
영화 제작자들이 제인 오스틴을 좋아했던 이유와 제인 오스틴을 너무 싫어했던 마크 트웨인
세 번째 소챕터의 제목과 유튜브로 검색하는 아이들
세탁실의 배수구와 바둑 기사들의 전성기
영원한 갈증에 시달리는 탄탈로스와 렉사프로를 처방받은 소설가
축제의 열기와 반드시 흔적을 남기는 글

* 장강명의 읽고 쓰는 세계 ④ ― 충동 대출

에필로그_
지향성 마이크와 서툴게 걷는 양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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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이게 뭐라고>에 출연하기로 한 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날 새벽에 연락을 받았다.
P. 22~23 1장. 말하는 작가의 탄생

나는 궁금하다. 왜 여섯 살짜리조차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그런 환상을 품는지. 왜 1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조차 도서관이나 서점에 들어가면 행동이 조심스러워지는지. 책, 그게 뭐라고?
P. 25 나는 인세로 먹고살고 싶었다. 책을 잘 쓰면 책이 잘 팔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문 칼럼이나 시사 프로그램 패널 출연, 외부 강연 같은 가욋일에 한눈팔지 말고, 잘 팔릴 만한 재미있는 신작을 쓰자 마음먹었다.
2017년 봄이 되자 그 결심이 아래서부터 흔들렸다. 당대 한국 소설을 읽는 사람들 사이에서 ‘저 작가 책 괜찮더라’는 평가를 받아도 판매량은 신통치 않다. 애초에 독서 인구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사는 작가가 돼야 인세로 먹고살 만해진다.  접기
P. 33 20세기소녀는 나를 연예인처럼 보이게 하려고 작심한 것 같았다. 그날은 말하는 장강명이 말하는 사람들의 업계에 본격적으로 데뷔하는 날이기도 했다. 사진을 찍으며 스타일리스트가 가져온 셔츠 두 벌과 재킷을 번갈아가며 입었다. 사진가는 카메라 앞에 선 내게 “편하게 하시면 돼요”라고 했지만, 그 말은 아무리 들어도 절대 편해지지 않았다.  접기
P. 48 시간을 견디는 것이 무엇이 중요한가, 하고 물을 수 있겠다. 나는 그 질문이 어쩌면 쓰는 인간과 말하는 인간을 가르는 중요한 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화와 녹음기가 생기기 전까지 말하기와 듣기는 그 행위가 이뤄지는 시공간에 집중하는 의사소통 기술이었다. 실시간 메신저가 등장하기 전까지 쓰기와 읽기는 (필담이라는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보통 마주하지 않은, 다른 시간에 있는 사람을 향했다.  접기
P. 56 정치적 올바름을 둘러싼 논란의 상당수는 예의와 윤리를 혼동하는 데서 비롯된 것 아닌가 나는 생각한다. 예의와 윤리는 폭력을 줄이기 위한 두 가지 수단이다. 이 두 덕성은 서로 겹치지 않으며, 맥락과 상황의 문제(예의)를 보편적인 법칙(윤리)으로 만들고자 할 때 종종 충돌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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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장강명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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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동아일보〉에서 11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을,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과 오늘의작가상을,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 《호모도미난스》,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 《산 자들》, SF소설집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과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 《책, 이게 뭐라고》, 논픽션 《당선, 합격, 계급》 《팔과 다리의 가격》을 출간했다. 접기
수상 : 2016년 오늘의작가상, 2015년 문학동네 작가상, 2015년 제주4.3평화문학상, 2014년 수림문학상, 2011년 한겨레문학상
최근작 : <표백>,<책, 이게 뭐라고>,<책 한번 써봅시다> … 총 60종 (모두보기)
인터뷰 : 소설적 야심을 말하는 작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장강명 인터뷰 - 2015.09.03
SNS : //twitter.com/tesomiom
출판사 제공 책소개


현실에 발을 딛고, 더 멀리 더 깊이 세상을 보고 싶은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의 책에 대한 생각들

“우리는 읽으며 과거와 대화한다. 우리는 쓰면서 미래로 메시지를 보낸다.
지금의 상식 대부분을 고작 50년 전 사람들이 듣는다면 격분할 것이다.
같은 원리로 50년 뒤 독자들에게 존중받으려면
우리 시대 사람들 다수를 불편하게 만들어야 할 테다.” _ 228쪽

책, 팟캐스트, TV 프로그램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책을 중심에 둔 소통을 시도해온 작가 장강명의 에세이 『책, 이게 뭐라고』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장강명은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10년간 장편소설 『댓글부대』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한국이 싫어서』, 연작소설집 『산 자들』 등 여러 작품을 선보이면서 당대와 그에 속한 인간 존재에 대한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그만의 깊은 사고로 지금 이 시대를 대표하는 한국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결혼에 대한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던 첫 번째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 이후 4년 만에 펴낸 장강명의 두 번째 에세이 『책, 이게 뭐라고』는 독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2년여간 진행하면서 만난 책과 사람, 직접 만든 작은 독서 공동체에 대한 경험 그리고 전업 작가의 현실적인 고민과 미래를 향한 작가적 야망까지 진솔하게 써 내려간 40편의 글로 엮었다.
명백하게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이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통해 말하고 듣는 세계에서 펼치는 고군분투가 퍽 실감 나게 그려져 있다. 장강명은 ‘읽고 쓰는 세계’와 ‘말하고 듣는 세계’를 대비하면서 “맥락과 교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소통 방식을 배워가는 과정이 “꽤나 분열적인 작업”이었다고 고백하면서도, 마치 묘기를 부리는 듯한 재치와 우애가 한껏 담긴 대화는 예술의 경지와도 같았다고 말한다. 두 세계의 균형을 익혀가는 성숙의 과정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말하고 듣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독서 공동체

“처음에는 책 이야기가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번지는 것에 당황했다.
우리가 너무 수다스럽고 사생활 털어놓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가 궁금했다.
그러다 머지않아 이게 여러 독서 모임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_ 97쪽

2016년 12월,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집어삼키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그때 새로운 소설을 발표한 작가 장강명은 ‘책 홍보에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어지간하면 다 나간다는 자세’로 〈책, 이게 뭐라고?!〉에 출연하게 된다. 이후 〈책, 이게 뭐라고?!〉 시즌 2의 진행자 역할을 제안받아 수락하게 된 그는 작게는 프로필 사진 촬영부터 크게는 서울국제도서전 등 대형 행사로까지 ‘말하고 듣는 세계’를 본격적으로 종횡무진 누비며 알아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장강명은 말하고 듣는 사람 사이에서는 예의가,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다는 중요한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보편성과 일관성을 지향하는 읽고 듣는 세계의 원칙인 ‘윤리’와 달리 맥락에 좌우되는 ‘예의’는 문화와 주관의 영역에 속해 있기 때문에 비판 의식보다는 그 상황에 필요한 적절한 감수성을 더욱 필요로 한다. 말하고 듣기에 능숙한 이들은 상대의 비언어적인 표현을 빠르게 알아채고 그에 적절히 대응할 줄 아는데, 그런 감수성이 만들어내는 우아한 대화에 강한 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읽고 쓰듯이 말하고 들으려 했던 장강명에게 말하고 듣는 세계에서의 고군분투는 필연적이었다. 독서를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여기며 독서 모임조차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그가 먼저 팀원들에게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한 온라인 독서 토론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스스로가 팟캐스트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제안한 일이었기에 다른 사람의 참여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의 예상을 깨고 모든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독서 토론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작은 독서 공동체 안에서 한 사람의 질문에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간단히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각자의 사적인 이야기를 깊게 나누기도 했다.
그 경험 속에서 장강명은 읽고 쓰는 세계뿐 아니라 말하고 듣는 세계의 소통에서도 책이 중요한 무게중심이 되어주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좋은 삶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와 같이 일상 속에서는 쉽게 나눌 수 없는 대화를 책은 존재 자체로 강하게 질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누구보다 현실에 단단히 발붙이고 냉정하게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작가 장강명은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었다.

같은 꿈을 꾸는 ‘읽고 쓰는 인간’들을 향한 나지막하고도 단단한 응원의 메시지


“내게 독서는 호흡이다. 나는 이미 읽고 쓰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경고한 그 세계다.
나는 물을 벗어난 물고기들처럼 몇몇 용감한 선조들이 2,400년 전에 그 땅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깨달음을 얻은 어류가 되기보다 서툴게 걸으며 공기를 직접 들이마시는 양서류가 되기를 택했다.
언젠가 우리는 보다 우아하고 빠르게 달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상상한다.” _ 310~311쪽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면서 장강명 작가가 꼽은 즐거움이자 특권은 바로 다양한 작가들을 직접 만나 고민과 아이디어를 나눠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전에 없던 새로운 길을 개척한 작가들부터 동지 의식을 느꼈던 소설가들, 특별히 더 큰 응원의 목소리를 보태고 싶었던 르포르타주 작가들과 웹소설 작가들까지 다양한 읽고 쓰는 사람들을 만났다. 장강명은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글에 대해 조금 더 뾰족하게 질문의 날을 세워 고민하게 된다. 출판 기획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고, 장강명이 추구하는 르포르타주는 어떤 방식인지도 생각해본다. 트렌디하고 가벼운 글이나 책을 손에 들었을 때는 동시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과 미래의 평가 사이에서 떠오른 갈등과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한다.
이런 대화를 통해 장강명은 자신의 읽고 쓰는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가 주는 기쁨 이상의 것을 추구’하며, 그것을 추구하는 행위로 읽고 쓰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자신이 속한 읽고 쓰는 세계를 돌아보며 ‘우리 시대의 어떤 작품이 고전이 될까’ 궁금해한다. 읽으며 과거와 대화하고, 쓰면서 미래로 메시지를 보낸다고 믿고 있는 장강명은 동시대에 사랑받는 것을 넘어 미래의 독자와도 의미 있는 소통을 나눌 작품을 남기길 원한다. 그렇게 장강명은 세계문학전집에서 작가 연표를 유심히 살피며 그들이 의미 있는 작품을 마지막으로 남긴 때를 확인해본다. 그리고 자신에게 현실적으로 허락된 작가로서의 시간을 가늠해본 후 단호히 ‘읽고 쓰는 세계’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그동안 장강명의 현실적 삶의 기반을 만들어주었던 ‘말하고 듣는 세계’와의 거리 두기를 선택한 그의 작가로서의 야망과 진솔한 속내가 담겨 있다.
장강명은 ‘읽고 쓰는 사람’이 ‘말하고 듣는 사람’에 비해 훨씬 역사가 짧고 어려운 방식의 소통을 추구하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깨달음을 얻고 우아하게 헤엄치는 어류가 되기보다 물을 벗어나 ‘서툴게 걷고 공기를 들이마시는 양서류’와 같이 서툴게 읽고 쓰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장강명은 그들을 같은 꿈을 꾸는 ‘동족’들이라 여기며 강한 유대감을 표한다. 그리고 ‘읽고 쓰는 세계’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그들을 향해 나지막하고도 단단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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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북스 2020-09-08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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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에 밀려 있던,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지나치다 보니 소신이나 주관이라기 보다는 변명처럼 들린다.  구매
깐따삐야 2020-09-17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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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책에서 말하는 시시한 책이 바로 이 책.  구매
stolidcan 2020-09-25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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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얏호 !! 주문했습니다
장강명 작가님 책 거의 다 읽어온 팬입니다
팟캐스트도 잘 들었었는데 팟캐 제목과 같아서 더 친근감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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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2020-09-11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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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제가 젤 좋아하는 작가님 책이라 알람뜨자마자 바로 구매했어요 빨리 배송왔으면 좋겠어요 헤헿 기대됩니다  구매
happy9238824 2020-09-08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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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닌 참 낙천적이야.”
그게 싫다는 것인지 좋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오묘한 말투로 동생이 말했었다. 응? 모처럼의 칭찬인가? 귀를 쫑긋했는 데 뒤에 따라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역시 비아냥이었다. 살면서 본성이 낙천적인 사람 딱 두명 봤는 데 OO과장님이랑 언니야, 차암~ 맑아~ 사람이. 왜, 그게 싫어? 아니, 걍, 그런 사람들 보면 부럽다는 거지, 나는 왜 이렇게 꼬였나 싶다는 거지.

어쨌든 낙천적이지는 않은 동생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자기는 부정적인 사람이라서 나랑 이야기하면 자기가 부정적인가 싶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그래서 자신과 뜻이 맞는 부정적인 친구를 사귀었는 데 둘이 아주 죽이 잘맞아서 세상을 비관하고 타인을 혐오하고 특히(!) 지인의 뒷담화를 하며 공감하는 게 정말 즐거웠다고. 덧붙여 둘이서 내욕도 많이했다고ㅋㅋ. 한동안 그 친구한테 홀딱 빠져있었는 데, 어느 날 친구 만나러가는 것을 매우 피로해하는 자신을 느꼈고 얘는 너무 비관적이어서 자주 만나면 안되겠다 싶어졌다나? 나는 속으로 말했다. 응^^, 그게 내가 너와의 만남을 한달에 두 번으로 제한하는 이유야. 동생에게 큰 깨달음을 주신 그분에게 감사함을 느꼈다ㅋㅋ

내가 낙천적인가? 스스로한테 물어봤다. 아닌데? 난 불만 많은데?라고 생각하다가 초등학교 저학년 방학 때 선생님이 써주는 가정통신문(?)에 ‘낙천적임’이라고 적혀있던 기억이 빼꼼났다. 그 때, 그 말이 뭔지 국어사전 찾아봤거든. 초등학교 저학년때 부터 낙천적이었고 지금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낙천적이라는 말을 듣는다면 나는 낙천적인 사람이 맞겠다는 결론이다. 슬픈 노래도 좋고 슬픈 영화도 좋고 특별히 슬픈 드라마는 내가 애정하는 장르지만 그건 취향인거고, 현실의 나는 대체로 잘 웃고 잘 떠드는 긍정가인 것이다. 가끔 세상에서 제일 시니컬한 독설가 모드를 장착하기도 하는 데 그건 가끔이고(-_-) 그러고 난 날에는 항상 이불킥을 한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라고 생각하며).

청춘시절 좌파사상에 심취하지 않았다면, 엄청난 자기계발형의 인간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장점을 보고 교훈을 찾는 게 싫은 감정을 느끼는 것보다 수월하다. 그걸 낙천적이라고 하는 걸까? 싫어하거나 미워하고 싶지 않아서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는 게.

“(28)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살아있는 개인을 미워하지 말자는 개인적인 결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것은 말하는 장강명쪽의 철학이자 신념이다.”

장강명씨는 결심을 해서 실천하고 계신다지만 살아있는 내 앞의 개인을 미워하지 못하는 건 나에게 성격에 가깝다.  그건 나에게 고나리질과 폭언을 일삼는 류의 개인에게도 마찬가지고(그걸 학대라고 인식한 것도 멀지않은 과거의 일이다) 대놓고 무시ㆍ질투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랬었다. (으음, 그랬었군.)

왜 그래? 라고 묻는다면 - 글쎄,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 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해하고 나면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고 보는게 맞다. 사회생활이건 일상생활이건 당장 손절 할 수 없는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워하는 데에 에너지를 쓰는 것보다 이해하는 데에 에너지를 재빨리 쓰고 덜 미워하는 것이 ‘나’라는 한정적인 자원을 경제적으로 쓰는 거다, 라고 생각한다. 이래서 밉고 저래서 싫고 보단, 이런 저런 싫은 점도 있지만 요론조론 괜찮은 점도 있지 뭐. 나한테 다 맞을 수는 없는 거지 뭐~ 가 편하다. 물론 부작용도 많다. 나를 향한 대놓고 공격의 말들마저 튕겨내지 못하거나(그말도 맞긴 해), 아주 작은 친절을 확대해석(이런 좋은 점도 있었네) 할때도 있다는 거지. 확실히 스톡홀록 증후군에 취약한 성격인 것이다.....

일례로 얼마전에 단톡방에 회사에서 일어난 요론조론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했었는 데, 친구들이 다 내 대신 분노했다. 기분 안나쁘냐며 나더러 순둥이라고까지 했다. 아, 순둥이....... 망했다. 나는 자본주의에 길들어졌다. 그렇지만 역시 다시 생각해봐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뭐랄까. 이 정도로 기분이 나쁘면 여기서 어떻게 살아남죠?

“(29) ‘인류를 사랑하는 건 쉽지만 인간을 사랑하는 건 어렵다’는 명언이 있다. 내 기억에는 버트런드 러셀이 한 말 아니면 <피너츠>에서 나온 스누피의 대사다. 어쨌든 이 말에 썩 동의하지 않는다. 인류와 인간을 동시에 사랑하는 건 어렵다. 그러나 어느 한쪽만 사랑하는 것은 가능하다. 인류를 사랑하고 인간을 미워하는 것보다, 인간을 사랑하고 인류를 미워하는 편이 더 낫다. 아주 더. 굉장히 더. 쓰는 장강명과 말하는 장강명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좇같은 화풀이의 대상이 될 때. 매일 얼굴을 봐야하는 너를 미워하는 것보다 이 상황이 가능하게 하는 세상이 싫다고. “화내서 미안.” “괜찮아요, 어떤 부분에서는 이해가 되니까.” 오해하지마. 너를 이해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것이 가능해지는 권력의 작동방식에 대해서 이해한다는 뜻이야. 착각하지마. 너라는 사람이 괜찮다는 게 아니라, 내가 이 정도에는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괜찮다는 뜻이니까. 언제나 맥락을 읽는 것은 중요하단다.

“(54) 말하고 듣는 사람 사이에서는 예의가 중요하다.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다. 
예의와 윤리는 다르다. 예의는 맥락에 좌우된다. 윤리는 보편성과 일관성을 지향한다. ... 예의는 감성의 영역이며, 우리는 무례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윤리는 이성의 영역이며, 우리는 비윤리적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비판 의식을 키워야 한다. 전자도 쉽지 않지만 후자는 매우 어렵다.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윤리에 대해서는 보편 규칙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온갖 암초 같은 딜레마를 넘어 우리가 어떤 법칙을 발견하거나 발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의는 끝까지 그런 법칙과는 관련이 없는, 문화와 주관의 영역에 속해있을 것이다.”

그가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감수성을 키웠겠지만, 굳이 그 감각을 동원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는 피곤하게 눈치 볼 필요가 없으며, 눈치 볼 상황이 적어질 수록 눈치에 속하는 감수성은 도태되었을 테니- 아마 영원히 내 언어의 맥락은 읽히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길 바란다.

그러니까.... 이런 나는
정말로 낙천적인 걸까.
순둥이인가.
내 앞의 개인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일까.
.....
세가지 다 생존의 기술로 터득한 방법인 것 같은 데....
음.. 이게 진짜 착한거야?

*

지구멸망, 재기, 자살, 인류애 폭망, 그 인간 쓰레기라는 말을 달고 사는 동네 친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술자리 대화 상대 중 한명이다. 그가 얼마나 개인에게 예의바르게 대하며, 착실히 노동하고, 일을 야무지게 처리할지는 안봐도 비디오처럼 알 것 같다. 그냥 봐서는 멀쩡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 입을 열면 달라지지. 아직까지 나는 그 이상으로 인류를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다. 우리의 대화는 엄청난 블랙코메디 같아서 평소에 착한(?) 내가 구구절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아야하는 이유를 막 설파하면, 친구는 온갖 근거들을 들어 우리모두가 자살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그럼 넌 왜 자살안하는 건데요? 그건, 언제라도 할 수 있으니깐요. 와하하하. 나는 그 친구를 만나면서 나를 덜 미워하는 방법을 배웠다. 어쩌면 그 친구는 나를 만나면서 사람을 조금은 덜 미워하게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인생은 단짠단짠. 세상은 소리없는 아우성. 내가 아는 최악의 인류멸망찬성론자가 비건을 지지하는 페스코 생활을 하는 것은 일관적이면서 신기하다. 나는 말하곤 한다. “저기요, 당신 누구보다 인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살고 계신데요?”

이건 글을 쓰며 내려보는 어떤 결론인데.
난 내 앞의 개인을 미워하지 못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 성격은 종종 방향을 잘못틀어 나를 미워하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더는 나를 미워하고 싶지 않다. 나를 더 미워하다간 내 앞의 개인마저 미워하게 될 판이다.
어쨌든, 미움이라는 건 어디론가는 가야한다.
그렇다면?
인류를 미워하기로 한다.

인간을 사랑하고 인류를 미워하는 편이 낫다.
역시
그편이 낫다.


*

장강명 에세이에 장강명 이야기를 아니할 수 없으니 또 장강명을 안좋아하는 이몸이 나서서 에세이 대해서도 몇마디 더 적자면

“(131) 이제 나는 내 이상형에 대해 안다. 맥주와 책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것은 내 인생의 두 가지 낙인데, 그중 어느 하나라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즐길 수 없다면 참 아쉬울 것 같다. 그런데 맥주와 책을 다 좋아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나 정도로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도 대한민국 인구의 10퍼센트 미만일 것이다. 나 정도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확실히 전 인구의 10퍼센트 미만이다. 그러니까 나 정도로 맥주를 좋아하고 동시에 책도 좋아하는 사람은 백에 한 명도 안된다.”

엄마, 나 장강명 이상형됐어... 하아.... 심지어 대한민국 일프로야.

그리고 놀랍게도

“(306) 나의 친구여, 플라톤이 뭐라고 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네. 중요한 것은 ‘파이드로스’라는 책에 무어라 적혀있느냐가 아니라, 문자의 영향에 대한 우리의 진정한 앎이지. 그렇지 않은가? 모든 사람이 그 앎으로부터 제각기 다른 거리로 떨어져 있기에 가르침은 맞춤식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네. 바로 대화이지. 사실 그것이 책의 함정이기도 하다네. 책과는 대화를 할 수 없으니 말일세. ....”

장강명 에세이에도 테스형이 등장해.. 읔큭큭큭..

말하고 듣는 인간, 읽고 쓰는 인간 사이에서의 진지한 고찰 -읽고쓰는 인간을 은근 위에 올려놓지만-이 돋보이는 이 에세이를 구입해 읽은 것은 이제는 들을 수 없는 동 제목의 팟캐스트 때문이다. 사실 싫어했던 작가였던 장강명에 대한 시선이 바뀐 것은 팟캐스트 속 ‘예의’를 갖추는 ‘말’하는 장강명의 인간적 매력 때문이었다. 글과 사람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글보다 사람이 나은 경우는 처음이었다..!!!

“(222) 분노의 포도 같은 작품을 쓸 수 있다면 팔을 한 짝 잃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 지금은 말하는 일과 쓰는 일에서 오는 수입이 달리는 자전거의 양쪽 페달 같다. 두 페달을 번갈아가며 열심히 밟아야 프리랜서 글쟁이라는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고 달린다.”
“(228) 50년 뒤의 독자들에게 존중받으려면 우리 시대의 사람들 다수를 불편하게 만들어야 할 테다. ... 가끔은 내가 당대를 굉장히 못마땅해한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세상이 너무 좋고 아름답고 옳은 방향으로 제대로 굴러간다고 보는 사람은 중요한 글은 못 쓸 것 같기 때문이다.”

세상과 정면으로 싸우는 작가이고 싶다는 장강명을 응원한다. 작가 장강명이 세상과 불화하려면 미디어에 좀 덜 노출되어야 할텐데, 세상이 책을 안사읽으니 문제긴 문제다. 하지만 또 생계를 도외시 할 수 없는 부류의 인간(같아보였다)이라 페달밟듯 산다고 하니 미디어에 좀 덜 나오시도록 나도 열심히 벌어서 책사서 한국문학 응원할게요! 힘내요!! 장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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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0-11-08 공감(43) 댓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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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이마시는 산소, 질소, 수소, 이산화탄소지. 새창으로 보기
-20201108 장강명.

작년 여름 책꽂이 하나를 들이면서 더는 늘리지 말자, 생각했다. 그 다짐을 어기고 그때와 같이 120센티 넓은 폭에 한단 더 올려 5단 짜리를 저렴하다고 사 버렸다. 이번에는 심지어 DIY…내가 저지른 일은 내가 해결한다, 하면서 혼자 조립하고, 2미터 가까운 높이를 혼자 일으켜 세워서, 집 이곳저곳 낑낑대며 대보지만 놓을 곳이 없었다...망했다. 결국 집에서 이곳만은 유일한 책장 청정지대라고 (내 맘대로) 정해두었던 침실을 침범하게 되었다. 서랍장, 책상 등의 가구를 이리저리 밀고 돌리고 당기고 테트리스 하다가 겨우 책장이 들어갈 자리를 마련했다.
거실을 비롯한 책장 여기저기 이중으로 꽂힌 책을 윗줄에 모셨지만...나는 나의 책 지름욕구를 과소평가했다. 이중 책장은 완벽하게 해소될 수 없었다. 새 책장은 집에 있는 폐휴지 더미의 열에 하나를 수용할 수 있을 뿐이었고...(그렇다 사진에 나온 이런 덩어리가 집구석에 아홉 개 쯤 더 있다....) 새 책꽂이에서 내가 읽은 책이 얼마나 되나 세어보니 이십 권 남짓...꽂아둔 책의 십퍼센트만 쳐읽었구나. 그만 사고 좀 읽어라 이새끼야. 이렇게 열심히 종이책을 정리한 나는 오늘도 전자책을 읽고 전자책을 또 샀다. 이건 무슨 병입니까.
책꽂이 아래층은 어른 책을 공격해 겉지와 띠지를 마구 벗기는 어린이(만31개월)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어린이책을 일부 채워주었다. 만족한 어린이는 책장 옆에 앉아 고양이와 해양생물 등이 나오는 책을 본 뒤 호방하게 내패대기 쳤다. 책을 던지는 걸 제일 좋아했다.

작년에 산 책꽂이 왼쪽 아래 한 칸에 장강명과 구병모의 책이 사이좋게 채워져 있다. 북플이 독서통계 메뉴에서 알려준다. ‘장강명의 책을 좋아하시는 군요.’ 16권 읽으셨음다. 내가 정말? 2018년 출산 후 장강명의 ‘우리의 소원은 전쟁’을 수유하느라 밤새는 틈틈 읽고 푹 빠져버렸다. 몇 달만에 그의 소설 전권은 물론 르포와 에세이까지 다 읽어버렸다.
그러고나서 읽는 책이 점점 넓어지면서 꼴에 눈이 높아져 버렸고, 그렇게 물고 빨던 장강명이 이제는 성에 차지 않는다고, 신작들을 까면서도 애증으로 꾸준히 찾아 읽는 이상한 짓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도 펼쳤지. 독서 에세이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지난 번에 SF소설집 읽고 사정 없이 까버려 놓고 손절할 것처럼 굴더니 그래도 또 신작이 궁금했다.

그간 작가는 요조와 함께 독서 팟캐스트를 진행했고, 그래서인가 처음 읽을 때는 요 며칠전 읽은 김하나의 말하기를 말하기와 조금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김하나 작가도 이 책에 나온다. 그런데 책 후반부로 갈수록 장강명의 소설가적 자의식이 드러났고, 난 이게 뭐라고 마음에 들었다.

책을 열심히 읽은 지는 몇 년 되지 않았고, 그래서 독후 감상도 클라우드 앱에 몇 줄 간단하게 남기는 수준이었다. 2018년부터 알라딘과 네이버블로그에 독후감을 남기기 시작했는데, 그 계기는 ‘당선, 계급, 합격’을 읽은 덕이었다. 책 말미에 장강명은 독자들의 서평 공동체? 정확하진 않은데 이런 다소 유토피아 같은 바람을 표현했고, 짧은 악평일지라도 읽은 사람이 뭔가를 남기는 일이 가치있다고 설파했다(고 기억한다). 그래서 아기 낳고 두 달 째 심심한 어느 하루, 몇 년 간 끄적인 독후 기록을 블로그에 다 올렸다. 이후 읽는 책들은 꼬박꼬박 독후감을 온라인에 올리기 시작했다.
좋아요 하나 없이 혼자 기록장으로 쓰던 알라딘 블로그에 왠 똥글뱅이 AI같은 게 좋아요를 누르기 시작했다. 이상한 사람인가 편집증 환자인가 서점 알바인가 고민하다 댓글을 주고받아보니 그냥 사람이었다. 알라딘 서재 페이지와 북플이라는 앱이 있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고…
오늘부로 즐겨찾는 이웃 100명을 채운 알라디너가 되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소설쓰는 장강명이 권해주는 책은 이전의 책들에서도 여러 번 낚여 봤었는데, 이번에도 이 책 읽다가 결국 이토준지가 그린 ‘인간실격’, 제임스 엘로이의 ‘블랙달리아’1,2권 전자책으로 질러버렸다… 독서 팟캐스트에서 장강명을 진행자로 섭외한 것은 어쩌면 탁월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닌가 나한테만 한정되는 전문 책팔이인 것인가…

작가와 나는 연배 차이도 약간 있고, 읽은 책 중에는 겹치는 것도 있지만 취향이 다른 부분도 있고(나는 그가 어려서 신나게 보았다는 추리나 SF같은 장르 문학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의 글을 읽다보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자주 마주쳐 놀랄 때가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독후감을 쓸 때, 책, 이게 뭐라고? 라는 질문에 답하듯 책, 이게 뭐냐고? 내가 들이마시는 산소, 질소, 수소, 이산화탄소지. 이렇게 제목 붙이고 필수 요소도 있고 그닥 쓸모 없는 것도 있지만 숨쉬는 것처럼 멈출 수 없지. 이러고 혼자 자문자답 하는 말을 쓰자 하고 있었는데, 책 말미에서 작가가 독서를 호흡이라 비유하는 부분이 나와버렸다. 에잇 선수치다니. 소설을 읽을 때도 소재나 문장에서 에잇 선수치다니, 하는 부분이 자주 있었다.
그래서 묘하게 얄미운데 또 사실 완전 얄밉지도 않은게, 전작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 처음부터 엄청 탁월하게 잘 썼다기보다 오랜 기간 꾸준하고 끈질기게 쓰고 읽은 덕에 성장해 온 작가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직장인에서 소설가로 전업한 것도,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작가라는 점도 롤모델처럼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그렇지만 역시 약간의 애정이 남아있을 뿐 오늘날 저의 최애는 아니십니다...그래도 애정합니다…

장강명은 확실히 장편에 강한 작가이다. (장강명으로 삼행시 가면 장편에/강한/명작가 해야지. 아무도 안 시킴...) 새 장편이 나올 때까지 일단은 블랙달리아를 읽을 것이고 ㅋㅋㅋ범죄물을 쓰고 있다는 작가가 얼마만큼 또 성장해서 어떤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면서 다음 소설을 펼칠 것이다. 그리고 나도 계속 열심히 써야지. 봐줄만한 게 나올 때까지 무럭무럭 자라는 수 밖에는 없다. 열심히 읽고 쓰고 고치고 또 고치고 게을러지지 않고 꾸준하고 끈질기게 써야 뭐라도 되겠지. 그렇게 산소 함량을 높인 쓸모있는 공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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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11-08 공감(42) 댓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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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책, 이게 뭐라고 새창으로 보기 구매
뉴스에서 얼핏 본 기억이 있었다.
˝귀염상이군..˝라고 생각 했던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이 책 표지를 보고 상당히 특징을 잘 살렸다고 느꼈다.
지인에게 권유받은 ‘산 자들‘의 작가였다니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책이라서 이 책을 우선 급히 집어들었다.

시작은 ‘굳이 이런 소소한 꺼리까지 다 적네‘였다.
한 번 책을 접을뻔 했다. 그 후로는 쭉 읽어나갔고 자주 웃었고 자주 놀랐다. 그의 말대로 어딘지 시니컬하고 염세적인 생각들과 재치에 웃었고
작가로서의, 읽고 쓰는자로서의 고뇌와 솔직한 면면이 와 닿았다.

오랜 생각과 고민의 결과물들은 파장을 낸다.
비슷한 것들을 어렴풋이 떠올리곤 정리해내지 못했던 사람들은 덕분에 힌트를 갖게 되기도한다. 그것이 읽기의 힘이고 하늘의 별만큼이나 다양한 인류의 개성들이 글을 써냈을때 가치를 발하는 이유인것같다.
각자가 세상을 통해 얻어내고 뱉어내는 결과물도 제각각이니까.

그의 다른 책들도 빨리 읽어보고 싶다.
‘표백‘이나 다른 책들도 관심갔었는데
이제 더 반갑게 여겨진다.
맥주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것도 쏠쏠한 즐거움이건만 작가님은 아무래도 잠이오는 걸까? 그부분이 좀 안타까웠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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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0-12-09 공감(2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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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새창으로 보기 구매
독자들이 책을 읽고 상상하는 작가들의 이미지와 실제와는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한 것이 이문열의 경우였다. 정치 사회적인 성향을 말하는것이 아니다. 이십 대 초반의 나에게 지적인 감성을 아낌 없이 선사했던 이문열을 티브이에서 잠깐 보았는데 웬 늙수그레한 아재가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를내 뱉는데 그 때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은연중에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의 문어처럼 세련되고 유려할 것으로 생각했었다.
<책, 이게 뭐라고>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탐 낼 만한 책이다. 알고 보니 유명한 작가인데 이 책을 읽기 전엔 그가 어떤 이력을 가졌고 어떤 책을 냈는지 몰랐다. 책과 관련된 사람이라면 닥치고 친구추가를 해온 터라서 그가 내 페이스북 친구라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다. ‘페이스북 친구와 책에 관한책’ 이라는 조합을 내가 어떻게 피하겠는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주문을 했다.
다른 직장에 비해서 업무 강도가 낮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교사 일을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녹초가 된다. 내 방에는 읽고 싶은 책, 글을 쓰기 위해서읽어야 할 책이 넘쳐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펼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도록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순전히 그의 역량이다. 내가 이 책에 반한 것은 달곰쌉쌀한 소제목인데 그가 얼마나 재기 발랄한 작가인지를 잘 알게 된다. 가령 이런 소제목들
기준 없이 손 가는 대로 집어 들었던 몇 권과 포인트 적립이라는 유혹
하느님 품으로 돌아오는 험버트 험버트와 옛 연인이 보낸 카카오톡 메세지
부잣집 딸과 결혼하겠다는 생각과 인간이 스스로를 가축화한 과정
대체 어떤 이야기를 담았길래 저런 소제목이 나오는지 궁금했다. 이 책은 <책, 이게 뭐라고>라는 책 소개 팟캐스트 진행자로서 겪은 에피소드와 독서와 책에 관한 장강명 작가의 재미난 이야길 담았다. 인세로 먹고 살고 싶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진 사람이라서 그런지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책을 냈는데 ‘한 번 읽어줄 테니 보내 봐’라고 말하는 지인에게 ‘그래 보내줄께’라고 대답한 다음 그 지인과 연락을 끊는다는 구절을 읽고 통쾌 하기도 했는데 ‘까칠하다’는 생각을 하게도 된다.
내친김에 가수 요조와 함께 진행한다는 <책, 이게 뭐라고>를 유튜브에서 찾아보았다. 눈에 띄는 대로 클릭을 했더니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쓴 책’을 논한다. 너무나 따분한 주제에 식겁을 하고 닫기 버턴을 급하게 누를려는데 내가 그토록 부러워하는 감미로운 서울말과 부드러운 억양이 쏟아져 나온다. 빠져드는 목소리다.
책에서 느꼈던 아주 약간의 까칠함이 전혀 없었다. 가수 요조와 장강명 작가의 방송을 듣자니 내가 마음의 평온을 얻고자 할 때 자주 보는 골프 중계 방송이 떠오른다. 성우처럼 맑고 부드러운 그리고 억양의 변화가 적은 세상 편안한 방송 말이다.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는 책을 자상하고 재미나게 소개해서 마치 발라드 음악 방송을 듣는 느낌이다.  이 글을 쓰면서 배경 음악처럼 듣는데도 진행자가 하고 싶었던 중요한 말은 어느새 듣게 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마력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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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0-10-13 공감(20)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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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것으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새창으로 보기
SNS에 올라온 『책, 이게 뭐라고』 리뷰를 보고 인터넷서점에서 미리보기 서비스를 통해 앞부분을 살짝 읽어보았다. 개인사와 자기 감정에 충실한 에세이를 싫어하는데다가, 평소 책 읽어주는 팟캐스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전에 그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어서 소설가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에세이의 문체는 다를 수 있으니 직접 확인하고 선택하고 싶어서였다. 감정 과잉이 없는 시니컬한 문장을 보고 (다른 책들과 함께 구매하려고) 바로 장바구니에 담아뒀는데, 사지 않고도 읽을 기회가 생겼다. 직접 구매해서 읽을 생각이 없었던 책이라면 증정도서나 협찬도 받지 않는다. 책값을 아껴보겠다고 그럴 가치도 없는 책에 내 시간을 낭비하는 꼴이니까. (읽고 싶은 책을 읽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고, 맘에 안드는 책의 리뷰를 쓰는 것만큼 고역인 것도 없으니) 한마디로, 사려고 맘 먹었는데 운 좋게 도서 협찬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나는 TV나 유튜브, 라디오, 팟캐스트의 독서 프로그램 애청자도 아니다. 책 소개 프로그램을 보거나 듣느니 그냥 책을 읽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어느 책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 역시 글로 접하면 된다고 여긴다. 그래도 그런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다. 신간을 낼 때마다. 책 홍보하러. 77쪽


장강명 작가는 요조와 함께 독서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의 진행을 맡은 적이 있었다. 북이십일 출판사와 팟빵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던 팟캐스트였는데, (그런 이유에서 나는 듣지 않았다.) 이 책은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이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만났던 사람들과 세계, 생각에 대한 글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독서 팟캐스트는 무엇일까? 긴 글 읽기를 버거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요약 서비스인가? 그런 팟캐스트도 있다. 특히 고전을 쉽게 설명하는 채널이 인기가 높다. 아니면 독서 팟캐스트는 교양 있는 사람들의 점잖은 토크쇼일까, 책은 그저 거들 뿐인? 그렇다면 진행자의 대화 솜씨와 매력 있는 초대 손님을 섭외하는 일이 중요할 터다. 그것도 아니면 신간을 알려서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홍보용 매체일까? 그게 분명한 목표이고 다른 사항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면 오히려 창의적인 시도들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199쪽


내가 만나서 어느 정도 친해지고 사정을 알게 된 다른 책 팟캐스트 중에서 운영비를 자체적으로 벌어서 해결한다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대형 서점이나 출판사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고, 대기업이나 독지가의 지원을 받는 곳도 있었다. 221쪽


앞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독서 팟캐스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서 듣지 않는다. 예전에 독서 모임을 할 때 이런 일들이 있었다. 책을 못 읽어서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대신 찾아서 들었다거나 거기서 나온 이야기들을 나열하는 것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감상을 대신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그들은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 책을 완독했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독서 팟캐스트나 유튜브를 통해 책에 흥미를 느끼고 직접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단순히 듣는 것만으로 끝이라니. 장강명 작가 역시 팟캐스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지만 이런 부분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책과 독자 사이가 너무나 멀 때 그렇게 해서라도 책 쪽에서 한 걸음 독자 쪽으로 가야 하는 것인가, 그러다가 너무 많이 가면 이게 책이 책이 아닌 게 되는 것 같고. 그분들이 책 쪽으로 오지 않을 거라면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우리가 『이방인』이나 『인간 실격』에 대해 이야기해도 그건 책에 대한 콘텐츠이지 책 자체는 아닌데." 271쪽


그는 팟캐스트 뿐만아니라 출판시장 전반에 걸쳐 다양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셀러브리티들, 표지만 바꿔서 리커버 에디션이니 초판본 에디션이니 하는 것들, 매년 곳곳에서 선정하느라 바쁜 올해의 책들과 유력 노벨문학상 수상자 관련 마케팅들, 두께는 얇은데 표지는 고급스러워지는 각종 경장편 시리즈들, 온갖 찬사로 무장하는 띠지들, 비판적인 독자들이 적다는 지적, '젊은 피'에 대한 평론가들의 찬사와 요구들. (최근에 우리는 한 젊은 작가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던가.)


이제는 한국이 출판업이 사실상 '셀럽 비즈니스'가 된 게 아닌가 싶다. 셀러브리티가 쓴 책이 잘 팔린다. 아니, 셀러브리티가 쓴 책만 잘 팔린다. 아예 처음부터 셀러브리티를 섭외해서 책을 만든다. 실제로 원고를 쓰는 거야 다른 사람이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 셀러브리티이기만 하다면 반려견도 만화 캐릭터도 책을 낼 수 있다. 나는 한편으로는 그런 현실이 못마땅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알쓸신잡'에서 연락이 오기를 고대하는 마음이기도 했다. 34~35쪽


몇몇 기표를 뽑아내 신자유주의라든가 여성 혐오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 역시 게으르다고 본다. 거기에도 '읽어내겠다'는 의지는 희박하다. '젊은 피'에 대한 평론가들의 찬사와 요구는 강박에 가까워 보인다. 나는 신선한 피라면 환장하는 드라큘라가 아니기에, 그 지점에서 자세한 해설을 원한다. 새로운 얼굴은 새로운 얼굴일 따름이며,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늘 나타난다. 나는 읽고 쓰는 사람들 간의, 글자를 통한 대화를 원한다. 악평도 좋다. 181쪽


사실 많은 독자들이 생각하고 있던 부분들일텐데, 이런 이야기들을 이해관계자(=장강명 작가)의 글을 통해 듣게 되니 반가웠다. 물론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이해관계자라면 쉽게 드러낼 수 없는 부분을 진솔하게 쓰고 있다는 점, 이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읽고 쓰는 것으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ㅡ『책, 이게 뭐라고』 뒷표지 ㅡ

'읽고 쓰는 인간'인 그는 읽고 쓰는 것에 대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읽고 쓰는 일만으로 우리는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153쪽) 신형철 평론가의 책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중에 나오는 문장인데,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질문에 신형철 평론가는 김연수 작가의 주장을 소개하고 있는데, 김연수 작가는 어느 정도 긍정하고 있다. 반면, 장강명 작가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나는 오히려 '읽고 쓰면 더 좋은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실제로는 편리한 면죄부로 쓰이는 것 아닐까 의심한다. 힘들게 행동하지 않으면서, 읽고 쓴다는 쉽고 재미있는 일만으로 자신이 좋은 인간이 되고 있다고 믿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그런 허약한 가설에 기대 은근한 우월감을 즐기는 듯 비칠 때에는 좀 딱해 보인다. 156쪽


그는 에필로그에서 소크라테스(요즘 세간에서 자주 등장하는)와의 대화 형식을 빌려 이런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나의 친구여, 그대는 1년에 책을 150권 가량 읽는다고 했지. 그렇다면 묻겠는데, 그중에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을 암기하는 책이 한 권이라도 있는가?"

"아니오. 없는데요."

"혹시 내용의 절반을 외우는 책은 있나? 반의 반은? 아니, 단 한 장이라도 정확히 암송할 수 있는 책은 몇 권이나 되는가? 읽은 뒤에 대략적인 개요만 떠올릴 수 있다면 애초에 그 책을 정독할 필요는 무엇이었나?"

이렇게 소크라테스는 나를 또 한참 가지고 논다.

"나의친구여,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언어가 그대의 앎에 봉사하지 않고 제멋대로 힘을 부려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것일세. 자네가 읽고 쓰는 세계라고 말하는 바로 그 세상 말이야. 그곳의 주인은 인간이 아닌 바로 언어 그 자체라네. 친애하는 동료들이 공자, 석가모니, 예수와 내가 글을 쓰지 않고 제자들을 말로만 가르친 이유가 궁금하지 않나? 우리는 글을 남기면 그것이 죽은 경전, 헛된 신학이 되어 펄펄 살아 움직여야 할 깨달음의 순간들을 방해할 것임을 알았다네." 307~308쪽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나는 읽고 쓰는 것이 사람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읽는다는 것은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행위이고, 그 행위는 어쩌다가 듣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시간을 내어 이뤄지는 행위니까. 타인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이 있다는 건, 귀를 닫고 아예 듣지 않으려는 사람보다는 적어도, 조금은 나은게 아닐까. 물론 작가의 우려처럼, 듣는 척만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일부 사람들의 일이라고 믿고 싶다.


내게 독서는 호흡니다. 나는 이미 읽고 쓰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경고한 그 세계다. 3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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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20-10-04 공감(17)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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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I'm Not a Pacifist


Why I'm Not a Pacifist - QuakerSpeak
QUAKERSPEAK.COM

Hyun Ju Kim
20 h  · 
[퀘이커 발언] "나는 왜 평화주의자가 아닌가"
폭스는 '전쟁의 계기를 없애는 생명과 능력 안에서 살아라'고 말했다. '전쟁이 없는 것'은 열매이며, 그 뿌리는 '생명과 능력'이라는 땅에서 자란다. 평화주의란 모든 물리적 폭력과 전쟁에 반대하는 것에 불과한가? 평화주의는 그 이상이다. 화해라는 열매를 맺는 토양은 예배이며, 제도를 좋게하는 샬롬과 희년이 나의 평화 증언이다. 
============================
"Why I am more than a Pacifist?" 
댓글에 제안된 이 제목이 발언에 더 잘 어울린다. 발언에 대부분 동의한다. 평화는 자주 오용된다. 개인의 입장이 충돌할 때 피상적인 평화는 힘을 가진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 전강수 교수님 말씀과 같이, '물길을 제대로 놓아야' 고르게 되면서(평) 서로 잘 어울릴(화) 수 있다. 제도를 바꾸는 과정은 일반적으로 평화롭지 않다. 평화를 만드는 적극적인 과정은 모두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피상적인 평화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본질적인 평화, 즉 자연스럽게 평화라는 열매를 맺는 올바른 토양을 만들지 못한다. 자신이 죽을 때까지만 전쟁이 없으면 좋다던 왕이 있었다. 그의 치세는 평화로웠다. 전쟁의 불씨를 품은 위태로운 평화였다. 언젠가 빼앗길 왕의 수장고를 채우는 부요함이었다. 퀘이커가 말하는 평화도 때로는 이처럼 이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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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Pak
전강수 교수님 글은 어디에 나오나요?
 · Reply · 2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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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kerSpeak
2u9 gJtangfuafrmorSypef ngoSnuasort 0med7n:3ee0ngg  · 
"I think that the word ['pacifist'] is too small to hold what I would like to mean," Kristina Keefe-Perry confides. She wants to find another word, one that would convey how Friends, in addition to being peacemakers, can follow Jesus's call to minister to the pain and suffering of the victims of poverty and greed.
“'Pacifist' implies someone who denies or abores or negates the use of physical violence and war—which I do," Kristina adds, "but it doesn’t, in my mind, open up the truly revolutionary possibilities that are implied in peacemaking, and especially in faithful peacemaking—and more specifically, for me, in Christian peacema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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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Cabus
my wife (a Methodist): "I just wonder what silence means...I mean, does it mean no one speaks? When does one speak? How do you know what of God means?" Me: "Careful, you will convert to Quakerism if you keep up with all that semantics and philosophy talk" 😃
 · Reply · 1 d · Edited
Barbara Babin
Yes, shalomist!
 · Reply · 2 d
Sean Kinneavy
Blessed are the Peacemakers.
“Pacifist” implies passive.
“Makers” implies active.
 · Reply · 1 d
Malachy Kilbride
I think humans can't keep away from labels. We need labels to make sense of things. But, words and labels can be charged either in a positive or negative way. Words like God, peace, and pacifism can be interpreted in all kinds of ways leading to all kinds of misunderstanding. When it comes to an article like this "Why I'm Not a Pacifist" I wonder if questions like "How do we work to remove the causes of war or injustice?" are more useful to us than a simple label which is full of misunderstanding by many people including Quakers?
 · Reply · 17 h
Pat Taft
I used to think I was a pacifist, but I have realized that I am far too aggressive when I see others maligned/mistreated...As far as myself though, I am pretty much immune.
 · Reply · 2 d
Margaret Katranides
When I say I'm a pacifist, it means that I support people who work to "take away the occasion for war."
 · Reply · 2 d
Andrea Herling
Peacemaker is a strong word to me. It implies action and creativity.
 · Reply · 2 d
Walter Jones
I think, that when asked, most people would claim to be opposed to war. But war is repeatedly forced upon then. When war is imminent it is already too late. The causes are historical fact and not subject to change. The wars that we can hope to prevent lie 20 or more years in the future. Their causes will be present day poverty, exploitation, religious righteousness, ignoring the desperate needs of refugees, etc, etc, etc.
 · Reply · 2 d
Tom Hoppel
- peaceful activist
 · Reply · 1 d
Abe Gruswitz
It's semantics, but still interesting what words people resonate with or don't.
 · Reply · 2 d · Edited
Margaret Ladd
my thoughts on semantics just vanished as i paused to google a book on the subject. word pacifism strikes me as arcane.
A pacifist doesn't necessarily bring about peace.
Been searching for a book by former professor by the name of Melcko.… See more
 · Reply · 1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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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ly Andrade
Powerful challenge
 · Reply · 22 h
Ron Lugbill
Right. Pacifist sounds passive. Active peacemaker might be a better term.
 · Reply · 2 d
Abe Gruswitz
Ron Lugbill That's why MLK liked saying "militant non-violence"
 · Reply · 2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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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e Gruswitz
Honestly, most people are against war and violence. I have a lot of friends that are black revolutionaries as members of or along the lines of the Black Panthers and Young Lords. There's, honestly a whole huge overlap in ideology with pacifists like Daniel Berrigan.
It's hierarchy and property and all the structures and systems that come with them that creates more violence. The higher up the ladder someone is, the more violent they are. Power corrupts and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because it is the power structure of hierarchy that is the problem in the first place.
 · Reply · 2 d
Lani Canine
Pacifist Plus
 · Reply · 3 d
Jonathan A. Marshall
Pacifizer?
 · Reply · 2 d
Dziadek Steve Kaczynski
if you say so
 · Reply · 2 d
Robin Feusner
The pacifists are my ancestors who are Now Mininite and Amish.
The rest of us choose to live in the real world we fight to keep unjust and fake religions where they belong .
 · Reply · 1 d
Fred Swartzendruber
Robin Feusner Mennonite
 · Reply · 1 d
Sean Kinneavy
This world tends towards fighting and violence as per the prince of this world.
Jesus said, “My kingdom is not of this world”.
The Mennonites, Amish, Quakers, and other true Christians are “in this world, but not of it”.
☀️❤️🙏😊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 [정세미108차] 전강수 교수의 희년과 토지정의 그리고 대한민국(5/14 천안 쌍용동)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 [정세미108차] 전강수 교수의 희년과 토지정의 그리고 대한민국(5/14 천안 쌍용동)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정세미108차] 전강수 교수의 희년과 토지정의 그리고 대한민국(5/14 천안 쌍용동)정세미 강연 2018. 5. 4. 14:21


한번 들으면 알 수 있는 '토지공개념'과 성경의 가르침

전강수 교수 초청 특강, '희년과 토지정의 그리고 대한민국'

5/14(월) 저녁 7시 미사, 7시45분 특강, 천안 쌍용동 성당




문재인 정부는 2018년 3월 21일 대통령 개헌안을 발표했다. 그 중에는 '토지공개념'을 구체화하는 조항이 있다. 현행 헌법 122조에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특별한 제한 또는 의무부과를 할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한 것이다. 이는 기존의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는 현행 헌법 122조에 항목을 추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같은 일간지는 "사유재산제의 근간을 흔든다."는 비판적 입장을 보였고, 자유한국당은 "겉은 오렌지 색이면서 속은 빨간 자몽 헌법의 본편", ""겉은 아닌 척 포장했지만 속은 아주 벌겋다. 그것도 이것저것 붙여 놓은 누더기 자몽"이라고 폄하했다. 그런데 사실은 일부 국민들도 토지공개념이 헌법에 위배되는 개념으로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천주교의 입장은 무엇일까? 아니 성경의 가르침은 무엇일까?




토지공개념을 위한 성경의 가르침




구약 모세오경의 레위기 25장에는 '토지'를 팔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토지는 원래 하느님이 인류에게 준 선물이기 때문이다. 레위기 25장 23절을 보면 토지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땅을 아주 팔지는 못한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내 곁에 머무르는 이방인이고 거류민일 따름이다.



토지는 사람이 만든 게 아니다. 그것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것이다. 성경의 가르침은 토지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나눠 써야 하는 인류 공동의 재산이라고 말해왔다. 이처럼 토지와 경제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은 '희년'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정의의 실천을 강조한다. 특히 레위기 25장은 구약 중에서도 정의(Justice)와 올바름(righteousness)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몸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하느님 나라를 세우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교회와 교우들은 토지를 갖는 일에 대해서도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근현대에 이르러 이같은 성경의 가르침을 가장 탁월하게 실천한 이가 바로 미국의 헨리 조지(Henry George, 1839~1897)이다. 그는 19세기 후반에 이미 경제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는 빈곤의 악순환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문제의 중심에 ‘토지’를 놓았다. 번영 속의 빈곤이나 주기적인 불황은 모두가 토지가치의 급격한 상승 때문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탁월한 사상을 국내에 소개한 이가 있는데 바로 전강수 교수이다. 그는 헨리 조지의 선견지명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이를 국내의 실정에 맞게 재해석했다. 예를 들면, 헨리 조지가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토지공공임대제를 평등지권 확립의 유력한 대안으로 복권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헨리 조지의 토지단일세 주장은 현실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이처럼 전강수 교수는 '토지공개념'에 대해서 국내 최고의 권위자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 토지정의시민연대 정책위원장,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천안 쌍용동 성당의 모습(2016년 6월 27일 촬영 사진)



이런 차원에서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용태 마태오 신부, 대전 도마동 주임)는 2018년 5월 14일(월) 저녁 7시, 천안 쌍용동 성당에서 대구가톨릭대 전강수 교수를 초청하여 토지공개념에 대해 쉽고 간결한 설명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강수는 ‘토지와 경제’에 대한 다양한 책을 저술하거나 번역했다. 
대표적으로 [토지의 경제학](2012)를 비롯하여 [부동산 신화는 없다](2008), [대천덕 신부가 말하는 토지와 경제정의](번역, 2003), [부동산 투기의 종말](2010), [희년의 경제학](번역, 2009) 등이 있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특강은 헌법개정안을 통해 전국민의 관심사로 등장한 ‘토지공개념’에 대해 충분히 듣고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는 제108차 정세미(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미사와 특강)로 당일 7시에 미사가 봉헌되고 이어서 7시 45분에 강연회가 열린다. 종교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무료 강연이며, 7시 45분에 시작되는 강연회에만 참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출처: https://www.djpeace.or.kr/1333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2021/02/01

알라딘: [전자책] 부처를 쏴라

알라딘: [전자책] 부처를 쏴라

부처를 쏴라 -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숭산 대선사의 가르침  epub 
숭산행원 (지은이),현각 (엮은이),양언서 (옮긴이)김영사2012-06-01 


부처를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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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4953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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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숭산 큰스님의 말씀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제자들과 주고받은 삶의 궁극적 의문과 가르침에서부터 스님의 행적과 수행 이야기, 고승들의 지혜, 최초로 공개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보낸 ‘독재자에게 보내는 편지’ 등을 담고 있다. 촌철 같은 화법으로 진리의 여행자들에게 자비로운 깨달음의 길을 안내하고 있는 책이다.

자신을 따르는 대신 ‘나를 통해 너희들 자신의 본모습을 보라’고 말씀하신 숭산 큰스님의 가르침은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祖師)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는 임제선사의 살불살조(殺佛殺祖)의 정신과 상통하며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해탈의 경지에 오르도록 이끈다.

이 책은 숭산 큰스님의 법문 영상 CD 두 장이 수록되어 있어 생전에 선사님을 뵙지 못한 이들에게 스님의 가르침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도서 판매의 수익금은 전액 포교를 위해 쓰인다.
목차
엮은이의 글

밥솥 선사님
살아있는 업
깨달음에 대하여
식물도 생명이거늘
무념無念의 행동
부처를 쏴라!
고봉 선사의 ‘오직 할 뿐’
선禪이 어려워 보이는 이유
신神의 본체
욕망 곱하기 제로는 제로
참된 방생放生이란?
여자는 성불 못해!
만공 선사의 일원상一圓相
미친 마음
참 자유
독화살
좋은 것들
본연의 모습으로
톨게이트의 관세음보살
빗자루 타기 수행
이 세상의 시작
우리는 왜 여기 있는가?
진짜 부처는 어디에 있나?
선禪과 세계 평화
육조 혜능 대사의 실수
개가 조주趙州 선사를 죽이다
이무소득고以無所得故
무아無我와 진아眞我
죽고 싶어!
부동심不動心
삶과 죽음의 갈림
마법사 숭산 스님
하느님, 하나님, 선禪
선禪 수학數學
낙태
이 잠을 어찌할꼬?
영화映畵와 선禪
사랑에 빠진 큰스님
본성이 강하다고?
중생 제도의 끝은 어디인가?
선, 사주, 업
숭산 스님, 스승님을 회상하다
기행奇行을 통한 가르침
향수병
카지노로 간 숭산
뛰어난 방향 감각
당신은 로봇이오!
하늘은 왜 푸른가?
누가 당신을 만들었소?
큰 고통 큰 서원誓願
독재자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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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숭산행원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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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났다. 속명은 이덕인(李德仁). 1945년에 대동공전에 재학하던 중 학생사건의 주모자가 되어, 묘향산 보현사로 피신을 하며 불교와 첫 인연을 맺으셨다. 그 후 동국대에서 불교를 공부하다가 참된 진리를 구하기 위해 1947년에 충남 마곡사로 발심 출가하여 행원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1949년 예산 수덕사에서 당시 한국 불교의 대표적 선지식이었던 고봉 대선사로부터 전법계와 숭산이라는 당호를 받아, 이 법맥의 78대 조사가 되었다. 1966년 일본으로 건너가 해외 포교에 앞장섰으며, 1972년 미국 ... 더보기
최근작 : <부처를 쏴라>,<선학강좌>,<숭산스님의 선학강좌> … 총 12종 (모두보기)
현각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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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예일대학교를 나와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 숭산 스님(1927~2004)을 만나 출가했다. 출가 이후 한국 선원에서 30여 차례에 걸쳐 안거했으며,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화계사 국제선원장을 지내고, 2009년 독일 뮌헨에 불이선원(不二禪院)을 여는 등 유럽에 한국 불교를 전파하는데 힘써오고 있다. 대표 저서로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가 있다.
최근작 : <선의 나침반>,<부처를 쏴라>,<공부하다 죽어라> … 총 13종 (모두보기)
양언서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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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아동학과와 중앙대 국제대학원 전문 통역·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일반 기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불교 관련 통번역 업무를 접하게 되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 불교를 세계화하는 노력에 동참하게 되었다. 지난 10년간 각종 불교 자료 번역 및 통역을 해 왔고 현재는 전문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작 : … 총 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달라이 라마, 틱낫한, 마하 고사난다와 함께 세계 4대 생불(生佛)로 추앙받았던 ‘삶의 스승’ 숭산스님의 가르침! “당신은 이미 완전하다. 단지 그걸 모를 뿐!”

달라이 라마, 틱낫한, 마하 고사난다와 함께 세계 4대 생불(生佛)로 추앙받았던 숭산 큰스님! 한국 선불교를 세계 각국에 알리며 ‘한국의 달마’라 불린 숭산 큰스님은 1966년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포교에 앞장서 32개국에 120여개의 선원(Zen Cneter)을 설립ㆍ운영하였으며 수많은 외국인 제자들을 길러냈다. 그중 현각스님은 하버드 대학원에서 비교종교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나 서양의 종교와 철학에서 정신적 만족을 찾을 수 없던 차에 숭산 큰스님의 설법을 듣고 1992년 출가했다.
숭산 큰스님은 ‘당신은 이미 완전하다. 단지 그걸 모를 뿐!’ ‘자신에게 다가오는 가르침에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원하지 말라.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말라!’ 등의 말씀을 통해 ‘깨닫고자 원하면 그르친다. 오직 할 뿐’이라는 진리를 강조하셨다. 현각스님이 정리한 숭산 큰스님의 말씀 《부처를 쏴라》는 제자들과 주고받은 삶의 궁극적 의문과 가르침에서부터 스님의 행적과 수행 이야기, 고승들의 지혜, 최초로 공개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보낸 ‘독재자에게 보내는 편지’까지, 촌철 같은 화법으로 진리의 여행자들에게 자비로운 깨달음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자신을 따르는 대신 ‘나를 통해 너희들 자신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라’고 말씀하신 숭산 큰스님의 가르침은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祖師)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는 임제선사의 살불살조(殺佛殺祖)의 정신과 상통하며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해탈의 경지에 오르도록 이끈다.
《부처를 쏴라》는 숭산 큰스님의 법문 영상 CD 두 장이 수록되어 있어 생전에 선사님을 뵙지 못한 이들에게 스님의 가르침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도서 판매의 수익금은 전액 포교를 위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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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87 2009-11-10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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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른다 그것이 시작이고 끝이다 질문은 필요없다 행동하고 깨어있어라  구매
osho2004 2009-04-25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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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쏴라-숭산 새창으로 보기
*아무것도 원하지 말라.
아무것도 만들지 말라.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
아무것도 집착하지 말라.
생각하는 순간 진실은 사라지고
깨닫기를 원하면 크게 그르친다.
내가 무엇인가?
오직 모를 뿐!
오직 할 뿐!





*언제 어디서든 이 모른다는 마음을 지녀라.
그러면 곧 답을 알게 된다.
정답인지 아닌지를 알고 싶으면 나무에게 물어라.
나무의 대답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의 짖는 소리도 좋은 스승이 된다.
그 어느 선사보다 훌륭하다.
그러나 먼저, 모르는 마음을 계속 지녀라.




*모르는 마음을 유지하는 그 순간, 당신의 마음은 없다
이 모르는 마음은 모든 생각을 끊는다.
모든 생각을 끊는다는 것은 무념을 뜻한다.
무념은 텅 빈 마음이다.
텅 빈 마음은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의 본성이다.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 상태에서는 마음이 없다.
생각이 생기면 마음이 생긴다.
마음이 생기면 법이 생기고, 법이 생기면 색이 생기고,
색이 생기면 고통이 생기고 생사가 생긴다.
행복하다, 불행하다, 선하다, 악하다, 좋다, 나쁘다, 온다, 간다가 생긴다.
마음이 없어지면 법이 없어진다.
법이 없어지면 색이 없어지고, 색이 없어지면 생과 사, 좋고 나쁨, 행복과 불행, 오고 감,
이 모든 것이 사라진다.






< 말과 소리 이전의 자리는 무엇인가?

생각 이전의 상태는 무엇인가?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 상태에서는 마음이 없다.>

이런 말들을 이해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그렇구나, 그럴거야, 그렇지, 그렇고말고!

이러면서 고개 끄덕거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다 읽어 가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 아주아주 두꺼운 책이었더라면...

가을 밤바람 사람 미치게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책 나가지 않았다, 이 책 읽고 싶어서.

책의 마지막에 숭산 스님,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가 실려 있다.

목숨 내어 놓고 쓰신 글인 듯! 

숭산 스님, 사진 속의 그의 미소가 명쾌 통쾌 유쾌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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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6-08-26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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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으로서의 불교 새창으로 보기 구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어떤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동시에 그 외 다른 종교에 대해 없던 벽을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그래서 그것이 무엇이든 종교를 갖는다는 것 자체부터 마음이 불편한 나 이지만, 종교 관련 서적 읽기를 종종 하는 것은, 종교로서 라기 보다 배움의 목적으로 읽는 종교 서적들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교의 종류를 막론하고 말이다. 

불교 관련 서적들은 특히 더 그렇다. 불교가 어떻게 해서 하나의 종교로 자리잡았을까 나의 수준으로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불교는 참으로 개인적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어울림, 단체 행위, 포교, 이런 것 보다는 너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마음을 닦으라고 말한다. 책을 읽는 도중 어떤 때에는 어떤 철학 서적을 대할 때 만큼이나 이해가 어려울 때도 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는. 과연, 대중을 상대로한 종교가 이럴 수가 있는가 의문이 들곤 하는 것이다. 석가모니는 인류를 구원하고자한 예언자도 아니요, 이 세상을 어떻게 만들자고 설법한 적도 없다. 그저 네 마음을 비우라고 말할 뿐. 모든 것은 네 마음이 짓는 것이니, 네 마음에 비친 다른 것들로 번뇌하지 말고, 그렇게 비추이는 마음을 보고 들으라고 말한다. 이렇게 소극적이고 허무하게조차 들리는 설법들이, 우리 속인들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종교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까. 오히려 종교 그 이상의 무엇이 아닐까 하는 내 개인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좋다, 나쁘다를 가리고 판단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라고 한다. 하늘은 한번도 파랗다고 한적 없고, 내 이름은 하늘이라고 한 적 없다. 보는 사람들이 그렇게 이름 붙히고, 파랗다고 하는 것일 뿐. 생각 이전의 생각으로 돌아가라는 '무념 (無念)' 이란 말이 본문 중에 많이 나오는데,  '무념 (無念)' 이란 생각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생각을 비워냈음을 뜻하는 것이며, '무득 (無得)'이란 얻음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진정 깨달았다는 뜻이 된다. 우리가 결국 깨달아야 할 것이 다름아닌 '공 (空)' 이라니, 이렇게 허무할 수가 있나?

'모르는 마음'은 모든 생각이 일체 끊어진 마음이다. 모든 생각이 끊어질 때 마음은 텅 비게 된다. 텅 빈 마음 상태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계산기를 사용하려면 C단추를 먼저 눌러야 한다. 화면에 0 이라는 숫자가 뜨면, 0 곱하기 2도 0 이고, 1,000 곱하기 0도 0 이다. 분노 곱하기 0도 0 이고, 욕망 곱하기 0도 0 이다. 마음이 0의 상태로 돌아가면 모든게 0 이 된다. 모든 게 텅 비게 되면 마음은 텅 빈 거울과 같이 되고, 그 마음은 이 우주를 있는 그대로 비추게 된다. (81쪽)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마라. 생각을 비우라고 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 따지지 않고 그 영화 보는 일에만 몰두하듯이, 나와 영화가 하나가 되어 안과 밖이 없는 것 처럼 말이다. 상영 전과 후에는 늘 따지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선(禪)'은 바로 이 영화 관람 같은 것이라고 한다.

오래 전에 '관(觀)'이라는 책을 읽고 또 읽고 한 적이 있다. 관, 본다는 것. 내 마음을 본다는 것이다. 내 마음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가만히 집중하고 들여다 보는 것 말이다. 내 마음을 억누르려 들지도 말고, 왜곡시키지도 말고, 남에게 일부러 내보이려 들지도 말고, 내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는데 집중하며, 일상에서 마음을 찰나 찰나 어떻게 지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책을 읽고 난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채워졌는가, 아니면 비워졌는가.
그 생각에 집착함 부터 버려야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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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3-27 공감(4)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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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쏴라



종교의 궁극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참 나를 발견하여 현생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리라. 숭산 대선사의 가르침을 그의 제자 현각스님이 엮은 이 책에서는 항상 바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 즉 생각 이전의 원점에 머물라는 점을 강조한다.


나라는 존재도 나를 인식함으로써 존재하게 되는 것이므로 그 나라는 생각조차 떨쳐 버림으로써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깨닫고자 하는 그 마음조차도 눈(眼)이 눈(眼)을 보려는 것과 같아(38쪽) 길을 잘못 들게 하는 요인이 되므로 ‘오직 할 뿐’(正念, 14, 62쪽)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무런 생각없이 정진하되, 완전히 고요한 적정(寂靜), 즉 부동심(不動心)을 얻기 위해서는 모든 생각을 끊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란 이름으로 ‘마음’을 어지럽히는 존재들을 제거하는 방법으로써 아마도 부처를 만나면 그 부처까지도 쏘아서 없애버리라고 하지 않았나 싶다.

주위를 살펴보면 이 세상에 진리가 아닌 것은 없고, 모든 진리들은 생각의 여지없이 찰나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마치 물 위를 걷는 사람처럼 물에 빠져 죽지 않기 위해서는 그 보다 빨리 걸어야 하는 또 하나의 진리를 강조하시는 셈인가.

“순간을 유지하면 당신과 신은 결코 분리되지 않아요”(68쪽)

하나의 우주가 음양의 질서로 교차하고, 하나의 국가가 보수와 진보의 가치로 어지럽고, 한 사람이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着)과 벗어나려는 마음(脫)이 싸우고 있는 것은 고통스런 현실의 삶의 모습일 수 있다.


그러나 한 생각을 내려 놓음(放下着)으로써 평화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생각 때문에 싸우고, 개념 때문에 싸우는 것은 결코 평화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른다면 생각도 없어질 것이므로 싸울 일도 없어질 것인가.

마음의 공부란 마음의 방향을 정하는 연습을 하는 일일 것이다. 그 마음의 방향을 정하는 연습을 전생에서 잘 해 온 사람은 이생에서의 삶은 물 위를 걷듯이 비교적 순탄하겠지만, 그 연습을 게을리 한 사람의 삶은 각종의 장애에 부닥치는 일들이 많을 것이리라.

그러나 아무리 마음의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한들, 애초에 방향이 잘못되어 있다면 다시 업을 쌓는 일일 것이며, 내생에 다시 그 댓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리라.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원인들이 있듯이 말이다.

아마도 지금의 생(生)은 지난 생(生)의 결과인 동시에 다음 생(生)의 원인이 될 지도 모르는 것이므로 우리는 지금 각자 예비・음모적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무엇을 예비하고 어떤 음모를 왜 하는가에 따라 참 나를 찾게 되는 결정적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많이 읽거나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이 종종 길을 잘못 찾는 이유는 집착하고 분별하려는 생각 때문(224쪽)이므로, 지식이 아닌 무엇이 본성(自性, 佛性)인지를 꿰뚫어 보려는 지혜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게으르고 생각없이 사는 사람이 본성(自性, 佛性)에 가까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사람은 동물과 달리 끊임없이 생각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존재이므로 그 생각이 몸을 뒤죽박죽으로 잘못 흔들지 못하게 마음의 방향을 항상 올바로 향하도록 끊임없는 수행이 필요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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踰城 2010-07-28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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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하게 보고... 다만 할 뿐... 새창으로 보기
세상 만사를 있는 그대로 보라.
거울에 비추어 보듯...
자기와 남을 구별하고, 중생과 수자를 구별하는 판단을 믿지 말고...
그 판단은 옳은 것이 아니니...
다만, 실상을 여여하게 바라보고,
다만, 모를 뿐이란 이치를 생각하고,
다만, 즉여하게,
이러하게 움직이며 할 일을 할 뿐. 

현각 스님이 숭산 스님의 언동을 모은 책이다. 

선이란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이고,
가르칠 수도, 가르쳐 지지도 않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부정해 보라는 가르침이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인간의 시원을, 그 공한 곳을 바라보지 못하고, 

오로지 1과 2는 3을 만들 생각만으로 가득한 중생들에게,
할~과 방!을 내리기도 하고,
1도 2도 0이 될 수도 있음을 가르치는 말씀이다. 

학교가 요즘 많이 짜증난다.
사고가 난 것도 수습이 미봉상태로 끌고 있는데,
교과부에선 법률적으론 문제가 없다면서도 선언교사들을 징계하겠다는 어불성설의 지껄임을 내뱉고, 가끔 비슷한 지껄임을 내뱉는 교사들을 보면서... 짜증이 만땅 난다. 

그렇지만, 아이들 곁에 가 있으면 마음이 텅 빔을 느낀다.
다만, 가르칠 뿐...
아이들은 배울 자세가 덜 되어 있다.
떠들고, 졸고 한다.
그래도, 다만 가르칠 뿐... 자꾸 깨우고 혼내고 해서 가르칠 뿐이지,
뭐, 예수님도 그랬잖은가.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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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6-19 공감(1)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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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산행원(崇山行願) 스님. 그의 법호처럼 평생 우뚝 솟은 산과 같이 한국의 선불교를 온 세상에 전하는 원력을 실천해온 스님. 그리고 그러한 스님의 삶을 좇는 푸른 눈의 제자 현각 스님. 비록 국적과 인종은 다르지만 이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우리들을 감동시켜 왔다.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로 널리 알려진 현각 스님이 그의 스승 숭산 스님의 가르침과 일화들을 엮어 만든 <부처를 쏴라>(원서 제목은 '깨달음을 구하는 것은 큰 실수(Wanting Enlightenment is a Big Mistake)')는 이미 열반하신 옛스승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이 잘 나타나 있다. 

 

포대화상을 연상시키는 통통하고 동글동글한 몸집에 늘 웃음을 잃지 않은 숭산 스님. 문법에 맞지 않는 짧은 영어이지만 수많은 서양의 지성인들의 복잡한 머리 속을 단번에 멈추게 하는 스님의 언변.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오직 모를 뿐!'이란 가르침.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오직 모른다는 분명한 사실에서 아무런 판단없이 '오직 할 뿐'!

 

흔히 불교가 종파가 다양하고 팔만대장경이라 할 만큼 경전이 많고 철학적이어서 어렵다고 생각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스님의 가르침은 불교를 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준다. 자기 자신을 깨닫는 일이 무엇이 어렵다는 말인가?

 

스님은 묻는다. "너는 누구(무엇)이냐?" 이에 대한 가장 진실한 답은 "모른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른다'는 무엇인가? 그 말뜻이 아닌 '모름'의 실체, 본질! 여기서 모든 생각이 떨어져 나간다. 바로 그 순간, 붐(BOOM)! 우리는 본래의 자기 자신을 직접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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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지 2009-12-12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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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후루이치 노리토시]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알라딘: [전자책]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eBook]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epub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은이),서혜영 (옮긴이)흐름출판2020-12-07 

종이책 페이지수 212쪽, 약 10.9만자, 약 2.8만 단어
가능 기기 : 크레마 그랑데, 크레마 사운드, 크레마 카르타, PC,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폰/탭, 크레마 샤인
ISBN : 978896596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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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제161회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작. 사회학자이기도 한 후루이치 노리토시의 시선이 담긴 두 번째 소설로, 이 작품은 첫 번째 소설인 <굿바이, 헤이세이>에 이어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현대 젊은이들이 겪는 취업난, 단절된 관계, 불합리한 격차, 출구 없는 삶의 미로 속을 헤맬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려내며, 그들이 겪는 아픔에 대한 공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냈다.

도쿄의 고층 빌딩 유리창 닦는 일을 하고 있는 스물셋 청년 쇼타. 대학교 시절까지 순탄하게 살아왔지만 취업에는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고 낙심해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우연히 거리의 고층 빌딩을 올려다보던 쇼타는 그곳에 위태롭게 매달려 유리창을 닦는 사람을 발견하고 충동적으로 그 일에 뛰어든다. 친구들, 가족들과 관계를 단절한 채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가는 쇼타에게 반짝거리는 고층 빌딩의 유리창 너머의 부유하고 안정된 삶은 멀기만 하다.

어느 날 고급스러운 고층 맨션에서 작업하던 중에 상자만 가득 쌓여 있는 3706호에 사는 노부인과 눈이 마주치고, 쇼타는 그녀로부터 이상한 초대를 받는다. 호기심에 낯선 노부인의 집을 찾아간 쇼타에게 노부인은 위험하지만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하는데, 바로 쇼타가 일하는 고층 빌딩 안쪽의 사진을 찍어와 달라는 것! 위험천만한 제안을 수락해버린 쇼타가 들여다본 높은 곳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목차
3월 1일 구름
3월 3일 비
3월 5일 맑음
3월 10일 구름
3월 12일 맑음
3월 15일 맑음
3월 20일 맑음
3월 23일 비
3월 27일 맑음
4월 19일 보름달
7월 19일 맑음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첫문장
그곳에서는 태어나서도 안 되고 죽어서도 안 돼.
P. 28 높은 곳에 있을 때는 깜빡 나 자신이 잘나졌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거리를 내려다본다는 우월감은 물론이거니와 스파이위성에서조차 감시할 수 없는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쾌감도 있다. 하지만 그런 기분을 느끼는 순간 무척 부끄러워진다. 하잘것없는 유리창닦이 주제에 이게 무슨 생각인가 하고.
P. 60 한 번 더 빌딩을 올려다보았다. 직선만으로 구성된 강철과 콘크리트 덩어리는 무척이나 폭력적으로 보였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몇 집인가의 불빛에서는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는 철벽의 요새라고 여겼던 건물이 지금은 오로지 무기질의 감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노부인의 집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그 어두운 공간 속에서 그녀의 집을 콕 찍어 구별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접기
P. 103 언젠가 창을 닦고 있어도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날이 오게 될까? 그리고 그게 내가 바라는 것일까. 그러고 보니 노부인에게 부탁받은 기록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좀처럼 들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P. 118 “베르사유궁전에 가본 적 있어요? 내가 가장 감명을 받은 건, 호화찬란한 샹들리에나 한껏 꾸며놓은 거울의 방이 아니라 입구에 틀어놓은 비디오였어요. 그걸 보니까 궁전을 너무나도 넓게 만들어놓은 바람에 왕은 거처하는 동안 거듭해서 방을 작게 만드는 개축을 했다는 거예요. 웃기는 이야기지요? 그래도 무척 솔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왕이든 서민이든 인간으로서의 크기는 별반 다르지 않잖아요.  접기
P. 131 나도 혼자 사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대학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래도 문득 불안해지는 순간이 있다. 예를 들어 바로 잠들지 못하는 밤에는 이대로 죽을 때까지 아무하고도 친해지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되는 걸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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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후루이치 노리토시 (古市憲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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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소설가이자 사회학자로 게이오기주쿠대학 SFC 연구소 연구원을 겸하고 있다.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복잡한 이론 연구를 지양하고, 실제로 사람들이 살아 숨 쉬는 사회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사회학자로서 《희망 난민》 《그래서 일본은 한 박자 느리다》 《누구 편도 아닙니다》 등을 펴냈으며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로 크게 주목받았다. 2018년도에 첫 소설 《굿바이, 헤이세이》를 출간했다.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는 소설로서 두 번째 작품이다. 두 소설 모두 사회학자의 시선으로 현대 사회의 풍경을 담아내며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접기
최근작 :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굿바이, 헤이세이>,<그러니까, 이것이 사회학이군요> … 총 9종 (모두보기)
서혜영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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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일어 일문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전문 일한 번역가 및 통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굿바이, 헤이세이》 《반상의 해바라기》 《펭귄 하이웨이》 《거울 속 외딴 성》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사랑 없는 세계》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내 몸의 지도를 그리자》 《달의 영휴》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 등이 있다.
최근작 : … 총 117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제161회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작
삶의 의지를 상실한 청년에게 다가온 위험하고도 특별한 제안
도쿄의 고층 빌딩 유리창 닦는 일을 하고 있는 스물셋 청년 쇼타. 대학교 시절까지 순탄하게 살아왔지만 취업에는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고 낙심해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우연히 거리의 고층 빌딩을 올려다보던 쇼타는 그곳에 위태롭게 매달려 유리창을 닦는 사람을 발견하고 충동적으로 그 일에 뛰어든다. 친구들, 가족들과 관계를 단절한 채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가는 쇼타에게 반짝거리는 고층 빌딩의 유리창 너머의 부유하고 안정된 삶은 멀기만 하다. 게다가 얼마 전 일하다 추락해 죽은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어느 날 고급스러운 고층 맨션에서 작업하던 중에 상자만 가득 쌓여 있는 3706호에 사는 노부인과 눈이 마주치고, 쇼타는 그녀로부터 이상한 초대를 받는다. 호기심에 낯선 노부인의 집을 찾아간 쇼타에게 노부인은 위험하지만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하는데, 바로 쇼타가 일하는 고층 빌딩 안쪽의 사진을 찍어와 달라는 것! 위험천만한 제안을 수락해버린 쇼타가 들여다본 높은 곳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사회학자이기도 한 후루이치 노리토시의 시선이 담긴 두 번째 소설로, 이 작품은 첫 번째 소설인 <굿바이, 헤이세이>에 이어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현대 젊은이들이 겪는 취업난, 단절된 관계, 불합리한 격차, 출구 없는 삶의 미로 속을 헤맬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려내며, 그들이 겪는 아픔에 대한 공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냈다.

제161회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작
사회학자가 그려낸 젊음의 초상
작가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하류 노인》등 주목받는 사회 에세이를 발표한 바 있는 촉망받는 청년 사회학자다. 그런 그가《굿바이, 헤이세이》에 이어 두 번째 소설 《무수한 밤이 뛰어올라》를 펴냈고, 이 두 작품은 연이어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작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사회학은 다수의 삶을 원재료 삼아 평균값을 찾아가는 쪽에 가까운 반면, 소설은 각 개인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쪽에 닿아 있다. 그렇기에 사회학자가 써내려간 소설은 한 개인의 이야기이자 모두의 이야기이고, 오늘 우리 사회의 풍경을 그려낸다.《무수한 밤이 뛰어올라》속 주인공인 쇼타 역시 오늘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젊은이가 가진 얼굴의 합이다.

고층 건물 위와 아래, 유리창 안과 밖에서 마주치는 삶의 ‘격차’
경계를 넘어선 만남이 가져온 소통
이십 대 초반의 평범한 청년인 쇼타는 대학까지 무난하게 마쳤지만 그 역시 취업난은 피하지 못했다. 몇 번째인지도 모를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날, 그는 충동적으로 유리창 닦는 일을 선택한다. 그 일은 쇼타에게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에 불과하고, 쇼타는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일상을 단순히 유지해나간다. 갈수록 멋진 대기업에 취업한 대학 동기들과 사회적인 격차가 벌어질 것이 뻔하지만, 쇼타는 이 사실을 외면하면서 친구들과의 관계를 단절해버린다. 또한 가족에게조차 자신의 일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결국 쇼타의 인간관계란 유리창 닦는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 정도뿐이다. 심지어 허공에 매달려 일하는 게 익숙해지면서 죽음에 대해서도 무감각해졌고 실제로 자살에 대한 생각도 한다. 그런 와중에 작업 도중 추락해 죽은 선배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일을 하면서 의도치 않게 엿보게 되는 고층 건물 유리창 안쪽의 삶은 이제 자신에게는 너무 낯선 삶이 되었다. 유리창을 닦는 쇼타와 동료들은 안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완벽히 무시받고 있다고 느끼고, 고층 건물의 위와 아래, 유리창 안과 밖으로 인간과 세상을 구분 짓는다. 자신과 동료들이 유리창 밖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안쪽의 사람들은 그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일상을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 죽은 선배의 목소리는 말한다.

“이 유리 건너편은 절대로 죽을 리 없는 놈들뿐인데, 겨우 1센티미터 간격을 두고 이쪽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거야. 격차는 위와 아래에만 있는 게 아니야. 같은 높이에도 있어.” (9쪽)

그러나 고층 맨션 유리창 안쪽에 사는 한 노부인이 쇼타를 ‘주목’한다. 작업 중인 그와 마주친 눈을 피하지 않고 다가와 창에 립스틱으로 ‘3706’, 자신의 집 호수를 적어 그를 초대한 것이다. 그리고 이 기이한 초대에 쇼타가 응하면서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절대 만날 리 없을 것 같은 두 세계는 이어지기 시작하고, 잿빛에 가까운 쇼타의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창을 통해 마주한 수많은 삶의 단면
인간이라는 존재, 계속되는 삶
상자만 가득 쌓인 집 3706호에서 혼자 사는 노부인은 쇼타에게 한 가지를 부탁하는데, 바로 쇼타가 작업하는 고층 건물들 안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사진으로 찍어 가지고 와 달라는 것이다. 노부인은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고층맨션이란 곳은, 밖은 얼마든지 보이지만 안은 전혀 보이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위에도 아래에도 오른쪽에도 왼쪽 에도 사람은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들의 모습은커녕 인기척 같은 것조차 느낄 수 없지요. 정말로 도쿄의 빌딩에 사람이 살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요.” (55쪽)

자칫 범죄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제안이지만 홀로 살고 있는 이 기묘한 노부인의 분위기에 휩쓸린 쇼타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이 일을 계기로 지금껏 자신과는 다른 세계라고 외면했던 사람들을 제대로 들여다보게 된다. 또한 자신이 가져다 준 사진 속 사람들의 모습에 의미를 부여하고 기쁨을 느끼는 노부인을 보며 묘한 충족감을 느낀다. 노부인은 점차 쇼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가고, 그녀가 의뢰한 일은 쇼타가 자신의 일과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런 그에게 노부인은 말한다.

“저 불 켜진 창 너머에는 행복에 겨운 인간들이 있겠지 하면서 미워하기도 했고요. 무기질의, 정체불명의 빛처럼 사람을 사무치게 춥고 외롭게 만드는 건 없어요. 하지만 어느 날 아는 사람이 생겼어요. 평소처럼 밤길을 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갑자기 말을 걸어오는 거예요. 처음에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머지않아 함께 레코드를 듣거나 하게 됐지요.(…) 그를 안 뒤로는 역에서부터 밤길을 걸어오는 것이 갑자기 즐거워졌어요. (…) 무기질이라고 여겼던 빛이 그의 존재를 알려주는 빛이 되었지요. 그렇게 반년쯤 기숙사에서 사는 동안에 많은 빛이 나에게 의미 있는 빛으로 바뀌었어요. 같은 빛인데도 신기하지요?” (184-185쪽)

그와 동시에 노부인과 함께 있는 동안만큼은 죽은 선배의 목소리가, 그가 죽던 순간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노부인과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쇼타는 노부인을 비롯한 유리창 안쪽의 사람들도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 존재임을 깨닫는다. 나아가 건물의 높이와 유리창을 경계로 삶의 격차를 나눴던 그는 어느새 격차보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응시하기에 이른다.

“밖에는 무수히 많은 빛이 보였다. 그것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 빛이 흘러나오는 창 너머에서는 어떤 삶이 영위되고 있을까.” (188쪽)

그리고 나아가 허공이 아닌 지상에 발을 디디고 자기 삶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무수한 밤이 뛰어올라》는 사회로부터 밀려나 삶의 의미를 잃고 무채색 존재로 부유하던 청년이 사회가 규정해놓은 틀 속에서 작은 용기로 그 경계를 넘고, 결국 자기 존재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 책은 지금 우리 젊은이들이 처한 각박한 현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삶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용기와 희망을 보여준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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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밤을 겪었을 쇼타와.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작이자 사회학자 출신 작가답게 현실과 소설의 중립성을 지키며 우리 사회의 현실적 문제를 청년의 눈으로 바라 본 작품이라 기대가 크다. 
웃는식 2020-11-27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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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현대사회와 개인의 삶을 장르 소설로 옮겨온 책 기대됩니다. 
reekey77 2020-11-28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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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출판에서 나온 첫 소설인가요? 경계를 넘어선 만남! 궁금하네요. 
글꽃바람 2020-11-28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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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작가가 고단한 현실과 그럼에도 잃지않으려는 삶의 희망에 대해 어떻게 그려냈을 지 궁금합니다! 
분홍쟁이 2020-11-29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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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봐도 마음이..아프고슬픈 젊은날들이 초상처럼 떠오르네요. 
inhyeffy 2020-11-28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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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 새창으로 보기
대학을 마친 20대 초반의 쇼타는 수차례 취업의 문턱에서 쓰디쓴 잔을 마시고 우연히 일하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층 빌딩 창문 닦기 일을 시작한다.
이렇게 시작된 쇼타의 일은 오늘도 어김없이 반복되며 여자 동료인 미사키와 곤돌라에 탑승한다. 이때 미사키의 돌발행동에 당황스러웠던 쇼타였지만 맞은편 고층 맨션 창 안으로 보이던 무표정한 표정의 노부인에 더욱 시선이 쏠리게 된다. 혹시 그녀가 지금 자신과 동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낯선 박스들이 가득한 노부인의 집이 궁금해지기만 한다.
청소를 마친 후 쇼타는 자신이 청소를 했던 고층 맨션 3706호에 사는 노부인의 집으로 초대받는다. 이어서 그녀에게 다소 황당한 거래 제안을 받고 잠시 머뭇거리나 물질 앞에 약해지는 것이 인간이다. 그렇게 그녀의 제안에 순응하며 쇼타는 일부 제공받은 금액으로 고프로 카메라를 구입한다. 가슴에 고프로류 장착하며 허공에 매달린 서커스어처럼 창 안에 비추인 세상을 카메라 안에 담는다. 이것은 아주 부정하고 불법적인 행동임에는 틀림없다. 이판사판이던 쇼타의 삶에선 이것이 돌파구이자 시의원 출마를 생각하는 교사 출신의 어머니에게 멀어지는 방법일 수도 있다. 생면부지에서 이젠 함께 하는 공범자가 그 둘이다. 노부인의 이유 없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와 그의 동료만이 지켜 봐온 세상 안과 밖의 간극 어린 시선을 도(둑)촬(영)이란 이름으로 그녀에게 제공한다. 쇼타는 목적에 맞게 400장이 넘는 많은 사진을 인화해 다시 노부인을 찾는다. 증거물을 제시받은 노부인은 만족스러워하는 반면 그간 감추고 왔던 질문을 독자이자 뿐만 아니라 70에서 80에 가까워 보이는 그녀에게 던진다.
‘죽은 게 분명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는지‘ ​
쇼타는 직속 선배였던 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문득 떠오른다. 노부인은 누구나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좋아했던, 그녀를 좋아했던 이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상황을 잇는다. 갑작스러운 지인의 죽음을 맞이한 쇼타의 진심을 받아줄 것 같은 생각에 그녀에게 자신이 감춘 아픔 속 질문을 던진 것일까? 무언가 깊은 답을 알고 있을 듯한 노부인의 모습에 자신을 내맡겼을 수도 있었을 장면으로 전개된다. 이렇듯 이야기는 점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 심연으로 파고들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죽음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쇼타와 노부인의 알쏭달쏭 한 이야기는 이어지고 그 순간만큼은 죽은 쇼타 선배와 그의 대화는 멈춰진다. 서서히 독자들은 책에서 느꼈던 의문에 대한 질문거리의 해답도 찾아갈 수 있다. 노부인과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독자들이 궁금해했던 부분이 해소되는 것처럼 쇼타가 지켜본 선배의 죽음이 그에겐 어떤 의미였으며, 심적인 충격도 극복 가능할지 페이지를 넘겨갈수록 이야기의 결말에 집중하게 된다.
˝왜 사람들은 밖을 보고 싶어 할까˝ ​
인간 개개인의 무수히 많은 밤들, 맨션에 갇힌 듯 쇼타에게 세상 밖의 정서를 의뢰하는 노부인의 마음도 포함된 것일까? 어쩌면 쇼타도, 죽은 그의 선배도 이 의문의 답을 찾고 싶어 한 건 아닐까? 노부인은 이러한 갈증을 풀기 위해 나타난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 미래의 바람을 도촬 한 창밖 사람의 창 안쪽 진실을 밝히고 싶어 하는 욕망을 상자에 담으려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그들의 만남은 더뎌지고 쇼타는 지금의 일이 과연 옳은 선택인가에 고민을 하던 찰나, 자신이 믿고 스스럼없이 도촬을 해도 아무 걱정이 없다고 여겼던 나카무라 앞에서 회심의 일격을 당한다. 어쩌면 예정된 결과의 수순이었으며 노부인과 쇼타가 그간 수집해 온 사진들, 창 안의 풍경을 빛으로 밝혀가는 마지막 정점으로 가는 작가의 의도가 섞여있는 건 아닌가도 싶다.

도촬마저 중단하게 된 쇼타는 오랜만에 노부인의 집으로 찾아가 상자에 빼곡히 붙여진 자신의 사진들, 각양각색의 인간 군상과 풍경이 담긴 창 안쪽 장면에 빛을 더한다. 상상하는 크기에 따라 어마어마한 장식품이 될 수도 있으며 다양한 사진의 컷과 빛이 조화를 이뤄짐으로써 종결을 암시하는 과정일지도 모를 장면이 연출된다.
신과 구의 조화가 어려운 시대의 어긋남 속에서 만난 50년의 시간차. 과거를 통해 현재를 살아간다고 한 이야기는 이미 옛말인 것인지......
노부인과 청년의 에피소드를 통해 독자 스스로가 꿈꾸고 생각하는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각자의 바람, 희망이 빛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개인적인 견해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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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식 2020-12-15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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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새창으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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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ahbs 2020-12-07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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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후루이치 노리토시 著, 흐름출판) 새창으로 보기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후루이치 노리토시 著, 서혜영 譯, 흐름출판, 원제 : 百の夜は跳ねて )”를 읽었습니다. 





저자인 후루이치 노리토시 (古市 憲寿, 1985~)는 일본의 사회학자이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는 그의 두번째 소설인데 첫 작품 “굿바이, 헤이세이(원제 : 平成くん、さようなら)”와 이번 작품 모두 일본 문예춘추 주관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이 이 높이에 완전히 익숙해졌다는 사실에 놀랐다. 55층짜리 타워멘션을 위에서 5분의 1만큼 내려온 곳이니까 지상으로부터의 높이는 아직 200미터 가까이 될 것이다.'



쇼타. 그는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고 충동적으로 선택한 직업. 간단한 연수를 마치고 고층 빌딩 유리창 청소 현장에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그러하듯 그는 낯선 그 직업에 빠르게 익숙해집니다. 



‘오피스 빌딩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타워맨션의 주민들은 우리를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는 것을 그때 느낀다. (중략) 책상이 창을 향해 놓여 있고 남자로부터 곤돌라까지의 거리는 1미터도 안될 것 같은데도 그가 우리의 존재를 알아챈 기미는 전혀 없었다. ‘



우리가 흔히 그렇듯 유리창 안에서 밖을 바라볼 때 그것은 배경이고, 풍경일 뿐 자신의 삶이 아닙니다. 어쩌면 유리창 밖에 보이는 존재들은 삶의 밖에 존재하는 유령들일지도 모릅니다. 현대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삶들이 그렇듯이 말이지요.



‘이상한 의뢰였다. 노부인은 내가 청소하는 곳의 사진을 찍어와 달라고 했다’



밖은 얼마든지 보이지만 안은 전혀 보이지 않는 곳. 바로 현대를 상징하는 고층빌딩의 속성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도, 그 밖에도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지만 느끼지 못하지만요. 노부인은 아마도 그 안에도 사람이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방법은 좀 이상하지만요. 그렇게 노부인과 소타는 유리 창의 안쪽과 바깥쪽에서 세상을 서로 바라보던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하여 인지하고 관계를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사회과학의 연구 대상이 되거나 정책의 대상이 될 때는 집단이라는 덩어리로서 인식됩니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우리는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옮긴이도 이야기했듯이 저자는  사회학자로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한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수히많은밤이뛰어올라, #후루이치노리토시, #서혜영, #흐름출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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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ca.Kim 2020-11-29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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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새창으로 보기


흐름출판 /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성장하며 큰 실패를 겪지 않고 자란 쇼타는 친구들처럼 공부하지 않아도 대학시절 좋은 성적을 유지했고 졸업할 때가 되어 기업에 면접을 볼 때에도 어떻게든 취업하리라는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 그가 하는 일은 빌딩 청소 중에서도 유리 청소로 특화된 코스모 클리닝이란 회사에서 소속되어 하루 종일 고층 빌딩 유리를 청소하는 일이다.


벌써 1년 이상 이어온 이 일에 대한 자부심보다 옆과 위, 아래층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정도의 삭막함을 지닌 채 정형화된 풍경을 위해 점점 고층 빌딩의 최상층으로 향하는 사람들에 대한 실망감 뿐이다.


뭔가 즐거운 일 없이 정해진 장소로 향해 빌딩 유리창을 닦는 쇼타, 그리고 그런 쇼타 곁에는 보이지 않지만 죽은 누군가가 했던 말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형체는 없지만 영혼이 달라붙어 기억과 말을 계속해서 상기시키는 듯해 그 대상이 궁금해질 즈음 쇼타는 청소하던 빌딩 유리창 너머에 기묘한 노부인과 유리창 하나를 사이로 마주하게 된다.


노부인임에도 흰머리 하나 보이지 않으며 집안에서조차 하이힐을 신고 있는 모습은 기묘함을 자아내는데 그렇게 하루의 일을 마친 쇼타는 웬일인지 낮에 보았던 노부인이 살던 빌딩으로 향하고 엄격한 체크를 거쳐 노부인과 대면하게 된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마주친 찰나의 눈빛에서 쇼타는 노부인에게 무엇을 읽었던 것일까, 쇼타의 방문을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노부인의 행동 또한 이해할 수 없게 다가오기는 마찬가지다.


쇼타가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구는 노부인은 쇼타에게 그가 일하는 유리창 너머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달라는 부탁을 한다. 사생활 침해라는 범죄에 해당하는 위험한 부탁임에도 쇼타는 노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채 두둑한 사례금까지 받아 영상 촬영을 할 카메라까지 구입하게 된다.


높은 빌딩에서 목숨을 걸고 유리창 닦는 일을 하는 쇼타, 그가 찍어온 사진을 보며 흡족해하는 노부인, 소설의 대략적인 내용만 훑었을 때는 대학을 졸업해서도 일자리를 찾기 힘든 젊은 세대들의 좌절과 고난을 그린 소설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소설을 읽어나갈수록 높은 건물 안에 갇힌 고립된 인간상을 마주하게 된다. 어느 순간 상식을 무너뜨릴 만큼 흐려진 판단력은 철저히 고립된 인간들의 상실을 보여주는 듯해 무겁게 다가와졌다.



"고층 맨션이란 곳은, 밖은 얼마든지 보이지만

안은 전혀 보이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위에도 아래에도 오른쪽에도 왼쪽에도 사람은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들의 모습은커녕 인기척 같은 것조차 느낄 수 없지요.

정말로 도쿄의 빌딩에 사람이 살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요.

어때요,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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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고양이 2020-12-07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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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새창으로 보기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이 책은?

 

이 책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는 소설이다. 장편소설.

 

저자는 후루이치 노리토시,

<소설가이자 사회학자로 게이오기주쿠 대학교 SFC 연구소 방문 연구원을 겸하고 있다.

후루이치 노리토시의 관심사는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다. 그는 복잡한 이론 연구를 지양하고, 실제로 사람들이 살아 숨 쉬는 ‘진짜 사회’ 속에서 각종 사회 문제들과 정면 대결한다. 이 젊고 도발적인 사회학자가 장차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일본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지금 그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에 드러날 일본 사회의 어두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쇼타, 대학을 졸업한 사회인이다.

직업은 유리창을 닦는 일이다. 도쿄의 고층 빌딩에 올라 밖의 창문을 닦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은 곤돌라에 올라 고층 빌딩의 유리창을 닦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같이 작업을 하는 파트너는 미사키, 여성이다.

그렇게 유리를 닦고 있던 중, 어떤 노부인이 살고 있는 집을 쳐다보게 되는데, 그 여인은 창문에 3706이란 숫자를 써놓는다.

 

그런데 창문에 뭔가 묻어있는 게 보였다. 얼굴을 가까지 가져가 보니 그것은 오염 물질이 묻어있는 게 아니다. “3706” 창문 안쪽에서 립스틱인지 뭔지로 쓴 것이다. 그 뒤로는 그냥 검은 색 커튼 뒤에 노부인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방도는 없다. (29쪽)

 

그런 숫자에 호기심을 가지게 된 쇼타, 드디어 그 부인의 집을 찾아가게 되고, 그 부인은 쇼타에게 위험하지만 거부하기 힘든 제안을 하는데.....

 

반전이란 이런 것이다.

 

자, 그런데 이 소설 반전의 재미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맨 처음 장면에서 고층빌딩에서 작업을 하던 중에, 의외의 사건이 발생한다.

같이 작업을 하고 있던 미사키가 뜻밖의 작업(?)을 걸어온 것이다.

그래서 하늘 가까이 있는 그 곳에서 뜻밖의 작업이 벌어진다.

그 작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독자들이 직접 확인하시기 바란다.

 

그래서 순간, 이런 착각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이 그렇고 그런 소설 아닌가?

그래서 쇼타가 3706호를 찾아갈 때에, 묘한 긴장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거, 그 집에 가면 어떤 일이, 어떤 새로운 작업(?)이 펼쳐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아닌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하기야, 그게 소설가의 능력이다. 소설의 기법, 독자로 하여금 페이지를 기대감으로 충만하게 해서 넘기게 하는 능력, 작가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확실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그 노부인은 쇼타에게 이런 부탁을 한다.

“부탁이 뭐냐 하면 사진을 찍어 와 달라는 거예요.” (54쪽)

 

자, 노부인은 쇼타에게 빌딩 유리를 닦으면서 밖에서 안에 있는 집들의 모습을 찍어오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어가면서 ‘역시 그렇군,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이렇게 진행이 되는군’ 하고 생각했다면? 작가의 작업에 놀아난 것이다.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되는 이야기라면, 굳이 ‘소설가이자 사회학자’인 저자가 나설 리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독자들은 반전에 반전, 그리고 인간의 실존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는 상황과 만나게 된다. 그 내용,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자.

 

저자는 소설가이며 사회학자다.

사회학자로서 인간의 실존에 대한 심각한 문제 하나를 소설로 녹여내 보여 주고 있다는 점만, 말해둔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베르사이유 궁전에 관한 새로운 사실.

“베르사유궁전에 가본 적 있어요? 내가 가장 감명을 받은 건, 호화찬란한 샹들리에나 한껏 꾸며놓은 거울의 방이 아니라 입구에 틀어놓은 비디오였어요. 그걸 보니까 궁전을 너무나도 넓게 만들어놓은 바람에 왕은 거처하는 동안 거듭해서 방을 작게 만드는 개축을 했다는 거예요. 웃기는 이야기지요? (118쪽)

 

그래서 침대 위에 설치하는 캐노피도 개발된 이유가 그런데 있을 것이라는 것. (119쪽)

 

다시, 이 책은?

 

빌딩 숲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어마어마한 액수의 가치를 지닌 빌딩, 그 안에서 온갖 편의시설을 갖추고 살아간다.

 

그런데, 저자는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그들은 행복할까? 행복은 차치하고 당장에 맞닥뜨리는 고독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쇼타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노부인의 말, 들어보자.

 

고층 맨션이라는 곳은 밖은 얼마든지 보이지만 안은 전혀 보이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위에도 아래에도 오른쪽에도 왼쪽에도 사람은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들의 모습은커녕 인기척 같은 것조차 느낄 수 없지요. 정말로 도쿄의 빌딩에 사람이 살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요. 어때요, 안 될까요? (55쪽)

 

그런 질문, 의문, 그 노부인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다는 것,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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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yoh 2020-11-28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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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 후루이치 노리토시 (스포주의) 새창으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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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미시 2020-12-07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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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es from Church History: S. M. Houghton, Iain H. Murray, S.M. Houghton: 9780851513171: Amazon.com: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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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기독교 교회사  pdf 
시드니 휴튼 (지은이)나침반사2013-05-22
전자책정가
11,000원

This book outlines the thrilling story of the onward march of the Church of Christ from the earliest times to the end of the nineteenth century. It is not a dry-as-dust account of long-forgotten events and controversies, but rather a moving record of those who undertook the adventure of faith before us and. through their courage and steadfastness, left an example for the church in every age. Reading of the exploits of those who have gone before us, through times of prosperity and times of persecution, should stimulate, warn and encourage the church in our own age to persevere in the same path, and obtain the same everlasting reward.
Sketches from Church History Paperback – December 1, 1980
by S. M. Houghton  (Author), Iain H. Murray (Author), S.M. Houghton  (Author)4.7 out of 5 stars    36 ra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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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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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t length
256 pages
Language
English
Publisher
Banner of Truth
Publication date
December 1, 1980
Dimensions
7.79 x 0.74 x 7.73 inches
ISBN-10
0851513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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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details
Publisher : Banner of Truth; First Edition (December 1, 1980)
Language : English
Paperback : 256 pages
ISBN-10 : 0851513174
ISBN-13 : 978-0851513171
Item Weight : 1.31 pounds
Dimensions : 7.79 x 0.74 x 7.73 inches
Best Sellers Rank: #623,136 in Books (See Top 100 in Books)
#4,002 in History of Christianity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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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Latimore
5.0 out of 5 stars Excellent!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July 29, 2019
Verified Purchase
Used this for a Church History class. Very readable, engaging, and helpful in understanding the history of the church. Although I supplemented, it was a great text for the class.
One person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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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T.
5.0 out of 5 stars church history in a nutshell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July 8, 2010
Verified Purchase
Have read this book a few times and always get something out of it that I missed the first time.A good book for the average person to read to get a glimpse of church history...very interesting comments made about Islam especially with the present climate regarding that faith....and eye opener to read that Islam was used to bring discipline on the church. I would recommend to anyone that would like to know how the church has been, from the beginning, on through the Crusades, the Reformation, the split in the church between the East and West up to the time of Spurgeon. Interesting also to know a little of the history of the Baptists, the reformers, the Methodists and also the persecution of the church down through the ages. All in all, a very informative and easy to read book on our faith.
8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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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Marie
5.0 out of 5 stars History History and more History!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May 29, 2014
Verified Purchase
This book as great insight into the history of the church! It has helpful pictures into the past concerning the church. It explains church history by going in details concerning the countries concerned. It leaves you with a deep base of knowledge in church history in the countries concerned.
3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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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quiniste
5.0 out of 5 stars Nine times the Church Has Been Fed to the Dogs and Nine Times the Dogs Have Died!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August 2, 2014
Verified Purchase
I have been reading and rereading and teaching from this book and I think it is the best intro to church history that I have found. I wish it went into greater depth and I love the pictures which help tell the story. If you are curious about church history, this is the book for you!
5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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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C. Mechling
5.0 out of 5 stars A wonderful history book!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October 2, 2013
Verified Purchase
I have had this book for many years. This is one book that I use to look up different religious groups or certain people of the Reformation. It is interesting reading from start to finish, giving a time line of events of church history. I intent to give each of our children a book for Christmas. It's a great resource.
3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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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Pine
5.0 out of 5 stars Best summary of church history available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October 19, 2009
Verified Purchase
I've found this book to be the best summary of church history I've ever used, not only because it is concise, but because it is written as story, and is therefore interesting. Excellent scholarship combined with a gift of the use of language, and church history becomes a living thing. The copious illustrations add immensely to the value of the book as well.
10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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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 McNeal
5.0 out of 5 stars Church History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June 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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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are looking for a good overview of church history, a book that is an easy read, a book that focuses on all the major events then this book will not disappoint.
3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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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Williams
5.0 out of 5 stars Required book for school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September 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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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daughter wanted this book for a bible class. Excel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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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 Eyre
3.0 out of 5 stars Interesting but strong bias, significant accuracy issues and poor selection of illustrations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February 16, 2019
Verified Purchase
I may be a novice with respect to church history but am quite familiar with Islam yet the section covering this made some serious errors, such as claiming that Islam denies the virgin birth of Jesus. That makes me wonder for those areas I'm not so knowledgeable about.

That said, the book is interesting and rather than providing a comprehensive overview of history it provides people-drive biographies and stories of interest to drive the narrative.

The illustrations would be better in colour but aren't of much interest.

It is important to point out that the book is very blatantly biased towards reformed or Calvinist theology and strongly anti-catholic (at least at certain periods in history).

I did learn a lot, or I hope I d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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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 JILL M LEVETT
5.0 out of 5 stars struggled and fought for the reformed truth that we know and love. It is our very foundations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June 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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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 impossible to fully appreciate our Christian faith and all it means to us, without knowing the history of how much Christians in the past suffered, struggled and fought for the reformed truth that we know and love. It is our very foundations; discovering past ancestors is thrilling and exciting, but discovering the history of Christianity is enriching and has made me even more grateful for the truth I am privileged to know and understand. God has preserved His truth and the scriptures for us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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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 pearce
5.0 out of 5 stars Very clear and concise and heart warming account of the ...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December 27, 2016
Verified Purchase
Very clear and concise and heart warming account of the outworking of Jesus Christ's promise to build His Church despite ferocious opposition from outside as well inside the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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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wickens
5.0 out of 5 stars good book
Reviewed in Canada on September 1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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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esting book and inform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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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 A.J Mitchell
5.0 out of 5 stars Readers review "sketches from church history" banner of truth"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March 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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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in a small compass takes the reader through the history of the reformation majoring mainly on the reformed tradition therefore Protestant " evangelical" and would be of interest to anyone wishing to increase their knowledge of
this branch of Christianity and some of the divergent emphasis and practises therein, being of a Calvinistic "Sovereign Grace, " propensity and nature it tends to the inclusion of the Old Covenant Legalistic attitudes to the Law as delivered to Moses as being still a useful adjunct to the Gospel a position many of us would not be in sympathy with, a not unnatural position for the publishers "banner of truth " as all their publications carry this reformed interpretation, as they are one of the mouthpieces of the "reformed tradition " but an informative book tracing this tradition but in a rather exclusive manner, somewhat selective in its content, shining it's light on favoured people in history embracing this understanding and stream of 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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