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4

Namgok Lee - 공자의 개그

(2) Namgok Lee - 공자의 개그 <공자가 무성에 갔는데 현악기를 타면서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빙그레... | Facebook

Namg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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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개그
<공자가 무성에 갔는데 현악기를 타면서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빙그레 웃으며 말하기를 “닭잡는데 어찌 소잡는 칼을 쓰느냐?”
자유가 대답하기를, 
“예전에 제가 선생님께서 군자가 도를 배우면 사람을 사랑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가 쉽다고 말씀하신 것을 들었습니다”
공자가 웃으며 좌우를 돌아보고 말하기를, “여보게들, 언의 말이 옳다. 아까 내가 한 말은 농담이었다”
子之武城聞弦歌之聲 夫子莞爾而笑曰 割鷄焉用牛刀 子游對曰 昔者偃也聞諸夫子 曰君子學道則愛人 小人學道則易使也 子曰 二三子 偃之言是也 前言戱之耳(17/4)>
-자유는 공자보다 46살이 어린 제자인데, 무성이라는 고을의 수령으로 일하고 있을 때 공자가 여러 제자들과 함께 방문했을 때의 이야기군요.
공자는 사망하기 얼마 전이고, 자유는 20대 중반의 나이일 때지요. 할아버지와 손자의 정겨운 대화로 들립니다.
-거문고와 비파에 맞춰 노랫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니까 늙은 공자가 감동하는군요. 예악(禮樂) 정치를 최고의 이상으로 생각하는 공자가  청년 정치가(政治家) 자유가 그것을 실행하는 것을 보고 자유를 칭찬하면서 하는 말이 ‘닭 잡는데 소잡는 칼을 쓰는구나’이군요. 아마도 닭은 무성 같은 작은 고을의 정치를 말한 것이고, 소는 예악의 큰 정치를 말한 것이겠군요. 어떻든 제자를 소잡는 칼에 비유하고 있군요.
-‘닭 잡는데 소잡는 칼을 쓴다’는 말의 연원이 된 구절이기도 한데, 요즘은 좀 쓰기 민망한 말이지요. 
-자유가 군자와 소인에 대해 말한 것도 당시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통치의 주체인 관료와 객체인 민(民)의 의미로 쓰고 있군요.
공자가 군자(君子)라는 말을 신분계급적인데서 인격의 내용으로 바꿔 사용하였지만, 실제로는 종래의 계급적 신분과  섞여서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民)을 통치의 객체로 ‘부림을 받는’ 존재로 보고 있지요. ‘부리기 쉽다(易使)’같은 표현은 요즘 우리들 귀에 거슬리지만, 당시의 제도나 의식으로 보면 당연하게 생각되었겠지요. 
-지금은 통치의 주체와 통치의 객체가 동일하다는 것을 가장 중요한 원리로 하는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통치 주체와 객체의 분리가 있지요. 관념상으로는 동일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분리가 있는 현상이 지금의 실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민주주의를 외부로부터 이식한 나라에서는 그 의식과 제도의 괴리가 클 수밖에 없지요. 대중 스스로가 자주성을 갖지 못하고 스스로 통치의 객체로  전락하고, 이런 대중을 권력을 위한 도구로 삼는 저급한 정치세력과 손잡고 역사를 퇴행시키는 것을 많이 보게 되지요.  
-자유가 공자의 칭찬에 대해 공자의 평소 가르침을 들어 이야기하니까, 공자가 자신이 한 말을 개그였다고 하는군요.
- 나도 공자의 개그를 들으니까 요즘 정치를 보면서 이런 개그가 나오네요. ‘소 잡는데 닭 잡는 칼을 쓰고 있구나’ 
 소와 닭에게는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늙으면서 개그 감각이 발달하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