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5

2303 Philo Kalia - 청주의 김태창 교수님을 찾아 뵈었다.

(1) Philo Kalia - 어제는 지인들과 청주의 김태창 교수님을 찾아 뵈었다. 국제정치학, 정치철학, 공공철학 그리고... | Facebook


어제는 지인들과 청주의 김태창 교수님을 찾아 뵈었다.

국제정치학, 정치철학, 공공철학 그리고 생명개신미학의 이름으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구순의 철학자, 오후 2시 반경에 만나 저녁을 먹으면서 8시 반경까지 대화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제주한중일국제학교 강민창 목사님 이야기부터 시작되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강민창 목사는 4.3으로 할아버지를 잃은 희생자 유가족임을 알게 되었다.
평화는 제주도민의 아픔, 트라우마를 보듬고 치유하고 넘어서는 과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말씀. 진리와 윤리의 관점만이 아니라 미의 관점에서 평화를 접근해야 할 필요성, 그래서 平和美!
가깝게는 4.3사건과 이승만 정권의 태동, 일제 강점기의 억압, 멀리는 조선과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변방과 유배의 섬, 제주도민의 긴 긴 설움과 아픔.
바로 그제 4.3을 앞두고 (신)서북청년단과 뉴라이트 그룹이 4.3을 모독하는 현수막을 제주 전역에 설치했다는 말을 제주대학교 신용민 교수에게서 들은 터라, 심정이 양분되어 타들어 가고 있는 느낌이 온다. 그의 절망적 심정은 몹시 컸다.

한 사람의 생애사를 안에서 깊이 알다 보면 그 사람의 돌출 행동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큰 역사적 흐름 속에서뿐 아니라 적대적 관계, 적대적인 관계는 아니더라도 반대의 생각이나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전혀 다른 삶의 터전 위에서 살았던 사람에게는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철학의 동기를 서양 철학자들의 “경이가 아니라 깊은 인생의 비애”라고 말한 기타로 니시다의 삶과 철학이 그렇다. 허우성 교수의 <일본의 두 얼굴>. 서양 철학을 깊이에서 공부하고 인생의 신고와 좌절의 경험을 통해 내 마음의 깊은 바닥(奧底)인 일본의 종교와 철학의 전통에서 재탄생 시킨 위대한 일본의 철학자 니시다. 그렇지만 그는 왜 타자의 아픔과 고통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을까, 니시다에 대한 허우성의 질문이다.

두 얼굴이 아니라 한 얼굴이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일본 역사의 경험에서 보면 분명 초지일관, 한 얼굴의 위대한 철학자일 것인데, 한국인 허우성 교수의 역사적 경험에서 보면 안타깝지만 분명 두 얼굴의 철학자이다. 그렇지만 평가되어야 할 부분은 평가되어야 한다. 하이데거가 그렇고 한국의 철학자 김형효가 그렇다. 교수님은 철학자 김형효가 동서철학을 깊게 이해하고 동서철학을 회통한 철학을 한 자, 일본의 니시다와 같은 인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씀하신다.
 
김태창 교수님은 야나기 무네요시의 조선미의 발견, 민예운동과 민예미를 높이 평가하신다. 야나기 무네요시의 두 얼굴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그건 깊이에서 보지 못한 단견이라고...

시인 김지하에 관한 이야기도 하셨다. 김지하에 대한 일본인들의 열화와 같은 애정으로 일본 초청이 이루어졌는데, 중국 등 다른 지역의 초청인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각자에게 배정된 강의 시간을 무시하고 혼자 끝까지 시간을 다 쓰는 바람에, 다른 강사들은 강의를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 시인의 똥고집 독백으로 끝나버린 웃픈 강연,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는 말씀. 최근 시인의 생명학과 흰 그늘의 미학에 관한 책들에 빠져 읽고 있는 중이라, 시인의 어깃장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순간 역류가 흘렀다. 정말 유명하고 존경하는 분들에게도 안타까운 뒷얘기들이 있다.
 
내가 보기에 선생님은 아직도 열정이 넘치시는 분이다. 연구하고 독서하며 새로운 생각을 말씀하신다. 최근에는 트랜스 휴먼, 포스트 휴먼, 메타 휴먼에 이르기까지
 
나이들수록 식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다고, 동물에서 식물로, 식물에서도 잡풀로, 사람에게서 뽑히고 밟히고 천시되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어디에서나 왕성하고, 무성하게 자라는 잡풀. 잡초.
말씀을 듣느라 전체 사진 한 장 찍지 못했다. 사진에 없는 정동교회 홍순길 장로님, 최근 『메이지의 그늘: 영혼의 정치와 일본의 보수주의』(모시는사람들, 2023)를 생산한 이찬수 박사님, 스페인 미술 해설의 베테랑 서영석 목사님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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