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0

밖에서 바라본 원불교-최준식 - 한울안신문

밖에서 바라본 원불교-최준식 - 한울안신문

밖에서 바라본 원불교-최준식
 한울안신문 승인 2007.07.19

2 교단 100주년과 세계 보편 종교 지향


개인적으로 우리의 문화, 우리의 정신을 매우 소중히 생각하는데, 그 문화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집단이 바로 원불교가 아닌가 생각한다. 누가 또 있겠는가? 불교나 기독교가 어떻게 세계적인 종교가 되었겠는가? 물론 법 문제도 있겠지만 사실은 매우 간단하다. 기독교는 로마에 의해 국교화가 되면서, 불교는 B.C. 3세기 경 아쇼카왕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타 지역에 전파됨으로서 가능했다. 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정치적인 요소 등의 부분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 한국 사람들이 먼저 좋아해야


결론적으로, 원불교 100주년에 세계 보편 종교가 되려면 한국에서부터 사회 전반을 조절할 수 있는 리딩(Leading) 종교가 되어야 한다. 한류의 경우, 성공 이유는 일단 우리나라 사람들이 드라마를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문화라는 것은 좋아하고 열광하면 냄비 끓듯이 부글부글 끓어 넘치게 되어 있다. 한류가 그렇게 성공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세계로 나갈 수 없다. 때문에 원불교가 바로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종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불교가 지난 90여 년 동안 자기 비하가 유독 강한 한국사회에서 계속 여기까지 발전해 온 것은 너무나도 경이로운 일이다. 우리 민족 종교가 최초로 만든 학교가 바로 원광대학교다. 또한 병원, 방송국, 해외지부, 게다가 미국의 선학대학교는 미국 주정부가 유일하게 학위를 인정해주는 학교다. 이런 발전은 놀라운 일이지만, 현재 원불교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한가? 앞으로 조사와 연구가 있어야겠지만, 일단 개인적으로 봤을 때 원불교의 이미지에 대한 결론은 ‘없다’다. 지금 세상은 이미지로 판단을 하고 결정이 된다. 이런 면에서 원불교는 이미지 구축 면에서 실패했다고 본다. 내실이 차 있다 하더라도 이미지를 갖지 못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 원불교 밖에 할 수 없는 일


원불교가 한국 사회에서 담당해야 할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만약 원불교가 없어져도 세상이 잘 돌아간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종교가 과연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가? 바로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겠는가, 하는 부분에 대한 가치관, 세계관 등을 종교가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종교는 종교밖에는 할 수 없는 것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선택과 집중’이다. 현재 원불교는 형식면에서 개신교를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천주교도 마찬가지다. 법회를 보기 전에 노래를 부르는 것, 그리고 특히 교당에서 일원상만 가리면 교회와 다를 바가 없다.


따라한 것은 아니겠으나, 비슷해진 것은 사실이다. 피아노 반주나 코드 진행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제는 원불교 밖에 할 수 없는 일을 통해 사회에 각인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 한국 사회는 정신적인 구심점이 없다. 사회 지도층, 재벌 총수, 종교인 부터가 도덕적 해이에 빠져있다. 훌륭한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으면 좋은 사회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 그럴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에서 높은 도덕이자 정신적 핵심으로 역할할 수 있는 것은 원불교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새뮤얼 헌팅턴은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한국이 앞으로 다시 중화문화권으로 속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강대국이 됐을 때 한국의 정신문화는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한 가지 변수는 남한의 친서방파 2천만, 즉 개신교 신자다. 앞으로 한국의 종교 판도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러한 점에서 문명의 충돌은 곧 종교의 충돌로 나타날 것이다. 이럴 때, 우리가 어디에 설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 소태산 대종사, 절반의 적중


원불교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려면 적극적으로 온 몸을 던져야 한다. 첫째는 당연히 홍보다. 교단 측에서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한겨레학교나 서울유스호스텔 등으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정작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많은 노력을 들였지만 홍보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젊은이들이 왜 개신교에 열광하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원불교 젊은이들에게 물으면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교당에 간다고 얘기한다. 젊은이들은 왜 원불교를 찾지 않는가? 개신교의 경우 젊은이들의 음악인 힙합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과거 야단법석은 법만 전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의 잔치이자 축제였다. 젊은이 교화를 위해, 또 원불교 활성화를 위해 교무들이 먼저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원불교가 사는 방법 중 또 하나가 우리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 문화에 대해 일깨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것이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원불교는 큰 한국 문화와 함께 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문화와 떨어져 존재하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한국인으로서 원불교를 믿으면 태어나고 문화를 즐기고 죽는 것까지도 원불교 안에서 할 수 있다는 편안함, 행복을 확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교당에서 장례식도 하고, 결혼식도 해야 한다. 삶에서의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소태산의 예언은 절반정도 맞았다. 물질적인 것, 경제적인 부분의 전망은 맞았는데 이제 문제는 도덕, 정신이다. 앞으로는 원불교가 중심이 되어 이 사회의 정신적 구심점이 돼야 한다. 소태산과 교단 초기 선진들의 정성과 마음으로 우리만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 끊임없이 정진하는 노력이 더해져 도덕에 대한 소태산의 예언까지도 적중되기를 여러분에게 기대한다. 정리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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