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0

한국의"한심한" 종교들(최준식교수) 2002

 

한국의"한심한" 종교들(최준식교수)

2002-05-19


최준식교수‘한심한 종교들’발표

- 불교…21세기 비전 제시했나 -

- 개신교… 경직 되고 권위주의 -

- 천주교…교황청에 짓눌려있다 -



한 소장 종교학자가 한국종교에 대해 일갈하고 나섰다. 이화여대 한국학과 최준식교수<사진>는 최근 서강종교연구회에서 발행한 <종교의 이해>에 ‘한국의 한심한 종교들’이란 글을 실어 불교 개신교 천주교 유교 등 주요 종교의 행태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최교수는 21세기에 동양의 종교, 특히 ‘큰 가르침’인 불교는 너무나 많은 것을 줄 수 있다며 질문을 던진다. “우리나라 불교는 새로운 영성과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 답변은 통탄에 가까운 비판이다.



무엇보다도 승려의 질이 문제이다. 아직도 19세기말쯤에 사는 것으로 착각한다. 우리나라에 세계 불교학계에 나가서 영어로 자기 논문을 발표할만한 불교학자가 몇이나 되는가? 세계불교의 종주국은 일본이 되었는데, 이 일본불교를 보고 신심이 없다고 깔보는 사람은 한국의 불교도밖에 없다.




“우리나라 불교도들은 탄력성 있고 수준 높은 불교를 종교로 갖고 있으면서도 개신교도들의 집요한 공격 때문인지 보수화되고 경직화되고 피해의식을 많이 갖고 있다.”



“아직도 전근대적인 의식을 갖고 거기다 승려라는 엘리트 의식까지 있어 정말로 하심으로 중생들을 부처 모시듯 하는 스님들을 찾기란 정말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



개신교에 대해서는 “기독교라는 종교신앙을 갖게 됨으로써 더 용서할 수 있고, 회개할 수 있어야 할텐데 그런 포용력있는 크리스찬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신앙의 경직성이나 권위주의에 있어서는 조선조의 유교도들을 닮았고, 기복적이고 현실적 이득에만 광분하는 모습은 무교(巫敎)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신앙이 갈라진 우리를 합치게 해도 시원치 않은데 왜 개신교 신앙은 우리를 더 멀어지게 만드는가”라며 열린 종교로의 회귀를 촉구했다.



천주교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종교적 기능을 잘 하고 있다면서도, 천주교의 종교의식은 유럽에서 2천년간 유럽식으로 정형화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국의 천주교는 아직도 유럽(교황청)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유교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은 계속된다. “아직도 기득권이 있는 세력의 이득만을 반영하고 있다”며 남성중심주의의 탈피를 주문했다.



끝으로 최교수는 “19세기적인 교리해석과 제도를 가지고는 젊은 세대를 수용하지 못한다”며 “영성과 창조를 갈구하는 21세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앞서가는 종교가 된다면, 한국의 차세대의 종교는 바로 그 종교가 될 것”이라고 조언하며 ‘한국의 한심한 종교들’의 변화를 촉구했다.

정성운 기자(swjung@buddhap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