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風流)로 보는 한국종교의 에토스
박종천
Published 2020
Physics
한국의 종교사에서는 불교, 유교, 기독교 등 세계종교의 보편적 이상을 순수하게 추 구하는 주류 엘리트 전통의 ‘순수 정통주의’와 더불어 다양한 이질적 요인들의 혼성적 병존을 드러내는 비주류 대중적 전통의 ‘관용적 포용주의’가 병행되어 왔다. 풍류는 순수 정통주의가 배타적 근본주의로 치닫지 않고 포용적 관용주의와 공존할 수 있게 만든 한국종교의 문화적 에토스였다. 풍류는 ‘현묘지도’(玄妙之道)의 보편적 신비주의의 차원에서 특정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 특정한 개별적 종교 전통이 주도적인 가운데 외래에서 유입된 보편적 종교사상들을 개별 종교전통에 충실하게 수용하고 계승하면서도, 열린 자세로 타종교 전통의 문화적 장점을 흡수하여 자기 종교전통을 풍성하게 만들어서 ‘포함삼교’(包含三敎)의 차원에서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문화적 수용성을 통해 종교간 갈등이 증폭되는 배타적 근본주의를 적절하게 제어하는 한편, ‘접화군생’(接化群生)의 사회적 실천을 통해 엘리트 종교사상과 대중적 종교문화 간의 병행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관점에 따라 풍류의 에토스가 한국종교 사에서 불교, 유교, 기독교의 핵심 교리나 신념을 일심(一心), 리(理), 씨□ 혹은 얼나 등의 보편적 실재에 입각한 회통(會通)적 사유와 활동을 통해 신비주의적 영성의 보편성으로 전개하고, 이것을 근간으로 삼아 외래의 문화를 수용하는 다문화적 수용성과 함께 사회적 교화를 실현하는 양상을 규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