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신학, 우리 민족의 영적 DNA 중요성 알려"
'하늘 나그네' 고 유동신 전 연세대 교수 장례예식 열려
김진한 jhkim@veritas.kr
입력 Oct 20, 2022
(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하늘 나그네' 유동식 선생이 떠났다. 20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고 유동식 교우 장례예식이 열렸다.
'하늘 나그네' 유동식 선생이 떠났다. 20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고 유동식 교우 장례예식이 열렸다. 곽호철 목사(연세대대학교회 담임목사)의 집례로 진행된 이날 장례예식에서는 이계준 목사(전 연세대대학교회 담임목사)의 설교와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의 추모사가 있었다. 이 밖에 전주는 곽동순 연세대 명예교수(교회음악과)가 맡았고 손호현 연세대 교수(문화신학)는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다.
이 목사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는 제하의 설교에서 고인이 남긴 토착화 신학의 유산인 '풍류신학'이 갖는 의미를 곱씹었다. 서구 신학 연구에 기울어진 당시 한국 신학 풍토에서 유 전 교수의 풍류신학은 가히 혁명적이었을 만큼 당시 신학계에 큰 충격을 준 도전적인 시도였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이 목사는 특히 "유 전 교수가 평신도 신학자로서 연구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풍류신학은)이단으로 낙인이 찍힐 만큼 충격적인 시도였다"고 설명하며 우리 민족 고유의 혼과 얼을 도외시 하지 않고 그 바탕 위에서 한국적 신학의 꽃을 피운 유 전 교수의 '풍류신학'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경재 교수의 추모사도 있었다. 고인과 같이 문화신학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학문적 교류를 이어왔던 김 교수는 고인이 주창한 풍류신학과 그가 말년에 꽃피운 예술신학에 대해 조명했다. 김 교수는 풍류신학에 대해 "서구 신학이라는 나무를 그대로 옮겨 심는데 열중했던 당시 한국 신학계에 큰 충격을 던져준 혁명적 시도였다"며 "풍류신학은 나무를 옮겨 심는데 쏠려있는 한국 신학계가 간과하고 있는 나무가 심겨지는 토양에 주목한 신학이었다"고 설명했다.
(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하늘 나그네' 유동식 선생이 떠났다. 20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고 유동식 교우 장례예식이 열렸다.
김 교수는 "우리 민족의 혼과 얼이라는 고유한 영적 DNA의 바탕 위에 신학을 전개한 것"이라며 "민중신학은 여러 표피로 둘러싸인 복음의 외피를 벗기고 갈리래아 원복음을 밝히는 데 주목했다면 풍류신학은 이처럼 토양의 문제에 관심하며 민중신학과 함께 토착화 신학의 큰 축을 형성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고인의 예술신학에 대해서는 "풍류신학과 별개로 전개된 또 다른 신학이 아니다"라며 "풍류신학이 연꽃의 뿌리라면 예술신학은 그 뿌리의 양분을 흡수해 피어나는 연꽃이다. 풍류신학과 예술신학은 한 몸통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시회에서 폭력이 난무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예술신학은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 자체가 행위예술이고 종합예술임을 자각시키며 불신과 반목 그리고 폭력으로 얼룩진 문화를 극복할 수 있는 예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연세대학교 성가대 장정권, 최혜경 교우의 추모곡 순서가 있었는데 고인이 작사했고 서유석이 곡을 붙인 노래 '하늘 나그네'가 제창됐다. 아래는 고인의 '하늘 나그네' 시 전문.
고향을 그리며
바람따라 흐르다가
아버지를 만났으니
여기가 고향이라
하늘저편 가더라도
거기또한 여기거늘
새봄을 노래하며
사랑안에 살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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