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특성 상징하는 ‘통불교’ 용어 부적합하다”학술·문화재
입력 2020.07.24 09:07
호수 3602
기자명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 ‘대각사상’ 논문 발표
메이지 시대 일본불교서 사용
1930년대 후 한국불교 상징
국내외 학자 ‘부적절’ 지적해
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는 ‘통불교’라는 용어가 조계종 특성을 상징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용어의 유래라든가, 그 개념의 모호성 등으로 인해 ‘통불교(通佛敎)’라는’는 조계종의 특성을 상징하는 용어로 대단히 부적합하다.”
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는 최근 대각사상연구원(원장 보광스님, 전 동국대 총장)이 발행한 <대각사상> 제33집에 발표한 ‘조계종의 통불교 인식과 그 문제점’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통불교론’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 원효스님의 불교를 중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최병헌 서울대 명예교수는 “권상로가 1929년에 발표한 <조선불교사의 이합관>에서 통불교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바 있다. 통불교는 193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호국불교’와 더불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특성으로 인식됐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에 앞서 메이지 시대 일본불교에서 유행한 용어라는 점이다. 김상영 교수는 “최근의 연구를 통해 이 용어가 일본 불교계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일제강점기 불교지식인들이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최남선의 통불교론 제기후 김경주, 허영호, 조명기 등이 원효스님과 통불교에 관련된 글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면서 한국불교를 상징하는 용어이자 일제강점기 조선불교의 지향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통불교론에 대한 비판은 학계에서 꾸준히 이어졌다. 1985년 고(故) 심재룡 서울대 교수 이후 로버트 버스웰 미국 UCLA 교수, 존 요르겐센 호주 그리피스대 교수, 길희성 서강대 교수, 조은수 서울대 교수 등이 통불교론을 비판했다.
특히 존 요르겐센 교수는 “최남선은 통불교에 관한 일본인 논문을 도용했을 뿐”이라면서 “메이지 불교개혁가들은 일본불교가 불교발전에 최고임을 보여주기 위해 통불교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꼬집었다.
김상영 교수는 “조계종은 장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조계종의 특성과 정체성은 역사를 관통하는 사상과 신앙, 그리고 수행전통 속에서 찾아가야 한다”면서 “아직도 곳곳에서 표현되고 있는 ‘통불교’는 일본불교계에서 파생한 정체불명의 용어라는 사실 이외에도, 조계종의 전통과 역사를 아우르는 용어로도 대단히 부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각사상> 제33집에는 △한국사회에서 조계종단의 위상과 역량(김응철) △불교정화운동의 인식과 현재적 의미(이경순) △성철의 꿈과 김룡사 운달산 법회(김광식) △석전 박한영의 선리(禪理) 및 선어(禪語)에 대한 고찰(김호귀) △근대 불교계와 만암 송종헌의 교육활동(한동민) △범어사 간행 <영사단지>의 성격과 조엄(이정은) 등의 논문이 실렸다.
이성수 기자
“용어의 유래라든가, 그 개념의 모호성 등으로 인해 ‘통불교(通佛敎)’라는’는 조계종의 특성을 상징하는 용어로 대단히 부적합하다.”
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는 최근 대각사상연구원(원장 보광스님, 전 동국대 총장)이 발행한 <대각사상> 제33집에 발표한 ‘조계종의 통불교 인식과 그 문제점’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통불교론’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 원효스님의 불교를 중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최병헌 서울대 명예교수는 “권상로가 1929년에 발표한 <조선불교사의 이합관>에서 통불교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바 있다. 통불교는 193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호국불교’와 더불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특성으로 인식됐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에 앞서 메이지 시대 일본불교에서 유행한 용어라는 점이다. 김상영 교수는 “최근의 연구를 통해 이 용어가 일본 불교계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일제강점기 불교지식인들이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최남선의 통불교론 제기후 김경주, 허영호, 조명기 등이 원효스님과 통불교에 관련된 글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면서 한국불교를 상징하는 용어이자 일제강점기 조선불교의 지향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통불교론에 대한 비판은 학계에서 꾸준히 이어졌다. 1985년 고(故) 심재룡 서울대 교수 이후 로버트 버스웰 미국 UCLA 교수, 존 요르겐센 호주 그리피스대 교수, 길희성 서강대 교수, 조은수 서울대 교수 등이 통불교론을 비판했다.
특히 존 요르겐센 교수는 “최남선은 통불교에 관한 일본인 논문을 도용했을 뿐”이라면서 “메이지 불교개혁가들은 일본불교가 불교발전에 최고임을 보여주기 위해 통불교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꼬집었다.
김상영 교수는 “조계종은 장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조계종의 특성과 정체성은 역사를 관통하는 사상과 신앙, 그리고 수행전통 속에서 찾아가야 한다”면서 “아직도 곳곳에서 표현되고 있는 ‘통불교’는 일본불교계에서 파생한 정체불명의 용어라는 사실 이외에도, 조계종의 전통과 역사를 아우르는 용어로도 대단히 부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각사상> 제33집에는 △한국사회에서 조계종단의 위상과 역량(김응철) △불교정화운동의 인식과 현재적 의미(이경순) △성철의 꿈과 김룡사 운달산 법회(김광식) △석전 박한영의 선리(禪理) 및 선어(禪語)에 대한 고찰(김호귀) △근대 불교계와 만암 송종헌의 교육활동(한동민) △범어사 간행 <영사단지>의 성격과 조엄(이정은) 등의 논문이 실렸다.
이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