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허설 (太虛說)
화담집 / 태허설
유교
작품
1544년 서경덕(徐敬德)이 존재와 비존재, 생성과 소멸의 연속성을 기(氣)와 허(虛)의 인식을 통해 밝힌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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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자를 무(無)에서 파악하는 노자(老子)의 세계관과 인식론 또한 비판하였다. 56세에 썼다. 『화담집』에 수록되어 있다.
태허는 “비어있으면서 비어있지 않다.” 아무것도 없는 듯하지만 우주는 보이지 않는 기로 충만하고 있다. 그것은 공간적으로 무한하고 시간적으로 영원하다. 미세하고 균질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고요한 기는 ‘본체(體)’의 상태이고, 그것이 내적 필연과 상황의 영향에 따라 때로 응집하고 때로 분산되는 것은 그 ‘작용(用)’의 상태이다. 그런 점에서 허는 결코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진공이나 허무가 아니라고 하였다.
노자는 “유(有)는 무(無)에서 생긴다.”고 하는데, 이는 허가 곧 기(氣)임을 모른 소치이다. 그리고 또 “허가 능히 기를 낳는다.”고 하는데, 이는 더욱 틀린 생각이다. 만일 그럴 경우, 기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점이 있었을 것이고, 그것은 허를 생동하지 않는 죽은 허로 만드는 결과가 된다.
다시 말하지만, 기 이전으로부터 기는 생성되지 않는다. 기의 원동자 혹은 모태는 없으며, 기는 그 자체 자기 원인의 실체이다. 기는 “시작도 없고 태어남도 없다.” 시작이 없으니 끝도 없고, 태어남이 없으니 죽음도 없다. 서경덕은 노자가 허무를 말하고, 불교가 적멸을 말하는 것은 이기의 근원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의 「태허설」은 당시에 쓴 다른 논문인 「원이기(原理氣)」, 「이기설(理氣說)」, 「귀신사생론(鬼神死生論)」 등에서 피력한 논의와 동일한 궤를 그리고 있고, 이들은 서로 유기적인 연관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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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기/펼치기참고문헌
『화담집(花潭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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