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교’ 한뿌리서 출발…양국 최대종교로 성장분류안됨
입력 2015.07.01 12:58
기자명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한일수교 50주년 특별기획 - 한일 불교를 말하다 ③ 한일불교 비교분석
韓, 일제 강점기 상처 딛고
‘독신수행’ 선풍초석 다져가
日, 결혼인정·장례 주도하며
‘생활밀착’ 포교로 교단확장
근·현대 과정 거쳐 사부대중
신행문화 다른양상으로 전개
‘禪지향’ 승가 전통은 이어가
한국과 일본불교는 ‘선불교’를 지향하는 대승불교의 기조아래 일제강점기, 근현대화 과정을 통한 상호교류와 교세확장에 나서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사진은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 주최로 지난해 일본 쿠루미시젠도우지에서 열린 ‘제35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
한국불교와 일본불교를 비교할 때 가장 먼저 꼽는 것이 바로 ‘회통불교’와 ‘종파불교’다. 우리나라 불교는 고대부터 모든 종파를 아우르는 화쟁사상에 따라 여러 종단을 하나로 통일하려는 연구와 실천이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반면 일본은 중세이후부터 불교가 갖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종파불교적 성격을 갖게 됐다. 여기에 일본고유의 토속신앙인 ‘신도’와 불교가 결합되고 정치문화까지 더해지면서 일본만의 독특한 불교문화를 형성했다. 일체의 존재를 그대로 긍정하는 일본불교는 “현상계에 출현하는 신이 오히려 근본”이라는 경향이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일본 사찰에서 조사(祖師)가 부처님이나 보살보다 더 중시되는 전각이 발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사찰에서도 토속신을 모시는 칠성각, 산신각, 조사당이 있지만 부처님을 모시는 전각과 비교하면 부속적인 것에 지나지 않은 것과 대비를 이룬다.
이후 양국의 불교문화는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여 동양 최초로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의 제국주의 정책에 따라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신도 국교화에 성공한 후 일본 불교계는 철저히 전쟁의 도구로 이용됐다. 각 불교종파는 대외전쟁에 사부대중의 파견을 독려했다. 원영상 한국일본불교문화학회장은 ‘일본불교의 계율 수용과 변용’이란 논문을 통해 “일본불교는 오늘날에 이르러 비로소 국가의 전략에 말려들어 범교단적으로 ‘바라이죄’를 저지른 것에 대한 참회의 길을 걷고 있다”면서 “불교가 국가의 이념에 무비판적으로 동조하게 될 때 극도의 결과를 낳는다는 교훈을 일본불교계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불교는 근현대 불교교학의 발전에 힘입어 종파성에 치우친 계율정신을 ‘대승정신의 회복’이라는 과제와 함께 위기의 지구적 상황에 맞추어 새로운 시도를 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의 불교계는 근대화를 넘어 현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다른 양상으로 교단을 확장해 나갔다. 우리나라 불교는 1960~70년대 정화운동을 거치며 ‘독신 수행자’의 기틀을 잡아나가며 선불교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나갔다. 일본불교 역시 선불교를 앞세워 적극적인 포교에 나서면서 현대에 이르러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일본 최대 종교로 자리 잡는다. 현재 종파 수만 60개가 넘고, 일본 내 사찰 수는 7만5000여 개, 스님의 수는 18만 명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불교 신도 수는 8470만 명, 30만여 개의 불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인이라면 대부분 신자가 아니라도 사찰을 참배하고, 장례식은 불교의식에 따라 거행한다. “태어나면 신사에 참배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결혼식은 교회에서, 장례식은 절에서”라는 것이 일반적인 일본인들의 신앙형태다. 시신은 화장해 사찰에 딸린 가족 납골당에 안치하고 사후에는 일반적으로 계명을 붙인다. 한국과는 달리 사찰의 대부분은 산속이 아닌 주택가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사찰 안에 납골당을 갖춘 묘지를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일부 종파를 제외하고는 근대에 들어 대부분 종파에서 스님들의 결혼을 인정하고 있으며, 자식 혹은 양자를 통해 주지직이 계승되고 있다. 반면 사찰 주지의 권한이 막강한 우리와는 달리 일본의 경우 사찰 조직이나 운영에서 일반 신도회가 재정이나 불사 등과 관련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사찰 회주나 주지의 업무는 1년에 8번 ‘다이한냐기토에’라는 법회에서 법문을 하거나 신도들의 장례식을 치러주고, 신도들의 기일 제사를 집전해 주는 일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신도만을 위한 것이 아닌 일반인과 모든 불자들을 대상으로 천도재 등을 치러주는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에서 선종은 조동종, 임제종, 황벽종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조동종이 일본 선종 가운데 가장 큰 교단이다. 현재 조동종은 일본 내 사찰 수가 1만5000여 개, ‘단카’로 불리는 신도 수는 700만 명이 이른다. 교세로 보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과 견줄 만 하다.
조동종의 총본산 사찰은 1244년 도겐 선사가 지은 ‘에이헤이지(永平寺)’로, 후쿠이현 에이헤이쵸에 있다. 해외에도 유럽, 미국, 하와이 등지에 10여 개의 사찰이 있다. 현재 조동종의 스님은 결혼도 하고 아이를 가질 수 있지만, 메이지시대(1868~1912)까지만 해도 스님들의 결혼을 허용하지 않았다. 대처승을 인정하는 종파지만 수행과정 만큼은 엄격하다. 일반적으로 조동종에서 스님은 도쿄 세타가야 구에 있는 종단 대학인 코마자와대학 불교학과를 나온다. 이후 스님이 되기 위한 출가의식인 ‘토쿠도(得度)’와 총본사 사찰에서의 1~3년 간 수행생활을 거쳐 스승으로부터 계를 받는 의식인 덴포를 통해 정식 스님이 된다. 일본불교 역시 한국의 법맥과 같이 ‘혈맥(血脈)’을 통해 스승과 제자가 계보를 이어간다. 일본 조동종 말사 미쓰덴지의 회주인 모리타 겐쇼 스님은 “조동종은 사찰 주지의 아들이라고 해서 아버지의 절을 무조건 물려받을 수 없다”면서 “주지가 되기 위해서는 출가해 토쿠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테면 총본산에서 1일 주지직을 수행하는 ‘쓰이세’를 마치고, 주지직을 맡는 일인 ‘주쇼쿠’, 주지 취임식인 ‘신산’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사찰 주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현대국가들이 ‘정교분리’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불교의 정치활동이 눈에 띈다. 일본 불교종파의 신도단체인 창가학회가 지난 1964년 공명당을 만들어 큰 규모의 정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종교단체인 창가학회가 정당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많다. ‘정교분리론’의 관점에서 창가학회에 대한 비판은 종단과 신도단체 및 종교단체와 정당활동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제기돼 늘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종교적 이상의 구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창가학회의 정치적 실험은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서 “창가학회가 공명당을 창당할 당시 표방했던 현실적인 강령인 ‘중도’ ‘평화’ ‘복지’의 이념조차 실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일본 불교 체험 프로그램
한국 템플스테이와 닮은 ‘숙방’
사찰음식 ‘정진요리’로 힐링
일본 사찰이 운영하는 숙방 내부 모습.
사찰의 고즈넉함과 자연의 정취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템플스테이’는 이제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문화체험으로 자리매김했다. 일상의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한 힐링 프로그램으로 손색이 없는 만큼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숙방(宿坊)’ 프로그램이 있다. 원래 사찰에서 참배객에게 숙박을 제공하는 곳을 표현한 것이지만, 불자는 물론 일반 관광객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술과 육식 등이 엄격히 제한하는 국내 템플스테이와는 달리 숙방의 체험프로그램은 비교적 자유롭고 느슨한 편이다. 일본불교의 모산(母山)으로 불리는 오사카 히에이산에만 50여 개의 숙방이 있는 등 일본 내 많은 사찰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히에이산에 위치한 엔랴쿠지 숙방 관계자는 “과거 엄격한 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호응도가 낮아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됐다”면서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춘 숙박시설에서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곳에서 제공하는 사찰음식인 ‘쇼진요리(精進料理)’도 눈여겨 볼만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진요리’이라고 불리며 산스크리트어 ‘비리야(virya)’의 번역어다. “정진을 담아서 나쁜 마음, 악행을 억제하고, 선행을 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데치거나 끓이는 것과 같이 시간 및 잔손질이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는 것이 정진요리의 특징이다. 쇼진 요리에는 야채 외에 콩으로 가공한 두부, 유부, 낫토 등의 식품이 들어간다. 제한된 재료만 사용하기 때문에 조리법이 발달됐으며, 맛과 영양이 일품이다.
[불교신문3117호/2015년7월1일자]
한국불교와 일본불교를 비교할 때 가장 먼저 꼽는 것이 바로 ‘회통불교’와 ‘종파불교’다. 우리나라 불교는 고대부터 모든 종파를 아우르는 화쟁사상에 따라 여러 종단을 하나로 통일하려는 연구와 실천이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반면 일본은 중세이후부터 불교가 갖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종파불교적 성격을 갖게 됐다. 여기에 일본고유의 토속신앙인 ‘신도’와 불교가 결합되고 정치문화까지 더해지면서 일본만의 독특한 불교문화를 형성했다. 일체의 존재를 그대로 긍정하는 일본불교는 “현상계에 출현하는 신이 오히려 근본”이라는 경향이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일본 사찰에서 조사(祖師)가 부처님이나 보살보다 더 중시되는 전각이 발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사찰에서도 토속신을 모시는 칠성각, 산신각, 조사당이 있지만 부처님을 모시는 전각과 비교하면 부속적인 것에 지나지 않은 것과 대비를 이룬다.
이후 양국의 불교문화는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여 동양 최초로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의 제국주의 정책에 따라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신도 국교화에 성공한 후 일본 불교계는 철저히 전쟁의 도구로 이용됐다. 각 불교종파는 대외전쟁에 사부대중의 파견을 독려했다. 원영상 한국일본불교문화학회장은 ‘일본불교의 계율 수용과 변용’이란 논문을 통해 “일본불교는 오늘날에 이르러 비로소 국가의 전략에 말려들어 범교단적으로 ‘바라이죄’를 저지른 것에 대한 참회의 길을 걷고 있다”면서 “불교가 국가의 이념에 무비판적으로 동조하게 될 때 극도의 결과를 낳는다는 교훈을 일본불교계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불교는 근현대 불교교학의 발전에 힘입어 종파성에 치우친 계율정신을 ‘대승정신의 회복’이라는 과제와 함께 위기의 지구적 상황에 맞추어 새로운 시도를 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의 불교계는 근대화를 넘어 현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다른 양상으로 교단을 확장해 나갔다. 우리나라 불교는 1960~70년대 정화운동을 거치며 ‘독신 수행자’의 기틀을 잡아나가며 선불교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나갔다. 일본불교 역시 선불교를 앞세워 적극적인 포교에 나서면서 현대에 이르러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일본 최대 종교로 자리 잡는다. 현재 종파 수만 60개가 넘고, 일본 내 사찰 수는 7만5000여 개, 스님의 수는 18만 명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불교 신도 수는 8470만 명, 30만여 개의 불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인이라면 대부분 신자가 아니라도 사찰을 참배하고, 장례식은 불교의식에 따라 거행한다. “태어나면 신사에 참배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결혼식은 교회에서, 장례식은 절에서”라는 것이 일반적인 일본인들의 신앙형태다. 시신은 화장해 사찰에 딸린 가족 납골당에 안치하고 사후에는 일반적으로 계명을 붙인다. 한국과는 달리 사찰의 대부분은 산속이 아닌 주택가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사찰 안에 납골당을 갖춘 묘지를 갖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일부 종파를 제외하고는 근대에 들어 대부분 종파에서 스님들의 결혼을 인정하고 있으며, 자식 혹은 양자를 통해 주지직이 계승되고 있다. 반면 사찰 주지의 권한이 막강한 우리와는 달리 일본의 경우 사찰 조직이나 운영에서 일반 신도회가 재정이나 불사 등과 관련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사찰 회주나 주지의 업무는 1년에 8번 ‘다이한냐기토에’라는 법회에서 법문을 하거나 신도들의 장례식을 치러주고, 신도들의 기일 제사를 집전해 주는 일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신도만을 위한 것이 아닌 일반인과 모든 불자들을 대상으로 천도재 등을 치러주는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에서 선종은 조동종, 임제종, 황벽종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조동종이 일본 선종 가운데 가장 큰 교단이다. 현재 조동종은 일본 내 사찰 수가 1만5000여 개, ‘단카’로 불리는 신도 수는 700만 명이 이른다. 교세로 보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과 견줄 만 하다.
조동종의 총본산 사찰은 1244년 도겐 선사가 지은 ‘에이헤이지(永平寺)’로, 후쿠이현 에이헤이쵸에 있다. 해외에도 유럽, 미국, 하와이 등지에 10여 개의 사찰이 있다. 현재 조동종의 스님은 결혼도 하고 아이를 가질 수 있지만, 메이지시대(1868~1912)까지만 해도 스님들의 결혼을 허용하지 않았다. 대처승을 인정하는 종파지만 수행과정 만큼은 엄격하다. 일반적으로 조동종에서 스님은 도쿄 세타가야 구에 있는 종단 대학인 코마자와대학 불교학과를 나온다. 이후 스님이 되기 위한 출가의식인 ‘토쿠도(得度)’와 총본사 사찰에서의 1~3년 간 수행생활을 거쳐 스승으로부터 계를 받는 의식인 덴포를 통해 정식 스님이 된다. 일본불교 역시 한국의 법맥과 같이 ‘혈맥(血脈)’을 통해 스승과 제자가 계보를 이어간다. 일본 조동종 말사 미쓰덴지의 회주인 모리타 겐쇼 스님은 “조동종은 사찰 주지의 아들이라고 해서 아버지의 절을 무조건 물려받을 수 없다”면서 “주지가 되기 위해서는 출가해 토쿠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테면 총본산에서 1일 주지직을 수행하는 ‘쓰이세’를 마치고, 주지직을 맡는 일인 ‘주쇼쿠’, 주지 취임식인 ‘신산’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사찰 주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현대국가들이 ‘정교분리’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불교의 정치활동이 눈에 띈다. 일본 불교종파의 신도단체인 창가학회가 지난 1964년 공명당을 만들어 큰 규모의 정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종교단체인 창가학회가 정당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많다. ‘정교분리론’의 관점에서 창가학회에 대한 비판은 종단과 신도단체 및 종교단체와 정당활동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제기돼 늘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종교적 이상의 구현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창가학회의 정치적 실험은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서 “창가학회가 공명당을 창당할 당시 표방했던 현실적인 강령인 ‘중도’ ‘평화’ ‘복지’의 이념조차 실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 일본 불교 체험 프로그램
한국 템플스테이와 닮은 ‘숙방’
사찰음식 ‘정진요리’로 힐링
일본 사찰이 운영하는 숙방 내부 모습.
사찰의 고즈넉함과 자연의 정취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템플스테이’는 이제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문화체험으로 자리매김했다. 일상의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한 힐링 프로그램으로 손색이 없는 만큼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숙방(宿坊)’ 프로그램이 있다. 원래 사찰에서 참배객에게 숙박을 제공하는 곳을 표현한 것이지만, 불자는 물론 일반 관광객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술과 육식 등이 엄격히 제한하는 국내 템플스테이와는 달리 숙방의 체험프로그램은 비교적 자유롭고 느슨한 편이다. 일본불교의 모산(母山)으로 불리는 오사카 히에이산에만 50여 개의 숙방이 있는 등 일본 내 많은 사찰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히에이산에 위치한 엔랴쿠지 숙방 관계자는 “과거 엄격한 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호응도가 낮아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됐다”면서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춘 숙박시설에서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곳에서 제공하는 사찰음식인 ‘쇼진요리(精進料理)’도 눈여겨 볼만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진요리’이라고 불리며 산스크리트어 ‘비리야(virya)’의 번역어다. “정진을 담아서 나쁜 마음, 악행을 억제하고, 선행을 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데치거나 끓이는 것과 같이 시간 및 잔손질이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는 것이 정진요리의 특징이다. 쇼진 요리에는 야채 외에 콩으로 가공한 두부, 유부, 낫토 등의 식품이 들어간다. 제한된 재료만 사용하기 때문에 조리법이 발달됐으며, 맛과 영양이 일품이다.
[불교신문3117호/2015년7월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