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과 전통 아울러 회통불교 살려야”BOOK
입력 2012.03.12 16:00
기자명김종찬 기자 kimjc00@ibulgyo.com
<불교평론> 50호 기념 ‘한국불교 개혁을 꿈꾸다’
“1700년 한국불교의 전통과 역사, 그리고 이 기간 중 한반도 내에서 형성된 사찰 자산을 국가 법률에 의해 법률적으로 승계하여 소유 관리하는 유일무이한 교단임을 감안할 때, 조계종이라는 명칭에 국한됨으로써 다양한 불교의 가르침(화엄, 법상, 천태, 정토 등)을 기반으로 형성된 불교자산을 승계하여 관리하는 법률적 주체로서 지위에 조금이라도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은 <불교평론> 통권50호(2012년 봄호) 특집 ‘한국불교 개혁을 꿈꾸다’에서 “정통과 전통을 아우르는 교단으로” 향하는 기본자세를 이렇게 갈파했다.
스님은 특히 “한국불교가 간화선이라는 선불교의 특정 수행법만을 사부대중에게 일반화시키는 것도 불교의 가르침을 부분적으로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한국불교를 사회적 자비 실천을 하는 현대불교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1000여년 전의 불교관으로 번역된 중국 언어의 한계를 넘어 시대마다 불교 가르침을 종합해냈던 회통불교의 전통을 살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화운동·비상종단·개혁회의 집중 조명
성과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 그리기 ‘일환’
현응스님 “다양한 가르침·자산 승계
사회적 자비 실천하는 불교역할” 강조
‘역사와 현실의 참여 고민’에 대해 이기영.서경수 교수를 중심으로 논한 이민용 한국불교연구원장은 “현장의식과 참여의식에 이르면 불교 교설의 이상적 경지를 기술하는 관행어인 보살 자비 등이 전혀 다른 색깔을 띠게 된다”며 “참여 보살행과 현장 자비행은 관념어와 이상적 무지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산중불교, 기복불교’를 개혁하려 했던 휴암스님을 논한 박경준 교수(동국대)는 조선 이후 한국불교의 빈곤상황이 한국전쟁을 거치며 절대빈곤에서 경제가치를 최우선하는 물질지향적 가치관에 오염되게 했다며, ‘관제불교, 개인주의 파벌주의’ 탈피를 지향했던 휴암스님이 “망념과 비교급이 사라진 온전한 세계”였다며, 위빠사나에 대해 욕망통제와 평정심 회복에 유용하지만 ‘존재의 근원적 해방’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봤던 휴암스님을 재조명했다.
특집호는 총론인 ‘한국불교, 어떻게 개혁해 왔나’(차차석 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에서 개혁운동의 주체를 네가지로 구분했다.
2007년 10월19일 열린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법회. 불교신문 자료사진첫째는 선불교 전통을 고수하며 현대화.대중화를 추구한 경허, 한용운, 백학명, 청담, 성철, 광덕, 숭산행원 스님 등을 꼽았고, 둘째는 대승보살사상의 기치 아래 수행문화 일신을 주창한 백용성 등의 출가와 재가의 공존공영론자들과, 셋째는 새로운 종파운동으로 생활불교를 주창한 원불교 창시자 박중빈, 진각종의 손상규, 관음종의 이홍선 등을, 마지막 네 번째는 불교개혁의 당위성 확립을 위해 이론을 개발한 학자집단으로 권상로, 박한영, 황성기, 이기영, 한상범, 박선영, 공종원, 임무근 등으로 대별하고 있다.
차 교수는 논문에서 한국불교가 개항이후 다양한 형태로 개혁이 진행되는 양상에 대해 전통불교의 구습을 굳건하게 지키면서 개혁의 속도는 비포장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와 같은 형태라고 평가했다.
경허스님에 대해 ‘선풍진작으로 한국불교를 바로세우다’라고 논평한 이종수 동국대 HK연구교수는 수선결사를 통해 이루고자했던 개혁운동의 실체를 선 교학 염불의 삼문수학의 18~20세기초 체제에서 선사의 위상이 하락하고 교학의 강백이 우대받는 현실에서, 불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수선결사의 계승으로 선학원 운동을 전개한 것으로 논평했다.
용성스님에 대해서는 ‘대각운동은 자아완성과 구세의 길’(허우성 경희대 교수)에서 1927년 시작된 대각운동으로 선농불교의 실천, <조선글 화엄경> 발간 등을 적시하고, 대각사상을 결집한 <각해일륜>을 통해 기독교 비판과 지계의 강조 등을 집중조명했다.
중앙불전(동국대 전신) 학장이었던 박한영에 대해서는 ‘교육에 힘써야 불교가 바로 선다’(박병기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를 통해 저서 <조선불교현대화론>에서 통박한 ‘불교강사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분석하며 불교강사의 최소요건에 대해 “첫째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지혜, 둘째 그 지혜를 자신이 만나는 제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실천적 능력”으로 요약했다.
만해스님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유효한 조선불교유신론’(박재현 선불교학교장)에서 7개조로 된 <조선불교개혁안>을 집중분석했다. 특히 선의 대표적 수행동력으로 ‘방할’을 들고 이를 “임제의 할과 덕산의 방은 선기에 있어 특별한 명물”이라 지적한 내용을 예로 들었다.
또한 대중불교에 대해 “불교는 반드시 애(愛)를 버리고 친(親)을 떠나서 인간사회를 격리한 뒤에 행하는 것”이라며 “번뇌 중에서 보리를 얻고 생사 중에서 열반을 얻는 것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이 대중불교의 건설”이란 개혁안을 소개했다.
광덕스님과 관련 ‘불광운동의 기조는 보현행원의 실천’(김재영 동방불교대 교수)에서는 불광운동의 전개가 시민중심의 개척불교운동이며, 법등(法燈) 중심의 전법운동 또 호법중심의 사회적 실천운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은 <불교평론> 통권50호(2012년 봄호) 특집 ‘한국불교 개혁을 꿈꾸다’에서 “정통과 전통을 아우르는 교단으로” 향하는 기본자세를 이렇게 갈파했다.
스님은 특히 “한국불교가 간화선이라는 선불교의 특정 수행법만을 사부대중에게 일반화시키는 것도 불교의 가르침을 부분적으로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한국불교를 사회적 자비 실천을 하는 현대불교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1000여년 전의 불교관으로 번역된 중국 언어의 한계를 넘어 시대마다 불교 가르침을 종합해냈던 회통불교의 전통을 살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화운동·비상종단·개혁회의 집중 조명
성과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 그리기 ‘일환’
현응스님 “다양한 가르침·자산 승계
사회적 자비 실천하는 불교역할” 강조
‘역사와 현실의 참여 고민’에 대해 이기영.서경수 교수를 중심으로 논한 이민용 한국불교연구원장은 “현장의식과 참여의식에 이르면 불교 교설의 이상적 경지를 기술하는 관행어인 보살 자비 등이 전혀 다른 색깔을 띠게 된다”며 “참여 보살행과 현장 자비행은 관념어와 이상적 무지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산중불교, 기복불교’를 개혁하려 했던 휴암스님을 논한 박경준 교수(동국대)는 조선 이후 한국불교의 빈곤상황이 한국전쟁을 거치며 절대빈곤에서 경제가치를 최우선하는 물질지향적 가치관에 오염되게 했다며, ‘관제불교, 개인주의 파벌주의’ 탈피를 지향했던 휴암스님이 “망념과 비교급이 사라진 온전한 세계”였다며, 위빠사나에 대해 욕망통제와 평정심 회복에 유용하지만 ‘존재의 근원적 해방’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봤던 휴암스님을 재조명했다.
특집호는 총론인 ‘한국불교, 어떻게 개혁해 왔나’(차차석 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에서 개혁운동의 주체를 네가지로 구분했다.
2007년 10월19일 열린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법회. 불교신문 자료사진첫째는 선불교 전통을 고수하며 현대화.대중화를 추구한 경허, 한용운, 백학명, 청담, 성철, 광덕, 숭산행원 스님 등을 꼽았고, 둘째는 대승보살사상의 기치 아래 수행문화 일신을 주창한 백용성 등의 출가와 재가의 공존공영론자들과, 셋째는 새로운 종파운동으로 생활불교를 주창한 원불교 창시자 박중빈, 진각종의 손상규, 관음종의 이홍선 등을, 마지막 네 번째는 불교개혁의 당위성 확립을 위해 이론을 개발한 학자집단으로 권상로, 박한영, 황성기, 이기영, 한상범, 박선영, 공종원, 임무근 등으로 대별하고 있다.
차 교수는 논문에서 한국불교가 개항이후 다양한 형태로 개혁이 진행되는 양상에 대해 전통불교의 구습을 굳건하게 지키면서 개혁의 속도는 비포장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와 같은 형태라고 평가했다.
경허스님에 대해 ‘선풍진작으로 한국불교를 바로세우다’라고 논평한 이종수 동국대 HK연구교수는 수선결사를 통해 이루고자했던 개혁운동의 실체를 선 교학 염불의 삼문수학의 18~20세기초 체제에서 선사의 위상이 하락하고 교학의 강백이 우대받는 현실에서, 불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수선결사의 계승으로 선학원 운동을 전개한 것으로 논평했다.
용성스님에 대해서는 ‘대각운동은 자아완성과 구세의 길’(허우성 경희대 교수)에서 1927년 시작된 대각운동으로 선농불교의 실천, <조선글 화엄경> 발간 등을 적시하고, 대각사상을 결집한 <각해일륜>을 통해 기독교 비판과 지계의 강조 등을 집중조명했다.
중앙불전(동국대 전신) 학장이었던 박한영에 대해서는 ‘교육에 힘써야 불교가 바로 선다’(박병기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를 통해 저서 <조선불교현대화론>에서 통박한 ‘불교강사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분석하며 불교강사의 최소요건에 대해 “첫째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지혜, 둘째 그 지혜를 자신이 만나는 제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실천적 능력”으로 요약했다.
만해스님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유효한 조선불교유신론’(박재현 선불교학교장)에서 7개조로 된 <조선불교개혁안>을 집중분석했다. 특히 선의 대표적 수행동력으로 ‘방할’을 들고 이를 “임제의 할과 덕산의 방은 선기에 있어 특별한 명물”이라 지적한 내용을 예로 들었다.
또한 대중불교에 대해 “불교는 반드시 애(愛)를 버리고 친(親)을 떠나서 인간사회를 격리한 뒤에 행하는 것”이라며 “번뇌 중에서 보리를 얻고 생사 중에서 열반을 얻는 것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이 대중불교의 건설”이란 개혁안을 소개했다.
광덕스님과 관련 ‘불광운동의 기조는 보현행원의 실천’(김재영 동방불교대 교수)에서는 불광운동의 전개가 시민중심의 개척불교운동이며, 법등(法燈) 중심의 전법운동 또 호법중심의 사회적 실천운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만해스님의 <조선불교유신론>의 산실인 인제 백담사.이런 운동은 광덕스님이 석가모니의 치열한 카띠야적(khattiya的, 戰士的) 사회의식으로 동체대비의 불교사상을 창출하기 위해 전통불교.수행불교의 관념성과 허구성을 비판했던 역사적 궤로 파악했다.
특히 ‘인간의 무한자존성’에 초점을 둔 초기 불광운동이 사회변혁적 소극성으로, 광덕스님 이후에 점차 사찰.출가 중심의 운동 방식으로 흐르는 점을 새로운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이어 ‘권상로’(이재헌 서울대 종교대학원 강사) ‘박중빈’(장진영 원불교 교무) ‘이영재’(김광식 동국대 연구교수) ‘손규상’(김경집 진각대학원 교수) ‘성철, 근본주의에 기초한 현대문화의 수용’(김종인 경희대 휴마나티스칼리지 교수) ‘황성기’(하춘생 동방불교대 교수) 등으로 불교 개혁론자들을 점검하고, ‘정화운동’(박희승 조계종총무원 문화부) ‘비상종단’(박부영 불교신문 기자) ‘개혁회의’(이재형 법보신문 기자) 등으로 개혁불사의 실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단하는 18편의 논문과 글을 게재했다.
홍사성 <불교평론> 주간은 권두언에서 “불교가 추구해온 개혁의지와 노력과 성과를 뒤돌아보고 이에 바탕한 새로운 미래를 그려보기 위해 특집을 꾸몄다”며 “불교적 가치관에 반하는 모든 생각과 제도를 개혁하고, 정법이 아닌 모든 것은 정법으로 회귀시키는 것에 불교의 존재 이유가 있다”라고 밝혔다.
[불교신문 2799호/ 3월14일자]
김종찬 기자 kimjc00@ibulgyo.com다른 기사 보기
특히 ‘인간의 무한자존성’에 초점을 둔 초기 불광운동이 사회변혁적 소극성으로, 광덕스님 이후에 점차 사찰.출가 중심의 운동 방식으로 흐르는 점을 새로운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이어 ‘권상로’(이재헌 서울대 종교대학원 강사) ‘박중빈’(장진영 원불교 교무) ‘이영재’(김광식 동국대 연구교수) ‘손규상’(김경집 진각대학원 교수) ‘성철, 근본주의에 기초한 현대문화의 수용’(김종인 경희대 휴마나티스칼리지 교수) ‘황성기’(하춘생 동방불교대 교수) 등으로 불교 개혁론자들을 점검하고, ‘정화운동’(박희승 조계종총무원 문화부) ‘비상종단’(박부영 불교신문 기자) ‘개혁회의’(이재형 법보신문 기자) 등으로 개혁불사의 실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단하는 18편의 논문과 글을 게재했다.
홍사성 <불교평론> 주간은 권두언에서 “불교가 추구해온 개혁의지와 노력과 성과를 뒤돌아보고 이에 바탕한 새로운 미래를 그려보기 위해 특집을 꾸몄다”며 “불교적 가치관에 반하는 모든 생각과 제도를 개혁하고, 정법이 아닌 모든 것은 정법으로 회귀시키는 것에 불교의 존재 이유가 있다”라고 밝혔다.
[불교신문 2799호/ 3월14일자]
김종찬 기자 kimjc00@ibulgyo.com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