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평론
한국불교학 그 반성과 전망 / 이혜숙
-동국대학교의 현행 교과를 중심으로
[5호] 2000년 12월 10일 (일) 이혜숙 동국대 강사
1. 들어가는 말
불교학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간간이 제기되어 온 문제이다. 그 포괄적인 반성과 답에 접근해 가는 방식은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타의 종교학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가 비교하는 입장에서도 가능할 것이고, 불교교리의 해석이 자체적으로 안내하는 것들을 따라가는 방식, 혹은 아주 경험적으로 기존의 불교교육과정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들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접근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불교 전문교육과정의 하나인 대학에서 전공교과목으로 개설되어 있는 것들이 불교학의 모든 내용을 포함한다고는 볼 수 없지만, 중요성 인정도(認定度)의 우선순위를 생각할 때 그것들이 비교우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다시 말하면 가장 오랜 전통의 불교학 산실인 동국대학교 불교학부와 대학원의 교과들을 검토해보면 이 시점에서 한국불교학이 중요시하는 대강의 내용들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자료들을 가지고 필자는 기타의 종교학과 비교를 해보기도 하고, 불교교리에 입각한 검토, 더 나아가서는 소비자주의 불교학이라 할까, 불교인으로서 자유로이 불교를 향하여 묻고 싶은 질문들을 종합하는 방식으로 불교학의 내용과 보완의 과제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2. 동국대 불교학의 교과목과 연구경향
우선 현재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불교학 전공과정에 개설되어 있는 교과목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1) 각주 1)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2000학년도 신입생 교과안내 자료.
1학년에 인도불교사,
2학년 기초교육과정에는 초기불교, 중국불교사, 종교학, 불교경전의 이해, 불교원전 강독, 계율학, 아비달마불교, 대승불교, 한국불교사(삼국), 한문불전강독,
3, 4학년 전문교육과정에는 한국불교사(고려, 조선), 중관학, 유식학, 정토학, 화엄학, 한국불교사상, 동아시아불교, 불교윤리학, 중국불교철학, 천태학, 밀교, 불교교리사, 불교사회경제론, 세계종교사, 전법교화론 등이다.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의 ‘불교사학 전공’ ‘불교교학 전공’ ‘응용불교학 전공’을 망라하여 개설된 교과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2) 각주2) http://www.dogguk.ac.kr/DGUH/에서 인용. 2000년 11월 현재.
석사과정을 위해서는,
근본불교 연구, 신라불교사 연구, 부파불교 연구, 선사상 연구, 반야사상 연구, 중국불교사 연구, 일본불교사 연구, 한국불교사상 연구, 남방불교사 연구, 서장어 불전 연구, 고려불교사 연구, 중관사상 연구, 천태사상 연구, 불전성립사 연구, 밀교사상 연구, 인도불교사 연구, 범어 불전연습, 여래장사상 연구, 대승불교 연구, 불교교단사 연구, 조선불교사 연구, 유식철학 연구, 화엄철학 연구, 대승불교성립사 연구, 정토사상 연구, 계율사상 연구, 팔리어 불전연습, 삼론학 연구, 법화사상 연구, 중국불교사상 연구, 포교학 연구, 불교사회복지학 연구, 불교서지학 연구, 비교종교학 연구, 불교사회학, 불교경제학, 종교교육학 연구, 불교윤리학 연구, 불교의 여성 연구, 불교고고학 연구가 있다.
박사과정을 위해서는,
신라불교사 특강, 근본불교 특강, 정토사상 특강, 불전성립사 특강, 반야사상 특강, 계율사상 특강, 한국불교사상 특강, 서장어 불전 특강, 삼국불교사 특강, 부파불교 특강, 천태사상 특강, 중국불교사 특강, 여래장사상 특강, 범어 불전 특강, 한국근대불교사 특강, 삼론학 특강, 대승불교 특강, 고려불교사 특강, 밀교사상 특강, 화엄철학 특강, 팔리어 불전 특강, 일본불교 특강, 중국불교사상 특강, 유식철학 특강, 조선불교사 특강, 중관사상 특강, 선사상 특강, 법화사상 특강, 불교교류사 특강, 서역불교사 특강, 인도불교사 특강, 비교종교학 특강, 불교사회학 특강, 포교학 특강, 불교사회복지학 특강, 불교서지학 특강, 불교고고학 특강, 불교예술 특강, 사원경제 특강 등 총 79여 개의 교과가 개설되어 있다.
이상과 같이 개설되어 있는 교과목들의 상하단계나 상호관련 등 그 내용을 돌아보는 것은 본고의 예정된 범위를 벗어나므로 여기서는 다만 그 이름들을 주의해 보자. 아울러 국내 기독교대학의 예를 들어 비교해볼까 하는데, 학부의 교과들보다는 대학원과정에 개설된 것들이 연구의 중심과제가 되고 그만큼 비중이 있는 것이므로 대학원 교과를 주로 살펴본다.
연세대학교 학부 신학과의 경우3) 특기할 만한 것으로서는 채플, 현대신학사, 신학실천(1)과 (2), 영어 신학원강, 실용영어, 교회와 사회, 사회윤리의 신학적 배경, 최근의 신학, 교육현장론, 목회학 등이 있다. 흔히 예상되는 신약, 구약개론 등의 기독교교과 이외에 필자의 주관적인 기준에서 앞서 소개된 교과들에 주목하는 이유는 나중에 소개하겠다. 각주3) http://www.yonsei.ac.kr의 대학 및 대학원소개 자료 인용. 2000년 10월 현재.
연세대학교 대학원 신학과는 석사, 박사과정을 망라하여 구약학,신약학,조직신학,세계교회사,기독교윤리학,기독교교육학,종교학,실천신학의 세분된 전공 아래 개설된 과목들은 다음과 같다.
구약학 방법론, 이스라엘 역사, 구약원전, 구약학사, 이스라엘 종교, 성서 지리학, 구약과 고대근동세계, 역대기역사, 구약신약 중간사, 신약의 종말론, 신약 원전, 신약 배경사, 마가복음서 세미나, 계시록, 로마서 세미나, 신약본문 비평, 신약기독론, 신약체계론, 현대신학 동향, 신론 연구, 기독론, 초급 라틴어, 고급 라틴어, 교부신학, 중세신학사, 종교개혁사, 현대신학사, 역사방법론, 성령론 연구, 성례론 연구, 창조론 연구, 이데올로기와 기독교, 기독교 윤리학 방법론, 기독교윤리의 성서적 기초, 기독교윤리체계, 기독교 사회윤리의 연구, 기독교 개인윤리, 기독교 윤리사상사, 기독교 교육 교수학습론, 기독교교육학 연구방법론, 종교심리학, 그룹 다이나믹스, 기독교 청소년교육, 성년기 기독교교육, 교회와 커뮤니케이션, 기독교 교육과정, 기독교 교육철학, 한국종교사, 종교사회학, 종교학방법론, 구약신학, 구약고고학, 오경연구, 예언서 해석, 아람어, 이사야 연구, 예레미야 연구, 에스겔 연구, 요한복음서 세미나, 신약학사, 신약 해석학, 예수의 비유, 갈라디아서 세미나, 고린도 후서, 마태복음서 세미나, 신약고고학, 신학인식론, 인간론, 구속론, 종교철학, 한국기독교회사, 이단분파사, 현대교회사, 퓨리터니즘 연구, 상황 윤리, 신학적 윤리, 기독교와 공산주의, 기독교윤리와 정치, 신약의 윤리, 기독교교육신학, 목회상담 연구, 기독교 교육사, 종교 예술, 교회 음악, 기독교 교육의 사회학적 기초, 기독교교육의 현장론, 기독교교육 행정연구, 한국 샤머니즘, 세계종교사, 한국신흥종교, 유교 연구, 불교연구, 기독교와 타종교, 연구지도 1, 창세기 연구, 지혜문학 해석, 시편 연구, 사해 사본연구, 고대근동의 종교, 포로기와 회복기의 역사, 바울서 신해석, 공관복음서 연구, 원시공동체의 윤리, 폴틸리히 신학연구, 칼바르트 신학연구, 철학과 신학, 현대 역사신학연구, 교회론, 이레니우스와 어거스틴의 구속사 연구, 보나벤투라와 아퀴나스 연구, 단테와 마셀리우스 연구, 루터와 칼빈신학 연구, 웨슬리와 에드워즈신학 연구, 교회와 국가, 사회윤리 방법론, 현대과학기술과 인간의 가치, 세례론, 기독교교육의 이론과 실제, 민간 신앙, 종교적 언어연구, 신화학, 신명기와 신명기역사 연구, 구약 해석학, 포로기 예언자 연구, 구약외경 연구, 묵시문학 연구, 구약성서 본문비평, 신약 신학 세미나, 사도행전 연구, 히브리서 연구, 불트만 연구, 누가복음서 세미나, 계시론 연구, 삼위일체론 연구, 현대종말론 비교연구, 의인론 연구, 실존론적 신학 연구, 변증법적 신학 연구, 해석학적 신학, 최근의 신학1, 최근의 신학2, 선교신학, 현대신학 세미나1, 현대신학 세미나2, 미국 신학사, 한국신학사 연구, 에큐메닉스 세미나, 현대기독교윤리학, 현대사회와 윤리문제 세미나, 에큐메니칼 윤리, 설교학, 예배학, 기독교교육 세미나, 원시종교론, 현대문명과 종교, 신비주의 연구, 이슬람 연구, 도교 연구, 연구지도2 등 총 160 여개의 교과목이 열려 있다.
다소 지루한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신학 전공의 교과목을 낱낱이 나열한 것은 그 특정 대학의 편성이 우리에게 학문적으로 모델시될 이유가 있어서는 결코 아니다.
다만 어느 점에서의 차이가 있음을 주목하고자 한다. 필자의 임의로 고딕체로 강조한 교과목들과 함께 다른 기독교대학원의 전공교과들을 좀더 살펴보기로 한다.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의 목회지도자 과정과 평신도지도자 과정이 신학,상담,교육,선교 목회,임상목회,목회상담전문,으로 나누어져 있음을 볼 필요가 있고, 성공회대학교 신학대학원 신학과에는 기본적인 성서신학, 교회사, 조직신학, 윤리신학, 선교신학, 목회실천신학의 전공교과들 이외에 환경윤리 세미나, 의료윤리 세미나, 대중문화와 기독교 세미나, 기독교와 사회복지 세미나, 민중신학 세미나, 제3세계 신학 세미나 등을 개설하거나 개설 예정으로 있음을 본다.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에는 기독교 신학과와 목회상담학과, 기독교사회학과, 기독교문화학과 등이 있는데, 기초공통과목으로서 현대신학의 동향, 목회상담의 이론과 실제, 현대사회와 기독교윤리가 개설되어 있다.4) 각주4) http://www.sgcs.soongsil.ac.kr 자료 인용. 2000년 10월 현재.
전공필수과목으로서는 각각 오늘날의 개혁신학, 성경신학, 영성신학, 기독교사회학, 사회사상사 혹은 현대사회학이론, 한국교회와 사회, 목회상담자의 정신건강, 상담의 이론과 실제, 집단상담의 이론과 실제 등이 있다.
그 밖에 선택과목들로 특기할 것은 신학적 해석학, 생명신학, 교회성장신학, 신학자 연구, 21세기 기독교와 타종교, 과학기술과 기독교신앙, 기독교문화 신학, 영적 각성운동 연구, 가족문제와 목회상담, 청소년문제와 목회상담, 성격이론과 목회상담, 위기상담의 이론과 실제, 이상심리와 치유목회, 정신역동이론과 목회상담, 체계이론과 목회상담, 실존주의상담과 목회, 현대상담기법과 목회상담, 기독교와 생명윤리(평화, 환경, 여성), 현대문화와 종교, 기독교심리학, 사회문제와 사회조사, 한국사회연구(도시, 농촌, 산업), 사회봉사학, 교회와 사회사업 등이 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부에서부터 석사,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듣게 되는 과목들은 예를 들면, 학부에서는 인도불교사로, 석사과정에서는 인도불교사 연구로, 박사과정에서는 인도불교사 특강과 같은 식으로 편성되어 있다. 교과의 이름이 비슷해서 내용이 같으리라고 무조건 단정하고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학원 강의는 전임교원만 할 수 있다는 규정과, 학부의 전공교과들도 전임교원들이 거의 하게 되기 때문에 같은 전공분야에서 다른 강사들에게 강의를 들어볼 기회 같은 것은 아예 기대할 수가 없다.
학부에서 박사에 이르는 전체 연구과정에서 비슷한 교과를 한 전임자가 담당함으로써 신선한 학문적 자극이나 비판을 포함한 교육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우선 외견상으로 교과이름이 근대 감각적(?)인 점이나 그 내용은 차치하고, 선택의 폭을 비교하더라도, 연세대의 경우는 석사, 박사를 망라하여 160여 개 교과목이 개설되어 있고 동국대의 경우는 80개 정도라는 것이 주목된다.
이상을 통해서 볼 때 필자로서는, 동국대학교 불교학 연구교과들과 신학대 교과목들 사이에서 중요시되는 몇 가지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불교학 교과목들의 경우, 한국의 현재를 살고 있는 불교’로서의 시간성과 공간성을 반영하는 면에서 미흡한 점이 크게 문제라고 생각된다.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의 교과 가운데서 오늘날을 암시 혹은 명시한 교과목은 거의 찾을 수 없고 한국을 명시한 경우에도 ‘불교사를 수식하는 말일 뿐, 오늘날 한국불교 혹은 오늘날 한국불교의 현실인식과 대응 나아가오늘날 불교학 등등을 구체적인 대상으로 삼는 연구나 교과가 소개되지 않고 있다.
둘째로는, 불교학 방법론에 관한 교과가 없다는 점이다. 혹자는, 오늘날의 모든 학부가 교양과정 수준이라고들 말하지만, 적어도 대학원 수준에 이르면 학문적 방법론이 소개되고 검토되는 것은 필수여야 하지 않은가 싶다. 방법론 연구란 학문의 초입에서 장차 그러한 연구과제와 연구도구들을 선택하게 될 이유를 밝혀주고, 중도마다 연구자의 입지를 설명하는 객관적 안내표지라고도 할 것이다.
불교학도들이 지금껏 배우고 가르쳐온 과정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쌓여 있다면 그것이 방법론 연구로 벌써 체계를 이루었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의 불교학도는 각자 학문적 목적지 말하자면 인도불교, 중국불교, 한국불교, 천태학, 화엄학 등등의 전공분야를 향해 가되, 어떤 경로로 어떤 방법으로 가고 있는지를 묻지도, 알지도 못한 채 그저 가고 있을 뿐이다.
셋째로, 고금을 막론하고 불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불교와 상호작용을 하는 환경적, 반응적 요소들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야 한다는 것이 깊게 고려되지 않는 교육과정들이다. 현재의 불교학 교과들은 주로 불교원론 자체와 그 해석 및 적용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데,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오늘의 전반적인 상황을 포함한 조건아래서 그 해석과 적용을 가르치고 보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단순히 숫자상으로 불교학 석사, 박사과정에서는 80개 교과목, 연세대 신학과의 석사, 박사과정에는 160여 개의 교과목이 크게 비교되는 것이 아니다. 내용적으로도 기독교신학과정에 불교, 유교, 이슬람, 도교, 민중신앙, 샤머니즘 등 다양한 종교 그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이념들, 문화적 특성, 문제들, 전망과 대안들을 연구케 하는 배경과 이유에 관해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넷째로, 기독교신학 교육과정에서는 윤리와 사회적 실천에 관한 내용들이 불교학과의 경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편이다. 기독교 사회윤리, 기독교 개인윤리, 기독교 윤리체계, 기독교 윤리사상, 윤리방법론, 교회와 국가 등 이외에도 구체적인 실천을 위하여 대상인구별로, 대상문제별로 개입하는 목회상담학이 독립되다시피 하여 있다. 설교학, 예배학, 교육현장론, 상담학 등등 다양하게 세분되어, 기독교와 신학이 사회적 실천의 전문화를 지향하는 것이 느껴진다.
3. 불교교의에 의한 보완과제
거듭 강조하거니와, 현행 불교학의 교과목들과 전공분야 보완의 필요성은 서구학, 신학과의 비교에만 근거하는 주장이 아니다. 종교는, 특히 불교는 실천을 기본 조건으로 하고 있다.
불교교의의 도처에서 실천행을 강조하고 그같은 취지의 교설이 대부분이지만, 그 중에 간단하고도 체계적인 교학용어로서 신(信)-해(解)-행(行)-증(證)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불교학은 말하자면 불교인이 경율론(經律論) 삼장(三藏)을 주교재로 하여 계정혜(戒定慧)의 삼학(三學)을 대상목표로 삼고, 그 가르침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고(信), 이해를 참구(參究)하여(解), 배운 바를 실천으로 구현하고(行), 마침내 목표에 적중한 경지에 이르게 되는(證) 전과정이 교학의 일차적인 연구대상이라 할 수 있다. <일차적>이라는 표현은 다름아니라 개개인의 내적인 경험과 그에 대한 심리학적 해석의 과제를 우선 생각하는 말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는다는 것은 마음의 어떤 상태인가? 자타간에 신심의 정도는 어떻게 측정될 수 있는가? 그것은 지속적인가 어떤가? 교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지적인 경험인가? 무엇이 교의의 핵심이며 교리를 어떻게 올바로 이해하였다고 보는가?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 상징체계들을 충분히 이해하는가? 불교적 신앙행위의 선택을 어떻게 결정하는가? 믿음이나 이해와 그 행위 사이의 상호작용을 어떻게 검증하는가? 불교적 수용이나 경지의 증득은 어떻게 측정할까? 어떻게 입증할까?
신해행증에 관련하는 이같은 질문들이 학문으로서 불교를 풀어나갈 실마리가 된다고 본다. 예컨대 <중관사상 연구>라는 교과는, 부처님의 중도교의로부터 용수 등에 의한 신해행증의 틀을 거쳐 발달된 사상체계로 소개될 뿐만 아니라, 오늘 학습자 중심의 신해행증에 의해서 다시금 해석 수용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은 불교수행자의 입장에서와 같이 호교적(護敎的)일 수도 있고 혹은 비교종교학과 같은 객관적 시각으로 불교를 이해하는 경우일지라도 학문으로서는 기여하는 바가 있다.
다음으로 불교연구의 역사적 접근방법이 곧 불교사학이라 할 것이다. 이것은 일정한 기간의 역사적 발전을 통해서 불교사상과 제도의 기원과 성장을 추적하고 그 기간 동안에 불교가 수행해온 힘과 역할들을 측정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흔히 고고학적 문헌학적 연구에 기초하여 과거를 재현하고 해석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수집된다.5)
초전법륜 이래 오늘에 이르도록 모든 개개인들에 의한 신해행증의 과정이 집단적 사회적으로 확대되고 시대적으로 끊임없이 이어져 불교역사를 이루므로 그로써 불교사학의 연구대상이 성립되는 것이다. 현재 <불교교학 전공><불교사학 전공>,<응용불교학 전공>의 세 분야로 나뉘어 있는 불교학 연구과정을 생각해보면, 위에서처럼 불교의 전모(全貌)인 신해행증을 하나의 분석틀로 삼아서 각기 교학과 사학전공의 과제들을 연구할 수 있다.
거기다가 <응용불교학 전공>은 신해행증의 종교현상학적, 종교사회학적 접근을 내포하게 될 것이다. 모든 종류의 경험과 마찬가지로 종교경험은 반드시 표현되고자 하는 것6)으로서, 그 표현의 집단화, 사회화를 종교현상학 혹은 종교사회학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각주 6) 김종서 역 , 앞의 책, p.122.
가장 최근의 명명을 얻은 <응용불교학 전공>에서는, 기독교의 경우 성서해석신학과 역사학 이외의 대사회윤리적 개입과 교회의 경영, 조직화, 목회상담기술, 실천신학, 각종 사회문화적 현안들에 대한 전망이 적극적이고 다양하게 개설되고 있음을 참고해볼 수 있다.
위에 소개된 신학의 교과목들 가운데 필자가 임의로 고딕체를 사용해 강조한 것들을 다시 참고하기 바란다. 불교의 가르침을 믿고 이해하고 그대로 실행한다면 그 결과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서 어떤 현상들을 나타내게 될 것인가? 당대 불교인들의 행동양식을 분석하고 있는가? 오늘의 불교문화는 무엇인가, 그것은 불교의 어떤 교의를 믿고 이해하였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가? 신해행증의 총체적인 현상인 소위 불교계는 어떻게 연구되고 측정되며 해석될 수 있는가? 불교계 내부의 특징적 현상과 불교계 외부를 향한 대사회적 반영들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현대불교의 당면한 사회적 기능과 역할은 무엇인가?
이러한 내용들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축적됨으로써 후대를 위한 사료를 구축하는 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행 교과들은 불교의 위와 같은 현상학적, 사회학적 연구를 이끌어갈 만큼 충분히 다양하게 개설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불교계 안팎을 향한 불교인의 현재의 인식과 주장, 행동양태를 담아내고 그것을 연구, 해석해보려는 불교학 분야는 미흡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4. 불교계, 불교학계 상의성에 의한 연구과제
필자는 앞에서 불교교의가 그 어떤 종교보다도 수행의 실천성을 강조하고 본령으로 삼는다는 이해에 근거해서, 불교학의 많은 분야들이 그러한 실천의 내용을 연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였다.
나아가서는 불교계와 불교학계의 상호의존적 관계 즉 연기법적(緣起法的)인 상호관련을 규명하고 반영하는 연구가 불교학의 필수분야가 아닐 수 없다고 본다.
모든 현상은 예외 없이 인과(因果)의 규칙에 적용되며 상호연(相互緣)하는 법을 핵심으로 삼는 불교와 그에 관한 불교학이, 인과로서의 불교문화와 상호연하는 법계, 장(場)으로서의 사회현실을 연구대상으로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창조주의 절대의지 아래 종속되는 인간관, 세계관을 가진 여타의 종교보다도 오히려 현실연구와 해석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오늘날 불교학의 경향조차도 하나의 연구과제가 된다.
갖가지의 원리와 신념 그리고 그와 관련한 현상 사이에서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 학문이 아니고 무엇인가. 구성되어진 세계에 대한 의도적인 개념(intentional conception)을 전제로 하여, 그 의도적인 세계의 원리는 주체와 객체, 인간과 사회문화적 환경이 서로의 정체성에 스며들어 상호의존적이며 상호간 어떤 측면도 다른 쪽에 대한 설명 없이는 정의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인간의 주관성과 정신적 삶은 사회문화적 환경으로부터 도출된 의미와 자원을 이해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과정을 통해 수정되어진다7)는 것이다.각주 7) Richard A. Shweder, 김의철, 박영신 역, 《문화와 사고》(교육과학사, 1997), pp.79∼80.
이를 불교적으로 말하면 인과와 연기법의 구현이면서 객관적으로는 불교학이라고 하는 것이 초점을 두어야 할 과제들의 속성이다. 이에 관련한 사회과학적 연구이론 가운데서는 무엇보다도 체계론(Systems Theory)적 관점이 불교적 세계관에 매우 근접해 보이는데, 가장 기초적인 체계관의 하나로서 아더 케슬러(Arthur Koestler)의 ‘홀론(Holon)’ 개념을 살펴보자.
그의 용어 ‘홀론’은 각 사회적 체계가 크든 작든, 단순하든 복잡하든, 하나의 부분임과 동시에 하나의 전체라는 생각을 나타내기 위하여 고안되었고, 이것이 나아가 인간사 즉 인간행동과 사회현상들의 인과망(causal network)은 일방적, 단선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훨씬 복합적이며 다양한 방향성을 가진다8)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각주8) Ralph E. Anderson/Irl Carter, 장인협 외 4인 공역, 《인간행동과 사회환경》(집문당, 1991), pp.26∼28.
이러한 관점은 자연과학적, 생태학적 연구에서 지지되어 왔고, 나아가 사회과학 및 인문과학의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으로 소개되어 왔다.
소위 체계론적 연구 패러다임을 여기서 강조하는 이유는 그것이 유행하는 혹은 앞서가는 서구학의 방법론이기 때문이 아니라, 주지하다시피 불교의 연기와 화엄, 인드라망 등의 세계 개념들과 밀접하게 상통하는 관점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세계관이 불교인인 우리에게는 그다지 새로운 개념이 아니더라도, 오늘의 불교학이 현실의 그 묵은 원칙들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강조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불교교학전공><불교사학전공>등에서도, 말하자면 불교 원리와 현상 사이의 상호체계적 관련성을 토대로 하는 연구와 이해가 구비되었어야 할 것이며, <응용불교학전공>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불교계, 불교학계는 끊임없이 상호간 환류(feedback)를 담보로 발전한다는 것이 깊이 이해되고 반영되어야 한다.
주시하는 초점의 위치에 따라서는 두 체계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전체계가 되는 여러 가지의 체계들, 예를 들면 불교계 현실과 불교학계라는 두 체계 사이에서 상호환류야말로 자기수정행태(self-correcting behavior)의 핵심이 된다. 환류에 의해서 체계들은 환경적 요동이나 내부적 기능저하로 인해서 생기는 궤도의 이탈을 배제할 수 있고, 내부적 상태와 주변상황을 알려주는 지속적 정보에 비추어서 내부적 환경을 규제함으로써 자체규제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9) 각주 9) 이용필, 《사회과학연구와 새로운 패러다임》(서울대학교 출판부, 1999), p.19.
<응용불교학>과 같은 영역이 불교학의 주변학이거나 잡학(雜學)이 아니라 그 핵심으로 평가되고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을 말하기 위하여, 필자는 연기법이라는 불교 근본교의와 사회체계론이라는 일반학의 관점을 동원하였다. 하지만 여기서도 자칫하면 학문이라는 것이 실천적 삶보다 이론을 우위에 두고 행동적 삶보다 사변적 삶을 우위에 두는,10) 혹은 이론 구성을 위한 이론으로 변질하게 될 수도 있음을 기본적으로 경계한다. 각주 10) 최종욱, 〈인문과학 위기에 대한 담론분석을 위한 시론〉, 《한국인문사회과학의 현재와 미래》(학술단체협의회 편, 도서출판 푸른 솔, 1998), p.336 참고.
그러므로 기존 학문분야의 이론 틀에 의해서 미리 제한된 가운데 연역적으로만 연구과제를 선정하지 않도록, 불교 원리와 불교문화현상이 수평적으로 대등한 관계로 취급, 연구되도록, 개인적 집단적 불교인의 생활체험들이 불교학 텍스트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도록, 연구자들 스스로가 개방적인 관점에로의 문제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즉 순수히 경험에 의한 질문과 담론들 가운데서도 불교학의 연구과제를 삼을 수가 있다. 오늘의 한국불교인은 자기 정체성을 어떻게 가지고 있을까?
변화하는 한국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현실을 대하며 불교적 신행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불교인의 문화는 무엇인가? 불교인 개인 혹은 집단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어떻게 정립하는가? 불교계 문화와 산업현장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그 안에서 산출되는 것을 개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은 어떠한가? 불교시민단체들의 지향점과 역량은 어떠한가? 종단들의 정치적인 행태에 대하여 불교인의 인식은 어떠한가? 불교인으로서 과거의 반성과 미래의 전망은 어떠한가?
이같은 질문과 연구들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묻고 답하여 <오늘의 불교>를 대내외적으로, 국제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 자료로서 충실하게 결집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5. 불교학 보충 교과의 제안
여기서는 필자가 임의로 자유롭게 어떤 교과목들이 더 보충되기를 바라는지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현행의 교과목들 안에서도 부분적으로 이미 논의되고 있을 주제인지도 모르겠으나, 부분적 논의와 독립된 연구과제로 교과목을 삼는다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본다.
첫째, 불교교의의 이해와 전달에 관련하여 우리의 정황 및 문화환경을 반영하는 교과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교과들을 더 배움으로써 불교를 수용하기에 혹은 전달하기에 더 수월한 폭넓은 언어와 사고, 상징, 개념적 도구들이 동원될 수 있다. 어떻게 하든지 세계와 인간, 현실 등을 읽는 불교 내적 개념과 불교 외적 개념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지금보다는 원활히 해야 한다고 본다.
시대를 초월한 혹은 통시대적인 개념들, 불교계 안에서조차도 통할까 말까 하는 그런 투의 교과서적인 언어와 인용들을 고집함으로써 불교를 유물처럼 만드는 불교학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해석상의 용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교리 이해의 출발선인 학습자나 연구자의 관점과 시야가 자기모순에 빠지거나 편협하지 않고 탄력적으로 작동되도록 정지작업을 돕는 교과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불교와 서양철학, 불교와 동양철학, 불교와 심리학, 불교와 정신과학, 불교와 생명 및 물리학, 불교와 자본주의, 불교와 사회주의, 불교와 민주주의, 불교와 생태환경, 불교와 과학문명, 불교와 인간행동론, 불교와 사회문제론, 불교와 시장경제론, 불교와 경영 세계화, 불교와 정보이론, 불교와 현대문화, 불교와 대중문화, 불교와 예술, 불교와 문학, 불교와 음악 등이다.
둘째, 불교학을 비롯한 인문사회학 분야의 산학협동이라는 과제를 생각해 보자. 이론의 불교학이나 과거의 경험들을 표본 채집한 보존용 전시용 불교학이 아니라 지금 살아 움직이는, 숨쉬는 불교의 연구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학문이라는 이름 아래 오늘의 것을 잘 선정, 종합해서 내일의 학습자들이 새롭게 배우고 가르칠 내용을 남겨 주어야 할 책임이 이 시대의 불교학자에게 있다.
불교계 현장과 연계된 교과들로서는, 사찰의 경영관리 부문을 위한 종단 및 사원경영, 신도 관리와 조직화, 사원경제 생산성 연구, 불교 매스컴, 불교계 문화산업, 불교의례연구, 사찰 종무행정 실습, 사원문화의 이해(복식, 음식, 주거양태 등), 불교문화재의 관리, 사원의 건축과 조경 등이 있겠다.
불교인의 신행실천에 관련해서는 불교인 연구, 수행자론, 사회복지론, 자원봉사론, 지역사회 시민운동론(NGO), 불교 신행단체의 실제, 유식과 인지치료, 선과 정신치료, 승가와 집단지도(group work), 승가의 이해, 의사소통기술, 리더쉽 훈련, 신행단체 및 조직의 인턴쉽 등의 교육과 개발이 필요하겠다. 포교 부문을 위해서는 포교매체론, 법회 기획론, 설법 방법론, 상담의 기법, 대인관계 기술훈련, 사회문제 연구, 청소년문제 연구, 가족문제 연구, 사회조사방법론, 불교교육현장의 이해, 불교계 자원의 이해 등등을 생각해 본다.
이러한 교과명들을 보면 틀림없이 누군가는 <불교 잡탕학>이라거나 혹은 그게 무슨 학문 과제가 될 수 있느냐고 평가절하할지도 모른다. 현실적으로 지금 어떤 교과들이 개설될 수 있는지, 누가 그것을 담당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어쨌든 불교학이 지금의 불교계 현실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의 불교학이 아니라면, 불교원론의 연구나 남겨진 자료들로 역사적 접근에 치중하는 것이라면, 결국 불교학의 현재도 미래도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교과 보완과 관련한 마지막 제안은, 소비자주의 불교학이라고나 할까, 동국대학교 혹은 기타의 불교학 전공생들이 졸업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하면 좋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를 미리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학문이나 교육의 목표 중에 하나는, 분명 실질적으로 그 정보와 지식으로써 장차 직업을 얻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기도 하다.
행여라도 급속도로 변화하는 이 세상의 지식 수요와 학습자의 지적 욕구를 무시한 채, 선행 연구자 혹은 교수자로서 겨우 자기만족적으로 자기류의 정보만을 학습자에게 강제하는 일은 늘 경계되어야 할 것이다. 불교학 전공을 마치면 이론 연구자의 길만이 아니라 불교계 현장 실천가, 실무종사자가 될 수도 있고 더욱이 현재로서는 그런 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이미 불교계 언론에서 언급된 바도 있듯이11) 사찰 종무원이든, 불교계 사업장이든 소위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각주 11) <교계 전문인력난>〈불교신문〉, 제1780호, 1면(2000년 8월 29일자) 참고.
이 사회에서 불교계는 그 크기를 보더라도 방대한 현장이고, 내용상으로 보더라도 일련의 특수성이 있으므로 그에 맞는 인력이 전문교육을 통해서 길러져야 한다. 불교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소개하고 그런 이해 위에서 장차의 일과 불교문화, 불교계를 창출하도록 안내하는 것 역시 학교의 역할이 아닐 수 없다. 불교학에 벤처 정신은 없는 것인가.
다시금 학문이란 무엇인가를 되새겨보자. 학문이 현실적인 문제들에 관하여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는지, 현실적으로 사회변화의 속도와 방향에 관련하여 종래의 불교학은 무엇을 하였는지, 못하였는지 객관적인 반성이 필요하다.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학문은 우리의 삶으로부터 출발하되 나아가 더 나은 삶을 목표로 추진되는 독특한 작업이라 할 것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원리와 그 적용 사이에서 시간과 정력을 바쳐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찾으려는 모든 구성원들의 생명현상의 반영이 바로 학문이 아닐까? 지금 한국불교학에 불교인의 삶은 살아 있는가? <끝>
이혜숙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철학박사. 미국 Kansas 대학교 사회복지학부 visiting scholar, 이화대학교 사회복지 석사. 현재 동국대 강사, 종교사회복지연구소장. 옮긴 책으로 《불교사회복지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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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질문이란 것들도 하나같이 밥이되오? 돈이 되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