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구 교수의 주장에 대해 팩트 체크함
여성구 | 목사
입력 : 2021년 02월 08일
==========================
박충구 교수의 주장에 대해 팩트 체크함
동성애는 질병이고, 치료가 가능하다.
박충구 전(前) 감신대 기독교 윤리학 교수(이하 박 교수)의 ‘차별의 악:선한 차별주의자는 없다’라는 글에 대해, 필자는 ‘편견이 아니라 사실이고, 혐오가 아니라 긍휼이다.’라고 반박한 데 대해, 박 교수는 ‘여성구 목사의 반론에 대하여 답함’이라는 글을 당당뉴스 2021년 2월 3일 자에 실으셨다.
필자의 부족한 글을 답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박 교수께서 동성애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는 평신도들과 목회자들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생각해 답글을 주셨듯이, 필자도 박 교수께서 제시한 몇 가지 주장에 대해 ‘팩트 체크(fact-check)’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이다 보니 사실이라고 굳게 믿었던 정보들이 어떤 경우는 일부 또는 전부가 잘못된 사실로 인해 생긴 가짜뉴스(fake news)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박 교수께 아무런 나쁜 감정도 없으며, 전체적인 맥락을 무시하고 말꼬리를 잡으려는 의도도 전혀 없습니다. 다만 박 교수가 근거로 제시한 내용 중에 동성애를 지탱하는 중요 기둥이 있어, 필자는 진실 검증을 통해 그것이 부정직한 결과임을 밝혀, 오늘도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질환에 시달리는 동성애 형제들과 자매들에게 동성애를 탈출하라고 촉구(促求)하려 합니다.
박 교수의 답변에 대한 문제 제기
박 교수 말씀처럼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없다면, 박 교수께서도 그에 해당합니다. 박 교수는 편파적 비판을 거부하셨는데, 세계적 석학 중에도 반동성애자가 많으니 그들을 폄하하지 마십시오(1단원). 박 교수는 동성애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섭렵하신 듯하나, 사실은 찬성하는 입장에 서셨습니다. 반대도 그렇지만 찬성도 가치중립적이지 않습니다. 박 교수는 학자 이전에 감리교회 원로 목사십니다(2단원). 박 교수는 동성애자가 이미 존재한다고 하셨으나, 성경은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창조를 왜곡시키는 것처럼 보입니다(3단원). 박 교수는 동성애 혐오를 인종 혐오와 동일시했습니다. 동성애를 당연시하는 것은 그들의 방종을 부추기는 행위입니다(4단원). 동성애는 에이즈의 주요인인데, 박 교수는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이 극단적인 사례로 물타기 하였습니다(5단원). 박 교수는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언급하며 동성애자들을 정죄한다 하셨는데, 이것은 박 교수께서 기독교인들을 대하는 혐오이며 정죄입니다(6단원). 동성애자나 이성애자나 모두 구원이 필요한 죄인입니다. 박 교수는 동성애자들을 보호하는 영웅이라 착각하지 마십시오. 진정한 영웅은 죄인을 구하는 사람입니다(7단원).
동성애는 질병일까? 아닐까?
박 교수는 8단원에서 필자의 오류를 일일이 지적했습니다. 네 번째에 필자가 동성애는 치료 불가능한 유전적인 문제가 아니라 의지적인 결단으로 고칠 수 있는 성적 취향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박 교수는 ‘이런 판단은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박 교수는 ‘1973년과 1975년에 세계 정신의학회와 세계심리학회에서 동성애는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정의하고, 정신이나 심리 질병 리스트에서 동성애를 제외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박 교수 말처럼 동성애가 질병이 아니라면 고칠 수도 없으며, 동성애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편견이 분명합니다. 반대로 동성애가 질병이라면 고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자, 그럼 첫 번째 팩트 체크를 해 보겠습니다. 박 교수 주장처럼 1973년에 세계 정신의학회에서 동성애는 고칠 수 없는 질병이라고 선언했습니다. 1973년은 동성애자들에게는 역사적인 해였습니다. 동성애자들은 쾌재를 불렀고 동성애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강압에 의한 결정이었다면 권위를 상실하게 됩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자백 배제의 법칙‘이 있습니다.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이나 폭행이나 협박이나 구속에 의한 진술이라면 그것을 통해 얻은 정보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법칙입니다. 모든 일은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합니다. 과정이 공정해야 결과도 존중되고, 승리자도 자랑할 만하고 패배자도 수긍하게 됩니다.
박 교수는 필자의 짜깁기를 비판했는데, 필자는 박 교수의 그림자도 밟을 수 없을 정도로 지적 격차가 있는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이 2, 3차 자료를 언급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곽혜원 박사(크리스천 투데이, 2021년 1월 24일)는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APA)가 정신질환 목록에서 동성애를 삭제하기로 했는데, 이것은 의학적 논의의 결과가 아니었고 고위층을 점유한 동성애 옹호 세력의 강력한 로비와 정신의학과 의사들에게 가해진 정치적 협박으로 말미암은 일이었다.”라고 과정을 소상히 설명하였습니다. 곽 박사는 “전국 게이 특별팀”이 동성애를 정신장애에서 삭제하기 위해 폭력과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고 부연 설명하였습니다. 곽 박사는 아울러 “동성애 옹호 세력은 정신과 의사들에 대한 엄청난 협박과 폭력을 철저히 은폐하면서 이를 APA의 과학적 승리로 선전하지만, 역사는 이 사건을 ‘과학이 사회적 이슈에 굴복당한 정치적 사건’으로 평가한다.”라고 일갈했습니다. 곽 박사는 “이로부터 17년 후 세계보건기구(WHO)가 APA의 결정을 채택함으로써, 오늘날에는 동성애가 ‘자연적 변이’로 간주하는, 그야말로 인류 문명의 흑역사가 열리게 되었다.”라고 한탄하였습니다. 박 교수 주장하듯이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라는 결정은, 의학적으로 동의를 얻지 못한 협박에 굴종한 결정이었습니다. 전혀 공감을 얻지도 정당성을 부여받지도 못한 잘못된 결정이었습니다. 박 교수는 아무리 올바른 최신효과라도 처음에 알려진 초두효과를 대치하지 못한다는 걸 알 것입니다. 그만큼 처음 발표된 내용이 인간의 뇌리에 깊이 똬리를 틉니다. 박 교수는 지적인 교만을 버리고, 다른 분야 전문가의 말을 귀담아듣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박 교수를 편견이라는 구덩이에서 건질 유일한 밧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박 교수가 인용한 주장처럼 동성애가 질병이 아니라면 치료 효과도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동성애에 대한 치료 효과가 있다면 질병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고두현 한국 성 과학 연구협회 학술연구팀장(내과 전문의, 크리스천 투데이, 2020년 1월 19일)은 “현재 미국 16개 주에서 동성애 커플에 대한 전환 치료 및 회복 치료를 금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동성애를 질병 분류에서 제외하는 데 가장 큰 업적을 냈던 ‘스피처’는 그 스스로 종교적 기관과 동성애 연구 및 치료를 위한 전미 협회와 기타 치료기관에서 5년간의 변화를 관찰하고 ‘전환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낸 바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고 팀장은 “이에 따르면 치료군이 대조군보다 평균 79% 증상이 호전됐으며 이는 우울증, 불안과 같은 다른 정신질환의 치료율과 비슷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동성애나 양성애를 가진 이들을 이성애로 바꾸는 치료를 전환 치료(conversion therapy)라고 하는데, 효과가 있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고 팀장은 계속해서 “법조계에서도 종교적, 도덕적 가치에 의해 치료받는 것을 막는 일은 자기 결정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비판을 한 바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교수는 동성애는 치료할 수 없다는 잘못된 초두효과에 사로잡혀, 치료가 가능하다는 최신효과는 흘려버렸을 것입니다. 한번 확증편향에 빠지면 자기가 믿는 신념에만 주목하고 다른 주장들을 무시하기 마련입니다. 동성애 옹호 세력의 주장처럼 동성애가 질병이 아니라면 동성애 커플에 대해 전환 치료를 해도 소용이 없지만,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하니, 동성애자들을 보호한다는 그럴듯한 미명(美名)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막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동성애자들에게 의료 혜택을 받지 못 하게 하는 자기 결정권 침해입니다. 박 교수는 치료의 문으로 들어서려는 동성애 형제들과 자매들에게 거짓이라는 방패로 원천봉쇄하지 말고, 구급차가 지날 때 자동차가 비켜주듯이 전환 치료를 받으라고 길을 터주기를 바랍니다. 동성애자들도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재창조된 새 사람(new humanity)입니다. 전환 치료를 막는 스크럼(scrum)을 풀어주기를 바랍니다.
동성애자들은 혐오 때문에 자살할까? 다른 요인일까?
박 교수는 8단원 여섯 번째에서 언제 조사인지 출처가 어디인지 언급도 하지 않고 ‘미국 청소년들의 자살률은 일반 청소년들보다 높으며 이는 호모포비아로 인한 적대적인 환경 때문이다’라고 인용하였습니다. 동성애 형제들과 자매들이 자살하는 것 그것도 꽃도 피어 보지 못하고 꿈도 펼쳐보지 못한 청소년과 청소녀들이 자살한다는 것은 여간 가슴 아픈 일이 아닙니다. 그들이 자살하는 것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동성애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와 감정을 말하는 동성애 혐오(Homophobia)와 그로 인한 적대적인 환경 때문이라고 단정을 짓기엔 무언가 석연찮습니다. 미국은 2015년에 연방대법원에서 동성혼 찬성 5, 반대 4로 합법화되었습니다(한국일보, 2018년 6월 24일). 미국은 동성혼을 인정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혐오는 불가능하며 오히려 차별금지법으로 체포됩니다. 동성애자들은 1973년에 협박으로 동성애를 질병에서 제외했고, 1990년대에 표본을 조작해 동성애 유전자가 있는 것처럼 선전했습니다. 자, 그럼 두 번째 팩트 체크를 해 보겠습니다. 박 교수 주장처럼 동성애자들은 정신질환, 특히 심각한 우울증과 불안장애와 자살 충동이 높을 뿐 아니라 실제로 자살률이 이성애자들보다 월등히 높은 게 사실입니다. 필자도 동성애자들의 신체와 정신건강을 우려하였습니다. 곽 박사는 남성 동성애자들은 주로 40세 이전에 무수히 많은 파트너와 복수 연애하면서 성적으로 방종한 삶을 살다가, 40~50대 이후가 되면 그로 말미암은 각종 신체적 질병으로 인해 파트너들에게서 버림받고 실직하고 파탄 난 인생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곽 박사의 앞의 신문 참조). 박 교수 주장처럼 동성애 혐오로 인한 적대적인 환경이 자살 원인이라면 대부분 공통된 연구조사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더더욱 그래야 한다고 봅니다.
박 교수는 미국 청소년의 자살을 동성애 혐오로 특정(特定)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요? 우리나라 청소년의 최근 10년간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섣부르게 예단하지 마십시오. 우리나라는 특히 청소녀들의 자살률이 매우 높은 게 특징입니다. 홍현주 한림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리가 많이 작용하며, 가정 스트레스라든지, 학업 스트레스라든지, 대인관계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인터뷰했습니다(YTN 라디오, 2019년 12월 2일). 필자는 우리나라 청소년과 청소녀들이 자살하는 원인은 동성애 혐오 때문이 아니라, 우리나라만의 학업 스트레스와 왕따 문화와 기타 정신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살로 내몰린다고 봅니다. 사춘기 청소녀들은 감정 기복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자살률이 더 높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진단해 봤습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을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2019년에도 인구당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단연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년 이상 OECD 국가의 평균 자살률보다 높은 자살률을 보였습니다(파이낸셜뉴스, 2021년 1월 6일).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정부,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교회가 나서서 예방 교육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특히 동성애를 혐오하고 차별해서 자살하는 것일까요? 2018년에 국회 보건복지 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살 사유별 자살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정신과적 원인으로 자살한 인원이 약 2만 700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이어 경제생활 문제 약 1만 4,500명, 육체적 질병 약 1만 4,000명 등이었습니다. 또한 김광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의 5대 정신질환 환자 현황’ 자료를 보면, 정신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5년간 약 750만 명에 달하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집계했습니다(가톨릭 뉴스, 2018년 10월 15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살하는 원인은 ‘기독교의 일그러진 얼굴’ 때문이 아니라, 정신질환으로 인해 자살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진실이 있습니다. 동성애자들은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많이 갖고 있는데, 동성애 혐오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우울증과 조현병에 걸린 사람들이 동성애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국민일보, 2021년 1월 29일). 우리나라는 정신질환자들이 급격히 늘면서 동성애자들도 늘고 자살자들도 느는 게 아닌가 우려됩니다. 박 교수는 이런 통계들을 참고해, 혐오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다른 요인이 작용하는지 자세히 연구해 보기 바랍니다. 필자는 반동성애자들은 동성애 혐오를 통해 동성애자들을 죽게 만드는 ‘살인 교사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오히려 친동성애자들이 이것은 없는 용어이지만 ‘치료방해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라고 단언합니다. 이것은 비유이지 ‘죄인 만들기’가 아닙니다. 동성애자들의 자살은 그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정신질환이 제일 요인으로 작용해 부정적으로 나타난 불행한 결과입니다. 기독교가 할 일은 묵인하고 방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돌아오라고 외치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 일을 위해 부름을 받았습니다.
박 교수께 부탁함
필자는 박 교수께 다시 요청합니다. 이제는 거짓된 가르침으로 후배들과 감리교회를 미혹하지 마십시오. 박 교수의 말 한마디가 동성애자들의 치료 기회를 사전에 박탈하고, 동성애자들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핑곗거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박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신학의 수원지(水源池)는 과연 어디여야 하는가?’ 자문해 보았습니다. 적어도 신학대학 교수 출신이라면 성경에서 생수(生水)를 길어와야 할 텐데, 박 교수는 다른 데서 우물을 길어오는 것 같아 입맛이 씁쓸합니다. 박 교수가 속죄(贖罪)하는 길은 자존심을 꺾고 과감하게 펜을 내려놓던지, 아니면 동성애 형제들과 자매들을 도울 수 있는 기독교 윤리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라 사려(思慮)됩니다. 박 교수의 단순한 날갯짓이 감리교회를 흑암으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 여담(餘談)이지만, 필자가 목회하는 지역은 보수적이고 감리교회 약세이다 보니, 박 교수처럼 튀는 언동(言動)을 할 때면 어김없이 ‘감리교회는 이단’이라는 말을 들먹입니다.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정말로 있습니다. 그들은 무식(無識)하면서도 무식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합니다. 제발 전도를 방해하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삼남연회 경북동지방 창대교회 여성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