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은이)창비2019-07-16
편집장의 선택
"애써 살피지 않으면 차별에 가담하게 됩니다"
차별과 평등 가운데 한쪽을 고르라면 대다수는 평등을 택할 것이다. 차별은 옳지 않고 평등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데 사회 공동체가 뜻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차별을 당하는 이들은 적지 않고 어떤 차별은 정당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때로는 무엇이 차별이냐에 대한 논란까지 이어지니,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따져보며 세상이 정말 평등을 향하고 있는지, 나의 판단과 행동은 차별과 무관한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앞선 물음, 그러니까 차별과 평등 가운데 한쪽을 고르라면 대다수는 평등을 택하는데 왜 차별이 여전한지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려보지 않기 때문이다. 장애를 근거로 차별하는 일은 잘못이라고 여기면서도 '결정장애'라는 말을 사용할 때에는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거나(저자가 반성하며 꺼내는 사례다.), 국적이나 인종을 근거로 차별하는 일은 잘못이라고 여기면서도 한국사회에 익숙해진 이주민에게 "한국인 다 됐다"며 듣는 이를 모욕하는 경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다수에게 나의 이야기 아닐까.
물론 이들이 특별한 악의를 품고 이런 말과 행동을 전한 것은 아니겠으나, 악의 없는 혹은 선량한 마음만으로는 결코 평등에 이를 수 없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을 염두에 둘 때 최소한의 차별에만 가담하게 될 것이며, 내 상상이 닿을 수 없는 차별의 상황과 영역에 최대한의 감각과 생각을 기울여야만 가까스로 평등을 이루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넘어 적극적 평등주의자로 함께 나아가길 기대하고 제안하며 약속한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2019.07.23)
기본정보
제공 파일 : ePub(45.91 MB)
TTS 여부 : 지원
종이책 페이지수 244쪽, 약 16.3만자, 약 3.8만 단어
가능 기기 : 크레마 그랑데, 크레마 사운드, 크레마 카르타, PC,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폰/탭, 크레마 샤인
ISBN : 978893640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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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일 수 있다고 말하는 도발적인 책이다. 저자인 김지혜 교수(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는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활동가이자, 통계학·사회복지학·법학을 넘나드는 통합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국내의 열악한 혐오.차별 문제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전념해온 연구자다.
현장과 밀착한 인권·혐오문제 연구를 진행해온 연구자답게 이번 책에서 쉽고 재미있는 대중적 글쓰기를 선보인다. 인간 심리에 대한 국내외의 최신 연구, 현장에서 기록한 생생한 사례, 학생들과 꾸준히 진행해온 토론수업과 전문가들의 학술포럼에서의 다양한 논쟁을 버무려 우리 일상에 숨겨진 혐오와 차별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목차
프롤로그 당신은 차별이 보이나요?
1부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탄생
1장 서는 곳이 바뀌면 풍경도 달라진다
2장 우리는 한곳에만 서 있는 게 아니다
3장 새는 새장을 보지 못한다
2부 차별은 어떻게 지워지는가
4장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비는 이유
5장 어떤 차별은 공정하다는 생각
6장 쫓겨나는 사람들
7장 “내 눈에는 안 보였으면 좋겠어”
3부 차별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자세
8장 평등은 변화의 두려움을 딛고 온다
9장 모두를 위한 평등
10장 차별금지법에 대하여
에필로그 우리들
감사의 말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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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결정장애.'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다수자와 소수자의 자유는 같지 않다.
존 스튜어트 밀이 <자유론>에서 지적하듯, 다수자는 소수자의 의견을 거침없이 공격할 수 있다.
반면 소수자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표현을 순화하고,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않도록 극도로 세심한 주의˝... 더보기 - 목련엔딩
적극적조치는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언가를 하지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201p - 좋음
생각해보면 차별은 거의 언제나 그렇다. 차별을 당하는 사람은 있는데 차별을 한다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 Blue
누군가는 여전히 특권이란 말이 불편할 수 있다. 한국인으로서 혹은 남성으로서 이렇게 살기 힘든데 나에게 무슨 특권이 있는 거냐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불평등이란 말이 그러하듯, 특권 역시 상대적인 개념이다. 다른 집단과 비교해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유리한 질서가 있다는 것이지, 삶이 절대적으로 쉽다는 의미가 아니다. - Blue
하지만 차별은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다. 고정관념을 갖기도, 다른 집단에 적대감을 갖기도 너무 쉽다. 내가 차별하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 거의 없다. -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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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지혜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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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에서 소수자, 인권, 차별에 관해 가르치고 연구한다. 이주민, 성소수자, 아동·청소년, 홈리스 등 다양한 소수자 관련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현장과 밀접한 연구를 통해 사회에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법·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사회복지와 법을 공부하고 서울특별시립아동상담치료센터, 헌법재판소 등 기관에서 일했으며, 「이주민의 기본권: 불평등과 ‘윤리적 영토권’」 「차별선동의 규제: 혐오표현에 관한 국제법적·비교법적 검토를 중심으로」 등 다수의 연구논문과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공저) 『인권행정 길라잡이』(공저) 등을 쓰고, 『헌법의 약속』 『사회보장론 입문』 을 번역했다. 접기
최근작 : <선량한 차별주의자 (10만부 기념 특별판)>,<[큰글자도서] 선량한 차별주의자 >,<선량한 차별주의자> … 총 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가끔은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덤벼야 할 때가 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의 세상에서
평등을 외치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혐오와 차별은 잡초처럼 자란다. 조금만 신경 쓰지 않으면 온 사회에 무성해진다. 사람들은 때로 아주 작은 차별은 무시해도 되고, 심지어 다수에게 유리한 차별은 합리적인 차등이라고 이야기하며,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나 시정조치를 역차별이라고 공격하기도 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혐오주의자나 차별주의자가 아니다. 바로 나, 당신, 우리일 수 있다. 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일 수 있다고 말하는 도발적인 책 『선량한 차별주의가』가 출간되었다. 저자인 김지혜 교수(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는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활동가이자, 통계학·사회복지학·법학을 넘나드는 통합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국내의 열악한 혐오?차별 문제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전념해온 연구자다. 현장과 밀착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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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 담론에 대한 내용을 쉽지만 이론에 근거하여 충실하게 씌어진 좋은 책. 잘 읽히면서도 밀도가 높다. 구매하지 않고, 읽지 않고 별점테러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내용을 반박하지 않는 걸 보면 애초에 그 사람들은 기분이 나쁠 뿐 관련된 내용을 공부하려는 목적은 없는 것이 아닐까. 구매
사자가멍 2019-08-12 공감 (11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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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내가 당하는 차별을 가까이 있는 사람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것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저자 역시 마찬가지라고 하는데, 산술적으로 차별을 당할 때가 있다면 할 때도 있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다고. 정말 공감하며 읽은 책이다. 이 책을 선물한 만큼 세상이 좋아질 것만 같다. 구매
minaret 2019-07-24 공감 (7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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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을 뒷받침하는 서술이 부족하다. 독자를 설득하는 힘이 부족하다. 급하게 쓰여진 책이란 생각이 든다. 요즘 많이 읽히는 인권책들에 편승하려는 건 아닌지.. 구매
빨강머리앤 2019-08-14 공감 (6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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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고1. 평등과 정의 인권에 대해 고민하기 딱 좋은 그 나이에, 지금 우리사회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읽을 거리가 많지 않다. 이책, 의제는 배려깊고 사례는 생생하다. 미덕이 크다. 구매
참한꽁딱심 2019-07-30 공감 (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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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나의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 급...책 내용이 부실함. 페미코인을 위해 휘갈겨 쓴것 같은 진부한 페미책이다. 처음 시작부터 편향되어 있어서 좀 읽다가 도저히 못읽겠어서 반품함. 구매
zhfhzz 2019-08-29 공감 (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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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별주의자입니다 새창으로 보기
배우가 비장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나면서 폭탄선언을 한다. “여러분, 저는 차별주의자입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배우의 고백에 기자회견장은 잠시 술렁거리지만,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는 기자들의 손이 바빠진다. 기자석에 앉아 있던 어느 기자는 “생각해보니 나도 누군가를 차별한 경험이 있는 것 같은데…‥”라며 혼잣말을 한다. 그러자 배우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면서 “…‥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겠죠?”라고 말한다.
방금 나온 배우와 기자의 발언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치질 치료제 광고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우리는 차별주의자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은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이라도 상대방에게 차별을 한 적이 있어요?”라고 묻는다면 대다수 사람은 “살면서 그런 짓을 한 적이 없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존경의 박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내가 누군가로부터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차별받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다. 그렇다면 그들을 차별한 사람은 누군데? 차별을 당한 사람들은 많은데 자신이 차별을 한 적이 있다고 반성하는 사람을 눈곱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심각하지만, 단편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차별’의 의미에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서로 반대되는 느낌의 단어를 조합하는 표현 방식인 역설법이 생각나는 제목이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표현 자체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불행하게도 이런 사람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나 자신이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으며 그렇게 살아왔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차별하는 가해자’와 ‘차별받는 피해자’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를 가지고 차별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누군가를 차별하는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차별받는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살면서 차별을 한 적이 없어요”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없게 된다. 우리는 분명 평등과 정의가 실현되는 세상을 꿈꾼다. 하지만 선량한 마음을 가진 우리는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별을 저지른다. 또 가해자의 위치에 서서 차별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은 ‘선량한 차별주의자’에 속한다. 또 선량하면서도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조차 차별 구조에 맞춰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들도 자신이 특권을 누리고 있으며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을 차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다양한 연구 결과와 사례를 통해 차별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결정 장애’라는 은어를 사용했다가 잘못을 시인한 경험을 들러준다. 결정 장애란 행동이나 태도를 정해야 할 때에 망설이기만 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을 뜻한다. 그런데 이 ‘결정 장애’라는 말은 일상에서 무심코 쓰는 혐오 표현이다. 장애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의미가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는 대상이나 남들이 모르는 사적인 취미를 고백할 때 ‘커밍아웃(coming out)’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하자. 커밍아웃은 ‘벽장에서 나오다(coming out of the closet)’라는 뜻에서 유래된 말로 성소수자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하는 일을 뜻한다. 대부분 비 성소수자(non-sexual minority)는 무언가를 공개하거나 고백할 때 ‘커밍아웃’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그러나 부모와 친구들에게 커밍아웃하고 싶은데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성소수자들의 상황과 비교하면 비 성소수자들은 ‘커밍아웃’을 너무나 편안하게 말한다. 그들은 성소수자를 차별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다.
상대방이 ‘선량한 차별주의자’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차별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목적은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차별의 구조를 이해하고 비판하는 작업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지만, 우리가 차별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목적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누군가에게 했을 차별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도록 자기 성찰에 익숙해지는 일이다. 자기 성찰을 하지 않고 차별 가해자를 찾아내 돌을 던지는 사회는 ‘보이지 않는 차별의 구조’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다. 우리는 “난 누군가를 차별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어”라고 안심할 수 없다. 우리는 허점이 많은 ‘인간’이다. 착하고 똑똑하다고 해도 누구나 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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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11-05 공감(44)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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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내 위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의외로 내가 가진것이 많구나 느낀다. 더불어 차별받는 위치에 있는 많은 이들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내용들을 초등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가르치게 될때 보다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미미 2020-11-17 공감(3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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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은 커서 성별을 정하고, 광어는 온도에 따라 성별이 바뀌며, 니모로 더 잘 알려진 말똥가리는 상황에 따라 성별을 바꾼다.
우리 인류의 시작은 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긴 진화의 시간 속에서 어쩌면 성별을 고정시켜 태어나는 것이 오히려 돌연변이일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다수라는 이유로 특권을 누렸지만, 그 특권속에 타인을 차별하라는 권리도 있는걸까.
정말 다수가 옳은걸까.
특정지어진 이들을 배제한체 어떻게 정의와 공평을 말할 수 있는가
악의 평범성이 떠올랐다
사유하지 않으면 인간성은 훼손되며, 기계적 인간이 되어 아무렇지 않게 독가스실의 버튼을 누른다.
내 잘못은 없어요. 몰랐어요. 시키는데로 한 것 뿐.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있을까
아무 생각없이 우린 벙어리 장갑이니 결정장애니 혹은 대한민국의 일반인으로서 누리는 특권을 의식하지 못한체, 괄호밖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알지 못해서 생각없이 한 행동이기에 우린 여전히 선량한 이웃인가.
그래서 필요한 것. 끊임없이 생각하고 되돌아보는 것.
돈벌이가 안 된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인문학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이유며 필수인 이유가 아닐까.
아무 생각없이 나를 상처입하고 타인을 아프게 한다면 그건 더 이상 선량하다 할 수 없다.
유머와 농담에 감춰진 불쾌한 차별들에 , 항의는 할 수 없어도 같이 웃지 않을 수는 있다. 그것만으로도 사회는 변화할 것이다.
어릴 적 친구를 따라 교회에 다닌 적이 있다. 일요일, 그 천금같은 날에 아침 만화도 마다한체 꽤 다녔던걸로 기억된다. 엄마에게 받은 백원이란 거금을 꼬박꼬박 헌금도 했고.
그러다 어린이날쯤? 아이들에게 선물이 골고루 전해졌다. 어린이날에 선물이라니 너무 고맙고 흥분됐다. 내가 받은 건 포장지 속 연필 한자루와 지우개였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그런데 내 친구는 종합문구세트를 받았다. 주변 대부분 아이들은 문구세트를 나 포함 몇명은 연필과 지우개.
내가 친구보다 못된 아이인걸까 나쁜 아이라 그런걸까.성경책을 잘 외우지 못해서일까. 어린 나는 이 차별이 나로 인해 생긴 내 책임이라 생각했다.
나중에 친구말이 부모가 같이 다니는 아이들은 문구세트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친구는 그 차별이 당연하다고 했다.
그 후 교회를 멀리했지만, 깨달은 것이 있다. 차별을 선물해선 안된다. 이것도 어디야 감지덕지란 없다. 기분나쁜 선물을 받은 것이다 나는. 차별이란 선물. 이 책 속에서 소개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추석선물처럼.
능력주의에 숨어 있는 편향된 차별들
우리는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차별받아왔다
성적으로 외모로 집안환경으로.
그렇지만 나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억울하긴 하지만 내가 못나서라고, 그것은 너무나 오랫동안 만연되어 있는 차별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차별하는 사회와 차별하는 사람이 잘못된 것이지 , 차별받는 이의 잘못은 없다.
내 아이가 어느 곳에서든 그저 아이의 외모나 성적 집안환경으로 막말과 무시속에서 좌절과 패배감부터 배운다면 어떨까. 우리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나는 그랬지만 우리 아이는 그렇지 않기를.
그러나 우린 어른이 되면 우리가 가진 기득권들을 지키려 차별주의자가 된다. 상처를 주고 차별을 하며, 내가 사랑하는 아이에게까지 그 차별의 잣대를 댄다. 무의식속에서 세상의 차별에 익숙해져서이다.
매년 학기초마다 낯선이들 틈에서 “우리”가 되기위해, “그들”을 무시하기도 했던 어린 시절, 결국은 우리도 그들도 상처였던 기억이 난다.
차별받으면서도 상처받은 마음으로 옳지 않은 차별을 없애기보단, 언젠가 그 차별을 행할수 있는 자리에 오르길 기다린다. 그러니 차별이 사라지기가 힘들다.
그러니 언제나 사유해야 한다.
차별이 만연한 곳에서 차별에 익숙해져 차별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모두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 접기
mini74 2020-09-05 공감(23)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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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선량한 차별주의자 새창으로 보기
구구절절이 맞는 말들이라며 고개 끄덕이며 읽게 되는 책을 만나게 되어 겁나게 행복하다.
법과 사회학을 공부하고, 저널리스트로 여러 배경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래도 내 이해의 반경을 넓혀왔다고 생각했는데도... 그리고 말과 글로 생각을 표현하는 것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이라 스스로 소개하는 주제에... 종종 말문이 턱 막힐 때가 있다.
누군가가 별로 재밌지도 않은 (아무리 봐도 누군가가 상처받을 만한) ˝농담˝을 하면서 낄낄거릴 때,
내 리걸 마인드가 분명히 저건 뭔가 잘못 됐다고 양심에 속삭이는 데도 ˝너 과민 반응 하는 거 아니야?˝ 라는 말을 듣는 게 겁날 때,
그리고 ˝성별, 종교, 국적, 학력, 외모 등등을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누누이 배워놓고도 정작 내 스스로 생각없이 부끄러운 짓을 저질렀을 때,
발언해야 하고, 왜 특정 상황에서 특정 행동이 인간으로 옳은지 설명해야 할 때.......
결국 모자란 통찰과 말솜씨를 한탄하면서 입을 다무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책 속에 내가 그 때 했었어야 했던 말이 모두 들어있다.
이 책은 영어로 localizing 해서 미국에서 출판해도 좋을텐데 싶다. 아니, 평등을 추구하는 어느 사회에서든 출판되면 좋을텐데.
스스로 ‘공정하다‘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의 틀을 깨 준다는 점에서 얼마 전에 읽은 ‘팩트풀니스‘를 연상시킨다.
읽으면서 내내 ‘아, 내가 이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좋았을텐데‘ 골백번을 생각했다.
그랬으면 내 인생에서 부끄러운 일 탑 3 안에서 한 일화 정도는 없어지지 않았을까.
미국 저널리즘 대학원 첫 학기 때의 일이다.
미국에는 ALL GENDER RESTROOM이 많다. 말 그대로 모든 성을 가진 사람들이 쓸 수 있는 화장실이다. 사람의 성을 남/여 이분법으로 쉽게 쉽게 나눌 수 없다는 성찰이 만든 공간이다.
사회학과 법학에서 젠더연구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식은 행동으로 옮길 수 없으면 죽은 것이 된다.
아무 생각 없이 화장실에 들어갔다. ALL GENDER INCLUSIVE 라고 적혀있음에도 문 앞에 파란 남자 빨간 여자 그림이 여전히 붙어있었고, 나는 망설임 없이 빨간 그림이 붙은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가죽재킷을 입고 듬직한 체격에 목젖이 나온 장발의 사람이 날 바라봤다. 같은 학년 학생이었다. 수업도 한 두 개 같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정말 반사적으로 나는 내가 밀고 들어온 문 밖으로 뒷걸음질로 걸어나가 그 놈의 ˝빨간 여자 그림˝을 확인했다. 확인 후 ‘아차!‘ 했다.
그 친구가 화장실 안에서 소리 쳤다. ˝너 제대로 들어온 거 맞아!˝
그 순간에 내 얼굴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글을 쓰는 지금도 기억한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연애 지향 등 백날 배우면 뭐 하나. 성소수자 보호에 대해 교실에서 백날 토론한 건 대체 뭐 였을까.
나는 머리로 ‘알고만‘ 있고 한 번도 ‘이해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 날 오후, 학교 총장이 전체 학생에게 이메일을 돌렸다. ˝ALL GENDER INCLUSIVE 라는 말은 모든 사람들을 존중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외모, 어떤 성별 정체성, 어떤 성적 지향을 지녔든 그 사람은 존중 받으며 우리 학교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내 이름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받은 나 자신은 알 수 있었다. 내 교만과 몰이해가 낳은 결과였다.
기회를 노리다, 얼마 후, 그 친구에게 직접 사과를 했다. 사과 후에, 짧은 말을 덧붙였다. ˝정말로 미안해. 내가 이제까지 머리로만 알고 있고 정작 살면서 내 컴포트 존 (comfort zone)에서 나온 적이 별로 없는 우물 안 개구리라, 나와 다른 성적 정체성을 가진 사람에게 보여야 할 예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 했어. 이제부터 열심히 배우겠다고 약속할게.˝
그러자 그 친구가 물었다. ˝한국은 성소수자가 없니?˝ 내가 대답했다. ˝분명 있는데, 내 주변에서 만나보지 못 했어.˝
그리고 그 친구가 ˝왜? 왜 그런 지 생각해봤어?˝ 되물었을 때, 나는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아는 게 없었기 때문이고, 말 그대로 그만큼 내가 주의를 기울여 알려고 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스스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전형이다.
지금도 나는 자라려고 발악하고 있다. 머리 속 지식으로 알고만 있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사람을 존중하는 사람으로 자라고 싶다. 스물이든 서른이든 불혹이든 나이를 먹으면서 그저 지식의 지평만 넓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배운 걸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되도록 많은 사람이 그렇게 나 또한 존중해주길 바란다.
내 자식의 자식 대가 되면, 완벽하진 못 하더라도 그런 사람들의 숫자가 더 늘어나 있을 거라 믿는다.
아마 이 책은 몇 번이고 다시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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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9 2021-12-19 공감(17)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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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해 새창으로 보기 구매
선량한 차별주의자 _ 김지혜
책 제목이 매우 인상적이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니… 이건 형용모순이 아닌가… 그런데 책을 차분히 읽어갈수록 이건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구조화된 차별 속에서 차별을 차별로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일반 대중들의 모습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저자인 김지혜 교수는 이주민, 성소수자, 아동·청소년, 홈리스 등 다양한 소수자 관련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책의 프롤로그에 차별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만든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게 참 흥미롭다.
저자는 혐오표현 관련 토론회에서 ‘결정장애’란 말을 사용한다. 이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로 이 용어에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누군가로부터 “이 말을 왜 사용하셨어요?”라는 질문을 받기 전에는 말이다. 그 토론회에는 장애인들도 많이 참석해 있었다.
나 역시 ‘결정장애’란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용어라는 인식을 전혀 하지 못했다. 이렇듯 우리가 무심결에 하는 많은 말속에 차별과 비하의 의미가 존재한다. 이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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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치고 잘하네” “희망을 가지세요” “한국인이 다 되었네요”라는 말들은 얼핏 들으면 칭찬이나 격려의 말처럼 들리지만, 은연중에 차별의 뉘앙스를 담고 있다. 책에는 이러한 구조화된 차별의 여러 사례가 소개되어 있고, 이러한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자세에 대한 저자의 의견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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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차별이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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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의 이 문장은 책 전체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차별이 존재하고 누군가 차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차별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이러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서 이 책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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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랑 2019-08-17 공감(1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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