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7

공부 망상 - 공부는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는가 엄기호,하지현


공부 망상 - 공부는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는가
엄기호,하지현 (지은이)녹스2025-12-10




























Sales Point : 3,250

8.0 100자평(2)리뷰(0)

176쪽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












책소개

대학에서 직접 청년을 만나며 공부와 교육의 문제를 체감한 사회학자 엄기호, 고통받는 현대인의 심리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한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공부 중독』(2015)에 이어 10년 만에 새로운 대담집 『공부 망상: 공부는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는가』를 출간한다.

두 저자는 10년 전 대담에서 삶의 모든 단계를 유예시키는 프리 패스인 ‘공부’라는 성공 방정식이 더는 사회적으로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 구성원이 공부에 중독되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쏟아붓고 끝없는 시험과 라이선스 취득의 루프에 들어갔던 2015년, 적어도 우리는 한국 사회의 공부 방식이 심각하게 문제적임을 인지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한국은 공부에 중독되어 있으며 이에 더불어 사회 곳곳에 퍼진 것은 피해의식과 분노다. 공부만 잘하면 무엇이든 쟁취할 수 있다는 능력주의의 약속이 허물어진 지는 오래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나마 ‘공정한’ 이 방식에 매달리며 각자의 피해 서사를 쓰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들 부모의 축적 자산을 상속받는 이들을 넘어설 수 없는 청년들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경제/문화/사회 자본을 토대로 사회적 성공을 이룬 엘리트들도, 계급 사다리의 최상부를 차지하고 있는 초엘리트들도 마찬가지로 지금 자신의 자리와 주어지는 사회적/경제적 보상에 진정으로 만족하는 사람은 몇 없다. 이 피해의식이 ‘공부하면 다 가질 수 있다’는 여전한 만능감과 충돌하는 지금, 『공부 망상』의 두 저자는 한국 사회의 공부가 만든 유능한 무능력자, 진보주의자 부모의 가족 이기주의적인 교육과 양육, 청년 세대의 극단주의와 극우화, 정치와 교육에 대한 논의를 폭넓게 아우르며 이제는 거의 모든 이에게 의심 대상이 된 ‘공부의 기쁨’을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를 절실히 묻는다.


목차


비겁해지지 않는 공부를 위해 기호 4

1부. 『공부 중독』 이후 10년

만능감과 피해의식 ‖ 불안과 망상 ‖ 판타지와 경멸 ‖ 기쁨을 망각한 삶

2부. 공부는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는가
1장. 유능한 무능력자의 탄생 39
0과 1의 세계의 공부 ‖ 고도화와 최적화 ‖ 정답의 레이어 ‖ 전향적 사고와 후향적 사고 ‖ 한국의 아이히만들 ‖ 직역의 세계 ‖ 2차 불안 사회
2장. 사회의 부족화 82
내 아들을 구출해 왔다 ‖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 자본의 세습 욕구와 부족주의
3장. 메타 없는 세계 108
전통 지식의 붕괴 ‖ 관은 사라지고 편만 남은 공부 ‖ 종교 없는, 메타 없는 세상

3부. 믿음을 되찾기 위해
1장. 레벨 업과 성장 사이 125
체험이 경험이 되지 못할 때 ‖ 주체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 방에 갇힌 아이들 ‖ 작업 없는 노동
2장. 실패를 견딜 수 없는 아이들 142
공정한 게임과 불공정한 현실 ‖ 용인되는 실패는 없다 ‖ 극단화와 양극화
3장. 공부는 언제 충분해지는가 156
흐름을 찾는 공부 ‖ 삶의 주도성 되찾기

다음 10년의 시작을 위해 지현 169

주 175
접기



책속에서
P. 36 정말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양상이 사람들에게서 기쁨을 앗아가버렸다는 점입니다. 삶은 기뻐야 해요.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를 걱정하고, 그와 반려하고, 때로는 홀로 거니는 이 모든 과정이 그 순간은 고통스러울지언정 시간이 지나 반추할 때는 기쁜 일이 되어야 합니다. 반성이야말로 지나간 자기 삶에서 놓쳤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는 일이잖아요. 그 반성이 있으니 새로운 것을 미래에 기획할 수 있어요. 반성과 기획으로 우리는 기대를 갖고 새로운 것을 낳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것이 발견되고 탄생하는 것이 인간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자신이 있는 자리를 부정하며 불행하게 여기니 이 자리에서 탄생하는 것이 없어요. 그러니 기쁘지 않은 겁니다. 새로운 것이 발견되지 않고 태어나지 않은 것만큼 불행한 삶이 어디 있을까요?  접기

P. 67 이들이 이렇게 무능력한 동시에 무책임한 가장 큰 이유는 공부를 가치 지향적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치와 기술이 별개라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기술 안에는 이미 가치가 배태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인식이 전혀 없이, 가치에 책임을 지고 명령을 내리는 사람과 기술적으로 집행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의식이 발달해 있어요. 명령에 따라 기술을 집행하는 기술만을 고도로 익힌 것이지요.  접기

P. 97~98 가족 자아는 양육에서도 문제적이지만 사회적으로 더 큰 문제를 안고 있어요. 가족 자아의 핵심 중의 하나는 자본 세습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고학력 중산층에게서 자본의 세대 이동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커졌어요. 그래야만 자기 가족이 안전하리라고 기대하는 거예요. 우리 사회 전체가 얼마나 더 건전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보다 우리 가족이 살아남는 게 더 중요한 핵심 키워드가 되었어요. 내가 곧 우리 가족이고, 이 가족은 사촌이나 형제자매도 포함하지 않아요. 오로지 자식들이에요.  접기

P. 127~128 기술적으로도 마찬가지예요. 복기하지 않으면 기술을 익히고 내 것으로 만들기 힘들어요. 이처럼 교육에서는 돌아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번 해봤다 정도가 아니라 해본 것을 돌아보고 곱씹으며 언어화하는 것이 성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돌아봄을 통해 인간의 체험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교육철학자 존 듀이의 이론에 따르면 체험이 어떤 것을 한번 해봄(trying)이라고 한다면 해본 것을 통해 무엇을 겪고, 그 겪음(undergoing)의 과정을 곱씹으며 이유와 의미, 가치를 발견하여 말할 수 있게 되면 그건 비로소 경험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체험을 경험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바로 배움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접기

P. 103~104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본다면 공부가 공부를 배신했어요. ‘나’를 확장해 부족을 무너뜨리는 게 공부였는데, 지금의 공부는 새로운 부족을 만들어서 그 벽을 더 공고히 하고 있어요. 특이한 것은, 한국에서는 부족화가 직역을 중심으로 나타난다는 겁니다. 역사적으로 다른 사회에서는 부족이 계급, 종교, 인종, 지역 등의 경계에서 만들어졌는데 한국에서는 직역의 경계를 타고 서열화되면서 만들어지고 있어요. 직역이 부족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직역의 신분화’예요. 그 증거 중 하나가 세습입니다. 의료계, 법조계뿐만이 아니라 예술계도, 대기업도 세습을 통해서 신분제로서의 부족주의를 완성하고 있어요. 신분제와 부족주의를 철폐하면서 세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근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책을 만들고, 읽고, 공부한 것은 부족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기 위해서였어요. 한데 지금은 부족 안에서 부족의 공부를 하는 걸 ‘공부’라고 합니다. 우리가 계속 대화를 나누었던 것처럼 ‘전체’라고 하는 것은 세계에 대한 관심이고, 공부는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우리는 이제 세계관이 없어요. 오로지 자아관만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 자아는 순수하게 자신을 가리키는 ‘자아’가 아니라 직역을 포함하여 부족화된 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혹자는 한국의 개인주의를 ‘개인 없는 개인주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접기

P. 119 이 초월적인 상위 의식을 통해 우리는 파편화되고 분절화된 앎들을 통합할 수 있어요. 초월적인 의식이 없으면 자신의 앎이 파편화되고 분절적이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분절된 앎들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는 황당한 위계 의식을 갖게 됩니다. 지금 소위 문과 지식에 비해 이과 지식이 우위를 점하고 마치 문과 지식은 아무 의미가 없듯이 여겨지는 것도 이런 현상의 일부라고 할 수 있어요.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우월한 것처럼 보이는 그 앎의 한계에 관한 객관화인데 말이에요.  접기

P. 122 또한 인간이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깨달음은 무기력이나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연민을 갖게 합니다. 연민은 자의식 과잉이나 회의주의에서 벗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요. 연민은 타자화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공통성에 대한 자각입니다. 연약하고, 깨지기 쉽고, 보잘것없는 이 존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며 느끼는 기특함과 고마운 마음이 포괄되었다고 봐야 해요. 이 연민하는 마음이 있기에 우리는 과잉된 자의식에서 벗어나 다른 이와 함께하려는 마음, 연대하는 마음을 낼 수 있어요.  접기

P. 130 그런데 외상 후 성장의 관점에서 보면 쓸데없이 보이는 것도 나중에 다 쓸모가 있을 수 있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 효율성과 강박의 세계에서 벗어나 실패를 용인하는 것, 실패할 수 있다는 걸 부모도 그렇고 본인도 인정하는 것이에요. 저는 이것이 마음의 성숙과 성장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실패할 수도 있는 사람임을, 그리고 실패가 나쁜 게 아님을 알아야 해요.  접기

P. 131~132 이런 점에서 삶의 내러티브는 사후 성찰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인간이 서사적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복기를 통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이 성찰을 통해 상실과 실패가 그저 손실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것이 되어 삶에 통합될 수 있어요. 의미가 서사를 만드는 셈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실패와 상실을 의미로 삶에 통합시키는 것이 한편에서는 너무 ‘정신 승리’로 보이면서 냉소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만큼 이 작업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점입니다. 혹자는 그런다고 뭐가 바뀌냐고, 바뀌는 것도 없는데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냐고 하지요. 그냥 실패면 실패, 성공이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접기

P. 157 그런 의미에서 시험에서 만점을 받는 게 그리 좋은 일이 아닐지도 몰라요. 이상적인 의미에서 우리에게 시험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을 모르는지 알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이런 걸 지금 학생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요. 지금 같은 구조에서는 틀린 건 틀린 것일 뿐이고 자신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우리는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보편화된 지금은 더욱이 정보를 많이 아는 것에서 나아가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맥락을 어떻게 파악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이를 점검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공부예요. 밑도 끝도 없이 즐거울 수 있어요.  접기

P. 119 이 초월적인 상위 의식을 통해 우리는 파편화되고 분절화된 앎들을 통합할 수 있어요. 초월적인 의식이 없으면 자신의 앎이 파편화되고 분절적이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분절된 앎들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는 황당한 위계 의식을 갖게 됩니다. 지금 소위 문과 지식에 비해 이과 지식이 우위를 점하고 마치 문과 지식은 아무... 더보기
P. 122 또한 인간이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깨달음은 무기력이나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연민을 갖게 합니다. 연민은 자의식 과잉이나 회의주의에서 벗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요. 연민은 타자화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공통성에 대한 자각입니다. 연약하고, 깨지기 쉽고, 보잘것없는 이 존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기 위해 ... 더보기

P. 130 그런데 외상 후 성장의 관점에서 보면 쓸데없이 보이는 것도 나중에 다 쓸모가 있을 수 있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 효율성과 강박의 세계에서 벗어나 실패를 용인하는 것, 실패할 수 있다는 걸 부모도 그렇고 본인도 인정하는 것이에요. 저는 이것이 마음의 성숙과 성장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더보기

P. 131~132 이런 점에서 삶의 내러티브는 사후 성찰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인간이 서사적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복기를 통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이 성찰을 통해 상실과 실패가 그저 손실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것이 되어 삶에 통합될 수 있어요. 의미가 서사를 만드는 셈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실패와 상실을 의미로 삶에 통... 더보기

P. 157 그런 의미에서 시험에서 만점을 받는 게 그리 좋은 일이 아닐지도 몰라요. 이상적인 의미에서 우리에게 시험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을 모르는지 알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이런 걸 지금 학생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요. 지금 같은 구조에서는 틀린 건 틀린 것일 뿐이고 자신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우리는 아는 것과 이... 더보기



추천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 한겨레 2025년 12월 12일자 교양 새책
서울신문
- 서울신문 2025년 12월 12일자
문화일보
- 문화일보 2025년 12월 12일자
경향신문
- 경향신문 2025년 12월 11일자 '책과 삶'
세계일보
- 세계일보 2025년 12월 20일자 '새로 나온 책'



저자 및 역자소개
엄기호 (지은이)



사회학자. 말하지 못하는 이들의 말을 듣고 기록하고 나누며 사회를 구축하는 역량에 대한 방법론으로서의 페다고지에 관심이 많다. 사회학과 문화연구를 공부했으며 한국의 교육과 청년을 중심으로 현대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변화와 그 의미에 대해 주로 연구한다.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로 일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공부 공부』 『단속사회』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 더보기

최근작 : <공부 망상>,<[큰글자도서]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큰글자도서]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 총 54종 (모두보기)

하지현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림 신청


정신과 전문의. 대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 너무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그에 적합한 해결책을 고민해왔다. 비정상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을 만나 시시비비를 가려주고 있다. 현재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청소년과 보호자를 상담하며 읽고, 쓰고, 가르치고 있다. 펴낸 책으로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 『고민이 고민입니다』 『지금 독립하는 중입니다』 『공부 중독』(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공부 망상>,<[큰글자도서] 아무튼, 명언>,<나는 왜 이유 없이 불안할까> … 총 85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공부 중독』 출간 10년, 사회학자 엄기호·정신과전문의 하지현,
오늘날 공부는 삶의 어떤 기술을 가르치는가
공부의 덫에 빠져 무능해진 한국 사회를 말하다


“한편에는 능력주의의 실패에 분노하는 엘리트들, 다른 한편에는 능력주의에 따라 희망이 없다며 절망하는 청년들. 그리고 점점 더 유치해지고 비겁해지면서 자기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초’엘리트 관료 집단들. 교육에 대한 피해 서사만 난무하는 가운데 공부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 우리는 그들—때로는 학생, 때로는 청소년과 청년, 때로는 환자의 모습으로—과 그들을 통해 한국 사회를 읽었다. 이것은 오로지 교실과 진료실에서 그들을 더 의미 있게 만나기 위함이었다.”
—기호, 서문 「비겁해지지 않는 공부를 위해」 중에서

대학에서 직접 청년을 만나며 공부와 교육의 문제를 체감한 사회학자 엄기호, 고통받는 현대인의 심리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한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공부 중독』(2015)에 이어 10년 만에 새로운 대담집 『공부 망상: 공부는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는가』를 출간한다. 두 저자는 10년 전 대담에서 삶의 모든 단계를 유예시키는 프리 패스인 ‘공부’라는 성공 방정식이 더는 사회적으로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 구성원이 공부에 중독되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쏟아붓고 끝없는 시험과 라이선스 취득의 루프에 들어갔던 2015년, 적어도 우리는 한국 사회의 공부 방식이 심각하게 문제적임을 인지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한국은 공부에 중독되어 있으며 이에 더불어 사회 곳곳에 퍼진 것은 피해의식과 분노다. 공부만 잘하면 무엇이든 쟁취할 수 있다는 능력주의의 약속이 허물어진 지는 오래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나마 ‘공정한’ 이 방식에 매달리며 각자의 피해 서사를 쓰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들 부모의 축적 자산을 상속받는 이들을 넘어설 수 없는 청년들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경제/문화/사회 자본을 토대로 사회적 성공을 이룬 엘리트들도, 계급 사다리의 최상부를 차지하고 있는 초엘리트들도 마찬가지로 지금 자신의 자리와 주어지는 사회적/경제적 보상에 진정으로 만족하는 사람은 몇 없다. 이 피해의식이 ‘공부하면 다 가질 수 있다’는 여전한 만능감과 충돌하는 지금, 『공부 망상』의 두 저자는 한국 사회의 공부가 만든 유능한 무능력자, 진보주의자 부모의 가족 이기주의적인 교육과 양육, 청년 세대의 극단주의와 극우화, 정치와 교육에 대한 논의를 폭넓게 아우르며 
이제는 거의 모든 이에게 의심 대상이 된 ‘공부의 기쁨’을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를 절실히 묻는다.

공부는 어떻게 유능한 무능력자를 양산했고
이들은 어떻게 사회를 무능하게 만들었는가

기호: “지금 같은 교육 방식으로는 아이히만 같은 인간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어요.
그 말인즉 어떤 가치 판단도 하지 않을 것이며 그건 자기 역할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공부는 삶의 어떤 기술을 가르치는가? 10년 전 『공부 중독』이 사회 구성원들이 공부에 중독된 현상을 짚었다면, 『공부 망상』에서는 공부에 중독되고 공부로 성공한, 나아가 공부의 헤게모니 속에서 성장한 ‘유능한’ 이들이 사회를 오히려 무능하게 만들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일례로 시민은 불법계엄 사태를 지나오며 정치 분야 최상위의 자리에 오른 관료들의 무능함을 여실히 확인했다. 이들은 마치 유대인 학살의 주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이 예루살렘의 재판에서 보인 모습처럼 상부의 명령을 어떠한 가치 숙고 없이 단지 기술적으로 수행했다. 
『공부 망상』의 두 저자는 이 무능한 주체가 양산된 원인으로 학력고사부터 시작해 수능까지 이어진 한국 사회의 공부 방식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의 엘리트는 공부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얻었는가? 나아가 시민은 공부를 통해 어떤 주체성을 형성했는가? 이 책의 2부 1장 「유능한 무능력자의 탄생」에서는 단일한 정답 찾기, 극단적인 효율성의 추구, 고도화 같은 한국 사회의 공부 방식이 유능한 무능력자들을 양산하는 과정을 추적하며 가치 판단을 배제하고 기술만을 고도로 익히는 공부가 사회를 무능하게 만들고 있는 현상을 사회학자이자 교육자, 정신과 전문의의 시선으로 짚는다.

사회의 부족화와 전체를 향하지 않는 공부

지현: “자기 구덩이에 들어간 채로 고개만 내밀어 소리를 지르고 있어요.
당신이 틀리고 당신이 이해를 못 해서 그렇다며, 답답한 심경만 남긴 채 등을 돌릴 뿐이에요.”

하지현 - 위키백과, 정신건강의학

하지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하지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하지현
하지현
출생1967년
거주지서울특별시
성별남성
국적대한민국
시민권대한민국
학력서울대학교
직업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학교수
저술가
활동 기간1992년–현재
고용주건국대학교병원
소속한국정신신체의학회
칭호건국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과장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장(전)
칭호 기간2022–2024
후임자이강준
부모하길종(부)
가족하명중(숙부)
상훈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상(2008)
하지현
한글 표기:하지현
한자 표기:河智賢
개정 로마자 표기:Ha Ji-hyeon
매큔-라이샤워 표기:Ha Chi-hyŏn
예일 표기:Ha cihyen
공식 로마자 표기:Jee Hyun Ha

하지현(河智賢)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건국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다. 임상에서는 우울증, 불안장애, 적응장애, 조현병 등 성인정신의학 전반을 진료하고, 연구에서는 심박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 HRV)·성격 특성(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TCI)과 정동의 상관에 주력하였다.[1][2]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장을 역임하였다.[3] 2024년 7월부터는 이강준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4][5]

생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사를,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하였다.[1]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전공의·전임의 과정을 마친 뒤 용인정신병원 정신의학연구소에서 근무했으며,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Program of Medical Psychiatry 연수와 토론토 정신분석연구소 연수를 수행하였다.[1][6] 2000년대부터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건국대학교병원에서 교육·진료·연구를 병행하고 있다.[1]

학력과 경력

  • 학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원 의학박사.[1]
  • 수련·연수: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전공의·전임의; 용인정신병원 정신의학연구소; 토론토 대학교 Program of Medical Psychiatry; 토론토 정신분석연구소.[1][6]
  • 주요 보직: 건국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과장.[1]
  • 학회 활동: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장(2022–2024); 한국정신분석학회 간행위원장;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스트레스위원회 위원장.[3][1]

주요 활동

  • 이사장 재임 기간 자문정신과(Consultation-Liaison Psychiatry) 보상 체계와 타과 협진 강화를 중점 과제로 제시하였다.[3] 이후 학회는 2024–2026년 임원 체제에서 통합진료·자문정신과의 표준화 과제를 이어가고 있다.[5]
  • 외래·입원 진료에서 우울·불안장애, 적응장애, 조현병 등을 다루고, 정신신체의학·정신분석 임상을 접목하였다.[2][1]
  • 헬스조선 ‘베스트닥터’ 연재 등 대중 상담·강연·칼럼 활동을 병행한다.[7]

진료 철학

자문의학의 제도적 정착(적정 보상), 타과와의 협력 경로 설계, 환자 중심의 통합 진료 프로토콜 확립을 운영 기조로 제시하였다.[3] 이 기조는 종합병원 기반 협진 동선(consult-liaison) 개선과 맞물려 현장 적용을 지향한다.[2] 정신신체의학의 범주를 병원 진료체계 안에서 확대하고, 자문정신과의 표준화·보상 정비를 추진하였다.[3][5]

연구

연구는 HRV와 우울·불안 증상, 성격 특성(TCI)과 자살시도 간 상관 등 정량지표를 토대로 임상 예후·위험인자 탐색에 초점을 두었다.[8][9] 노년 우울증에서 단기 HRV 저하와 심혈관 위험 간 연결 가능성도 제시하였다.[10] 청소년의 인터넷 사용 문제와 우울 증상 간 상관 분석을 통해 인터넷 사용행동의 정신병리적 함의를 보고하였다.[11] 공황장애 환자에서 광장공포증 동반 여부에 따른 임상 차이 역시 후속 연구로 보고되었다.[12]

저술

대중 심리·정신의학 분야에서 수필·평론·교육 저술을 병행한다. 대표 저서로는 《정신의학의 탄생》(2016), 《고민이 고민입니다》(2019, 2023 개정), 《정신과 의사의 서재》(2020), 《예능력》(2013), 《엄마의 빈틈이 아이를 키운다》(2014)가 있다.

수상

  • 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상(2008).[13][14]

평가

자문정신과와 통합진료의 제도화, HRV·TCI 등 생리·성격 지표의 임상 적용을 통해 정신신체의학의 외연을 확장하였다.[3][8]

개인사

부친은 영화감독 하길종이며, 숙부는 배우 겸 감독 하명중이다.[15][6]

퇴임 이후

2024년 7월부터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장직은 이강준이 맡고 있으며, 학회는 통합진료·자문정신과의 제도화를 지속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4][5]

저서

  • 《정신의학의 탄생》 (해냄, 2016).
  • 《고민이 고민입니다》 (인플루엔셜, 2019; 개정판 마티스블루, 2023).
  • 《정신과 의사의 서재》 (인플루엔셜, 2020).
  • 《예능력: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 (민음사, 2013).
  • 《엄마의 빈틈이 아이를 키운다》 (푸른숲, 2014).

주요 논문

  • 홍수민; 전홍준; 하지현. 〈자살시도군과 비시도군의 TCI 프로파일 차이 / Differences in TCI Profile Between Suicidal and Nonsuicidal Psychiatric Outpatients〉, Medicine (Baltimore) 101(35): e30202 (2022). doi:10.1097/MD.0000000000030202.[9]
  • 홍수민; 박두흠; 유승호; 하지현; 전홍준. 〈공황장애 환자에서 심박변이도와 우울 기분의 연관 / Association between HRV Indices and Depressed Mood in Patients with Panic Disorder〉, 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 20(4): 737–746 (2022). doi:10.9758/cpn.2022.20.4.737.[8]
  • 하지현; 박소연; 윤대현; 김병수. 〈노인 초기 우울증 환자의 단기 HRV / Short-term HRV in Older Patients with Newly Diagnosed Depression〉, Psychiatry Research 226(2–3): 484–488 (2015). doi:10.1016/j.psychres.2015.02.005.[10]
  • 하지현; 김수연; 배수정; 배수진; 김형준; 심민영; 유인균; 조수철. 〈청소년의 우울과 인터넷 중독 / Depression and Internet Addiction in Adolescents〉, Psychopathology 40(6): 424–430 (2007). doi:10.1159/000107426.[11]
  • 신지훈; 박두흠; 류승호; 하지현; 전홍준. 〈공황장애 환자에서 광장공포증의 임상적 함의 / Clinical implications of agoraphobia in patients with panic disorder〉, Medicine (Baltimore) 99(30): e21414 (2020). doi:10.1097/MD.0000000000021414.[12]

외부 링크

각주

  1.  “하지현”. 《건국대학교병원 의료진 소개》.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2.  “Department of Psychiatry – Doctors (Ha Jee-Hyun)” (영어). 《Konkuk University Medical Center (EN)》.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3.  “건국대병원 하지현 교수,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장 취임”. 《건국대학교병원》. 2022년 7월 5일.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4.  “일산백병원 이강준 교수,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장 선출”. 《헬스조선》. 2024년 7월 4일.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5.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임원진 (2024–2026)”. 《한국정신신체의학회》.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6.  “요절 하길종 감독 아들, 영화와 정신분석 통합한 저서 펴내”. 《동아일보》. 2006년 10월 26일.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7.  “하지현”. 《헬스조선 베스트닥터》.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8. “Association between Heart Rate Variability Indices and Depressed Mood in Patients with Panic Disorder” (영어). 《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 (PMC)》. 2022년 11월.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Differences in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TCI) Profile Between Suicidal and Nonsuicidal Psychiatric Outpatients” (영어). 《PubMed (Medicine)》. 2022년 9월 2일.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Short-term heart rate variability in older patients with newly diagnosed depression” (영어). 《PubMed (Psychiatry Research)》. 2015년 4월 30일.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Depression and Internet Addiction in Adolescents” (영어). 《Karger (Psychopathology)》. 2007년 9월 1일.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Clinical implications of agoraphobia in patients with panic disorder” (영어). 《PMC (Medicine)》. 2020년 7월 24일.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하지현 교수, 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상 수상”. 《후생신보》. 2008년 5월 27일.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건국대병원 하지현 교수, 학회 학술상”. 《메디칼타임즈》. 2008년 5월 26일.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하길종을 기억하는 사람들”. 《한국영상자료원(KMDb)》. 2025년 10월 6일에 확인함.
    ===




    ==


    공부 망상 - 공부는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는가 
    엄기호,하지현 (지은이)녹스2025-12-10




























    Sales Point : 3,250

    8.0 100자평(2)리뷰(0)

    176쪽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










    다음
    이전


    이벤트

    화제의 책 + 알라딘 굿즈 (이벤트 도서 포함, 국내도서 3만원 이상)


    2025 올해의 책 : 독자가 고른 열 권, 올해의 신인


    12월 특별 선물. 책장 속 무드등 · 패딩 크로스백

    2025년 당신의 기록을 확인하세요. 2,000명 적립금 추첨


    알라딘 최대 30% 할인! 알라딘 만권당 삼성카드


    이 달의 적립금 혜택

    함께 사면 무료배송. 1천원~4천원대 굿즈 총집합


    이 시간, 알라딘 사은품 총집합!





    책소개
    대학에서 직접 청년을 만나며 공부와 교육의 문제를 체감한 사회학자 엄기호, 고통받는 현대인의 심리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한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공부 중독』(2015)에 이어 10년 만에 새로운 대담집 『공부 망상: 공부는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는가』를 출간한다.

    두 저자는 10년 전 대담에서 삶의 모든 단계를 유예시키는 프리 패스인 ‘공부’라는 성공 방정식이 더는 사회적으로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 구성원이 공부에 중독되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쏟아붓고 끝없는 시험과 라이선스 취득의 루프에 들어갔던 2015년, 적어도 우리는 한국 사회의 공부 방식이 심각하게 문제적임을 인지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한국은 공부에 중독되어 있으며 이에 더불어 사회 곳곳에 퍼진 것은 피해의식과 분노다. 공부만 잘하면 무엇이든 쟁취할 수 있다는 능력주의의 약속이 허물어진 지는 오래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나마 ‘공정한’ 이 방식에 매달리며 각자의 피해 서사를 쓰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들 부모의 축적 자산을 상속받는 이들을 넘어설 수 없는 청년들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경제/문화/사회 자본을 토대로 사회적 성공을 이룬 엘리트들도, 계급 사다리의 최상부를 차지하고 있는 초엘리트들도 마찬가지로 지금 자신의 자리와 주어지는 사회적/경제적 보상에 진정으로 만족하는 사람은 몇 없다. 이 피해의식이 ‘공부하면 다 가질 수 있다’는 여전한 만능감과 충돌하는 지금, 『공부 망상』의 두 저자는 한국 사회의 공부가 만든 유능한 무능력자, 진보주의자 부모의 가족 이기주의적인 교육과 양육, 청년 세대의 극단주의와 극우화, 정치와 교육에 대한 논의를 폭넓게 아우르며 이제는 거의 모든 이에게 의심 대상이 된 ‘공부의 기쁨’을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를 절실히 묻는다.


    목차


    비겁해지지 않는 공부를 위해 기호 4

    1부. 『공부 중독』 이후 10년
    만능감과 피해의식 ‖ 불안과 망상 ‖ 판타지와 경멸 ‖ 기쁨을 망각한 삶

    2부. 공부는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는가
    1장. 유능한 무능력자의 탄생 39
    0과 1의 세계의 공부 ‖ 고도화와 최적화 ‖ 정답의 레이어 ‖ 전향적 사고와 후향적 사고 ‖ 한국의 아이히만들 ‖ 직역의 세계 ‖ 2차 불안 사회
    2장. 사회의 부족화 82
    내 아들을 구출해 왔다 ‖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 자본의 세습 욕구와 부족주의
    3장. 메타 없는 세계 108
    전통 지식의 붕괴 ‖ 관은 사라지고 편만 남은 공부 ‖ 종교 없는, 메타 없는 세상

    3부. 믿음을 되찾기 위해
    1장. 레벨 업과 성장 사이 125
    체험이 경험이 되지 못할 때 ‖ 주체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 방에 갇힌 아이들 ‖ 작업 없는 노동
    2장. 실패를 견딜 수 없는 아이들 142
    공정한 게임과 불공정한 현실 ‖ 용인되는 실패는 없다 ‖ 극단화와 양극화
    3장. 공부는 언제 충분해지는가 156
    흐름을 찾는 공부 ‖ 삶의 주도성 되찾기

    다음 10년의 시작을 위해 지현 169
    주 175
    접기


    책속에서


    P. 36 정말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양상이 사람들에게서 기쁨을 앗아가버렸다는 점입니다. 삶은 기뻐야 해요.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를 걱정하고, 그와 반려하고, 때로는 홀로 거니는 이 모든 과정이 그 순간은 고통스러울지언정 시간이 지나 반추할 때는 기쁜 일이 되어야 합니다. 반성이야말로 지나간 자기 삶에서 놓쳤던 것을 새롭게 ... 더보기
    P. 67 이들이 이렇게 무능력한 동시에 무책임한 가장 큰 이유는 공부를 가치 지향적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치와 기술이 별개라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기술 안에는 이미 가치가 배태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인식이 전혀 없이, 가치에 책임을 지고 명령을 내리는 사람과 기술적으로 집행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의식이 발달해 있어요. ... 더보기
    P. 97~98 가족 자아는 양육에서도 문제적이지만 사회적으로 더 큰 문제를 안고 있어요. 가족 자아의 핵심 중의 하나는 자본 세습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고학력 중산층에게서 자본의 세대 이동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커졌어요. 그래야만 자기 가족이 안전하리라고 기대하는 거예요. 우리 사회 전체가 얼마나 더 건전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보다 우리 가... 더보기
    P. 127~128 기술적으로도 마찬가지예요. 복기하지 않으면 기술을 익히고 내 것으로 만들기 힘들어요. 이처럼 교육에서는 돌아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번 해봤다 정도가 아니라 해본 것을 돌아보고 곱씹으며 언어화하는 것이 성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돌아봄을 통해 인간의 체험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교육철학자 존 듀이의 이론에 따르면 체... 더보기
    P. 103~104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본다면 공부가 공부를 배신했어요. ‘나’를 확장해 부족을 무너뜨리는 게 공부였는데, 지금의 공부는 새로운 부족을 만들어서 그 벽을 더 공고히 하고 있어요. 특이한 것은, 한국에서는 부족화가 직역을 중심으로 나타난다는 겁니다. 역사적으로 다른 사회에서는 부족이 계급, 종교, 인종, 지역 등의 경계에서 만들어졌는데... 더보기
    더보기



    추천글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한겨레
    - 한겨레 2025년 12월 12일자 교양 새책
    서울신문
    - 서울신문 2025년 12월 12일자
    문화일보
    - 문화일보 2025년 12월 12일자
    경향신문
    - 경향신문 2025년 12월 11일자 '책과 삶'
    세계일보
    - 세계일보 2025년 12월 20일자 '새로 나온 책'



    저자 및 역자소개
    엄기호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림 신청


    사회학자. 말하지 못하는 이들의 말을 듣고 기록하고 나누며 사회를 구축하는 역량에 대한 방법론으로서의 페다고지에 관심이 많다. 사회학과 문화연구를 공부했으며 한국의 교육과 청년을 중심으로 현대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변화와 그 의미에 대해 주로 연구한다.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로 일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공부 공부』 『단속사회』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 더보기

    최근작 : <공부 망상>,<[큰글자도서]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큰글자도서]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 총 54종 (모두보기)

    하지현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림 신청


    정신과 전문의. 대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 너무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그에 적합한 해결책을 고민해왔다. 비정상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을 만나 시시비비를 가려주고 있다. 현재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청소년과 보호자를 상담하며 읽고, 쓰고, 가르치고 있다. 펴낸 책으로 『꾸준히, 오래, 지치지 않고』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 『고민이 고민입니다』 『지금 독립하는 중입니다』 『공부 중독』(공저) 등이 있다.

    최근작 : <공부 망상>,<[큰글자도서] 아무튼, 명언>,<나는 왜 이유 없이 불안할까> … 총 85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공부 중독』 출간 10년, 사회학자 엄기호·정신과전문의 하지현,
    오늘날 공부는 삶의 어떤 기술을 가르치는가
    공부의 덫에 빠져 무능해진 한국 사회를 말하다

    “한편에는 능력주의의 실패에 분노하는 엘리트들, 다른 한편에는 능력주의에 따라 희망이 없다며 절망하는 청년들. 그리고 점점 더 유치해지고 비겁해지면서 자기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초’엘리트 관료 집단들. 교육에 대한 피해 서사만 난무하는 가운데 공부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 우리는 그들—때로는 학생, 때로는 청소년과 청년, 때로는 환자의 모습으로—과 그들을 통해 한국 사회를 읽었다. 이것은 오로지 교실과 진료실에서 그들을 더 의미 있게 만나기 위함이었다.”
    —기호, 서문 「비겁해지지 않는 공부를 위해」 중에서

    대학에서 직접 청년을 만나며 공부와 교육의 문제를 체감한 사회학자 엄기호, 고통받는 현대인의 심리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한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이 『공부 중독』(2015)에 이어 10년 만에 새로운 대담집 『공부 망상: 공부는 어떻게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는가』를 출간한다. 두 저자는 10년 전 대담에서 삶의 모든 단계를 유예시키는 프리 패스인 ‘공부’라는 성공 방정식이 더는 사회적으로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 구성원이 공부에 중독되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쏟아붓고 끝없는 시험과 라이선스 취득의 루프에 들어갔던 2015년, 적어도 우리는 한국 사회의 공부 방식이 심각하게 문제적임을 인지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한국은 공부에 중독되어 있으며 이에 더불어 사회 곳곳에 퍼진 것은 피해의식과 분노다. 공부만 잘하면 무엇이든 쟁취할 수 있다는 능력주의의 약속이 허물어진 지는 오래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나마 ‘공정한’ 이 방식에 매달리며 각자의 피해 서사를 쓰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들 부모의 축적 자산을 상속받는 이들을 넘어설 수 없는 청년들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경제/문화/사회 자본을 토대로 사회적 성공을 이룬 엘리트들도, 계급 사다리의 최상부를 차지하고 있는 초엘리트들도 마찬가지로 지금 자신의 자리와 주어지는 사회적/경제적 보상에 진정으로 만족하는 사람은 몇 없다. 이 피해의식이 ‘공부하면 다 가질 수 있다’는 여전한 만능감과 충돌하는 지금, 『공부 망상』의 두 저자는 한국 사회의 공부가 만든 유능한 무능력자, 진보주의자 부모의 가족 이기주의적인 교육과 양육, 청년 세대의 극단주의와 극우화, 정치와 교육에 대한 논의를 폭넓게 아우르며 이제는 거의 모든 이에게 의심 대상이 된 ‘공부의 기쁨’을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를 절실히 묻는다.

    공부는 어떻게 유능한 무능력자를 양산했고
    이들은 어떻게 사회를 무능하게 만들었는가

    기호: “지금 같은 교육 방식으로는 아이히만 같은 인간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어요.
    그 말인즉 어떤 가치 판단도 하지 않을 것이며 그건 자기 역할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공부는 삶의 어떤 기술을 가르치는가? 10년 전 『공부 중독』이 사회 구성원들이 공부에 중독된 현상을 짚었다면, 『공부 망상』에서는 공부에 중독되고 공부로 성공한, 나아가 공부의 헤게모니 속에서 성장한 ‘유능한’ 이들이 사회를 오히려 무능하게 만들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일례로 시민은 불법계엄 사태를 지나오며 정치 분야 최상위의 자리에 오른 관료들의 무능함을 여실히 확인했다. 이들은 마치 유대인 학살의 주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이 예루살렘의 재판에서 보인 모습처럼 상부의 명령을 어떠한 가치 숙고 없이 단지 기술적으로 수행했다. 『공부 망상』의 두 저자는 이 무능한 주체가 양산된 원인으로 학력고사부터 시작해 수능까지 이어진 한국 사회의 공부 방식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의 엘리트는 공부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얻었는가? 나아가 시민은 공부를 통해 어떤 주체성을 형성했는가? 이 책의 2부 1장 「유능한 무능력자의 탄생」에서는 단일한 정답 찾기, 극단적인 효율성의 추구, 고도화 같은 한국 사회의 공부 방식이 유능한 무능력자들을 양산하는 과정을 추적하며 가치 판단을 배제하고 기술만을 고도로 익히는 공부가 사회를 무능하게 만들고 있는 현상을 사회학자이자 교육자, 정신과 전문의의 시선으로 짚는다.

    사회의 부족화와 전체를 향하지 않는 공부

    지현: “자기 구덩이에 들어간 채로 고개만 내밀어 소리를 지르고 있어요.
    당신이 틀리고 당신이 이해를 못 해서 그렇다며, 답답한 심경만 남긴 채 등을 돌릴 뿐이에요.”

    2부 2장 「사회의 부족화」에서는 의료계, 법조계 같은 전문직뿐 아니라 예술계, 대기업도 점점 부족화되어가며 세습을 통한 부족주의가 완성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스스로 진보적이라 생각하지만 자기가 속한 집단에 대한 태도는 상당히 보수적이며 이기적이기까지 한 이들의 모순을 가정과 사회에서의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근대 사회의 공부는 신분제와 부족주의를 철폐하며 끊임없이 바깥을 향해 ‘나’를 확장하는 데서 출발했다. 한데 지금의 공부는 세계관을 넓히기보다 자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으로 변질되었다. 역사적으로 다른 사회에서는 부족이 계급, 종교, 인종, 지역 등의 경계에서 만들어졌으나 한국에서는 부족이 직역(職域)의 경계에 따라 서열화되는 것도 특징이다. 철저히 부족주의화된 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편인지 아닌지’, ‘이기는지 지는지’일 뿐이다. 배운다는 것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는 왜 끊임없이 공부하면서도 여전히 불안한가? 이 책의 저자들은 비틀린 형태로 발전한 공부가 어떻게 우리를 상위 의식으로서의 관(觀)으로 고양되지 못하게 만들었는지, 그리하여 모든 것을 편(便)의 문제로만 바라보게 되었는지 살핀다.

    피해 서사를 넘어, 공부의 기쁨을 찾아서

    어느새 청년들은 ‘실패해도 된다’는 말도, 교육과 공부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말도 믿지 않는다. 이 불신은 단기적인 성과만을 평가하는 시스템에서 그리고 학교와 국가 같은 조직에서 겪은 경험적 진리가 되었다. 3부 「믿음을 되찾기 위해」에서는 레벨 업으로 변질된 성장, 안전한 실패의 추구와 이로 인해 공부의 세계로 들어가지 않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과 그 원인을 짚는다. 두 저자는 다섯 차례의 대담을 거치며 한국의 교육이 단 한 번도 진정한 성장을 목표로 삼은 적이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오늘의 공부는 한편으로는 다른 재능이나 역량에 비해 과대평가되어 유치하고 비겁한 인간형을 만들어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교육이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교육 자체가 무능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교육이 ‘무능한 유능력자’를 양산할 뿐 아니라, 교육 자체가 ‘무능한 유능력’으로 낙인찍혀 있는 셈이다. 우리는 공부를 둘러싼 이 암울한 담론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교실과 진료실에서 매일 청년들을 마주하는 두 저자에게 무엇보다 절박한 물음이다. 모쪼록 이 책이 피해 서사를 넘어 독자들이 자신의 공부 경험을 다시 말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동시대의 ‘말 걸기’를 가능하게 하는 발화점이 되기를 바란다.

    “기호: 가르치는 자는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긴 안목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비전을 가지고 가르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배우는 자는 지금 당장 손에 쥐이는 것을 선호해요. 이 배우는 자의 욕망과 대결하여 비전을 보게 하는 것이 가르치는 자의 가장 중요한 도전이에요. 배우는 자의 욕망에 영합하려 하지 않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자칫하면 가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제도의 욕망과 학생의 욕망, 이 둘과 부딪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168쪽)

    “지현: 어떤 것은 어렵지 않게 얻는 반면 어떤 건 꽤 긴 시간을 삽질하고 있다는 느낌을 계속 받다가 어느 순간 딱 보이거든요. ‘아하! 효과’라고도 하지요. 그래서 당장 성과가 없더라도 계속하는 게 중요해요. 자기 효능감을 얻기까지 끈기 있게 버틸 수 있는 동력은 그 사람이 가진 자존감이에요. 자존감은 원인이 아니라 과정이에요. 처음부터 자존감 높게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작은 성취들이 쌓이면서 만들어집니다. 그 자존감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요. 무언가 해내고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어요. 지금 학교에서 받는 성적 내지는 평가 점수가 나를 구성하고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해요.”(164쪽) 접기


    이 상품을 구입하신 분들이 다음 상품도 구입하셨습니다.
    더보기

    이전
    뇌는 왜 친구를 원하는가
    야생의 존재
    신에 관하여
    생각의 진화
    뾰족하게 다정할 것
    인간지능의 역사동기의 해부
    우리는 왜 가짜 정의에 열광하는가
    소중한 사람이 음모론에 빠졌습니다
    처음 만나는 미노아 크레타
    성매매 뿌리 뽑기
    당신은 태어나겠다고 선택하지 않았다자본의 바깥
    마르크스주의 입문
    한국은 해킹되었습니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당신에게
    어떤 사람들은 죽어야 합니다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
    다음



    북플 bookple
    이 책의 마니아가 남긴 글
    친구가 남긴 글
    내가 남긴 글


    친구가 남긴 글이 아직 없습니다.

    마니아
    읽고 싶어요 (2)
    읽고 있어요 (0)
    읽었어요 (4)
    이 책 어때요?



    구매자
    분포



    1.4% 10대

    0%


    4.1% 20대

    0%


    8.1% 30대

    6.8%


    17.6% 40대

    13.5%


    17.6% 50대

    18.9%


    2.7% 60대

    9.5%
    여성 남성



    100자평






    등록


    카테고리

    스포일러 포함
    글 작성 유의사항


    구매자 (1)
    전체 (2)
    공감순






    표지 왼쪽 하단에 손 좀 보세요.
    수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혹시 일부러 그런 거라면 무성의하게 보입니다.
    글에 어을리는 표지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kunhee0606 2025-12-13 공감 (5) 댓글 (1)
    Thanks to
    공감




    개인은 사라져버리고 부족으로 쪼글아들었단 문장이 크게 와닿았네요. 뿌옇던 세계가 선명해진 기분이네요.
    뭔가 이상하다며 갸웃하고만 있었는데 말입니다. 큰 틀에서 볼 기회를 준 책였습니다.:)
    녹우 2025-12-14 공감 (2) 댓글 (0)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