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9

Masao Abe | Goodreads

Masao Abe (Author of Zen and Western Thought) | Goodrea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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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배의 삶과 사상 — 토착화·생명·다석·종교대화의 신학

이정배 교수의 삶과 핵심 사상, 주요 저작 주제에 대한 정리이다.

1. 삶과 여정 (생애)

  • 성장과 배움의 여정: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대광중·고등학교를 거쳐 감리교신학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감신대 시절 한국 토착화 신학의 거두인 변선환 학장의 가르침을 깊이 받았다. 이후 스위스 바젤대학교 신학부에서 수학하여 신학박사 학위(Dr. Theol.)를 취득했다. 당시 박사학위 논문 주제 역시 유교와 기독교의 대화에 기반한 토착화 신학 연구였다.

  • 강단과 현장을 잇는 학문 활동: 1986년부터 2016년까지 30년간 모교인 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하고 한국적 신학 연구에 매진했다.

  • 조기 은퇴와 <거리의 신학자>: 2016년 정년을 수년 앞두고 자진 조기 은퇴를 결행했다. 학내 사태에 대한 책임과 제도권 대학 울타리를 벗어나 고통받는 세상 현장과 함께하겠다는 결단이었다. 세월호 참사 추모 현장, 사회적 약자들의 투쟁 현장 등에서 기도와 설교를 이어가며 이른바 <거리의 신학자>로 불렸다.

  • 현장아카데미와 작은교회 운동: 은퇴 이후 <현장아카데미>를 설립하여 학문 연구와 영성 수행을 병행하고 있다. 대형화·자본화된 한국 교회의 모순을 비판하며 자립과 연대, 생태적 영성을 추구하는 <작은교회 운동>과 <두 번째 종교개혁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2. 핵심 사상과 신학적 주제

이정배의 신학은 크게 <토착화 신학의 심화>, <한국적 생명·생태신학>, <다석 유영모의 귀일신학 연구>, <동학·개벽사상과의 대화>, <교회 개혁과 해방적 실천>이라는 5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1) 토착화 신학의 계승과 재주체화

  • 스승 변선환의 종교 다원주의 및 토착화 신학을 계승·발전시켰다.

  • 서구 중심적 신학 체계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지양하고, 한국의 사상적 토양(유·불·도 및 한국 고유 사상) 속에서 성서와 기독교 신앙을 다시 읽어내는 <한국적 기독교의 재주체화>를 역설했다.

2) 한국적 생명·생태신학

  • 1980년대 후반부터 일찍이 환경과 생태 문제에 천착했다 (<생태학과 신학>, <생명의 하느님과 한국적 생명신학> 등).

  • 서구 근대 산업문명과 자본주의적 소비 문명이 초래한 기후 위기 및 생태계 파괴를 직시하며,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 만유재신론적(Panentheistic) 시각에서 모든 피조물이 신의 거룩한 생명 그물망 안에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3) 다석(多夕) 유영모 연구와 <귀일(歸一)신학>

  • 김흥호 목사를 통해 다석 유영모의 사상을 본격적으로 접한 뒤, 다석 사상을 한국 신학의 중요한 토대로 삼아 집중 연구했다.

  • 다석의 한글 사유와 우리말 개념(예: <없이 계신 하느님>, <빈탕한데 맞혀놀이>, <얼나>)을 현대 신학적 언어로 해석하여, 초월적이면서도 내재적인 궁극적 실재로의 귀일(歸一)을 규명했다.

4) 동학과 개벽(開闢) 신학

  • 유영모, 함석헌, 이신으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 사상가들의 계보를 추적하며, 최근에는 동학(東學)과 개벽 사상으로 학문적 지평을 더욱 확장했다.

  • <역사유비로서의 개벽신학 空·公·共>, <개벽의 사상사> 등을 통해 동학의 다시개벽 사상과 기독교의 하나님 나라(새 하늘과 새 땅) 종말론적 희망을 창조적으로 융합하며 문명전환기 인류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있다.

5) 제도 교회 비판과 <두 번째 종교개혁>

  • 맘몬주의(자본 숭배)와 물신화, 세습과 배타주의에 갇힌 한국 대형 교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 루터의 16세기 종교개혁 500년을 맞이하여, 기존 제도의 틀과 탐욕을 허무는 <두 번째 종교개혁>이 요청된다고 보았다. 성직자 중심의 위계 구조를 탈피하고 생명·평화·연대를 실천하는 탈성장 지향의 <작은 공동체 교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3. 총평

이정배는 서구 신학의 단순 수입상에 머물지 않고, 한국의 토착적 정신 유산(유교, 도교, 다석 유영모, 수운 최제우의 동학)을 매개로 기독교 복음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해 낸 사상가이다. 또한 상아탑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적 아픔이 있는 거리와 광장에 서서 문명전환과 생태적 회심을 촉구해 온 대표적인 실천적 신학자라 할 수 있다.

===

이정배의 삶과 사상 — 토착화·생명·다석·종교대화의 신학

첨부하신 자료는 이정배의 전기 자료라기보다 1991년 이후의 저서·공저 57종을 보여 주는 서지 목록입니다. 따라서 <삶>에 관한 기본 약력은 공개 자료로 보충하고, <사상의 전개>는 첨부하신 저서 목록을 중심으로 읽어보겠습니다. 이 목록만 보아도 이정배의 신학은 상당히 일관된 궤적을 보입니다. 초기의 <토착화와 생명 문화>, <한국적 생명신학>에서 출발해 생태신학·과학과 종교의 대화·다석 유영모·종교다원주의를 거쳐 최근에는 ‘개벽’과 문명전환으로 확대됩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1. 이정배는 누구인가

이정배는 1955년생으로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대학원을 거쳐 1981~1986년 스위스 바젤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1986년부터 2017년까지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로 재직했고, 한국조직신학회장·한국문화신학회장·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현재는 감신대 명예교수입니다. 아주경제

바젤 유학 시절 그의 관심은 단순히 서구 조직신학을 한국에 소개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감신대의 윤성범·변선환으로 이어지는 <토착화 신학>의 흐름 속에서 기독교와 유교를 연구했고, 이후 기독교와 동양사상·생태학·과학·이웃 종교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연구자들도 윤성범→변선환→이정배를 감신대 토착화신학의 중요한 계보로 다룹니다. KCI

1992년 서울에서 열린 JPIC(정의·평화·창조질서의 보전) 대회를 계기로 특히 <토착화신학과 생태신학의 결합>을 자신의 핵심 과제로 삼았다고 회고합니다. 아주경제

그의 저작 목록도 이것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1991년 <토착화와 생명 문화>, 1996년 <한국적 생명신학>, 1999년 <신학이 생명학 신학이 영성학>, 2004년 <생명의 하느님과 한국적 생명신학>, 2005년 <기독교 자연신학>, 2007년 <토착화와 세계화>, 2010년 <생태 영성과 기독교의 재주체화>로 이어집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따라서 이정배를 단순히 ‘진보신학자’라고 부르는 것보다 <한국적 기독교를 만들기 위해 토착화·생명·생태·종교대화를 결합해 온 조직신학자>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2. 첫 번째 핵심 — <토착화>: 서구 기독교를 한국에서 다시 묻는다

이정배 신학의 가장 오래된 축은 <토착화>입니다.

토착화는 흔히 “기독교를 한국식으로 표현하는 것” 정도로 오해되지만, 이정배에게는 훨씬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그가 묻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과 서구 기독교 문화는 정말 같은 것인가?

기독교는 팔레스타인에서 발생했지만 유럽을 거치면서 그리스 철학·로마 제도·서구 형이상학의 언어로 설명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은 반드시 그 언어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정배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유교·불교·동학·천부경·다석 유영모·함석헌 같은 한국과 동아시아의 사상자원을 기독교와 대화시킵니다.

그의 2007년 논문에서도 전통적인 서구 신학의 <존재유비/신앙유비> 대립만으로는 현대 기독교 선교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역사적 예수의 삶을 한국적 언어로 재해석한 다석 유영모에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습니다. KCI

이 점에서 이정배는 변선환의 후계자이면서도 조금 다릅니다.

변선환이 불교와의 대화를 중심으로 <종교다원주의적 토착화>를 밀어붙였다면, 이정배는 여기에

<생명·생태·과학·유교·동학·다석>

을 훨씬 넓게 끌어들입니다.


3. 두 번째 핵심 — <생명신학>

이정배의 사상을 이해하는 두 번째 단어는 <생명>입니다.

첨부 자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 주제입니다.

<토착화와 생명 문화>(1991)
→ <한국적 생명신학>(1996)
→ <신학이 생명학 신학이 영성학>(1999)
→ <생명의 하느님과 한국적 생명신학>(2004)
→ <한국적 생명신학을 논하다>(2016)

라는 흐름이 20년 넘게 지속됩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여기서 <생명>은 단순히 인간 생명의 존엄을 뜻하지 않습니다.

인간 중심적 기독교 자체를 비판하는 개념입니다.

전통적 기독교는 흔히

하느님
↓
인간
↓
자연

이라는 위계로 세계를 이해했습니다.

이정배는 이런 인간중심주의가 자연을 인간의 이용 대상으로 만들었으며 현대 생태위기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창조론을

<하느님—인간—자연의 관계적 생명공동체>

로 다시 해석하려 합니다.


4. 세 번째 핵심 — <생태신학>: 구원받아야 하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그래서 생명신학은 자연스럽게 생태신학으로 연결됩니다.

첨부 목록에

<현대 생태신학자의 신학과 윤리>(2006),
<켄 윌버와 신학-홀아키적 우주론과 기독교의 만남>(2008),
<생태 영성과 기독교의 재주체화>(2010),
<몸의 우주성-동서양의 고전을 통해 읽는 몸 이야기>(2013)

등이 나타나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이정배에게 생태위기는 단순한 환경정책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이해해 왔는가>

라는 문명과 종교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기독교 역시 생태위기에 책임이 있으며 신학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그의 신학은 “인간의 죄와 구원”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개신교보다 훨씬 우주론적입니다.


5. 네 번째 핵심 — <다석 유영모>

후기로 갈수록 이정배 신학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다석 유영모가 됩니다.

첨부 목록에서도

<다석 유영모 신학의 얼과 틀 그리고 쓰임>(2009),
<빈탕한데 맞혀놀이-다석으로 세상을 읽다>(2011),
<유영모의 귀일신학>(2020)

등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이정배가 다석에게서 발견하는 핵심은 <한국어와 동양사상을 통해 기독교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할 가능성>입니다.

특히 유명한 표현이

<없이 계신 하느님>
<덜 없는 인간>

입니다.

<없이 계신 하느님>은 하느님을 하늘 어디엔가 존재하는 하나의 거대한 존재자로 생각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하느님은 어떤 ‘물건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궁극적인 바탕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불교의 공(空), 노장사상의 무(無), 기독교의 하느님을 대화시킬 여지가 생깁니다.

이정배는 다석신학을 단순한 ‘한국 민족신학’으로 보지 않고 세계신학과 대화할 수 있는 보편적 신학으로 발전시키려 합니다. 예스24


6. 다석에게서 <역사적 예수>를 다시 발견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정배가 다석을 통해 기독교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수>로 돌아가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가 비판하는 것은 예수라기보다

<예수 이후 형성된 제도적·교리적 기독교>

입니다.

그래서 교회의 교리적 그리스도보다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권력에 저항하고,
자기를 비우며,
생명을 살렸던

<역사적 예수의 삶>을 강조합니다.

이정배가 다석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은 말하자면

<예수를 서구 교리의 감옥에서 꺼내 한국적·동양적 생명의 언어로 다시 읽는 것>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이를 ‘역사적 예수의 재케리그마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KCI


7. 다섯 번째 핵심 — <종교다원주의와 종교간 대화>

이정배에게 불교·유교·동학은 기독교가 정복해야 할 ‘이교’가 아닙니다.

기독교가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타자>입니다.

따라서 그의 종교대화는

“모든 종교가 똑같다”

는 식의 단순한 상대주의와는 조금 다릅니다.

다른 종교를 만나면서 기독교가 자기 절대성을 내려놓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첨부 자료의

<경전으로 본 세계종교 그리스도교>(2014),
<신학, 타자의 텍스트를 읽다>(2015),
<참여와 명상, 그 하나됨을 위한 여정>(2018)

같은 책들이 바로 이 흐름을 보여줍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그래서 이정배에게 종교간 대화는 예의 바른 ‘종교끼리의 친선회’가 아니라 <자기 신앙을 변화시키는 사건>에 가깝습니다.


8. 여섯 번째 핵심 — <과학과 신학>

그의 신학이 전통적인 토착화신학보다 넓어지는 또 하나의 지점입니다.

<과학 종교 윤리의 대화>(2001),
<기독교 자연신학-종교와 과학의 대화에 근거한>(2005),
<켄 윌버와 신학>(2008)

등을 냈습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이정배는 진화론이나 현대과학을 기독교 신앙에 대한 위협으로 보기보다는 신학이 세계관을 새롭게 구성하도록 요구하는 계기로 봅니다.

그래서

과학 ↔ 종교
동양 ↔ 서양
인간 ↔ 자연
기독교 ↔ 타종교

라는 여러 경계를 동시에 넘으려 합니다.

이것이 이정배 신학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9. 일곱 번째 핵심 — <교회 비판과 사회적 신학>

이정배의 생명·생태신학은 개인적 영성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고독하라, 저항하라 그리고 상상하라>(2013),
<묻는다, 이것이 공동체인가-눈먼 국가 귀먹은 교회, 세월호 이후의 우리들>(2015),
<두 번째 종교개혁과 작은교회 운동>(2017),
<우리는 하느님을 거리에서 만난다-이정배의 거리 설교>(2019)

라는 제목이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즉 그의 <영성>은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영성이 아닙니다.

생명신학은 반드시

생태위기, 사회적 약자, 국가폭력, 자본주의적 욕망, 교회의 권력화

같은 문제와 만나야 한다고 봅니다.

이 점에서 이정배의 신학은 <생태영성과 사회참여>를 함께 붙들려고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0. 최근의 중요한 변화 — <개벽신학>

최근 이정배의 관심을 보면 또 한 단계 확대됩니다.

첨부하신 목록의 최근 저작에

<개벽사상과 종교공부>(2024),
<문명전환의 한국사상-개벽의 사상사 2>(2025),
<소비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기독교 신학의 관점에서>(2023)

가 등장합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개벽’이라는 말은 동학의 핵심 개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개혁’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기존 체제를 조금 고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자연관·종교관·문명관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정배의 최근 신학은 초기의 <한국적 기독교>에서 출발하여 이제는

<생태적 문명전환을 위한 한국사상의 역할>

이라는 문제로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1. 이정배 신학을 한 흐름으로 정리하면

약 35년간의 저술을 하나의 계보로 압축하면 이렇게 됩니다.

<토착화>
→ <한국적 생명신학>
→ <생태신학>
→ <과학과 종교의 대화>
→ <다석 유영모>
→ <종교간 대화>
→ <역사적 예수와 사회참여>
→ <개벽과 생태문명 전환>

겉으로 보면 주제가 너무 많아 보입니다.

그러나 중심 질문은 사실 하나입니다.

<서구에서 만들어진 기독교의 틀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고, 한국의 역사·종교·사상과 오늘의 생명 위기 속에서 기독교를 어떻게 다시 태어나게 할 것인가?>

이 질문이 이정배 신학 전체를 관통합니다.


12. 이정배의 위치 — 변선환과 오강남 사이에서 보면 더 잘 보인다

세진님께서 최근 변선환과 오강남을 계속 읽으셨기 때문에, 이정배는 이 두 사람 사이에 놓아보면 특히 잘 보입니다.

변선환은 주로

<기독교의 배타적 절대성 → 종교다원주의>

라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오강남은

<표층종교 → 심층종교>

라는 방식으로 종교 내부의 영적 전환을 강조합니다.

이정배는 이 둘과 상당 부분 겹치지만 여기에 하나를 더 강하게 넣습니다.

<심층적 종교전환 + 생태적·사회적 문명전환>

입니다.

그래서 이정배에게 종교의 문제는 단지 “다른 종교도 진리가 있는가?”도 아니고, “내면의 깊이에 도달했는가?”만도 아닙니다.

그는 더 나아가 묻습니다.

그 신앙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바꾸는가?
교회의 권력성을 바꾸는가?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가?
소비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에 기여하는가?

바로 이 지점이 이정배 신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것은 세진님께서 전에 제기하신 <표층종교/심층종교보다 아편종교/해방종교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라는 문제와도 상당히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이정배를 이 관점에서 읽으면, 오강남보다 사회적·생태적 실천의 축이 훨씬 강하게 보이고, 변선환보다도 <문명전환>의 문제가 훨씬 크게 등장합니다.

다음 단계로는 <이정배·변선환·오강남의 종교론을 ‘심층종교–해방종교–생태종교’라는 세 축으로 비교>해보면 세 사람의 차이가 아주 선명하게 드러날 것 같습니다.

===

이정배·변선환·오강남의 종교론 비교

— <심층종교·해방종교·생태종교>라는 세 축에서

세 사람을 함께 놓으면 상당히 흥미로운 구도가 생깁니다. 다만 먼저 한 가지 구별이 필요합니다. <심층종교>는 오강남이 실제로 사용하는 핵심 개념이고, <종교해방신학>은 변선환을 설명하는 연구문헌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개념입니다. 반면 <생태종교>는 이정배 자신의 고유한 단일 명칭이라기보다, 그의 <한국적 생명신학·생태신학·개벽/문명전환>을 묶어 제가 비교를 위해 사용하는 범주입니다. 변선환에서 이정배로 이어지는 토착화신학의 흐름을 다룬 연구도 변선환을 <종교해방신학>, 이정배를 <한국적 생명신학>으로 특징짓습니다. KCI

이를 먼저 아주 압축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질문오강남변선환이정배
종교의 가장 큰 문제표층적 믿음·문자주의·자아중심성기독교의 배타주의와 종교적 지배인간중심주의·생명파괴·소비문명
핵심 전환믿음 → 깨달음배타 → 대화·해방인간중심 → 생명공동체
대표 축<심층종교><해방종교><생태종교>
타종교심층에서는 서로 통한다구원의 타자이자 대화의 동반자생명문명을 함께 만드는 사상자원
개인의 변화매우 중요중요하지만 중심은 아님수행·영성과 사회변화를 결합
사회구조 변화상대적으로 약함강함강함
자연·생태부차적상대적으로 약함핵심
궁극적 목표깨달은 인간종교적·사회적 해방생명·생태문명의 전환

이제 세 축을 하나씩 들여다보겠습니다.


1. 오강남 — <종교는 나를 변화시키는가?>

세 사람 가운데 <내면의 변혁>을 가장 선명하게 전면에 내세우는 사람은 오강남입니다.

오강남의 기본 구도는 잘 알려진

<표층종교 ↔ 심층종교>

입니다.

그가 말하는 표층종교에서는 “지금의 나”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나는 성공하고 싶고, 건강하고 싶고, 복 받고 싶고, 천국에 가고 싶습니다. 신은 그런 나의 욕구를 실현해 주는 존재가 되기 쉽습니다.

반면 심층종교에서는 바로 그 <나> 자체가 변해야 합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표층종교가 기존의 자신이 잘되기를 바라는 종교라면, 심층종교는 기존의 자기를 넘어 더 큰 자아로 새롭게 태어나는 종교입니다. 문자적 믿음보다 깨달음,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의식의 변화와 자유를 강조합니다. 예스24

그래서 오강남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내가 무엇을 믿는가?>

보다

<그 믿음을 통해 내가 어떻게 달라졌는가?>

입니다.

이것은 상당히 급진적인 종교비판입니다.

기독교인이 예수를 믿고, 불교인이 부처를 믿더라도 그 사람이 여전히

욕망,
자기중심성,
타인에 대한 배타성,
교리적 독선

속에 있다면 그는 아직 종교의 ‘표층’에 있다는 것입니다.

2026년 개정판 <종교, 다시 깨달음이다> 역시 전체를 <심층종교란 무엇인가 → 심층에 어떻게 도달하는가 → 깨달음의 종교 → AI 시대의 종교>라는 구조로 배열합니다. 예스24

강점

오강남의 가장 큰 장점은 종교비판의 칼날을 먼저 <자기 자신>에게 돌린다는 점입니다.

“저 종교가 틀렸다”가 아니라

“나는 정말 변화되었는가?”

를 묻게 합니다.

이 때문에 불교의 깨달음, 기독교 신비주의, 도가, 힌두교 등 서로 다른 전통을 심층에서 비교할 가능성이 열립니다.

그러나 문제도 있습니다

바로 세진님께서 전에 제기하신 문제입니다.

<깊이 깨달은 개인이 불의한 사회구조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정말 ‘심층종교’라고 부를 수 있는가?>

오강남의 틀 안에도 사랑·자유·해방·타자에 대한 개방성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그를 단순한 개인주의적 영성가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그럼에도 그의 분석의 <출발점과 무게중심>은 구조보다 의식에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토지를 소유하는가?>
<누가 노동을 착취하는가?>
<국가폭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식민주의와 인종주의가 종교와 어떻게 결합하는가?>

같은 질문은 <심층/표층>이라는 구분만으로는 충분히 포착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변선환이 필요해집니다.


2. 변선환 — <종교는 타자를 해방시키는가?>

변선환 역시 종교의 내적 변화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그의 문제의식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합니다.

핵심은

<기독교가 자기 자신을 절대화함으로써 다른 종교와 사람들을 억압해 온 것은 아닌가?>

라는 질문입니다.

변선환은 한국처럼 유교·불교·무속·천도교·기독교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서구 기독교의 배타적 종교관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봅니다.

연구문헌에서는 그의 신학을 <토착화와 민중신학을 합류시키려 한 종교해방신학>으로 명시적으로 설명합니다. KCI

또 다른 연구에서도 변선환이 한국의 종교다원적 상황에 주목하면서 서구 기독교의 타종교에 대한 편견, 교회중심주의, 배타적 기독론을 극복할 것을 주장했다고 정리합니다. KCI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변선환의 종교다원주의를

“모든 종교가 다 똑같다.”

라고 이해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기독교가 타자를 판단하는 최종 심판자의 위치를 독점할 수 있는가?>

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종교간 대화에는 존 힉의 종교다원주의와 야기 세이치 등의 영향도 중요한 축을 이룹니다. KCI


3. 왜 이것을 <해방종교>라고 부를 수 있는가

변선환의 중요한 발전은 <토착화>를 단순히 한국적인 문화표현의 문제로 보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양의 God을 한국어로 하느님이라 부르고,
한국식 찬송가를 만들고,
한복을 입고 예배한다고 해서

종교가 정말 한국적으로 변한 것은 아닙니다.

그에게 더 근본적인 토착화는

<서구 기독교가 가지고 들어온 종교적 지배구조 자체를 해체하는 것>

이었습니다.

따라서 토착화는 해방의 문제와 만납니다.

여기서 ‘해방’은 두 층을 가집니다.

하나는 <타종교를 기독교의 판단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독교 자체를 자기 절대화에서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 변선환은 오강남보다 역사적이고 정치사회적인 방향을 갖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변선환 신학의 중심적인 타자는 주로

<다른 종교와 억압받는 인간>

입니다.

오늘날의 생태위기에서 제기되는

동물,
산과 강,
생태계,
기후,
지구 전체

를 독립적인 신학적 타자로 보는 문제는 아직 중심부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 지점을 이정배가 확대합니다.


4. 이정배 — <종교는 생명을 살리는가?>

이정배는 변선환의 제자 세대에 속하면서 토착화신학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습니다.

첨부하신 57종의 저서 목록 자체가 그 변화를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1991년 <토착화와 생명 문화>에서 시작해서

<한국적 생명신학>(1996),
<신학이 생명학 신학이 영성학>(1999),
<생명의 하느님과 한국적 생명신학>(2004),
<기독교 자연신학>(2005),
<생태 영성과 기독교의 재주체화>(2010),
<한국적 생명신학을 논하다>(2016)

로 발전합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최근에는 다시

<소비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문명전환의 한국사상>

으로 확장됩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이것은 단순히 연구주제가 여러 개로 늘어난 것이 아닙니다.

그의 질문 자체가 커진 것입니다.

변선환이

<기독교와 다른 종교가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

라고 물었다면 이정배는 점점

<인간과 모든 생명이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

를 묻게 됩니다.


5. 그래서 이정배는 <심층 + 해방 + 생태>를 연결한다

이정배를 세 사람 가운데 중간에 놓으면 흥미로운 사실이 보입니다.

그에게도 <심층>이 있습니다.

다석 유영모, 영성, 수행, 자기비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때문입니다.

그에게도 <해방>이 있습니다.

세월호 이후 국가와 교회를 비판한 <묻는다, 이것이 공동체인가>, <고독하라, 저항하라 그리고 상상하라>, <우리는 하느님을 거리에서 만난다> 같은 저술이 그것을 잘 보여 줍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그리고 그 둘에 <생태>를 결합합니다.

그래서 이정배의 구조는 대략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내면의 변화
↓
종교적 자기비움
↓
타자와의 연대
↓
사회적 해방
↓
인간중심주의 극복
↓
생명공동체
↓
생태문명으로의 전환

변선환에서 이정배로 이어지는 흐름을 연구한 논문 역시 변선환이 다원주의를 민중신학과 연결했다면, 이정배는 두 스승의 문제의식을 계승하면서 <생명>을 성령론과 수행론을 통해 풀어 토착화신학의 새로운 전환을 시도했다고 평가합니다. KCI


6. 중요한 차이: 세 사람이 말하는 <구원>은 무엇인가

여기서 세 사람의 차이가 가장 선명해집니다.

오강남

구원은 기본적으로

<의식의 변화>

입니다.

작은 자아에서 큰 자아로, 문자에서 의미로, 믿음의 소유에서 깨달음으로 넘어갑니다.


변선환

구원은

<배타성과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으로 확대됩니다.

내 종교만 참이라고 주장하면서 타자를 배제한다면 그 종교 자체가 아직 구원받지 못한 것입니다.

따라서 <타종교의 구원 가능성>보다 더 흥미로운 문제는 사실

<기독교 자체가 종교적 독선에서 구원되어야 한다>

는 역전입니다.


이정배

이정배에게서는 구원이 다시 확장됩니다.

<인간만 구원받아서는 세계가 구원되지 않는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 자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따라서 구원은

개인 → 타자 → 사회 → 자연 → 문명

으로 확장됩니다.

이 점이 그의 <생명신학>을 종교다원주의의 단순한 연장으로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7. 세진님이 제기한 <아편종교 ↔ 해방종교>를 넣으면 구도가 달라진다

여기서 세진님이 전에 제기하신 비판을 적용해 보면 훨씬 흥미로워집니다.

기존 오강남의 틀은

표층종교 ↔ 심층종교

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아편종교 ↔ 해방종교

그리고

인간중심종교 ↔ 생태종교

를 교차시키면 종교를 세 개의 서로 다른 질문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제1축: 깊이

<나는 근본적으로 변화되었는가?>

오강남이 가장 강합니다.

제2축: 정의

<그 종교는 억압받는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가?>

변선환의 종교해방신학이 강한 질문입니다.

제3축: 생명

<그 종교는 인간 이외의 존재와 지구 생명공동체를 살리는가?>

이정배가 가장 강하게 발전시킨 질문입니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결론이 나옵니다.


8. <심층종교>라고 해서 반드시 <해방종교>는 아니다

어떤 사람이 대단히 깊은 명상과 신비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욕심도 적고 마음도 평화로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동착취, 독재, 전쟁, 인종차별을 외면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심층종교이면서 비해방적 종교

가 가능합니다.

이것이 <심층/표층>만으로 종교를 판단할 때 생기는 한계입니다.

반대로 혁명적 사회운동을 하면서 자기 집단을 절대화하고 상대방을 악마화한다면

해방을 주장하면서도 심층적이지 않은 종교

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두 경우 모두 생태파괴를 외면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세 축은 서로 대체될 수 없습니다.


9. 오히려 3차원으로 보아야 한다

저라면 세 사람의 문제의식을 합쳐 종교를 이렇게 보겠습니다.

A. <심층성>

나는 변화되었는가?

B. <해방성>

타자는 자유로워졌는가?

C. <생태성>

생명공동체는 살아날 수 있는가?

세 질문을 동시에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좋은 종교’와 ‘나쁜 종교’를 단순히 교파나 교리로 나누기보다 훨씬 날카롭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교회는

심층성 낮음 / 사회참여 높음 / 생태성 낮음

일 수도 있고,

어떤 명상공동체는

심층성 높음 / 해방성 낮음 / 생태성 높음

일 수도 있습니다.

한 종교 안에서도 세 차원의 발전 정도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10. 세 사람의 관계를 한 문장씩 표현한다면

오강남은 묻습니다.

<당신의 종교가 당신을 깨우쳤는가?>

변선환은 묻습니다.

<당신의 종교가 타자를 자유롭게 하는가?>

이정배는 묻습니다.

<당신의 종교가 생명을 살리고 문명을 바꾸는가?>

이 세 질문은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순서대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깨달음 → 해방 → 생명>

그러나 반드시 이 순서여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억압받는 사람과 함께하는 실천이 사람을 깨우치기도 하고, 생태위기를 경험하면서 자기중심적 종교관에서 벗어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11. 세 사람 가운데 이정배의 위치가 특히 흥미로운 이유

이 비교에서 제가 가장 주목할 부분은 이정배가 사실상 <세 축을 연결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다석 유영모를 통해 <심층>을 얻고,

변선환의 토착화·종교해방신학을 통해 <타자와 해방>을 계승하고,

생명신학·생태신학을 통해 <비인간 생명과 지구>까지 범위를 넓힙니다.

그래서 이정배의 연구대상이 얼핏 산만해 보입니다.

유영모, 동학, 불교, 과학, 켄 윌버, 생태, 세월호, 작은교회, 종교개혁, 개벽….

그러나 첨부하신 저서 목록을 시간순으로 보면 오히려 일관성이 있습니다. 토착화에서 출발하여 생명, 생태, 수행, 사회참여, 문명전환으로 계속 원을 크게 그려 온 것입니다. 알라딘 '이정배' 총 57건


12. 제가 보기에 가장 생산적인 종합

세진님이 앞서 제기하신 문제를 발전시키면, <심층종교냐 표층종교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종교를 최소한 세 질문으로 동시에 물어야 합니다.

<첫째, 나 자신은 변했는가?> — 오강남의 질문

<둘째, 억압받는 타자는 자유로워졌는가?> — 변선환의 질문

<셋째, 인간과 자연의 생명공동체가 살아날 수 있는가?> — 이정배의 질문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매우 중요한 명제가 나옵니다.

<심층 없는 해방은 새로운 독선이 될 위험이 있고, 해방 없는 심층은 고급스러운 아편이 될 위험이 있으며, 생태 없는 심층과 해방은 결국 인간만을 위한 종교에 머물 위험이 있다.>

반대로 <심층·해방·생태>가 서로 견제하고 보완하면, 종교를 개인적 깨달음과 사회정의와 지구적 생명의 문제를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세 사람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의 모델만으로 완결된 종교론을 만들기보다, <오강남의 심층성 + 변선환의 해방성 + 이정배의 생태성>을 삼각형으로 놓는 것이 훨씬 생산적입니다. 그리고 이 삼각형에서 이정배는 오강남과 변선환 사이에 단순히 ‘중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두 문제를 <생명과 문명전환>이라는 더 큰 틀로 확장하려 한 신학자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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