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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1

[책] 숲에게 길을 묻다 - '나고 살고 이루고 죽는'존재의 발견 김용규

알라딘: [전자책] 숲에게 길을 묻다


숲에게 길을 묻다 - '나고 살고 이루고 죽는'존재의 발견 (10주년 컬러 개정판) 
김용규 (지은이)비아북2019-12-06 
전자책정가
10,500원
종이책 페이지수 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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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젊은 나이에 돌연 벤처기업 CEO 자리를 내려놓고 떠난 저자는 숲에 오두막을 한 채 지어 살며 생명력의 근원을 탐구한다. 그는 숲속 생명들의 다양한 생존 방식에 주목한다. 이들이 오랫동안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생존질서가 인간 사회와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2009년 출간된 후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던 김용규의 《숲에게 길을 묻다》가 10주년을 맞아 컬러판으로 새롭게 단장해 돌아왔다. 많은 독자들이 아쉬워했던 숲과 나무, 꽃 등의 흑백 사진을 올 컬러로 복원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진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새롭게 배치하여 한층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또한 10년이 흐르는 동안 낡아진 이야기를 덜어내고 현재의 이야기는 덧붙여 세월만큼 깊어진 저자의 사유를 한껏 음미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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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개정판 서문 생명, 존재의 복원을 꿈꾸며
추천의 글 ‘에코 CEO’ 김용규, 숲에게 길을 묻다
서문 희망의 숲에 그대를 초대합니다

1막 태어나다
선택할 수 없는 삶_태어난다는 것은 무엇인가?
   ·생명 모든 생명은 자기답게 살 힘을 가지고 태어난다
   ·숙명 숲에는 태어난 자리를 억울해하는 생명이 없다
   ·운명 노예로 살 것인가? 주인으로 살 것인가?
   ·수용 시작하자! 신갈나무처럼, 담쟁이덩굴처럼!

2막 성장하다
내 모양을 만드는 삶_성장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꿈 나무에게는 빛, 사람에게는 꿈
   ·상실 두려워 말자! 버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 없으니
   ·상처 담담하게 지니고 있는 상처야말로 그다운 향기다
   ·경쟁 우리도 숲의 생명들처럼 다툴 수 있기를
   ·관계 성장을 위한 ‘아름다운 생명의 그물망’
   ·경계 경계, 그곳에 누군가의 길이 있다
   ·혁명 버려진 땅 위에 자신의 꽃을 피우는 일

3막 나로서 살다
나를 실현하는 삶_나로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소통 꽃의 유혹?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려!
   ·사랑 따로 또 같이, 사랑하려면 혼인목과 연리목처럼
   ·자식 품 안에 둘 것인가? 멀리 떠나보낼 것인가?
   ·일 식물의 방식으로 일할 수 없다면 참된 일이 아니다
   ·휴식 결실을 위한 에너지와 창조의 힘
   ·상생 홀로 숲을 이룰 수 있는 나무는 없다
   ·공헌 숲을 닮은 풍요, 진정한 부자로 사는 길

4막 돌아가다
다시 태어나는 삶_돌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순환 천지에 흐르지 않는 것은 없다
   ·정리 세상에 남겨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놓음 다시 근원으로 돌아가기
   ·죽음 두려워할 일은 죽음이 아니다

후기 그대, 마침내 숲을 이루십시오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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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자연에는 학교가 없습니다. 하지만 누가 부르지 않아도 계절은 어김없이 매년 순환하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생명은 모두 그 계절에 화답합니다.
P. 272 두려워할 것은 오히려 살고 있으되 살아 있음에 철저하지 못하고, 죽음의 때에 이르러서도 그 죽음에 철저하지 못한 우리의 삶입니다. 정말 두려워해야 할 일은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삶과 죽음의 기회를 헛되게 하는 것입니다. - hsjang


저자 및 역자소개
김용규 (지은이) 

사람들에게 숲의 철학자로 불린다. 숲을 스승으로 섬기며 글쓰기, 교육과 강연을 주로 한다. 하면서도 스스로는 농부라는 직업에 충실할 날을 그리워하고 있다. 충북 괴산에 ‘여우숲’ 공간을 연 설립자이자 그곳에 세운 ‘숲학교 오래된미래’의 교장이고 ‘자연스러운삶연구소’의 대표다.
30대의 마지막 7년을 벤처기업 CEO로 일하다가 더 깊고 충만한 삶을 열망하여 홀연 숲으로 떠났다. 그 숲에 백오산방白烏山房이라 이름 지은 오두막을 짓고 다락방에서 이 책을 썼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와의 연결을 회복해가는 기쁨을 오롯이 책에 담았다. 숲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마침내 진정 타자를 사랑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마침내 잃어버린 생명성을 되찾고 인간으로서의 온전한 삶으로 돌아오는 길을 함께 걷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이후 《숲에서 온 편지》, 《당신이 숲으로 와준다면》 등의 책을 펴냈다.

KBS, EBS, MBC, SBS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강의를 하고 대담을 나눴으며, 매년 150회 이상 다양한 조직과 기관, 대중을 만나는 강연자로 살고 있다. ‘숲 해설가’, ‘유아숲지도자’ 양성과정 등에서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숲의 인문학과 생태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숲으로 떠나온 지 10년 되던 해부터는 자신이 마주한 세계를 더 깊게 나누기 위해 ‘자연스러운삶연구소’를 설립, 연구원들을 양성하고 있다. 접기

최근작 : <[큰글자도서] 숲에게 길을 묻다>,<숲에게 길을 묻다>,<당신이 숲으로 와준다면> … 총 7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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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10주년 컬러 개정판 출간!

소모적인 경쟁을 넘어, 다시 숲의 방식을 주목하라

2009년 출간된 후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던 김용규의 《숲에게 길을 묻다》가 10주년을 맞아 컬러판으로 새롭게 단장해 돌아왔다. 많은 독자들이 아쉬워했던 숲과 나무, 꽃 등의 흑백 사진을 올 컬러로 복원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진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새롭게 배치하여 한층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또한 10년이 흐르는 동안 낡아진 이야기를 덜어내고 현재의 이야기는 덧붙여 세월만큼 깊어진 저자의 사유를 한껏 음미할 수 있도록 했다.

언젠가 돌아올 여우를 기다리며
숲 철학자가 길을 잃은 이들에게 바치는 ‘존재 안내서’

충북 괴산 사오랑에 위치한 ‘여우숲’은 저자가 직접 붙인 이름이다. ‘여우를 기다리는 숲’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문명이 발달하고 인간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동식물의 서식지 파괴도 가속화되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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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분포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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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할 것은 오히려 살고 있으되 살아 있음에 철저하지 못하고, 죽음의 때에 이르러서도 그 죽음에 철저하지 못한 우리의 삶입니다. 정말 두려워해야 할 일은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삶과 죽음의 기회를 헛되게 하는 것입니다.
272
저자의 십년을 함께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제게 행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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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jang 2019-11-26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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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집 안을 꽉 채운 책에서 사금 채취하듯 조금씩 모아놓은 작은 깨달음들의 원전이 ‘자연‘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 활자중독자인 내가 책을 덮고 직접 자연과 만날 용기를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선물해준 귀한 책  구매
박미옥 2019-12-16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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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게 길을 묻다 새창으로 보기
30대 중반에 저자는 작은 벤처기업의 CEO가 되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저자에게 희망의 길에 섰다고 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한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저자도 그 성공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희생하며 많은 시간을 매진하였다고 합니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그 시기에 죽으라고 일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장으로서 삶의 외양은 그럴싸했으나 저자의 내면은 늘 거북함이 함께 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의 자리라고 말하던 모험기업의 CEO 자리는 자신에게 맞지 않았던 자리라고 저자는 고백합니다. 의미감에 짓눌린 길은 더이상 저자에게 희망일 수 없었고, 그 지점에 다다랐을 때 저자는 새로운 길 위에 서기로 결심하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숲을 항상 좋아했던 저자는 그렇게 숲으로 갑니다.

"내가 정말 나답게 살 수 있을까? 이 새로운 길을 끝까지 걸어가면 내가 닿고 싶은 곳에 닿을 수 있을까?" 숲은 한동안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숲이 내게 말을 걸었습니다. "숲을 보라! 이곳에서 나고 살고 이루고 떠나는 모든 생명체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마음으로 보라!" 나는 숲의 속삭임에 따라 자연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한 덩어리가 되어 그들의 삶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숲은 날마다 저마다 저답게 삶을 시작하고 이어가는 생명체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나라는 생명에게도 나로서 시작하고 살아갈 힘이 있다고 매일매일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생명을 보라! 벌과 나비를 만날 수 없다고, 그것이 두렵다고 스스로 먼저 시드는 꽃은 한 송이도 없다. 삶은 나라는 생명에게 깃든 위대한 자기완결의 힘을 믿는 한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생명은 모두 자기로 살 힘을 가졌으므로!" (p. 17-18)

그 숲에서 자연과 함께 거하면서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와의 연결을 통해 저자의 마음이 회복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저자는 숲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마침내 진정 타자를 사랑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숲에서 저자가 함께 보고 듣고 느낀 자연이 알려주는 삶의 가치들을 모은 글입니다.

신은 생명들에게 학교를 세워주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신은 오히려 생명체 모두에게 배우지 않고도 저다운 삶을 이룰 수 있는 씨앗을 주었습니다. 숲을 이루고 그 숲에 기대어 사는 모든 생명의 삶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p. 30)

참으로 신비한 것은, 숲에 있는 식물들과 나무와 꽃과 벌레들과 새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 세상이 돌아가는 규칙과 이치를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됩니다. 그 모습이 우리들의 삶과 다르지 않습니다. 자연의 삶이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음에도 우리는 요즘 자연의 삶과는 반대되는 형태의 선택들을 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식물은 이렇게 매일 빛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공평하게 비추는 햇살을 생명 저마다의 처지와 환경에 맞게 맞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일 그렇게 자기를 자라게 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 빛을 찾을 수 없는 나뭇잎이 누런빛으로 바래가고 마침내 시들어 낙엽으로 떨어지듯이 빛이 흐르지 않는 삶은 희망이 없는 삶입니다. 그곳이 어디든, 지금 어떤 호사를 누리고 있든 자신의 영혼을 일으켜 세워 춤추게 하고 걷게할 꿈이 없다면 그것은 향기가 없는 화려함일 뿐입니다. (p. 77-78)

따뜻한 눈으로 숲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에 응답하듯 자신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숲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마주하게 되면서 자연스러운 삶이란 어떤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언어도 맞아떨어집니다. 자연스럽게, 자연스러운 사람, 자연스러운 삶... 등을 표현할 때 쓰이는 '자연스럽다'에 하필이면 우리의 '자연'이 대표로 뽑혀 쓰이게 되었을까요. 자연에서 숲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삶을 찾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르겟습니다.

이렇듯 자연은 자신의 새끼나 씨앗을 발아래 두려 하지 않습니다. 품에서 떠나보내지 못한 새끼는 무서운 맹수나 맹금류를 피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해 위태로울 것이고, 부모의 발아래에서 발아한 씨앗은 결국 부모의 그늘에 살면서 부모와 햇빛을 나누고 양분을 다퉈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자식이 스스로 서고 스스로 선택하도록 가르치지 못하는 부모의 사랑이 어찌 참다운 사랑이겠습니까?

숲은 비료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비료를 주지 않아도 숲은 날로 깊어가는 법을 압니다. 굳이 날갯짓을 배우지 않아도 새가 스스로 창공을 가르며 날아오를 수 있듯이 자연의 모든 생명은 이미 그 안에 스스로 자라고 익어가는 법을 품고 있습니다. (p. 179-180)

서로의 모습을 비춰주는 숲과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 숲이 생각나는 것은 정말로 자연스러운 일인가 봅니다. 저자는 숲을 바라보며 무엇인가 태어나고 성장하고 나로서 살며, 끝으로 어딘가로 돌아가는 그 순환의 고리를 체감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나무는 한때 자신을 키었으나 이제는 짐이 되는 가지들은 더 이상 영향을 공급하지 않음으로써 정리해버립니다. 그러면서도 나무는 유용보다 무용이 커진 부분을 실수나 실패라 부르지 않습니다. 그저 그렇게 무수한 잎과 가지와 줄기를 버림으로써 나무는 매 순간 조금씩 성장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숲 바닥으로 버려지는 수많은 시도들이 미생물을 만나 썩음으로써 다시 자신과 주변 생명체의 삶을 비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리라는 걸 나무들은 알고 있습니다. (p. 88)


이상하게 숲에서 이루어지는 순환의 고리를 함께 따라 읽어가면서 묘하게 숲에서, 그 안의 식물들과 생명들의 모습에서 힘을 얻게 됩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생명의 힘을 내뿜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정말로 힘이 됩니다.


나는 하루하루 태양을 경배하며 살아가는 그들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꿈도 그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들처럼 나답게 독립적으로 살면서도 그 삶이 세상을 더 맑고 아름답게 할 수만 있다면, 사람마다 이루어내는 세상은 얼마나 맑을까, 눈부실까, 그리고 배부를까... 생각하곤 합니다. (p. 79-80)


바쁜 삶을 살다보면 에너지가 나한테 들어온다는 느낌보다 내 안의 에너지가 빠져 나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숲에 가봐야겠습니다. 모든 것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에너지를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는 숲에 가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하는 과정에 이 책을 통해 숲에서 있는 작은 것부터 큰 것들의 삶의 방식을 알고 간다면 더 그들의 에너지가 잘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듯 대부분의 나무가 노동과 휴식을 철저히 자연의 흐름에 맞춤으로써, 지구상에서 가장 유구하고 장대한 생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흔히 우리가 말하는 깨달은 자들의 삶을 닮았습니다. 나의 눈에 이것은 철저하게 '지금'을 살아가는 지혜를 익힌 자들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미래를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지도 않고, 과거에 대한 회한으로 불면하지도 않으며, 부질없는 욕망에 휘둘려 밤을 배회하지도 않습니다. 오직 순간에 순간을 더하여 지금에 충실할 뿐입니다. (p. 200-202)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https://blog.naver.com/sak0815/221784378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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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 2020-01-2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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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게 길을 묻다 새창으로 보기


저자...김용규 님

 

 

숲이 좋아서 산에 다니기 시작한게 벌써 8년이다...처음엔 막연하게 등산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으로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산에 한반짝 발을 내딛었더랬다...처음엔 정말이지 사람들은 이런걸 왜할까하는 의아한 마음이 들었더랬다...힘도 들고 다리도 아프고 다녀온후 며칠동안은 종아리에 알이 배겨 절룩거리며 다녔었다...하지만  한두번으로 산이 좋아질리는 없을거라고 또 산에 다니면서 체력이 조금더 좋아지면 괜찬아질거야 라고 생각하며 다니길 수개월...

그즈음부터는 산에 오른다는것보다 다른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예쁘게 생긴 노랑망태버섯이 처음으로 보였고...난생 처음보는 야생화들도 보였고...말로만 들었던 둥글레...조릿대 등등 이름을 알수 없는 수없이 많은 생물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던것...그때부터는 막연히 정산에 오르기위해서가 아닌 숲을 보기 위해서 카메라를 들고 오르내렸던것 같다...지금은 제법 규모있는 산악회에 가입을해서 전국에 있는 산들을 보는 기쁨으로 주말을 기다리며 산다...

 



 

물론 이 책이 산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하지만 숲이라는 공간에게 얻을수 있는 길...삶의 길...삶의 방향...철학...삶에 대한 통찰...등 숲에게 얻을수 있는 모든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마치 숲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표현도 하지 못할것 같은 숲속의 모든것들에게 의미를 주고 숲의 위대함을 토로하는듯 보인다...숲속의 생명이 어떻게 탄생을 하는지...또 어떻게 성장을 하는지...또 어떻게 열매를 맺고 그 결실을 맺는지에 대한 자세한 과정들을 설명하고 오랜기간 인간의 삶속에 숲이 존재할수 있는지에 대한 숲의 생존방식? 등을 이야기한다...탄생과 죽음...

인간의 삶과는 철저하게 비교되어지는 숲의 이야기를 보면서 내가 느꼈던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를 끄덕였던것 같다...

 



 

책의 구성도 참 좋다...책을 읽으면서 나도 숲처럼만 살아갈수 있다면이라는 생각도 수없이 많이 했던것 같다...나도 숲처럼 살아갈수 있다면...하고

총 4막으로 구성되어있는데...그 제목들의 이름만들어도 자연의 위대함에 머리를 숙이게 된다...태어나다...선책할수 없는 사람...성장하다...내 모양을 만드는 삶... 나로서 살다...나를 실현하는 삶...돌아가...다시 태어나는 삶...이 책의 끝맺음은 내 마음에 끝없는 울림을 주었다...[마침내 숲을 이루십시요...] 경쟁하며 살아남기 위해 타협하고 경쟁자를 불신하며 얻어내기 위해 아첨하고...빼앗기위해 협박하고 사는 인간들의 삶의 끝에서...나는 마침내 숲을 이룰수 있을까 하는 공허한 울림...마침내 숲을 이룰수 있을까? 하고 물어보는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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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책방 2020-02-2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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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게 길을 묻다 새창으로 보기
'나고 살고 이루고 죽는' 존재의 발견

숲의 가르침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사랑하는 힘을 회복하다

 

 

'숲 철학자' 라 불리는 저자의 이 책은 2009년에 초판이 나왔는데 이후로도 꾸준히 읽혀져 십년만에 개정판으로 새로 나오게 됐다고 한다.

30대에 벤처기업 CEO가 되기까지 성공가도를 달렸던 그가 40을 앞두고 홀연 숲으로 떠났다. 그리고 그 숲에서 글을 쓰고 숲의 가르침을 사람들과 나누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지금이 그 어떤 때보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다.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자기계발서로서가 아니라 숲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었다. 언제는 유행처럼 반려동물 붐이 일면서 동물관련 책들이 쏟아지더니 최근에는 식물로 그 방향이 바뀐 듯한 느낌에 이런 저런 식물 생태계 관련 책들로 관심이 가던 차였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자기계발서 였으나, 다행스럽게도 성공을 위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성찰을위한 자기계발이라 힐링서처럼 읽히기도 하는 책이었다. 그리고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들어간 사람을 보면 후렴구처럼 떠올려지는 '월든 의 소로' 라는 표현처럼 저자는 '여우숲 의 소로' 였다.


무언가를 설명하거나 규명하여 전하려 할 때 인과의 요소만을 주로 따지는 것은 서양의 전통적 방식입니다. 아무리 복잡한 것도 단순하고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점이 있습니다. 신속하고 명쾌하며 효율적입니다. 이 방식은 살펴보려는 사물이나 생명, 사태 등이 전부 대상화되는 특성을 갖습니다. 한편 동양의 전통적 방식은 원인과 결과 사이에 연 緣 이라는 요소를 함께 넣어 사태를 살핍닏. '인-과'라는 직선성보다 '인-연-과'라는 곡선상은 더디고 덜 선명하며 자못 복잡하여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보다 풍성합니다. 헤아려보려는 그 무엇을 단순히 대상화하는 것보다 더 깊게 파고들어 존재 그 자체로 마주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p. 5)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이 책의 첫문장첫단락인 위 구절이었다.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하면서 저자의 관점을 잘 드러낸 부분이기도 했지만, 내게도 가장 와 닿은 부분이었다. 서양 동양 굳이 나눌 필요는 없겠지만 다른 건 다른것이므로 어쩔 수없이 그 차이를 인정해야 할때가 있는데, 요즘 세상에서 필요한 것은 동양적 마인드 일것 같다. 자연친화적이면서, 집단적이 아닌 개인의 집합으로서의 공동체 문화가 필요한 때인듯 싶어서...


'희망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루쉰-'

루쉰은 많은 사람이 걸어가는 곳이 길이 된다 했지만, 그 길이 반드시 내게도 희망일 수는 없습니다. 그 길이 내게 더 이상 희망일 수 없을때, 그 길은 죽은 길이 되고 절망이 됩니다. 한때 희망이라고 믿었던 길 위에서 우리는 지금 절망의 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나도 한때 걷던 길 위에서 그런 곤란함과 대면한 적이 있습니다. (p. 13, 14)

 

여러 사람들이 앞서 다지고 간 길이라고 해서 그 길이 반드시 내게도 옳은 길일 수는 없다. 누구나 성공가도를 추구하지만 모두 같은 모습의 성공을 원한다면 결국 탈락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탈락은 실패인가? 길은 한 갈래만 있지 않다. 고속도로가 막히면 국도로도 하고 논밭사잇길로도 간다. 산을 오르는 길이 어디 한 가지 방법 밖에 없겠는가? 남들이 다져놓은 편한길만 찾다가는 작은 돌에 걸려 넘어져도 다리가 부러질 수 있다. 내 발로 흙길을 조금씩 다져가는 길을 가야한다는 것은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이렇게 글로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은 왜일까...


모든 생명은 저마다 고유하고 유일합니다. 누구도 다른 누구를 대체할 수 없는 것이 생명의 근원성입니다. 나는 생명의 가장 귀하고 소중한 특성을 바로 대체 불가능성에서 찾습니다. 그대라는 존재를 대체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정치·경제·사회질서가 요구하는 표준과 규격을 따르도록 훈련받아왔고 그 과정에서 유일함을 존중받지 못하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결국 '나'라는 씨앗 안에 무엇이 접혀 있었는지를 잊게 되었습니다. (p. 32)

태어나는 모양과 자리와 시간이 다를 뿐, 생명 모두의 씨앗 속에는 자기 완결의 힘이 이미 담겨 있습니다. (p. 36)

우리 눈에 누추해 보이는 곳이나 그저 길섶에서 자라는 어느 풀 한포기, 어느 나무 한 그루라도 이유없이 자라는 생명은 없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뿌리를 뻗고, 키를 키우고, 꽃을 피워대느라 고단하지 않은 초목이 없는 것입니다. (p. 64)

 

저자의 어투는 굉장히 평온하다. 종교인인가 싶을 정도로 명상적인 문체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떤 특정 종교를 생각나게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행이다;;;) 그저 숲 속에 자리 하나 펼치고 앉아, 이나무 저나무 이풀한포기 저풀한포기 둘러보며 생명의 소중함과 생명 그 자체의 의미를 되새김질 하듯 조곤조곤 듣고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숲에 가면 왠지 크게 소리치기보다는 조용조용 대화하게 되는데, 그러한 말투가 몸에 배인듯한 저자의 문장들은 굉장히 조용하게 읽게 된다.


나는 가시를 떨어뜨린 나무들을 찬찬히 살펴본 후 그들이 가시를 버린 이유를 알았습니다. 즉 스스로를 지킬 힘이 생긴 나무들만이 가시를 버렸던 것입니다. 동물들에게 쉬이 꺾이지 않을 만큼 자신의 줄기를 살찌웠을 때 비로소 스들은 그동안 키워온 가시를 떨어뜨렸습니다. 자라면서 그들은 가시에 쏟아부었던 에너니와 양분을 차단했습니다. 그러면 가시는 자연스레 삭다가 어느 순간 툭 하고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가시가 있던 자리는 말끔하게 껍질로 덮였습니다. (p. 98)


두릅나무, 아까시나무, 주엽나무 등 성장의 초반에 가시를 달고 자라는 나무들을 보면서 저자가 깨달은 바를 통해 저자는 사람도 이와 같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시를 세웠던 사람들도 나중에 튼튼해지면 가시를 버릴 수 있으리라고, 그러니 가시를 버릴 만큼 튼튼해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가시를 여전히 달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가시를 뽑지 말고 이해해주기를 권하고자 한다. 숲에서 살며 숲을 통해 배우는 것들로 은유하는 저자의 이야기들은 그래서 명상적이고 철학적이 된다.


대부분의 식물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영역을 넘어 타자의 영역을 빼앗음으로써 자신을 성장시키는 무리한 경쟁에 골몰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자신을 꽃피우기 위한 공간을 열기 위해 오로지 자신과 다툽니다. (p. 109)


식물은 움직일 수 없다. 동물보다 굉장히 제한적으로 생태계에 적응할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하지만 식물은 주어진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삶을 개척한다. 큰나무가 있으면 어떻게든 옆으로 가지를 뻗고, 꽃이 볼품 없으면 다른 방식으로 수분할 방법을 찾는다. 타자를 의식하나 자시을 바꿔나간다. 내것을 갖기 위해 남의 것을 빼앗는 인간의 삶을 반추하게 한다.


지구가 있어 달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달이 있어 지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서로가 있어 서로가 있는 것입니다. 서로의 균형이 깨어지지 않도록 살뜰히 잡아주는 것으로 세상이, 별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꾸 잊어가고 있는 이 위대한 법칙을 반드시 되살려내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도 홀로 온전할 수 없었고 앞으로 그럴 것이기 때문입니다. (p. 121)


도시와 떨어진 숲에서는 별이 잘 보인다. 빛 공해가 없는 곳에 가서 밤하늘 보는 것을 사람들은 굉장히 좋아한다. 도시에서도 밤에 불을 좀 끈다면 별을 볼 수 있을 텐데 불을 끌 생각은 하지 않고 별을 보려 도시가 아닌 곳으로 간다. 저자는 숲에 산다. 외딴 숲에서 일출과 일몰에 의해 생활리듬을 잡고 있기에 밤에는 별을 잘 볼 수 있다. 숲에는 식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낮에 보이는 숲이 가르쳐주는 것과 밤에 보이는 별이 가르쳐주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할 수 있어 해주는데 그것이 무슨 문제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히 '문제'입니다. 작게는 모든 생명이 생명으로서 지니고 있는, 스스로 개척하고 이루며 사는 자립의 원리를 무너뜨리는 것이자, 그 재미를 빼앗는 것입니다. 또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어려움과 맞닥뜨렸을 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사회적 적응력을 약화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약화된 적응력이 대를 이어 재생산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자식들에게 지나친 재산과 기회를 구축하여 상속해주고, 이것이 반복된다면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자란 자식들은 구조적인 불평등 속에서 삶을 시작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낳을 것입니다. 성년이 된 자식이 그 삶을 더 안락하게 시작하도록 배려하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이지만, 도가 지나칠 경우 부모의 삶이나 자식의 삶이나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숲에 사는 생명들은 이런 어리석은 행동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p. 171)

자연은 자신의 새끼나 씨앗을 발아래 두려하지 않습니다. 품에서 떠나보내지 못한 새끼는 무서운 맹수나 맹금류를 피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해 위태로울 것이고, 부모의 발아래에서 발아한 씨앗은 결국 부모의 그늘에 살면서 부모와 햇빛을 나누고 양분을 다퉈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자식이 스스로 서고 스스로 선택하도록 가르치지 못하는 부모의 사랑이 어찌 참다운 사랑이겠습니까?숲은 비료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비료를 주지 않아도 숲은 날로 깊어가는 법을 압니다. 굳이 날갯짓을 배우지 ㅇ낳아도 새가 스스로 창공을 가르며 날아오를 수 있듯이 자연의 모든 생명은 이미 그 안에 스스로 자라고 익어가는 법을 품고 있습니다. (p. 179)

 

뒤이어 들려주는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 라는 책 이야기는 유익한 사례였다. 섬진강 변에서 큰오색딱따구리를 50일간 관찰한 사진과 기록을 담아 펴낸 책으로 부부새의 육아를 온전히 관찰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자연의 삶이 대개 그러하듯 자식을 독립시키는 철저함도 교훈적이었다. 숲에 사는 저자가 감동적으로 읽을만한 책이었다.

얼마전 티비에서 치타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치타는 집단을 이루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동물이다. 번식기에 잠깐 상대방 치타를 만났다가 헤어지고 어미는 새끼를 홀로 낳아 키운다. 집단이 아닌 만큼 주변 맹수들로부터 새끼를 지켜내는 것은 제아무리 치타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처음 새끼를 낳았던 어느 치타는 결국 하이에나에게 새끼를 모두 잃었다. 그 경험으로 이제 치타는 다음번 태어나는 새끼들은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배웠을 것이다. 자연에서는 새끼를 잃는 경험으로 새끼를 지키는 법을 배울 정도로 어찌보면 냉혹하고 어찌보면 철저하다. 하지만 그래야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대부분의 나무가 노동과 휴식을 철저히 자연의 흐름에 맞춤으로써, 지구상에서 가장 유구하고 장대한 생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의 눈에 이것은 철저하게 '지금'을 살아가는 지혜를 익힌 자들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미래를 걱정하여 밤을 지새우지도 않고, 과거에 대한 회한으로 불면하지도 않으며, 부질없는 욕망에 위둘려 밤을 배회하지도 않습니다. 오직 순간에 순간을 더하여 지금에 충실합니다. (p. 201)


사람이 나무처럼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은 나무로부터 배울 수는 있다. 나무는 사람을 가르치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지만 나무의 삶은 충분히 사람에게 시사하는 내용이 있다. 식물은 고민하지 않는다. 식물은 후회하지 않는다. 그저 생명력을 발휘하고 생태계를 순환시키는데 일조한다. 의도하지 않고 의식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삶을 살 뿐이다. 사람이 식물처럼 살 수는 없지만 식물처럼 살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식물의 자세를 조금 응용한다면 사람의 삶이 좀더 평화로워질 수 있음은 분명하다. 저자는 숲에게서 나무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그 깨달음을 전하고자 하지만 직유적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은 아니다. 은유는 해석자에 따라 다양한 범위로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한 종의 새가 사라졌다는 것은 이미 30여 종의 곤충이 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소멸은 소멸을 낳고 그 소멸은 다시 더 빠른 소멸을 낳습니다. 우리 인간이 오로지 인간의 편리와 안전과 행복만을 욕망하는, 이대로의 탐욕을 유지한다면 더 이상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소멸의 법칙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인간마저도 소멸에 이르게 할 것입니다. 아직도 늦추려 하지 않고 계속 달리기만 하는 이 소멸의 연쇄를 상생의 연쇄로 바꿔내지 않으면 분명히 그런 날이 오겠지요. (p. 208)


한 종의 새가 사라졌다는 것은 이미 30여 종의 곤충이 사라졌다는 의미라니... 최근 이런 저런 책들을 읽으며 생명의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읽을 때마다 깨닫고 있는 중이라서인지 이 문장에서 느껴지는 파괴력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우수한 품종만 간단하게 남기는 것은 그 우수종을 죽일 수 있는 균이 나타났을 때 멸종 이외의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없게 만든다. 다양성이 곧 생명력이다. 인간에게 필요하건 필요치 않건 모든 생명은 다 존재의 이유가 있고 그 존재의 이유를 무시해나가는 발전은 발전이 아니다. 눈앞의 편리보다 먼미래의 공존을 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그것이 그리 쉽지 않은 것이 인간의 삶인가 보다.


저자는 인생에서 깨달아야 할 가르침들을 숲에서 얻었고, 그렇게 자신처럼 숲에게 길을 묻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숲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숲에 가서 느낄 수 있는 가르침들을 책 한권으로 배울 수 있도록. 그리고 숲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도록. 그렇게 숲이 주는 가르침을 직접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숲에 가보도록.


제목이 생각나진 않지만 유명한 그림책이 떠오른다. 도시의 사람들이 휴가로 시골에 왔다. 오기 편하려고 길을 닦고 집을 짓고 마트를 들여오고 사람이 모여들자 도시와 똑같이 되버려서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나버린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한곳한곳 망쳐놓고 떠나는 인간들의 모습이 그림책 속에서 너무나 어리석게 표현되어 있었다. 지구는 무한하지 않다. 그렇게 한곳한곳 망치다가는 온 지구를 다 망치게 될 것이다.


대부분 산전수전 다 겪고 마음이 지치고 삶이 힘들때 이런 책과 이런 가르침들을 찾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숲 가까이에 살면서 종종 숲에 가서 숨쉬고 올 수 있는 환경속에서 산다면 일찍 부터 숲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숲이 멀어져 가는 요즘이 더 안타깝기만 하다. 자연은 존재 자체로 늘 깨달음을 준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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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LY 2020-01-18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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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게 길을 묻다 새창으로 보기
저자는 숲에서 인생을 생각하고 인간을 넘어 인류 전체를 생각한다. 숲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 다고 하니 숲이 그에게는 생명의 공급처다. 창조주가 만든 자연, 가장 원래의 모습에 가까운 것이 숲이리라. 인간의 탐욕이 덜 들어간 그 곳, 그 곳에서 지치고 병든 마음과 몸을 맡기는 것도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싶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과학만능주의로 생각도 인과에 지나치게 함몰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 사이에 우리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수많은 아픔과 노력과 고통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오로지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 보고 와서 오늘날과 같은 온갖 병폐가 난무하지 않나 싶다.

그는 총 4막으로 구성하여 책을 전개하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삶, 그런데 이 삶을 주인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노예로 살 것인가? 는 오로지 자신의 선택이다. 그래서 나름의 자신의 모양을 만들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름다운 인생일 것이다. 자신이 왔던 그 길을 미련 없이 다른 이들에게 또한 돌려주는 것도 그의 몫일 것이다. 잠시 나그네로서 행복하게 살다가 다음 사람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려주는 아름다운 삶을 꿈꾸어 본다. 이것이 단지 몽상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저자는 산 속의 나무나 들판의 풀이 자신의 의지나 바람과 상관없이 누구는 험하고 외진 곳에 누구는 양지 바른 곳에 뿌려져 자라면서 우리처럼 불평하거나 비관하지 않고 그 조건이나 형편에 맞게 잘 적응해 살아가는 모습에서 우리의 올바른 길로 말한다. 이것이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고 조물주의 뜻에 따르는 것이리라. 그러기에 좀 더 편한 것도, 어려운 것도 불평의 요소이기 보다는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참 길의 과정임을 깨닫는 과정으로 인식하는 도구임을 알게 된다. 저자는 철학자이며 시인이며 자연인 것 같다. 오늘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익히며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것도 필요하지만 진정으로 자신을 찾아가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진실한 삶의 현장 곧 자연으로 돌아가야만 참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하찮게 생각하는 지렁이도 잡초들도 그들만의 방법으로 다른 동물이나 풀들에게 유익함을 주며 살아가고 있고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도 칡넝쿨 같은 존재들보다 서로를 인정하며 상처를 주지 않고자 노력하는 자연을 보며 우리가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성숙한 삶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고 저자는 따뜻한 조언을 한다.

 

자연은 더 이상 우리가 지배하는 곳이 아니라 그들에게서 태고의 인간다움과 자연스러움을 배우고 최소한 우리가 공생하는 대상이어야 함을 배운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많은 쉼과 평안을 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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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이 2020-02-0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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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함께 깊어진다는 것 새창으로 보기 구매
이 책은 저자가 내놓은 첫 책을 10주년을 기념하여 개정판으로 내 놓은 책이다. 처음 초판 1쇄를 읽고 개정판을 새로 읽어도 새롭다는 것이 참 좋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십년을 멀지 않은 곳에서 지켜보는 행운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개정판에 밝힌 저자의 겸손한 말처럼 그렇게 그 의미를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운명처럼 그의 몸으로 들어온 것들이 십년 동안 실천하면서 피와 살이 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의 책은 인용이 드물어서 좋다. 



이 책의 경우 인용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예를들면 김성호 교수님의 책) 그것은 그가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꼭 필요한 경우에 극히 제한 되고 있다. 그 이후의 책들 또한 위대한 철학자나 사상가의 이야기들을 인용해서 읽는 사람들의 지식으로 기를 죽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그가 나무를 풀을 숲을 친구로 스승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는 천상 이야기 꾼이다. 자신이 나무에게 물은 것들, 풀에게 물어 본 것들에서 길어올린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그의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떠오를 정도로 빠지게 된다.



아껴 읽었지만 어느 새 끝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저자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그의 모든 시도를 응원한다.



두려워할 것은 오히려 살고 있으되 살아 있음에 철저하지 못하고, 죽음의 때에 이르러서도 그 죽음에 철저하지 못한 우리의 삶입니다. 정말 두려워해야 할 일은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삶과 죽음의 기회를 헛되게 하는 것입니다.

272


두려워할 것은 오히려 살고 있으되 살아 있음에 철저하지 못하고, 죽음의 때에 이르러서도 그 죽음에 철저하지 못한 우리의 삶입니다. 정말 두려워해야 할 일은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삶과 죽음의 기회를 헛되게 하는 것입니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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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3

[[ 생명에서 생명으로 - 인간과 자연, 생명 존재의 순환을 관찰한 생물학자의 기록 베른트 하인리히

알라딘: [전자책] 생명에서 생명으로
[eBook] 생명에서 생명으로 - 인간과 자연, 생명 존재의 순환을 관찰한 생물학자의 기록 
베른트 하인리히 (지은이),김명남 (옮긴이)궁리2016-07-20 
원제 : Life Everlasting: The Animal Way of Death



전자책정가
14,400원
종이책 페이지수 304쪽
책소개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가 과학자의 탐구 열정과 시인의 감수성으로 빚어낸 생명 에세이. 저자는 생명 존재와 순환에 대해 근원적 물음들을 던지며, 동식물의 죽음 이후 자연에서 벌어지는 경이로운 삶의 현장을 세밀하게 탐구하고 있다. 메인의 숲에서 아프리카 초원까지 저자가 그간 전 세계에서 숱한 동식물을 연구하면서 접했던 다양한 생명과 죽음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가 직접 그린 흥미롭고 아름다운 동식물 연필 스케치와 함께 어우러지며 생생하게 빛나고 있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길을 돌리려 할 생물들의 흥미로운 활동을 더없이 독창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연 속 동물과 식물이 죽고 난 이후 벌어지는 삶의 일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나아가 고대에 청소동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우리 인간이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그런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그럼으로써 흙에서 흙으로가 아니라 생명에서 생명으로의 순환을 거들고 있음을 명료하고 감동적으로 펼쳐보인다.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채로운 열한 편의 세부 장들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동안 까마귀, 거위, 올빼미 등 개별 종의 생활사를 연구한 관찰 일지에 자신이 겪은 에피소드들을 결합하여 과학적이고도 사색적인 자연 에세이를 써온 사람답게, 사변이나 자료 조사에 그치지 않았다. 여기 실린 11편의 글은 모두 그가 몸소 관찰하고 실험하여 자유롭게 쓰고 그린 작은 논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문화와 역사, 동식물과 인간 세계를 폭넓게 넘나드는 저자의 시선에 감탄하고, 풍부한 사례에서 이끌어낸 다채로운 동물 이야기는 지구 생태계의 큰 흐름을 쉽게 이해하고, 나와는 별개라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자연과학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목차
서문

제1부·작고 큰 것
1장. 생쥐를 묻는 송장벌레
2장. 사슴의 장례
3장. 궁극의 재활용가: 세상을 다시 만들다

제2부·북쪽과 남쪽
4장. 북방의 겨울: 새들의 세상
5장. 독수리 떼

제3부·식물 장의사들
6장. 생명의 나무
7장.똥을 먹는 벌레

제4부·물에서 죽다
8장. 연어의 죽음 그리고 생명으로의 순환
9장. 다른 세계들

제5부·변화
10장. 새로운 생명과 삶으로의 탈바꿈
11장. 믿음, 매장, 영원히 이어지는 생명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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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생태학/생물학은 우리를 생명의 그물망과 이어준다. 우리는 먼지에서 오지 않았고, 먼지로 돌아가지도 않는다. 우리는 생명에서 왔고, 우리 자신이 곧 다른 생명으로 통하는 통로이다. 우리는 비할 데 없이 멋진 식물과 동물에서 왔고, 나중에 그것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도 우리가 내놓는 쓰레기는 딱정벌레와 풀과 나무로 재순환되고, 그것이 또 벌과 나비로, 딱새와 되새와 매로 재순환되었다가, 다시 풀로 돌아오고, 이윽고 사슴과 소와 염소와 인간으로 되돌아온다. 이 책에서 나는 모든 생물이 다른 생명으로 부활하도록 돕는 전문적 장의사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볼 것이다. 이 주제를 내가 처음 꺼내는 것이라고 주장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많은 독자가 나와 함께 기꺼이 이 주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터부를 점검하여 우리 종에게 유효한 문제로서 살펴볼 의향이 있으리라고 믿는다. 우리 호미니드가 대형 초식동물에서 사냥하고 청소하는 육식동물로 진화하면서 수행한 역할은 이 주제와 각별한 관계가 있다. 우리의 자취가 세상을 바꿨기 때문이다. 생명의 재순환이 미치는 파문은 세상에 존재하는 종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로 살면서 스무 권 가까운 책으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자연 작가가 된 베른트 하인리히.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연 속 동물과 식물이 죽고 난 이후 벌어지는 일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결국 생명은 다른 생명을 재활용함으로써 존재한다. 죽음은 생명이 변형되고 재생되는 과정이라는 그의 말은 결코 문학적 표현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종교적, 철학적 비유도 아니다. 자연에 이보다 더 엄연한 현실은 없다. 생명은 생명에서 오고 생명으로 이어진다. 모든 생물 개체는 그 연쇄에서 하나의 사슬이 될 때 가장 충만한 삶을 누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도 결국은 생물이므로. 이 책을 읽은 독자는 분명 죽음 이후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시선이 확 바뀔 것이다. 나로 말하자면, 내 육신이 살아 있을 때로도 모자라 죽을 때마저 자연을 더럽히거나 자원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다. 내 육체의 일부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식되어 쓰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대신 가급적 제일 빨리 분해되는 방법이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전혀 기괴하지 않으며 인간의 문명과 문화를 거스른다고 볼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은 전혀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크나큰 설득력으로 보여준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시체는 아주 활동적인 현장입니다. 죽음의 현장이라기보다 생명의 현장이지요. 재활용을 담당하는 동물들에게 시체란 엄청난 양의 먹이가 농축된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은 시체에 접근하기 위해서 경쟁은 물론이거니와 온갖 흥미로운 행동들을 펼치게 되지요. 어느 한 녀석이 먹이를 방어하는 경우도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한 시체를 원하는 경우는 더더욱 흥미롭고요. …… 청소동물은 평판이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독수리나 큰까마귀를 미워하는 문화도 있지요. 그것은 그들이 죽음과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그들 탓으로 돌리는 거지요. 큰까마귀는 이런저런 동물을 많이 죽인다는 비난을 받는데, 사실은 이미 죽은 동물이나 거의 죽은 것과 다름없는 동물만 먹습니다. 그것은 이런 동물들의 행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비논리적인 연관관계예요. 바다에 죽은 물고기를 먹는 청소동물이 없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십시오. 죽은 물고기들이 바다 꼭대기까지 차오를 것입니다. 재활용 동물들이 없다면, 자연은 멈춰버릴 거예요.” - 본문 중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베른트 하인리히 (Bernd Heinrich) (지은이) 

‘우리 시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으로 평가받는 하인리히는 뒤영벌 연구와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를 통해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이자 자연주의자다. 첫 책 『뒤영벌의 경제학』으로 미국도서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른 이후, 자연사 부문 저술에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인 존 버로스 상(『까마귀의 마음』), L.L. 윈십 도서상(『숲에 사는 즐거움』), 미국 펜(PEN)클럽 논픽션 상(『생명에서 생명으로』)을 수상했다. 수십 권의 베스트셀러를 썼으며, 국내에서는 『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 더보기
최근작 : <훔쳐보고 싶은 과학자의 노트>,<귀소본능>,<베른트 하인리히, 홀로 숲으로 가다> … 총 82종 (모두보기)


김명남 (옮긴이) 
KAIST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편집팀장을 지냈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범죄소설 ‘마르틴 베크’ 시리즈,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질의 응답》 《Becoming 비커밍》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면역에 관하여》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2》 《고맙습니다》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등을 옮겼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로 제55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상을 수상... 더보기
최근작 : <책 만드는 일> … 총 186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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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학자 베른트 하인리히의 진실성과 독창성이 빛나는 책!”
- 에드워드 O. 윌슨, 하버드대학교 석좌교수

“세상의 모든 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더한층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 《보스턴 글로브》

현대의 소로’라 불리는 우리 시대 최고의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가,
과학자의 탐구 열정과 시인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빚어낸 매혹적인 생명 에세이!
동식물의 죽음 이후 자연에서 벌어지는 경이로운 ‘삶의 현장’을 세밀하게 탐구하다!
★ 2013년 미국 펜(PEN)클럽 논픽션상 수상작 ★

시작은 심각한 병에 걸린 친한 친구 빌의 편지였다. 베른트 하인리히가 소유한 미국 뉴잉글랜드 메인 숲 속 공터에서 자신의 시체를 큰까마귀들에게 내줄 수 있겠느냐는 당황스러운 부탁이다. 하인리히는 오늘날 현실에서 빌의 생각이 과연 실현 가능한지 궁금한 한편으로 머릿속이 점차로 복잡해졌다. 그의 시체를 내놓았는데 큰까마귀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어쩔까? 설령 큰까마귀들이 빌의 시체를 다 먹어치우더라도 그러면 사람 뼈가 나뒹굴게 될 테니, 그다음엔 분명 경찰이 찾아올 텐데…….

이 일을 계기로 하인리히는 오랫동안 자신이 관심을 기울여왔던 ‘생명 존재와 순환’에 대해 좀 더 근원적 물음들을 던지게 된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우리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장례란 무엇일까? 동물과 식물들은 어떻게 죽고 어떻게 사라질까? 그들이 죽고 재생되는 과정을 면밀히 살펴본다면, 생태학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게 하인리히는 자연 생태계에서 동식물이 재활용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서, 청소동물들이 세상을 청소하여 새 생명에 존재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방식에 대해서 더한층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차에 치어 죽은 쥐, 너구리, 뒤쥐 따위를 내놓고 누가 찾아오는지, 송장벌레나 구더기나 근사한 초록빛 금파리 같은 ‘자연의 장의사’들이 어떻게 사체를 분해하는지 등등을 세밀히 관찰하며 본격적인 탐구를 시작하고, 마침내 이 책 『생명에서 생명으로(Life Everlasting)』를 완성하게 되었다. 책 속에는, 메인의 숲에서 아프리카 초원까지 저자가 그간 전 세계에서 숱한 동식물을 연구하면서 접했던 다양한 생명과 죽음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가 직접 그린 흥미롭고 아름다운 동식물 연필 스케치와 함께 어우러지며 생생하게 빛나고 있다.

올해로 75세가 된 미국의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학자이자, 야생동물을 연구하며 쓴 스무 권 가까운 저서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자연 작가이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묘사된 자본주의를 벌의 경제 구조와 비교하여 이야기한 첫 번째 저서 『뒤영벌의 경제학』이 미국 도서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르면서 일약 생물학계의 유망주로 떠오른 하인리히는 기발하고 세밀한 관찰과 정확한 연구를 바탕으로 자연과 생명의 신비를 파헤친 다채로운 자연 에세이와 과학책을 저술, ‘존 버로스상’, ‘L. L. 윈십 도서상’ 등을 수상하며 ‘현대의 소로’라는 찬사를 받으며 생명 현상과 생물학의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일깨우고 있다. 특히 이번 책 『생명에서 생명으로』는 2013년 ‘미국 펜(PEN)클럽 논픽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하인리히의 과학자적 탐구 열정과 작가로서의 섬세한 감수성이 오롯이 잘 어우러져 있기에 독자들에게 크나큰 여운과 감흥을 준다.

“생명은 생명에서 오고 생명으로 이어진다. 자연에 이보다 더 엄연한 현실은 없다!”
메인의 숲에서 아프리카 초원까지, 전 세계 곳곳, 어제와 오늘의 자연에서 배우는
‘영원한 생명’ 이야기! 인간의 오만과 편견을 깨뜨리는 짜릿한 지적 쾌감을 선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히려 눈길을 돌리려 할 생물들의 흥미로운 활동을 더없이 독창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연 속 동물과 식물이 죽고 난 이후 벌어지는 삶의 일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죽은 들쥐를 땅에 묻는 송장벌레, ‘북방에서 제일가는 장의사’인 큰까마귀의 소통 전략, 그리고 늑대와 큰 고양이과 동물, 여우와 족제비, 흰머리수리와 동고비가 겨울에 ‘의도치 않은 팀워크’를 발휘하여 사냥한 먹이를 널리 퍼뜨리는 과정, 나무 그루터기의 속내와 균류의 번식, 강물을 거스르는 연어와 바다 깊숙이 가라앉아 죽는 고래들의 세상까지……. 나아가 저자는 고대에 청소동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우리 인간이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그런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그럼으로써 흙에서 흙으로가 아니라 생명에서 생명으로의 순환을 거들고 있음을 명료하고 감동적으로 펼쳐보인다. 책을 읽다 보면, 인류의 문화와 역사, 동식물과 인간 세계를 폭넓게 넘나드는 저자의 시선에 감탄하고, 풍부한 사례에서 이끌어낸 다채로운 동물 이야기는 지구 생태계의 큰 흐름을 쉽게 이해하고, 나와는 별개라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자연과학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생태학/생물학은 우리를 생명의 그물망과 이어준다. 우리는 먼지에서 오지 않았고, 먼지로 돌아가지도 않는다. 우리는 생명에서 왔고, 우리 자신이 곧 다른 생명으로 통하는 통로이다. 우리는 비할 데 없이 멋진 식물과 동물에서 왔고, 나중에 그것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도 우리가 내놓는 쓰레기는 딱정벌레와 풀과 나무로 재순환되고, 그것이 또 벌과 나비로, 딱새와 되새와 매로 재순환되었다가, 다시 풀로 돌아오고, 이윽고 사슴과 소와 염소와 인간으로 되돌아온다. 이 책에서 나는 모든 생물이 다른 생명으로 부활하도록 돕는 전문적 장의사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볼 것이다. 이 주제를 내가 처음 꺼내는 것이라고 주장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많은 독자가 나와 함께 기꺼이 이 주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터부를 점검하여 우리 종에게 유효한 문제로서 살펴볼 의향이 있으리라고 믿는다. 우리 호미니드가 대형 초식동물에서 사냥하고 청소하는 육식동물로 진화하면서 수행한 역할은 이 주제와 각별한 관계가 있다. 우리의 자취가 세상을 바꿨기 때문이다. 생명의 재순환이 미치는 파문은 세상에 존재하는 종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자연의 삶 속에 존재하는 생명과 죽음의 그물망, 그리고 우리와 그 그물망의 관계를 일깨우다!
세상 모든 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
인간의 관점을 뛰어넘은 자연의 관점, 생태의 관점, 지구의 관점이 주는 삶의 통찰을 담은,
21세기 환경을 위해, 교양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과학책!

저자는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다채로운 열한 편의 세부 장들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동안 까마귀, 거위, 올빼미 등 개별 종의 생활사를 연구한 관찰 일지에 자신이 겪은 에피소드들을 결합하여 과학적이고도 사색적인 자연 에세이를 써온 사람답게, 이 책에서도 사변이나 자료 조사에 그치지 않았다. 여기 실린 11편의 글은 모두 그가 몸소 관찰하고 실험하여 자유롭게 쓰고 그린 작은 논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시선이 주로 머무는 대상은 이른바 청소동물이다(그는 청소동물이나 분해자라는 말보다 재활용 전문가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생쥐처럼 작은 동물의 송장을 땅에 묻는 송장벌레부터 시체를 먹는 구더기, 딱정벌레, 큰까마귀, 독수리, 곰…… 그는 이런 ‘자연의 장의사’들이 펼치는 활동에 새삼 주목한다. 이들이 대단히 효율적으로 빠르게 자연의 장례를 치러낸다는 사실에 놀라고, 이들끼리도 시체를 둘러싸고 경쟁과 협동이 벌어진다는 사실에 흥미로워한다. 자연의 여러 죽음의 면면을 촬영한 열한 편의 스냅 사진이라 부를 만한 이 글들에서 저자는 무엇보다 이러한 장의사들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인간도 때에 따라 청소동물이 된다고 말한다. 바로 자신이 전쟁 중에 숲에서 그렇게 살았노라고.

“시체는 아주 활동적인 현장입니다. 죽음의 현장이라기보다 생명의 현장이지요. 재활용을 담당하는 동물들에게 시체란 엄청난 양의 먹이가 농축된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은 시체에 접근하기 위해서 경쟁은 물론이거니와 온갖 흥미로운 행동들을 펼치게 되지요. 어느 한 녀석이 먹이를 방어하는 경우도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한 시체를 원하는 경우는 더더욱 흥미롭고요. …… 청소동물은 평판이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독수리나 큰까마귀를 미워하는 문화도 있지요. 그것은 그들이 죽음과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그들 탓으로 돌리는 거지요. 큰까마귀는 이런저런 동물을 많이 죽인다는 비난을 받는데, 사실은 이미 죽은 동물이나 거의 죽은 것과 다름없는 동물만 먹습니다. 그것은 이런 동물들의 행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비논리적인 연관관계예요. 바다에 죽은 물고기를 먹는 청소동물이 없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십시오. 죽은 물고기들이 바다 꼭대기까지 차오를 것입니다. 재활용 동물들이 없다면, 자연은 멈춰버릴 거예요.” - 저자 인터뷰 중에서(베른트 하인리히 저자 인터뷰 전문은 궁리 홈페이지 다음 주소에서 볼 수 있습니다. ☞ http://kungree.com/story/story_diary_detail.html?id=199)

〈제1부. 작고 큰 것〉: 크기는 중력을 이기는 데 필요한 신체 지지 구조의 종류와 비례를 결정짓는다. 생물체의 크기는 기체와 영양소의 확산 속도를 결정짓고, 그 속도가 최대 대사율, 필요한 먹이의 양, 은신처로 이용할 공간의 종류, 필요한 방어의 종류를 결정짓는다. 크기는 사체가 처분되는 방식, 처분자의 종류, 처분자의 활동 방식에도 중요하다. 우리가 ‘장례’라고 하면 곧바로 떠올리는 매장은 자연에서는 사체 처분 방식으로 거의 쓰이지 않는다. 쓰이더라도 사체를 처리하려는 목적이기보다는 다른 용도로 쓰기 위한 보관이 목적이다. 이 부에서는 생물체가 살아가는 방식과 생물체가 취할 수 있는 형태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크기’라는 요소를 바탕으로 생쥐를 묻는 송장벌레(1장), 사슴의 장례(2장), 코끼리의 삶을 조망하며 세상을 다시 만든 궁극의 재활용가인 인간(3장)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개된다.

〈제2부. 북쪽과 남쪽〉: 생명이 시작되고 죽은 생명이 처분되는 시기는 계절의 주기를 띠고 반복된다. 그 주기를 제일 잘 보여주는 달력은 철따라 꽃을 피우는 나무들이다. 하지만 이 달력은 지역마다 다르다. 그리고 매장은 자연의 장의사 동물들이 활동할 때만 벌어진다. 저자가 사는 미국 북쪽 지방에서는 겨울이나 초봄에는 송장벌레가 나다니지 않는다. 세균에 의한 부패도 거의 혹은 전혀 진행되지 않는다. 파리나 구더기도 없다. 독수리는 겨울을 나러 내려간 남쪽 지방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주요한 장의사들 중에서 겨울에도 계속 활동하는 것은 몇몇 포유류와 큰까마귀뿐이다. 이 부에서는 북쪽과 남쪽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며 북방의 겨울을 지내는 새들의 복잡한 세상사(4장)와 수십 마리씩 떼를 지어 움직이는 독수리의 진화와 생태(5장)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3부. 식물 장의사들〉: 동물계만 장의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식물계에서도 죽은 개체가 얼마나 잘 분해되느냐에 그 숲 생태계의 건강이 달려 있다. 이 세상에서는 곤충, 균류(버섯), 딱따구리 등이 장의사로 기능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식물은 장의사가 아니다. 그러나 궁극의 생화학자이다. 사소한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는(가령 베누스 플리트랍스, 즉 파리지옥), 식물은 동물의 살점을 섭취하지 않는다. 복잡한 유기 분자도 섭취하지 않는다. 식물은 물, 햇빛, 몇 가지 미네랄을 이용하여 대기의 이산화탄소로부터 얻은 탄소로 제 몸을 만든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하게 시작된 물질이, 우리 동물의 기준으로는 달리 비길 데 없이 거대하고 영양이 풍부한 물질로 자란다. 식물은 우리가 흙으로 돌아가고 흙에서 나오는 재순환 과정에서 중간 단계를 맡은 행위자이므로, 식물의 재순환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재순환도 이해할 수 없다. 이 부에서는 생명 순환에 꼭 필요한 나무들(6장)과 똥을 먹는 벌레들의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사생활(7장)을 펼쳐보인다.

〈제4부. 물에서 죽다〉: 저자의 시선은 수중 생태계로도 향한다. 그는 강을 거슬러 올라와 죽는 연어들(8장)과 바다 깊숙이 가라앉아 죽는 고래들(9장)이 세상에서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살펴본다. 인간은 육상동물이라 사체 처분을 재깍 매장과 결부한다. 매장은 땅에 뿌리박는 것이다. 보통은 원래 살던 곳에서. 그러나 지구의 대부분을 덮은 바다에서는 살던 곳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동물이 죽곤 한다. 고래 주검처럼 큰 사체는 차고 어두운 바다 밑으로 수 킬로미터나 가라앉는다. 연어는 생애 대부분을 바다에서 살지만, 마지막에는 내륙으로 들어와서 죽은 뒤에 민물에 묻힌다. 죽은 연어가 재순환되어 발생하는 효과는 연어가 살던 바다가 아니라 육지에 더 크게 미친다. 물에서의 죽음도 뭍에서의 죽음과 비슷한 원리를 따르지만, 원리가 적용되는 방식은 다르다. 물에서의 죽음은 생명의 적응력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우리에게 친숙한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엿보게 하는 기회이다.

〈제5부. 변화〉: 문화는 지나간 시대의 생물로 만들어진 우리 발밑의 백악이나 석회암과 같다. 문화는 우리의 지식, 우행, 열망이 긴 시간 동안 축적되어 이룬 잔여물이다. 문화는 우리가 눈과 귀를 통해 뇌로 흡수하는 비물질적 생명이다. 식물이 뿌리와 잎의 기공으로 영양분을 흡수한 뒤 당과 DNA로 바꿔내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물려받고 흡수하는 이 비물질은 우리 자신의 삶과 미래 후손의 삶에 석회암 못지않게 크나큰 물질적 영향을 미친다. 이 부의 새로운 생명과 삶으로의 탈바꿈(10장), 믿음, 매장, 영원히 이어지는 생명(11장)을 통해 저자는 물질의 재순환과 비물질의 재순환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없음을 설명하고 재순환 메커니즘의 다양성을 언급하는 한편으로, 그사이를 관통하는 ‘변화(변형)’이라는 크나큰 맥락을 파악하고 성찰해야 함을 강조한다.

나아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류가 스스로의 결정을 통해서 자신의 변신을, 나아가 다른 생명의 변신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우리 인간이 자연 생태계 안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끊임없이 되묻고 있다. 인간이 지구적 차원에서든 지역적 차원에서든 자연의 계획에서 맡는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그러한 물음에, 인간의 관점을 뛰어넘은 자연의 관점, 생태의 관점, 지구의 관점에서 명쾌한 통찰과 단서를 제시하며, 세상 모든 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로 살면서 스무 권 가까운 책으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자연 작가가 된 베른트 하인리히.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연 속 동물과 식물이 죽고 난 이후 벌어지는 일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결국 생명은 다른 생명을 재활용함으로써 존재한다. 죽음은 생명이 변형되고 재생되는 과정이라는 그의 말은 결코 문학적 표현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종교적, 철학적 비유도 아니다. 자연에 이보다 더 엄연한 현실은 없다. 생명은 생명에서 오고 생명으로 이어진다. 모든 생물 개체는 그 연쇄에서 하나의 사슬이 될 때 가장 충만한 삶을 누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도 결국은 생물이므로. 이 책을 읽은 독자는 분명 죽음 이후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시선이 확 바뀔 것이다. 나로 말하자면, 내 육신이 살아 있을 때로도 모자라 죽을 때마저 자연을 더럽히거나 자원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다. 내 육체의 일부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식되어 쓰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대신 가급적 제일 빨리 분해되는 방법이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전혀 기괴하지 않으며 인간의 문명과 문화를 거스른다고 볼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은 전혀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크나큰 설득력으로 보여준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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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book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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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트 하인리히를 이제야 만나다니...
내 독서이력 중에서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구매
풀꽃놀이 2015-12-31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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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먹지 말고 양보하세요 새창으로 보기
 
가끔 차를 타고 가면, 끔찍한 광경을 보게 된다. 도로 바닥 한가운데에 죽은 동물 사체가 있다. 도로 위에서 차에 치여 죽은 것(Road kill)이다. 도시에서 차에 치여 죽는 동물은 쥐, 고양이, 개가 많고, 야산 주변의 도로에서는 고라니, 너구리 같은 야생 동물들이 자동차에 희생된다. 이렇게 도로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체를 적법한 과정으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썩어가는 시체를 그대로 방치해두는 경우가 많다. 죽은 고라니를 발견하고, 보신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 로드 킬 당한 동물 사체를 발견하면 해당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가 접수되면 지자체 환경과와 청소업체가 협력하여 시체를 수거, 소각 처리한다. 그런데 이런 절차가 널리 홍보되지 않아서 그런지 동물 시체를 수거하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향한 선입견이 있다. 보신용 동물 사체를 따로 수거해서 담당 직원들이 몸보신으로 먹는다고 생각한다. 이 말이 사실인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근거 없이 애꿎은 일을 하는 동물 사체 처리반 직원들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혹시나 만약에 일부 지자체 직원들이 이런 행위를 자행했으면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로드 킬 사체를 오랫동안 내버려두면 제2의 로드 킬이 발생하는 우려가 있다. 지난달 말에 죽은 고라니 사체를 먹다가 천연기념물인 독수리 세 마리가 차에 치이는 일이 발생했다. 로드킬 사체를 현장에서 치울 수 있다면, 차 트렁크에 실어서 가져가는 것보다는 얼른 도로 밖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 내 말은 로드킬 사체를 운전자가 무조건 옮겨야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실 일반 사람이 동물 사체를 옮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도로 한가운데서 사체를 운반하다가 교통사고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지역 번호+120’ 또는 ‘지역 번호+128’로 전화를 하면 된다.

우리는 동물 사체를 지구상에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사체는 쓰레기처럼 분류되어 소각장으로 향한다. 로드킬 당한 동물은 두 번 죽는다. 인간 때문에 차디찬 도로 바닥에서 생을 마감하고, 인간의 손에 의해 사체가 소멸한다. 그런데 이 상황, 조금 웃기지 않는가. 동물을 죽인 인간은 살인자처럼 유유히 사라지고, 또 다른 인간이 죽은 동물을 위한 장의사가 된다. 인간은 동물 사체를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을까? 자연의 생과 사를 늘 가까이 지켜본 동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는 동물의 죽음에 개입하는 인간의 역할에 반문한다.

베른트 하인리히는 동물 사체를 처리하는 존재가 따로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바로 ‘청소동물’이다. 청소동물은 자연의 장의사다. 이들은 사체를 먹으면서 생활한다. 동물 사체는 먹잇감을 찾지 못한 청소동물들을 위한 오아시스와 같다. 사체가 클수록 거기에 달려드는 청소동물이 많다. 송장벌레와 파리가 그곳에 알을 낳는다. 늑대, 여우 등의 포유류가 사체의 냄새를 맡아 찾아오면, 그다음에 독수리와 큰까마귀가 만찬에 참여한다. 베른트 하인리히는 자신의 책 《생명에서 생명으로》에 황홀한 자연의 만찬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동물학자는 자연의 만찬을 담담하게 묘사하면서도 따뜻한 유머를 잊지 않았다. 하인리히는 에드거 앨런 포가 큰까마귀를 무서운 존재로 설정했다면서 불평한다. 사체 앞에서 날갯짓하며 남김없이 살점을 처리하는 큰까마귀가 명랑한 동물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여전히 청소동물이 사체를 먹는 광경을 불편하게 여긴다. 구더기가 쉴 정도로 심하게 썩은 사체를 제대로 보는 것마저도 힘들다. 그러나 하인리히는 청소동물의 역할을 재평가한다. 청소동물은 우리가 쓰레기로 여기는 동물 사체를 먹잇감으로 삼는다. 청소동물은 동물을 사냥해서 죽이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청소동물을 사냥으로 먹잇감을 찾는 포식동물과 동등하게 생각한다. 청소동물에 대한 인간의 편견이다. 청소동물 대부분은 사체에 영양분을 얻으면서 살아간다. 시체를 손대는 행위를 금기로 생각하는 인간의 시선이 죄 없는 청소동물을 불길한 동물로 만들어버렸다. 

청소동물의 역할은 자연 순환 과정 일부다. 생명이 죽어서 남긴 것을 다른 생명이 이어받는 것뿐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자연이 만들어 낸 경이로운 재생의 순간이다. 동물은 죽어서  다른 동물의 생명을 연장해주는 영양분을 남긴다. 그런데 우리는 자연스러운 광경을 잘 모른다. 너무 몰라서 자연의 장례식을 방해한다. 청소동물 같은 자연의 장의사가 버젓이 살아 있는데도, 우리가 장의사가 되어 그들의 소중한 양식들을 불태워 없앤다. 그렇게 되면 청소동물의 생존마저 위태롭다. 야생의 청소동물이 우리가 사는 도시에 내려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을 도시의 불청객, 밭을 망치는 골칫덩어리로 대한다. 청소동물마저 인간의 손에서 죽임을 당한다.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라고 해서 동물 사체까지 손댈 필요가 없다. 동물 사체를 청소동물에게 양보해야 한다. 우리는 먹을 게 너무 많아 풍족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동물들의 먹이가 되는 동물 사체를 굳이 가져가서 먹어야 하는가. 진짜 쓰레기는 동물 사체가 아니라 탐욕에 눈이 멀어 그것마저도 먹으려고 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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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11 공감(36) 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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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체의 자원 보존의 법칙을 설명하다

얼마 전에 다녀온 아프리카의 세렝게티에서는 누를 사냥한 사자들과 그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한 입 얻어먹을 궁리를 하는 하이에나와 흰등독수리 등을 보면서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떼의 대이동은 개체수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면서 다양한 지역의 포식자를 살찌우는 역설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태계는 그렇게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명한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교수의 <생명에서 생명으로>는 생태계의 먹이사슬의 범위가 생각보다는 훨씬 넓게 엮여있다는 것을 알게 한 책읽기였습니다. 특히 자연의 장의사라고 하는 청소동물들의 역할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청소동물은 생명의 재료를 재분배하는 ‘생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하이에나와 흰등독수리가 청소동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생태계의 먹이사슬과 생명의 재료를 재분배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광범위합니다. 일차로 탄소와 질소와 같은 무기물로부터 생명체가 활동하는 에너지의 원천을 만들어내는 것은 식물입니다. 하지만 그 식물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인 아미노산 등은 오랜 세월을 두고 만들어져 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식물이 만들어지고, 그 식물을 초식동물이 먹고, 육식동물은 그 초식동물을 먹는 먹이 사슬의 정점에 있는 듯하지만, 그 육식동물이 죽으면 청소동물이 해체하고, 그 나머지는 굼벵이나 곰팡이 등이 미세하게 분해하여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만듭니다. 식물이건 동물이건 자연으로 돌아간 원초적인 구성요소들은 다시 식물을 만들어내는 순환에 투입되는 것입니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입니다. ‘외계의 접촉이 없는 고립계에서 에너지의 총합은 일정하다’라는 물리학의 기본이 되는 법칙입니다. 그렇다면 지구라는 고립계에서 생명의 원천이 되는 기본물질(탄소, 수소, 산소 등을 비롯하여 인, 황, 칼슘, 칼륨 등과 같은 화학물질이 만들어낸 아미노산)의 총량은 고정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구상에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가면서 멸종되어가는 생물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열역학 제1법칙에 따르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라’라고 했다는 성경의 창세기의 한 구절이 과학적으로는 정확한 표현은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생명에서 왔고 또 다른 생명의 원천이 된다는 의미를 충분히 나타낸다고 보았습니다. 하인리히교수는 미국의 메인주에 가지고 있는 삼림 속에 지은 캠프를 중심으로 아프리카의 초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조류에서 곰팡이에 이르기까지 생태계의 다양한 생물종을 관찰해왔습니다. 그러한 연구 활동을 통하여 얻은 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생명체가 죽었을 때 일어나는 일을 정리한 것이 바로 <생명에서 생명으로>입니다. 이 책에는 동물과 식물 등 육상생물은 물론 강과 바다를 아우르는 수생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태계에서의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간혹 미심쩍은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서로 싸우지 않았다면 유럽인들이 건너오기 전에 이미 버펄로를 씨를 말렸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과 함께 사는 법을 깨달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유럽인들이 저지른 버펄로남획의 책임을 슬그머니 미루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현대인들이 착각하고 있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지구의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하여 조림을 한다지만, 사실은 나무들도 오랜 세월을 통하여 거친 자연에서 살아남은 것들이었는데, 인간이 심는 나무들이 더 자연적인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정리하는 책읽기였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앞선 시대에 살던 생명체가 가지던 요소들을 이어받아 태어나서 살다가 죽음을 맞으면 다시 뒤에 오는 생명체에게 모든 것을 전하는 것인데, 인간만이 숭고한 그 일을 포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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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2017-06-27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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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저자 베른트 하인리히(Bernd Heinrich)

겨울이 깊어간다.

미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는 어느 겨울날 교수직을 그만두고 어릴 적 놀던 메인 주의 숲으로 돌아갔다. 거기 통나무집을 짓고 생활하면서 자연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하인리히는 당시 자신의 관찰한 것을 《동물들의 겨울나기》에 담았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겨울이 그냥 죽어 있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한 해를 살아갈 생명이 준비되는 지난한 여정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어느 날, 저자는 심각한 병에 걸린 친구에게서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자신이 죽으면 수목장으로 처리해 주기를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친구의 제안이 화두처럼 와 닿았다. ‘생명과 죽음의 그물망’.


한평생 생명이 무엇인지를 탐구해 왔던 그가 비로소 죽음과 실체적으로 대면하는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저자의 나이도 칠순을 훌쩍 넘었다. 자신도 죽음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

 저자는 인간과 자연, 생명 존재의 순환을 관찰한 기록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2013년 미국 펜클럽 논픽션 상을 수상했다.

▲겨울 숲에 모여든 새와 동물들. 저자가 직접 그렸다

책을 펼치면 송장벌레가 먼저 등장한다. ‘자연의 장의사’들이 어떻게 사체를 분해하고 처리하는지 세심하게 보여준다. 이렇듯 저자는 메인의 캠프(통나무집)에서 아프리카 초원까지 오만 곳을 다니면서 겪은 경험에서 건진 사례 11가지를 망라한다.

주제는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리라. 불가에서 말하는 윤회처럼 생명도 죽음을 넘어 다른 생명으로 이어진다.

 가령 죽은 나무는 숲의 순환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질소를 배출해 식물이 단백질을 만들도록 돕는다. 거대한 고래는 죽은 뒤 심해에 가라앉아 재순환되면서 수많은 바다 생물의 먹이가 된다.

저자는 자연의 장의사들이 주검을 재활용하는 세계를 자신이 직접 그린 풍뎅이·버섯·딱정벌레·독수리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생명은 다른 생명에서 오고 개체의 죽음은 생명을 이어가는 데 필요하다.

그렇기에 자연의 장의사들은 죽음과 생명을 이어주는, ‘생명에서 다시 생명으로’(life everlasting) 이어지게 만드는 없어선 안 될 임무를 담당한다. 이들이 없다면 자연 생태의 순환은 당장 멈추고 말 것이다.

생명과 죽음에 대한 노학자의 통찰은 내게 많은 것을 일깨운다. 저자의 세부적인 관찰과 설명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논지에 더 한층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어쩌면 죽음은 생명이 변형되고 재생되는 과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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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지기 2015-12-20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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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란 살아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고나서도 끈임없이 이어진다

자연과학의 으뜸은 물리학이다. 오랫동안 그 자리를 내려놓지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만물의 근원과 우주를 탐구하는 학문이니 그 어떤 부류가 감히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겠는가? 뉴턴, 아인슈타인, 보딩, 칼 세이건 등이 구천에서도 여전히 왕조를 건설하고 있는데.

생물학은 보조 학문이었다. 출발도 늦었다. 그 출발은 다윈이었다. <종이 기원>은 생명의 원천과 변천을 다룬 최초의 종합 서적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생명은 호기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신이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곧 신의 형상을 본따 만든 인간이야말로 만물의 영장이기에 다른 동식물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다윈의 진화론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고, 여전히 부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환경위기가 닥치면서 생물학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특히 세포줄기를 포함한 다양한 치료제가 발명되면서 산업적으로도 널리 확산되고 있다.

<생명에서 생명으로>는 생체계의 순환구조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곧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삶과 죽음 또한 하나의 고리임을 증명한다. 구체적으로 베른트 하이리히는 동식물의 죽음 이후 자연에서 벌어자는 현장을 현미경으로 바라보듯 설명하고 있다. 생명이란 살아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고나서도 끈임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생생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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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지 2017-04-2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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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는...


책을 선택한 동기는,,,
고교 과탐 안에는 네가지의 구분 교과목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이 있는데요
이 중 힘들어하는 생명과학과 연결되는 타이틀이라 시선 꽂혔더랬죠
질풍노도의 시기라 일컫는 청소년기에 '함께' 라는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한거 아니겠어요

 
저자 베른트하인리히 생물학자.
번역본의 딱딱함이 비교적 적고 흥미로움이 잘 이어져 지루할 틈 없었네요.
 
생명의 순환이라고 표현해도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마음을 좀 내려 놓고 살아도 괜찮을 거 같다는 부분이해가 슬그머니 다가왔어요.


우리는 생명에서 왔고, 우리 자신이 곧 다른 생명으로 통하는 통로이다. (8쪽)라는
한 문장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큰 자리를 차지하구요..

저자의 친구이자 동료가 보낸 편지의 내용으로 시작하는
책의 서문이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죽음 그 순간부터 어떤 과정으로 끝나야하는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던터라
머릿속 이 잠시 멍해지더라...
제사라는 것에 얽메이지 않도록 하기위해
나는 화장을 치르라 하고, 내 제사는 할 필요 없다는 것 정도만
가족들에게 강조하고 재차 말 했던 것 이외에는..

무겁게 시작은 했으나
글 을 읽으면서 무척이나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는것 같은 느낌!!
생태계 피라미드 에 대해 배운것을 더듬어보자면
제일 아래는 분명 풀 , 나무 이러한 식물이었다.
그런데 그 속을 좀 더  들여다 보니,,,

죽어서도 여태 서 있던 나무는 결국 쓰러져서 상당히 다른 종류의 생물들로 구성된 생태계를 만들어 낸다.
이런 생태계로서의 나무는 균류와 세균의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꾸준히 변화한다(175쪽)

토양 미생물은 죽은 동식물에서 나온 물질을 분해함으로써,
유기분자에 묶여있던 질소와 인을 식물이 성장에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배출시킨다
탄소, 질소, 물의 순환은 토양에서 서로 만나고 죽은 나무에서 서로 교차하여 숲에 생명을 준다 (178쪽)

끊임없이 과정의 반복이 이루어 지고 있다는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각종 이름들이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서식지 또한 낯선곳이라 말 이 쉽지 않​아서 힘겨운 고비가 있는데..,,

흑백으로 표현 된 세밀화 의 다양한 종류의 곤충, 새, 버섯 ... 등등
글 을 읽을면서 조금 이해 안되거나 어렵다 싶은 부분을
확인, 짚고 갈 수 있어 좋고, 쉽게 손을 놓치 못하는 이유중 하나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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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나 2016-11-01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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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4

알라딘: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알라딘: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   
마이클 셸런버거 (지은이),노정태 (옮긴이)부키2021-04-27
원제 : Apocalypse Never: Why Environmental Alarmism Hurts Us All

664쪽

책소개

“환경 구루” “기후 구루” “환경 휴머니즘 운동의 대제사장”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환경, 에너지, 안전 전문가 마이클 셸런버거가 30년간의 현장 활동과 연구, 고민과 열정, 대안과 해법을 총결산해 선보이는 문제작이다. 이 책은 기후 변화를 둘러싼 논란, 특히 최근 만연하고 있는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환경 운동 진영과 과학계뿐 아니라 언론과 일반 대중에게까지 큰 파장과 충격을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에서 우리는 “얼음이 녹아 북극곰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 “아마존이 곧 불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린피스가 고래를 구했다” 같은 익숙한 통념과 정반대되는 과학적 근거와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또 “공장이 떠나면 숲이 위험해진다” “자연을 구하려면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역설을 이해하게 된다. 나아가 “원자력은 지극히 위험하고 비싸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가 유일한 길이다”라는 주장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분명히 깨닫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환경 문제에서 허구와 사실을 또렷이 구분하고, 기후 위기 대응에서 우리가 가진 긍정적 잠재력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하여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번영을 가져다주는 진정한 해결책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 기후 변화의 진실을 찾아서

1_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 자연은 회복하고 인간은 적응한다 | 진짜 지옥은 이런 곳이다 | 수십억 명이 죽는다고? | 자연재해 피해 규모를 좌우하는 진정한 요인 | 기후 변화 대책보다 발전이 더 절실한 사람들 | 누가 위기를 부풀리는가 | 기후 종말은 없다

2_ 지구의 허파는 불타고 있지 않다
지구의 허파를 구하자 | “그 말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요” | 환경 식민주의자의 모순된 눈물 | 하늘에서 내려다본 낭만과 가난한 땅의 현실 | 인류 발전의 밑거름이 된 불과 삼림 개간 | 그린피스와 파편화된 숲 | “아마존 기부금 따위 도로 들고 가시오” | 환경 양치기를 넘어서

3_ 플라스틱 탓은 이제 그만하자
“정말 미안해, 거북아” | 플라스틱의 끈질긴 위협 | 말뿐인 재활용 | 그 많은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거북과 코끼리의 목숨을 구한 발명품 | 사람이 문제다 | 플라스틱은 진보다 | 자연을 지키려면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 | 어떤 이들은 쓰레기 문제보다 더 속상한 일이 훨씬 많다

4_ 여섯 번째 멸종은 취소되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 부풀려진 멸종 위기 | 숯이 야생 동물을 위협한다 | 누가 왜 댐 건설에 총부리를 겨누는가 | 환경 보호의 탈을 쓴 새로운 식민주의 | 원주민의 우선순위는 다르다 | “야생 동물이 우리보다 더 소중해?” | 무장 집단이 날뛰는 무법천지 | 그들에게는 석유가 필요하다 | 발전을 위한 동력 갖추기

5_ 저임금 노동이 자연을 구한다
패션과의 전쟁 | 고향을 떠나 도시로 | 산업화와 농업 생산성 향상이 숲을 회복시킨다 | “위대한 탈출”이 가져다준 혜택 | 부는 힘이 세다 | 나무 연료 사용을 끝내야 한다 | 공장이 떠나면 숲이 위험해진다 |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만든 옷을 입자

6_ 석유가 고래를 춤추게 한다
고래의 위기와 그린피스의 등장 | 유전이 발견되고 고래는 목숨을 구했다 | 포경을 사양 산업으로 만든 기술 발전 | 에너지 전환은 어떻게 일어날까 | 〈가스랜드〉의 ‘불타는 물’ 사기극 | 프래킹의 기후정치학 | 야생 물고기 대 양식 물고기 | 계층과 정치에 좌우되는 에너지 전환

7_ 고기를 먹으면서 환경을 지키는 법
동물을 먹는다는 것 | 채식주의와 리바운드 효과 | 방목형 축산 대 공장식 축산 | 고지방 식단의 진실 | 동물의 죽음에 생명을 빚진 우리 | 무엇이 동물에게 가장 인도적인가 | 교조적 채식주의자들이 저지르는 오류 | ‘프렌치 패러독스’가 알려 주는 과학 | 가축 혁명과 야생 동물 고기 집착에서 벗어나기 | 선악을 넘어 공감으로

8_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
원자력 에너지 최후의 날 |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오해와 진실 | 원자력이 정말 더 위험할까 | 대단히 싸고 안전하고 효율 높은 에너지원 | 원전 폐쇄가 초래한 결과 | “원자력은 자연 보호의 희망이다” | 평화를 위한 원자력 | 원자력을 향한 전쟁 | 원전 반대로 치르는 값비싼 대가 | 원자력 발전은 비싸다? | 핵전쟁을 막는 핵무기

9_ 신재생 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
태양광이 유일한 길이다? | 신뢰할 수 없는 신재생 에너지 | 신재생 에너지가 야생 동물을 죽인다 | 친환경 에너지 유토피아 건설이라는 꿈 | 신재생 낭비 에너지 | 저밀도 에너지가 불러오는 생태 재앙 | 바람길은 새와 곤충의 것 | 자연산 선호 오류와 스타벅스 법칙

10_ 환경주의자와 친환경 사업의 겉과 속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의 돈줄 | 위선으로 일군 환경 운동 | 이해관계로 얽힌 환경 단체의 민낯 | 원자력을 프래킹하다 | 어느 주지사의 추악한 탈원전 전쟁 | 캘리포니아주의 뿌리 깊은 정경 유착 | 친환경은 인터넷보다 더 큰 사업 기회 | 유일하고 실질적인희망이 사라지게 놔둘 것인가

11_ 힘 있는 자들이 가장 좋은 해결책에 반대한다
가진 자들의 초호화판 환경 놀이 | 가난한 나라의 성장을 가로막는 환경주의자들 | 가난한 나라의 인프라 구축에 반대하는 선진국 | 맬서스, 처칠, 히틀러가 초래한 인류 역사의 비극 | 진보 좌파의 이념이 된 맬서스주의 | 구명보트의 윤리학: 일부는 죽게 내버려 둬야 한다 | 맬서스식 인구 폭발과 기아 만연은 틀렸다 | 인구 폭탄이 실패하자 기후 폭탄을 들고 나오다 | 세계 최고 극빈층을 상대로 한신재생 에너지 실험

12_ 왜 우리는 가짜 환경 신을 숭배하게 되었나
북극곰이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 | 기후 정치가 과학을 위협한다 | 누가 로저 펠키 주니어를 모함했나? | 사이버네틱스와 생태학, 그리고 새로운 가짜 신의 탄생 | 환경주의는 어떻게 종교가 되었나 | 불안은 환경주의를 잠식한다 | 기후 종말론이 마음을 병들게 한다 | 환경 휴머니즘의 길 | 우리에게는 ‘그린 뉴클리어 딜’이 필요하다 | 모두를 위한 자연과 번영 이루기: 우리의 불멸 프로젝트 |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는 가장 간단명료한 이유

에필로그: 기후 소식은 생각보다 훨씬 좋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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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28 프롤로그 | 기후 변화의 진실을 찾아서
나는 지난 30여 년을 환경 운동가로서 살아왔다. 그중 20여 년은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 관해 조사하고 글을 쓰는 데 바쳤다. 내 목표는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보편적 풍요를 누리게끔 하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이 책을 썼다.
사실과 과학을 올바로 전달하는 것 또한 나의 관심사 중 하나다. 과학자, 언론인, 활동가는 환경 문제를 정직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령 대중의 관심과 열광을 이끌어 내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될지라도 정직해야 한다.
환경과 기후 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 중 상당수는 잘못되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야 한다. 환경 문제를 과장하고, 잘못된 경고를 남발하고,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조장하는 이들은 긍정적이고, 휴머니즘적이며, 이성적인 환경주의의 적이다.  접기
P. 38~40 1장 |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
사실 기후 변화의 악영향은 이전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10년 기준 자연재해 사망자 수는 1920년대에 정점을 찍은 뒤로 92퍼센트나 줄었기 때문이다. 1920년대에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540만 명이었던 반면 2010년대는 40만 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사망자 수 감소는 세계 인구가 거의 4배로 폭증한 시기의 현상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상 이변으로 피해를 입는 정도는 지난 수십 년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는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모두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2019년 학술지 《지구환경변화Global Environmental Change》에 실린 중요한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지난 40여 년간 기상 현상으로 인한 사망과 경제 피해는 80~90퍼센트가량 급감했다.
1901년부터 2010년까지 해수면은 19센티미터 상승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는 2100년까지 해수면은 중간 수준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66센티미터, 심각한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83센티미터 높아질 것이라 경고했다. 설령 이런 예측들마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상당히 과소평가한 수치라 할지라도, 해수면 상승은 느린 속도로 이루어지기에 각 사회는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다. (…)
그럼 식량 생산은 정말 급감할까? 유엔식량농업기구는 다양한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놓고 볼 때 식량 생산량은 확연히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늘날 인류는 현재 인구수보다 25퍼센트 많은 100억 명을 부양하기에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식량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더보기
P. 78~79 선진국의 탄소 배출량은 10년 넘게 감소해 왔다. 유럽의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보다 23퍼센트 낮다.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5퍼센트 줄어들었다.
특히 미국과 영국은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2007년에서 2018년 사이 미국은 27퍼센트, 영국은 63퍼센트나 낮추었다.
대부분의 에너지 전문가들은 개발도상국의 탄소 배출 역시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선진국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현상이다.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의 풍요를 이루고 나면 개발도상국의 탄소 배출량은 줄어들 것이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평균 2~3도 상승하는 선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 티핑 포인트를 넘길 위험이 생기는 4도보다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현재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2040년 탄소 배출 현황을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의 모든 시나리오보다 낮은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게 된 변화는 기후 양치기들의 활약 덕분에 일어난 일일까? 그렇지 않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국가에서 탄소 배출량이 1970년대에 정점을 찍고 내려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석탄에서 천연가스와 원자력으로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을 이룬 덕분이다. 빌 매키번, 그레타 툰베리,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등 많은 기후 활동가들이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기술의 힘으로 우리는 기후 변화를 막아 내고 있다.  접기
P. 87 2장 | 지구의 허파는 불타고 있지 않다
넵스태드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가 최근 발표한 아마존에 대한 보고서의 주저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나는 그에게 아마존이 지구 전체 산소의 주요 공급원이라는 말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헛소리예요.” 넵스태드가 말했다. “그 말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요. 아마존이 생산하는 산소가 엄청나게 많은 건 맞지만 호흡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빨아들이니까 결국 마찬가지입니다.”
그 주제에 대해 연구한 옥스퍼드대학교 생태학자들에 따르면, 아마존의 식물들은 스스로 생산해 내는 산소의 60퍼센트가량을 호흡 과정에서 소비한다(식물은 낮에는 광합성이 호흡보다 활발해 산소를 방출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밤에는 호흡만 해서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이 생화학적 과정으로 식물들은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나머지 40퍼센트는 열대우림의 바이오매스를 분해하는 미생물의 몫이다.  접기
P. 97~98 2019년 8월로 돌아와 보자. 언론은 탐욕스러운 대기업들. 자연을 혐오하는 농부들, 부패한 정치인들이 열대우림에 불을 지른다고 묘사하고 있었다. 나는 짜증이 났다. 내가 25년 넘게 알고 있던 아마존의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였다. 삼림 파괴와 화재 증가는 근본적으로 경제 성장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에 정치인이 부응한 결과다.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 부족 탓이 아니다.
2013년부터 브라질에서 삼림 개간이 다시 늘어난 원인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심각한 경기 불황이 닥치면서 법 집행이 느슨해졌던 것이다. 2018년 보우소나루가 당선되면서 자신의 땅을 원하는 농민들의 요구는 더욱 높아졌고 그에 따라 삼림 개간 역시 늘어났다. 브라질 인구 2억 1000만 명 가운데 5500만 명이 빈곤 속에서 살아간다.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200만 명의 브라질인이 빈곤선 아래로 떨어졌다. (…)
왜 브라질은 수출용 콩과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베어 내는 걸까. 그 이유를 알고 싶은 사람은 우선 브라질의 현실을 똑바로 보아야 할 것이다. 브라질은 인구 중 4분의 1이 빈곤에 허덕이는 나라다. 내가 콩고에서 만난 여성 베르나데테와 다를 바 없는 가난 속에서 산다. 그런 사람들의 고통을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환경주의자들은 간과하거나, 때로는 아예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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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다. 지구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따위는 떨쳐 버리고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라고. - 리처드 로즈 (퓰리처상 수상작 『원자폭탄 만들기(The Making of the Atomic Bomb)』의 저자) 
환경 운동의 일부 진영은 비생산적이고 반인간적이며 대단히 비과학적인, 죄와 파멸이란 담론에 스스로를 가두어 왔다. 셸런버거는 진실을 똑바로 꿰뚫어 보면서 우리가 정말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우쳐 준다. - 스티븐 핑커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저자)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자연을 보호하려면 실제로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 알아내는 일에 동참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라. - 조너선 하이트 (『바른 마음』,『행복의 가설(The Happiness Hypothesis)』의 저자) 
우리는 이 책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너무나 시급한 이유다 . - 폴 로빈스 
마이클 셸런버거는 지구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환경주의의 잘못된 통념을 용납하지 못한다. 이 책은 경이롭다. 연구 중심이되 흥미 만점인 책,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꿔 놓는 책이기 때문이다. - 앤드루 맥아피 (MIT 최고 연구과학자, 『Race Against the Machine』의 공동 저자) 
환경 문제에 대한 모든 답과 해결책을 알고 있다고 믿는다면 이 책을 읽지 마라. 그러나 그런 믿음에 의문을 제기할 생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라.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 미셸 마비어 (샌타클래라대학교 환경학 교수)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문화일보 
 - 문화일보 2021년 4월 30일자
한국일보 
 - 한국일보 2021년 4월 29일자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21년 5월 1일자 '책의 향기'
조선일보 
 - 조선일보 2021년 5월 1일자
세계일보 
 - 세계일보 2021년 5월 1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마이클 셸런버거 (Michael Shellenberger)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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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연구와 정책 단체 ‘환경진보’의 설립자 겸 대표다. 환경 연구소 ‘브레이크스루연구소’의 공동 설립자 겸 대표, MIT의 ‘퓨처 오브 뉴클리어 에너지’ 태스크 포스의 고문을 역임했다.
“환경 구루” “기후 구루” “환경 휴머니즘 운동의 대제사장”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환경, 에너지, 안전 전문가로 2008년 《타임》의 ‘환경 영웅들’에 선정되고 ‘그린북어워드’를 수상했다. 30년 넘게 기후, 환경, 사회 정의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1990년대에 캘리포니아의 미국삼나무 원시림 살리기 운동과 나이키의 아시아 공장 환경 개선 운동을 펼쳐 성공시켰다. 2000년대에는 청정 에너지 전환 운동인 ‘뉴 아폴로 프로젝트’를 주도해 대규모 공공 투자를 이끌어 내고, 오늘날 전 세계적 화두인 ‘그린 뉴딜’ 정책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일조했다.
2019년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의 차기 보고서 전문 검토자로 초빙되었으며, 2020년에는 미국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에 출석해 기후 변화에 관해 증언했다. 또한 미국, 일본, 타이완, 한국,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등 전 세계 정책 결정자들에게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접기
최근작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총 18종 (모두보기)
노정태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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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가·번역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칸트 철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시사·정치 전문지 『포린폴리시』 한국어판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경향신문』·『주간경향』·『프레시안』·『GQ』 등에 기고했다. 현재 『조선일보』와 『신동아』에 칼럼을 쓰고 있고,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탄탈로스의 신화』, 『논객시대』 등이 있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그들은 왜 나보다 덜 내는가』, 『실전 격투』, 『정념과 이해관계』, 『밀레니얼 선언』,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아웃라이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접기
최근작 : <불량 정치>,<탄탈로스의 신화>,<22세기 사어 수집가> … 총 34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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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코로나 시대의 역발상 트렌드>,<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지지 않기 위해 쓴다>등 총 287종
대표분야 : 경제학/경제일반 1위 (브랜드 지수 586,706점), 심리학/정신분석학 7위 (브랜드 지수 115,218점), 성공 27위 (브랜드 지수 58,572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당신이 안다고 믿는 환경주의는 과연 옳은가?
타임 선정 “환경 영웅”이 “환경 종말론”에 던지는 충격적 이의 제기!
“환경 구루” “기후 구루” “환경 휴머니즘 운동의 대제사장”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환경, 에너지, 안전 전문가 마이클 셸런버거가 30년간의 현장 활동과 연구, 고민과 열정, 대안과 해법을 총결산해 선보이는 문제작이다. 이 책은 기후 변화를 둘러싼 논란, 특히 최근 만연하고 있는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환경 운동 진영과 과학계뿐 아니라 언론과 일반 대중에게까지 큰 파장과 충격을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에서 우리는 “얼음이 녹아 북극곰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 “아마존이 곧 불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린피스가 고래를 구했다” 같은 익숙한 통념과 정반대되는 과학적 근거와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또 “공장이 떠나면 숲이 위험해진다” “자연을 구하려면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역설을 이해하게 된다. 나아가 “원자력은 지극히 위험하고 비싸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가 유일한 길이다”라는 주장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분명히 깨닫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환경 문제에서 허구와 사실을 또렷이 구분하고, 기후 위기 대응에서 우리가 가진 긍정적 잠재력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하여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번영을 가져다주는 진정한 해결책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될 것이다.

2008년 《타임》 선정 “환경 영웅”
“《침묵의 봄》 이래로 가장 탁월한 업적” _《와이어드》
아마존 40주 연속 베스트
아마존, 반스앤드노블, 《USA투데이》 베스트셀러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스켑틱》 추천
조너선 하이트, 스티븐 핑커, 앤드루 맥아피 강력 추천

“거주불능 지구”는 헛소리다
“2030년쯤 문명은 종말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세상은 12년 안에 멸망.” “빠르면 2040년 큰 위기 닥친다.” 지구와 인류의 최후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온 세상을 도배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그렇다고 알고 또 믿는 이런 “환경 종말론”은 과연 사실일까? 유엔 산하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2018년 보고서의 정확한 내용은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묶어 두려면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45퍼센트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상 상승하면 사회가 붕괴하거나 세상이 멸망한다는 말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한 나사 기후학자에 따르면 이렇게 특정한 시점을 정해 두고 종말 운운하는 모든 이야기는 한마디로 다 “헛소리”다.
《타임》 선정 “환경 영웅”이자 “환경 구루” “기후 구루” “환경 휴머니즘 운동의 대제사장”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환경, 에너지, 안전 전문가인 마이클 셸런버거는, 최근 이런 “환경 종말론”이 득세하는 상황을 보고 심각한 문제라고 느꼈다. 기후 변화와 삼림 파괴, 멸종 등을 둘러싼 분노와 공포를 조장하는 종말론적 환경주의가 “해소할 길 없는 불안을 퍼뜨리고,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이념을 유포하며, 실재하는 증거를 호도하거나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셸런버거는 30년 넘게 기후, 환경, 사회 정의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미국삼나무 원시림 살리기 운동과 나이키의 아시아 공장 환경 개선 운동을 펼쳐 성공시켰고, 청정 에너지 전환 운동인 ‘뉴 아폴로 프로젝트’를 주도해 오늘날 전 세계적 화두인 ‘그린 뉴딜’ 정책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의 차기 보고서 전문 검토자로 초빙되었으며, 미국 의회에 출석해 기후 변화에 관해 증언했다. 이런 그가 보기에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의 주장과 활동은 진실을 오도할뿐더러 기후 위기 해결을 오히려 방해하는 짓이었다.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서 최선을 다해 잘못된 정보들을 바로잡고 사실과 과학을 올바로 전달하기로 결심한 셸런버거는, 이를 위해 각종 과학 연구 성과와 데이터, 각 분야 과학자와 환경 활동가 및 현지인 인터뷰, 수십 년간의 경험과 통찰을 총망라한 문제작《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기존의 환경 논의, 특히 환경 종말론에 신랄한 문제 제기를 함으로써 환경 운동계와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언론과 대중으로부터 엄청난 관심과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고래를 구한 건 그린피스가 아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곧 세계 종말이 닥친다” “수십억 명이 죽을 것이다” “거주불능 지구가 될 것이다” 같은 기후 종말론이 얼마나 과장된 주장인지 보게 된다. “인구가 폭발하고 식량이 고갈될 것이다” “태풍, 가뭄, 홍수, 산불 등 기상 이변과 자연재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얼음이 녹아 북극곰이 굶어 죽어 가고 있다” “아마존이 곧 불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린피스가 고래를 구했다” “채식을 하면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같은 익숙한 주장 역시 과학적 근거나 사실과 어긋남을 알게 된다.
또 “플라스틱은 진보다” “경제 성장이 환경 보호다” “자연을 구하려면 인공을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우리 직관과 반대되는 중대한 역설을 마주하게 된다. 아울러 “가난한 나라는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하면 부유해질 수 있다” “원자력은 핵폭탄과 다름없는 위험한 것이므로 필요 없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전 세계 모든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다”라는 주장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깨닫게 된다.
사실 고래를 살린 건 그린피스가 아니라, 바로 기술과 경제 발전이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1800년대 중반 유전 개발로 등유가 생산되어 조명 연료 시장에서 고래기름을 몰아냈다. 1900년대 중반에는 식물성 기름이 마가린과 비누 원료인 고래기름을 대체해 고래를 구했다. 바다거북과 코끼리를 살린 것 역시 오늘날 최악의 쓰레기로 지탄받는 플라스틱이 발명되어 거북 껍질과 상아를 대신한 덕분이다. 천연 소재를 사용하자는 환경주의자들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자연을 지키려면 우리는 인공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현재 인류는 100억 명을 먹여 살릴 식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식량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 따르면 식량 생산량 증가는 기후 변화보다는 트랙터, 관개 시설 개선, 비료 등의 요소에 더 크게 좌우된다. 지난 30여 년간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은 계속 줄어들었다. 유럽의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보다 23퍼센트 낮다. 미국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5퍼센트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구 평균 기온도 티핑 포인트인 4도가 아닌 2~3도 상승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성과는 지구 종말을 외치는 기후 양치기들 덕분이 아니라 석탄에서 천연가스와 원자력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룬 덕분이고, 농업과 어업의 산업화와 현대화 덕분이며, 제조업의 발달 덕분이다. 기후 활동가들이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기술과 경제 성장의 힘으로 우리는 기후 변화를 막아 내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이 유일한 길이라고?
환경주의자들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온 세상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비싸고, 불안정하며, 특히 에너지 효율과 밀도가 너무 떨어진다. 풍력 터빈의 최대 효율은 59.3퍼센트, 태양광 패널의 최대 생산 전력은 1제곱미터당 50와트다. 반면 천연가스와 원자력은 1제곱미터당 2000~6000와트다. 산업혁명은 석탄의 에너지 밀도가 나무보다 훨씬 높아서 가능했다. 같은 원리로 에너지 밀도가 훨씬 낮은 태양광과 풍력으로는 오늘날의 고에너지 도시 산업 사회와 문명을 지탱할 수 없다.
또 한 가지 문제는 태양광과 풍력이 날씨에 좌우되는 신뢰할 수 없는 간헐적 에너지라는 점이다. 그래서 태양광 또는 풍력 시설이 대대적으로 들어선다면 그 불안정성을 감당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더 많은 천연가스 발전소가 세워져야 한다. 이 때문에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가 더 많아지고 전기 요금도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대폭 높인 독일은 2007년 이래 전기 요금이 50퍼센트 늘어났으며, 2019년 요금은 유럽 평균보다 45퍼센트 높다. 신재생 에너지 의존 비중이 높은 캘리포니아는 2011년 이후 다른 주에 비해 6배나 빠른 속도로 전기 요금이 올랐다.
게다가 친환경이라는 풍력 발전이 도리어 박쥐와 대형 조류, 곤충 등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태양광 발전 또한 넓은 면적이 필요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건설 시 원전보다 자원은 16배 많이 소비하고, 300배나 많은 폐기물을 만들어 낸다.

위선적이고 비윤리적인 “환경 식민주의”
더욱 큰 문제는 환경주의자와 선진국이 여전히 나무와 숯을 주된 연료로 쓰는 가난한 나라들에 비효율적인 신재생 에너지를 강요하면서 화력, 수력 발전을 못 하게 막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작 자신들은 화석 연료로 부유한 선진국이 되어 오늘날 자동차와 비행기, 인공조명과 난방을 풍족하게 누리는 삶을 살면서도 가난한 나라들의 경제 발전과 성장은 가로막으려 드는 것이다. 위선적이고 비윤리적인 “환경 식민주의”다.
세계은행은 2차 세계대전 이후 20여 년간 댐, 도로, 전력망 등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돈을 개발도상국에 빌려주었다. 그런데 1980년대 후반 들어 세계자연기금이나 그린피스 같은 환경 단체들의 입김이 드세지면서 유엔은 이른바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을 개발도상국에 제시하기 시작했다. 이 새 모델에 따르면 가난한 개발도상국은 댐 같은 대규모 전력 인프라 대신 소규모 신재생 에너지를 계속 사용해야만 했다. 1990년대에 이르자 세계은행의 금융 지원 중 인프라 구축 자금은 고작 5퍼센트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유엔과 환경 단체들은 이것이 산업 사회가 겪어 온 시행착오를 피하도록 가난한 나라를 돕는 일이라고 강변했다. 2018년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보고서는 댐, 천연가스, 원자력 등 중앙 집중식 에너지원을 버리고 태양광 같은 탈중앙 집중식 에너지원을 택함으로써 가난한 국가들이 에너지 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인류는 신재생 에너지가 아니라 석탄 덕분에 산업화 이전의 유기농 태양 저에너지 사회로부터 해방되었다. 화석 연료가 아닌 신재생 에너지로 산업혁명을 하거나 가난에서 벗어난 나라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셸런버거는 이처럼 산업화도 못 한 나라들에 탈산업화를 요구하는 터무니없는 “환경 식민주의”를 경계하면서 산업화와 농업 현대화, 특히 제조업의 도입이야말로 번영과 환경 보호를 함께 달성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그린피스나 멸종저항의 주장은 틀렸다. 가난한 나라에 에너지 밀도 높은 공장이 들어서는 것은 숲을 위협하지 않는다. 공장이 떠나 버릴 때 숲은 진짜 위기에 빠진다.” 한 기후학자의 말대로 “경제 성장을 추구해 많은 이들을 가난에서 건져 내는 일, 기후 변화에 맞서는 일, 이 두 가지는 양자택일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기후 변화의 영향이라고 걱정하는 것 중 다수는 실제로는 관리 부실이나 저개발 때문에 생겨난 증상이다.” 그러므로 가난한 개발도상국 노동자가 만든 옷을 입을 때 우리가 느껴야 할 감정은 죄책감이 아니라 자부심이다.

“환경 종말론”을 넘어 “환경 휴머니즘”으로
천연자원보호협회, 환경보호기금, 시에라클럽 같은 모든 주요 환경 단체들은 화석 연료와 원전 추방에 앞장서 왔다. 그런데 그들은 동시에 천연가스나 신재생 에너지 회사로부터 돈을 받거나 그 기업들에 투자해 왔다. 돈으로 얽힌 사이인 것이다.
탈원전을 추진하면 화석 연료와 신재생 에너지 기업은 수지맞는 장사를 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량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원전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그 막대한 돈이 천연가스와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흘러들어 간다는 말과 같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 운동가 빌 매키번, 정치인이자 환경 운동가로 노벨상을 수상한 앨 고어 전 부통령 같은 인물들도 모두 화석 연료 업계로부터 돈을 받았다. 기후 변화 부정론자들이 화석 연료 업계로부터 돈을 받는다고 비난하면서 자신들도 뒤로는 돈을 받아 온 것이다. 한마디로 위선이다. 셀레브리티들과 기후 활동가들이 구글 주최로 기후 변화 대응 행사를 한다면서 5성급 리조트에다 제트기, 호화요트, 슈퍼카, 헬리곱터를 동원해 화석 연료를 펑펑 써 댄 것과 다를 바 없는 행태다.
오늘날 환경 종말론은 일종의 세속 종교가 되어 버렸다고 셸런버거는 지적한다. 이 종교는 신도들에게 새로운 인생의 목적뿐 아니라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영웅과 악당을 구분하는 기준까지 제공한다. 셸런버거는 우리가 사랑 없는 공포, 구원 없는 죄책감을 설파하며 문명과 인류를 증오하는 비인간적인 이 신흥 종교를 넘어 “인류의 번영과 환경 보호가 함께 달성”되는 “환경 휴머니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후 변화, 삼림 파괴, 플라스틱 쓰레기, 멸종 등은 탐욕과 오만의 결과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 발전 과정의 부작용일 따름이다. 그리고 이 부작용은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접기

2021/05/16

[커버스토리]‘이상한’ 3월 벚꽃이 우울했던 당신에게, ‘재연결’을 처방합니다 - 경향신문

[커버스토리]‘이상한’ 3월 벚꽃이 우울했던 당신에게, ‘재연결’을 처방합니다 - 경향신문

‘이상한’ 3월 벚꽃이 우울했던 당신에게, ‘재연결’을 처방합니다

기후위기를 마주하며 느끼는 부정적 감정은 어떻게 넘어서야 할까. ‘바로 지금, 이 길로 넘어가라’고 알려주는 신호등은 없다. 고통을 행동에너지로 옮기는 길은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한다. 이 과정을 도와주는 ‘재연결 작업’에 참여한 이다예, 조민지, 박시호씨(왼쪽부터)가 지난 9일 서울 중구 정동길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나란히 건너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기후위기를 마주하며 느끼는 부정적 감정은 어떻게 넘어서야 할까. ‘바로 지금, 이 길로 넘어가라’고 알려주는 신호등은 없다. 고통을 행동에너지로 옮기는 길은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한다. 이 과정을 도와주는 ‘재연결 작업’에 참여한 이다예, 조민지, 박시호씨(왼쪽부터)가 지난 9일 서울 중구 정동길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나란히 건너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꽃을 보는 게 슬픈 일이 될 줄 몰랐다. 4월에 피던 동네 벚꽃이 3월에 피었다. 서울에선 지난 100년 사이 가장 개화가 빨랐다고 했다. ‘봄의 전령’이 언젠가부터 ‘기후위기의 전령’이 됐다. “아름다운 장면인데 기쁘지가 않고, 우울했습니다. 사람들이 사진 찍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더 힘들고요. 꽃을 보며 이런 마음을 느껴야 한다는 게 슬펐어요.”

하모씨는 지역에서 생태적 삶을 모색하는 활동가다. 포장재 없는 채소와 중고 물품을 사고, 친구들과 밭을 가꾼다. 무력감은 시시때때로 덮친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텃밭 토마토가 쩍쩍 갈라졌다.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변화는 더디다. 노년의 세상은 상상이 안 간다. ‘나는, 그리고 사랑하는 존재들은 무사할까.’ 미래를 내다보는 게 의미 없는 일 같다.

 

기후위기는 해롭다. 지구 생명체들의 물리적인 면을 무너뜨리는 것과 함께 인간의 정신을 마모시킨다. 일회용품 안 쓰기를 실천하다가 ‘이런다고 뭐가 바뀔까’ 회의감에 빠져본 사람부터, 환경단체 활동가와 학자까지 크고 작은 무력감과 불안을 느낀 이들이 적지 않다.

해외에선 10여년 전부터 ‘생태불안(eco anxiety)’ ‘기후슬픔(climate grief)’ 등의 용어를 붙인 연구가 활발하다. 무력감, 슬픔, 분노, 불안, 절망 등 기후위기가 정신건강에 주는 부정적 영향에 주목한다. 한국에선 ‘기후우울’이라는 용어로 해석하는데, 관련 연구는 아직 드물다. ‘우울’이라는 용어를 쓴다고 해서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여겨선 안 된다고 환경운동가들은 말한다. 생존에 위협을 느낀 존재들의 당연한 반응으로 본다.

무력감과 고통을 넘어가는 데는 지렛대가 필요하다. 환경운동 시민단체인 녹색연합은 ‘알수록 답답하고, 차라리 눈을 감고 싶고, 지쳐버린’ 사람들을 위해 지난 6일부터 ‘재연결 작업’을 시작했다. 50여년 전 미국의 생태철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조애나 메이시가 만든 작업이다. “나와 세상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다시 인식”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고통을 ‘세상과 함께 괴로워하는 능력’으로 바라보는 게 특징이다. 기후우울을 넘어 ‘재연결’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픈 지구를 위한 노력의 무력함…그 아픔을 오히려 에너지로 삼았죠”

그래픽 | 성덕환 기자

그래픽 | 성덕환 기자

이해·치유받고 싶은 마음에
자연과 인간의 끊어진 고리를 다시 잇는
‘재연결 작업’에 참여한 활동가들

지난 6일 저녁, 화상회의 플랫폼 ‘줌’에 접속한 ‘파도’(활동명)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녹색연합 ‘재연결 작업’의 첫날 참여를 위해 접속한 참이었다. 화면에선 재연결 작업 창안자인 조애나 메이시가 작업의 의미를 설명하는 짧은 영상이 나왔다.

“세상을 향한 고통을 존중하는 일을 통해 우리가 확실하게 지구와 연결돼 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내가 세상과 함께 아파할 수 있구나. 나에게 그런 힘이 있었어. 나는 정말 큰 존재이구나’. (그렇게 인식하고 나면) 무엇도 나를 멈추지 못합니다.”

설명을 듣는 순간 울컥했다. 대학 때부터 환경운동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자주 절망해왔다. 큰 소리로 외쳐도, 세상은 들어주지 않는 것 같았다. ‘세상을 바꿀 수 없겠구나. 이러다 내가 먼저 부러지고 말겠구나’ 싶어 활동을 중단했다. “내가 지구를 생각하며 느끼는 고통을 받아들이게 하고, 그 고통을 긍정하는 얘기를 들으니 눈물이 났어요. 마음앓이 해온 시간들을 이해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날부터 시작된 재연결 작업에는 그를 포함한 15명이 참여한다. 조애나 메이시가 1970년대에 창안한 이후, 세계 곳곳에서 작업이 진행돼왔다. 메이시는 달라이 라마, 틱낫한 스님 등의 지지를 받아 온 미국의 생태철학자이자 환경운동가다.

재연결 작업이 한국에 소개된 지는 몇 년 안 됐다. 작업의 골자는 여러 존재와 연결된 자신을 확인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끊어진 고리를 다시 잇는 것이다. 메이시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생명으로 돌아가기>에 과정이 자세히 소개돼 있는데, 고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은 추천사에 이렇게 적었다. “이 모든 것(환경문제)은 우리가 자신을 이웃과 세상 만물로부터 분리된 존재로 여기며 오랫동안 살아온 데서 연유한다. 궁극적인 활로는 ‘인간중심주의’라는 자폐적인 세계관에서 해방되는 데 있음이 틀림없다.”

통상은 오프라인에서 만나 2박3일 정도 진행한다. 코로나19를 고려해 이번엔 일주일에 한 번씩 5주 동안 화상회의 플랫폼에서 만난다. 기후활동가인 정혜선씨가 녹색연합 활동가인 이다예씨와 함께 안내자로 나섰다.

■나의 울음

‘결국 인간이 사라져야 지구가 깨끗해질까’
‘막지도 못할 것을 막겠다고 하고 있나’ 자책하다 우울

참가자들은 각자 다른 경로로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또 좌절을 경험했다. 환경 관련 시민단체나 교육활동을 하는 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활동하는 방식도, 자신이 느낀 ‘기후우울’의 양상과 정도도 다르지만 여러 번 마음이 무너졌던 경험을 공유했다.

박시호(활동명)씨는 공연예술단체를 운영한다. 6년차 다이버이기도 하다. 물속에서 고래를 만나고 싶어 다이빙을 시작했다. 2019년, 죽은 고래 기사가 많았다. 3월 필리핀, 4월 이탈리아, 12월 스코틀랜드 해변에 떠밀려 온 죽은 고래들의 배 속에선 인간이 만든 쓰레기가 많게는 100㎏까지 쏟아졌다. 매번 짓고 부수는 무대, 공연의상과 분장 도구…. 창작활동 중 나오는 쓰레기에 죄책감이 들었다. “셰익스피어, 체호프 얘기를 잠깐 내려놓고 지금은 코 밑까지 닥친 미래,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여기에 고개를 끄덕인 예술가들을 모아 환경을 생각하는 창작자들의 모임 ‘지구숨숨’을 꾸렸다. 해양환경에 대한 고민을 두 어린이가 고래 배 속에 들어가 쓰레기와 이야기를 나누는 라디오극 <요나 이야기>에 담아냈다.

때로는 힘이 빠진다. “인스타그램이 환경 관련 친구들로 채워지니까 ‘제2공항 짓는다’ ‘산 허물어 대규모 태양광 건설한다’ 같은 피드를 계속 보게 돼요. 아무리 반대해도 끝날 것 같지 않고, 무력감을 느끼죠. ‘모르고 살았으면 좋았을까’ ‘결국 인간이 사라져야 지구가 깨끗해지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으로 치닫게 될 때도 있고요.”

조민지씨는 일반 직장에 다니다가 4년 전 비영리단체인 아름다운가게 활동가로 방향을 틀었다. 환경 등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보통’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일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주기적으로 자책감이 찾아온다. 2019년 성공적인 기후위기 대응사례로 꼽히는 영국 토트네스 전환마을에 방문했을 즈음이다. “탄소를 엄청나게 쓰는 비행기를 타고 온 게 맞는 행동인가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어요. 많은 것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도요. ‘개인 탓으로 돌리는 것을 누가 바라는가’ 생각해보다가도, 종종 자책하는 상태로 돌아가곤 합니다.”

이다예씨는 녹색연합에서 일한 지 1년6개월쯤 됐다. 지난해 재연결 작업을 경험한 뒤, 이번에 공동안내자로 나섰다. 활동가가 되기 전 스스로 ‘암흑기’라 할 정도의 시간을 보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며 동물권과 귀농에 관심이 많아졌다. 귀국 뒤엔 우울감이 덮쳤다. “주변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저만 혼자 변해서 많이 우울했어요. 할 수 있는 것도 없어 보였고요.” 진로 고민에 기후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세상이 10~20년 뒤에도 온전할 거라고 장담할 수 없으니, 미래를 그리기 어려웠어요. 그래도 뭔가 해보려고, 녹색연합 면접을 봤어요. 면접 후 돌아가던 길에 지구가 티핑포인트(급변점)를 넘었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막지도 못할 것을 막겠다고 활동가가 되려 하는구나’ 싶어서 울면서 집에 갔어요. 암흑기였죠.”

활동가를 향한 정형화된 시선과 자각은 종종 죄책감을 불러온다. 조씨는 “환경단체 등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쏟을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데 ‘너는 활동가이니까’라며 온갖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힘들 때가 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내가 이런 생각을 가져도 되나’라고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재연결 작업을 주로 이끄는 기후활동가 정혜선씨는 “이런 감정들에 ‘기후우울’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작업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위협을 느끼는 생명체의 건강한 반응이기 때문에 병리작용은 아니다. 오히려 고통을 느끼지 못하거나 피하려는 ‘무감각’이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환경운동 전면에 선 이들의 마음을 살피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저 스스로도 얼마 전까지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꼴도 보기 싫고 부담스럽게 느껴지곤 했어요. 많은 활동가들이 이런 감정을 느끼면서도, 소리내어 말하기 어렵습니다. 듣고 싶어하지 않는 말을 듣게 하려고 앞장서는 청소년·청년 활동가들의 속이 어떨지 걱정되고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연결되고 싶은 마음, 이해받고 싶은 마음, 치유받고 싶은 마음, 다른 이들에게 확장하고픈 마음 등이 재연결 작업의 문을 두드리게 했다. 하모씨는 “1~2년 전부터 주변에 재연결 작업을 경험한 친구들이 생겨서 관심이 있었다”며 “고통을 바라보는 법과 지구와 연결되는 경험을 통해 힘을 받고 싶어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구의 울음

“울컥하고 답답한 감정,
내 울음 아닌 나와 연결된
지구의 울음이라 생각…
자연과 깊이 닿아 있는 사람이
아픔 안 느끼면 이상한 거죠”

정혜선씨는 앞서 영국과 호주 안내자를 통해 재연결 작업을 경험해봤다. 그는 기후우울을 다루는 강연을 할 때 틱낫한 스님의 “내 안에서 땅(지구)이 우는 소리를 듣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인용한다. 그 역시 기후위기를 알게 되면서 공포와 불안, 무력감 등을 느꼈다. 2016년 덴마크 성인 대안학교에서 기후위기를 처음 공부했다. 2018년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에서 발표한 ‘지구 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 충격을 받았다. 인류 생존을 위해 1.5도 이내로 기온 상승을 억제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가다간 1.5도 상승까지 12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다. 몇 년에 걸쳐 수많은 전문가가 ‘합의’한 숫자로,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의 충격과 무관하게 사회는 대전환에 나서지 않았다. “소름끼치는 침묵”을 보며 마음이 자주 꺾였다. 그런 때면 ‘땅이 우는 소리’라는 말을 떠올렸다. “울컥하고 답답한 감정이 단순히 나의 울음이 아니라 나와 연결된 지구와 땅과 하늘의 울음일 거란 생각을 했어요. 자연과 깊이 닿아있는 사람이 아픔을 느끼지 않으면 이상한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재연결 작업의 핵심은 이런 ‘연결성’을 돌아보게 하는 데 있다. 작업은 크게 4단계로 구성된다. ‘고마움으로 시작하기 → 세상에 대한 고통 존중하기 → 새로운 눈으로 보기 → 앞으로 나아가기’의 과정이다. 4단계에서 다시 1단계로 돌아가는 나선형 순환을 이룬다.

“반려동물, 숲밭의 생명…‘연결의 경험’ 떠올리면 헤쳐나갈 수 있어요”

그래픽  | 현재호 기자

그래픽 | 현재호 기자

‘살아있다고 느낀 순간은’
‘내가 소중한 사람임을 느끼게 해 준 사람은’…
주변의 고마운 존재 돌아보며 굳은 마음 ‘밭갈이’

생태철학과 불교철학이 밑바탕에 깔렸지만, 교리나 이념을 내세운 작업은 아니다. 작업은 누구나 활용해볼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짜였다.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만병통치약이나 청사진, 지구 생명을 제때 구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없다. “그런 보장이 가능했다면 굳이 노력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각자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한다.

각 단계는 일방적 강의가 아닌, 여러 참여 활동으로 구성된다. 첫 단계인 ‘고마움으로 시작하기’에선 주변의 고마운 존재를 돌아보게 하는 활동을 한다. 지난 6일 저녁 첫 시간에는 ‘고마움으로 시작하기’가 일부 진행됐다. 빈 칸이 있는 3개의 열린 문장을 각자 생각한 뒤, 3명씩 작은 그룹으로 쪼개져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내가 살아있다고 느낀 순간은 __입니다’ ‘어렸을 때 즐거움을 느꼈던 장소는 __ 입니다’ ‘내가 소중한 사람임을 느끼게 해준 사람은 __입니다’ 등의 문장이다.

하씨는 ‘살아있다고 느낀 순간’으로 얼마 전 치른 ‘시농제’를 말했다. ‘숲밭’(숲의 생태를 본뜬 밭)을 함께 일구는 친구들과 한 해 농사를 시작하며 기원하는 자리였다. “땅 아래 미생물, 나무 위의 새, 밭의 작물과 나무 같은 모든 존재들에게 감사하면서 ‘앞으로 자주 오가며 시끄럽게 할 거야. 잘 부탁한다’고 얘기하는 자리였어요.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며 밭을 한 바퀴 돌았어요. 생의 감각이 살아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박씨는 ‘소중한 사람임을 느끼게 해준 사람’을 ‘존재’로 바꿔 답했다고 전했다. “저에게 고마운 존재는 고양이였거든요. 단체 운영 외에도 환경책 읽기 북클럽 호스트, 지구를 걱정하는 이들을 연결하는 온라인 카페 ‘지구별숨숨마을’ 이장 등을 맡고 있어요. 스스로 ‘지치면 안 돼, 기대에 부응해야지’라는 책임감이 계속 생겨요. 같이 사는 고양이 두 마리는 저에게 아무 기대 없이 본능에 따른 행동들을 하는데, 그걸 바라만 보고 있어도 따뜻한 위로가 돼요.”

참가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고마운 존재들에 귀를 기울였다. 3시간가량의 첫 과정을 경험한 이들은 각자 작은 의미들을 발견해갔다. 실망과 좌절을 반복하며 굳어진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는 얘기를 여럿이 들려줬다.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간 무던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환기하게 됐어요. 너무 딱딱하게 굳어 있으면 아무리 내리쳐도 바뀌지 않잖아요. 굳어진 마음에 ‘밭갈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를 정말 살아있게 하는 게 무엇인지, 감사한 게 무엇인지 꼽아본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조민지씨)

처음 안내자가 돼본 이씨 역시 ‘무뎌짐’과 ‘깨어남’을 말했다. “지난 1년간 활동을 하며 굉장히 무뎌졌어요. 일하면서 환경 관련 정책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의 말을 계속 보거든요. 그러면 정말 세상은 안 바뀌는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말을 봐도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특히 지난해 긴 장마 이후로 그랬어요. 재연결 작업을 진행하면서 계속 감각을 깨우는 중인 것 같아요. 둔감해진 세포를 다시 깨우는 느낌이 들었어요.”

안내자인 정씨는 “내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감사하는 법을 아는 게 기본이기 때문”이라고 첫 단계의 의미를 설명했다. “우리가 이 땅에 온 생명이라는 이유로 거저 받은 것이 많습니다. 삶을 살아볼 기회, 꽃과 새를 보는 시간 등을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받았죠. 자본주의는 대가 없이 받은 것을 계속 잊게 합니다. 생명으로서 거저 받은 고마운 존재들을 자각하면, 많은 게 다시 보일 수 있어요. 감사는 내가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이면서 실은 매우 ‘혁명적’인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통 바라보기

5-2 ‘재연결 작업’에 참여한 조민지, 박시호, 이다예씨(왼쪽부터)가 ‘열린 문장’을 채운 손팻말을 들고 있다. 강윤중 기자

5-2 ‘재연결 작업’에 참여한 조민지, 박시호, 이다예씨(왼쪽부터)가 ‘열린 문장’을 채운 손팻말을 들고 있다. 강윤중 기자

‘지금 가장 가슴 아픈 얘기는’…
세상에서 느끼는 고통을 표현하며
서로 연결돼 있다는 증거 인식

고마움을 돌아본 뒤에는 두 번째 단계로 고통을 바라본다. 세상에 대한 자신의 고통을 존중하면서, 이를 ‘세상과 함께 괴로워하는 능력’으로 인식하게 하는 단계라고 했다. 기후위기 때문에 느끼는 고통을 서로가 연결돼 있다는 증거, 그럼으로써 행동하게 하는 힘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때문에 14가지 참여 활동 중에는 자신이 느끼는 고통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게 하는 활동이 많다. 가령 듣기만 해도 진절머리가 나는 소식은 무엇인지, 지금의 세상을 살며 가장 가슴 아픈 얘기는 무엇인지, 그런 때 느끼는 고통을 어떻게 피하려 하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고 표현하도록 한다.

사라지는 존재들을 돌아보는 활동도 포함된다. ‘애도의 돌무덤’이라는 프로그램은 이제 사라지고 없는 장소나 존재를 상징하는 물건을 모아놓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며 고별하는 활동이다. ‘사라져가는 벗에게’는 멸종위기에 놓인 생물 종을 하나씩 호명하도록 한다. 죄책감보다는 유일무이한 종의 아름다움을 기리면서 슬픔을 해소하는 데 방점을 둔다. 여기엔 메이시가 쓴 동명의 시도 활용된다.

“섬개개비, 코르시카산 호랑나비, 큰뿔야생양, 인도비단뱀, 짖는원숭이, 향유고래, 흰긴수염고래/ 고래 형제여, 우리에게 남은 이 시간 동안 나를 저 깊이 데려가다오. 우리 어머니 대양의 깊은 곳에서 나는 한때 아가미로 숨 쉬고 지느러미로 헤엄쳤으니. 아주 먼 옛날 바다의 소금이 아직도 내 눈물에 흐르는구나. 이제 눈물로는 부족하니 노래가 좋겠다. 내 마음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이 벅찬 슬픔에, 내 목이 버텨낼 수 없을 만큼 이 격한 분노에 맞는 노래가 좋겠다.”(‘사라져가는 벗에게’ 중에서)

다음으로는 3단계인 ‘새로운 눈으로 보기’로 나아간다. 여러 존재와 연결돼 있음을 이해한 뒤에, 새로운 관계를 생각해보도록 하는 ‘전환 단계’라고 했다. 자신뿐 아니라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 우리의 선택으로 영향을 받는 비인간 존재들과 미래 세대 등의 입장을 고루 생각하게 하는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이어 마지막 단계인 ‘앞으로 나아가기’에서 일상에서 자신이 해나갈 역할을 찾는다. 앞으로 지켜나갈 다섯 가지 정도의 약속을 스스로 만들고, 작은 서약식을 하는 활동 등이다. 안내자들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약속들을 담을 것을 추천한다.

■우리는 연결돼 있다

비인간 존재·미래 세대 등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일상서 해나갈 역할 찾아 서약…
기후우울을 넘는 ‘재연결’ 4단계

기후우울을 넘어서는 데 ‘재연결 작업’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 참가자들은 이미 주기적으로 덮쳐온 기후우울을 여러 방식으로 건너왔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말이, 때로는 주변의 생명들이 무너진 마음들을 보듬었다. ‘연결된 세상’은 이미 곁에 있었다.

‘연극을 하지 않는 게 지구에 도움되는 것 아닐까, 모두가 활동가가 돼야 하는 건 아닐까’ 고민하던 박씨는 “사람들이 잠시 멈춰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창작자들의 역할”이라는 누군가의 말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다. 비행기를 타고 전환마을을 찾은 데 죄책감을 느낀 조씨는 “네가 하는 활동의 근본 목적을 돌아봐라.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더 큰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죄책감에서 벗어났다. 이씨는 주말마다 시간을 보내는 숲밭, 거리의 나무 등 여전히 아름다운 존재들을 보며 힘을 얻곤 한다.

오는 6월 재연결 작업 과정이 끝나면, 자신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이들도 확신하지 못한다. 정책과 기업, 사회를 굴리는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언제고 슬픔과 무력감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는 것도 안다. 다만 이들은 그런 마음이 찾아왔을 때 헤쳐나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위해, 좀 더 단단한 연결의 경험을 얻어가고 싶다고 했다.

기후위기 앞 ‘역시 할 수 있는 게 없어’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나아가는 힘 얻게 돼

“무력감을 덜 느끼기 위해 재연결 작업에 참여하게 됐어요. 다 마치고 난 뒤에는 ‘역시 할 수 있는 게 없어’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나아가고 싶어요.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은 아직 있고, 이런 사람들이 있고, 아직 감사할 것들이 있으니 해볼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박시호씨)

조직에서 활동가 ‘공육’(함께 배워나가기)을 맡고 있는 조씨는 “마음이 지쳤을 때 시도해볼 수 있는 또 다른 도구, 또 다른 무기로서 가져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해 보면서 확장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를 맞닥뜨린 존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하씨는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모든 존재가 무사했으면 좋겠습니다.”


<직접 해보세요>

 환경운동 시민단체 녹색연합이 진행 중인 ‘재연결 작업’은 기후위기에 무력감을 느껴 본 사람들이 시도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미국의 생태철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조애나 메이시가 50여년 전 만든 작업입니다.
 작업의 골자는 ‘나와 다른 존재’, ‘인간과 지구’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다시 인식하게 하는 것입니다. 크게 ‘고마움으로 시작하기 → 세상에 대한 고통 존중하기 → 새로운 눈으로 보기 → 앞으로 나아가기’의 4단계를 거칩니다.
 4단계의 핵심을 정혜선 기후활동가의 감수를 받아 정리했습니다. 메이시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생명으로 돌아가기>를 참고했습니다. 통상 2박3일 걸리는 재연결 작업을 1~2시간 일정으로 압축한 안입니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 해보세요.

■1단계 - 고마움으로 시작하기
 파괴와 비극을 마주해 두렵고 지칠 때, 마음의 중심을 잡는 첫 단계입니다.

 -아래 문장을 채워보세요.
 “최근에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낀 순간은 ____이다.”
 “어렸을 때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장소는 ____이다.”
 “나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닫게 해준 사람은 ___이다.”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나 살아볼 수 있어서 감사한 점은 ___이다”

■2단계 - 세상에 대한 고통 존중하기
 고통을 인정하면서 우리에게 세상과 함께 괴로워하는 능력이 있음을 인식하는 단계입니다.

 -아래 문장을 채워보세요.
 “자연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 가운데 특히나 마음이 아픈 것은 ___이다.”
 “이 모든 것에 대해 항상 느끼는 감정은 ___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듣고/생각하고 싶지 않다. ___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정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___이다.”

 -‘사라져가는 벗’들을 불러주세요.
 멸종위기에 놓인 생물종의 목록을 하나씩 읽습니다. 사라지는 것들을 호명할 때마다, 이를 기리는 소리를 냅니다. 종이나 북, 손뼉을 쳐도 좋습니다. 죄책감의 시간이 아니라, 유일무이한 종의 아름다움과 지혜를 기리는 시간이 되도록 합니다.

■3단계 - 새로운 눈으로 보기
 우리가 모든 존재와 연결돼 있음을 이해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전환 단계입니다.

 -네 가지 목소리로 ‘넓어지는 원’을 경험해보세요.
 세상의 고통을 야기하는 사안 중 관심있는 것을 택해 자신의 의견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석탄화력발전소가 없어져야 하는가’ 같은 데 대한 의견을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반대자가 되어 말해 봅니다. 다음으로, 이 상황에 영향을 받는 ‘인간 외의 생명체’로서 말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안으로 영향을 받게 될 미래 인간의 목소리로 말합니다. 네 가지 목소리를 낼 때 모두 ‘나’라는 주어를 사용합니다. 다른 존재의 견해를 상상하면서 자신과 사람들 내면의 관용을 느껴봅니다.

■4단계 - 앞으로 나아가기
 다시 시작될 일상을 바꿔 대전환에 참여하는 단계

 - 다섯 가지 서약
 마음을 다잡아도 수많은 이유로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자신이 지켜나갈 다섯 가지 정도를 정해 스스로에게 서약해보세요. 당장 내일, 일주일 안에, 혹은 한 달 안에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약속이 좋습니다. 간단한 ‘서약식’을 하며 거듭난 자신을 축하해 주세요.

■다시 1단계로
 4단계는 나선형 순환구조입니다. 재연결 작업 이후에도 언제든 고통과 무기력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면 더 넓고 깊어진 자신을 경험하며 고마움으로 돌아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