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교의 문화인류학
김성례 (지은이) 소나무 2018-08-31
정가
35,000원
전자책
8
100자평 2편
책소개
한국 무교의 전통적 형태에 대한 탐구와 함께 현대적 변화의 양상을 탐색한다. 따라서 무교의 관념적 원형성보다 현재성과 일상성에 초점을 맞춘다.
무교 신앙인이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 대한 성찰과 함께
이들과 세계의 관계를 이해하는 사고의 틀로서
무교의 신앙체계가 얼마만큼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무교에 대한 이와 같은 이해방식은 ‘무교는 이러한 것이다’라는 명목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제1장 한국 무교의 정체성과 종교성
1. 무교의 정의와 기원: 정체성의 문제/ 2. 무교의 유형론적 비교의 문제/ 3. 무교의 종교적 본질 문제/ 4. 무교 연구의 쟁점들
제2장 식민지 근대성과 ‘무속’ 담론의 형성
1. ‘무속’은 한국의 고유한 종교인가/ 2. 무속의 민족종교론: ‘신교(神敎)’ 담론과 단군민족주의/
3. 무속의 문화전파론: 범아시아 샤머니즘 문화권과 동화주의/ 4. 무속의 ‘토속’문화론과 식민주의 ‘조선무속론’/ 5. 제국주의 질서와 무속 담론의 경합: 식민적 담론의 양가성/ 6. 무속 행위자의 불온한 주체성
제3장 해방 이후 무교 연구의 원형론, 기능론, 실천론
1. 무교의 원형적 종교 형태론과 심리주의적 관점: 1960년대~1990년대/ 2. 무교의 사회기능론과 구조기능주의적 관점: 1970년대~1980년대/ 3. 무교의 민중문화론과 사회적 실천의 관점: 1980년대~현재/ 4. 무교 연구의 회고와 전망
제2부 무교의 역사적 담론과 구원의 서사
제4장 폭력의 역사적 담론: 제주 무교
1. 무교와 4ㆍ3 사건/ 2. 폭력의 이미지: 꿈 이야기/ 3. 민중의 서사 전통/ 4. 원혼과 ‘영게울림’/ 5. 역사적 진실과 원한 담론/ 6. 민중기억과 ‘4ㆍ3굿’의 연행성
제5장 고통스런 이야기, 구원의 역사
1. 고통스런 이야기/ 2. 진실한 이야기/ 3. 입무몽/ 4. 구원의 역사/ 5. 꿈 이미지의 도상적 힘/ 6. 근대성과 민중적 구원의 기호
제3부 신들림과 여성주의 서사
1. 고통스런 이야기/ 2. 진실한 이야기/ 3. 입무몽/ 4. 구원의 역사/ 5. 꿈 이미지의 도상적 힘/ 6. 근대성과 민중적 구원의 기호
제3부 신들림과 여성주의 서사
제6장 신들림의 심리학과 미학
1. 신들림 체험의 심미적 연구/ 2. 신령의 부름과 ‘샤먼이 되는’ 길: 척치족 샤먼/ 3. 자기창조의 예술: 한국의 만신/ 4. 사례 비교 분석: 자기창조의 성숙도/ 5. 자기창조의 미학: 윤리적 제안
제7장 문심방의 구술 생애사와 서사 분석
프롤로그/ 1. 여성주의 글쓰기와 서사 전통의 차이/ 2. 문심방의 생애: 말하기와 읽기/ 3. 생애사의 서사구조/ 4. 여성성의 구술 전통: 신화적 장치/ 에필로그
제8장 여성주의 구술사의 방법론적 성찰
1. 젠더 경험의 여성주의 구술사/ 2. 생애 이야기: 젠더 경험의 자전적 서사/ 3. 운명의 투쟁자: 젠더 주체의 서사적 구성/ 4. <바리공주> 서사 무가: 초월적 젠더의 원형 텍스트/ 5. 군위안부 할머니의 증언: 역사적 상처의 젠더 정치/ 6. 여성주의 구술사 방법론의 문제영역/ 7. 여성주의 구술사의 담론 윤리
제9장 무조 신화의 여성공간성과 윤리적 과업
1. 여성적 원리의 신성성과 구술 연행성/ 2. 가정신앙과 모-자녀 중심 집의 공간/ 3. 바리공주 신화: 여성 주체성의 초월적 윤리/ 4. 제주도 초공본풀이 자지명아기씨 신화: 희생적 모성성의 신화/ 5. 신당의 모성적 공간: 아버지 부재의 신성한 가정/ 6. 여성 신격의 근원적 타자성
제4부 무교 신화와 의례의 신성성과 연행성
제10장 무교 신화와 의례의 연행구조와 문화적 도식
1. 의례의 신성성과 연행성/ 2. 신화와 굿의례의 연행구조/ 3. 신화적 도식과 문화적 도식/ 4. 삶과 죽음의 경쟁: 불도맞이굿의 신화적 도식/ 5. ‘죽은 사람 살려내는’ 무혼굿의 신화적 도식/ 6. 무교의 종교적 전망
제11장 한과 해한의 사회극: 국경을 넘나드는 조상혼
1. 굿을 청하는 이유/ 2. 문씨 집안의 비극적 연대기/ 3. 돌아온 ‘영신’들
제12장 조상과 신화적 인격의 형성
1. ‘이녁 조상은 비밀’: 조상ㆍ심방ㆍ인류학자의 해석학적 만남/ 2. ‘조상’과 신화적 인격/ 3. ‘이녁 조상’의 개념과 인격의 사회적 신화/ 4. 치병굿 병인론: ‘조상걸괘’/ 5. 의례적 치유과정: 신화적 인격의 각본
제13장 원풀이·한풀이의 서사 정치학: ‘추는굿’과 ‘영감놀이’
1. 제주 사회와 도채비/ 2. ‘추는굿’의 의례 유형과 구조/ 3. ‘도채비들림’의 사례: 선호/ 4. ‘몸에 새겨진 역사’
제5부 근대성의 주술과 샤머니즘
제14장 풍수와 식민주의 기억의 에로틱 주술
1. 근대성의 이면/ 2. 풍수와 묘지 훼손의 주술적 에로티시즘/ 3. 일제 단맥설과 역사의 정기/ 4. 식민적 근대성의 기념비: 식민지 ‘말뚝’에서 ‘민족’ 팔루스로/ 5. 식민주의 주술과 에로틱 풍수/ 6. 근대성의 주술
제15장 기복신앙의 윤리와 자본주의 문화
1. IMF 위기와 재수굿/ 2. 후기 자본주의 소비문화와 기복신앙/ 3. 재수와 복의 개념과 의미/ 4. 단골의 정성과 신령한 돈/ 5. 재수와 복의 도덕적 경제: 영적 증여교환체계/ 6. 기복신앙의 윤리: 정성과 은덕의 품앗이/ 7. 재수와 복의 종교적 승화/ 8. 공감의 윤리
제16장 사이버 공간의 가상 샤머니즘
1. 사이보그 무당 ‘사이샤’/ 2. 사이버 공간의 샤먼 활동: 사례 연구/ 3. 가상 샤머니즘의 사회적 함의/ 4. 가상적 종교성의 본질/ 5. 가상적 무교를 전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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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연합뉴스: 연합뉴스 2018년 9월 26일자 '신간'
저자 소개
지은이: 김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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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한국 무교의 문화인류학>,<현대문화인류학>,<"근대", 여성이 가지 않은 길> … 총 9종 (모두보기)
서울대학교에서 의류학 학사학위와 인류학 석사학위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주리 주에 있는 워싱턴 대학교에서 인류학 석사학위, 미시간 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강원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한국학연구소 포스트닥, 미국 하버드 대학교 하버드-옌칭연구소 방문교수, 국제 저명 학술지 Journal of Korean Religions(서강대 종교연구소 발행)의 창간 편집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이다.
종교인류학, 의례 연구, 한국 무교와 샤머니즘, 여성주의 구술사, 종교와 글로벌리제이션, 냉전과 기억정치가 주요 연구 분야이다.
주요 저서
<한국 종교문화 연구 100년>(공저), 청년사, 1999; <제주 4ㆍ3 연구>(공저), 역사비평사, 1999; <종교와 식민지 근대>(공저), 책과함께, 2013; <현대문화인류학>(공저), 형설, 2018.
주요 번역서
마샬 살린즈, <문화와 실용논리>, 나남, 1991; 줄리아 크레인, <문화인류학 현지조사 방법>(공역), 일조각, 1996; 피어스 비텝스키, <샤먼>(공역), 창해, 2005; 로렐 켄달, <무당, 여성, 신령들>(공역), 일조각, 2016.
주요 논문
"Chronicle of Violence, Ritual of Mourning: Cheju Shamanism in Korea"(1989); "Lamentations of the Dead: The Historical Imagery of Violence on Cheju Island, South Korea"(1989); "Shamanic Epics and Narrative Construction of Identity on Cheju Island"(2004); "The Work of Memory: Ritual Laments of the Dead and Korea's Cheju Massacre," A Companion to the Anthropology of Religion(2013).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의 무속과 무교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보고서!
한국 무교는 ‘지금 여기’에서 생성되고 있는 현대적 종교현상이다. 이 사실은 ‘한국 무교의 문화인류학’의 전제이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 무교는 친숙하면서도 이질적이며, 한국의 전형적인 종교 전통인데도 불편한 속성을 가진다. 과거 한국의 무당들은 전근대적인 미신 행위자로 사회적 질타를 받았으나, 오늘날 그들은 전통 문화에 대한 향수의 대상이며 시골생활에 대한 ‘기념비적인 상징’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신과 전통이 근대화의 이행 과정에서 사라지지 않고 근대성의 이면에 위치하여 현대 한국인의 일상세계에서 작동하고 있다면 그 정당한 문화적 창조의 기능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근대화를 경험한 무당과 만신, 이들의 단골을 포함한 무교 신앙인은 도시에 살며 도시적 생활양식에 익숙해 있으며, 농촌의 대가족과 친족집단의 공동체적 유대를 추구하기보다는 개체적인 욕망의 실현과 자아 성취를 추구하며, 대중매체의 광범한 영향 아래 물질주의적 자본주의 문화를 향유하는 현대인이다. 다양한 무교 의례 가운데서도 재수굿과 치병을 목적으로 하는 환자굿 등 즉시적인 행운과 문제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개별적인 굿이 가장 빈번하다는 사실은 무교 신앙이 현대인과 현대적 삶의 맥락에 접목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즉, 현대적 무교 신앙인은 개체화되고 파편화된 물질주의적 현실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모델로서 ‘무교’를 선택한 것이다.
무교를 고립된 형이상학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국 사회와 문화 속에서 형성된 종교현상과 문화현상으로 접근하는 문화인류학 연구
이 책은 한국 무교의 전통적 형태에 대한 탐구와 함께 현대적 변화의 양상을 탐색한다. 따라서 무교의 관념적 원형성보다 현재성과 일상성에 초점을 맞춘다. 무교 신앙인이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 대한 성찰과 함께 이들과 세계의 관계를 이해하는 사고의 틀로서 무교의 신앙체계가 얼마만큼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무교에 대한 이와 같은 이해방식은 ‘무교는 이러한 것이다’라는 명목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무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현재 있는 그대로의 실천적인 양상을 이해하는 현상학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무교는 무엇인가, 무교는 무엇을 하는가
한국 무교에 대한 두 가지 질문
이 책은 한국 무교에 대한 두 가지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교는 무엇인가, 무교는 무엇을 하는가가 그것이다. 첫 번째 질문은 무교를 정의하고 개념화하는 분석틀에 관한 질문이며, 두 번째 질문은 한국 무교를 역사ㆍ종교ㆍ문화 현상으로 접근하는 현상학적 이해와 관련된다.
제1부에서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그리고 제2부ㆍ제3부ㆍ제4부에서는 지역적인 전통으로서 제주 무교의 인류학적 현지조사 연구를 바탕으로 제주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의례적 실천이 다양하게 전개되는 양상을 논의한다. 제5부에서는 대도시 서울에서의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대중매체와 사이버 공간, 포스트모던 소비사회의 맥락에서 재활성화되는 무교현상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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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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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대대로 이어오는 씨간장으로 간을 한, 정성껏 좋은 볕과 바람과 공기에 잘 말려 숙성된 나물들로 가득한 귀하고 몸에 좋은 웰빙 밥상을 받은 느낌이다. 씹을수록 깊은 학문적 성실함과 문화인류학적 균형감과 현재 지금 이순간의 문제의식과 공감대까지 모두 어우른 역작을 이렇게 만나다니.
공감 (2) 댓글 (0)
caecilidae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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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좋으나 겹치는 부분이 많은 점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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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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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대대로 이어오는 씨간장으로 간을 한, 정성껏 좋은 볕과 바람과 공기에 잘 말려 숙성된 나물들로 가득한 귀하고 몸에 좋은 웰빙 밥상을 받은 느낌이다. 씹을수록 깊은 학문적 성실함과 문화인류학적 균형감과 현재 지금 이순간의 문제의식과 공감대까지 모두 어우른 역작을 이렇게 만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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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865539.html===
“영게울림은 4·3 원혼이 빙의해 우는 것”
문화인류학자 김성례 서강대 교수
“한국무교, 미신 아닌 종교체계”
심방 생애구술…4·3 해원과 치유
기자조일준수정 2018-10-12 09:10
등록 2018-10-12 09:10
한국 무교의 문화인류학
김성례 지음/소나무·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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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서 펼쳐진 4·3해원상생큰굿에서 서순실 심방(맨 오른쪽)이 사설을 읊어나가자 유족들이 흐느끼고 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굿을 할 때 심방이 우는 것 같아도 영혼이 우는 거다. 자기가 어떻게 죽었는지 말하는 거다(…) 막 가슴이 답답하고 내뱉고 싶은 말이 있어. 어떻게 이 사람이 죽었습니까 물어보면, 굿하는 집 본주가 그 사람 칼 맞아 죽었수다 하고 말한다.”
1993년 제주도 심방(무당의 제주 방언) 미조가 문화인류학자 김성례 서강대 교수(당시는 강원대 조교수)의 구술생애사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구천을 떠돌다 심방의 몸을 빌려 한을 쏟아낸 망자는 ‘제주 4·3’의 희생자였다. 이처럼 심방이 원혼의 혼령에 빙의돼 통곡하는 걸 제주 무속용어로 ‘영게울림’이라고 한다.
김성례 교수는 신간 <한국 무교의 문화인류학>에서 우리의 무속을 원시적 기복신앙을 넘어 “지금 여기에서 생성되고 있는 현대적 종교 현상”으로 규정하고, 그 현재적 의미를 탐구한다. “미신과 전통이 근대화 이행 과정에서 사라지지 않고 근대성의 이면에서 현대 한국인의 일상세계에서 작동하고 있다면, 그 정당한 문화적 창조의 기능을 달리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지은이는 먼저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무교는 무엇인가? 무교는 무엇을 하는가?
첫번째 질문은 무교(巫敎)를 정의하고 개념화하는 분석틀에 관한 것이다. 지은이는 무교를 단지 무속, 자연종교(샤머니즘), 민간신앙, 민속문화 정도로 치부하는 건 무교의 온전한 이해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무교는 ‘신들림’을 연행하는 무교일 뿐 아니라, 일상의 문제를 상담하는 단골 신도, 이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합심해 기도하고 제물을 바치는 대상인 신령들까지 나름의 체계를 갖추고 정기적인 제의가 치러지는 종교 현상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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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성과 속>(1959)으로 유명한 종교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는 샤머니즘을 “고대의 망아경(忘我境) 기술, 즉 인간과 신령이 소통하는 엑스터시 기술”로 봤다. 샤머니즘의 퍼포먼스 성격을 강조한 것. 그러나 김 교수는 “동북 시베리아 지역의 샤머니즘은 불교나 다른 종교의 영향 아래 발전한 역사적 현상”이라며 “지금까지 자명한 것으로 인식돼온 민족적·민속적 신앙으로서의 한국 무교의 위상을 한국의 특수한 역사와 문화의 맥락에서 성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은이가 이 책에서 ‘제주도 무교 현상’과 제주 4·3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역사적으로 제주는 한반도의 중앙집권 국가체제에 속하면서도 지정학적으로는 한반도의 변방에 머물렀다. 제주의 무교는 그렇게 “섬이라는 독립적 지리 조건에서 생성된 독자적인 문화와 제주공동체의 표상”이 됐다. 제주 무교의 ‘주변부’ 인식은 1948년 4월 제주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의 폭력 경험과 트라우마 기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제주 심방들은 굿을 의뢰하는 사람이 오기 전에 미리 선몽을 꾼다고 한다. 꿈에서 누군가 창에 찔리고 총에 맞아 피 흘리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굿에서는 심방에게 실린 영혼이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는 넋두리, 영게울림을 했다. 이른바 ‘4·3 내력굿’이다. 제주에서 바다의 평온과 풍어를 기원하는 칠머리당굿이 1980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공공연한 굿 연행을 할 수 있기 전까지, 제주에선 4·3 당시의 죽음을 입에 담기는커녕 “영게울림, 즉 영혼의 울음조차 자유롭지 못했다.”
김 교수는 “특히 폭도로 몰려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조차 꺼리는 제주 사람들의 공포심은 4·3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진실’에서 연유한다”고 지적한다. 친일과 친미 반공에 뿌리를 둔 과거 정권들은 4·3을 “좌익세력의 무장봉기”로 기록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2000년에 제정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선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해 이념적 색깔을 지웠다.
담론 권력을 쥔 지배층과 실제 제주 사람들의 인식 사이에 놓인 골은 아득하게 깊다. 이 대목에서 두 번째 질문, 즉 한국의 무교는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답변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김 교수는 “4·3사건의 민중기억을 생생하게 재현하는 무교 의례에는 그것을 억누르는 정치체계에 대항하는 또 다른 저항의 힘이 잠재되어 있다”고 말한다. 희생자의 무고한 죽음을 ‘칼 맞아 죽은 몸’의 형상으로 고발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증언하는 것은 반공사회의 질서에 편입되기를 거부하는 ‘폭력에 대한 저항’이며, 종국에는 반공 정치의 폭력적 구조를 와해시키고 산 자와 죽은 자를 모두 해원하고 치유하는 구원의 담론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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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가 ‘제주도 무교 현상’을 연구하면서 현지 심방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채록하는 생애구술사와 서사 분석을 활용한 것도 주목된다. “구술사는 엘리트 역사에서 기록되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로 침묵되어진 사적인 삶의 경험을 반영”하며, 특히 “여성주의 구술사는 가부장제 체제의 전복을 꾀하는 담론 정치의 장”으로서 역사적 의미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제주 동북 해안마을의 무당 문심방은 자신의 이야기를 끝내면서 단호하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 죽어도 썩지 않을 거우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조일준 기자
과학·예술·역사·사회·철학 등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안들의 역사적 맥락과 관련 지식 그에 얽힌 사람들 이야기를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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