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8

事上磨鍊(사상마련)의 한자적 의미 : 네이버 블로그

事上磨鍊(사상마련)의 한자적 의미 : 네이버 블로그

事上磨鍊(사상마련)의 한자적 의미

事上磨鍊이란 자신의 맡은 바 일을 하면서 자신을 연마하고 단련한다는 뜻으로, 양명학의 내용을 담고 있는 『傳習錄전습록』에서 유래하였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심신이 고요할 때는 좋은 의견과 생각이 떠오르다가도 일을 하게 되면 그렇지 않은데 어찌 그런가요?’ 라고 여쭈자 왕양명은 ‘그것은 심신을 고요한 곳에서 수양할 줄만 알고 자신을 이겨내는 극기의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람은 어떤 일에 부닥치면 그 일에 빠지기 쉽다. 사람이라면 반드시 일을 하면서 자신을 연마해야만 비로소 입지를 세워 고요함 속에서도 안정될 수 있고 움직임 속에서도 안정될 수 있는 것이란다.’(問: ‘靜時亦覺意思好. 才遇事,便不同. 如何?’ 先生曰:‘是徒知養靜,而不用克已工夫也. 如此臨事便要傾倒. 人須在事上磨,方立得住,方能諍亦定,動亦定.)”라고 말해주었다. 

이는 곧 수양공부란 내외(內外)나 동정(動靜)에 구애되지 말고 일관되게 해야 함, 즉 동정일여(動靜一如)를 주장한 것이다. 

자신을 닦는 수련은 일상 속에서 하는 것이지
깊은 산속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일 事(사)의 갑골문 자형을 보면 ‘붓을 손으로 잡은 모양’을 상형한 것으로 처음에는 기록을 주로 하는 사관(史官)을 뜻하였다. 이는 자형의 래원이 같은 ‘역사 史(사)’와 ‘벼슬아치 吏(리)’ 역시 갑골문에는 ‘붓을 손으로 잡은 모양’으로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후대로 오면서 허신이 『설문해자』에서 정의한 것처럼 史(사)는 ‘일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吏(리)는 ‘사람을 다스리는 자’로, 事(사)는 ‘직책’으로 분화되었다. 따라서 事(사)는 특정한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뜻하게 되었다.

위 上(상)은 사람의 생각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지사(指事)글자다. 갑골문에 새겨진 자형을 보면 드넓은 지평선을 의미하는 긴 횡선 위에 보다 짧은 가로선을 그은 ‘二’모양이다가 금문으로 오면서 위의 짧은 횡선이 세로로 바뀐 ‘丄’모양이었으며, 그러다 상단 오른쪽에 점(丶)하나를 더 찍어 오늘날의 자형이 되었다. 그 뜻은 지평선(一)보다 높은 위치(卜)를 나타내 ‘위’‘높다’ 등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갈 磨(마)의 구성은 삼 마(麻)와 앞에서 살펴본 돌 석(石)으로 이루어졌다. 麻(마)는 집 엄(广)과 삼실 파(朩朩)로 구성되었다. 广(엄)은 사방을 벽으로 감싼 집(宀)과는 달리 한쪽 벽만을 쌓아 올린 개방형 건물을 뜻해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창고나 관청 같은 건물의 용도를 말한다. 파(朩朩)는 두 개의 삼줄기 껍질 빈(朩)으로 구성되었는데, 朩(빈)은 나무 木(목)과는 그 래원이 다르다.

즉 대마(大麻)라는 삼(屮)껍질을 쪼개서(八) 잘게 짼 삼실을 뜻한다. 이에 따라 麻(마)는 개방형 건물과 같은 창고(广)에 삼껍질을 벗겨 잘게 째 한데 묶어 걸어둔 삼실(朩朩)이라는 데서 ‘삼’을 뜻하기도 하였으며, 또한 대마초의 원료라는 점에서 ‘마비시키다’의 뜻도 지니고 있다. 따라서 磨(마)의 전체적인 의미는 잘게 짼 삼껍질(麻)을 반듯한 돌(石)위에 얹어놓고 짓찧다보면 삼은 물론 돌도 반질반질 윤이 난다는 데서 ‘갈다’ ‘닳다’는 뜻과 함께 돌을 강조하여 ‘숫돌’ ‘맷돌’이란 뜻도 지니게 되었다.

불릴 鍊(련)의 구성은 쇠 금(金)과 가릴 간(柬)으로 이루어졌다. 金(금)은 갑골문에는 보이지 않고 금문에 보이는데, 잘 살펴보면 주물(鑄物)을 할 때 쓰이던 거푸집(亼)과 녹인 쇳덩이(土와 두개의 점)를 상형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소리요소인 금(今)의 생략형에다 흙(土)에 덮여 있는 두 덩어리(두 점)의 금을 나타낸 형성글자로 보는 경향이 많은데 금문을 고려하지 않은 탓이다. 금(金)이라는 글자가 만들어진 시기는 상나라이후 선진시대 청동기문화가 활발하게 꽃피던 때로 ‘황금’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청동(靑銅)’을 뜻했는데, 후대로 오면서 모든 쇠를 아우른 금속의 대표명사가 되었다.柬(간)은 묶을 속(束)과 여덟 팔(八)로 구성되었다. 束(속)은 나뭇가지(木)를 줄로써 동여맨(口) 모양을 한 회의글자다. 숫자 8을 나타내기도 하는 八(팔)은 어떤 물건을 쪼개거나 나눈다는 뜻도 지니고 있다. 따라서 鍊(련)의 전체적인 의미는 철광석을 용광로에 넣고 잡석과 쇠(金)를 가려낸다(柬)는 데서 ‘불리다’ ‘정련하다’ ‘단련하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