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8.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이야기
by 黃薔 2022. 4. 21
https://youtu.be/AEyBDdTWioM
028.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20세기에 발간된 우수하고 의미있는 책 100권 중 그 스물 여덟번째 책,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장미의 이름(일 로메 델라 로사Il nome della ros, The Name of the Rose, 1980)’ 를 시작합니다. 도서관에 비치된 ‘논문 잘 쓰는 방법'으로 저역시 석박사 논문 작성의 도움을 받았던,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년 1월 5일 ~ 2016년 2월 19일)와 장미의 이름(일 로메 델라 로사Il nome della ros, The Name of the Rose, 1980)’속으로 빠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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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1.5 ~ 2016.2.19)는 이탈리아 왕국 피에몬테 알레산드리아에서 회계사로 3차례 참전용사인 아버지 줄리오(Giulio)와 어머니 지오반나(Giovanna) 사이에서 1932년 1월 5일 태어난 이탈리아의 기호학자, 미학자, 언어학자, 철학자, 소설가, 역사학자입니다. 아버지 줄리오(Giulio)는 13형제가 있었습니다. 움베르토의 성씨인 ECO는 ‘선의선물’이라는 뜻의 라틴어 "엑스 카에리스 오브라투스(ex caelis oblatus)"의 약자로 고아로 무연고자였던 움베르토의 할아버지가 시에서 받은 성씨라고 합니다. 2차 대전중, 움베르토와 어머니 지오반나(Giovanna)는 피에몬테(Piedmontese) 산 기슭의 작은 마을로 피난을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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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는 이 곳에서 살레지오 수도회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책을 좋아했지만 책 살 돈은 없었던 소시민 가정에서 자란 움베르토는 법학을 공부하라는 회계사 아버지의 바람을 저버리고 토리노대학(University of Turin)에서 중세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22살때인 1954년에 토리노대학 문학부에서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적 문제(Il problema estetico in san tommaso)'라는 논문으로 철학석사(라우레아Laurea)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 라우레아 학위는 2ndary post-graduate 학위로 미국 학위체계에 따르면 석사학위와 동등합니다. 학위증에 보통 독터라 표시되는 바람에 받가학위로 오해되기도 합니다.) 이 논문은 다시 손질하여 1956년 생애 첫 저서인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문제’를 출간했습니다. 1956년부터 1964년까지인 그의 대학 시절 로마 가톨릭을 떠나며 신앙 생활을 중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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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영방송 ‘라디오텔레비지오네 이탈리아나(RAI, Radiotelevisione Italiana)’에서 문화편집자로 일하며 튜리노대학에서 공부하였습니다. 움베르토는 1962년 결혼한 독일인 미술 교사 ‘레나테 램지(Renate Ramge, 1935~)’와 사이에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아들은 로마의 방송국 피디인 ‘스테파노’이고 딸은 밀라노에서 건축가로 활동 중인 ‘카를로타’입니다. 그 후로도 움베르토 에코는 주로 이곳 밀라 노에서 생활하며 50대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의 소설 6권 전부 초판 출판 모두 이곳 밀라 노에서 간행되었습니다. 약 40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으며 무려 9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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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이탈리아 교수시험에 합격하여 볼로냐 대학 기호학 조교수가 되어 평생 후학을 양성했습니다. 거기에 80년대까지만 해도 본인이 재직하던 볼로냐 대학교 도서관의 모든 책의 위치를 알고 있었고 한번 읽은 책은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았을 만큼 기억력의 천재였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에서 퍼스널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지식을 쌓은 박식한 사람이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과 중세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부터 현대의 대중문화와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에 이르기까지 미학, 기호학, 문학, 에세이, 문화 비평 등의 영역에서 이론과 실천의 경계를 넘나들며 경이로운 저술 활동을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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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계의 T-Rex(티라노사우르스)로 불릴 만큼 엄청난 양의 독서에서 비롯된 깊이 있는 비평과 수필글로도 유명했습니다. 1980년, 첫번째 소설로 본격 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전 세계 지식인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기호학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1988년 출판된 두번째 소설 ‘푸코의 진자’는 독자들의 찬사와 교황청의 비난을 한몸에 받으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또한 이탈리아 제임스 조이스 학회의 명예 이사였으며, 기호학 저널 베르수스 편집자, 컬럼비아 대학교 방문교수, 예일 대학교 방문교수, 볼로냐 대학교 교수, 이탈리아 인문학 연구소 소장이었고, 콜레주 드 프랑스, 하버드 대학교, 케임브리지 대학교,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강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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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제기호학회 명예 회장이었으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습니다. 볼로냐 대학교의 기호학 교수였으나, 2007년 75세의 나이로 은퇴하였습니다. 은퇴 이후에도 미학, 기호학, 문학, 에세이, 문화 비평 등의 영역에서 이론과 실천의 경계를 넘나들며 저술 활동을 펼쳤습니다. 움베르토는 존재하는 사진의 절반이 흡연하는 사진일 정도로 궐련, 시가, 파이프 등등 여러 가지 종류의 담배를 즐긴 애연가였습니다. 움베르토는 생전에 "누군가가 나에게 시가를 선물하면 그 사람이 자신의 반지를 빼서 끼워주는 부자로 보인다" 라며 흡연에 대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혹자들은 그런 움베르토를 향해 "궐련을 피우다 폐암으로 죽으면 개죽음이고 시가를 피우다 죽으면 품위있는 자살"이라는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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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노년에 가서는 금연했는데, 그 반동으로 대신 위스키를 껴안고 살았다고 합니다. 움베르토는 '축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축구와 축구 팬을 통해 당시 이탈리아 사회에 만연하던 집단주의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탈리아 온 나라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만연하다보면 사회 자체가 경직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다름'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결국 일상적 파시즘으로 귀결됩니다. 즉, 나와는 다른 사람에게 굉장히 매몰차게 행동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움베르토는 카메라나 사진을 찍는 행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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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프랑스 남부 해변을 여행하며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았지만 인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추억은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로인해 젊고 어린 세대들의 카메라 의존증과 사진에 집착하는 행위를 회의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대학도서관에 1977년 출간된 움베르토의 ‘논문 잘 쓰는 방법'이 비치되어 학생들의 논문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파시즘 분석 에세이 ‘우르 파시즘(Ur-Fascism)’은 움베르토가 극우파의 준동을 상당히 우려했음을 알수 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2016년 2월 19일 향년 84세의 나이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밀라노에있는 자택에서 오랜 췌장암투병 끝에 사망하였습니다. 장례는 2016년 2월 23일 밀라노에서 거행되었는데,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인문학계 거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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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의 작품으로는 소설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 외에도 동화로 1988년 출간한 ‘폭탄과 장군’, ‘세 우주 비행사’ 등이 있고, 이론서로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의 문제’, ‘열린 작품’, ‘기호학 이론’ 등 다수가 있습니다. 나이 70대인 2011년에 출판한 그의 저서 제목에 '젊은 소설가의 고백(Confession of a young novelist)'이라 한 이유는 자신의 나이는 70대지만 실제 데뷔는 50대에 했으니 자신은 데뷔 20년밖에 안 되는 젊은 소설가이기 때문에 붙인 제목이라고 했습니다. 이 소설에서 고백하길,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해 석사 논문을 써서 낼 때 심사하던 교수들이 논문을 탐정소설처럼 썼다고 지적했는데 이후 모든 논문은 이렇게 써야 된다고 생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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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의 저서들은 서구 문명이나 역사에 대한 매우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몇 번에 걸쳐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움베르토의 소설의 특징은 진실과 허구 사이의 줄타기입니다. 그게 과학적이든, 비과학적이든, 등장인물들은 주어진 시공간 안에서 진실과 허구를 구별하기 위해 애를씁니다. 이러한 구도는 진리의 존재유무와 연결되고, 움베르토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진공의 유무에 대한 토론을 통해 표현되기도 합니다. 또한 초기 소설인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의 경우, 본인의 학문 분야인 기호학과 해석학과도 연관됩니다. '장미의 이름'에서는 기호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답을 찾아내는 경우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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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의 해석은 해석일 뿐, 그것이 실상과 엄연히 구분됩니다. '푸코의 진자'에서는 자의적 해석과 추측이 가져올 최악의 경우인 음모론의 현실화를 경계합니다. 본인이 그 분야의 대가임을 볼 때, 이것은 그 분야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성하는 모습입니다. 움베르토가 소설을 쓸 때 사전 조사와 구상을 통해 소설 속 세계를 완벽하게 만든 후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장미의 이름'의 경우 캐릭터들뿐 아니라 주무대인 수도원의 구조, 인물들 스케치 등을 2년간 했고, '푸코의 진자'를 쓸 때는 몇 달간 소설의 주무대인 곳을 지나다니며 아이디어를 녹음했습니다. 움베르토의 기호학 저서들은 명저로서 이론은 그의 스승인 ‘루이지 파레이손’의 '해석' 이론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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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독자에게 주어지는 순간 독자에게 해석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소설에 대한 질문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으로 가급적 대답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작품이 끝나면 작가는 죽어야 한다. 죽음으로써 그 작품의 해석을 가로막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말년까지도 신문칼럼을 '미네르바의 성냥갑(La bustina di minerva)'이라는 이름으로 이탈리아의 신문 '라 레푸불리카(La Republica)'와 '레스프레소(L'Espresso)'에 기고했습니다. 2010년 출간한 '프라하의 묘지'는 그 진위가 불분명한 '시온 의정서'라는 문서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어떤 반유대주의자가 유대인을 욕보이기 위해 '시온 의정서'를 조작해낸다는 것이 그 줄거리로 소설은 슬프게 끝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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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당시 교황과 황제 사이의 세속권을 둘러싼 다툼, 교황과 프란체스코 수도회 사이의 청빈 논쟁, 제국과 교황에 양다리를 걸치려는 베네딕토 수도회의 입장, 수도원과 도시 사이에 흐르는 갈등 등도 다룹니다. 이탈리아에서 1980년 처음 출판되었습니다. 1986년 장 자크 아노 감독, 숀 코너리 주연으로 영화화되었습니다. 프란체스코 수도사, 바스커빌 출신의 ‘윌리엄’과 그를 모시는 수련사, 멜크 수도원의 ‘아드소’는 황제측과 교황측 사이의 회담 준비를 위해 회담이 열릴 수도원에 도착합니다. 그 수도원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져서 원장은 ‘윌리엄’에게 이 사건을 풀어달라고 간청합니다. 사건을 조사하는 동안에도 몇몇의 수도사들이 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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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은 이 사건의 중심에 미궁의 장서관이 있다고 보고 그곳을 조사하는 한편, 수도사들을 탐문합니다. 결국 ‘윌리엄’은 여러 자료를 통한 추론으로 장서관의 밀실에 들어갈 방법을 찾아냅니다. 장서관의 밀실에는 ‘윌리엄’의 예상대로 ‘호르헤’ 노수도사가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윌리엄’과 ‘호르헤’는 마지막 논쟁을 펼칩니다. 장서관의 비밀을 지키려는 ‘호르헤’에 의해 장서관은 불에 휩싸입니다. 본관 3층의 장서관에서 본관 전체로, 본관에서 다른 건물로 계속 불이 옮겨 붙고, 그 불은 사흘 동안 타오릅니다. 기독교 최대의 장서관을 자랑하던 그 수도원은 결국 폐허가 됩니다. 이후 ‘아드소’는 멜크 수도원으로 돌아가고 ‘윌리엄’은 흑사병 유행기에 사망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서문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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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일 로메 델라 로사Il nome della rosa, The Name of the Rose)’은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로 1327년 11월의 이탈리아 어느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살인 사건을 다룬다. 서문의 내용은 모두 움베르토가 짠 설정이며 특히 ‘아드소’를 인용했다는 ‘밀로 테메스바르’라는 작가는 움베르토가 만들어낸 가상 인물로, 현실에서 움베르토가 봄피아니 출판사 사장을 낚거나 다른 사람들을 골려주는 데도 사용된 바가 있습니다.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는 자기가 번역한 작품이라고 컨셉질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1968년 8월 16일, 움베르토는 뱅자맹 발레 수사가 펴낸 ‘마비용 수사의 편집본을 바탕으로 불역한 멜크 수도원 출신의 아드송의 수기’를 손에 넣는데, 멜크 수도원에서 발견된 14세기의 수기를 복원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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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과 엿새 뒤에 소련군이 움베르토가 머무르고 있던 프라하를 침공했고, 이 때문에 움베르토는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어 린츠와 빈을 거쳐 다뉴브 강을 오르는 배를 탔습니다. 배를 탄 동안 움베르토는 이 책을 번역했습니다. 배는 멜크에 이르렀으나, 움베르토는 멜크 수도원의 도서관에서 ‘아드소’가 쓴 수기의 사본을 찾지 못합니다. 그러다 잘츠부르크에 이르기 전 한 호텔에서, 동행하던 친구와 짐이 엇갈려 발레의 원본을 잃어버리고, 움베르토에겐 번역 노트만 남았습니다. 몇 달 뒤, 파리에서 움베르토는 책의 족보를 파악하기로 마음을 먹고, 번역하면서 같이 써놓은 참고 도서 목록을 바탕으로 조사를 해 나가나, 그리 썩 만족스러운 결과는 얻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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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 책이 위서가 아닌가 하는 의심만 얻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1970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작은 고서점에서, 그 수기의 대목들을 인용한 이탈리아어로 된 책을 발견합니다. 움베르토는 여기서 ‘아드소’가 실존 인물임을 확신합니다. 움베르토는 수기를 읽으면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수도원의 위치는 북부 이탈리아의 프랑스 접경지대, 시간대는 1327년 11월 말 경, 수기가 쓰인 시기는 1380~90년대 정도로 추측했습니다. 그러고나서 이 번역본의 문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고민한 끝에 심한 일부분을 제외하고 라틴어 어구를 그대로 남기기로 결심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Note]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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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아드소’ 수사는 7일 동안 수도원에서 있었던 일을 다루었고, 이를 수도원의 전례 시간과 일치하는 시간대로 나누어 기록했습니다. 움베르토는 3인칭으로 되어 있는 부제는 발레 수사가 붙인 것으로 추측합니다. 아래는 수도원의 전례 시간에 대한 설명입니다.
조과: 새벽 2:30~3:00, 성무일도의 시작.
찬과: 오전 5:00~6:00.
1시과: 오전 7:30, 해 뜨기 직전.
3시과: 오전 9:00.
6시과: 정오, 점심 시간.
9시과: 오후 2:00~3:00.
만과: 오후 4:30, 해 질 녘.
종과: 오후 6:00, 잠자리에 드는 시간.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프롤로그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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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노년의 ‘아드소’는 멜크 수도원의 독방에서 수기를 쓰며 사건이 일어난 당대의 시대상을 설명합니다. 14세기 초에 교황 클레멘스 5세가 교황청을 로마에서 아비뇽으로 옮긴 이후, 지역 군주들은 로마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게 되었고, 로마는 혼란의 도가니가 됩니다. 그러던 1314년,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 선제후 5명이 루트비히 4세를 황제로 선출하나, 그와 비슷한 시기에 선제후 2명은 미남왕 프리드리히를 대립황제로 선출합니다. 1316년, 아비뇽에선 요한 22세가 선출됩니다. 1322년, ‘루트비히’는 정적인 ‘프리드리히’를 사로잡아 거세시켜버립니다. 그가 확고한 황권을 잡자, 그를 경계한 요한 22세는 그를 파문시켜버립니다. 황제도 이에 맞서 교황을 배교자라 비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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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에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체세나의 미켈레’는 그리스도의 청빈 논쟁에 대해 수도회 내 엄격주의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그리스도와 사도들은 물건을 소유하지 않았고, 그저 사용권만 가지고 있었노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세속권을 강화하던 교황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이었던지라, 1323년, 교황은 회칙 ‘몇몇 사람들 때문에(Cum inter nonnullos)’를 선언해 프란치스코회의 몇몇 신학자들을 이단으로 몰아버립니다. 루트비히 황제는 교황과 대립하는 프란치스코회를 자신의 동맹으로 보고, 그들을 지원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327년에 루트비히는 밀라노로 내려와 대관식을 진행합니다. 당시 ‘아드소’는 베네딕토 수도회 소속으로 멜크 수도원에 기거하던 젊은 수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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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버지는 루트비히 황제의 직신이었던지라, 아들에게 황제의 대관식도 보게 할 요량으로 ‘아드소’를 데리고 이탈리아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피사가 포위되고, 아버지는 피사의 전투에 집중하느라 ‘아드소’를 관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아드소’는 ‘토스카나’의 여러 도시를 방랑하는데, 그게 마땅찮았던 아버지는 ‘아드소’를 프란치스코회의 박식한 수사, 바스커빌 출신의 ‘윌리엄’의 필사 서기 겸 시자로 보내버립니다. ‘아드소’는 ‘윌리엄’의 풍모와 지혜에 감명을 받고, 그와 함께 사건이 터진 수도원을 향해 길을 떠나게 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1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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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일] 1시과 – 이윽고 수도원이 있는 산기슭에 이릅니다. ‘윌리엄’ 수사가 기적에 가까운 현자의 통찰을 보입니다. 11월 말의 어느 날 아침, 노새를 탄 ‘윌리엄’과 ‘아드소’는 수도원에 거의 도착합니다. 그러던 중 세 갈래길에서 둘은 수도원의 식료계 담당 수사인 ‘레미지오’와 수도원 시종들을 만납니다. 그 때 ‘윌리엄’은 말을 보거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않고선 그들이 '브루넬로'라는 이름의 말을 찾고 있다는 것과, 그 말의 외양이 어떠한지를 알아 맞춥니다. 그리고 ‘레미지오’에게 그 말이 어디로 갔는지를 가르쳐주어 수도원에 들어가기도 전에 자신이 신통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퍼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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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과 – ‘윌리엄’ 수사가 수도원장과 담소하면서 그의 미욱함을 깨우칩니다. 수도원에 도착한 ‘윌리엄’과 ‘아드소’는 ‘레미지오’에게 기숙사 방을 안내받습니다. 3시과 쯤에, 수도원장이 둘의 방에 들어옵니다. 수도원장은 ‘윌리엄’의 통찰력과 이단심문관으로서의 명성을 칭송하며 수도원 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에 대한 도움을 구합니다. 그 사건이란, 젊고 유능하던 채식 장인인 ‘아델모’ 수사가 본관 옆 벼랑에 떨어진 시체로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별 상황 설명을 듣지 않고도 사건의 정황을 알아 맞추는 ‘윌리엄’에게 수도원장은 다시 감탄합니다. ‘아델모’가 사라진 시간대로 보아 그는 한밤중에 죽은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본관의 창문이 닫혀 있었으니 자살은 아닌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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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장은 한밤중 본관에 들어갈 수 없다는 금기를 깨고 들어갈 만한 사람이 같은 수사 말고는 없기 때문에, 수도원 안에 있는 60여 명의 수사들 중 하나가 범인일거라 추측합니다. 수도원장은 ‘윌리엄’이 수도원을 마음껏 돌아다니는 것을 허락하나, 기밀 유지의 목적으로 ‘아델모’가 떨어지기 직전에 있었을지도 모를 본관 2층의 장서관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못을 박습니다. 마지막으로 ‘윌리엄’은 수도원장에게 ‘우베르티노’ 수사의 안부를 묻고, 그를 만나러 가기로 합니다. 수도원장이 방문을 나서는 순간, 귀청을 찢는 듯한 비명이 몇 차례 계속됩니다. ‘윌리엄’은 당황하나, 수도원장은 "이맘때엔 돼지를 잡는다"며 이를 무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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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과 – ‘아드소’는 교회 문전 장식에 탄복하고, ‘윌리엄’ 수사는 카잘레 사람 ‘우베르티노’와 재회합니다. ‘아드소’는 교회 흉벽의 장식을 감상하다가 성경을 처음 읽을 때부터 보게 된, 최후의 심판 같은 환상을 보게 됩니다. 그러던 중 누군가의 목소리가 ‘아드소’의 환상과 ‘윌리엄’의 명상을 깨게 되는데, 자신을 ‘살바토레’라 소개한 그는 둘에게 '회개하라'는 요지의 설교를 합니다. ‘윌리엄’이 그에게 프란치스코회의 이단파가 아니냐면서 꾸짖자, 그는 낯빛이 창백해지고선 물러갑니다. 6시과가 되어 ‘윌리엄’은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는 ‘우베르티노’와 재회합니다. 18년 만에 만난 둘은 서로 감격해 포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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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으로 있을 프란치스코회와 교황청 사이의 협의에 대해 논의합니다. 그러던 중 이야기의 화제는 ‘윌리엄’이 이단심문관을 하던 때로 넘어가는데, 이단에 대한 입장 차이,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육체적 사랑의 차이 등으로 언쟁을 하게 됩니다. 결국 ‘우베르티노’는 ‘윌리엄’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를 받아들입니다. ‘우베르티노’는 안부를 물으며 ‘윌리엄’에게 수도원에 떠도는 욕망과 허영, 죽은 ‘아델모’와 아델모의 친구 사이에 감돌았던 이상한 분위기에 대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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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과까지 – ‘월리엄’ 수사가 본초학자 ‘세베리노’와 약초 이야기를 나눕니다. 교회에서 빠져나온 둘은 수도원 안내를 명령받은 본초학자 ‘세베리노’를 만나게 됩니다. ‘윌리엄’은 그와 약초 및 서적 이야기를 나누다가 넌지시 ‘아델모’로 주제를 바꿔서, ‘아델모’가 주로 베난티오·호르헤·베렝가리오와 가깝게 지냈으며, 특히 ‘베렝가리오’와는 수련수사 시절을 같이 보낸 동년배 사이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윌리엄’은 ‘세베리노’에게 본관까지의 안내를 부탁해 문서 사자실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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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과 이후 – ‘월리엄’ 수사 일행이 문서 사자실로 들어가 학승, 필사사, 주서사, 그리고 가짜 그리스도의 도래를 예언하는 장님 노인을 만납니다.
만과 – 수도원 내부를 샅샅이 돌아본 ‘윌리엄’ 수사는 ‘아델모’ 수사의 죽음과 관련, 몇 가지 추론을 한 다음 유리를 세공하는 수사와 독서하는 데 필요한 유리 및 읽기를 탐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유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종과 –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수도원장의 환대를 받습니다. 이 자리에서 ‘윌리엄’ 수사와 ‘호르헤’ 수사는 언성을 높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2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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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일] 조과 – 신비로운 법열의 순간이 피비린내 나는 사건으로 부서집니다.
1시과 – 웁살라 사람 ‘베노’와 아룬델 사람 ‘베렝가리오’가 새로운 사실을 털어놓고, ‘아드소’는 참회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게 됩니다.
3시과 –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입심 사나운 수사들의 언쟁을 구경하고, 알레산드리아 사람 ‘아이마로’는 두 사람에게 수도원 분위기를 전해 줍니다. ‘아드소’는 성성과 악마의 똥에 관하여 묵상합니다. 이어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문서 사자실로 들어갑니다. 윌리엄 수사가 의도적으로 웃음을 옹호함으로써 미끼를 던지나 뜻하던 바를 얻어내는 데는 실패합니다.
6시과 – ‘베노’는 이상한 이야기를 합니다.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이로써 수도원 생활에 관한, 기묘한 것들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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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과 – 수도원장은 수도원 재물을 은근히 자랑하는 한편, 이단에 대한 그의 두려움을 피력합니다. 결국 아드소는 섣불리 세상에 발을 내민 건 아닌가 번민합니다.
만과 이후 – 이 장은 짧지만 ‘알리나르도’ 노인의 암시를 통해서 장서관 내력과 미궁 같은 장서관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게 되는 중요한 장입니다.
종과 – 두 사람은 본관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상한 침입자와 기괴한 기호로 된 비밀 문서, 그리고 서책 1권이 발견되나 이 서책은 곧 그들 앞에서 사라집니다. 두 사람은 다음 몇 장에 걸쳐 이 서책을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윌리엄 수사는 귀중한 안경을 도둑맞는데, 이 역시 끊이지 않는 사건 중 하나에 불과할 것입니다.
한밤중 – 두 사람은 마침내 장서관의 미궁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미궁 안에서 기이한 환상에 홀려 그만 길을 잃고 방황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3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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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일] 찬과에서 1시과까지 – 행방이 묘연해진 ‘베렝가리오’의 방에서 피 묻은 천이 발견됩니다. 이것뿐입니다.
3시과 – ‘아드소’는 문서 사자실에서 자기 수도회의 역사와 서책의 운명을 묵상합니다.
6시과 – 아드소는 살바토레로부터 과거를 듣습니다. 몇 마디로는 요약될 수 없을 만큼 길고 복잡한 이야기인데, 아드소는 이 이야기를 듣고 오래 생각에 잠깁니다.
9시과 – 윌리엄 수사는 아드소에게 이단의 흐름과 교회에서의 평신도의 역할, 그리고 보편적인 법칙에의 접근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의혹을 고백합니다. 이어서 그는 베난시오가 그린 기이한 기호를 읽어 내었노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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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과 – 수도원장은 객승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윌리엄 수사는 미궁의 수수께끼를 깨뜨리기 위해 기상천외한 생각을 해내고, 가장 이성적인 방식으로 성공합니다.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일을 끝낸 연후, 건락 떡을 먹습니다.
종과 이후 – 우베르티노는 아드소에게 돌치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드소는 혼자 장서관에 들어가 돌치노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책을 읽다가 아름답지만 피에 굶주린 천사 같은 어떤 처녀를 만납니다.
한밤중 – 기진한 ‘아드소’는 윌리엄 수사에게 죄를 고해하고, 창조의 계획에서 여자의 역할에 대해 명상합니다. 이어서 두 사람은 시신 1구를 찾아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4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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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일] 찬과 – 윌리엄 수사와 세베리노는 베렝가리오의 시신을 검사하다가, 익사체에게서는 보기 드물게 혀가 까맣게 변색되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두 사람은 독극물 및 과거에 있었던 독극물 도난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1시과 – 윌리엄 수사가 살바토레와 레미지오를 유도 신문, 그들의 과거를 실토하게 합니다. 세베리노가 도난당한 윌리엄 수사의 안경을 갖고 옵니다. 그 직후에 니콜라가 새 안경 1벌을 깎아 옵니다. 이로써 6개의 눈을 갖게 된 윌리엄 수사는 베난시오가 남긴 글을 해독하려 합니다.
3시과 – 아드소는 사랑의 고통으로 몸부림칩니다. 윌리엄 수사는 베난시오의 암호문이 쓰인 양피지를 들고 돌아옵니다. 해독은 끝났지만 암호문 자체는 여전히 해독이 불가능합니다.
6시과 – 아드소는 송로버섯을 따러 나갔다가 수도원으로 들어오는 황제 측 사절인 프란치스코회 대표들을 목격합니다. 이들은 윌리엄 수사와 우베르티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러던 중에 교황 요한 22세를 비난하는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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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과 – 베르트란도 델 포제토 추기경이, 베르나르 기를 필두로 한 아비뇽 사절단을 이끌고 수도원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도착 직후부터 이 두 거물이 꾸는 꿈은 각각입니다.
만과 – ‘알리나르도’가 의미심장한 말을 합니다. 윌리엄 수사는 일련의 의심할 수 없는 오류를 통해 개연적 진리에 이르는 그의 방법을 밝힙니다.
종과 – ‘살바토레’가 ‘아드소’에게 놀라운 주술을 가르쳐 줍니다.
종과 이후 –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다시 장서관 미궁으로 들어가 '아프리카의 끝'에 이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4'의 첫 번째와 7번째가 무언인지 알지 못해 방안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곳에서 아드소 수사의 상사병이 재발합니다. 그러나 아드소는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이를 이겨냅니다.
한밤중 – 살바토레는 엉뚱한 짓을 하다가 발각되어 ‘베르나르 기’의 문초를 받습니다. ‘아드소’가 그리워하던 여자는 마녀로 체포됩니다. 모두들 뒤숭숭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게 되는 밤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5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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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일] 이 소설의 첫번째 클라이막스로 황제파 사절들과 교황파 사절들 사이의 혼란스러운 종교 논쟁과 그야말로 처절한 이단 심문 과정이 묘사됩니다.
1시과 – 그리스도의 청빈에 대해 양 진영의 사절이 갑론을박하다가, 급기야는 이전투구를 벌이기에 이릅니다.
3시과 – ‘세베리노’는 윌리엄 수사에게 이상한 서책 이야기를 합니다. 윌리엄 수사는 양측 사절단 앞에서 세속의 권력에 대한 기묘한 논리를 폅니다.
6시과 – 세베리노는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가 찾아냈던 서책은 종적을 감추고 맙니다.
9시과 – 심문이 진행됩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의 심정은, 나남 없이 모두 미쳐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착잡해집니다.
만과 – ‘우베르티노’가 망명도생(亡命圖生)하고, 베노는 규칙을 준수하기 시작합니다. 윌리엄 수사는 그날 마주친 탐욕의 몇 가지 유형에 대해 숙고합니다.
종과 – 노수사 ‘호르헤’는 가짜 그리스도의 도래에 관해 열변을 토하고, 아드소는 고유 명사의 힘을 발견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6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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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일] 조과 – 찬미가 ‘세데룬트’가 울려 퍼지고 있을 동안 말라키아 수사가 바닥에 꼬꾸라집니다.
찬과 – 새 식료계는 임명되나 장서관 사서 쪽으로는 소식이 없습니다.
1시과 – 지하 보고(寶庫)에서 니콜라는 윌리엄 수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3시과 – 아드소는 찬미가 ‘디에스 이라이’를 들으며 꿈을 꿉니다. 아니, 환상을 보았다고 해도 좋습니다.
3시과 이후 – 윌리엄 수사가 아드소의 꿈을 해몽해 줍니다.
6시과 – 윌리엄 수사는 장서관 사서의 계보를 더듬습니다. 수수께끼의 서책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이로써 드러납니다.
9시과 – 수도원장은 윌리엄 수사의 따가운 질문을 받지 않으려고 공연히 보석 이야기로 너스레를 떨다가, 윌리엄이 몰아치자 살인 사건 조사를 더 이상 진행시키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만과와 종과 사이 –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은 혼돈 상태가 간략하게 설명될 뿐입니다.
종과 이후 – 거의 우연히 윌리엄 수사는 '아프리카의 끝'으로 들어가는 비밀을 알아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7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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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일] 이 소설의 2번째 클라이막스로 살인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며 범인의 발악으로 수도원 전체가 불타오르는, 그야말로 세기말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한밤중 – 내용 소개만 간략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이 장(章)의 부제는 엄청나게 길어질 터입니다. 그만큼 이 장에서는 많은 것이 드러납니다.
한밤중 – '세계를 태울 만큼 큰 불'이 터지고 지나친 믿음이 지옥을 불러들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뒷말]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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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 수도원은 사흘 밤낮으로 불타올랐고, 사람들도 진화를 포기합니다. 몇몇 사람들은 타다 남은 폐허에 들어가 보물 등을 얻어내려 했고, 시체는 그동안 방치되었습니다. 화재 사흘째서야 남은 사람들은 시체를 매장하고 부상자들을 치료했다고 전해집니다.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 수사는 수도원에서 탈출해 숲 속을 방황하던, 이른 바 '무연고 재산'인 말들을 잡아 타고 수도원을 벗어납니다. 그동안 정세는 루트비히 황제에게 불리하게 돌아갑니다. 황제는 요한 22세와의 화해를 포기하고 대립교황 니콜라오 5세를 옹립합니다. 마르실리오와 장 됭의 장은 요한 22세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황제는 교황에게 사형 판결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계속된 황제의 실정으로 로마는 황제에게 반기를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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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는 결국 피사로 돌아가야 했고, 교황파 사절단이 로마에 개선하고맙니다. 아비뇽에 갔던 미켈레가 피사로, 또는 황제에게로 피신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황제는 뮌헨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신변에 위협을 느낀 윌리엄과 아드소는 뮌헨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 이탈리아의 황제 지지 세력인 ‘기벨리니’가 무너지고 니콜라오는 목을 매달아 버립니다. 아드소의 집안에선 아드소가 멜크로 돌아오길 바랐기 때문에, 뮌헨에 이른 둘은 눈물을 흘리며 이별합니다. 아드소를 떠나보내며, 윌리엄은 그에게 니콜라가 만들어준 안경을 줍니다. 그 뒤 아드소는 14세기 중엽, 역병이 창궐하던 시기에 윌리엄이 죽었다는 사실 외엔 그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합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아드소는 멜크의 수도원장의 심부름으로 이탈리아에 다시 가게 되는데, 유혹을 참지 못하고 사건이 일어났던 수도원을 다시 방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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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아래 마을과 경작지는 황폐해져 있었고, 웅장했던 수도원은 덩굴과 잡초가 우거진 폐허가 되어있었습니다. 아드소는 자갈을 헤집어 수십 년간 묻혔을 양피지 조각을 모으고, 남아있는 탑 하나를 타고 거의 무너진 장서관에 올라갑니다. 그는 거기서 불길 속에서 살아남은 궤짝 하나를 건지고 하루 종일 흙을 뒤져 유물 몇 점을 더 건집니다. 그렇게 배낭 2개를 꽉 채워 멜크로 돌아갑니다. ‘아드소’는 그 양피지 조각들을 어찌어찌 복원시키고 해석해 나갔습니다. 양피지엔 몇몇 인용문과 자투리 문장들 밖에 남지 않았고, 모아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으리라고 ‘아드소’는 확신하지만, 어쩐지 계속해서 그 문장들을 읽고 다닙니다.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 도저히 진리를 알아낼 수 없는 세상에 회의와 혼란을 느낀 아드소는 베르나르 드 몰레의 시 ‘속세의 능멸에 대하여’에 나오는 구절을 읊으며 수기를 마무리합니다. “예전의 장미는 그 이름일 뿐, 우리에겐 그 이름들만 남아있을 뿐. (Stat Rosa pristina nomine, nomina nuda tenemus.)”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주요 등장인물 ‘멜크’의 ‘아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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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인공] 멜크의 ‘아드소’ - 이 소설의 화자로, 설정상 서문과 노트를 제외한 이 소설 전체가 늙은 ‘아드소’의 수기입니다. 베네딕토회의 오스트리아인 수련수사로, 신성로마제국 황제 루트비히 4세의 직신(直臣)인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 등지를 여행하다가 수도자가 되기 위해 멜크 수도원에 입회했습니다. 이후 아버지 손에 이끌려 윌리엄 수사의 서기 및 비서가 되어 그를 따라다니게 됩니다. 글을 쓰던 무렵에는 80세에 가까운 노인이었으나, 그가 회상하는 사건이 벌어진 1327년 11월 당시에는 18세 소년이었습니다. 처음 성경을 펼쳐 본 그때부터 종종 환상을 보았다는데, 이런 연유인지 하느님의 진리란 주제에 관심이 깊습니다. 그래서 윌리엄이 그 문제엔 관심을 두지 않음에 실망하기도 하나, 기본적으론 그의 인품과 지혜를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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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따라다니게 된 일을 평생 후회한 적이 없다고 서술할 정도였습니다. 수도자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혈기왕성한 젊은이라 연애소설의 구절을 읊다가 윌리엄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하고, 엉겹결에 마을 처녀와 불장난을 치르기도 하고, 그 결과 상사병으로 고통받기도 하면서 독자에게 소소한 재미를 줍니다. 말년에는 윌리엄 수사가 준 안경을 착용하고 다닌 모양입니다. 본작의 사건이 끝난 후 에필로그에서 작별하면서, 니콜라가 만든 안경을 아드소에게 주며 "네가 지금은 어리지만 나중에는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아드소’는 "이 수기를 작성하며 이 물건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사부님의 말씀대로 참 요긴하게 쓰고 있다." 하고 술회하기도 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주요 등장인물 ‘배스커빌’의 ‘윌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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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배스커빌’의 ‘윌리엄’ – 아드소의 스승이자 프란치스코회 소속의 영국인 수도자로 아드소가 회상하던 1327년 당시에는 50세 정도의 나이였습니다. 아드소의 묘사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클 정도의 장신이었습니다. 또한 형형한 눈빛, 호리호리한 체형, 길쭉한 얼굴, 매부리코 등을 비롯하여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인상을 지녔습니다. 강한 학구열과 호기심을 지닌 박학다식한 인물로, 이성과 지식을 중시하며 그에 걸맞게 뛰어난 통찰력과 판단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 이단심문관으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어서 눈썰미와 추리력도 매우 뛰어나서 작중의 여러 사건을 파헤치는 등 실질적인 주인공 노릇을 합니다. 다만 중세시대의 성직자인 만큼 이성을 중요시하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이성을 신앙 위에 두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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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말하자면, 이성을 올바른 신앙을 위한 한 가지 조건으로 취급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우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기억력도 대단해서 한 번이라도 읽거나 들은 것은 거의 잊어버리는 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뛰어난 두뇌와 통찰력을 과신한 나머지 남들에게 오만하다거나 괴팍하다고 까이기도 합니다. 생각에 집중할 때는 어떤 약초를 씹는 버릇이 있는데, 아드소에게는 "젊은이의 건강에는 해롭다." 하며 권하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중세인과 근대인의 경계에 걸쳐 있던 14-15세기 유럽인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비록 수도자이기는 하지만 신학 뿐 아니라 수학과 천문학, 약초학 등 자연과학을 사랑하며 이에 대한 지식도 풍부한 교양인으로, 자신의 신학적, 문학적, 과학적 식견을 총동원하여 작중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을 해결합니다. 그에 걸맞게 품속에는 컴퍼스와 천구의를 비롯한 천문학 도구와 자석, 그리고 안경 등을 소지하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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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나 성격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셜록 홈즈에게서 모티브를 따온 인물입니다. 당장 출신지부터가 배스커빌인 데다, 큰 키와 길쭉한 얼굴, 매부리코와 강렬한 눈빛, 집중할 때 약초를 즐기는 모습 등은 셜록 홈즈가 담배를 즐기는 모습과 판박이입니다. 또한 남들은 그냥 흘러버릴수도 있는 단서조차도 놓치지 않는 칼같은 통찰력과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놀라운 추리력의 소유자라는 점에서도 닮은 점이 많습니다. 한편 14세기에 활동했던 영국 출신의 프란치스코회 수도사 오컴의 윌리엄 또한 모티브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실인물 오컴의 윌리엄과는 이름이 같을 뿐만 아니라 '프란치스코회'라는 소속도 동일합니다. 다만 자신이 흥미를 가지는 분야가 아니라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셜록 홈즈와는 달리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이 왕성하며 학구열이 상당하고, 엄청난 책덕후라는 점은 차이가 있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등장인물 수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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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도원장 – 작품의 무대인 베네딕토회 수도원의 원장. 외교적 수완이 대단해 교황과 황제 세력의 딱 중간에서 능숙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수도원을 방문한 윌리엄에게 아델모의 의문사 사건을 수사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그러나 연이어 베난시오, 베렝가리오, 세베리노, 말라키아가 죽고 레미지오와 살바토레는 이단 혐의로 체포되어 베르나르 기에게 수도원의 사법권이 눈앞에서 넘어간데다, 심지어 자신이 주선한 황제파와 교황파 간의 협상은 폭망해 버리자 윌리엄에게 심한 불신감을 드러냅니다. 본래 이 지역 영주의 서자로, 가문을 계승하는 장남을 제외한 아들들은 군인이나 성직자가 되는 당시 관례대로 수사가 되었는데 토마스 아퀴나스의 시봉 수사가 되었다가 아퀴나스가 선종했을 때 그 시신을 짊어지고 내려온 공로로 승승장구했습니다. 닳고 닳은 정치가인데다 오로지 자신의 지위와 수도원의 위신만을 앞세우는 위선자입니다. 윌리엄이 장서관의 진실에 접근하자 수도원의 위신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아드소를 함구케 하고 윌리엄을 쫓아내려 하지만, 이후 사건의 진범에 의해 벽 속에 갇혀 질식사합니다. 6번째 희생자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바라지네’의 ‘레미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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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바라지네’의 ‘레미지오’ – 식료계 담당 수사로 윌리엄과 아드소가 수도원에 도착하기 직전 수도원장의 말도 찾을 겸 그들을 마중하기 위해 첫 등장합니다. 이 때 윌리엄이 말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면서 덤으로 말의 이름까지 알아맞히는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자 감탄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활동적이고 성실한 베네딕토회 수도자처럼 보이나, 살바토레와 함께 급진적 이단집단인 돌치노파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과거를 숨기고 있습니다. 더욱이 식료계 담당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마을의 가난한 여자들에게 가축의 부속물을 비롯한 찌꺼기 음식을 주고 성착취를 하는 등 여러모로 뒤가 구린 인물입니다. 결국 여자를 데려오다가 베르나르 기의 궁병대에게 체포당한 살바토레의 자백에 엮이고 설상가상 세베리노의 살해 현장에서 책을 뒤지다가 걸리면서 재판에 회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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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초반에는 옛날에 들은 이단 심문의 요령을 활용하여 그럭저럭 넘어가는 듯했으나 결국 고문당한 살바토레의 자백, 자기 사정이 있었던 말라키아의 배신, 그리고 노련한 베르나르 기의 유도심문이라는 3단 콤보에 걸려들어 과거의 이단 경력을 자백하고 맙니다. 베르나르 기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도원에서의 살인죄까지 추궁하자 결사적으로 혐의를 부인하지만 고문을 협박당하자 끝내 실성하여 자기가 악마를 소환해 다른 수도자들을 죽였다고 술술 불어버립니다. 수도원에서 제명당하고 궁병대에게 끌려간 이후 행적은 불명이나 이단 혐의 때문에 화형을 면치 못할 듯합니다. 고문 협박에 패닉이 되자 자포자기하여 베르나르 기에게 사탄 앞잡이인 당신이 마귀 부르는 주문을 왜 모르냐고 발악하는 등, 교회의 부패와 심문의 부당한 과정 등을 비난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오트란토’의 ‘아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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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트란토’의 ‘아델모’ – 수도원 사건의 첫 번째 희생자로 아드소와 윌리엄이 수도원에 도착하기 불과 며칠 전에 사망한 미청년 이탈리아인 수사입니다. 탑위의 창문에서 떨어져 피투성이가 된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문제의 창문은 잘 닫혀 있었던데다 바닥에서 너무 높이 달려 있어 사람이 올라갈 수 없는 위치였기 때문에 자살 아닌 의문사로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뛰어난 솜씨를 지닌 채색 장인으로, 수도원에서 만들어진 양피지책에 삽화를 그려넣는 일을 맡았습니다. 호기심과 학구열이 매우 왕성했는데, 우베르티노는 그런 그를 보고 마치 "정욕에 굶주린 여인네"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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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사서 베렝가리오는 아델모의 아름다운 용모에 흑심을 품고 있었는데, 결국 아델모는 대출이 금지된 특정한 책을 읽고 싶은 욕심에 베렝가리오의 요구대로 남색을 했다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고 맙니다. 윌리엄은 베렝가리오와 베노 등의 증언을 토대로, 아델모가 괴로워하다가 호르헤를 찾아가 자신의 죄를 고해했으나 완고한 호르헤가 죄를 사해주지 않자 자살했다고 추리합니다. 수도원의 수사들은 그 내막을 잘 알지 못했으나, 윌리엄은 추리를 통해 그가 자살한 원인과 방법을 모두 파악해냅니다. 작중의 첫번째 희생자이기는 했으나 직접적인 사인은 '자살'이지 '피살'이 아닙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카잘레’의 ‘우베르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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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카잘레’의 ‘우베르티노’ – 실존 인물로 68세의 이탈리아인 노 수사로, 프란치스코회의 엄격주의자들 중 가장 존경 받는 사람입니다. 교황청의 탄압을 피해 베네딕토회에 몸을 의탁했고, 그 결과 사건이 일어난 수도원에 기거하게 됩니다. 이성과 맹신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걸친 인물로, 윌리엄은 그를 '여러모로 대단한 분, 아니라면 전에 대단했던 분'이라 평가합니다. 실제로 회담 중에 대단한 언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회의 이단 취급인 소형제파를 적그리스도급으로 위험하게 보는지라, 이단 몇몇을 심문하고 화형주에 매달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고문에 의한 것이었기에 윌리엄에게 비난을 받습니다. 회담 이후 교황의 사절단에게 목숨을 위협받자 그들 몰래 수도원을 빠져나가게 되나, 실제 역사대로 2년 뒤인 1329년에 어느 괴한에게 살해당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장크트벤델’의 ‘세베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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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장크트벤델’의 ‘세베리노’ – 수도원의 수사이자 약초를 다루는 독일 출신 본초학자로 자신이 전공하는 약초학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매우 풍부한 편입니다. 윌리엄과 마찬가지로 이성적인 성격이라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고, 지식을 공유하는 부분도 많아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낍니다. 한편으로는 전공이 아닌데도 약초에 대해서 박학다식한 윌리엄에게 감탄합니다. 베난시오와 베렝가리오의 손가락이 모두 검었기에 독을 건드린 것으로 유추하고 조사해 보다가 문제의 책을 찾아내지만, 결국 천구의에 머리를 얻어맞아 살해되고 책은 사라집니다. 작중 4번째 희생자입니다. 여담으로 독살당한 수도자들을 죽인 독과 약간의 연관이 있는 인물이긴 한데, 이 독이 세베리노의 연구실에서 도둑맞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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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떠돌아다니는 한 수도자가 세베리노에게 독약이 든 단지를 맡겼고, 세베리노는 언젠가 시간이 나면 어떤 물건인지 연구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독약 단지를, 위험한 물건이니까 멋모르는 사람이 함부로 만지지 않도록, 사람 손이 잘 안 닿는 곳에 숨겨두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폭풍우가 연구실에 들이쳐 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고, 세베리노는 난장판이 된 연구실을 다 치우고 나서야 문제의 독약 단지가 없어진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세베리노도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이후 별다른 일이 없자 그때 폭풍우 때문에 다른 단지들과 함께 깨진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다 작중 현재에 와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의 단서를 찾으려는 윌리엄의 질문에 그 폭풍우 치던 날의 일을 떠올리고 무엇인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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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웁살라’의 ‘베노’ – 수사학을 공부하는 스웨덴 출신의 젊은 수사로 지식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며 폐쇄적인 장서관에 대하여 비판하는 윌리엄에게 동조합니다. 한동안 윌리엄의 조사를 돕지만, 장서관 보조 사서 자리를 제시하는 말라키아에게 넘어가 기껏 찾아낸 책을 다시 장서관에 가져다 놓는 사고를 저질렀습니다. 최후에 장서관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진화를 포기한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붓지만 결국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불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장서들과 함께 산화합니다.
9. ‘알레산드리아’의 ‘아이마로’ – 비꼬기를 일삼는 이탈리아인 수사로 장서관의 책들을 필사해서 팔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등 수도원을 돈 버는 공장으로 만들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데다가, 말 그대로 빈정거리기만 하고 도움이 안 되기에, 윌리엄은 그를 대놓고 경멸합니다. 참고로 알레산드리아는 작가의 고향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아룬델’의 ‘베렝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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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룬델’의 ‘베렝가리오’ – 장서관의 사서 보조로, 창백한 얼굴의 영국 출신 젊은 수사로, 수사답게 나름대로 지식은 있지만 눈치가 없고 아둔하며 소심한 편입니다. 아드소는 그의 모습을 보고는 "음녀의 눈"을 지녔다고 묘사하며 우베르티노가 말한 아델모의 인상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남색을 좋아해서 말라키아와 그렇고 그런 사이였고, 그 때문에 보조 사서가 되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실제로 외모가 준수한 아델모에게 흑심을 품었고, 아델모도 그와의 관계를 대가로 장서관의 비밀을 캐내고 문제의 책을 보려고 시도했습니다. 작중에서는 윌리엄이 심리질문으로 위협하자 바로 죽기 직전의 아델모를 보았다며 불어버렸고, 이후 베난시오의 책상을 조사하던 윌리엄의 안경과 문제의 책을 가지고 도망가지만 욕장에서 익사 중독사한 채로 발견되고 책은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작중 3번째 희생자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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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살베메크’의 ‘베난티오’ – 프랑스 출신 수도자로, 수도원에서는 그리스어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에 대하여 호르헤와 논쟁을 벌입니다. 읠리엄 일행이 수도원에 도착한 둘째 날 아침 돼지 피 항아리 속에 거꾸로 처박힌 상태로 발견됩니다. 사인은 중독이었습니다. 작중 2번째 희생자입니다.
12. ‘부르고스’의 ‘호르헤’ – 수도원에서는 알리나르도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스페인 수사로, 대략 80세 정도입니다. 젊었을 적에 눈이 멀어서 장님이 되었으나,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장서관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를 모두 꿰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3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의 천재였습니다. 작중에서는 웃음을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윌리엄과 계속 충돌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1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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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모리몬도’의 ‘니콜라’ – 유리 세공을 맡은 이탈리아 수사로 윌리엄의 안경에 큰 흥미를 가지며, 이후 안경이 도둑맞았을 때 다소 시행착오를 거치지만 새로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레미지오가 체포된 이후에는 새로 식료계 담당 수사가 됩니다.
14. ‘힐데스하임’의 ‘말라키아’ – 수도원의 사서 수사로 검은 두건을 쓰고 수척한 풍채에 퀭하게 불타는 눈빛 등 작중 묘사된 용모를 보면 서양판 저승사자입니다. 원래 사서 수사는 수도원 장서의 제목과 내용을 전부 기억으로 파악해야 하는 만큼 학식이 깊어야 할 뿐 아니라 관례적으로 차기 원장이 되는 중요 직책인데, 수사들의 뒷담에 의하면 말라키아에게는 학문적 소양도 원장직에 맞는 정통성도 없다고 합니다. 작중 5번째 희생자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그로타페라타’의 ‘알리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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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그로타페라타’의 ‘알리나르도’ – 수도원의 수사이자 최연장자로 이탈리아인으로 80년 동안이나 이 수도원에서 지내왔으며, 나이는 100세에 가깝습니다. 너무 나이가 많아서 노망이 들기는 했으나, 수도원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기억력 또한 뛰어나서 수도원의 과거사에 대한 단서를 지니고 있습니다. 윌리엄과 아드소에게 장서관으로 들어가는 비밀 문을 알려준 것도 이 사람입니다.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 사건을 요한묵시록의 심판과 연관짓습니다. 과거 장서관 사서가 될 수 있었으나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원한을 품고 있습니다. 최후에는 수도원장의 말인 ‘브루넬로’에 밟혀서 사망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몽페라트’의 ‘살바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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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몽페라트’의 ‘살바토레’ – 외모든 언행이든 참으로 특이한 수사로 그 외모 만큼이나 기괴한 문장을 구사하는데, 유럽 각지의 언어와 사투리를 제 마음에 드는 대로 뽑아와서는 이리저리 꿰어 맞추어 떠드는 겁니다. 가히 바벨 탑 이전에 있었다는 원시 언어에 비유됩니다. 자신을 3인칭화합니다. 수도자인데도 강령술 따위의 주술에 집착하고 여자를 탐하는 등 욕정과 욕심이 많으나, 딱히 과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이 주술이 ‘베르나르 기’에게 꼬리 잡혀 대장간 지하에 감금되었다가, 레미지오의 이단심문에 증인으로 불려가게 됩니다. 이후에는 생사불명이 됩니다. 윌리엄은 그가 화형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베르나르 기에게 유리한 증언을 한 대가로 목숨만은 부지해서 도적질이나 하다가 생을 마칠지도 모른다고 추측했습니다. 영화판에서는 화형당했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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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 그 외에 ‘클론맥노이스’의 ‘파트리치오’, ‘톨레도’의 ‘라바노’, ‘이오나’의 ‘마그누스’, 그리고 ‘헤리퍼드’의 ‘월도’ 이 4명은 그냥 같이 있는 수사라고 이름만 언급만 될 뿐, 대사 한 마디 없는 엑스트라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황제파 등장인물 ‘체세나’의 ‘미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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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황제파] ‘체세나’의 ‘미켈레’ – 실존 인물로 프란치스코회 소속의 신학자입니다. 역사적으로도 교회의 청빈이라는 문제 때문에 교황 요한 22세와 대립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수도원에서 열린 교황파와의 회담에 참석하여 토론을 나눕니다. 교황 요한 22세가 그를 아비뇽으로 소환하자 처음에는 이에 불응할 생각이었으나,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을 살펴보며 프란치스코회가 고작 황제를 위하여 교황과 대리전을 벌이느라 진정한 핵심인 교리 문제에는 소홀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하여 결국 윌리엄과 우베르티노 등의 만류를 뿌리치고 아비뇽으로 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아드소는 이 광경을 회상하며 당시 미켈레가 내린 결정은 썩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다고 보았습니다. 미켈레가 아비뇽으로 가서 교황과 격렬한 토론을 펼친 것은 좋았으나 교황의 교활한 모략에 휘말려 프란치스코회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결과를 불러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황제파 등장인물 ‘카파’의 ‘제롤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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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카파’의 ‘제롤라모’ – 프란치스코회 소속 카파의 주교로 회담에 참석한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 중에서는 특히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인물인데, 이는 그가 박식하다거나 총명해서가 아니라 어딘가 얼빠지고 과격한 언행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등장할 때부터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이 토론을 어찌 이끌어야할지 의논하던 와중에도 혼자 말없이 쩝쩝거리며 음식을 먹더니, 우베르티노와 윌리엄의 대화에 뜬금없이 끼어들어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는 바람에 ‘우베르티노’로부터 천대을 당하고, 토론 중 갑자기 이상한 삼단논법을 들이대면서 괴변을 늘어놓습니다. 알보레아와 육탄전 직전까지 가면서 점잖은 토론 분위기를 다 망쳤습니다. 아드소의 회고에 따르면 교황파와의 토론 당시에 이미 고령이었는데, 토론 중에 지나치게 분노를 발산했던 것이 화근이 되었는지 회담을 마친 지 오래지 않아서 급사했다고 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황제파 등장인물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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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베렝가리오 탈로니’ – 우베르티노에게 요한 22세가 지복직관의 교리를 폐지할 음모를 꾸민다고 알려준 사람입니다. 난데없이 죽은 베렝가리오의 이름이 나와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수도원의 ‘베렝가리오’와는 동명이인입니다.
24~26. 그외에도 ‘뉴캐슬의 휴’, ‘안위크의 굴리엘모’, 그리고 ‘베르가모의 보나그라치아’가 있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교황파 등장인물 ‘베르나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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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교황파] ‘베르나르 기’ – 당시에 실제로 활동한 도미니코 수도회의 프랑스인 이단심문관으로 70세 가까운 노령임에도 교황의 충실한 사냥개 노릇을 합니다. 그에 걸맞게 작중에서 내내 집요하고도 냉철하고 섬뜩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궁병 200명을 이끌고 수도원에 도착해 연쇄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이단심문을 진행합니다. 레미지오 체포 후 재판에서 보여주는 포스는 가히 압권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단심문관 경력이 있었던 윌리엄과는 거의 앙숙에 가까운 사이입니다. 두 사람 모두 나이 많고 점잖은 성직자인 만큼 겉으로는 서로 절도 있는 대화를 나누지만, 내용을 파고 들면 한결같이 빙빙 돌려서 상대를 공격하는 말들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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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은 아드소에게 베르나르 기를 가르켜 "정의에 대한 탐욕이 지나친 나머지 그것이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변질된 사람"이라 평하기도 했고, 진실을 알아내는 것 그 자체에 관심을 지닌 자신과는 달리 베르나르 기는 피의자를 화형대로 보내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귀신 같은 눈썰미와 정보수집력으로 수도원에 숨어 있던 옛 돌치노파의 잔당인 레미지오와 살바토레를 색출, 덤으로 아드소가 사랑했던 마을 처녀까지 마녀로 몰아 체포하더니, 이를 빌미로 프란치스코회 성직자들 및 수도원장까지 이단으로 몰아가며 위협을 가합니다. 이 때문에 우베르티노는 밤중에 몰래 수도원을 떠나 피신해야 했고, 아드소는 윌리엄으로부터 마을 처녀가 마녀 혐의로 붙잡힌 이상 살아남긴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듣고 눈물로 밤을 지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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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끝에 레미지오가 수도원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의 범인이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수도원을 떠나던 당일에 말라키아가 이전의 피해자들과 같은 증세를 보이며 의문사를 당합니다. 분노한 윌리엄이 이에 대해 항의하였으나, 베르나르 기는 자신이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범죄를 해결할순 없는 노릇이니 남은 일은 수도원장에게 맡기겠다며 능구렁이처럼 발뺌하곤 자신의 목적만을 이룬 채 떠나 버립니다.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이단심문관의 모습이 강조되었으나, 베르나르 기는 사실 연대기를 여러 편 저술한 저명한 저술가이자 역사학자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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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남긴 각종 기록과 문헌을 보면, 기상 이변으로 인하여 발발한 끔찍한 홍수 때문에 역병과 기아로 고통받던 당대 민중들의 비참한 삶을 생생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영화판에서는 원작과는 달리 군중들에게 살해당하는 최후를 맞이합니다. 베르나르 기가 이단들을 적발해서 화형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원에 불이 나자 당황하는 민중들을 힘으로 억누릅니다. 결국 나중에는 문제 해결은 하지도 않은채 도망을 치다가 타고 있던 마차가 비탈길에 넘어지는 사고를 당합니다. 베르나르 기는 마차에 깔린채 다가오는 민중들에게 구해달라고 하였으나, 분노한 민중들은 오히려 마차를 밀어버렸고, 기는 마차와 함께 굴러 떨어져서 사망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교황파 등장인물 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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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베르트란도 델 포제토 추기경 – 당시 실제 이탈리아 오스티아 지역의 주교이자 추기경으로 프랑스인입니다. 작중에서 아드소는 그를 '마치 차기 교황인 것처럼 거들먹거리는'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그래도 처음부터 교황의 사냥개로서 황제파를 궁지로 몰아 넣을 궁리만 했던 ‘베르나르 기’와는 달리 나름대로 좋은 뜻을 품고 왔던 모양인지 교황파와 황제파의 대담이 몸싸움과 욕설이 난무하는 난장판이 되자 수도원장과 함께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사람들을 말리려 했습니다. 그럼에도 별 소용은 없었습니다.
29~32. 그외에 ‘파도바의 로렌초 데코아르콘’, ‘파리의 장 다노’, ‘장 드 본’, 그리고 ‘알보레아’는 토론 중 제롤라모 주교와 언쟁을 벌이다가 몸싸움 직전까지 갑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등장인물 마을 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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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마을 처녀 – 한밤중 뜬금없이 식당에 등장한 성명미상의 인물로 아드소의 순결을 접수했습니다. 이벤트 발생 그 과정이 호쾌한데 아드소를 보자마자 "너 참 잘생겼다"며 다짜고짜 덮쳤습니다. 중간에 살바토레와 잘못 엮이는 바람에 마녀로 몰려 화형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원작에서는 변명 한 번 해 볼 기회도 얻지 못하고 잡혀나온 와중에 아드소와 눈이 마주치자 필사적으로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냅니다. 아드소는 마음이 격하여 뛰쳐나가려고 하지만 윌리엄이 붙잡습니다. 아드소가 '마을 처녀를 위해 뭐라고 말이라도 해 달라.'고 윌리엄에게 애원하지만, 윌리엄은 "이미 상황의 주도권이 완전히 ‘베르나르 기’에게 넘어가 버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고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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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 등장은 이것으로 끝나고 이후 아드소가 자는 동안 베르나르 기 일행이 떠나면서 함께 끌려갔다고 언급됩니다. 윌리엄이 예측하기로는, 종교재판소까지 가기는커녕 그들이 가다가 들르는 어느 마을에서 본보기로 화형될 것이라고 합니다. 영화판에서는 수도원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 덕분에 화형이 집행되지 않았고 결국 목숨을 구합니다. 엔딩에서는 떠나는 아드소와 작별 인사를 나눕니다. 윌리엄은 아드소에게 사랑을 택할 것인지 믿음을 선택할 것인지 기회를 주었는데, 아드소는 윌리엄을 따라가기를 선택합니다. 아드소는 마지막에 '내가 사랑했던 소녀' 라는 식으로 자신이 이 처녀를 사랑했음을 밝히면서도 "스승님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언급인물 요한 2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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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배경상으로만 언급되는 실존 인물들을 다음과 같습니다.
34. 요한 22세 – 당시 교황으로 아비뇽 유수 기간 동안 세속권을 늘리려는 교황의 움직임이 신자들에게 곱게 보일 리가 없고, 주교 시절 공정왕 필립과 함께 성당기사단을 박해한 건도 있었기 때문에, 교황파 사절들을 제외한 작중 수사들은 요한 22세 이야기만 나오면 교황을 비난하기에 바쁩니다. 노년의 아드소는 요한 22세를 교황명으로 안 부르고 원래 이름인 '카오르의 자크'라든가, 아예 '사교의 우두머리'나 '늙은 여우' 등으로 지칭했습니다. 윌리엄도 "이만큼 탐욕스러운 교황이 없었다."고 비판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다시는 의로운 사람들에게 거역스러울 이 요한이란 이름을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언급인물 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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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루트비히 4세
36. 돌치노 – 극단적인 청빈을 주장하는 이른바 돌치노파를 일으켜 고위 성직자와 부자들을 척살하였다가 교황청에서 이단으로 정죄당한 수도자로 작중 시점에선 이미 종교재판으로 처형된 뒤입니다. 그를 추종했던 옛 돌치노파의 잔당들이 수도원에 있었습니다.
37. 로저 베이컨 – 영국 태생 프란치스코회 수사로 윌리엄의 스승으로 언급됩니다.
38. 오컴의 윌리엄 – 프란치스코회 신학자로 로저 베이컨과 함께 언급됩니다. 본래 움베르토 에코는 이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려 했으나, 지나치게 소설이 딱딱해질 것 같아 가공인물인 베스커빌의 윌리엄을 주인공으로 했다고 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언급인물 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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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성 토마스 아퀴나스 – 작중 수도원장이 그의 시신을 들고 내려오면서 명성을 쌓았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신학의 범주에 끌고 온 사람인지라 호르헤 수사와 윌리엄 수사의 시학 2권을 둔 언쟁에서 언급됩니다. 하필이면 그를 시성한 이가 작중에서 틈만 나면 까이는 요한 22세인지라 '꿀돼지'로 비하되기까지 합니다.
40. 성 프란치스코 – 교황파 수사들이 프란치스코회 수사들을 욕할 때 '거위를 타고 다닌 네놈들의 프란치스코' 정도로 욕하면서 언급됩니다.
41. 니콜라오 3세 – 전 교황으로 회칙 ‘그는 나가서 씨를 뿌렸다(Exiit qui seminat)를 통해 프란치스코회를 옹호하며 이에 이의를 제기할 시 파문을 각오해야 한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베르티노’는 이를 자신의 주장에 인용해 교황파 사절들을 위협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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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계기와 과정] 출판사에서 일하는 움베르토의 친구가 철학자나 사회학자 등 소설가가 아닌 사람들에게 짧은 추리소설을 써달라고 했었습니다. 당시 움베르토는 창작이나 대화체 문장을 쓰는 데 관심이 없다고 대답하면서, "내가 추리 소설을 쓰면 한 500 페이지는 되고 무대는 중세 수도원일 걸?"이라고 덧붙이며 거절했습니다. 그 뒤 움베르토는 집에 오자마자 책상 서랍을 뒤져 지금까지 자기가 수사들의 이름을 썼던 노트들을 찾았고, 문득 '어떤 책을 읽던 수도자가 독살을 당하는 이야기'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장미의 이름’의 집필 당시의 제목은 ‘수도원의 범죄사건’이었는데, 사람들이 사건에만 집중할 것 같아 ‘멜크의 아드소’로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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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가 ‘아드소’ 수사이니 제목이 엉뚱한 이미지를 주지도 않고, 알맞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출판사가 고유명사가 들어간 이름을 좋아하지 않아 결국엔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풍부하여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장미"를 제목에 넣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움베르토가 수도자가 독살 당하는 이야기를 떠올렸을 때만 해도 작중 배경은 현대였으며, 좌파 신문을 읽는 탐정 수도자를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도원이 가지는 '중세적인 느낌' 때문에 그는 오래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었던 중세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 움베르토가 중세 중에서도 14세기를 배경으로 고른 이유는 ‘오컴’의 ‘윌리엄’ 이후에야 그의 전문 분야인 진보된 기호 해석 이론이 나왔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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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아예 ‘오컴’의 ‘윌리엄’을 주인공으로 만들려고 생각도 해봤는데, 박식하긴 해도 너무 인간미가 없어서 ‘윌리엄’ 수사를 창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니 14세기의 프란치스코회 수사라면 영국인일지라도 청빈 논쟁에 참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따라서 이를 작 중의 주요 사건으로 삼았습니다. 14세기 중에서도 1327년 11월 말을 시간 배경으로 잡은 이유는 그 이후가 되면 역사대로 ‘체세나’의 ‘미켈레’가 아비뇽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이르면 시종들이 돼지를 잡지 않아 돼지피에 시체를 담글 수 없고, 그러면 요한묵시록을 따를 수 없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헌데 이렇게 해도 돼지를 잡을 만큼 날씨가 추워지지 않을 듯해서, 작중 수도원을 산 중에 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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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의 안타고니스트인 '부르고스의 호르헤'의 모델은 명백히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입니다. 이베리아 출신에 나이들어 눈이 먼 장서관 관장이라는 ‘보르헤’ 캐릭터가 달리 누가 있겠는가고 일부 독자들이 움베르토에게 물었습니다. 움베르토는 "단지 장서관을 지키는 장님이 1명 필요했으며, 그는 ‘보르헤스’일 수밖에 없어서 오마주의 의미로써 이름을 따왔다"고 답했습니다. 그렇게 등장인물을 만들 당시만 해도 그를 살인범으로 만들 건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소설의 도입부가 어렵다는 평에 대해, 움베르토는 일부러 그렇게 쓴 것이라면서 "산에 오르려면 산의 호흡을 알아야 하고, 내 소설을 읽으려면 내 소설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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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창작인물인 '바스커빌의 윌리엄'은 고전적인 추리소설에 대한 움베르토의 오마주입니다. 영국의 바스커빌 출신이라는 설정은 ‘셜록 홈즈 시리즈’의 ‘바스커빌 가의 개’에서 따온 것이고, 큰 키에 마른 몸, 번뜩이는 눈에 매부리코라는 외모 묘사나 초반에 꽤 폼 잡으면서 안경을 착용하는 묘사라든가, 수도원장의 말을 앉은 자리에서 찾아주며 자신의 추리과정을 설명해주는 모습이라든가, 생각을 정리할 때 어떤 약초를 씹으면서 생각에 잠긴다든가 하는 모습에서 홈즈형 탐정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세 식자들의 연역적 사고에 반하는 즉물적이고 직관적인 인간형을 그려낸 것입니다. 또한 조수 노릇을 하는 ‘아드소’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도 역시 홈즈의 조수 노릇을 했던 왓슨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셜록 홈즈 시리즈의 서술 방식에서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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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 등장하는 미로로 이루어진 장서관 역시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3차례에 걸쳐 개정판이 나왔는데, 발매 6년 뒤인 1992년에 미국과 일본에서 발매된 ‘장미의 이름’관련 서적을 구입하여 500개에 달하는 각주를 포함시킨 1차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아이마로’의 고향으로 나오는 알레산드리아는 움베르토의 고향으로, 움베르토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의 한 챕터를 할애해가며 고향에 대한 애향심을 드러낸 적이 있습니다. BBC의 World Book Club에서 움베르토 에코를 초대해 ‘장미의 이름’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현대의 가톨릭 성직자들은 이 소설이나 영화판의 줄거리를 자주 인용하는 편인데, 편협함과 지나친 엄격함의 예시로 ‘호르헤’를 들면서 사목생활 혹은 수도생활을 하는 이들의 반면교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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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내 신학과 철학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합니다. 소설의 주된 메시지의 하나인 "웃음은 우리에게 해악인가?"라는 주제로 ‘윌리엄’과 ‘호르헤’가 두어 번 신학적 논쟁을 벌이는 게 나오고, ‘윌리엄’과 수도원장, 그리고 또 ‘우베르티노’ 사이에서 이단의 보편성과 개별성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토론도 나옵니다. 이 논쟁은 소설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모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조사하여 나온 결과물입니다. 등장인물 일부는 아예 실제 인물입니다. 예를 들어 이단심문관 ‘베르나르 기’는 프랑스 파리의 주교였으며, 교황청의 허락 하에 움직였던 이단심문관으로서, 이단심문 관련 저서를 많이 저술했습니다. 이 저서를 읽어보면, 이단심문이란 오늘날 재판 이상으로 고도의 심리전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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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서 ‘베르나르 기’가 ‘레미지오’를 심문하는 과정은 이 소설에서도 극적인 부분인데, 하나의 사건이 서로의 유-불리가 얽혀 왜곡된 시선에 의해 어떻게 일그러지고 서로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지가 적나라하게 나타납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 기호학자로서의 현상을 받아들이는 데 주도적인 입장에선 서로의 견해가 실은 시대의 산물이며, 시대의 물결에 휩쓸려가는 개인의 절규를 방관자 입장으로 들을 수밖에 없는 움베르토의 고뇌를 고스란히 드러내줍니다. 이 모든 논쟁과 사건들을 결국 권력에 의지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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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과 ‘호르헤’의 웃음에 관한 논쟁, ‘호르헤’와 젊은 수사 간의 책에 대한 논쟁, 교황청 신학자와 프란치스코회의 논쟁, ‘베르나르 기’의 이단심문 등이 그 당시 절대라 믿던 신학과 그 신학의 표상이자 기호로서 미상불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높여진 책, 그리고 기호로서의 책이 대표하는 지식이라는 절대적 권력에 대한 집착을 보여줌으로서 결국에 중요한 것은 싸움이었지 무엇을 위해 싸웠나가 중요한 게 아니란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움베르토의 소설이 그렇듯이 ‘장미의 이름’ 역시 인간의 추호의 의심 없는 믿음에 대한 풍자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진실한 믿음에 대한 갈구를 그립니다. 꽤 유머스러운 부분도 있으며, 수도자의 일탈에 대한 묘사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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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그 자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요구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패러다임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감하고 "시학 2권"이라는 결정적인 도구를 사용해 마무리함으로써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새로운 고전으로 거듭났습니다. 비단 수도원 내부의 대립뿐 아니라, 작은형제회인 프란치스코회와 베네딕토회 간의 '소유'에 관한 신학적 대립과 수도원을 둘러싼 지역세력 간의 알력 다툼도 아주 자세하게 묘사했습니다. 움베르토는 ‘장미의 이름’을 두고 창작물이 아닌 '짜깁기 패러디물'이라고 말합니다. ‘장미의 이름’ 본문에 나오는 대사, 설명 등이 이런저런 중세 유럽 텍스트, 혹은 근대 서적에서 보고 바꾼 것이라는 겁니다. 워낙에 정교하게 쓰여진 책이라 명작을 만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썼다고 얘기한 평론가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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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당시는 물론이고 현재까지 그런 프로그램은 없으므로 반쯤은 경외의 의미가 담긴 평론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대해 에코는 "내가 컴퓨터를 살 수 있게 된 게 1980년이고 이 책은 1978년에서 1979년에 집필되었으니, 그게 말이 되냐."고 일갈했습니다. 중세 수도원 생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료로 읽어도 좋을 만큼, 수도원의 일상과 수도원의 내부 구조와 수도자들의 생각 등을 치밀하게 묘사했습니다. 게다가 중세 수도원의 도서관 얘기도 나오기 때문에 도서관 역사 관련서적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이 소설을 처음부터 제대로 이해하며 읽고 싶으면, 서양 중세사, 서양 철학사, 그리스도교 중세 신학사, 덤으로 과학사의 흐름을 기본적으로 알아야만 합니다. 해당 분야에 배경이 부족한 독자에게는 고역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얕은 지식이나마 있다면 매우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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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 프랑스 감독인 ‘장 자크 아노’가 감독을 맡고 ‘숀 코너리’가 주연한 영화로 1986년에 개봉했습니다. 음악은 ‘타이타닉’, ‘아바타’의 ‘제임스 호너’가 맡았고, 이탈리아, 프랑스, 서독이 합작하여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미국 배급은 20세기 폭스사가 맡았습니다. 영화화가 불가능하다는 우려처럼, 초반은 멋진 각색으로 시작하지만 후반부는 시간에 쫏긴듯 원본을 답습했습니다. 시간을 가지고 2부작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이로 인해 영화는 원작의 신학논쟁은 사라지고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숀 코너리’와 함께 신인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꽃미모와 헬보이로 유명한 ‘론 펄먼’도 이 영화에서 미치광이 수도자인 ‘살바토레’로 등장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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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심문관인 ‘베르나르 기’ 역에 ‘아마데우스’에서 ‘안토니오 살리에리’ 역을 맡았던 ‘F. 머레이 에이브러햄,’ 눈먼 ‘호르헤’ 역에 오페라 가수 ‘표도르 샬리아핀’의 아들이자 역시 명배우였던 ‘표도르 샬리아핀 주니어’ 등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다수 출연하였습니다. 영화에서는 ‘아드소’ 수사와 사랑을 나눈 그 시골 여자가 살아남는 걸로 묘사되지만, 이는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각색입니다. 또한 이단 심문관들이 농부들에게 공격받는 것도 나오지만, 이도 소설과 다릅니다. 감독은 수사 ‘윌리엄’의 활약은 간소하게 남겨 두고, 종교적 광신의 불합리함과 사랑에 집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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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여러가지 소도구들은 움베르토의 고증 정신을 영화에서 살리려고 원작의 시대배경을 기준으로 그보다 나중 시대 때 나온 소품을 소품 제작 대상에서 철저하게 제외시켰습니다. 이런 철두철미한 고증을 통해 완성된 소품들은 훌륭한 시대 고증과 퀄리티 덕에 영화 촬영 뒤에 교회 관계자들에게 팔려나갔습니다.
[드라마] 이탈리아 Rai 1에서 ‘장미의 이름’을 드라마화 해서 1시즌 8회를 화수 일주일에 두번씩 2019년 5월 4일에 1,2화를 시작으로 5월 25일에 7,8화까지 방송했습니다. 배스커빌의 ‘윌리엄’은 ‘존 터투로’, 멜크의 ‘아드소’는 ‘다미안 하르둥(Damian Hardung)’, 늙은 ‘아드소’의 목소리로는 ‘피터 데이비슨’이 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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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년 1월 5일 ~ 2016년 2월 19일)의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를 살펴보았습니다.
20세기에 발간된 우수하고 의미있는 책 100권 중 그 스물 아홉번째 책, 밀란 쿤데라(Umberto Eco, 1932년 1월 5일 ~ 2016년 2월 19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The Name of the Rose, 1984)편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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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by 黃薔 2022. 4. 21
https://youtu.be/AEyBDdTWioM
028.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20세기에 발간된 우수하고 의미있는 책 100권 중 그 스물 여덟번째 책,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장미의 이름(일 로메 델라 로사Il nome della ros, The Name of the Rose, 1980)’ 를 시작합니다. 도서관에 비치된 ‘논문 잘 쓰는 방법'으로 저역시 석박사 논문 작성의 도움을 받았던,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년 1월 5일 ~ 2016년 2월 19일)와 장미의 이름(일 로메 델라 로사Il nome della ros, The Name of the Rose, 1980)’속으로 빠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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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1.5 ~ 2016.2.19)는 이탈리아 왕국 피에몬테 알레산드리아에서 회계사로 3차례 참전용사인 아버지 줄리오(Giulio)와 어머니 지오반나(Giovanna) 사이에서 1932년 1월 5일 태어난 이탈리아의 기호학자, 미학자, 언어학자, 철학자, 소설가, 역사학자입니다. 아버지 줄리오(Giulio)는 13형제가 있었습니다. 움베르토의 성씨인 ECO는 ‘선의선물’이라는 뜻의 라틴어 "엑스 카에리스 오브라투스(ex caelis oblatus)"의 약자로 고아로 무연고자였던 움베르토의 할아버지가 시에서 받은 성씨라고 합니다. 2차 대전중, 움베르토와 어머니 지오반나(Giovanna)는 피에몬테(Piedmontese) 산 기슭의 작은 마을로 피난을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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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는 이 곳에서 살레지오 수도회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책을 좋아했지만 책 살 돈은 없었던 소시민 가정에서 자란 움베르토는 법학을 공부하라는 회계사 아버지의 바람을 저버리고 토리노대학(University of Turin)에서 중세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습니다. 22살때인 1954년에 토리노대학 문학부에서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적 문제(Il problema estetico in san tommaso)'라는 논문으로 철학석사(라우레아Laurea)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 라우레아 학위는 2ndary post-graduate 학위로 미국 학위체계에 따르면 석사학위와 동등합니다. 학위증에 보통 독터라 표시되는 바람에 받가학위로 오해되기도 합니다.) 이 논문은 다시 손질하여 1956년 생애 첫 저서인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문제’를 출간했습니다. 1956년부터 1964년까지인 그의 대학 시절 로마 가톨릭을 떠나며 신앙 생활을 중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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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영방송 ‘라디오텔레비지오네 이탈리아나(RAI, Radiotelevisione Italiana)’에서 문화편집자로 일하며 튜리노대학에서 공부하였습니다. 움베르토는 1962년 결혼한 독일인 미술 교사 ‘레나테 램지(Renate Ramge, 1935~)’와 사이에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아들은 로마의 방송국 피디인 ‘스테파노’이고 딸은 밀라노에서 건축가로 활동 중인 ‘카를로타’입니다. 그 후로도 움베르토 에코는 주로 이곳 밀라 노에서 생활하며 50대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의 소설 6권 전부 초판 출판 모두 이곳 밀라 노에서 간행되었습니다. 약 40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으며 무려 9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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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이탈리아 교수시험에 합격하여 볼로냐 대학 기호학 조교수가 되어 평생 후학을 양성했습니다. 거기에 80년대까지만 해도 본인이 재직하던 볼로냐 대학교 도서관의 모든 책의 위치를 알고 있었고 한번 읽은 책은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았을 만큼 기억력의 천재였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에서 퍼스널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지식을 쌓은 박식한 사람이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과 중세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부터 현대의 대중문화와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에 이르기까지 미학, 기호학, 문학, 에세이, 문화 비평 등의 영역에서 이론과 실천의 경계를 넘나들며 경이로운 저술 활동을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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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계의 T-Rex(티라노사우르스)로 불릴 만큼 엄청난 양의 독서에서 비롯된 깊이 있는 비평과 수필글로도 유명했습니다. 1980년, 첫번째 소설로 본격 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전 세계 지식인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기호학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1988년 출판된 두번째 소설 ‘푸코의 진자’는 독자들의 찬사와 교황청의 비난을 한몸에 받으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또한 이탈리아 제임스 조이스 학회의 명예 이사였으며, 기호학 저널 베르수스 편집자, 컬럼비아 대학교 방문교수, 예일 대학교 방문교수, 볼로냐 대학교 교수, 이탈리아 인문학 연구소 소장이었고, 콜레주 드 프랑스, 하버드 대학교, 케임브리지 대학교,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강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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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제기호학회 명예 회장이었으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습니다. 볼로냐 대학교의 기호학 교수였으나, 2007년 75세의 나이로 은퇴하였습니다. 은퇴 이후에도 미학, 기호학, 문학, 에세이, 문화 비평 등의 영역에서 이론과 실천의 경계를 넘나들며 저술 활동을 펼쳤습니다. 움베르토는 존재하는 사진의 절반이 흡연하는 사진일 정도로 궐련, 시가, 파이프 등등 여러 가지 종류의 담배를 즐긴 애연가였습니다. 움베르토는 생전에 "누군가가 나에게 시가를 선물하면 그 사람이 자신의 반지를 빼서 끼워주는 부자로 보인다" 라며 흡연에 대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혹자들은 그런 움베르토를 향해 "궐련을 피우다 폐암으로 죽으면 개죽음이고 시가를 피우다 죽으면 품위있는 자살"이라는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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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노년에 가서는 금연했는데, 그 반동으로 대신 위스키를 껴안고 살았다고 합니다. 움베르토는 '축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축구와 축구 팬을 통해 당시 이탈리아 사회에 만연하던 집단주의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탈리아 온 나라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만연하다보면 사회 자체가 경직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다름'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결국 일상적 파시즘으로 귀결됩니다. 즉, 나와는 다른 사람에게 굉장히 매몰차게 행동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움베르토는 카메라나 사진을 찍는 행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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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프랑스 남부 해변을 여행하며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았지만 인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추억은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로인해 젊고 어린 세대들의 카메라 의존증과 사진에 집착하는 행위를 회의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대학도서관에 1977년 출간된 움베르토의 ‘논문 잘 쓰는 방법'이 비치되어 학생들의 논문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파시즘 분석 에세이 ‘우르 파시즘(Ur-Fascism)’은 움베르토가 극우파의 준동을 상당히 우려했음을 알수 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2016년 2월 19일 향년 84세의 나이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밀라노에있는 자택에서 오랜 췌장암투병 끝에 사망하였습니다. 장례는 2016년 2월 23일 밀라노에서 거행되었는데,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인문학계 거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습니다.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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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의 작품으로는 소설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 외에도 동화로 1988년 출간한 ‘폭탄과 장군’, ‘세 우주 비행사’ 등이 있고, 이론서로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의 문제’, ‘열린 작품’, ‘기호학 이론’ 등 다수가 있습니다. 나이 70대인 2011년에 출판한 그의 저서 제목에 '젊은 소설가의 고백(Confession of a young novelist)'이라 한 이유는 자신의 나이는 70대지만 실제 데뷔는 50대에 했으니 자신은 데뷔 20년밖에 안 되는 젊은 소설가이기 때문에 붙인 제목이라고 했습니다. 이 소설에서 고백하길,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해 석사 논문을 써서 낼 때 심사하던 교수들이 논문을 탐정소설처럼 썼다고 지적했는데 이후 모든 논문은 이렇게 써야 된다고 생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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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의 저서들은 서구 문명이나 역사에 대한 매우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몇 번에 걸쳐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움베르토의 소설의 특징은 진실과 허구 사이의 줄타기입니다. 그게 과학적이든, 비과학적이든, 등장인물들은 주어진 시공간 안에서 진실과 허구를 구별하기 위해 애를씁니다. 이러한 구도는 진리의 존재유무와 연결되고, 움베르토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진공의 유무에 대한 토론을 통해 표현되기도 합니다. 또한 초기 소설인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의 경우, 본인의 학문 분야인 기호학과 해석학과도 연관됩니다. '장미의 이름'에서는 기호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답을 찾아내는 경우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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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의 해석은 해석일 뿐, 그것이 실상과 엄연히 구분됩니다. '푸코의 진자'에서는 자의적 해석과 추측이 가져올 최악의 경우인 음모론의 현실화를 경계합니다. 본인이 그 분야의 대가임을 볼 때, 이것은 그 분야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성하는 모습입니다. 움베르토가 소설을 쓸 때 사전 조사와 구상을 통해 소설 속 세계를 완벽하게 만든 후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장미의 이름'의 경우 캐릭터들뿐 아니라 주무대인 수도원의 구조, 인물들 스케치 등을 2년간 했고, '푸코의 진자'를 쓸 때는 몇 달간 소설의 주무대인 곳을 지나다니며 아이디어를 녹음했습니다. 움베르토의 기호학 저서들은 명저로서 이론은 그의 스승인 ‘루이지 파레이손’의 '해석' 이론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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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독자에게 주어지는 순간 독자에게 해석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소설에 대한 질문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으로 가급적 대답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작품이 끝나면 작가는 죽어야 한다. 죽음으로써 그 작품의 해석을 가로막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말년까지도 신문칼럼을 '미네르바의 성냥갑(La bustina di minerva)'이라는 이름으로 이탈리아의 신문 '라 레푸불리카(La Republica)'와 '레스프레소(L'Espresso)'에 기고했습니다. 2010년 출간한 '프라하의 묘지'는 그 진위가 불분명한 '시온 의정서'라는 문서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어떤 반유대주의자가 유대인을 욕보이기 위해 '시온 의정서'를 조작해낸다는 것이 그 줄거리로 소설은 슬프게 끝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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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당시 교황과 황제 사이의 세속권을 둘러싼 다툼, 교황과 프란체스코 수도회 사이의 청빈 논쟁, 제국과 교황에 양다리를 걸치려는 베네딕토 수도회의 입장, 수도원과 도시 사이에 흐르는 갈등 등도 다룹니다. 이탈리아에서 1980년 처음 출판되었습니다. 1986년 장 자크 아노 감독, 숀 코너리 주연으로 영화화되었습니다. 프란체스코 수도사, 바스커빌 출신의 ‘윌리엄’과 그를 모시는 수련사, 멜크 수도원의 ‘아드소’는 황제측과 교황측 사이의 회담 준비를 위해 회담이 열릴 수도원에 도착합니다. 그 수도원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져서 원장은 ‘윌리엄’에게 이 사건을 풀어달라고 간청합니다. 사건을 조사하는 동안에도 몇몇의 수도사들이 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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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은 이 사건의 중심에 미궁의 장서관이 있다고 보고 그곳을 조사하는 한편, 수도사들을 탐문합니다. 결국 ‘윌리엄’은 여러 자료를 통한 추론으로 장서관의 밀실에 들어갈 방법을 찾아냅니다. 장서관의 밀실에는 ‘윌리엄’의 예상대로 ‘호르헤’ 노수도사가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윌리엄’과 ‘호르헤’는 마지막 논쟁을 펼칩니다. 장서관의 비밀을 지키려는 ‘호르헤’에 의해 장서관은 불에 휩싸입니다. 본관 3층의 장서관에서 본관 전체로, 본관에서 다른 건물로 계속 불이 옮겨 붙고, 그 불은 사흘 동안 타오릅니다. 기독교 최대의 장서관을 자랑하던 그 수도원은 결국 폐허가 됩니다. 이후 ‘아드소’는 멜크 수도원으로 돌아가고 ‘윌리엄’은 흑사병 유행기에 사망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서문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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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일 로메 델라 로사Il nome della rosa, The Name of the Rose)’은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로 1327년 11월의 이탈리아 어느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살인 사건을 다룬다. 서문의 내용은 모두 움베르토가 짠 설정이며 특히 ‘아드소’를 인용했다는 ‘밀로 테메스바르’라는 작가는 움베르토가 만들어낸 가상 인물로, 현실에서 움베르토가 봄피아니 출판사 사장을 낚거나 다른 사람들을 골려주는 데도 사용된 바가 있습니다.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는 자기가 번역한 작품이라고 컨셉질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1968년 8월 16일, 움베르토는 뱅자맹 발레 수사가 펴낸 ‘마비용 수사의 편집본을 바탕으로 불역한 멜크 수도원 출신의 아드송의 수기’를 손에 넣는데, 멜크 수도원에서 발견된 14세기의 수기를 복원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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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과 엿새 뒤에 소련군이 움베르토가 머무르고 있던 프라하를 침공했고, 이 때문에 움베르토는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어 린츠와 빈을 거쳐 다뉴브 강을 오르는 배를 탔습니다. 배를 탄 동안 움베르토는 이 책을 번역했습니다. 배는 멜크에 이르렀으나, 움베르토는 멜크 수도원의 도서관에서 ‘아드소’가 쓴 수기의 사본을 찾지 못합니다. 그러다 잘츠부르크에 이르기 전 한 호텔에서, 동행하던 친구와 짐이 엇갈려 발레의 원본을 잃어버리고, 움베르토에겐 번역 노트만 남았습니다. 몇 달 뒤, 파리에서 움베르토는 책의 족보를 파악하기로 마음을 먹고, 번역하면서 같이 써놓은 참고 도서 목록을 바탕으로 조사를 해 나가나, 그리 썩 만족스러운 결과는 얻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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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 책이 위서가 아닌가 하는 의심만 얻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1970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작은 고서점에서, 그 수기의 대목들을 인용한 이탈리아어로 된 책을 발견합니다. 움베르토는 여기서 ‘아드소’가 실존 인물임을 확신합니다. 움베르토는 수기를 읽으면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수도원의 위치는 북부 이탈리아의 프랑스 접경지대, 시간대는 1327년 11월 말 경, 수기가 쓰인 시기는 1380~90년대 정도로 추측했습니다. 그러고나서 이 번역본의 문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고민한 끝에 심한 일부분을 제외하고 라틴어 어구를 그대로 남기기로 결심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Note]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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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아드소’ 수사는 7일 동안 수도원에서 있었던 일을 다루었고, 이를 수도원의 전례 시간과 일치하는 시간대로 나누어 기록했습니다. 움베르토는 3인칭으로 되어 있는 부제는 발레 수사가 붙인 것으로 추측합니다. 아래는 수도원의 전례 시간에 대한 설명입니다.
조과: 새벽 2:30~3:00, 성무일도의 시작.
찬과: 오전 5:00~6:00.
1시과: 오전 7:30, 해 뜨기 직전.
3시과: 오전 9:00.
6시과: 정오, 점심 시간.
9시과: 오후 2:00~3:00.
만과: 오후 4:30, 해 질 녘.
종과: 오후 6:00, 잠자리에 드는 시간.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프롤로그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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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노년의 ‘아드소’는 멜크 수도원의 독방에서 수기를 쓰며 사건이 일어난 당대의 시대상을 설명합니다. 14세기 초에 교황 클레멘스 5세가 교황청을 로마에서 아비뇽으로 옮긴 이후, 지역 군주들은 로마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게 되었고, 로마는 혼란의 도가니가 됩니다. 그러던 1314년,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 선제후 5명이 루트비히 4세를 황제로 선출하나, 그와 비슷한 시기에 선제후 2명은 미남왕 프리드리히를 대립황제로 선출합니다. 1316년, 아비뇽에선 요한 22세가 선출됩니다. 1322년, ‘루트비히’는 정적인 ‘프리드리히’를 사로잡아 거세시켜버립니다. 그가 확고한 황권을 잡자, 그를 경계한 요한 22세는 그를 파문시켜버립니다. 황제도 이에 맞서 교황을 배교자라 비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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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에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체세나의 미켈레’는 그리스도의 청빈 논쟁에 대해 수도회 내 엄격주의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그리스도와 사도들은 물건을 소유하지 않았고, 그저 사용권만 가지고 있었노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세속권을 강화하던 교황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이었던지라, 1323년, 교황은 회칙 ‘몇몇 사람들 때문에(Cum inter nonnullos)’를 선언해 프란치스코회의 몇몇 신학자들을 이단으로 몰아버립니다. 루트비히 황제는 교황과 대립하는 프란치스코회를 자신의 동맹으로 보고, 그들을 지원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327년에 루트비히는 밀라노로 내려와 대관식을 진행합니다. 당시 ‘아드소’는 베네딕토 수도회 소속으로 멜크 수도원에 기거하던 젊은 수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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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버지는 루트비히 황제의 직신이었던지라, 아들에게 황제의 대관식도 보게 할 요량으로 ‘아드소’를 데리고 이탈리아를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피사가 포위되고, 아버지는 피사의 전투에 집중하느라 ‘아드소’를 관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아드소’는 ‘토스카나’의 여러 도시를 방랑하는데, 그게 마땅찮았던 아버지는 ‘아드소’를 프란치스코회의 박식한 수사, 바스커빌 출신의 ‘윌리엄’의 필사 서기 겸 시자로 보내버립니다. ‘아드소’는 ‘윌리엄’의 풍모와 지혜에 감명을 받고, 그와 함께 사건이 터진 수도원을 향해 길을 떠나게 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1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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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일] 1시과 – 이윽고 수도원이 있는 산기슭에 이릅니다. ‘윌리엄’ 수사가 기적에 가까운 현자의 통찰을 보입니다. 11월 말의 어느 날 아침, 노새를 탄 ‘윌리엄’과 ‘아드소’는 수도원에 거의 도착합니다. 그러던 중 세 갈래길에서 둘은 수도원의 식료계 담당 수사인 ‘레미지오’와 수도원 시종들을 만납니다. 그 때 ‘윌리엄’은 말을 보거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않고선 그들이 '브루넬로'라는 이름의 말을 찾고 있다는 것과, 그 말의 외양이 어떠한지를 알아 맞춥니다. 그리고 ‘레미지오’에게 그 말이 어디로 갔는지를 가르쳐주어 수도원에 들어가기도 전에 자신이 신통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퍼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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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과 – ‘윌리엄’ 수사가 수도원장과 담소하면서 그의 미욱함을 깨우칩니다. 수도원에 도착한 ‘윌리엄’과 ‘아드소’는 ‘레미지오’에게 기숙사 방을 안내받습니다. 3시과 쯤에, 수도원장이 둘의 방에 들어옵니다. 수도원장은 ‘윌리엄’의 통찰력과 이단심문관으로서의 명성을 칭송하며 수도원 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에 대한 도움을 구합니다. 그 사건이란, 젊고 유능하던 채식 장인인 ‘아델모’ 수사가 본관 옆 벼랑에 떨어진 시체로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별 상황 설명을 듣지 않고도 사건의 정황을 알아 맞추는 ‘윌리엄’에게 수도원장은 다시 감탄합니다. ‘아델모’가 사라진 시간대로 보아 그는 한밤중에 죽은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본관의 창문이 닫혀 있었으니 자살은 아닌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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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장은 한밤중 본관에 들어갈 수 없다는 금기를 깨고 들어갈 만한 사람이 같은 수사 말고는 없기 때문에, 수도원 안에 있는 60여 명의 수사들 중 하나가 범인일거라 추측합니다. 수도원장은 ‘윌리엄’이 수도원을 마음껏 돌아다니는 것을 허락하나, 기밀 유지의 목적으로 ‘아델모’가 떨어지기 직전에 있었을지도 모를 본관 2층의 장서관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못을 박습니다. 마지막으로 ‘윌리엄’은 수도원장에게 ‘우베르티노’ 수사의 안부를 묻고, 그를 만나러 가기로 합니다. 수도원장이 방문을 나서는 순간, 귀청을 찢는 듯한 비명이 몇 차례 계속됩니다. ‘윌리엄’은 당황하나, 수도원장은 "이맘때엔 돼지를 잡는다"며 이를 무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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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과 – ‘아드소’는 교회 문전 장식에 탄복하고, ‘윌리엄’ 수사는 카잘레 사람 ‘우베르티노’와 재회합니다. ‘아드소’는 교회 흉벽의 장식을 감상하다가 성경을 처음 읽을 때부터 보게 된, 최후의 심판 같은 환상을 보게 됩니다. 그러던 중 누군가의 목소리가 ‘아드소’의 환상과 ‘윌리엄’의 명상을 깨게 되는데, 자신을 ‘살바토레’라 소개한 그는 둘에게 '회개하라'는 요지의 설교를 합니다. ‘윌리엄’이 그에게 프란치스코회의 이단파가 아니냐면서 꾸짖자, 그는 낯빛이 창백해지고선 물러갑니다. 6시과가 되어 ‘윌리엄’은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는 ‘우베르티노’와 재회합니다. 18년 만에 만난 둘은 서로 감격해 포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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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으로 있을 프란치스코회와 교황청 사이의 협의에 대해 논의합니다. 그러던 중 이야기의 화제는 ‘윌리엄’이 이단심문관을 하던 때로 넘어가는데, 이단에 대한 입장 차이,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육체적 사랑의 차이 등으로 언쟁을 하게 됩니다. 결국 ‘우베르티노’는 ‘윌리엄’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를 받아들입니다. ‘우베르티노’는 안부를 물으며 ‘윌리엄’에게 수도원에 떠도는 욕망과 허영, 죽은 ‘아델모’와 아델모의 친구 사이에 감돌았던 이상한 분위기에 대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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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과까지 – ‘월리엄’ 수사가 본초학자 ‘세베리노’와 약초 이야기를 나눕니다. 교회에서 빠져나온 둘은 수도원 안내를 명령받은 본초학자 ‘세베리노’를 만나게 됩니다. ‘윌리엄’은 그와 약초 및 서적 이야기를 나누다가 넌지시 ‘아델모’로 주제를 바꿔서, ‘아델모’가 주로 베난티오·호르헤·베렝가리오와 가깝게 지냈으며, 특히 ‘베렝가리오’와는 수련수사 시절을 같이 보낸 동년배 사이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윌리엄’은 ‘세베리노’에게 본관까지의 안내를 부탁해 문서 사자실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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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과 이후 – ‘월리엄’ 수사 일행이 문서 사자실로 들어가 학승, 필사사, 주서사, 그리고 가짜 그리스도의 도래를 예언하는 장님 노인을 만납니다.
만과 – 수도원 내부를 샅샅이 돌아본 ‘윌리엄’ 수사는 ‘아델모’ 수사의 죽음과 관련, 몇 가지 추론을 한 다음 유리를 세공하는 수사와 독서하는 데 필요한 유리 및 읽기를 탐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유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종과 –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수도원장의 환대를 받습니다. 이 자리에서 ‘윌리엄’ 수사와 ‘호르헤’ 수사는 언성을 높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2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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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일] 조과 – 신비로운 법열의 순간이 피비린내 나는 사건으로 부서집니다.
1시과 – 웁살라 사람 ‘베노’와 아룬델 사람 ‘베렝가리오’가 새로운 사실을 털어놓고, ‘아드소’는 참회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게 됩니다.
3시과 –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입심 사나운 수사들의 언쟁을 구경하고, 알레산드리아 사람 ‘아이마로’는 두 사람에게 수도원 분위기를 전해 줍니다. ‘아드소’는 성성과 악마의 똥에 관하여 묵상합니다. 이어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문서 사자실로 들어갑니다. 윌리엄 수사가 의도적으로 웃음을 옹호함으로써 미끼를 던지나 뜻하던 바를 얻어내는 데는 실패합니다.
6시과 – ‘베노’는 이상한 이야기를 합니다.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이로써 수도원 생활에 관한, 기묘한 것들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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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과 – 수도원장은 수도원 재물을 은근히 자랑하는 한편, 이단에 대한 그의 두려움을 피력합니다. 결국 아드소는 섣불리 세상에 발을 내민 건 아닌가 번민합니다.
만과 이후 – 이 장은 짧지만 ‘알리나르도’ 노인의 암시를 통해서 장서관 내력과 미궁 같은 장서관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게 되는 중요한 장입니다.
종과 – 두 사람은 본관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상한 침입자와 기괴한 기호로 된 비밀 문서, 그리고 서책 1권이 발견되나 이 서책은 곧 그들 앞에서 사라집니다. 두 사람은 다음 몇 장에 걸쳐 이 서책을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윌리엄 수사는 귀중한 안경을 도둑맞는데, 이 역시 끊이지 않는 사건 중 하나에 불과할 것입니다.
한밤중 – 두 사람은 마침내 장서관의 미궁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미궁 안에서 기이한 환상에 홀려 그만 길을 잃고 방황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3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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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일] 찬과에서 1시과까지 – 행방이 묘연해진 ‘베렝가리오’의 방에서 피 묻은 천이 발견됩니다. 이것뿐입니다.
3시과 – ‘아드소’는 문서 사자실에서 자기 수도회의 역사와 서책의 운명을 묵상합니다.
6시과 – 아드소는 살바토레로부터 과거를 듣습니다. 몇 마디로는 요약될 수 없을 만큼 길고 복잡한 이야기인데, 아드소는 이 이야기를 듣고 오래 생각에 잠깁니다.
9시과 – 윌리엄 수사는 아드소에게 이단의 흐름과 교회에서의 평신도의 역할, 그리고 보편적인 법칙에의 접근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의혹을 고백합니다. 이어서 그는 베난시오가 그린 기이한 기호를 읽어 내었노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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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과 – 수도원장은 객승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윌리엄 수사는 미궁의 수수께끼를 깨뜨리기 위해 기상천외한 생각을 해내고, 가장 이성적인 방식으로 성공합니다.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일을 끝낸 연후, 건락 떡을 먹습니다.
종과 이후 – 우베르티노는 아드소에게 돌치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드소는 혼자 장서관에 들어가 돌치노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책을 읽다가 아름답지만 피에 굶주린 천사 같은 어떤 처녀를 만납니다.
한밤중 – 기진한 ‘아드소’는 윌리엄 수사에게 죄를 고해하고, 창조의 계획에서 여자의 역할에 대해 명상합니다. 이어서 두 사람은 시신 1구를 찾아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4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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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일] 찬과 – 윌리엄 수사와 세베리노는 베렝가리오의 시신을 검사하다가, 익사체에게서는 보기 드물게 혀가 까맣게 변색되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두 사람은 독극물 및 과거에 있었던 독극물 도난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1시과 – 윌리엄 수사가 살바토레와 레미지오를 유도 신문, 그들의 과거를 실토하게 합니다. 세베리노가 도난당한 윌리엄 수사의 안경을 갖고 옵니다. 그 직후에 니콜라가 새 안경 1벌을 깎아 옵니다. 이로써 6개의 눈을 갖게 된 윌리엄 수사는 베난시오가 남긴 글을 해독하려 합니다.
3시과 – 아드소는 사랑의 고통으로 몸부림칩니다. 윌리엄 수사는 베난시오의 암호문이 쓰인 양피지를 들고 돌아옵니다. 해독은 끝났지만 암호문 자체는 여전히 해독이 불가능합니다.
6시과 – 아드소는 송로버섯을 따러 나갔다가 수도원으로 들어오는 황제 측 사절인 프란치스코회 대표들을 목격합니다. 이들은 윌리엄 수사와 우베르티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러던 중에 교황 요한 22세를 비난하는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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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과 – 베르트란도 델 포제토 추기경이, 베르나르 기를 필두로 한 아비뇽 사절단을 이끌고 수도원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도착 직후부터 이 두 거물이 꾸는 꿈은 각각입니다.
만과 – ‘알리나르도’가 의미심장한 말을 합니다. 윌리엄 수사는 일련의 의심할 수 없는 오류를 통해 개연적 진리에 이르는 그의 방법을 밝힙니다.
종과 – ‘살바토레’가 ‘아드소’에게 놀라운 주술을 가르쳐 줍니다.
종과 이후 –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는 다시 장서관 미궁으로 들어가 '아프리카의 끝'에 이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4'의 첫 번째와 7번째가 무언인지 알지 못해 방안으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곳에서 아드소 수사의 상사병이 재발합니다. 그러나 아드소는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이를 이겨냅니다.
한밤중 – 살바토레는 엉뚱한 짓을 하다가 발각되어 ‘베르나르 기’의 문초를 받습니다. ‘아드소’가 그리워하던 여자는 마녀로 체포됩니다. 모두들 뒤숭숭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게 되는 밤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5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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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일] 이 소설의 첫번째 클라이막스로 황제파 사절들과 교황파 사절들 사이의 혼란스러운 종교 논쟁과 그야말로 처절한 이단 심문 과정이 묘사됩니다.
1시과 – 그리스도의 청빈에 대해 양 진영의 사절이 갑론을박하다가, 급기야는 이전투구를 벌이기에 이릅니다.
3시과 – ‘세베리노’는 윌리엄 수사에게 이상한 서책 이야기를 합니다. 윌리엄 수사는 양측 사절단 앞에서 세속의 권력에 대한 기묘한 논리를 폅니다.
6시과 – 세베리노는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가 찾아냈던 서책은 종적을 감추고 맙니다.
9시과 – 심문이 진행됩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의 심정은, 나남 없이 모두 미쳐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착잡해집니다.
만과 – ‘우베르티노’가 망명도생(亡命圖生)하고, 베노는 규칙을 준수하기 시작합니다. 윌리엄 수사는 그날 마주친 탐욕의 몇 가지 유형에 대해 숙고합니다.
종과 – 노수사 ‘호르헤’는 가짜 그리스도의 도래에 관해 열변을 토하고, 아드소는 고유 명사의 힘을 발견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6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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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일] 조과 – 찬미가 ‘세데룬트’가 울려 퍼지고 있을 동안 말라키아 수사가 바닥에 꼬꾸라집니다.
찬과 – 새 식료계는 임명되나 장서관 사서 쪽으로는 소식이 없습니다.
1시과 – 지하 보고(寶庫)에서 니콜라는 윌리엄 수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3시과 – 아드소는 찬미가 ‘디에스 이라이’를 들으며 꿈을 꿉니다. 아니, 환상을 보았다고 해도 좋습니다.
3시과 이후 – 윌리엄 수사가 아드소의 꿈을 해몽해 줍니다.
6시과 – 윌리엄 수사는 장서관 사서의 계보를 더듬습니다. 수수께끼의 서책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이로써 드러납니다.
9시과 – 수도원장은 윌리엄 수사의 따가운 질문을 받지 않으려고 공연히 보석 이야기로 너스레를 떨다가, 윌리엄이 몰아치자 살인 사건 조사를 더 이상 진행시키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만과와 종과 사이 –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은 혼돈 상태가 간략하게 설명될 뿐입니다.
종과 이후 – 거의 우연히 윌리엄 수사는 '아프리카의 끝'으로 들어가는 비밀을 알아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제7일]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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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일] 이 소설의 2번째 클라이막스로 살인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며 범인의 발악으로 수도원 전체가 불타오르는, 그야말로 세기말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한밤중 – 내용 소개만 간략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이 장(章)의 부제는 엄청나게 길어질 터입니다. 그만큼 이 장에서는 많은 것이 드러납니다.
한밤중 – '세계를 태울 만큼 큰 불'이 터지고 지나친 믿음이 지옥을 불러들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 [뒷말]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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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말] 수도원은 사흘 밤낮으로 불타올랐고, 사람들도 진화를 포기합니다. 몇몇 사람들은 타다 남은 폐허에 들어가 보물 등을 얻어내려 했고, 시체는 그동안 방치되었습니다. 화재 사흘째서야 남은 사람들은 시체를 매장하고 부상자들을 치료했다고 전해집니다. 윌리엄 수사와 아드소 수사는 수도원에서 탈출해 숲 속을 방황하던, 이른 바 '무연고 재산'인 말들을 잡아 타고 수도원을 벗어납니다. 그동안 정세는 루트비히 황제에게 불리하게 돌아갑니다. 황제는 요한 22세와의 화해를 포기하고 대립교황 니콜라오 5세를 옹립합니다. 마르실리오와 장 됭의 장은 요한 22세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황제는 교황에게 사형 판결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계속된 황제의 실정으로 로마는 황제에게 반기를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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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는 결국 피사로 돌아가야 했고, 교황파 사절단이 로마에 개선하고맙니다. 아비뇽에 갔던 미켈레가 피사로, 또는 황제에게로 피신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황제는 뮌헨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신변에 위협을 느낀 윌리엄과 아드소는 뮌헨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 이탈리아의 황제 지지 세력인 ‘기벨리니’가 무너지고 니콜라오는 목을 매달아 버립니다. 아드소의 집안에선 아드소가 멜크로 돌아오길 바랐기 때문에, 뮌헨에 이른 둘은 눈물을 흘리며 이별합니다. 아드소를 떠나보내며, 윌리엄은 그에게 니콜라가 만들어준 안경을 줍니다. 그 뒤 아드소는 14세기 중엽, 역병이 창궐하던 시기에 윌리엄이 죽었다는 사실 외엔 그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합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아드소는 멜크의 수도원장의 심부름으로 이탈리아에 다시 가게 되는데, 유혹을 참지 못하고 사건이 일어났던 수도원을 다시 방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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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아래 마을과 경작지는 황폐해져 있었고, 웅장했던 수도원은 덩굴과 잡초가 우거진 폐허가 되어있었습니다. 아드소는 자갈을 헤집어 수십 년간 묻혔을 양피지 조각을 모으고, 남아있는 탑 하나를 타고 거의 무너진 장서관에 올라갑니다. 그는 거기서 불길 속에서 살아남은 궤짝 하나를 건지고 하루 종일 흙을 뒤져 유물 몇 점을 더 건집니다. 그렇게 배낭 2개를 꽉 채워 멜크로 돌아갑니다. ‘아드소’는 그 양피지 조각들을 어찌어찌 복원시키고 해석해 나갔습니다. 양피지엔 몇몇 인용문과 자투리 문장들 밖에 남지 않았고, 모아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으리라고 ‘아드소’는 확신하지만, 어쩐지 계속해서 그 문장들을 읽고 다닙니다.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 도저히 진리를 알아낼 수 없는 세상에 회의와 혼란을 느낀 아드소는 베르나르 드 몰레의 시 ‘속세의 능멸에 대하여’에 나오는 구절을 읊으며 수기를 마무리합니다. “예전의 장미는 그 이름일 뿐, 우리에겐 그 이름들만 남아있을 뿐. (Stat Rosa pristina nomine, nomina nuda tenemus.)”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주요 등장인물 ‘멜크’의 ‘아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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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인공] 멜크의 ‘아드소’ - 이 소설의 화자로, 설정상 서문과 노트를 제외한 이 소설 전체가 늙은 ‘아드소’의 수기입니다. 베네딕토회의 오스트리아인 수련수사로, 신성로마제국 황제 루트비히 4세의 직신(直臣)인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 등지를 여행하다가 수도자가 되기 위해 멜크 수도원에 입회했습니다. 이후 아버지 손에 이끌려 윌리엄 수사의 서기 및 비서가 되어 그를 따라다니게 됩니다. 글을 쓰던 무렵에는 80세에 가까운 노인이었으나, 그가 회상하는 사건이 벌어진 1327년 11월 당시에는 18세 소년이었습니다. 처음 성경을 펼쳐 본 그때부터 종종 환상을 보았다는데, 이런 연유인지 하느님의 진리란 주제에 관심이 깊습니다. 그래서 윌리엄이 그 문제엔 관심을 두지 않음에 실망하기도 하나, 기본적으론 그의 인품과 지혜를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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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따라다니게 된 일을 평생 후회한 적이 없다고 서술할 정도였습니다. 수도자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혈기왕성한 젊은이라 연애소설의 구절을 읊다가 윌리엄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하고, 엉겹결에 마을 처녀와 불장난을 치르기도 하고, 그 결과 상사병으로 고통받기도 하면서 독자에게 소소한 재미를 줍니다. 말년에는 윌리엄 수사가 준 안경을 착용하고 다닌 모양입니다. 본작의 사건이 끝난 후 에필로그에서 작별하면서, 니콜라가 만든 안경을 아드소에게 주며 "네가 지금은 어리지만 나중에는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아드소’는 "이 수기를 작성하며 이 물건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사부님의 말씀대로 참 요긴하게 쓰고 있다." 하고 술회하기도 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주요 등장인물 ‘배스커빌’의 ‘윌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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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배스커빌’의 ‘윌리엄’ – 아드소의 스승이자 프란치스코회 소속의 영국인 수도자로 아드소가 회상하던 1327년 당시에는 50세 정도의 나이였습니다. 아드소의 묘사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클 정도의 장신이었습니다. 또한 형형한 눈빛, 호리호리한 체형, 길쭉한 얼굴, 매부리코 등을 비롯하여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인상을 지녔습니다. 강한 학구열과 호기심을 지닌 박학다식한 인물로, 이성과 지식을 중시하며 그에 걸맞게 뛰어난 통찰력과 판단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 이단심문관으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어서 눈썰미와 추리력도 매우 뛰어나서 작중의 여러 사건을 파헤치는 등 실질적인 주인공 노릇을 합니다. 다만 중세시대의 성직자인 만큼 이성을 중요시하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이성을 신앙 위에 두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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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말하자면, 이성을 올바른 신앙을 위한 한 가지 조건으로 취급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우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기억력도 대단해서 한 번이라도 읽거나 들은 것은 거의 잊어버리는 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뛰어난 두뇌와 통찰력을 과신한 나머지 남들에게 오만하다거나 괴팍하다고 까이기도 합니다. 생각에 집중할 때는 어떤 약초를 씹는 버릇이 있는데, 아드소에게는 "젊은이의 건강에는 해롭다." 하며 권하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중세인과 근대인의 경계에 걸쳐 있던 14-15세기 유럽인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비록 수도자이기는 하지만 신학 뿐 아니라 수학과 천문학, 약초학 등 자연과학을 사랑하며 이에 대한 지식도 풍부한 교양인으로, 자신의 신학적, 문학적, 과학적 식견을 총동원하여 작중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을 해결합니다. 그에 걸맞게 품속에는 컴퍼스와 천구의를 비롯한 천문학 도구와 자석, 그리고 안경 등을 소지하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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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나 성격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셜록 홈즈에게서 모티브를 따온 인물입니다. 당장 출신지부터가 배스커빌인 데다, 큰 키와 길쭉한 얼굴, 매부리코와 강렬한 눈빛, 집중할 때 약초를 즐기는 모습 등은 셜록 홈즈가 담배를 즐기는 모습과 판박이입니다. 또한 남들은 그냥 흘러버릴수도 있는 단서조차도 놓치지 않는 칼같은 통찰력과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놀라운 추리력의 소유자라는 점에서도 닮은 점이 많습니다. 한편 14세기에 활동했던 영국 출신의 프란치스코회 수도사 오컴의 윌리엄 또한 모티브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실인물 오컴의 윌리엄과는 이름이 같을 뿐만 아니라 '프란치스코회'라는 소속도 동일합니다. 다만 자신이 흥미를 가지는 분야가 아니라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셜록 홈즈와는 달리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이 왕성하며 학구열이 상당하고, 엄청난 책덕후라는 점은 차이가 있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등장인물 수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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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도원장 – 작품의 무대인 베네딕토회 수도원의 원장. 외교적 수완이 대단해 교황과 황제 세력의 딱 중간에서 능숙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수도원을 방문한 윌리엄에게 아델모의 의문사 사건을 수사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그러나 연이어 베난시오, 베렝가리오, 세베리노, 말라키아가 죽고 레미지오와 살바토레는 이단 혐의로 체포되어 베르나르 기에게 수도원의 사법권이 눈앞에서 넘어간데다, 심지어 자신이 주선한 황제파와 교황파 간의 협상은 폭망해 버리자 윌리엄에게 심한 불신감을 드러냅니다. 본래 이 지역 영주의 서자로, 가문을 계승하는 장남을 제외한 아들들은 군인이나 성직자가 되는 당시 관례대로 수사가 되었는데 토마스 아퀴나스의 시봉 수사가 되었다가 아퀴나스가 선종했을 때 그 시신을 짊어지고 내려온 공로로 승승장구했습니다. 닳고 닳은 정치가인데다 오로지 자신의 지위와 수도원의 위신만을 앞세우는 위선자입니다. 윌리엄이 장서관의 진실에 접근하자 수도원의 위신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아드소를 함구케 하고 윌리엄을 쫓아내려 하지만, 이후 사건의 진범에 의해 벽 속에 갇혀 질식사합니다. 6번째 희생자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바라지네’의 ‘레미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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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바라지네’의 ‘레미지오’ – 식료계 담당 수사로 윌리엄과 아드소가 수도원에 도착하기 직전 수도원장의 말도 찾을 겸 그들을 마중하기 위해 첫 등장합니다. 이 때 윌리엄이 말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면서 덤으로 말의 이름까지 알아맞히는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자 감탄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활동적이고 성실한 베네딕토회 수도자처럼 보이나, 살바토레와 함께 급진적 이단집단인 돌치노파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과거를 숨기고 있습니다. 더욱이 식료계 담당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마을의 가난한 여자들에게 가축의 부속물을 비롯한 찌꺼기 음식을 주고 성착취를 하는 등 여러모로 뒤가 구린 인물입니다. 결국 여자를 데려오다가 베르나르 기의 궁병대에게 체포당한 살바토레의 자백에 엮이고 설상가상 세베리노의 살해 현장에서 책을 뒤지다가 걸리면서 재판에 회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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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초반에는 옛날에 들은 이단 심문의 요령을 활용하여 그럭저럭 넘어가는 듯했으나 결국 고문당한 살바토레의 자백, 자기 사정이 있었던 말라키아의 배신, 그리고 노련한 베르나르 기의 유도심문이라는 3단 콤보에 걸려들어 과거의 이단 경력을 자백하고 맙니다. 베르나르 기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도원에서의 살인죄까지 추궁하자 결사적으로 혐의를 부인하지만 고문을 협박당하자 끝내 실성하여 자기가 악마를 소환해 다른 수도자들을 죽였다고 술술 불어버립니다. 수도원에서 제명당하고 궁병대에게 끌려간 이후 행적은 불명이나 이단 혐의 때문에 화형을 면치 못할 듯합니다. 고문 협박에 패닉이 되자 자포자기하여 베르나르 기에게 사탄 앞잡이인 당신이 마귀 부르는 주문을 왜 모르냐고 발악하는 등, 교회의 부패와 심문의 부당한 과정 등을 비난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오트란토’의 ‘아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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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트란토’의 ‘아델모’ – 수도원 사건의 첫 번째 희생자로 아드소와 윌리엄이 수도원에 도착하기 불과 며칠 전에 사망한 미청년 이탈리아인 수사입니다. 탑위의 창문에서 떨어져 피투성이가 된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문제의 창문은 잘 닫혀 있었던데다 바닥에서 너무 높이 달려 있어 사람이 올라갈 수 없는 위치였기 때문에 자살 아닌 의문사로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뛰어난 솜씨를 지닌 채색 장인으로, 수도원에서 만들어진 양피지책에 삽화를 그려넣는 일을 맡았습니다. 호기심과 학구열이 매우 왕성했는데, 우베르티노는 그런 그를 보고 마치 "정욕에 굶주린 여인네"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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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사서 베렝가리오는 아델모의 아름다운 용모에 흑심을 품고 있었는데, 결국 아델모는 대출이 금지된 특정한 책을 읽고 싶은 욕심에 베렝가리오의 요구대로 남색을 했다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고 맙니다. 윌리엄은 베렝가리오와 베노 등의 증언을 토대로, 아델모가 괴로워하다가 호르헤를 찾아가 자신의 죄를 고해했으나 완고한 호르헤가 죄를 사해주지 않자 자살했다고 추리합니다. 수도원의 수사들은 그 내막을 잘 알지 못했으나, 윌리엄은 추리를 통해 그가 자살한 원인과 방법을 모두 파악해냅니다. 작중의 첫번째 희생자이기는 했으나 직접적인 사인은 '자살'이지 '피살'이 아닙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카잘레’의 ‘우베르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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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카잘레’의 ‘우베르티노’ – 실존 인물로 68세의 이탈리아인 노 수사로, 프란치스코회의 엄격주의자들 중 가장 존경 받는 사람입니다. 교황청의 탄압을 피해 베네딕토회에 몸을 의탁했고, 그 결과 사건이 일어난 수도원에 기거하게 됩니다. 이성과 맹신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걸친 인물로, 윌리엄은 그를 '여러모로 대단한 분, 아니라면 전에 대단했던 분'이라 평가합니다. 실제로 회담 중에 대단한 언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회의 이단 취급인 소형제파를 적그리스도급으로 위험하게 보는지라, 이단 몇몇을 심문하고 화형주에 매달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고문에 의한 것이었기에 윌리엄에게 비난을 받습니다. 회담 이후 교황의 사절단에게 목숨을 위협받자 그들 몰래 수도원을 빠져나가게 되나, 실제 역사대로 2년 뒤인 1329년에 어느 괴한에게 살해당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장크트벤델’의 ‘세베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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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장크트벤델’의 ‘세베리노’ – 수도원의 수사이자 약초를 다루는 독일 출신 본초학자로 자신이 전공하는 약초학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매우 풍부한 편입니다. 윌리엄과 마찬가지로 이성적인 성격이라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고, 지식을 공유하는 부분도 많아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낍니다. 한편으로는 전공이 아닌데도 약초에 대해서 박학다식한 윌리엄에게 감탄합니다. 베난시오와 베렝가리오의 손가락이 모두 검었기에 독을 건드린 것으로 유추하고 조사해 보다가 문제의 책을 찾아내지만, 결국 천구의에 머리를 얻어맞아 살해되고 책은 사라집니다. 작중 4번째 희생자입니다. 여담으로 독살당한 수도자들을 죽인 독과 약간의 연관이 있는 인물이긴 한데, 이 독이 세베리노의 연구실에서 도둑맞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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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떠돌아다니는 한 수도자가 세베리노에게 독약이 든 단지를 맡겼고, 세베리노는 언젠가 시간이 나면 어떤 물건인지 연구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독약 단지를, 위험한 물건이니까 멋모르는 사람이 함부로 만지지 않도록, 사람 손이 잘 안 닿는 곳에 숨겨두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폭풍우가 연구실에 들이쳐 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고, 세베리노는 난장판이 된 연구실을 다 치우고 나서야 문제의 독약 단지가 없어진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세베리노도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이후 별다른 일이 없자 그때 폭풍우 때문에 다른 단지들과 함께 깨진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다 작중 현재에 와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의 단서를 찾으려는 윌리엄의 질문에 그 폭풍우 치던 날의 일을 떠올리고 무엇인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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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웁살라’의 ‘베노’ – 수사학을 공부하는 스웨덴 출신의 젊은 수사로 지식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며 폐쇄적인 장서관에 대하여 비판하는 윌리엄에게 동조합니다. 한동안 윌리엄의 조사를 돕지만, 장서관 보조 사서 자리를 제시하는 말라키아에게 넘어가 기껏 찾아낸 책을 다시 장서관에 가져다 놓는 사고를 저질렀습니다. 최후에 장서관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진화를 포기한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붓지만 결국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불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장서들과 함께 산화합니다.
9. ‘알레산드리아’의 ‘아이마로’ – 비꼬기를 일삼는 이탈리아인 수사로 장서관의 책들을 필사해서 팔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등 수도원을 돈 버는 공장으로 만들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데다가, 말 그대로 빈정거리기만 하고 도움이 안 되기에, 윌리엄은 그를 대놓고 경멸합니다. 참고로 알레산드리아는 작가의 고향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아룬델’의 ‘베렝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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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룬델’의 ‘베렝가리오’ – 장서관의 사서 보조로, 창백한 얼굴의 영국 출신 젊은 수사로, 수사답게 나름대로 지식은 있지만 눈치가 없고 아둔하며 소심한 편입니다. 아드소는 그의 모습을 보고는 "음녀의 눈"을 지녔다고 묘사하며 우베르티노가 말한 아델모의 인상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남색을 좋아해서 말라키아와 그렇고 그런 사이였고, 그 때문에 보조 사서가 되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실제로 외모가 준수한 아델모에게 흑심을 품었고, 아델모도 그와의 관계를 대가로 장서관의 비밀을 캐내고 문제의 책을 보려고 시도했습니다. 작중에서는 윌리엄이 심리질문으로 위협하자 바로 죽기 직전의 아델모를 보았다며 불어버렸고, 이후 베난시오의 책상을 조사하던 윌리엄의 안경과 문제의 책을 가지고 도망가지만 욕장에서 익사 중독사한 채로 발견되고 책은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작중 3번째 희생자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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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살베메크’의 ‘베난티오’ – 프랑스 출신 수도자로, 수도원에서는 그리스어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에 대하여 호르헤와 논쟁을 벌입니다. 읠리엄 일행이 수도원에 도착한 둘째 날 아침 돼지 피 항아리 속에 거꾸로 처박힌 상태로 발견됩니다. 사인은 중독이었습니다. 작중 2번째 희생자입니다.
12. ‘부르고스’의 ‘호르헤’ – 수도원에서는 알리나르도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스페인 수사로, 대략 80세 정도입니다. 젊었을 적에 눈이 멀어서 장님이 되었으나,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장서관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를 모두 꿰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3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의 천재였습니다. 작중에서는 웃음을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윌리엄과 계속 충돌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1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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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모리몬도’의 ‘니콜라’ – 유리 세공을 맡은 이탈리아 수사로 윌리엄의 안경에 큰 흥미를 가지며, 이후 안경이 도둑맞았을 때 다소 시행착오를 거치지만 새로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레미지오가 체포된 이후에는 새로 식료계 담당 수사가 됩니다.
14. ‘힐데스하임’의 ‘말라키아’ – 수도원의 사서 수사로 검은 두건을 쓰고 수척한 풍채에 퀭하게 불타는 눈빛 등 작중 묘사된 용모를 보면 서양판 저승사자입니다. 원래 사서 수사는 수도원 장서의 제목과 내용을 전부 기억으로 파악해야 하는 만큼 학식이 깊어야 할 뿐 아니라 관례적으로 차기 원장이 되는 중요 직책인데, 수사들의 뒷담에 의하면 말라키아에게는 학문적 소양도 원장직에 맞는 정통성도 없다고 합니다. 작중 5번째 희생자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그로타페라타’의 ‘알리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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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그로타페라타’의 ‘알리나르도’ – 수도원의 수사이자 최연장자로 이탈리아인으로 80년 동안이나 이 수도원에서 지내왔으며, 나이는 100세에 가깝습니다. 너무 나이가 많아서 노망이 들기는 했으나, 수도원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기억력 또한 뛰어나서 수도원의 과거사에 대한 단서를 지니고 있습니다. 윌리엄과 아드소에게 장서관으로 들어가는 비밀 문을 알려준 것도 이 사람입니다.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 사건을 요한묵시록의 심판과 연관짓습니다. 과거 장서관 사서가 될 수 있었으나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원한을 품고 있습니다. 최후에는 수도원장의 말인 ‘브루넬로’에 밟혀서 사망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몽페라트’의 ‘살바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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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몽페라트’의 ‘살바토레’ – 외모든 언행이든 참으로 특이한 수사로 그 외모 만큼이나 기괴한 문장을 구사하는데, 유럽 각지의 언어와 사투리를 제 마음에 드는 대로 뽑아와서는 이리저리 꿰어 맞추어 떠드는 겁니다. 가히 바벨 탑 이전에 있었다는 원시 언어에 비유됩니다. 자신을 3인칭화합니다. 수도자인데도 강령술 따위의 주술에 집착하고 여자를 탐하는 등 욕정과 욕심이 많으나, 딱히 과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이 주술이 ‘베르나르 기’에게 꼬리 잡혀 대장간 지하에 감금되었다가, 레미지오의 이단심문에 증인으로 불려가게 됩니다. 이후에는 생사불명이 됩니다. 윌리엄은 그가 화형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베르나르 기에게 유리한 증언을 한 대가로 목숨만은 부지해서 도적질이나 하다가 생을 마칠지도 모른다고 추측했습니다. 영화판에서는 화형당했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수도원 등장인물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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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 그 외에 ‘클론맥노이스’의 ‘파트리치오’, ‘톨레도’의 ‘라바노’, ‘이오나’의 ‘마그누스’, 그리고 ‘헤리퍼드’의 ‘월도’ 이 4명은 그냥 같이 있는 수사라고 이름만 언급만 될 뿐, 대사 한 마디 없는 엑스트라입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황제파 등장인물 ‘체세나’의 ‘미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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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황제파] ‘체세나’의 ‘미켈레’ – 실존 인물로 프란치스코회 소속의 신학자입니다. 역사적으로도 교회의 청빈이라는 문제 때문에 교황 요한 22세와 대립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수도원에서 열린 교황파와의 회담에 참석하여 토론을 나눕니다. 교황 요한 22세가 그를 아비뇽으로 소환하자 처음에는 이에 불응할 생각이었으나,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을 살펴보며 프란치스코회가 고작 황제를 위하여 교황과 대리전을 벌이느라 진정한 핵심인 교리 문제에는 소홀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하여 결국 윌리엄과 우베르티노 등의 만류를 뿌리치고 아비뇽으로 가기로 마음 먹습니다. 아드소는 이 광경을 회상하며 당시 미켈레가 내린 결정은 썩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다고 보았습니다. 미켈레가 아비뇽으로 가서 교황과 격렬한 토론을 펼친 것은 좋았으나 교황의 교활한 모략에 휘말려 프란치스코회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결과를 불러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황제파 등장인물 ‘카파’의 ‘제롤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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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카파’의 ‘제롤라모’ – 프란치스코회 소속 카파의 주교로 회담에 참석한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 중에서는 특히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인물인데, 이는 그가 박식하다거나 총명해서가 아니라 어딘가 얼빠지고 과격한 언행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등장할 때부터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이 토론을 어찌 이끌어야할지 의논하던 와중에도 혼자 말없이 쩝쩝거리며 음식을 먹더니, 우베르티노와 윌리엄의 대화에 뜬금없이 끼어들어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는 바람에 ‘우베르티노’로부터 천대을 당하고, 토론 중 갑자기 이상한 삼단논법을 들이대면서 괴변을 늘어놓습니다. 알보레아와 육탄전 직전까지 가면서 점잖은 토론 분위기를 다 망쳤습니다. 아드소의 회고에 따르면 교황파와의 토론 당시에 이미 고령이었는데, 토론 중에 지나치게 분노를 발산했던 것이 화근이 되었는지 회담을 마친 지 오래지 않아서 급사했다고 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황제파 등장인물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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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베렝가리오 탈로니’ – 우베르티노에게 요한 22세가 지복직관의 교리를 폐지할 음모를 꾸민다고 알려준 사람입니다. 난데없이 죽은 베렝가리오의 이름이 나와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수도원의 ‘베렝가리오’와는 동명이인입니다.
24~26. 그외에도 ‘뉴캐슬의 휴’, ‘안위크의 굴리엘모’, 그리고 ‘베르가모의 보나그라치아’가 있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교황파 등장인물 ‘베르나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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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교황파] ‘베르나르 기’ – 당시에 실제로 활동한 도미니코 수도회의 프랑스인 이단심문관으로 70세 가까운 노령임에도 교황의 충실한 사냥개 노릇을 합니다. 그에 걸맞게 작중에서 내내 집요하고도 냉철하고 섬뜩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궁병 200명을 이끌고 수도원에 도착해 연쇄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이단심문을 진행합니다. 레미지오 체포 후 재판에서 보여주는 포스는 가히 압권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단심문관 경력이 있었던 윌리엄과는 거의 앙숙에 가까운 사이입니다. 두 사람 모두 나이 많고 점잖은 성직자인 만큼 겉으로는 서로 절도 있는 대화를 나누지만, 내용을 파고 들면 한결같이 빙빙 돌려서 상대를 공격하는 말들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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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은 아드소에게 베르나르 기를 가르켜 "정의에 대한 탐욕이 지나친 나머지 그것이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변질된 사람"이라 평하기도 했고, 진실을 알아내는 것 그 자체에 관심을 지닌 자신과는 달리 베르나르 기는 피의자를 화형대로 보내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귀신 같은 눈썰미와 정보수집력으로 수도원에 숨어 있던 옛 돌치노파의 잔당인 레미지오와 살바토레를 색출, 덤으로 아드소가 사랑했던 마을 처녀까지 마녀로 몰아 체포하더니, 이를 빌미로 프란치스코회 성직자들 및 수도원장까지 이단으로 몰아가며 위협을 가합니다. 이 때문에 우베르티노는 밤중에 몰래 수도원을 떠나 피신해야 했고, 아드소는 윌리엄으로부터 마을 처녀가 마녀 혐의로 붙잡힌 이상 살아남긴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듣고 눈물로 밤을 지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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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끝에 레미지오가 수도원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의 범인이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수도원을 떠나던 당일에 말라키아가 이전의 피해자들과 같은 증세를 보이며 의문사를 당합니다. 분노한 윌리엄이 이에 대해 항의하였으나, 베르나르 기는 자신이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범죄를 해결할순 없는 노릇이니 남은 일은 수도원장에게 맡기겠다며 능구렁이처럼 발뺌하곤 자신의 목적만을 이룬 채 떠나 버립니다.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이단심문관의 모습이 강조되었으나, 베르나르 기는 사실 연대기를 여러 편 저술한 저명한 저술가이자 역사학자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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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남긴 각종 기록과 문헌을 보면, 기상 이변으로 인하여 발발한 끔찍한 홍수 때문에 역병과 기아로 고통받던 당대 민중들의 비참한 삶을 생생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영화판에서는 원작과는 달리 군중들에게 살해당하는 최후를 맞이합니다. 베르나르 기가 이단들을 적발해서 화형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원에 불이 나자 당황하는 민중들을 힘으로 억누릅니다. 결국 나중에는 문제 해결은 하지도 않은채 도망을 치다가 타고 있던 마차가 비탈길에 넘어지는 사고를 당합니다. 베르나르 기는 마차에 깔린채 다가오는 민중들에게 구해달라고 하였으나, 분노한 민중들은 오히려 마차를 밀어버렸고, 기는 마차와 함께 굴러 떨어져서 사망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교황파 등장인물 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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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베르트란도 델 포제토 추기경 – 당시 실제 이탈리아 오스티아 지역의 주교이자 추기경으로 프랑스인입니다. 작중에서 아드소는 그를 '마치 차기 교황인 것처럼 거들먹거리는'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그래도 처음부터 교황의 사냥개로서 황제파를 궁지로 몰아 넣을 궁리만 했던 ‘베르나르 기’와는 달리 나름대로 좋은 뜻을 품고 왔던 모양인지 교황파와 황제파의 대담이 몸싸움과 욕설이 난무하는 난장판이 되자 수도원장과 함께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사람들을 말리려 했습니다. 그럼에도 별 소용은 없었습니다.
29~32. 그외에 ‘파도바의 로렌초 데코아르콘’, ‘파리의 장 다노’, ‘장 드 본’, 그리고 ‘알보레아’는 토론 중 제롤라모 주교와 언쟁을 벌이다가 몸싸움 직전까지 갑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등장인물 마을 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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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마을 처녀 – 한밤중 뜬금없이 식당에 등장한 성명미상의 인물로 아드소의 순결을 접수했습니다. 이벤트 발생 그 과정이 호쾌한데 아드소를 보자마자 "너 참 잘생겼다"며 다짜고짜 덮쳤습니다. 중간에 살바토레와 잘못 엮이는 바람에 마녀로 몰려 화형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원작에서는 변명 한 번 해 볼 기회도 얻지 못하고 잡혀나온 와중에 아드소와 눈이 마주치자 필사적으로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냅니다. 아드소는 마음이 격하여 뛰쳐나가려고 하지만 윌리엄이 붙잡습니다. 아드소가 '마을 처녀를 위해 뭐라고 말이라도 해 달라.'고 윌리엄에게 애원하지만, 윌리엄은 "이미 상황의 주도권이 완전히 ‘베르나르 기’에게 넘어가 버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고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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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 등장은 이것으로 끝나고 이후 아드소가 자는 동안 베르나르 기 일행이 떠나면서 함께 끌려갔다고 언급됩니다. 윌리엄이 예측하기로는, 종교재판소까지 가기는커녕 그들이 가다가 들르는 어느 마을에서 본보기로 화형될 것이라고 합니다. 영화판에서는 수도원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 덕분에 화형이 집행되지 않았고 결국 목숨을 구합니다. 엔딩에서는 떠나는 아드소와 작별 인사를 나눕니다. 윌리엄은 아드소에게 사랑을 택할 것인지 믿음을 선택할 것인지 기회를 주었는데, 아드소는 윌리엄을 따라가기를 선택합니다. 아드소는 마지막에 '내가 사랑했던 소녀' 라는 식으로 자신이 이 처녀를 사랑했음을 밝히면서도 "스승님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언급인물 요한 2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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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배경상으로만 언급되는 실존 인물들을 다음과 같습니다.
34. 요한 22세 – 당시 교황으로 아비뇽 유수 기간 동안 세속권을 늘리려는 교황의 움직임이 신자들에게 곱게 보일 리가 없고, 주교 시절 공정왕 필립과 함께 성당기사단을 박해한 건도 있었기 때문에, 교황파 사절들을 제외한 작중 수사들은 요한 22세 이야기만 나오면 교황을 비난하기에 바쁩니다. 노년의 아드소는 요한 22세를 교황명으로 안 부르고 원래 이름인 '카오르의 자크'라든가, 아예 '사교의 우두머리'나 '늙은 여우' 등으로 지칭했습니다. 윌리엄도 "이만큼 탐욕스러운 교황이 없었다."고 비판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다시는 의로운 사람들에게 거역스러울 이 요한이란 이름을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언급인물 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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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루트비히 4세
36. 돌치노 – 극단적인 청빈을 주장하는 이른바 돌치노파를 일으켜 고위 성직자와 부자들을 척살하였다가 교황청에서 이단으로 정죄당한 수도자로 작중 시점에선 이미 종교재판으로 처형된 뒤입니다. 그를 추종했던 옛 돌치노파의 잔당들이 수도원에 있었습니다.
37. 로저 베이컨 – 영국 태생 프란치스코회 수사로 윌리엄의 스승으로 언급됩니다.
38. 오컴의 윌리엄 – 프란치스코회 신학자로 로저 베이컨과 함께 언급됩니다. 본래 움베르토 에코는 이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려 했으나, 지나치게 소설이 딱딱해질 것 같아 가공인물인 베스커빌의 윌리엄을 주인공으로 했다고 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언급인물 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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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성 토마스 아퀴나스 – 작중 수도원장이 그의 시신을 들고 내려오면서 명성을 쌓았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신학의 범주에 끌고 온 사람인지라 호르헤 수사와 윌리엄 수사의 시학 2권을 둔 언쟁에서 언급됩니다. 하필이면 그를 시성한 이가 작중에서 틈만 나면 까이는 요한 22세인지라 '꿀돼지'로 비하되기까지 합니다.
40. 성 프란치스코 – 교황파 수사들이 프란치스코회 수사들을 욕할 때 '거위를 타고 다닌 네놈들의 프란치스코' 정도로 욕하면서 언급됩니다.
41. 니콜라오 3세 – 전 교황으로 회칙 ‘그는 나가서 씨를 뿌렸다(Exiit qui seminat)를 통해 프란치스코회를 옹호하며 이에 이의를 제기할 시 파문을 각오해야 한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베르티노’는 이를 자신의 주장에 인용해 교황파 사절들을 위협합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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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계기와 과정] 출판사에서 일하는 움베르토의 친구가 철학자나 사회학자 등 소설가가 아닌 사람들에게 짧은 추리소설을 써달라고 했었습니다. 당시 움베르토는 창작이나 대화체 문장을 쓰는 데 관심이 없다고 대답하면서, "내가 추리 소설을 쓰면 한 500 페이지는 되고 무대는 중세 수도원일 걸?"이라고 덧붙이며 거절했습니다. 그 뒤 움베르토는 집에 오자마자 책상 서랍을 뒤져 지금까지 자기가 수사들의 이름을 썼던 노트들을 찾았고, 문득 '어떤 책을 읽던 수도자가 독살을 당하는 이야기'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장미의 이름’의 집필 당시의 제목은 ‘수도원의 범죄사건’이었는데, 사람들이 사건에만 집중할 것 같아 ‘멜크의 아드소’로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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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가 ‘아드소’ 수사이니 제목이 엉뚱한 이미지를 주지도 않고, 알맞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출판사가 고유명사가 들어간 이름을 좋아하지 않아 결국엔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풍부하여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장미"를 제목에 넣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움베르토가 수도자가 독살 당하는 이야기를 떠올렸을 때만 해도 작중 배경은 현대였으며, 좌파 신문을 읽는 탐정 수도자를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도원이 가지는 '중세적인 느낌' 때문에 그는 오래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었던 중세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게 되었습니다. 움베르토가 중세 중에서도 14세기를 배경으로 고른 이유는 ‘오컴’의 ‘윌리엄’ 이후에야 그의 전문 분야인 진보된 기호 해석 이론이 나왔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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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아예 ‘오컴’의 ‘윌리엄’을 주인공으로 만들려고 생각도 해봤는데, 박식하긴 해도 너무 인간미가 없어서 ‘윌리엄’ 수사를 창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니 14세기의 프란치스코회 수사라면 영국인일지라도 청빈 논쟁에 참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따라서 이를 작 중의 주요 사건으로 삼았습니다. 14세기 중에서도 1327년 11월 말을 시간 배경으로 잡은 이유는 그 이후가 되면 역사대로 ‘체세나’의 ‘미켈레’가 아비뇽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이르면 시종들이 돼지를 잡지 않아 돼지피에 시체를 담글 수 없고, 그러면 요한묵시록을 따를 수 없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헌데 이렇게 해도 돼지를 잡을 만큼 날씨가 추워지지 않을 듯해서, 작중 수도원을 산 중에 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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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의 안타고니스트인 '부르고스의 호르헤'의 모델은 명백히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입니다. 이베리아 출신에 나이들어 눈이 먼 장서관 관장이라는 ‘보르헤’ 캐릭터가 달리 누가 있겠는가고 일부 독자들이 움베르토에게 물었습니다. 움베르토는 "단지 장서관을 지키는 장님이 1명 필요했으며, 그는 ‘보르헤스’일 수밖에 없어서 오마주의 의미로써 이름을 따왔다"고 답했습니다. 그렇게 등장인물을 만들 당시만 해도 그를 살인범으로 만들 건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소설의 도입부가 어렵다는 평에 대해, 움베르토는 일부러 그렇게 쓴 것이라면서 "산에 오르려면 산의 호흡을 알아야 하고, 내 소설을 읽으려면 내 소설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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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창작인물인 '바스커빌의 윌리엄'은 고전적인 추리소설에 대한 움베르토의 오마주입니다. 영국의 바스커빌 출신이라는 설정은 ‘셜록 홈즈 시리즈’의 ‘바스커빌 가의 개’에서 따온 것이고, 큰 키에 마른 몸, 번뜩이는 눈에 매부리코라는 외모 묘사나 초반에 꽤 폼 잡으면서 안경을 착용하는 묘사라든가, 수도원장의 말을 앉은 자리에서 찾아주며 자신의 추리과정을 설명해주는 모습이라든가, 생각을 정리할 때 어떤 약초를 씹으면서 생각에 잠긴다든가 하는 모습에서 홈즈형 탐정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세 식자들의 연역적 사고에 반하는 즉물적이고 직관적인 인간형을 그려낸 것입니다. 또한 조수 노릇을 하는 ‘아드소’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도 역시 홈즈의 조수 노릇을 했던 왓슨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셜록 홈즈 시리즈의 서술 방식에서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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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 등장하는 미로로 이루어진 장서관 역시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3차례에 걸쳐 개정판이 나왔는데, 발매 6년 뒤인 1992년에 미국과 일본에서 발매된 ‘장미의 이름’관련 서적을 구입하여 500개에 달하는 각주를 포함시킨 1차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아이마로’의 고향으로 나오는 알레산드리아는 움베르토의 고향으로, 움베르토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의 한 챕터를 할애해가며 고향에 대한 애향심을 드러낸 적이 있습니다. BBC의 World Book Club에서 움베르토 에코를 초대해 ‘장미의 이름’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현대의 가톨릭 성직자들은 이 소설이나 영화판의 줄거리를 자주 인용하는 편인데, 편협함과 지나친 엄격함의 예시로 ‘호르헤’를 들면서 사목생활 혹은 수도생활을 하는 이들의 반면교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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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내 신학과 철학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합니다. 소설의 주된 메시지의 하나인 "웃음은 우리에게 해악인가?"라는 주제로 ‘윌리엄’과 ‘호르헤’가 두어 번 신학적 논쟁을 벌이는 게 나오고, ‘윌리엄’과 수도원장, 그리고 또 ‘우베르티노’ 사이에서 이단의 보편성과 개별성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토론도 나옵니다. 이 논쟁은 소설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모델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조사하여 나온 결과물입니다. 등장인물 일부는 아예 실제 인물입니다. 예를 들어 이단심문관 ‘베르나르 기’는 프랑스 파리의 주교였으며, 교황청의 허락 하에 움직였던 이단심문관으로서, 이단심문 관련 저서를 많이 저술했습니다. 이 저서를 읽어보면, 이단심문이란 오늘날 재판 이상으로 고도의 심리전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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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서 ‘베르나르 기’가 ‘레미지오’를 심문하는 과정은 이 소설에서도 극적인 부분인데, 하나의 사건이 서로의 유-불리가 얽혀 왜곡된 시선에 의해 어떻게 일그러지고 서로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지가 적나라하게 나타납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 기호학자로서의 현상을 받아들이는 데 주도적인 입장에선 서로의 견해가 실은 시대의 산물이며, 시대의 물결에 휩쓸려가는 개인의 절규를 방관자 입장으로 들을 수밖에 없는 움베르토의 고뇌를 고스란히 드러내줍니다. 이 모든 논쟁과 사건들을 결국 권력에 의지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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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과 ‘호르헤’의 웃음에 관한 논쟁, ‘호르헤’와 젊은 수사 간의 책에 대한 논쟁, 교황청 신학자와 프란치스코회의 논쟁, ‘베르나르 기’의 이단심문 등이 그 당시 절대라 믿던 신학과 그 신학의 표상이자 기호로서 미상불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높여진 책, 그리고 기호로서의 책이 대표하는 지식이라는 절대적 권력에 대한 집착을 보여줌으로서 결국에 중요한 것은 싸움이었지 무엇을 위해 싸웠나가 중요한 게 아니란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움베르토의 소설이 그렇듯이 ‘장미의 이름’ 역시 인간의 추호의 의심 없는 믿음에 대한 풍자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진실한 믿음에 대한 갈구를 그립니다. 꽤 유머스러운 부분도 있으며, 수도자의 일탈에 대한 묘사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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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그 자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요구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패러다임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감하고 "시학 2권"이라는 결정적인 도구를 사용해 마무리함으로써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새로운 고전으로 거듭났습니다. 비단 수도원 내부의 대립뿐 아니라, 작은형제회인 프란치스코회와 베네딕토회 간의 '소유'에 관한 신학적 대립과 수도원을 둘러싼 지역세력 간의 알력 다툼도 아주 자세하게 묘사했습니다. 움베르토는 ‘장미의 이름’을 두고 창작물이 아닌 '짜깁기 패러디물'이라고 말합니다. ‘장미의 이름’ 본문에 나오는 대사, 설명 등이 이런저런 중세 유럽 텍스트, 혹은 근대 서적에서 보고 바꾼 것이라는 겁니다. 워낙에 정교하게 쓰여진 책이라 명작을 만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썼다고 얘기한 평론가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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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당시는 물론이고 현재까지 그런 프로그램은 없으므로 반쯤은 경외의 의미가 담긴 평론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대해 에코는 "내가 컴퓨터를 살 수 있게 된 게 1980년이고 이 책은 1978년에서 1979년에 집필되었으니, 그게 말이 되냐."고 일갈했습니다. 중세 수도원 생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료로 읽어도 좋을 만큼, 수도원의 일상과 수도원의 내부 구조와 수도자들의 생각 등을 치밀하게 묘사했습니다. 게다가 중세 수도원의 도서관 얘기도 나오기 때문에 도서관 역사 관련서적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이 소설을 처음부터 제대로 이해하며 읽고 싶으면, 서양 중세사, 서양 철학사, 그리스도교 중세 신학사, 덤으로 과학사의 흐름을 기본적으로 알아야만 합니다. 해당 분야에 배경이 부족한 독자에게는 고역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얕은 지식이나마 있다면 매우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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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 프랑스 감독인 ‘장 자크 아노’가 감독을 맡고 ‘숀 코너리’가 주연한 영화로 1986년에 개봉했습니다. 음악은 ‘타이타닉’, ‘아바타’의 ‘제임스 호너’가 맡았고, 이탈리아, 프랑스, 서독이 합작하여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미국 배급은 20세기 폭스사가 맡았습니다. 영화화가 불가능하다는 우려처럼, 초반은 멋진 각색으로 시작하지만 후반부는 시간에 쫏긴듯 원본을 답습했습니다. 시간을 가지고 2부작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이로 인해 영화는 원작의 신학논쟁은 사라지고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숀 코너리’와 함께 신인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꽃미모와 헬보이로 유명한 ‘론 펄먼’도 이 영화에서 미치광이 수도자인 ‘살바토레’로 등장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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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심문관인 ‘베르나르 기’ 역에 ‘아마데우스’에서 ‘안토니오 살리에리’ 역을 맡았던 ‘F. 머레이 에이브러햄,’ 눈먼 ‘호르헤’ 역에 오페라 가수 ‘표도르 샬리아핀’의 아들이자 역시 명배우였던 ‘표도르 샬리아핀 주니어’ 등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다수 출연하였습니다. 영화에서는 ‘아드소’ 수사와 사랑을 나눈 그 시골 여자가 살아남는 걸로 묘사되지만, 이는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각색입니다. 또한 이단 심문관들이 농부들에게 공격받는 것도 나오지만, 이도 소설과 다릅니다. 감독은 수사 ‘윌리엄’의 활약은 간소하게 남겨 두고, 종교적 광신의 불합리함과 사랑에 집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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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여러가지 소도구들은 움베르토의 고증 정신을 영화에서 살리려고 원작의 시대배경을 기준으로 그보다 나중 시대 때 나온 소품을 소품 제작 대상에서 철저하게 제외시켰습니다. 이런 철두철미한 고증을 통해 완성된 소품들은 훌륭한 시대 고증과 퀄리티 덕에 영화 촬영 뒤에 교회 관계자들에게 팔려나갔습니다.
[드라마] 이탈리아 Rai 1에서 ‘장미의 이름’을 드라마화 해서 1시즌 8회를 화수 일주일에 두번씩 2019년 5월 4일에 1,2화를 시작으로 5월 25일에 7,8화까지 방송했습니다. 배스커빌의 ‘윌리엄’은 ‘존 터투로’, 멜크의 ‘아드소’는 ‘다미안 하르둥(Damian Hardung)’, 늙은 ‘아드소’의 목소리로는 ‘피터 데이비슨’이 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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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년 1월 5일 ~ 2016년 2월 19일)의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0)’를 살펴보았습니다.
20세기에 발간된 우수하고 의미있는 책 100권 중 그 스물 아홉번째 책, 밀란 쿤데라(Umberto Eco, 1932년 1월 5일 ~ 2016년 2월 19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The Name of the Rose, 1984)편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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