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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8

[김경민의 한반도평화워치] 일본 항모에 대응하려면 한국형 항모 전단 필요하다 - 중앙일보

[김경민의 한반도평화워치] 일본 항모에 대응하려면 한국형 항모 전단 필요하다 - 중앙일보






[김경민의 한반도평화워치] 일본 항모에 대응하려면 한국형 항모 전단 필요하다
[중앙일보] 입력 2020.01.03 00:17 | 종합 2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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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항모 전단 청사진한국이 올해 한국형 항공모함 개념 설계에 착수하기로 했다. 1953년 정전협정으로 전쟁이 끝나고 평화와 경제 번영을 구가해 오던 한국이 공격형 무기의 상징인 항공모함을 보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일본 항모 전단이 독도 근해서 무력 시위할 경우
한국에 항모 전단 없으면 맞대응하기 힘들어
바다의 활주로인 항모는 자체 방어 취약하므로
군함·잠수함·정찰기 등으로 작전 능력 높여야중국은 랴오닝(遼寧)함과 산둥(山東)함을 취역시켰고, 세 번째 항모를 상하이에서 건조하고 있다. 중국은 머지않아 미국처럼 핵 항모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항모 보유는 미국과의 패권 다툼의 일환이기 때문에 중국이 항공모함을 보유한다고 해서 한국도 항모를 보유해야 한다는 군사 전략은 생각하지 않았다.그런데 일본이 2018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 주재의 각의 결정으로 이즈모함과 가가함을 항모로 개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한국의 군사 전략도 항공모함을 보유하는 전략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일본이 항모 보유를 선언한 이유는 일본이 실효 지배하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본토와 거리가 멀어 중간 거점 역할로서 항공모함이 필요해진 것이다.

한국이 항모를 보유해야 하는 이유는 독도 방어를 위해서다. 일본은 한국 영토인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런 일본이 항모 전단을 구축해 독도 근해에 포진시켜 막무가내로 무력시위를 펼치는 날이 오면 한국도 항모 전단으로 대처해야 한다. 항모 전단이 없으면 무방비 상태로 일본의 무력시위에 당하게 된다.

한반도 주변 4강 모두 항모 보유




일본의 이즈모함. 헬기 탑재함으로 운용되는 이즈모함은 F-35B를 탑재하는 항모로 변신 할 수 있다. [중앙포토]일본의 항모 전단은 항모 1척에 최소 6척 이상의 군함과 수 척의 잠수함, F-35B 전투기 10기, 대잠헬리콥터, 대잠초계기, 전자정찰기 등 대규모 무기 체계로 독도를 압박할 수 있다. 한국과의 관계가 나쁘다고 해서 반도체 소재의 핵심 기술을 수출 규제해 한국 경제의 급소를 누르는 일본의 행태를 볼 때 언젠가는 항모 전단을 앞세워 독도 탈취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또 중국 군용기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빈번하게 들어오는 심상치 않은 동향을 보면 언젠가 이어도 근처에 중국 항모 전단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런 상황들이 한국에 최소 1개의 항모 전단을 구축해야 할 이유가 되고 있다.

일본이 항공모함 보유를 선언하면서 한반도 주변 4강인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모두 항공모함을 보유하게 된 셈이다. 이는 동북아시아 역사에서 새로운 안보 질서가 태동하게 됨을 뜻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항공모함 군비 경쟁이 불붙고 있다.

그러면 한국형 항모는 어떤 항모여야 하고 어떻게 항모 전단을 구성해야 하는가. 11척의 원자력 항모를 보유한 미국의 항모는 평균 10만t급(만재배수량 기준)이고 캐터펄트(비행기 발사기)라는 장치를 이용해 전쟁 중에는 10분에 20기의 항공기를 고속으로 이륙시킬 수 있다. 반면 한국형 항모는 3만t급으로 작기 때문에 뱃머리의 상향 각도가 11도에서 12도 위로 휘어진 스키(Ski) 점프 대형의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설계 때 F-35B 탑재 고려해야




중국의 산둥(山東)함. 중국은 현재 2척에서 2035년 6척의 항모를 보유해 미국 해군력에 대응하는 대양 해군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중앙포토]규모가 3만t급이기 때문에 전투기는 미국산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하게 될 것이다. 항공모함의 형태는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탑재하는 미국 강습상륙함 와스프, 일본 이즈모함,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모를 참고할 수 있다. 그중 일본 이즈모함과 미국 강습상륙함이 한국형 항모에 시사점을 줄 것이다.

이즈모함은 현재 헬리콥터 탑재함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설계부터 미국산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하는 항공모함으로의 변신을 염두에 두었다. 지휘탑이 배의 오른쪽 중간 지점에 있고 갑판이 수평으로 뻥 뚫려 활주로로 이용할 수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예비역 장성은 2018년 2월 “이즈모함은 2006년 기본 설계가 시작될 때부터 F-35B를 함정 격납고에 보관할 수도 있도록 배를 만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실제 이즈모함은 전투기를 함정 내부에 보관하고 작전할 때 전투기를 비행갑판에 올리기 위한 엘리베이터의 크기를 F-35B가 들어갈 수 있는 길이 15m, 폭 11m로 만들었다.

미국과 군사 동맹을 유지하는 한국은 미국과 연합훈련을 하는 걸 고려해 미국 강습상륙함도 한국 항모 설계에 참고해야 한다. 일본도 미국 F-35B를 자국 항모에서 이·착륙시키는 훈련을 구상하고 있어 이 훈련은 한국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항공모함은 바다에 떠 있는 활주로나 다름없어 자체 방어가 취약하다. 한국형 항공모함이 작전 중일 때 물밑에선 잠수함이 적의 잠수함이 있는지 살피며 호위해야 한다. 또 바다 위에서는 적의 공대함 미사일에 대비한 요격 미사일 체제를 갖춘 이지스(Aegis)함과 구축함 4~5척을 항모 전후좌우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 항모가 진행할 방향에는 대잠초계기를 띄워 원거리 물밑에 적 잠수함이 있는지 수색해야 한다. 항모 근거리 전방에는 대잠 헬기를 띄워 적 잠수함을 찾아내 항모의 안전을 확보한다.

항모 전단은 우주·사이버·전자전도 대비

전파 방해 등 전자전이 일반화된 현대전에 대비해 전자정찰기도 합류시켜야 한다. 탑재된 F-35B도 항모 주변에서 항공기 공격에 대비해야 비로소 1개 항모 전단이 구성된다. 그렇게 된다면 3000t급의 잠수함이 더 건조돼야 한다. 현재 16기 정도 있는 대잠초계기도 항모 전단에 투입되는 것을 고려해 30여 기로 늘어나야 한다. 연료로 디젤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조선도 작전 반경이 넓어지게 되면 항상 따라다녀야 한다. 미국 항모 전단에 4~5척의 이지스함이 배치되는 걸 고려하면 1개 항모 전단을 꾸리는데 수조 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1개 항모 전단이 적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우주·사이버·전자전 등에 모두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항모 전단을 준비하며 한국이 동시에 생각해야 하는 것은 동북아 군비 축소의 노력을 한국이 선도적으로 주창하며 ‘군비 축소 협의 대화 체제’를 출범시키기 위한 구상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는 중국과 일본 때문이다. 중국은 12월에 자체 건조한 산둥함을 취역시키며 앞으로 6척으로 증강할 예정이고, 일본도 4척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두 나라를 따라잡으려 계속해서 항모를 건조할 수는 없다. 국민 복지와 경제 성장에 써야 할 돈을 군비 경쟁에 쏟아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일본도 엄청난 군사비를 지출하는 데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두 나라 국민의 반대가 높아지며 한국의 주장을 귀담아듣는 날이 올 것이다. 한반도 주변 4강이 항공모함을 보유하며 경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지금,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정신 바짝 차리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11척의 핵 항모로 무장한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지닌 미국과의 동맹을 튼튼히 하고 부강한 나라로 발전해야 나라를 지켜낼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키워드
캐터펄트(비행기 발사기)
사출기(射出機)라고도 한다. 화약·증기·압축공기 등의 동력을 이용하여 함선으로부터 항공기를 발진시키는 장치. 항공모함의 비행갑판 앞쪽에 수십~100m 길이로 홈을 파고 그 밑에 압축공기나 증기의 힘으로 고속 이동하는 피스톤 장치를 항공기에 연결해 그 견인력으로 이륙시킨다.


이지스(Aegis)함
목표 탐색부터 파괴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 포함한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함정. 동시에 최고 200개의 목표를 탐지·추적하고, 그중 24개의 목표를 공격할 수 있다. 한국에는 세종대왕함·율곡 이이함·서애 류성룡함 등 3척이 취역하고 있으며, 2028년 목표로 3척의 추가 건조가 예정돼 있다. 이지스는 제우스가 딸 아테나에게 준 방패의 이름.
 

김경민 한양대 특별공훈교수


[출처: 중앙일보] [김경민의 한반도평화워치] 일본 항모에 대응하려면 한국형 항모 전단 필요하다

2020/06/25

알라딘: 이정배의 생명과 종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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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의 생명과 종교 이야기  | 모시는사람들 종교총서 1 

이정배 (지은이)모시는사람들201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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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쪽152*225mm695gISBN : 978899747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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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환경과 종교를 생명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통찰하여, 교회가 영성을 통해 소통하는 생명의 종교로 거듭날 것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녹색 성장의 진실, 친환경의 허상, 세습 교회 비판 같은 주제는 아주 현실적이며, 그것을 풀어가는 논리 역시 시종일관 신학적이지만 현실적이다.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생명이라는 전제는 종교와 종교, 현실과 영성 간 접점이 된다. 저자가 보내는 종교인, 비종교인을 아우르는 무지향성의 신호는 현실 속에서 종교의 역할에 의문을 가진 이들과 정체된 종교계에 조용한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목차

01 생명 이야기

생태영성의 첫걸음

도시 문화를 넘어서

죽음의 밥상을 치워라

구제역의 비극 속에 들어난 탐진치

흙(자연) 살리기는 신앙 운동이다

암(癌)의 문화에서 영(靈)의 문화로

민족 의학과 몸의 주체성

기독교 생명신학의 본질과 생명목회의 가능성 탐색

생명농업의 신학적 의미

인간 배아 복제와 생명 윤리법

이 세상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

자연의 죽음이 주는 메시지

녹색성장에 대한 신학적 소견

소위‘한반도 대운하 계획’안에 대한 신학자의 시각

핵에너지에 대한 신학적 성찰

원전과 송전탑

자연계는 생명의 어울림으로 가득하다

성탄절의 생태학

한국적 생태신학은 어떻게?

한국 기독교의 환경 강령



02 종교 이야기

인간은 변할 수 있는 존재인가?

기독교는 무엇을 믿고 가르치는가?

기독교에서 본 삶과 죽음

종교와 참종교

사형 제도를 지지하는 기독교, 그것이 가능한가?

교회의 편법, 기독교 위기를 앞당긴다

한국 교회, 개혁의 대상인가 주체인가?

사랑이 이긴다

신(神)과 인간

신학 하는 이들에게 책 읽기는 기도이자 사건이다

나에게 꽃으로 다가온 현장

이단의 시대의 종교적 정체성 물음

이슬람 종교에 대한 귀중한 경험

다종교사회, 기독교인과 이슬람의 만남

종교 평화 실현을 위한 기독교적 입장

지역에서의 종교 간 대화, 그 절실한 의미

종교 간 대화의 미래

한국에 있어 종교 간 대화 운동의 향방

개념 차이는 상호 보완적일 뿐 절대적이지 않다

토착화 신학을 말한다

새롭게 싹트는 아시아 신학

종교와 시간

다석(多夕) 유영모의 삶과 사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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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정배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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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신학대학교 및 동대학원, 스위스 바벨대학교 신학부(Dr. Theol)를 마치고, 1986년부터 2016년까지 30년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였다. 미국 게렛신학교, 버클리 GTU, 일본 동지사대학교 신학부에서 활동했으며, 감신대 부설 통합학문연구소를 창설했고 이끌었다. 기독자교수협의회 회장, 한국문화신학회, 조직신학회 회장,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종교간대화 위원장, 생명 평화마당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사단법인 나눔문화 이사장직을 수행했고 최근에는 3.1운동 백 주년 종교개혁 연대 공동대표, 국제기후시민종교네트... 더보기

최근작 : <세상 밖에서 세상을 걱정하다>,<우리는 하느님을 거리에서 만난다>,<참여와 명상, 그 하나됨을 위한 여정> … 총 45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종교는 교회 안에서만 존재하는가?

우리가 믿는, 혹은 아는 종교에는 좋은 말씀이 넘쳐난다. 하지만 독실하지 않은 교인인 우리에겐 그 대답이 그리 와닿지 않는다. 그리고 뒤돌아서 교회를 나서는 순간부터 종교적인 시선을 접고 현실에 눈을 뜰 것을 강요받는다. 종교의 유효 범위는 고작 교회 앞마당까지일 뿐이다. 종교와 현실의 괴리는 당연한 것일까? 종교를 통해 현실적인 대답을 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

이 책은 현실적이다. 다루는 주제의 면면도 그렇고, 그것을 풀어가는 논리에서도 종교적이지만 현실적인 시각을 놓치지 않는다.



녹색 성장의 불편한 진실

구제역, 한반도 대운하,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원전, 밀양 송전탑 등 최근 우리는 주변에서 환경과 개발이 대립각을 세우고 부딪치는 사례들을 여러 차례 목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녹색 성장>, 혹은 <지속가능한 개발>이다. 저자는 묻는다. 발달하는 과학과 산업이 오염을 해결해 줄 수 있는지, 제도 개혁이 환경과 경제의 충돌을 해소할 수 있는지, 청정 에너지 원자력은 정말로 청정한지. 그리고 다시 회의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것이 과연 가능한가?”라고.



신학의 대답, 그리고 신학에게 보내는 대답

이 책은 환경과 생명에 관한 주제들을 신학자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생명이 도외시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정작 종교는 이런 문제의식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개혁의 주체가 아닌 개혁의 대상이 되어 버린 종교를 통렬히 비판한다.



누구를 위한 책인가?

저자가 지난 2년 동안 <월간 신앙세계>에 연재한 원고와 강연,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활동 내용을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서 완성되었다. 1부의 연재 당시에 이슈화되었던 환경과 관련한 시의성 있는 주제들과 2부의 종교계 비판과 종교 간 대화 활동들은 다른 듯하지만 결국 ‘생명’이라는 하나의 명제로 귀결된다. 이것은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 생명이 종교보다 크고, 영성 없는 종교는 불가능하다는 그의 지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사회 현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종교인, 종교에 대한 맹목적인 비판 의식을 가진 비종교인 모두에게 관점을 달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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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5

박인식 - Daum 카페 탈원전 [1-17]

박인식 - Daum 카페  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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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탈원전 17,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박인식 17.10.23 0 89

91 탈원전 16, 해상풍력발전 여건 박인식 17.10.11 0 77

90 탈원전 15, 풍력발전 여건 사진첨부 박인식 17.10.09 0 188

89 탈원전 14, 태양광발전의 경제성 박인식 17.09.24 0 379

88 탈원전 13, 태양광발전 여건 사진첨부 박인식 17.09.20 0 86

87 탈원전 12, 적용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발전방식 사진첨부 박인식 17.09.20 0 127

85 탈원전 11, 전력수요 사진첨부 박인식 17.09.07 0 325

84 탈원전 10, 원자력발전의 경제성; 사후비용 박인식 17.09.07 0 500

83 탈원전 9, 원자력발전의 경제성; 전력단가 구성 박인식 17.09.07 0 439

82 탈원전 8, 균등화 회피비용과 균등화 발전원가의 적정성 박인식 17.08.25 0 88

81 탈원전 7, 균등화 발전원가와 균등화 회피비용 사진첨부 박인식 17.08.25 0 116

80 탈원전 6, 원전 안전성 사진첨부 박인식 17.08.25 0 128

79 탈원전 5, 국내원전의 지반안정성 박인식 17.08.09 0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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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탈원전 4, 원전사고 사진첨부 박인식 17.08.09 0 60

77 탈원전 3, 활성단층 박인식 17.08.09 0 57

76 탈원전 2, 내진설계기준 박인식 17.08.09 0 51

75 탈원전 1, 글쓰기를 시작하며 박인식 17.08.09 0 31

2020/06/12

[에너지전환, 이것이 팩트다] ④ "에너지전환은 한국경제 생존의 문제" 전문가 좌담회 - 뉴스톱



[에너지전환, 이것이 팩트다] ④ "에너지전환은 한국경제 생존의 문제" 전문가 좌담회 - 뉴스톱



[에너지전환, 이것이 팩트다] ④ "에너지전환은 한국경제 생존의 문제" 전문가 좌담회

선정수 팩트체커
승인 2020.06.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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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참으로 많은 것을 바꿨다. 우리 인류는 영원히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인간활동이 위축되면서 자연환경이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에 대항해 인류의 노력 여하에 따라 지구가 살아날 수 있다는 단초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국적인 기후변화를 최대한 늦추고 인류가 적응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이 있다. 바로 에너지전환이다. 기후변화를 초래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지구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동참해 정부는 2017년 10월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확정해 이후 에너지전환 정책을 펼치고 있다.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은 대한민국의 에너지전환에 대해 알아보는 [에너지전환, 이것이 팩트다] 기획을 4회에 걸쳐 준비했다.

[에너지전환, 이것이 팩트다] 시리즈

에너지전환 핵심은?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전환 7대 팩트체크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어디까지 왔나?

④ "에너지전환은 대한민국 경제 생존 문제" 전문가 좌담회

뉴스톱은 2020년 5월29일 에너지전환 전문가와 함께 에너지전환 정책의 성공을 위한 과제를 짚어보는 좌담회를 열었다. 에너지전환 시민운동 출신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국회의원과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 진상현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뉴스톱 김준일 대표의 사회로 진행됐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대한민국 에너지전환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에너지전환을 선언하고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부각시킨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데는 참석자 모두가 뜻을 같이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3주년이 지나도록 눈에 띄는 진전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로 거대여당이 출범하게 된 21대 국회의 정치 지형 변화 속에서 에너지전환 정책이 지속되고 결실을 맺으려면 시민 참여와 정치권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좌담회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뉴스톱은 대한민국 에너지전환이 나아갈 길을 짚어보는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에너지전환이란 무엇인가

김준일 뉴스톱 대표= 에너지전환에 대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여러 전문가 분들의 고견을 듣고 싶다. 에너지 전환은 무엇인지 먼저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이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 본부장= 에너지전환에는 넓은 뜻과 좁은 뜻이 있다. 국내에선 좁은 뜻으로 많이 쓴다. 에너지전환의 좁은 뜻은 에너지원을 바꾸는 것이다. 석유 석탄 화석연료 핵에너지 등 논란 많은 발전원을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넓은 뜻은 실제로 에너지원만 바꾸는 것 아니라, 에너지효율을 높이거나 기기를 바꾸는 것만 아니라, 도로교통체계와 건물, 크게는 산업도 전환하는 것을 포함한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비효율적인 면이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전환은 우리사회 전체를 에너지의 관점에서 새롭게 재구성하는 것이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너지전환의 사회적 경제적 측면을 주목해야 한다. 에너지민주주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원전 석탄 발전 가스발전소는 엄청나게 규모가 크다. 거대 시설을 소수 거대자본이 건설하고 운영하는데 시장이 닫혀 있고 금융 규모도 어마어마하고 공급업체도 독과점으로 운영된다. 에너지전환은 에너지 효율도 비즈니스모델 될 수 있고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비즈니스모델이 될 수 있다.

지붕에 올리는 정도의 소규모 발전소를 누구나 설치하고 판매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이 에너지 민주주의이다. 분산형 시장시스템이나 경제 사회 시스템으로 변화시키는 변환이다. 시장이야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협동조합을 만들어 원전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풍력∙태양광은 할 수 있고 지분 참여도 가능하다. 기본소득과도 연결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는 연료가 없기 때문에 한계비용 제로 에너지이다.

설비∙설치 비용을 회수하면 운영비 약간 빼고는 공짜이다. 공짜 전기가 수입이 되면 배당도 가능하다. 원전과 석탄발전은 피해에 대해 보상∙배상 형태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면 재생에너지는 보상∙배상보다는 지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금융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등이 중요하다. 또 뉴딜과 연결되면서 금융이 저탄소 산업에 우선 투자할 수 있는 기준과 우선순위를 만들게 된다. 이처럼 사회 전반이 모두 엮여 있는 사회전체 변화이다. 저는 그 중에 이익의 주체, 소득 발전의 주체, 민주주의 시장 변화가 담보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김준일=사회 대개조로 봐야하는 것이군요. 생산과 소비, 유통 방식을 모두 아우르는...

이헌석=산업혁명 이후에 현대사회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해서 시작했다. 석탄과 석유 기반 사회였는데 화석연료 기반 사회가 쓰레기 없는 재생에너지 기반 사회로 바뀌는 것이다. 에너지원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중심으로 굉장히 많은 것이 바뀌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에너지전환 다른 나라는 어떤가?

김준일=다른 나라는 어떻게 진전되고 있나.

이헌석=독일에선 에너지전환을 정책브랜드로 수출했다. 에너지원 측면으로 보면 OECD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25%. 유럽으로 한정하면 30% 초반대를 차지한다. 실제 재생에너지 비중이 순간적으로라도 절반이 넘는 나라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겠지만 두산중공업이 경영 어렵다. 왜냐면 더 이상 석탄 화력 발전소를 짓지 않기 때문이다. 두산 뿐만 아니라 GE 지멘스 등 기업은 화석연료 발전소를 팔아서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 이미 3~4년 이상 된 이야기이다. 해외의 경우 에너지전환 관련해 에너지원 전환이든 사회문화적 형태이든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 한국은 표현으로는 시작은 했지만 어느 정도 진전됐는지 척도, 대한민국 정부가 생각하는 에너지전환의 정의가 오늘 이야기 한 것과 부합하는 것인가는 더 논의할 부분이 많다.

양이원영=에너지전환 관련해선 유럽 이야기를 많이 한다. '유럽은 우리랑 다르잖아' 이렇게 많이 얘기를 하시는데, 아시아쪽 예를 들어보자. 아시아국가의 재생에너지는 어떤가.

2018년 독일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계로 재생에너지가 56%를 차지한다. 원전과 석탄 다 합쳐도 40%가 채 되지 않는다. 1년이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 국가의 2018년 전력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베트남 38.6%, 중국 25.8%, 일본 18.4%, 인도 16.8%, 말레이시아 15.2%, 태국 13.4%, 인도네시아 11.6% 인데 우리는 4.2%에 그친다.

아시아 국가 중 온실가스 많이 배출하는 나라는 일본, 중국, 한국인데 중국은 석탄이 60%를 차지한다. 중국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우리가 10년내 할 수 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석탄 발전소를 끄는 것은 쉽지만 산업 전환은 훨씬 어렵다.
2018년 아시아 국가들의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 한국은 굉장히 낮은 수준이다.



◆에너지전환 왜 필요한가?

김준일=에너지전환이 왜 우리시대에 필요한가?

이헌석=에너지전환 관련된 용어가 유행어처럼 쉽게 퍼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요즘 예를 많이 드는데 세계기상기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온실가스 줄어든 양을 6% 정도로 본다. 6%가 어떤 의미이냐. IPCC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앞으로 10년 안에 거의 절반을 줄이라고 한거다. 이걸 줄이려면 매년 6%씩 줄여야 한다. 이 얘기는 전세계가 매년 코로나19 사태를 겪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 시스템을 고치지 않으려면.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넷 제로'(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의미) 등의 용어에는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 온실가스 배출 업종을 줄여야 한다고 한다. 누구나 많이 이야기하고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은 발전소 하나를 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산업계에서 주요 산업 하나가 없어져 버릴수도 있구나 하는 얘기까지 나가야 한다.

말로만 에너지전환 해야한다고 하니까 (용어가) 확산되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실제적으로 정부 입장에선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방향 설정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다. 미국·유럽에서 그린뉴딜, 그린딜에 엄청난 돈 쏟아붓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등 한 개 끄고 텀블러 좀 더 쓴다고 해서 위기가 극복되지 않는다. 환경단체들도 표현을 바꾸고 있다. 텀블러만 갖고는 지구가 구해지지 않는다. 더 나아가야 한다. 이런 것이 우리가 풀어가야 하는 과제다. 엄중함이 있는 거다.

양이원영=우리나라 온실가스 부문별 배출을 보면 87%는 에너지 사용에서 나온다. 다시 분류하면 44% 에너지 산업, 발전부문이 차지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 온실가스를 못줄일 것처럼 우울한 전망만 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은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 가스와 석탄 발전을 비교하면 석탄 발전소가 온실가스를 3배 가까이 많이 배출한다. 석탄(발전)을 빨리 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다음 30%는 제조업이다. 자동차보다는 제철 제강, 시멘트, 석유화학. 그 다음 많은 부문이 수송이다. 자동차 2300만대. 자동차에서 나오는 게 16%. 그럼 우리가 뭘 해야할지 보인다. 석탄발전 빨리 끄고 제철 시멘트 석화 어떻게 할거냐. 내연기관차 어떻게 할거냐는 게 나와야 한다. 2030년까지 절반씩은 줄여야 한다.



김준일=산업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경제 문제이다. 먹고 사니즘에 배치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 이걸 적극적으로 논의 안 하게 만드는 측면이다.

이헌석=역설적으로 말씀하면 대한민국 자동차 주요수출품이다. 현대차 내수가 3분의 1이고 수출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유럽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를 안 쓰기 때문에 더 이상 내연기관 자동차를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예전 엔진 생산 라인, 동력 샤프트 라인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그 준비를 지금 하지 않으면 일자리가 사라진다. 다른 일자리 생기고 어떻게 연결시킬 것이냐를 정부가 고민해야 된다. 캠페인으로만 될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안전망이 갖춰져야 하고 산업에 대한 지원책이 나와줘야 한다.

기업 중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데는 포스코이다. 그 다음으로 한전 발전 자회사 5곳과 현대제철 등이다. 제철이 결국 자동차 조선 산업과 연관돼 있다. 석탄발전소를 빼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핵심은 산업체계를 어떻게 바꿔야할까를 바라봐야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에너지 다소비 업종 정책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를 바라봐야 한다.

양이원영= 2030년 배출량 (할당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포스코의 설비투자 규모와 전망이 너무 높았고 제철 석유화학 분야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철강(산업 주도권)이 일본에서 넘어왔다가 중국으로 다시 넘어간다. 철강 산업 설비 투자가 옛날만큼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

석유화학 업계는 우리가 석유를 수입하지만 수출도 한다고 광고했다. 원유를 정제해 중동으로 많이 수출 하는데 요즘엔 중동에 (세계적) 정유회사들이 (직접) 들어간다. 석유화학 업종에 빨간불 켜진 게 몇 년 됐다. (주력 업종을) 화학으로 바꾼다고 한다. 그때 화학을 석유 기반이 아니라 바이오 기반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투자에 조건을 붙여야 한다. 저탄소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탄소에 대한 평가가 들어가야 기업이 신규투자에 새로운 산업(공정) 개발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진상현 경북대 교수



◆에너지전환 시대의 산업전환

김준일=에너지전환이 본격화 되면 산업전환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염두에 둬야할 것은 무엇인가?

진=산업 조정을 3공·5공 시절처럼 할 수는 없다.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간접적으로 푸시 앤 풀(push & pull) 해야 하는데... 풀(유도)는 지원금을 주거나 혜택을 줘야 한다. 푸시(강제)하는 방법으로는 온실가스 피해를 주니까 외부효과를 반영하는 방법 만들었다. 이명박정부때 탄소시장이 등장했다. 미국 유럽 일본도 안 한 것을 한국이 먼저 시작했다. 2011년 법 통과시켜 2015년부터 시행했다. 시행된지 6년째이다. 시장 만들었는데 왜 안돌아갈까. 이게 바로 푸시하는 정책인데...

양이원영=유상 할당을 몇%로 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온실가스가 나오는데 당연하게 배출하는 게 아니라 돈을 내고 배출해라. 할당을 정할 때 무상 100톤으로 정했다면 110톤을 배출할 때는 배출권을 10톤만큼 사들여야 한다. 배출량을 줄이든지 배출권을 사오든지 해야 한다는 뜻이다. 배출 할당량을 지금은 공짜로 주는데 유상 할당이 3% 늘고 내년에 10%로 늘릴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고민 중이다. 이게 탄소세 같은 것이다. 온실가스 전문가는 100% 유상할당을 하루빨리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기간을 논의하고 있다. 세금의 역할을 하는 방안 이런 푸시를 효과적으로 해야 하는데 기업이 힘들다고 하니까...

진상현=이게 세력싸움이다. 한국은 (국제적으로) 후발주자니까 짧게 정했다. 유럽은 5년 단위인데 우리는 3년 단위로. 당초엔 유상 100%였는데 제도 통과 과정에서 기업에서 주장해서 계속 후퇴했다. 세력싸움이기 때문에 얼마로 정할 것이냐는 것은 21대 국회와 문정부가 어떻게 싸울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기업을 새로운 것으로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책을 만들면 시행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금 있는 제도가 잘 자리잡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이원영=유상할당 늘리는 것이 큰 논쟁거리이다. 기업 측은 내부 결제 시스템에서 보면 배출권 할당은 바로 돈이니까. 기업들한테 신호가 갔는데. 어떻게 하게 만들거냐…이게…

이헌석=탄소거래 도입 여부에 대한 초창기 논란이 있었고 기업의 반발이 있었다. 이게 실질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도움이 되는 거냐 시장만 창출하고 끝날 거냐는 비판이 있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라면 실제로 줄였는지 평가해야 한다. 그걸 유상할당이 안 돼서 제도가 작동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을 넘어서라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안이 나와야지 앙상한 제도만 남아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논의가 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핵심을 잊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 이 제도가 도움이 되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 목표가 사라져 버리는 것 아니냐. 실효성 있는 것이 중요하다.

진상현=2020년 이 시점에서 보면 어렵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다. 기업이 앓고 있다. '다 죽게 생겼는데 탄소세는 무슨...' 이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다.

양이원영=유럽의 그린딜은 1조 유로 약 1300조원 규모이다. 유럽이 그린딜 하겠다고 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더 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논의 중이다. 오늘(2020.5.29) 나온 것은 1020조원 정도 규모의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조성계획을 내놨다. 돈을 줄 때 기준을 정하는데 저탄소 산업에 써야한다. 우리도 공적자금 지원할 때 IMF 이후에 공자금 쓰는 방식이 공적자금 주면 구조조정해 노동자를 줄이고 기업가치 높여서 팔고 회수하는 식이다. 그걸로 과거 구시대 산업, 못하는 산업에 주는 방향이 아니고 미래산업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전환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분야에 고용 지키는 비용을 써야 한다. 뉴딜 이야기 할 때 그린을 붙이는 이유가 대규모 재정투자 한다는 건데 저탄소 산업을 일으키고 조건을 붙여야지 기존 방식으로 가면 안 된다. 여당 내에서도 그린 뉴딜 용어를 집어넣으려고 할 때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이헌석=지금도 할 수 있다. 수출입은행, 산업은행이 두산중공업, 대한항공 등 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 경영권 참여 안 한다고 못을 박는다. 이건 사실 개입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다. 빌려줄 때 단서를 달고, 그걸 주식으로 전환하면 경영에 참여해서 대표적으로 온실가스 많이 내뿜는 기업이면 개입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



김준일=에너지전환 탓에 고배출 산업 도태된다?

양이원영=우리나라가 과거 기업을 키웠던 방식은 국가자본주의라고 할만큼 개입이 많았다. 이제 (우리나라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세계 10위 경제국가 (규모가 됐다) 과도하게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해서도 안된다. 경제를 배우신 분은 잘 알지만 내버려두면 시장실패 우려가 있다. 경제가 어떤 지향을 가지게 만들 수는 있다. 그게 정부의 역할이다. 제도와 규제로, 스마트한 규제 스마트 레귤레이션이다. 규제 완화도 아니고 강화도 아니고 스마트하게 하자. 시장이 저탄소로 지속가능한 경제로 가기 위해서 민간자본의 투자 방향을 선회할 수 있게 만들자. 그래서 금융이 중요하다. 스웨덴 국부펀드와 세계 녹색금융 네트워크를 비롯해 3000개 넘는 금융기관이 녹색금융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장에 신호를 주는 것이다. 고탄소 산업은 돈이 벌리지 않는다. 저탄소로 가야한다는 것을 법적기준을 둘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유도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정부와 정치권에서 할 수는 있다. 소비자 국민 노동자들이 호응하면서 같이 가야만 전반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이헌석=정책만 갖고는 안 된다고 본다. 산업전환 선발주자인 독일은 2038년까지 석탄 발전을 멈춘다고 했다. 정부가 멈춘다는 계획만 발표한 것 아니라 2023년까지 예산 540억 유로를 투입한다. 지역에 400억 유로 지원한다고 같이 발표한 것이다. 돈은 발전소 노동자 유관산업 지원하기 위한 계획이다. 한국도 탈석탄 탈원전 이야기를 많이 한다. 공기업 시스템이라도 돈이 들어간다. 그런데 한국에선 돈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산업을 바꾸는 것이 정책에서 법 한줄 바꾼다고 바뀌지 않고 비용이 들어간다. 비용 빼놓은 상태에서 에너지를 전환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국 누군가는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뜻이다.



김준일=에너지전환과 관련한 산업전환과 탄소거래까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정부 역할, 조건부 금융 지원에 정부의 적극적 개입 등이 중요하다는 점을 짚어봤다.

양이원영=독일에서 MBA과정 이수하면서 가졌던 질문이다. 공기업이라고 민간성을 담보하냐는 물음이다. 우리 공기업은 누구보다 석탄 원전을 확대하면서 공공성을 위반하는데 왜 제어를 못하나. 독일은 석탄 원전 소유기업인 4대 민간 회사가 지역독점 시장이 개방되면서 변화를 꾀했다. 민간기업들이 발전소는 고정자산인데 발전소를 폐쇄하는 것은 자산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법 통과 전 2000년에 적녹 연정하면서 발전회사들과 합의해서 원전마다 발전량을 협상해서 확정했다. 2020년쯤 원전 가동 중지한다고 협상한 것이다. 정부는 기업이 고정자산을 포기하는 대신 얼마만큼 배상하냐는 문제를 협상한 것이다. (독일 내에서) 후쿠시마 사태 이후 위험한 원전을 닫자고 할 때는 협상 없었다. 나중에 (개별 기업들이) 소송해서 배상을 받았다.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무얼 포기하려면 비용이 들어간다.

(독일 노동자들은) 원전과 석탄 발전소가 문을 닫으면 일자리를 잃는데 왜 반대를 안 했을까. 산별노조가 개별기업과 협상했다. 동일임금, 동일휴가를 요구했는데 일자리를 전환해서 그 개별 기업이 부담을 떠안으면 정부가 기금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일괄 타결됐다. 그런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자본 노동과의 협상이 모두 비용으로 논의가 가능했다. 한국의 노사정이 피해를 보는 산업과 노동자들을 어떻게 세심하게 볼 것인지, (피해 규모를)산정하고 협상하고 논의하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석탄 발전에 민간자본이 들어갔는데 (온실가스 배출량을) 수천만톤 줄이려면 그돈 아껴서 석탄 발전소 끄는데 보상해주면 된다. 하지만 근거법이 없다. 공무원들이 민간자본과 협상을 해야 한다. 근거법을 만들고 재원을 쓸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정의당이 지원법안을 만들었는데 피해자가 최소화될 수 있을 것이다.

진상현=에너지전환 성공하려면 유관 산업의 노동자를 재배치해야 한다. 이 주제에 관해 노조랑 같이 연구 중인데, 제 판단은 한국은 에너지전환 안 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이 일어나면 지역이 뒤집어져야 한다. 탈원전 탈석탄하는데 일자리 변화가 없다. 따져보면 약간은 있는데 (미미한 수준이다.)

양이원영=노동계와 토론을 한 적이 있다. 2020년대만 문닫을 발전소가 꽤 되고 해고 예정자가 1만2000명 수준이라고 하는데.

진=부풀려진 것이다. 현재는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지금 제도에서도 충분히 인력을 재배치 할 수 있다. 아직 절실하지 않다. 석탄발전 끝나면 폐광 지역은 문을 닫아야 한다. 아직 안하고 있다. 아직은 한게 없기 때문에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이번 정부 에너지전환 슬로건 확실하지만 우발적으로 띄워놨고 아직 한게 없다.

양이원영=제가 여당이라서가 아니라. 이명박근혜 생각해면 지금 생각해도 숨이 막힐 정도로 폭주기관차 같았다. 원전 10개 석탄발전소 60개 만든다고 했다. 후쿠시마 사태 다음해에 신규 부지를 지정했다. 석탄발전소 20여개가 신규로 들어갔다. 박근혜정부때 추가로 더들어갔다. 폭주기관차처럼 확대하는 정책을 이 정부에서는 브레이크를 걸고 방향을 제시했다. 그런 개념을 내세운 정도의 역할이지 않을까. 남은 2년 동안 정책이 퇴행하지 않도록 제도적 재정적으로 준비하는 속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



◆에너지전환 관련 공약들 지켜지고 있나

김준일=문재인정부의 에너지관련 공약들이 꽤 있다. 뉴스톱이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 이행 평가 사이트인 뉴스톱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행 실적이 눈에 띄지 않는다.

진상현=양 의원의 의견에 동의한다. 상징적 의미는 크다. 기존 정부의 에너지 기후변화 정책이 대통령 아젠다로 들어간 적이 없다. 이번 정부 들어선 명확한 방향 제시라는 의미는 있지만 실제로 바뀌었느냐는 걸 봤을 때 이뤄진 것은 별로 없다. 보수 언론들의 표적만 됐다. 이번 정권이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남은 2년이 중요하다. 이전 정권에 비해 레임덕 없는 정부 이야기도 나온다. 무슨 희망을 걸어야 할 것이냐. 검찰개혁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환경개혁에도 관심 가져달라. 그린뉴딜을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문제제기했던 녹색당과 정의당은 지난해부터 논의를 시작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대규모 재정투입이 필요했고 (그린뉴딜) 그것도 포함시켜봐라고 이야기됐다. 현 정부의 마인드는 코로나19 비상사태 극복이다. 재정지원 환경이 나쁘지 않으니까 대중의 호감도가 높은 그린 이슈를 부처마다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게 여전한 한계이다. 좁은 의미의 에너지 전환, 좁은 의미라도 그나마 많이 얻어내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정권 안에서 얼마만큼 그린화시킬 수 있을지… 이번 정부의 환경 마인드는 위기의식이 공유되지 않는 것 같다.

이헌석= 에너지 공약은 '안전한 대한민국,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분야에 들어있다. 안전의 핵심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위상 강화였다. 이게 문재인정부 3년차에 한 번도 아젠다로 올라온 적이 없다. 원안위의 여러가지 역할 정도만 언급됐을 뿐이다. 21대 국회가 시작되니까 원안위 역할을 제대로 정립해 안전 규제를 하고 있느냐 반드시 짚어야 한다. 지속가능 대한민국이 실현되려면 남은 기간 동안 공약 다 떠나서 핵심은 기후 문제와 환경 이야기가 핵심 아젠다로 올라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문대통령 이후에 민주당 정권이 지속되더라도 탈원전 에너지 기후 문제가 거꾸로 돌아가는게 아니냐고 걱정한다. 법제화된 것 아니고 행정계획으로 돼 있다. 다음 정부가 계획을 바꾸면 언제든지 백지화할 수 있는 모래성 같은 정책이다. 문재인정부 후반기 21대 국회가 열렸다. 현재 에너지 기후 관련 법안이 20여개인데 다시 체계를 잡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다음 정부에서도 이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 잠시 몇년 바짝 이야기했다가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 아젠다 행정계획이 아니라 제대로 된 법적 기반 위에 세우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니냐

양이원영=이번에 취임 3주년 기념 대통령 연설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는데 단 한글자도 그린 이야기가 안나와서 너무 실망했었다. 당선되자마자 그린 뉴딜 집어넣으려고 여러 루트로 시도해봤는데 잘 안 됐다. 며칠 후 국무회의에서 직접 대통령 입으로 그린뉴딜 조사해봐라고 하고 일주일만에 사업 집어넣고 그랬다. 디지털뉴딜과 동격으로 3차 추경에 반영하라고 했다. 거기에서 희망을 본다. 또 하나는 녹색당에서 그린 뉴딜 얘기했고 정의당에서 심상정 대표의 대선정책처럼 크게 발표했다. 그만큼 당에서 비중있게 보고 있다. 야당에 선점된 그린뉴딜을 민주당이 용어를 가져왔다. 국내에서 그런 정무적 판단은 쉬운 일은 아니다. 민주당과 시민당 정책발표하는 날이 있었는데 그린뉴딜에서도 나왔듯이 2050년 넷제로(탄소배출량 0) 얘기했다. 정치는 행정보다 앞서 나가는 것 같다. 환경부가 LEDS(장기 저탄소 발전 전략)권고안 만들 때 정치권에서 이야기했고 행정부 대표 대통령 그린뉴딜 이야기했고 어쨌든 희망을 거기서 보는 것이다.

최근 좌우명이 하나 더 생겼다. 문제는 지적만 하는 게 아니라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다. 지적하고 규명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해결하려면 해결할 수 있는 지점과 긍정적인 부분, 의견이 다른 사람과 교집합을 찾아서 늘려나가는 작업을 해야하지 않을까.



◆에너지전환 가짜뉴스는 어떻게 대응해야?

김준일=결국 국민의 인식이 중요하다. 부정적 인식을 일으키는 가짜뉴스도 많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프레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이헌석=예전에도 했던 이야기이지만 언론의 역할이 크다. 가짜뉴스 확산되는 순서는 유튜브, 정치인 따옴표 언론, 또 따옴표. 확대 재생산되는 사이클이다. 사실 단순하게 유튜브 일부 정치인만 이야기하면 사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산업 에너지와 과학기술도 마찬가지이다 전문기자가 없다. 정치 쪽에서는 국회 취재는 정치부 기자들이 담당한다. 정치부 기자들에게 따옴표 기사가 너무나 일상적이다. 정치적으로 주장하는 게 아니라 팩트를 왜곡하는 주장이 계속돌고 있다. 시작과 끝은 언론에 대한 문제이다. 언론 자체적으로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가짜뉴스가) 양산될 수 밖에 없다. 두산중공업 관련해선 팩트체크가 의미가 없을 정도이다. (가짜) 얘기가 또 나오고 또 나온다. 조선일보는 두산중공업에 정책자금 지원하기로 결정된 다음날 '망하게 해놓고 돈 빌려주냐'는 보도를 냈다. 가짜뉴스 핵심은 언론계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가짜뉴스)그것을 그대로 옮겨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상현=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짜뉴스와 왜곡된 기사가 있다. 소설에 소설인 것과 가짜라고 하기도 뭐한 것이 있다. '탈원전 때문에 망해'라면 가짜 뉴스다. '원전핵심 기업 두산중공업이 망한다. 이 정부 때문에 망한다'라고 보도했다면. 원전 핵심 기업 논란 여지 있다. 헤드라인 뽑으면 보수신문들은 완전 거짓말도 아니고 관점을 가지고 오해하게 만드는 보도들이 많은 것이다. 가려낼 수 있는 시민들이 답이다. 행간을 읽을라고 한다. 관점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 그들끼리 돌고 도는 가짜뉴스들은 차단 되지도 않는다. 가짜뉴스와 왜곡보도를 걸러내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시민들이 갖춰야 한다.

양이원영=기후 위기 또는 환경 쪽에 더 신경쓰면 경제를 망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저탄소 경제를 만들지 못하면 굉장히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주한 EU대사를 만났는데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였는데... 유럽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산 제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한국산이다. 자기들은 1조 유로를 투입해 그린딜을 추진하는데 자기들 재정투자 해서 재생에너지 늘리고 탄소 줄이려고 하는데 가만히 있을 것 같냐고 묻는다. 탄소 국경세 이야기도 나오는 중이라고 한다. WTO 체제에서 그럴 일 없다고 하는 사람들 있지만 미중 갈등을 감안하면.

미국 대선의 영향이 굉장히 클 것이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 시장 진출조차도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 한가한 때가 아니다. RE100(100% 재생에너지 사용) 선언한 다국적기업들이 240개 정도 되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수많은 기업들이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기업은 하나도 없다. 재생에너지 전기를 직접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에서 우리나라는 완성품도 수출 많지만 중간재 수출이 많다. 애플의 국내 발주액이 연간 30조원에 이른다. 임원 한 명이 들어와서 재생에너지 전기 비율을 몇%로 할거냐고 물어보고 갔다고 한다. 전세계 배터리 공급업체 1위가 엘지화학인데 작년에 배터리 수주액이 300조원에 이르지만 국내엔 공장을 안 짓는다. 납품할 기업이 RE100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법제도의 문제로 재생에너지 전기를 살 수가 없다. 더 이상 기후위기와 환경 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 빨리하면 좋은 게 아니다. 기후위기와 경제위기를 동시에 잡는 그린뉴딜에서 시작해야 한다. 시장 자체가 죽어가고 있는데 그 레드오션으로 왜 들어가야 하나. 원전시장은 50조, 석탄화력발전 연 130조, 재생에너지 1300조, 해상풍력 5000조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가 공멸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헌석=1차적으로 에너지 정책에 대해 제대로 된 찬반 논의가 필요하다. 정쟁 이슈로만 부각되면서 피로감이 높아졌다.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고 이게 오히려 변화의 시점을 가로막고 있다. 에너지전환 논의가 피곤한 것으로 인식돼 해악이 너무 크다. 가짜뉴스 탓에 잘못된 인식이 퍼지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서 나오는 폐해와 문제점이 있다. 그런데 진영 싸움이 되면서 찬반 진영으로 선이 그어졌다. 사안에 따라서는 과거 정부에서 허가를 내줬던 문제 많은 태양광도 있는데 이런 논의는 사라졌다. 그린뉴딜은 아직 예산안도 안 나온 점이 우려된다. 일부 지자체에선 그린뉴딜 음악회를 하고 있다. 단어 자체로 좋은 것이다. 좋은 면도 있지만 걱정스럽다. 그렇게 소비돼서 버려지기에는 해야할 일이 많다. 표현만 소비되고 버려지는 것이어선 안 된다.

진상현=한 때 대한민국이 녹색성장으로 도배됐던 때도 있었다. 2011년 세계금융위기를 돌파하는 정책 수단으로 UNEP이 그린뉴딜을 제시했다. 리먼사태 때도 그린뉴딜 이야기 가 나왔다. OECD가 동의했다. 보고서도 나왔다. 그린뉴딜 잘하는 곳이 한국이라고 했다. 녹색성장 관련 예산 다 끌어다가 한국은 예산의 80%가 '그린'이라고 평가했다. 한 차례 경험이 있다. 더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엊그제 이야기 했다. "MB가 좋은 것 했다. 녹색성장 배우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이 녹색화됐나? 이번 정부가 비관적으로 평가되는 이유는 의지, 관점 파악, 정치적 철학 안잡혀있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야할 것이냐. 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정치 모두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 왜 탈원전 선언했나. 이분은 부산 사람이다. 부산 출신 정치인. 부산 시민 300만명이 원전 근처에서 살고 있다. 300만명이 정부랑 싸웠다. 고리원전 수명 연장에 대해 산업부 지경부 입장은 아무 문제 없다고 했지만 싸웠다. 부산 300만 시민들이 멈추자고 했고 시장도 멈추자고 했다. 국회의원, 시의원, 시민단체, 여야없이 그래서 박근혜 정부 때 폐쇄한 것이다. 부산 출신 힘을 받아서 탈원전 가져가는 측면이 있다. 기후변화에는 관심이 없다. 정책은 그냥 오지 않는다. 세력화가 필요하다. 유럽의 각종 기금이 탄소 못하게 하는 것은 좋아서 훌륭해서 그런 것 아니다. 시민들의 압력 때문이다. 애플 과 구글이 훌륭해서 RE100 선언한 게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보이콧과 피케팅해서 받아낸 것이다. 기업의 공공성은 시민들이 요구해야 받아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환경 마인드가 없다. 대통령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주변의 시민들과 정치 세력이 바뀌는 수밖에 없다. 일정 부분 이뤄지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시민의 요구로 의원들을 배출했다. 국회의원들이 제도 개혁을 해야 한다. 대선 공약에 지속가능발전이 들어가 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 공약에도 들어가 있다. 문 대통령 공약에는 들어가 있는 데 실행을 안 한다. 요구하는 집단이 없어서 그렇다. 올바르지만 안된 것은 뭐냐면 세력화이다. 공약 이행을 요구하는 사람이 없다.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제는 부산 때문에 공약에 넣었다. (가까운 원전 탓에 더) 위험한데 왜 우리는 똑같이 내냐. (부산 시민들이)세력화된 것이 공약에 반영된 것이다. 부산 시민들이 피케팅하면 이행할 것이다. 지금은 세력이 없어서 이행되지 않는다.
뉴스톱에서 열린 에너지전환 전문가 좌담회. 왼쪽부터 진상현 경북대 교수,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 김준일 뉴스톱 대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에너지 전환 무엇을 해야할까?

김준일= 긴 시간 동안 좋은 말씀 감사드린다. 마무리 한 말씀씩 부탁 드린다.

이헌석=중요한 시기다. 코로나19 이후 급변의 시기이다. 에너지 측면으로 국내외적으로 굉장히 많은 것을 요구받고 있다. 향후 3~4년 문재인정부 끝나고 새정부 초기까지 굉장히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기회를 잡을 것이냐 놓칠 것이냐. 21대 국회나 중앙 정부가 해야할 것 많다. 정당으로서도 역할이 많겠지만 언론도 이 시기가 가진 중요성에 주목하면 좋겠다. 이 기회를 놓치면 지금은 기후악당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한국의 국제 사회에서의 역할과 영향력은 지금 상태를 벗어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진상현=뉴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미국 사람들은 뉴딜에 대해 굉장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대공황을 맞아 정부가 투자를 늘려 극복했다는 서사이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논란이 많다. 뉴딜정책 덕분에 극복한 게 아니라 2차 대전의 전시호황 때문에 극복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여튼 미국 사람들에게는 좋은 이미지가 남아있다. 100년전 이야기이지만 세계 각지에서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살아난다. 금융위기, 코로나19. 뉴딜이 정말 효과 있느냐 이야기 나오면서 정부에게 계속 책임을 지우는 형국이다. 한국판 뉴딜로 가는데 환경진영은 그린으로 편승 중이다. 한계는 코로나19 상황이다. 상당부분은 코로나가 장악할 것이다. 뉴딜 이슈를 환경적 측면에서 제대로 하려면 미국 테네시 밸리 사업 같은 재정 투입 기반이 아니라 도시 구조와 산업 시스템을 바꾸고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방법이 될 것이다.

양이원영=학자들은 진작부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경고했다. 에볼라 메르스 등 보통 50~70년 주기로 대유행이 발생했는데 환경 훼손과 야생 서식지 파괴 등으로 인수공통감염병이 늘어날 것이란 경고가 있어왔다. 경고가 있었음에도 전세계가 타격을 입었다. 기후위기도 마찬가지이다. 기후재앙으로 갈 것이다. 그 시간이 7.7년 밖에 안 남았다. 전세계 과학자들이 하나 같이 이야기하고 데이터로도 말하고 있다. 이 위기와 재앙을 최소화시키는 작업은 어쨌든 기성세대가 책임을 져야 한다. 판단과 행동. 문제는 지적하라고만 있는게 아니라 해결하는 것이다.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엄마가 돼서 애가 열이 펄펄 끓면 뭔가를 해야한다. 부작용이 걱정돼도 주사를 맞혀야 하고. 마찬가지로 산업혁명 이후 인간활동이 지구를 파괴·훼손한 것이었다면 인간의 추가적 행동이 지구를 치유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그렇게라도 희망을 찾아서 뭐라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큰 비전과 철학을 공부하고 제시하는 동시에 디테일을 챙겨야겠다. 2050 넷제로를 실현하려면 소비도 줄여야 하지만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늘려야한다. 매년 태양광 10기가 이상 늘어야하고 풍력 매년 4~5기가 늘려야 하는데 올해 목표를 2기가 확대로 늘려야겠다. 관련 산업 만들어지고 일자리 만들어지고 해고 안해도 될테고 원전 석탄 더 빨리 문 닫는게 가능할 거다. 수백개 개별 재생에너지 사업들을 다 챙길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재생에너지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인 것 같다.

<시리즈 끝>

2020/05/16

美와 ‘핵 숨바꼭질’하며 기술 발전 - 중앙일보

美와 ‘핵 숨바꼭질’하며 기술 발전 - 중앙일보






美와 ‘핵 숨바꼭질’하며 기술 발전
[중앙일보] 입력 2007.07.23 14:28 수정 2007.07.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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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와 원자력


박정희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 프랑스 원전 기술자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1971년 3월 경남 양산군 기장읍 고리(현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에서 한국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기공식이 열렸다. 69만㎡(21만 평)의 부지에 사업비 1560억원, 대역사(大役事)였다. 테이프를 끊은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 고리원전 1호기의 착공은 고리 2호기(74년), 월성 1호기(77년) 착공으로 이어졌다.



박정희 대통령이 원자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5·16 직후부터다.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으로 있으면서 한국원자력연구소(현 한국원자력연구원)를 처음 방문한 이래 수시로 찾았다. 토요일이면 헬기를 타고 연구소에 와서 연구원들에게 당시 돈으로 100만∼200만원의 격려금을 놓고 가던 박 대통령을 기억하는 연구원들이 아직도 있다.



권력자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한국의 원자력은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 가정이나 기업에서 싼값에 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당시 원자력발전의 초석을 다진 덕분이다. 82년부터 지난해까지 물가는 평균 199.5% 인상됐으나 전기 요금은 3.3%밖에 오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핵무기 개발을 지렛대 삼아 외교적 실리를 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플루토늄 얻기 쉬운 중수로 도입



77년 착공해 83년 준공된 한국의 초창기 원전, 월성 1호기는 중수로형이다. 경수로와 중수로의 중요한 차이는 후자가 핵무기 개발이 쉽다는 데 있다. 경수로는 원자로를 열고 한꺼번에 핵연료를 교체한다. 경수로의 핵연료 교체는 1년에 한 번 있는 행사다. 이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가 집중되기 때문에 경수로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를 핵무기 개발 목적으로 빼돌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수로는 다르다. 원자로를 가동하면서 매일 핵연료를 교체한다. 하루에 16개씩 핵연료 다발을 교체하기 때문에 IAEA 감시의 눈길을 벗어날 여지가 있다. 이렇게 뽑아낸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면 원자폭탄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74년 인도는 카슈미르 지방의 영유권을 놓고 파키스탄과 오랫동안 분쟁을 일으키다 비밀리에 핵실험을 했다. 인도가 핵실험을 성공한 배경에 중수로가 있었다. 영국·캐나다·호주 등은 50년에 인도·스리랑카 등 영연방국가를 돕는 ‘콜롬보 계획’을 세웠고, 캐나다는 이 계획에 따라 인도에 중수로를 공급했는데, 인도는 이를 이용해 핵실험에 성공했다.



한국은 인도가 핵실험에 성공한 이듬해인 75년 1월 캐나다와 중수로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가 캐나다에서 공급받은 중수로에서 나온 사용후 핵연료를 갖고 플루토늄을 추출하자 미국과 IAEA는 중수로를 도입하려는 나라를 엄격하게 감시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어떻게 중수로를 도입할 수 있었을까. 비슷한 시기 대만은 중수로 도입이 좌절됐다. 원래 한국은 캐나다에서 중수로는 물론이고 중수로 설계기술까지 한꺼번에 도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시 한국전력 김영준 사장이 ‘순수발전 목적으로 원자로를 도입하는 것이니 의심을 살 만한 기술은 제외하고 도입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물 건너갔으나 중수로는 도입할 수 있었다. 미국이 한국의 약속을 믿은 것은 박정희 정부가 75년 4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비준한 데도 있다.

 

박 대통령 핵 개발 의지에 美 긴장



박정희 전 대통령은 외교상황의 변화에 따라 핵 개발 의지를 피력해 나갔다. 미국이 크게 긴장했음은 물론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핵무기 개발 계획의 핵심 실무를 맡았던 아주대 김철 교수는 최근 박정희 정부 시절의 ‘핵연료 재처리 시설 설계서’와 설계도면을 공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당시 설계는) 순도 높은 플루토늄을 만들기 위한(즉 핵무기 연료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고 증언했다. 미국은 박정희 정부를 달래기 위해 ‘핵우산을 제공하겠다’ ‘주한미군을 줄이지 않겠다’는 등의 약속을 잇따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과 ‘핵 숨바꼭질’을 벌이면서 원자로와 핵우산을 받고 원자력 기술도 발전시키는 외교적 수완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민석 ms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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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HOT] [박정희와 원자력] "70년대말 핵무기 시설 극비 설계했다"

2020/03/29

2011 모심으로 가는 길 김지하

피플[신동아 창간 80주년 기념 릴레이 강연 |

 ‘한국 지성에게 미래를 묻다’ ① 김지하]

모심으로 가는 길

“남성은 여성에게 큰절을 하면서 수천 년간의 죄업을 씻어라”

입력 2011.06.21 / 622호(p38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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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아’는 창간 80주년 기념으로 한국 대표 지성들의 릴레이 강연회를 마련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2012 4월까지 1년간 계속되며 강연 내용은 신동아 지면에 실린다. 첫 회 연사는 김지하 시인이다. 김 시인의 강연회는 523일 오후 7시 반 서울 신문로 문호아트홀에서 열렸다. 강연에서 김 시인은 여성상위의 남녀평등을 강조하며 여성을 모시는 길이 후천개벽 시대에 인류가 사는 길이라고 설파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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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근 시 한 편을 먼저 인용한다.

열기(熱氣)그날 경기도 주최
세계생명문화포럼에서 호주여자
생태학의 발 플럼우드는
다섯 번을 똑같이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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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지구의 대혼돈을 넘어서는 길은 단 한 가지. 인격-비인격, 생명-무생명을 막론하고 일체 존재를 다 같이 우주공동주체로 거룩하게 드높이는 모심의 문화, 모심의 생활양식으로 현대인간의 모든 생활을 철저히 변혁하는 길 그것뿐이다.

나는 그 뒤부터 어쩌면
발 플럼우드의 충실한 똘마니
어떠랴 서양의 한 젊은 여성의 뒤를 따라 동양의 한 늙은 남자가
중국이 세계에서 돈을 제일 잘 번다는 이 시기에 
도리어 철저히 따라감이 얼마나 보기 좋으냐!불교도 동학도 개벽역학도 모두 다 그 뒤다

나는 이제 한 여자의 피끓는 모심의
세계문화대혁명 주장을 따라 가다가 가다가
몇 번이나 죽을 각오가 돼있다
熱情 없이는 삶은 아예 없는 것
.

(
‘흰그늘의 산알소식과 산알의 흰그늘 노래’ p.211. 2010 7월 ‘천년의 시작’ 刊)

이 강연은 신동아가 기획한 지식인 대상의 교양강좌로서 강연자 자신의 전공에 토대를 둔 현대적 교양, 인류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혼돈, 대변혁의 시기인 현대의 동아시아·태평양 한반도의 한 개인의 삶에서 가장 핵심적 도덕인 ‘모심’으로 가는 길과 그 길에서 조심할 것 몇 가지를 본인의 최근 열흘간의 일정을 통해 간략히 찾아보는 것이다.

현대 인류 최고의 도덕률

‘모심’이 무엇인가?

나는 천도교가 아닌 ‘나홀로 동학당’이다. 동학의 핵심교리는 후천개벽(後天開闢)이고 그 실천윤리는 철저한 모심()이다. 그러나 모심은 단지 동학만의 윤리는 아니다. 2000년 전 나사렛 예수의 필사적인 사랑의 형식은 ‘섬김’이라는 이름의 모심이었고, 그보다 5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가 펼친 ‘나무(南無)’라는 이름의 회향(回向) 역시 모심이었다.

공자의 사단(四端)에서 인()은 의()에 앞서고 퇴계·남명의 영남학에서는 하늘로부터 인간에게 오는 성실()보다 인간이 하늘을 향해 바치는 공경()이 훨씬 중요하다.

이슬람은 아니 그런가?

이슬람 여성과 아기들은 지난 50년간의 지하운동을 통해 무하마드의 거룩한 첫 번째 메카시대 부인의 별명인 아크발라이 쇼크니아바(저 어둠 위에 참빛을!)의 한마디와 그에 대한 무하마드의 코란 제63절 하단의 기도 ‘저 어둠에 대해 진정한 존경심을 갖게 해주소서’의 둘째 마디를 끊임없이 외우는 ‘쎄벨리온()’ 운동을 통해 오늘 쎄벨리온과 똑같은 뜻을 갖는 재스민혁명의 놀라운 모심의 실천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과격한 젠더투쟁의 실패로 인해 이미 낡아빠진 남성가부장적 에코파시즘을 복권시킨 유럽 페미니즘은 오늘 도리어 그 고전적 신성성(神聖性)의 생동하는 해석방향에서 공양(供養)과 양육(養育)을 포함하는 ‘새크라리온(Sacralion)’이라는 ‘모심’을 들어올림으로써 유럽을 다시 한번 신선하게 하고 있다.

현대 유럽 최고의 영지주의자요 대안영성학교 발도르프의 창시자인 루돌프 슈타이너는 현대 인류 최고의 도덕률을 단 한마디로 ‘모심’으로 규정한다.

종말 뒤의 새 시대

모심!

종말적 개벽사태인 대혼돈 극복의 유일한 길을 모심으로 단정한 발 플럼우드는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다. 바로 그 모심 때문에 독거미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 희생을 설명하는 ‘온난화’는 정당한 우주관인가?

지난해의 강추위나 지금의 일교차는 무엇이며 남극이 추워지고 북극이 더워지며 적도와 경도의 일치, 일본의 대지진, 화산 폭발, 쓰나미와 원전 방사능 누출과 지면침강, 미국의 토네이도와 사방에 번지는 수질오염과 해파리 등 죽지 않는 생명체의 등장, 이유 모를 심장해체로 갓난아기들이 돌발적으로 떼죽음당한 것과 며칠 전 보도된 바 제주에서 강남 가기 직전의 제비 3만마리가 한 군데 전선줄에 함께 모여 앉은 현상은 또 무엇인가?

개벽(開闢)이란 어휘 이외에 도대체 무엇으로 이 사태를 설명할 수 있는가?

그러나 짐승마저 모심을 지키는 이 현상은 또 어찌 해명해야 되는가?

3
만마리 제비가 모여 앉은 그 앉음새의 철저한 간격을 어찌 봐야 할 것인가? 그것은 모심의 한 형식이 아니던가?





김지하 시인의 강연회는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김지하 시인은 1974년 민청학련사건으로 구속돼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듬해 2월15일 형집행정지로 그가 석방되자 동료와 가족들이 목말을 태우며 교도소 앞을 돌고 있다.


‘매화산(梅花山).

?

‘준비하는 마음의 뜻으로!

아항!

저 기괴한 한계령과 얼마나 다른가?

공부하고 글 쓰는 시간 이외에는 며칠 동안 이 한계령과 비로봉과 매화산 이야기가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역시 모심의 비밀이겠다. 특히 내가 최근에 몰두하고 있는 ‘서기(瑞氣)의 미학’에 대한 미의식의 조건으로서의 ‘모심’과 연계된 것이다. 여기에 괴기(怪奇), 산숭해심(山崇海深)의 숭고와 심오 등이 모두 직결된다. 거기에 여성성과 모성의 현빈(玄牝)과 어린아이의 현람성(玄覽性)이 마땅히 그 기초를 이룬다. 머리에서 떠날 까닭이 없다.

이후 14, 16, 17일 이외에도 모심은 여러 형태로 나를 붙들고 있었다. 이 다음 모심에 관한 본격적인 글을 쓸 때 상세히 밝힐 것이다.

4
14.

나를 치료해온 장병두(張炳斗) 선생이 서울에서 나를 아내와 함께 불렀다. 만나뵙자마자 대뜸 모심 이야기다.

“왜 화를 내는 거요. ?

“예.

“부인한테 왜 고분고분하지 않는 거요?

“때에 따라서 그런 일도….

“절대로 안 돼요. 부인은 큰 어른이고 선생은 아기요. 그것도 계집아이.

“그거….

“그래야 다 잘돼요! 몸도 낳고 일도 잘되고. 선생은 운이 커서 부인에게 화내기 십상인데 한번 화내면 그만큼 망해요 망해. 명심하세요.

‘내 잔이 넘치나이다’

웬일일까?

전 같으면 그 말에 화가 벌컥 났을 터인데 자꾸 웃음만 나고 화가 전혀 나질 않는다. 웬일일까? 생명이 예절을 좌우하는구나! 아하하!

이날 내 생각이 아니라 내 몸이 바로 ‘모심’을 익힌 것이다. 좌우간 그런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4
16.

돌아가신 이화여대 총장 김옥길(金玉吉) 선생을 생전에 나는 꼭꼭 ‘누님’이라고 불러 모셨다. 그 누님의 동상제막식 소식을 들었다.

문경새재 고사리 별장의 분수동산이었다.

아내와 함께 갔다. 200명 가까운 분이 오셨다. 김동길 교수의 주재로 기념예배가 있었다. 회식도 있었다. 많은 분이 참 친절하게 우리를 대해주었고 특히 아내에겐 얼마 전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 때문인지 참으로 애틋했다.

나는 떠나도록 내내 한 가지만 생각했다.

‘지족(知足)’이라는 말이었다.

누님은 내가 원주에서 출옥한 뒤 남모르는 집안고통을 겪고 있을 때, 그중에도 아내가 말 못할 괴로움을 한껏 겪고 있을 때 고사리 별장으로 나를 부르셨다.

식사 후 누님은 분수가에 서서 곁에 있는 내게 이리 말씀하셨다.

“김 시인, 내가 저 분수 앞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나?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내 잔이 넘치나이다.”“성경 속의…?

“음, 김 시인, 한자로는 그걸 뭐라고 하지?

“‘지족’입니다.

“그래 지족. 김 시인. 이제 지족할 수 없겠나?

“네에?

“최고의 시인, 최고의 혁명가, 최고의 사상가가 되었어. 이젠 그만 만족하라고.

“무얼 말씀하시려는 겁니까?

“우리 영주(나의 아내) 언제 행복하게 해줄 건가?

“….

“언제 분가(分家)할 거야? 바로 지금 독립 안 하면 영주 죽어! 머리 빠지는 것 봐! 두 번이나 약 먹었잖아! 죽어. 이 사람아! 김 시인. 독립 안 하면 나 누님 안 할 거야!

벽력이었다. 누님은 그런 분이었다.

모심은 지족의 산물

나는 잔뜩 얼어서 늘 나를 위해 비워놓는 아래 뜰의 조그마한 골방 침대에 가서 누웠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꿈결에서다. 문경새재 꼭대기 신선봉에서 도적떼 애꾸눈 부자(父子) 난쟁이가 내려와 하나는 내 머리를 잡고 하나는 내 다리를 붙잡아 기운껏 위아래로 잡아당겼다. 찢어 죽이자는 거였다.

“아아악-.

소리 지르며 깨어 벌떡 일어났다.

‘이게 무슨 일인가?

생각이 금방 들어왔다.

‘떠나라는 것이로구나!

머뭇거릴 틈도 없었다. 누님께 ‘떠난다는 것’ ‘독립한다는 것’ ‘지족한다는 것.’ 세 마디를 작은 쪽지에 써놓고 바로 일어서서 수안보 쪽으로 터덜터덜 걸어 내려갔다. 거기서 바로 버스를 타고 전라도 광주로, 광주에서 해남으로 달렸다. 해남 작은 여관에서 원주의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아이들만 데리고 내려와버려라. 차일피일하면 못 온다. 빨리! 그리고 단호하게!

마침 나의 모친은 하와이에 있었다.

이튿날 아내와 아이들이 왔고 해남 후배들을 시켜 낡은 고가(古家)를 얻기로 했다. 그 뒤로 곧 장모님과 함께 누님이 오셨다.

나를 보고 빙긋 웃고는 아무 말씀 없이 떠나셨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지족.

그렇다.

한계령은 내 마음속에 아직도 배회하는 꿈들, 야망들, 울분과 노여움들이었고 그 다음날의 비로봉은 바로 지족이었다.

아하 답은 나왔다.

모심은 지족의 산물이다. 내가 옛 꿈들, 야망들, 울분과 노여움을 다 털고 만족해야만 모두를 모시고 아내를 모시고 아기들과 여성들과 쓸쓸한 사람들과 고양이, 강아지, , , 산과 강물, 그리고 기계와 물건들. 끝내는 내 마음마저도 다 모실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모심은 립 서비스가 아니다! 먼저 남성 가부장제 전체의 역사적 한계에 지족해야 한다. 물론 진리 공부에 지족 따위는 아예 있을 수 없지만!

오일장의 즐거움

4
17.

내가 원주에 내려간 뒤 새벽과 아침의 공부시간 이외에 가장 좋아하는 일은 세 가지. 토지문화관이 있는 회촌의 양안치(兩岸峙) 아래 오봉(五峰)에 가끔 가는 일. 원주 주변 산천들을 돌아다니며 공부하는 일, 그러고는 옛날 나 열세 살 때 목포를 떠나온 뒤 대학 때까지 내내 살았던 평원동, 봉천 냇가의 시궁창 판자촌, 그 가난뱅이 동네에 요즘 들어선 오일장에 닷새마다 꼬박꼬박 장보러 가는 일이다.

그 일이 그렇게 신나는 일이다.

나도 전에는 몰랐다.

옛 어른들은 그 오일장을 ‘희비리(喜悲離)’라고 부르셨다. ‘기쁨과 슬픔이 넘나드는 한울타리’의 뜻이다. 마치 내가 떠나온 목포의 밑바닥 뻘마당 하당(?)과 같은 희비리에서 서기 어린 백운산과 탈속한 미륵산 사이,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이 와서 살다간 귀래(歸來)와 원주의 대학들, 고등학교들이 밀집해 있는 흥업(興業) 사이의 토지문화관이 있는 양안치까지가 어찌 보면 나의 지난 삶 전체의 파노라마다.

바로 이 희비리 장바닥에 와 이빨 빠진 귀머거리 할머니들에게 들나물이며 고사리며 이것저것 반찬거리를 사들고 절룩절룩 집으로 돌아갈 때 나 스스로 깜짝 놀라곤 한다.

‘아! 이것이 참 모심이로구나!

여성상위의 남녀평등

그 뒤에 생각해보니 그럼 남자가 이제부터 여성 모심 뒤에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달과 물과 그늘의 시대에 그 밑에 쭈그리기만 할 것인가?

바람직한 것은 ‘여성상위의 남녀평등’이다. 이 구조에서 남성이 창조해야 할 자기 일거리의 원칙은 어디에 있을까? 생각하고 생각한다.

유럽의 저명한 과학철학자 라이프니츠는 그의 논문 ‘세 개의 태양에 관한 상상력’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바람직한 해의 기능은 앞으로 불의 추진력과 온도 중심의 Energy Bubble이 아니라 투명한 빛과 예감으로 가득 찬 Symtomm Aura로 변해야 한다.

그렇다.

동양에서는 예부터 이것을 태평성대라고 했다. ‘태양지정(太陽之政)’이다. 우리나라 고대의 천부경은 이것을 ‘태양앙명(太陽昻明)’이라 불렀고 이것을 화엄과 같은 뜻인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의 조건이라 했으며 그러한 개벽의 실행조건을 바로 ‘묘연(妙衍)’ 즉 여성과 아기의 생명, 생활 가치성, 즉 ‘달과 물과 그늘’의 생활창조의 적극성이라고 했다. 남성은 이제부터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고 훨씬 더 지혜롭고 훌륭해져야 한다. 버블이 아닌 아우라의 차원에서 말이다.

이 모든 나의 모심, 여성 모심이 꼭 어떤 여성 대권(大權) 지망자의 선전전 비슷하기도 하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이럴 때 쓰는 한마디 시구절이 있다. 명말 중국의 한 떠돌이 중이 지은 환조판이환서면(還肇判而環瑞面). 허허허허허. 뜻은 ‘그거나 그거나가 아니다.’ 오대산 간통수(干筒水) 같다.

작자 이름은 ‘개미화(改微花)라 하는데 법명(法名) 같지 않다.

에에잇!

또 유식한 척! 헤헤헤헤헤. .제임스 러브럭은 한때 내가 존경하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가이아 복수설’은 정당했는가? 북극 대피설은 온난화를 강조한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러나 그 결론 직후 북극은 더워지기 시작했다.

그가 원자력 대체에너지론을 편 지 몇 년이나 되었는가? 일본 원전사태에서 그리도 아득한 옛날 일인가?

스티븐 호킹의 ‘외계 도피설’은 또 어떤가? 그는 현대과학의 유럽적 상징이다. 그러나 제주 제비 떼 3만마리보다 더 나은가?

인간이 제비보다 더 모심의 능력이 없는 것인가? 제비보다 더 진화된 영성적 능력을 가졌다면 인간은 당연히 이 지구를 스스로 지키고 살려야 한다. 어디로 도피하겠다는 건가?

그 살림의 힘은 모심에 있고 모심과 살림만이 진정한 화엄개벽의 깨침으로 우리를 이끌 수 있다. 그래야 종말 뒤의 새 시대를 맞는다.

전 국토의 도시화

나는 지난 46일 아침 중앙고속도로를 통해 버스 편으로 부산에 가는 도중 바로 이 ‘모심으로 가는 길’을 내내 생각했다. 똑같은 길을 그 지난해 2010년 봄 지인들과 함께 승용차로 간 일을 기억한 것이다. 무엇 때문이었나.

강원도 원주에서 경상도 청량산에 이르기까지 단 한 건의 생태파괴와 환경오염 사태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기적인가? 내가 미친 것인가? 아니면 박정희씨가 제 고향이라고 특별히 봐준 것인가? 아니라면 그가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나서인가? 도대체 그가 한 일에 천하의 욕쟁이 김지하가 이렇게 감격하는 사건이 일어나도 좋은 것인가?

길게 전문적 설명을 늘어놓지는 않겠다.

나는 박정희씨가 시작한 국토개발 이후 그 추종자들의 일관된 개발 방향을 명백히 알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에 당시의 중앙정보부장과 독대했을 때 그 방향에 대한 나의 질문에 단 한마디의 명쾌한 답변을 분명히 들었기 때문이다.

‘전 국토의 도시화.

물론 십승지(十勝地)가 많은 양백간(兩白間)에 동해안 쪽으로 중앙고속도로가 뚫린 것이 불과 4~5년 전 일이다. 그러니 당시는 개발이니 나발이니 따위가 아직 들어설 때가 아니었던 것도 안다.

그러나 서부 중부 남부 등 그야말로 전 국토의 너덜너덜한, 이른바 ‘도시화’니 ‘개발’이니 ‘혁신’ 따위에 진저리가 난 내 입맛 때문이었을까?

한마디로 ‘서기권풍수(瑞氣圈風水)’였다.

현대생태학에서 극히 이례적으로 모시듯 취급하는 ‘과밀초류지역(過密超留地域)’ 또는 ‘과소개활지구(過疎開豁地區)’ 요소들이 도처에서 발견되었다. 도대체 웬일인가? 나는 좀체 현상에 감동할 줄 모르는 평소와 달리 몇 번이고 차를 세웠고, 몇 차례고 무릎을 쳤다. 금방 현대생태학에서 관행적으로 쓰는 ‘모시듯 취급’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렇다! 내 마음 안에 잃어버렸던 내 조국의 산천에 대한 상서로운 모심의 기이한 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는가! 그 모심은 쑥쑥 자라기 시작했다.

일본 여성들의 해방운동

대표적 십승지인 풍기(豊基)의 그 서늘한 소백산 바람과 아파트 따위 걸레조각이 일절 없는 민들레 벌판의 그 애틋함이 함께 노래 부르는 상서로운 감격으로부터 시작해서 영주 봉화 뒷산의 낭떠러지 초미(初眉)와 그 앞 벌판의 현불사(現佛寺), 그리고 그 날 그 길은 아니지만 역시 한 현상이라 할 양양 구룡령(九龍嶺) 아래의 미천골, 제천의 박달재를 싸고 있는 ‘천등산(天登山)’과 ‘지등산(地登山)’ ‘인등산(人登山)’의 각기 다른 기반강물들과의 기이한 풍수(風水)!

이들이 모두 다 동서양 생태학과 풍수학자들의 현장보고들을 훌쩍 뛰어넘은, 거의 기적 수준의 서기(瑞氣)였으니 모심의 대상이 아니려야 아닐 수 없었다.

이조 중·후기의 지질서인 신경준(申景濬)의 ‘산경표(山經表)’에 대강 이런 내용의 기사가 있다.

‘영주·봉화 뒷산의 낭떠러지 초미는 동해안에 첫 해가 떠오를 때 그 햇빛을 받아 바위 속의 광석들이 수많은 빛으로 반짝이며 은은한 음악을 일으키며 숨어 있던 웬 기운을 뿜어내 주변에 가득 찬 독기와 탁기들을 모조리 정화한다.

모심으로 가는 길
충북 제천의 관문인 박달재의 목조각 공원.

지금부터 10여 년 전 대구 매일신문 문화부는 전문인력을 동원해 이 기사의 진위를 엄밀히 검색한 결과 음악 사안인지 한두 가지를 빼놓고는 모두 사실과 일치함을 발견, 크게 기사화한 적이 있다고 한다. 무엇을 뜻하는가?

인간에 의한 저 너스레 많은 환경운동 따위가 아닌, 자연 스스로 자연을 정화하고 치유하는 새롭고 진정한 생태자기치유운동의 압도적인 가능성이다. 어디 초미가 우리나라에만 있겠는가? 나는 지난해 언젠가 젊은 풍수학자 김두규 교수의 ‘조선풍수, 일본을 논하다’ 출판기념회에서 그 축하연설을 겸해 한·일 간 공동의 초미운동을 제안한 바 있다.

바로 그 초미운동을 통해 특히 일본열도의 지진, 화산과 지면 침강 경향을 원천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자연 스스로의 자연융기 가능성을 찾으라고 강하게 제안하고, 그것이 바로 이제껏 억압당해온 일본여성들의 창조적 해방운동의 시발점이라고, 왜냐하면 일본의 유명한 여황(女皇)들인 덴무·지토 천왕들의 능혈과 똑같이 초미가 음혈(陰穴)이고 또 그 연속선상에 신라 역사가 선덕여왕을 포함한 삼대(三代)의 여왕 전통을 창조했다고 강조했으나 대답은 코웃음과 지금의 저 수만명 죽음의 난리인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아니나 다를까! 지금 일본의 그 동해안 마을들이 바닷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나의 잘못인가? 그러고는 그 대답이 겨우 ‘독도는 일본땅’인가?

죽음의 바다,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엄밀한 풍수운기설(風水運氣說)에 의하면 독도는 분명 양혈(陽穴)이다. 그것이 우리 민족의 잘못인가? 양혈이라면 당연히 그 위에 초미운동이 배합되지 않을 때 지금 진행 중인 개벽의 첨예한 시기에 가서 몇 번이고 또 폭발할 수 있다. 독도의 폭발은 일반적인 바람과 물의 관성대로인 이른바 ‘사할린의 평화’를 여지없이 교란하고 일본의 자랑인 ‘근역성수(謹域聖水)’의 신화는 자취 없이 사라져버린다. 그래도 값싼 국토영유권 내셔널리즘밖에 갈 길이 없다고 믿는가?

반대로 초미의 음혈은 지금 ‘죽음의 바다’라고 하는 오호츠크해와 동해안과 일본해 현해탄(玄海灘)을 도리어 여름의 서늘함과 함께 겨울의 온화함을 유지하는 정역(正易)의 이른바 4000년 동안의 ‘유리(琉璃)의 세계’로 바꿀 강력한 조짐이기도 하다. 사철 해수욕은 물론이고 없어진 북어 대신 귀한 민어와 참치의 시절이 올 수도 있다.

서기(瑞氣) 아닌가! 모심은 자연스러운 솟아오름이다. 초미 앞 경건한 ‘우바이’(출가하지 않은 여성 불제자)들의 오랜 성지(聖地)인 현불사 또한 그렇다. 소의경전인 법화경(法華經)은 화엄경(華嚴經) 이전 최고의 생명의 약속이다. 이 괴질(怪疾)과 죽음의 시절에 땅 밑으로부터 솟는 거룩한 보살들이라 할 신성한 약초의 무성함을 계시받은 명말(明末) 서남부 중국의 ‘시공종(時工宗)’의 의학적 기적을 화엄경과 함께 일으킨 믿음이기도 하다. 캄보디아 정글에, 황량한 남아공(南阿共)의 밀림에, 심지어 로키와 안데스에서까지 약초 채취를 시도하는 유럽과 미국의 의료재벌들, 그 슈퍼박테리아의 참담함과 중국의 화학적 재배 복약물의 공포를 생각해보자.

오늘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의 원천지가 왜 하필이면 저 깔끔한 선비의 땅 안동인가? 독과 약의 상관은 신비에 속한다 하니 이 또한 모심의 조건이 아닌가! 그리고 이 또한 ‘우바이’들의 샘물인 법화경의 꽃 ‘종지용출품(從地湧出品)’이 상서롭게 흐르는 현불사의 존재 아닌가!

어떤가?

경상도 아첨이 너무 심한가?

천왕, 지왕, 인왕

그러면 강원도와 충청도 이야기도 한번 해볼까? 양양 구룡령 아래 깊이 감추어진 골짜기 끝의 약수구멍 ‘불바라기’의 미천골은 어떤가? 시뻘건 약수가 불치의 아랫도리 결림과 다리 저는 병 따위를 깨끗이 고친다. 전문 풍수는 이 역시 미천골이 사실은 미친골로서 음혈인 데서 발원한 기적이라고 주장한다. 어찌 생각하는가?

나는 이미 신문에 공개된 대로 정신병원에 열두 번 드나든 고질 정신질환자였다. 나를 완치시킨 것은 위대한 유럽과 위대한 중국의 술이 아니다. 백두산 천부의학을 배운 전라도 출신의 조선의술이다.

그 의술의 대강은 이렇다.

“생명도 조국도 세상도 천왕(天王)과 지왕(地王)과 인왕(人王)이 하나()로 통일돼야 건강해지고 좋아지고 해방되는데 문제는 삼왕(三王)이 다 있어도 맨 밑바닥에 있는 작대기 하나(), 즉 ‘물’, 수왕(水王)이 단단히 받쳐주지 않으면 삼왕통일(三王統一)은 불가능하다.

, 수왕은 무엇인가?

바닷물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우주생명의 비밀로서 이 힘이 물 위로 올라와야만 삼왕이 통일되는데, 마치 자라 입안에 먹이가 들어가서 오랜 세월 숨어 있다가 참으로 신묘한 힘을 가진 진국으로 변해서 밖으로 나와야 그 것이 곧 신약(神藥)이 된다.”박달재 이야기다.

박달재는 제천에서 충주로 가는 길목에 놓인 500m 높이의 고개다. 그런데 이 고개는 세 개의 산에 의지하고 있다. 800m 정도의 천등산과, 750m 정도의 지등산과, 600m 정도의 인등산이 그것인데 세 산은 거의 연속된다. 문제는 천부경처럼 천지인(天地人)의 이름을 가진 세 산이 모두 다 산 밑에 따로따로 세 개의 서로 다른 물길에 의지하고 있는 점이다. 천등산은 남한강, 지등산은 충주호, 인등산은 삼탄강을 끼고 있다. 이른바 천왕, 지왕, 인왕이 세 개의 서로 다른 수왕의 밑바닥을 얻어서 서로 연결하며 500m의 박달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스민 혁명과 ‘촛불’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박달재의 박달나무는 단군의 나무, 바로 그 ‘단()’을 말한다. 고조선 역사에 의하면 바로 박달나무 아래에서 신시(神市)의 제사와 호혜시장 및 풍류, 화백의 모임, 바로 그 ‘모심’을 열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소수이지만 유럽과 미국의 중도혁신 경제학자들과 일본의 경제통 요사노 가오루, 교텐 도요오, 이나모리 가즈오 등은 ‘따뜻한 자본주의’ ‘착한 경제’ 또는 ‘축적순환과 장기 지속’ 그리고 ‘자비를 근본으로 하는 자본주의’ 등 카알 플라니나 페르낭 브로델, 그리고 화엄경의 ‘동진부염 이생상도(同塵不染 利生常道)’ 등을 앞세워 ‘호혜, 교환, 획기적 재분배’를 추구한 옛 아시아의 신시 시스템의 현대화를 외쳐댔다. 그리고 일본 여성들은 ‘용녀(龍女)’ ‘역녀(歷女)’ 아메 요코와 같은 여성 중심의 경제사회 혁신을 들어올렸으며 미국 힐러리 그룹의 커피 파티나 유럽의 조안나 안젤리카의 ‘신의 우물’, 또는 뤼스 이리가라이의 ‘새크라리온’, 그리고 이슬람의 ‘아크발라이 쇼큐니아바(저 어둠 위에 참빛을!)’라는 이름을 가진 ‘쎄벨리온()’ 지하운동을 기초로 한 여성과 아기들의 ‘재스민 혁명’이 마치 우리나라의 2008년 ‘촛불’집회의 직접 영향을 받은 듯 거의 똑같은 유행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무엇인가?

이것이 또 하나의 박달재 아닌가!

박달재에는 정도령이라는 이름의 골짜기 사당이 있다. 지금은 말라 있지만 깊은 물못이 있어 옛 신시나 솟대의 산상지유수(山上之有水), 즉 산 위의 물과 똑같다. 그리고 그 못 위에 서방대장군(西方大將軍)과 동방대장군(東方大將軍)의 두 장승 사이에 세 개의 놋잔(호혜, 교환, 획기적 재분배의 삼태극(三太極))을 세운 상석이 있고 사방에 돌덤부락을 쌓아올렸다. 의미심장하다.

옛 단군 무속 위에 동서양 융합과 삼태극이 결합되고 그 주장을 오두막에 사는 젊은 여성이 한다.

이것은 무엇일까?

박달재의 금봉이

예부터 박달재는 여성들의 통로였다. 여성들의 장터나 토속신앙의 통로를 천지인과 수왕이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주장이 젊은 여성이다. 휴게소에는 여성장승들이 가득하다. 노래까지도 그러하다.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박달재의 금봉이야….

출세하려는 과거꾼이 그 고개에서 금봉이라는 한 여인에게 붙들려 출세를 포기한다는 노랫말의 뽕짝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정도령의 산시(山市·신림 쪽의 여성무속인들이 찾는 안덕사 굿당 등 치악산 산계열 등)와 반대편 남한강가 목계 선창마을의 유명한 파시(波市), 즉 산과 물 사이의 신시(神市) 여관이다. 이것은 현재 원주를 비롯해 전국 여기저기에서 다시 활발해지는 재래시장 5일장의 유행과 함께 앞으로 동아시아 태평양 신문명의 호혜시장(互惠市場)과 그 여성 주도의 시장소비판단력이 생산체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창조적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리고 이곳은 강원, 충청, 경기 세 지역의 물, , 길의 초점이다.

역사적으로는 신라, 예맥, 백제, 고구려, 발해 및 궁예의 태봉과 고려의 왕건이 서로 차지하고자 오래도록 갈등하고 또 융합했던 바로 그 땅이다.

그러나 막상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 금봉이다. 과거 정치를 뛰어넘는 금봉이의 정치력은 무엇인가?

하도 커서 모심이니 서기(瑞氣)니 하는 말은 줄인다. 나는 치악산 구룡사는 물론이고 궁예의 둔거지였던 영원산성, 신라 최후의 왕 경순왕이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귀래 미륵산 아래와, 문막후용의 견훤길과 삼거리의 중용 고구려탑, 황사영이 잡혀가 죽은 배론, 동학 지도자 해월 최시형 선생의 피체지 호저 고산리와 임윤지당의 자리, 무장의 신평못과 박달재를 나의 학교로 생각하고 산다.역시 금봉의 정치력 공부가 핵심이다. 왜 박달재의 이쪽저쪽, 박달재의 산시와 목계의 파시 사이에 그리도 환하고 유려한 유교 예절의 ‘모심’이 빛나는 성취들과 모심의 증좌들이 농후한가? 목계 입구의 수많은 마을 이름이 왜 서계(書契)며 율리(律里)며 엄정(嚴正)이며 원월(圓月)인가? 왜 박달재의 제천 쪽 한말 선비 의병들의 본거지로 유인석(柳麟錫)과 유중교(柳重敎)의 고장인 공전리에 자양영당(紫陽影堂)이 그리도 거룩한가! ? 신시, 호혜시장, 비단 깔린 장바닥은 그런 곳이다. 그래서 돈 가는 데에 마음 간다고 했다. 그런 유형들은 중조선 일대에 많고도 많다. 나는 그곳, ‘모심’의 자리들을 찾아다닌다.

여성은 소비와 생산의 주역

무슨 공부를 하나?

표현은 그저 ‘모심으로 가는 길’이지만 자세한 것은 지금은 말할 수 없다. 차차 ‘모심으로 가는 길’ 시리즈로 발표할 것이다. 다만 박달재와 세 산과 세 물과 목계 선창마을을 다니며 항상 기억하는 경제학의 한 부분이 있음을, 그것이 금봉이와 연결돼 있음을 미리 말해두고 싶다.

폴 크루그먼의 ‘새로운 경제학 이야기’다. 여성은 현대경제학에서 소외돼 있다는 말은 전혀 옳지 않다. 왜냐하면 현대 경제에서 사실상 가장 중요한 영역이 소비이고 소비판단이며 그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여성이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걸음 더 나아간다면 그 역할의 창조적 확장과 유기적 연관의 확보과정에서 여성이 얻을 수 있는 생산적 기능은 또한 엄청난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거의 원시적 상태에 가까운 경제학 가부장제 아래 묶여 있는 셈이다.

또 기억난다. 나의 전공 이야기다.

유럽 미학의 새 바람이다.

유타 베름케의 ‘미학과 경제’다. 그의 말이다. 오늘날 미학의 최전선을 이루는 것은 문화자본주의다. 문화자본주의는 문화를 원료로 하는 돈벌이나 문화적 의장이나 홍보수단 또는 브랜드를 일컫는 게 아니다. 그것은 칸트 미학의 이른바 판단력 비판의 영역인 것이다.

판단력 비판이 카를 폴라니가 신시의 현대화, 호혜시장 실현에서 제일 어려워한 획기적 재분배라는 정치적 중심성, 남녀 이원집정제 해결의 열쇠였기 때문이다.

또 있다.

바로 그 점에서 본다면 칸트로서는 족탈불급의 차원이 있으니 다름 아닌 우리나라 원효(元曉)의 판비양론(判比量論)이다. 나는 박달재의 바로 그 서방대장군이 다름 아닌 칸트이고 동방대장군이 곧 원효라고 생각하는 때가 많다.

농담 아니다.

그만큼 앞으로의 경제에서 핵심 미스터리는 획기적 재분배이고 그에 의한 호혜와 교환을 객관적 시장 패턴 속에서 현실화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화엄사상

지금도 세계 시장의 숨은, 그러나 곧 드러날 차원이 다름 아닌 섬세한 미학적 취미 판단 차원으로까지 발전한 여성 소비판단력이고 그에 토대를 둔 근원적인 재분배의 날카로운 획기성, 세목성, 혼돈성과 개체성, 그리고 심지어는 우연성이기 때문이다. 판단력과 비판력의 융합이 문화자본주의의 핵심이 된다. 그렇다면 나의 경제미학적 박달재는 농담은커녕 바로 서기, 그 자체요 당연한 모심의 차원인 것이다.

평등, 균등, 대동(大同) 위에 각자의 경제적 삶에 요구되는 천차만별이 이제는 하나로 이루어져 호혜와 교환의 이불이(移不移), ‘개체화하되 개체화 못함’의 이른바 월인천강(月印千江·달이 천 개의 강물에 다 따로따로 비침)과 일미진중함십방(一微塵中含十方·한 톨의 작은 먼지 속에 우주가 살아 있음)의 경제적 화엄사상이 반드시 와야 하기 때문이다.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나의 전공은 미학이다.

간다.

부산으로 간다.

부산 경암(耕岩)교육문화재단 특강이다.47.

특강 내용의 몇 줄기를 요약한다.

“신령한 거북이 먼 바다를 바라본다(靈龜望海). 경암학술상 시상식이 열린 부산진 앞바다 동백섬의 풍수학적 비의(秘義). 조선조 정조 때 동래사람 정조신(鄭朝臣)의 ‘순수역수기(巡修歷水記)’ 중 ‘가변도서록(嘉邊島嶼錄)’에 다음 구절이 보인다.

신령한 거북이 먼 바다를 바라본다는 문구는 신령한 거북은 아득한 깊은 바다의 나이 많은 거북으로서 문득 햇빛 아래 떠올라 제 속에 가득 찬 것을 토해서 그윽한 먼 바다로, 바다 바깥의 푸른 새 하늘에까지 널리널리 그것을 퍼뜨린다는 뜻이다.

거북은 여성이고 그 속에 든 것은 오랜 고통이 약이 된 것을 뜻하며 먼 바다는 태평양이고 바다 바깥은 미래요 우주다.

아기들의 떼죽음

“나는 지난 시상식에서 박경리 선생의 소설 ‘김약국의 딸’ 중 넷째인 용옥이 가덕도 앞바다에서 배가 침몰해 빠져죽고 그 뒤 시체가 인양되었을 때 가슴에 끌어안은 아기와 함께 그 품속 깊은 곳에서 십자가가 뚝 떨어지는 장면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장면의 예언성을 오운육기론(五運六氣論)의 ‘거북신령의 기운(龜靈跡)’으로,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미학원리를 ‘초ㅐ탁성(口卒啄性)’으로 설명했다.

“나는 또 대천재 김범부(金凡夫) 선생이 동래 국회의원 시절 하신 기이한 말씀 한 가지를 붙였다.

“정조신이 동백섬을 두고 먼 바다를 개척하는 거북이라 말한 것은 먼 바다가 독물로 들끓는 훗날 한울의 신약(神藥)을 거기 풀어 온 세상을 구할 여자와 아기들이 나온다는 뜻이었다.

“그 자리엔 소설가 김동리(金東里)와 시인 서정주(徐廷柱)가 함께했다고 한다.

“한울의 신약이 무엇일까? 바다는 지금 독물로 들끓고 있다. 일본의 대지진, 화산 폭발, 지면침강, 쓰나미에 원전방사능 누출까지 덮쳐 새떼와 물고기떼, 고래들이 무더기로 죽어간다. 사람만 죽어가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인도는 서양에서 달려온 이른바 ‘현자(賢者)’들로 만원이라 한다. 그들의 소망은 딱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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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달력이 끝나는 내년 2012년 겨울 갑자기 전세계를 가득 덮을 거라는 무수한 아기들의 떼죽음에 어떻게 대응하며 또 그와 함께 시작될 인류문명사 전체의 대전환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

“현대세계의 문명 중심 허브는 분명 동아시아·태평양이다. 금융위기 직후 미국의 국가정보위원회는 전 세계 신문과의 공식 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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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세계의 특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세계 권력과 자본의 중심이 서쪽(대서양)에서 동쪽(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 둘은 그럼에도 각 지역의 위상은 그대로 유지되는 다극체제가 형성돼가고 있다는 것.

모심의 주체는 여성과 아기들

똑같은 내용이 7년 전 미국, 일본, 중국, 북한, 남한의 동아시아 경제통 다섯 사람이 다섯 번에 걸친 장시간 비밀 경제회의에서 다음의 결론을 얻었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EAST Rotterdam -the integrated network

‘동()로테르담’이란 네덜란드의 대서양 경제 문명의 허브인 로테르담이 동아시아로 옮겨왔다는 뜻이다. ‘동로테르담’이 어디인가? 한반도의 동남해안, 서남해안, 동지나해, 그리고 현해탄이다. 그 동남해안이 어디인가? 바로 이곳 부산이다. 그 밑의 설명구인 ‘the integrated network’는 무슨 뜻인가?

‘중심성이 있는 탈중심’이다

미국 쪽 공식 견해와 하나도 다름없다.

나는 7년 전 그 소식을 접한 순간부터 화엄경과 후천개벽의 정역(正易)과 그것을 실천하는 동학과 예수의 ‘모심’과 그 ‘화엄개벽모심’을 제대로 해석하고 정확히 전망하는 방법으로서 통치와 처신 중심의 주역 ‘추연법(推衍法)’ 대신 ‘여성과 아기들의 생명 및 생활 중심성의 법칙’인 천부경 81자의 ‘묘연법(妙衍法)’으로 상호 결합하는 공부를 해왔다. 이것이 곧 ‘모심 공부’다.

부산 특강의 요약을 끝낸다.

화엄경의 핵심은 ‘이불이(移不移)’의 ‘탈중심이로되 중심성의 법칙’이 ‘월인천강(月印千江)’의 ‘달은 하나인데 천 개의 강물에 다 따로따로 비침’이다.그야말로 ‘획기적 재분배’의 신시는 호혜시장의 경제원리이며 ‘호혜와 교환’이 함께 움직이는 한 사회경제 아닌가! 이것이 ‘동로테르담’에 주어진 새로운 세계의 사회경제적 요구 아닌가!

이러한 화엄이 지금 다가오고 있는 개벽을 타고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동아시아·태평양 신문명의 실재라면 이것을 실천하는 길은 어디에 있으며 이 길의 주체는 누구인가 하는 것이 핵심 문제다.

모심! ‘모심’ 아닌가! 또 그 주체는 ‘여성과 아기들’ 아닌가. 그리고 다중(多衆)과 중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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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여성도 성인이 될 수 있다”

나의 아내인 토지문화관 김영주 관장으로부터 바로 지금 쓰고 있는 이 글과 강연에 대한 잡지 ‘신동아’의 요청을 전달받았다. 나는 즉각 거절했다. 왜냐하면 아내의 요구는 주역이니 정역이니 또는 ‘산알’ 같은 경락학 따위, 그리고 ‘복승론(復勝論)’ 같은 동양생명철학 얘기는 빼고 하되 지금 우리나라의 문화나 지식인 상황으로 보아 이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으니 꼭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나는 화를 내며 거절했다.

뒷이야기는 좋은데 그것에 맞추려면 앞 이야기는 도리어 그 반대가 옳다는 내 속 의견이 있지만 평소 아내가 늘 하는 다음과 같은 말,

‘만날 민중, 민중 하면서 여성이나 아기들, 또 쓸쓸한 사람들 그 누구더러 들으라고 주역이니, 정역이니 산알이니 그 어려운 얘기를 혼자서 즐기느냐?

또 그 말이었기 때문에 우선 벌컥 화부터 냈다.

이것이 사단이었다.

‘모심으로 가는 길’의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화엄경도 후천개벽도 동학도 정역도 예수의 섬김도 천부경 81자도 사실은 모두 다 노자나 장자처럼 ‘여성 모심’을 전제로 하고 있고, ‘여성적 생명과 생활가치’를 그 해석과 전망 방향으로 이미 못 박고 있으며 동로테르담 허브의 ‘탈중심적 중심성’으로 마치 달과 물의 시대인 현대의, 태양력 중심의 윤달 체제, 365 4분의 1의 슈퍼버블시대가 아닌 정력(正曆), 달력 중심의 360일 무윤력 시대이고, 그러나 ‘달그늘’ ‘물개현상’ 그리고 ‘소산지기(疎散之氣)’의 용납 아래에서 파악되는 ‘흰그늘’의 시대이니 다름 아닌 ‘혼돈의 질서’요 왈, 동학의 ‘강태극(弓弓太極)’의 시절이라!

원주 주변 내 공부하는 산천 중 무장리(茂長里) 신명못가에 묻힌 여성 기철학자 임윤지당(任允持堂)은 가라사대.

‘여성도 열심히 공부하면 성인이 될 수 있다.’ ‘인의예지(仁義禮智) 사단(四端)도 칠정(七情)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폭탄발언을 한 정조 때 사람, 저 유명한 기철학의 호랑이 임성주(任聖周)의 누이동생이다.

아내와 장모님이 모두 좋아하던 여성 사상가다.

나홀로 동학당

원주에 돌아와서다.

오래도록 나 혼자 끙끙대며 애써온 ‘화엄개벽을 위한 여성 모심의 길’이 순식간에 산산조각으로 박살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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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집에서 정신없이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앵산(鶯山)으로 달린다. 앵산이 어디이며 무엇 하는 곳인가? 나는 애초 ‘나홀로 동학당’이라고 했다.

1894
년 겨울 갑오동학혁명이 실패하자, 동학 제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 선생은 남도권을 떠나 경기도 이천군 설성면 수산1리 앵산동에 숨는다.

?

단순한 피신이 아니었다.그 이전 제1대 교주인 수운 최제우 선생의 시 ‘남진원만북하회(南辰圓滿北河回·남쪽 별이 원만을 얻으면 북쪽 은하수가 제자리에 돌아온다)’의 가르침을 따른 것이다. 은하수 이야기는 후천개벽의 완성이고 별은 개벽행동의 첫 시작이다. 칠언절구(七言絶句)에서 시작과 끝에 남과 북이 있으면 가운데는 자연히 중()이 된다. 그러니 중조선의 원만한 조건을 말한다. 해월의 피신지가 그 뒤 이천, 여주, 양평, 남양주와 원주인 것은 결코 우연이나 단순한 피신 사정이 아니다. 바로 원만이다. 지형적 조건, 역사, 사람, 종교, 문화 등이 모두 연결된다. 정말 그런가?

날더러 과장이 심하다고 흉보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내 직업이 시인인 것을 잠깐 잊어버린 사람의 주책이지만, 그것을 인정한다 해도 이것은 사실이다. 나는 최근 사람을 안 만난다. 그 대신 내가 만나는 것은 바로 소나무, , 강물과 벌판과 산이다. 이것도 거짓말 같은가? 외로운 삶의 형태에도 과장이 통하는가?

해월이 원주에서 체포당한 것, 탄허의 월정사 입정, 궁예의 영원산성 입산, 남조선 뱃노래의 주인공 강증산의 제자들 모임인 대순진리회 본부가 여주와 원주 사이에 자리 잡음. 모두 그렇다. 모두가 후천개벽과 화엄 연관행위다.

여성 월경과 ‘엄마를 부탁해’

‘원만’에서 가장 민감한 인간적 조건은 무엇일까? ‘여성 모심’이다. 해월의 중요한 가르침 중 두 가지가 이것이다

여성의 뾰족한 성질은 수천 년간 억압의 산물이니 이때마다 큰절을 하라. 절하면서 그 긴 세월 동안 쌓인 남자들의 죄업을 씻으라.

여성과 아기들은 후천개벽의 타고난 도인(道人)들이니 깊이 모셔라. 후천개벽은 북극의 태음(대빙산) 물의 변동(해빙)이고 그 물을 변동시키는 것은 여자들 몸속의 월경의 변동이다. 이를 모셔라.

마음에 안 들 것이다. 그러나 듣거나 말거나 개벽은 개벽이다.

어째서 최근 텔레비전 드라마 여자주인공들 가운데 악녀와 마녀가 그리도 많은가? 왜 소와 돼지, 닭과 오리, 물고기, 새떼가 그리도 많이 한꺼번에 죽는가? 이 두 가지는 무슨 관계인가? 왜 건강유지에 물이 가장 중요해지는가? 달에 6t의 얼음이 있고 혹성과 혹성 사이에 그린 포플러, 옐로 보넛 따위 수성(水性) 안개띠 같은 화이트홀이 압도하는가? 왜 태양흑점은 140일 이상 다운되는가? 유럽 통합천문대는 작년, 왜 지난 12년간 태양열이 최저로 내려갔다고 발표했는가? 왜 현대를 물의 시대라 하는가? 작년 늦가을 신문 보도에 따르면 ‘비경제권 여성 리더십이 전 인구 중 1270만명의 여성’이라고 한다. 왜 그렇게 기록되는가? 반장, 이장, 동장 등을 여성이 맡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째서 신세대 사이에 ‘엄마’가 아이콘이 돼가고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에서 저리도 인기인가?

나는 그날 앵산동의 앞 논 한가운데 있는 조그만 봉우리 ‘앵봉(鶯峰)’에 섰다. 해월 선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여자의 못난 점, 그 뾰쪽한 편성(偏性)은 ‘그늘’이고 여자의 잘난 점, 부드러운 엄마와 시장판에서의 날카로움은 ‘흰빛’이다. 네 미학사상은 바로 ‘흰 그늘’이고 ‘흰 그늘에 대한 모심’은 바로 너의 아시안 네오 르네상스의 ‘비결’이자 세계 문화대혁명의 ‘모토’다. 왜 안 지키느냐?

“권세를 여자에게 넘겨라”

아하!

나는 그길로 양평장터와 그 근처의 남한강 ‘두물머리’로 갔다. 장터는 해월 선생을 수발하던 28세의 동학당 여성 ‘이(蝨·본명 李水仁)’가 붙잡혀 반항하다가 찢겨 죽은 장소이고 두물머리는 그때 거기 숨어 있던 선생이 그 소식을 듣고 강 위에 뜬 희미한 초생달을 보면서 ‘이가이다(蝨爲李)’라고 울부짖었던 곳이다.

‘이가이다’란 말은 ‘밑바닥이 임금자리에 되돌아온다(已位親政)’라는 소리다. 먼저 ‘이’는 그 여성이 스스로를 낮춰 부른 별명이고, 나중 ‘이’는 그 여성의 본래 성()이 왕족(王族)이었던, 쫓겨난 전주이씨(全州李氏)란 뜻이다.

!

내가 두물머리 나루터에 서서 가슴에 칼이 꽂히는 아픔으로 기억한 말이 이것이었다.

기위친정.2008년 시청 앞 ‘촛불’에서, 튀니지와 예멘 등의 재스민혁명 기사에서 그 재스민이 곧 쎄벨리온()과 같은 뜻의 꽃이름임을 알았을 때 느낀 것이 모두 이것이다.

2005
년 정읍 대흥리 차경석의 집에서 강증산이 여러 남성 제자가 둘러앉은 바로 그 한가운데에서 그의 아내 고수부(高首婦)에게 식칼을 들고 누운 자기 배 위에 올라타고 ‘지금 당장 하늘, , 사람의 큰 권세를 나에게 모두 넘기시오!’라고 부르짖게 하고 자기는 밑에서 두 손을 싹싹 빌며 ‘네에, 잘못했습니다. 지금 당장 다 드리겠습니다’라고 약속한 뒤 일어나 제자들에게 가라사대

‘이제부터 꼭 이렇게 하라!

이리 가르친 것이 모두 이것이다.

모심이다.

두물머리 곁이 저 유명한 다산 정약용의 ‘마재’다. 그가 평생 집착한 ‘정전법(正田法)’이 무엇인가? 마재에서 남한강을 끼고 원주로 원주로 한없이 오다 들른 강천면 부평리의 쓸쓸한 한 묘지, 선조 때 사람 한백겸(韓百謙)의 묘지임을 기록한 두 개의 돌비석 앞에 선다. 둘 다 무덤 아래의 돌거북이 기이하게도 머리를 획 꼬아 비틀고 있는 모양새다. 이상하다. 그가 반역자 정여립의 시체를 거두었기 때문인가? 그러나 나는 그보다도 그의 이름 ‘백겸(百謙)’이 곧 ‘지극한 모심’이리는 생각에 부딪힌다. 나의 한때 아호가 ‘노겸(勞謙)’임도 뒤따른 생각이다.

시루봉에서 비로봉으로

마재 정약용의 정전제(正田制)와 부평 한백겸의 기전제(箕田制)는 이제부터 나도 여러 지식인도 필히 비교 연구해야 할 ‘공()’과 ‘사()’ 사이의 올바른 ‘중도적(中道的) 경제구조’의 원형이다. 거기에 아마도 참다운 삶의 살아 있는 ‘모심’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선 내게는 그 이름 속의 ‘모심’이 아프게 새겨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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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박달재다. 느끼고 생각한 것은 역시 대장군 상석 위의 세 개의 놋잔. 이른바 ‘삼태극’이요, 삼태극의 주인이며 밑받침인 물, 수왕, 이른바 과거꾼을 붙든 금봉이에의 모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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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횡성을 지나 서석(瑞石)의 태기산을 지나 양양 구룡령 밑 미천골로 향했다. 모심을 새기기 위해서다. 그러나 ‘불바라기’는 공사 중이라 한다.

그곳에 공사라니 우습기 짝이 없었으나 돌아오는 길에 인제 쪽 한계령으로 들었다.

한계령.

기괴하고 무서운 산괴(山槐). 돌아오면서 내내 산이 내 넋에게 불편했다. 도저히, 산을 그리도 좋아하는 나지만 빈 마음으로 ‘모실 수가 없다.

두려움은 모심이 아니다. 조심과 무심이 모심임을 상식으로도 알지만 이 두려움만은 어쩔 수 없다. 결국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생각해보자. 큰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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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숙제는 나를 항상 분주하게 한다. 그러나 새벽 글쓰기와 아침나절 세 시간의 공부는 단 하루도 빠진 적이 없다. 오후 치악산 구룡사로 들어간다. 구룡사 뒤편의 치악산 왕초 비로봉(毘盧峰)은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한 산이다. 마치 화엄경처럼. 그 근처의 학곡리 출신 사람에게 비로봉에 대해 듣는다.

‘왜 비로봉인가?

일반적으로 시루봉인데… 왜?

“왜 부인한테 화를 내는 거요?

이야기는 이렇다.

‘본디는 아홉 용이 절자리와 봉우리 근처에서 들끓었다. 물이 흥건해 시루봉이라 불렀는데 창건자 의상(義湘)스님이 큰 기도를 해서 흥건한 물이 빼어난 봉우리로 변했다. 그 뒤로 화엄경 주불(主佛) 비로자나 사상을 말없이 가르치는 비로봉으로 바뀌어 우아한 산이 되었다.

이 비로봉으로 오르기 위해 산길까지 이름이 바뀌었다.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