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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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종교 기본경전 '천부경'엔 태교원리·의식과정 담겨 있다"

기자명 조혁연 기자
입력 2007.07.11 17:50


충북대 김용환 교수 '非문장설' 반박


▲ 비서인 '천부경'(天符經)에 태교 원리와 인간 의식형성 과정이 담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왼쪽은 묘향산 바위에 암각된 것을 탁본한 천부경.▶오른쪽은 이를 갑골문으로 필사한 농은 천부경.

13일 서울서 '천부경의 철학… ' 학술대회

한민족 비서인 '천부경'(天符經)에 태교 원리와 인간 의식형성 과정이 담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는 종전 주장과 사뭇 다른 것으로, 천부경 해석에 또 하나의 쟁점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천부경은 토를 달거나 읽는 법이 통일돼 있지 않았다. 따라서 통일된 해석도 존재하지 않았다.

국제 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연구원은 오는 13일 오후 1시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천부경의 철학과 역사적 재해석' 제목의 학술대회를 연다.

발표자로는 충북대 김용환 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성수 명예교수, 이근철·정경희·조남호(이상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씨, 전남대 선미라 교수, 경성대 민경현 교수 등이 등단, 천부경의 철학과 역사적 해석을 거론할 예정이다.

특히 충북대 김용환 교수는 '천부경에 나타난 한얼태교의 원리' 제목의 이색 발표를 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주변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미리 받아온 원고에서 '천부경=태교원리+인간의식 형성과정'을 나타낸 표현으로 81자의 문자 중 '一積十鉅無櫃化三'(일적십거 무궤화삼)과 '大三合六生七八九運'(대삼합육생칠팔구운) 구절을 집중 거론했다.

김 교수는 이중 '一積十鉅無櫃化三'을 "一이 쌓여서 十이 되는데 상자가 없어서 三으로 변한다"라고 직역했다.

그리고 이를 "한얼이 열달 동안 성장하니(一積十鉅), 자궁이 없어지고(無櫃), 사람으로 변했다(化三)"라고 의역했다.

김 교수는 "이때의 一은 형상없는 하늘, 즉 한얼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천부경 앞 구절에 '人一三'이 등장하고 있음을 지적, "여기서의 三은 출산, 즉 인간으로 태어남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 교수는 大三合六生七八九運 구절중 ▶大三合六은 삼태극 음양의 작용으로 여섯 의식이 생겨나는 것으로 해석했고 ▶生七八九運은 제 7, 8, 9식인 말나식, 아뢰야식, 아말라식의 형성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불교 심리학 용어로도 자주 인용되는 '말나식'(末那識)은 기억의 저장탱크, '아뢰야식'(阿賴耶識)은 잠재의식의 저장탱크, '아말라식'(阿末羅識)은 미망을 딛고 청정 상태에 다다른 의식을 의미하고 있다.

김 교수는 "태교는 하찮은 것 같지만 잉태기 때 한울, 즉 천신과 교감하는 시기"라며 "한울 모습을 닮으면 천신이 氣로 응한다는 표현은 그래서 나온 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전남대 선미라 교수가 '천부경의 기호학적 의미' 제목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또 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선 교수는 미리 받아온 원고에서 "천부경은 명사, 형용사, 동사구 외에 숫자로 구성된 문장이자 텍스트"라며 "따라서 천부경은 우주질서를 기호적으로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천부경'(天符經)은?

'환단고기'를 편집한 계연수가 1916년 묘향산 바위에 새겨진 글씨를 탁본, 1917년 단군교당으로 보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1920대를 전후해 유학자 김택영, 이준규, 이용태 등이 천부경 해제를 잇따라 내놨다. 일제말 독립운동가 이시영, 홍범도, 여운형 등도 천부경을 소개하거나 천부경을 찬양하는 글을 남겼다. 대종교, 선불교 등 민족종교 계열이 이를 경전화하고 있다.


조혁연 기자 chohy@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