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0

중국신화-주석정리4 <펌>*혼돈(混沌, 混敦, 渾敦 / 제강帝江)

중국신화-주석정리4 <펌>

*혼돈(混沌, 混敦, 渾敦 / 제강帝江)
* 혼돈(混沌, 混敦, 渾敦 / 제강帝江) : 142~144 (143 제강 그림), 산해경 98

- 신화와 비슷한 것으로 우언寓言이라는 것이 있는데, 「천문」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나온 「장자障子」에 기록되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해의 천제天帝는 숙 이라 하고, 북해의 천제는 홀忽이라 하며, 중앙의 천제는 혼돈混沌이라 한다.

숙과 홀은 자주 혼돈에게 놀러 갔는데, 혼돈이 그들을 대접하는 것이 매우 은근하고도 치밀하였다.

어느 날 숙과 홀이 어떻게 하면 혼돈의 은덕에 보답할 수 있을까 하고 의논하기를,

「사람은 모두 다 눈.코.귀.입 등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음식을 먹고 하는데, 혼돈에게는 구멍이 하나도 없으니 뭔가 부족함이 있지. 우리가 가서 그를 위해 구멍을 몇 개 뚫어 주는 것이 어떨까」라고 말하였다.

중국 고대신화에서 혼돈은 분명히 천신天神의 이름이다.


『산해경』 「서차삼경西次三經」에 이르기를, 서쪽의 천산天山에 신령스런 새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 모습이 꼭 누런 헝겊 주머니 같고, 한 덩어리 불꽃 송이처럼 붉은데 다리가 여섯 개요, 날개가 네 개이고 눈.코.귀.입이 모두 없었다. 그러나 음악과 춤을 알았으며 이름을 제강帝江이라 하였다.

제강은 곧 제홍帝鴻이며 또 중앙 상제上帝인 황제黃帝인데, 「장자」의 우언에서는 직접 그를 중앙의 천제라 하였던 것이다.

혼돈이 황제의 아들이라고 하는 설도 있으나, 이는 아마 후대의 전설일 것이다.

혼돈이 천제이건 천제의 아들이건 간에, 자연으로 돌아가 무위로써 다스리는 것을 추구하는 도가道家들 말고는 아무도 이 흐리멍덩한 혼돈을 좋아하지 않았으므로 후세의 전설에서 혼돈은 추악하게 묘사되곤 한다.

「신이경神異經」에서 혼돈은 개와도 비슷하고 곰과 사람을 합친 형상과도 흡사한 야수로 나타나는데, 눈이 있으나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눈뜬장님>이기 때문에 스스로로 길을 걷는 것은 몹시 힘들어했지만 다른 사람이 어디로 가는가 하는 것은 잘 알았다.

또 덕행이 있는 사람을 만나면 거칠게 대했지만, 제멋대로 하는 악한을 만나면 고분고분 말을 잘 듣고 꼬리를 흔들며 그에게 기대려 들었다.

이런 비열한 성질은 실로 천성적인 것으로 보통 때 별일이 없으면 이놈은 자신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다가 하늘을 보고 껄껄 크게 웃었다고 한다.

이런 전설들을 보면 어둠과 거의 동의어라 할 수 있는 혼돈에 대해 사람들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지개벽에 관한 정식 신화는 한나라 초기의 「회남자淮南子」에 나타난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얘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옛날, 아직 천지가 생겨나지 않았을 때, 세계의 모습은 그저 어두운 혼돈 뿐으로 어떠한 형상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혼돈 속에서 서서히 두 명의 대신大神이 나타났는데, 하나는 음신陰神이요.

다른 하나는 양신陽神으로, 둘은 혼돈 속에서 열심히 천지를 만들어 갔다.

후에 음양이 갈라지고 팔방八方의 위치가 정해져, 양신은 하늘을 관장하고 음신은 땅을 다스리게 되었으니, 이렇게 하여 이 세계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