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2
이정배, "다석에게 자속과 대속은 상생적" - 에큐메니안
이정배, "다석에게 자속과 대속은 상생적" - 에큐메니안
이정배, "다석에게 자속과 대속은 상생적"생명평화기독연대 109차 심포지엄, 다석(多夕)의 기독론
고수봉 기자 | 승인 2014.12.19
생명평화기독인연대가 18일 이정배 교수를 초청, 109차 생명평화 포럼을 가졌다. 국내 토착화 신학의 연구자 중 한명인 이정배 교수는 이번 포럼에서 기독교의 대속(代贖)을 토착종교의 자속(自贖)으로 읽어낸 다석 유영모 선생을 소개했다.
▲ 생명평화기독연대 포럼에서 이 교수는 기독교의 대속 사상과 동양적 자속론을 다석의 예수 이해를 통해 상생적 관계로 읽어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7시 인천교회에서 진행된 포럼에서 이 교수는 “동서 종교의 차이를 자력과 타력, 가역성과 불가역성의 구도로 설정하지만 다석의 경우에는 이 둘이 ‘불이(不二)’였고, 상생적 관계에 있었다.”며 “(다석에게) 기독교의 대속 사상과 동양적 자속론이 상호 불가피한 보충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다석은 예수를 이해함에 있어 상생적 구속론의 사상적 토대로 삼재론을 십자가 사상으로 풀어냈다”고 평가하며, 다석에게 있어 “삼재론의 본질인 하나(一者)는 우주 만물을 생성시키는 영원한 신비이자 만물이 돌아갈 궁극처로서, 곧 없이 계신 하나님은 절대와 상대,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이는 우주 및 인간 속에 절대 의식이 깃들어 있다는 것으로 다석은 “우리 안에는 하늘로부터 받은 바탈이 있으며, 이는 불교의 표현으로는 견성(見性), 기독교로 말하면 임마누엘”이라고 설명했다.
▲ 이정배 교수. ⓒ에큐메니안 고수봉
이 교수는 “다석은 이러한 인식을 기반으로 인간과 예수를 존재론적, 형이상학적으로 다른 존재라고 인정하지 않았다”며, “예수가 하느님이 된 것을 십자가와 부활, 즉 제 뜻 버려 하늘 뜻을 폈기 때문으로 봤다”고 다석의 ‘얼기독론’을 소개했다.
그에 의하면, 다석은 이 십자가와 부활 때문에 석가와 공자보다 예수를 가장 위대한 스승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이는 “십자가 상에서 예수는 전체 생명(하느님)이 되었고, 오심즉여심의 경지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하며, 다석은 이런 예수를 스승, 즉 ‘길’을 보여주신 분으로 삼았다.
다석에게 길이 되신 예수는 대속이며, 예수 자신에게는 자속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스승인 예수와 같은 길을 가다가 길이 되어야 하는 것, 즉 대속과 자속은 불이적이며, 상생적 관계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다석의 말을 빌려, “제 뜻 버려 하늘의 뜻을 펴는 십자가의 뜻을 펴는 삶, 즉 남의 생명을 희생시키는 삶이 아닌 우리 몸을 바치는 자속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정리했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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