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21

휴심정 - 원불교의 넓은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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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의 넓은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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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19. 0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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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개교 100년’을 넘은 원불교가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강가에 제2의 개교의 도약대가 될 서울센터를 마련했다. 교조 박중빈(1891~1943)의 호를 딴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다. 오는 21일 개관을 앞두고 원불교 행정 수반인 오도철 교정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면적 2만6300평(7969평)에 지하4층 지상10층 규모의 현대식으로 지어진 이곳은 크게는 10층 규모의 업무동과 2층 규모의 종교동으로 나뉜다. 소태산기념관엔 전북 익산 총부에 있던 교정원에서 사실상 절반가량인 국제부, 문화사회부, 청소년국, 사이버교화팀이 입주했다. 드디어 원불교가 익산시대에서 서울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오도철 교정원장도 월화수요일은 익산에서, 목금토요일은 서울에서 근무해 원불교 세계화시대를 이끈다.


 이 건물의 강연장과 공연장, 선(禪)실, 첨단 영상을 갖춘 명상실 등은 ’원불교의 미래상’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이 하드웨어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 오도철 교정원장은 “원불교 교도가 아니라도 명상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건물을 개방하는 시간엔 언제든지 와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고 한다. 특히 이 금싸라기땅 한강가에 2층으로만 지어 옥상 공연장을 인근 주민들과 서울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니, 역사보다 넓은 품을 느낄 수 있다. 옥상은 원불교 진리의 상징인 일원상을 형상화했다. 옥상 둘레로 원으로 벽을 쳐놓으니 올림픽대로의 소음도 들리지않아 공연장으로서도 그만이다. 소태산기념관의 개념은 ‘일원을 담아 은혜를 짓다’는 것이다. 진리 탐구로 깨달은 영성에 머물지 않고, 이를 세상에 돌려주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 뿐이 아니다. 그는 “인근 흑석동주민들이 한강공원으로 진입하는 통로가 없어서 소태산기념관 부지를 통로로 내놓았다”고 한다.





























 원불교는 탈종교화시대, 교도들의 고령화시대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자력갱생을 위해 애쓰고 있다. 소태산기념관 10층 가운데 한층만을 교단에서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를 내놓는 것도 최대한 신도들에게 손을 덜 내밀고 교단을 운영하기 위함이다. 그런 내핍 속에서도 교단 시설을 과감하게 주위에 내놓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연기법(緣起法), 즉 인과법(因果法)의 진리를 깨달으셨고,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같은 진리를 깨달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네가 아니면 내가 살 수 없다’는 은혜를 더욱 강조하셨다”며 이렇게 자신의 것을 내놓는 이유를 설명했다.





 원불교는 소태산기념관 개관일을 1년 전에 정했는데 우연히 세계평화의날이 됐다고 한다. 그는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싼 계파간, 계급간, 세대간 갈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집무실의 화초를 예로 들어 말했다.
 “수국이 어떤 것은 파랗고, 어떤 것은 빨갛다. 어떤 것은 하얗게 펴서 파란색이 됐다가 보랏빛으로 변하기도 한다. 같은 수국이지만 온갖 색이 있다. 사람도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내가 파란색이 좋다고 모든 걸 파란색으로만 만들자고 하고, 혹은 빨간색이 좋다고 빨갛게만 만들자고 하면 다른 색을 좋아하는 이들은 불편해 한다. 그래서 편이 갈리고 갈등이 생기고, 불편함이 폭력이 되면 평화가 무너진다. 파란색은 파란색대로, 빨간색은 빨간색대로 보라색은 보라색대로 아름답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다른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지않으면 평화가 유지될 수 없다.”




» 명상실에서. 왼쪽부터 김제원 교정원부원장, 오도철교정원장, 이공현 문화사회부장







 그는 또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으로 ‘자기 비움’을 강조했다. 큰그림을 볼 수 있는 자만이 자기를 비우고 상대를 배려할 수 있고, 그런 지도자들이 나와야 사회와 나라가 제대로 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원불교는 철저한 진리추구의 종교다. 크리스찬들이 크리스마스를, 불자들이 ‘부처님 오신날’을 최대축일로 삼는 것과 달리 교조의 탄생일 아닌 깨달은 ‘대각개교절’을 가장 중시하는데서도 알수 있다. 그럼에도 그는 “26세에 깨달음을 얻은 청년 소태산대종사님이 처음 한 일은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배고픔에 시달리는 마을사람을 위해 저축조합을 결성해 바다를 막아 논을 만드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를 내세울만큼 물질과 정신, 육체와 영혼을 함께 가도록 건강한 수행법과 삶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원불교가 최근 독신을 의무화했던 여자교무들도 남자교무들처럼 6년간의 교무교육과정을 마친 뒤 정녀(독신여성교무)와 결혼 여부를 자신이 선택할 수 있게 한 것과 관련해 “‘남녀 권리는 동일하다’는 대종사님의 인권평등의 정신을 이제는 현실화할 시점이 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출가자 감소와 관련해서도 “68세인 교무 정년을 6년씩 74세까지로 늘리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소태산기념관에서는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봉불음악회가, 20일 오후4시부터 30일까지는 원불교문화예술축제가 각각 펼쳐진다. 법해 김범수 화백의 원불교 선묵화 ‘깨달음의 얼굴’과 법인성사 100돌 ‘하늘을 감동시킨 서원과 화합’ 특별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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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있게 죽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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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19. 0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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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맞이하는 것…죽음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최근 일본에서 100세 이상 노인이 7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한국도 비슷한 추세로 장수노인이 늘고 있다. 예전엔 장수를 최고의 축복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통계청 추계를 보면 2047년엔 1인 가구가 전체의 37.3%에 이르고, 이 가운데 절반은 노인 혼자 살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고독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홀로 외롭게 죽어가는 것도 비극이지만, 가족들의 돌봄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원치 않게 기계적 장치 등으로 생명이 연장돼 폐를 끼치게 될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여론조사기관 조사에서 80%가 안락사 허용이 필요하다고 답한 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죽음에 대한 숙고가 깊어지면서 자신이 죽음을 준비하고, 존엄하고 품위 있게 생을 마무리하고 싶은 바람이 커진 것이다. 일반인들도 자신의 삶과 유산을 정리하고, 가족·지인들과 제대로 이별하며 웰다잉을 할 수 있도록 임종 교육의 보편화와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 인도의 초대 수상 네루러보터 경배를 받고 있는 비노바 바베(왼쪽)

» 생의 마지막 단식을 하며 웃음 짓고 있는 벽제 동광원 박공순 원장. 사진 김원



사진 왼쪽부터 원불교의 용타원 서대인, 융산 김법종, 은산 김장원 교무


 #예로부터 자기 죽음을 관리하고 선택하는 것은 수행·수도자들의 꿈이었다. 불교에서는 견성 해탈하면 생사를 넘어선다고 했다. 그러나 그토록 생사자재와 무집착을 역설해온 명승이 정작 자신이 암에 걸렸을 때는 몇번이고 수술을 하며 끝까지 생에 대한 애착을 놓지 않기도 하고, 이름 없는 보살(여신도)이 생사자재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국의 환경·평화운동가 스콧 니어링은 백세가 되자 스스로 곡기를 끊었다. 간디의 제자 비노바 바베도 생의 마지막에 80일간 단식으로 삶을 마무리 지었다. 2년 전엔 개신교수도원 동광원의 설립자인 ‘맨발의 성자’ 이현필의 제자인 벽제 동광원의 박공순 원장이 한달 반 동안 곡기를 끊고 주위 사람들과 작별하며 청빈 단순의 삶 그대로 갔다. 최근 원불교에서는 융산 김법종 교무와 은산 김장원 교무가 그렇게 곡기를 끊고 맑은 모습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삶을 정리했다고 한다. 원불교에서는 지난 2004년 그렇게 열반한 용타원 서대인 교무를 비롯해 많은 수도자가 병이 들거나 더는 기동이 어렵게 되면 스스로 미음을 들다 나중엔 물만 먹으며 명상과 기도로 삶을 정리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누구도 타인에게는 이런 죽음을 권장해서는 안 되지만, 자신이 그토록 초연하고 평화롭게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 이들은 적지 않다.


#한국죽음학회 회장인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가 최근 펴낸 <삶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죽음 가이드북>(서울셀렉션 펴냄)을 보면

죽음의 연습이야말로 가장 절실한 훈련임을 알게 해준다. 누구라도 언제든 맞이해야만 하는 것이 죽음이기 때문이다.
이 책엔 동서양의 죽음학 고수들 35명의 삶과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통상 지식과 실천은 별개라고 한다. 그러나 죽어가는 사람들이나 근사체험자들을 많이 지켜보고 죽음에 대한 이해가 깊어갈수록 ‘잘 죽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후생>과 <인생수업>이란 책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스위스 태생의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인간이 죽음을 맞이하는 단계를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5단계로 나누었다. 그는 임종을 앞둔 어린 환자들에게 애벌레 인형을 보여주었다. 뒤집으면 나비로 변하는 인형이었다. 죽음이란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처럼 더 높고 멋진 세계에 새롭게 태어나는 것임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는 자신의 장례식도 나비로 뒤덮게 했다. 조문객들이 미리 받은 봉투를 그의 관 앞에서 열 때 파란 나비가 공중으로 날아가게 한 것이다. 이제 나비처럼 자유롭게 되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죽음의 고비도 우리의 자유를 막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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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 지도자의 심법 좌산 이광정(82) 원불교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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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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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18.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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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산 이광정(82) 원불교 상사는 현존하는 원불교 ‘최고어른’이다. 원불교 교조인 박중빈 대종사-송정산-김대산에 이어 4번째로 종법사가 되어 1994~2006년에 교단을 이끌었다. 그가 최근 <국가경영지혜>(원불교출판사)라는 책을 냈다. 현실정치와 선을 긋기 마련인 종교지도자가 ‘국가 경영’이라니? 그는 베스트셀러 <마음수업>(휴 펴냄)과 <믿음수업>(휴 펴냄)의 저자로 마음공부의 고수다.



그러나 현실정치를 언급하는 것도 의외는 아니다. 이미 종법사 때 <분단역사 극복의 길>이라는 책을 낸 그는 종법사를 퇴임하면서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고, 그 기도 일념으로 10여 년을 달려왔다. 그 일심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후보로 확정된 뒤 가장 먼저 전화를 한 이가 좌산 상사로 알려져 있다. 또 그는 2013년 열반한 김혜성 종사와 그의 자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홍석현 전 <제이티비시> 회장의 멘토이다. 홍 전 회장이 ’한반도평화만들기’를 만들고 최근 <한반도평화오디세이>를 펴내며 평화운동에 의지를 보이는 것도 그의 영향으로 알려진다. 좌산 상사를 22일 충남 논산시 벌곡면 원불교 삼동원에서 만났다.


 “대종사님이 원불교와 교법을 만들 때, 우리끼리만 잘 살자고 한 게 아니다. 온 세상을 좋게 만들려고 한 것이다. 이 나라가 잘되게 하는데 어찌 종교인이라고 책임이 없겠는가.”


 그는 책을 쓴 이유를 먼저 ‘책임감’이라고 했다. 책은 ‘정상국가’를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으로 시작해 정치 체제와 지도자의 요건, 인사의 원칙과 재해 예방까지 안내하고 있다. 강태공이 주 문왕에게 혹은 장량이 한 고조에게 주는 메시지 같다. 책 말미엔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송정산의 <건국론>과 함께 ‘황석공’이라는 도인이 장량에게 주었다는 비서(秘書)인 <황석공소서>도 번역해 실었다. 이 책은 여러 인연을 통해 벌써 청와대에 1백권, 국회에 2백권이 배포됐단다.


 그가 일러주는 말들은 자칫 ‘다 아는 얘기’라고 소홀히 여기기 쉽다. 하지만 늘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어 지도자 개인과 사회의 재앙이 되곤 한다. ‘권력이란 남을 위해 쓰면 무한 복이 되고 자신만 위해 쓰면 무한 독이 되며, 권력은 명예와 재물과 아부가 따르고 마약처럼 중독되기 쉽다’는 말도 그렇다.


 그는 ‘지도자란 무엇이냐’란 물음에 “네 가지 실력을 갖춘 자”라고 답한다. 네 가지란 ‘구성원 전체의 집단 일심을 끌어낼 응집력, 구성원 전체의 감동을 끌어낼 감화력, 상반된 의견이나 이해를 조정해 합의를 끌어낼 조정력,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난관도 돌파하며 전진해 갈 추진력’이라고 한다.


 좌산상사는 남북문제에 대해선 “이번 기회를 놓쳐저는 안된다”며 “남북 문제만은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남북문제위원회를 만들어 이슈가 있을 때 토론하고 또 토론해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 한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는 또 “현실에선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혼재하기 마련이지만 역량 있는 정치인과 언론은 부정적인 것마저 긍정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으므로, 자꾸 기운을 긍정으로 돌리고 여건을 만드는 지혜를 내줘 이 나라의 미래를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김정은 북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도 “한국전쟁에 대해 사과하면 남한 보수의 증오심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며 “독일처럼 진심어린 사과를 하면 될 것을 끝내 사과하지않아 증오심을 부추기는 일본의 지도자들을 반면교사로 삼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 평생 수행해온 수도자답게 지도자와 경영자가 되려면 5가지 심법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첫째 나만이 아니라 타인과 서로 가꾸며 살아가는 마음, 둘째 이미 안다는 오만을 넘어 사리를 깨쳐가는 마음, 셋째 충언을 소중하게 받아 활용하는 마음, 넷째 옳고 지혜로운 제안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 다섯째 받아 활용한 결과에 대한 보상을 잊지 않는 마음’이라고 한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에 대해 “사리사욕이나 권모술수를 쓰지않고 정도로 가려는 것 아니냐”면서 “남북문제야 말로 순수가 아니라 그렇게 신뢰를 쌓아가지않으면 풀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제와 일자리 정책에서는 국민들의 인정을 받지 못한듯한데 장기적으로 우리가 지향해 가야할 이상도 현실에 바탕해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좌산 상사는 국민들에 대해서도 당부의 말을 잊지않았다.


 “사회와 나라는 대통령이나 정치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내 이익만 보면 된다는 소아주의로 아우성만 치고 불만만 내뱉는다면 어느 누가와도 제대로 될 수가 없다. 현실에는 어떤 정책도 완전무결한건 있을 수 없다. 다 모순이 있게 마련이다. 그걸 대체로 잡아서 한쪽이 미흡해도 대체가 옳으면 합력하는 분위기가 되는 것이 되는 집안, 되는 나라다.”


 그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가 쉽게 못하는 금융실명제, 김영란법, 인성교육진흥법도 하는 나라니 긍정하고 자족할 줄도 알아야 한다”면서 “여건이 성숙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과욕과 탐욕을 부리는 것이 우리 모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휴심정 - 아프면서도 쑥쑥 크는게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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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20. 0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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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전산 김주원 종법사



전북 익산 신룡동 원불교중앙총부는 원불교답다. 드넓은 터임에도 허세스런 위용을 뽐내기보다는 예스럽고 고즈넉한 평온이 깃들어 있다. 민족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최대 민족종교인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전산 김주원(72) 종법사를 찾았다. 그는 교조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정산 송규 종사-대산 김대거 종사-좌산 이광정 상사-경산 장응철 상사에 이은 6번째 종법사다. 

그는 지난 18년 11월 취임 이후 매일 새벽4시반엔 한시간반가량 총부에 사는 100여명의 대중들과 함께 선(禪)을 하고, 식사도 대중들과 함께 하는 등 남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오래도록 논의만 하고 진전이 없던, 여자교무의 결혼 허용 등 일련의 개혁을 단행했다. 올해는 중앙총부와는 독립된 종법사까지 갖춘 미주총부를 미국에 설립해 세계교화의 새로운 장을 열 계획이다.





 전산 종법사는 젊은 시절부터 성격이 주밀하고 빈틈이 없이 칼 같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는 겨울 추위를 녹일법한 따뜻한 미소로 맞았다. 어제의 그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수행을 하면 기질도 바뀌는 것이냐’고 물었다.


 “어려서는 소심한 성격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수도하고 사무나 보는줄 알았으니 교무가 됐지 대중들 앞에서 설법을 해야한다면 교무가 되지도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대중들 앞에 서서 말을 자주하니 많이 바뀐 것이다. 원불교에 들어온 뒤에도 젊은시절엔 수도한다고 성격과 기질이 과연 바꿔지는지 의심이 떨어지지않았다. 그러나 어떤 기질도 없는 바탕의 자리에서 단련을 하다보면 탁 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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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종법사로 취임한 대사식 직후 환영을 받고있는 김주원 종법사



 그러면서 ‘악장제거무비초(惡將除去無非草) 호취간래총시화(好取看來總是花)’란 글귀를 일러준다. ‘나쁘다고 하여 제거하려고 하면 풀이 아닌 것이 없고, 좋게 취하여 보면 모두가 꽃이 아닌 것이 없다’는 뜻이다. 자기 성격이나 타인의 특성에 대해서도 백안시하기보다는 수용하는게 성현군자라는 것이다.











 그는 그런 성현의 표상으로 믿어의심치않은 대산종사와 일화를 들려준다.

 “원광대 원불교학과에 들어와 대산종법사의 시중을 드는 시자로서 처음 한방에서 모시고 잘때였다. 긴장하고 있다가 새벽에 종소리가 나자마자 벌떡 있어났는데, 대산종법사께서는 ‘좀 더 자라’고 했다. 신참자가 설사 늦잠을 자더라도 깨워서 참선을 시키셔야할분이 왜 ‘좀 더 자라’고 했을까가 평생의 화두였다. 그 어른들의 자비심을 따를 수가 없다.”









» 그가 직접 모신 분 가운데 가장 존경한다는 대산 김대거 종사의 성탑을 참배하는 김주원 종법사



 그가 원불교 교도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갖추야할 첫자세로 ‘감사’를 꼽는 것도 감사야말로 자신의 행복해지는 첩경일 뿐 아니라 성현이 되는 수행심인 때문이다. 그러나 남남갈등, 북미갈등, 한미갈등 상황에선 ‘감사보다는 원망’, ‘꽃보다는 꼴불견’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그는 요즘 미군주둔비를 5배나 더 내놓아으라고 한국정부를 압박하는 트럼프 미국대통령마저 꽃보듯한다. 그는 “트럼프가 큰 일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국제사회로 끌어내지않았는가”라고 했다. 그는 남남갈등에 대해서도 ‘어른이 되어 지견이 열리면 더 이상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른팔과 왼팔이 다쳤을 때 서로 내가 더 아프다며 나를 먼저 치료해달라고 떼를 쓰겠지만 몸의 입장이 되어보면 싸울 일이 있겠는가. 오른팔도 내 팔이고, 왼팔도 내 팔이니 급한 팔부터 치료하는 것이니 다툴 일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아직은 어린 아이의 시야여서 다툰다는 것이다. 인터넷뉴스와 유튜브를 보면 이 나라가 금장 사달이 날 것 같은데도 그는 어둠마저 빛으로 돌린다.

 “아무리 큰소리들이 나도 박정희 대통령이 피격을 당하고, 전두환 신군부가 등장했을 때만큼 불안할까. 그 때 중앙청 공무원 국장으로 근무하던 교도가 신도안에 머물던 대산종법사를 찾아와 ‘나라가 너무 혼란하고 불안해 이민을 가는 사람들까지 많아지고 있다’면서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겠습니까’라도 물은 것을 보았다. 그 때 대산종법사께서 촌각도 지체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 교도에게 ‘아이 키워보았느냐’며 ‘아이는 아프면서 크는 법’이라고 했다. 소태산대종사께서는 ‘한국은 진급기에 있다’고 했다. 한국은 생명력이 왕성한 시운이니,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 일로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게 계기가 되어 더 좋아지고, 좋은 일이 생겨도 그로 인해 좋아지게 되어있다. 한때 학생들 데모로 나라가 금방 망할 것같다는 소리도 나왔어도 그 진통이 좋은 사회를 만들어간 것처럼 다 좋은 쪽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갓난아기는 때때로 아프기는 하지만 계속 커가는 것이 정해진 이치라는 것이니 희망에 설레지않을 수 없다. 그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정산종사의 말을 빌어 “홍경래난 이후 쌓인 차별의 업과 미움이 녹을 때가 통일이 되는 때”라며 “잘 사는 형이 못사는 동생을 돕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결국 중립국으로 통일 될 것’이라고 한 정산종사의 예언을 들려주었다.









» 전북 익산 원불교중앙총부에 온 교무와 교도들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김주원 종법사



 전산 종법사는 긍정의 시운을 강조하면서 ‘정신을 차리라’는 일침은 잊지않았다. ‘아무리 시운이 와도 그릇이 성치못하면 시운을 담지 못한다’는 경고였다.

 “옛 선비들은 체면을 지킬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정치인도 지도자도, 교수들까지 돈 병이 들어있다. 그렇게 병이 들고서도 병이 들어있는 줄도 모른다. 돈과 권력 앞에서는 정신을 못차리니, 병도 중병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신을 차리기 위해 ‘5분의 성찰’을 제안했다.

 “예전엔 가정에서도 도덕 교육이라는게 있지만 지금은 가정이고 학교도 학원이고 모두 인성 교육이 없이 이기는 법만 가르치니 사람의 도리를 배우지 못한다. 그러니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5분씩만이라도 마음을 가라앉혀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자. 꼭 명상이나 선(禪)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기독교인들은 기도를 하면 된다. 불자들은 참선을 하면 된다. 종교가 없는 이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기를 돌아보면 된다. 직장에서도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잠시라도 이런 시간을 가져야한다. 이건 종교인들이 해야할 게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국가 지도자가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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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 아프면서도 쑥쑥 크는게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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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2020. 0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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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전산 김주원 종법사



전북 익산 신룡동 원불교중앙총부는 원불교답다. 드넓은 터임에도 허세스런 위용을 뽐내기보다는 예스럽고 고즈넉한 평온이 깃들어 있다. 민족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최대 민족종교인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전산 김주원(72) 종법사를 찾았다. 그는 교조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정산 송규 종사-대산 김대거 종사-좌산 이광정 상사-경산 장응철 상사에 이은 6번째 종법사다. 

그는 지난 18년 11월 취임 이후 매일 새벽4시반엔 한시간반가량 총부에 사는 100여명의 대중들과 함께 선(禪)을 하고, 식사도 대중들과 함께 하는 등 남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오래도록 논의만 하고 진전이 없던, 여자교무의 결혼 허용 등 일련의 개혁을 단행했다. 올해는 중앙총부와는 독립된 종법사까지 갖춘 미주총부를 미국에 설립해 세계교화의 새로운 장을 열 계획이다.





 전산 종법사는 젊은 시절부터 성격이 주밀하고 빈틈이 없이 칼 같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는 겨울 추위를 녹일법한 따뜻한 미소로 맞았다. 어제의 그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수행을 하면 기질도 바뀌는 것이냐’고 물었다.


 “어려서는 소심한 성격이 마음에 들지않았다. 수도하고 사무나 보는줄 알았으니 교무가 됐지 대중들 앞에서 설법을 해야한다면 교무가 되지도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대중들 앞에 서서 말을 자주하니 많이 바뀐 것이다. 원불교에 들어온 뒤에도 젊은시절엔 수도한다고 성격과 기질이 과연 바꿔지는지 의심이 떨어지지않았다. 그러나 어떤 기질도 없는 바탕의 자리에서 단련을 하다보면 탁 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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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종법사로 취임한 대사식 직후 환영을 받고있는 김주원 종법사



 그러면서 ‘악장제거무비초(惡將除去無非草) 호취간래총시화(好取看來總是花)’란 글귀를 일러준다. ‘나쁘다고 하여 제거하려고 하면 풀이 아닌 것이 없고, 좋게 취하여 보면 모두가 꽃이 아닌 것이 없다’는 뜻이다. 자기 성격이나 타인의 특성에 대해서도 백안시하기보다는 수용하는게 성현군자라는 것이다.











 그는 그런 성현의 표상으로 믿어의심치않은 대산종사와 일화를 들려준다.

 “원광대 원불교학과에 들어와 대산종법사의 시중을 드는 시자로서 처음 한방에서 모시고 잘때였다. 긴장하고 있다가 새벽에 종소리가 나자마자 벌떡 있어났는데, 대산종법사께서는 ‘좀 더 자라’고 했다. 신참자가 설사 늦잠을 자더라도 깨워서 참선을 시키셔야할분이 왜 ‘좀 더 자라’고 했을까가 평생의 화두였다. 그 어른들의 자비심을 따를 수가 없다.”









» 그가 직접 모신 분 가운데 가장 존경한다는 대산 김대거 종사의 성탑을 참배하는 김주원 종법사



 그가 원불교 교도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갖추야할 첫자세로 ‘감사’를 꼽는 것도 감사야말로 자신의 행복해지는 첩경일 뿐 아니라 성현이 되는 수행심인 때문이다. 그러나 남남갈등, 북미갈등, 한미갈등 상황에선 ‘감사보다는 원망’, ‘꽃보다는 꼴불견’을 떠올리기 쉽다. 그런데 그는 요즘 미군주둔비를 5배나 더 내놓아으라고 한국정부를 압박하는 트럼프 미국대통령마저 꽃보듯한다. 그는 “트럼프가 큰 일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국제사회로 끌어내지않았는가”라고 했다. 그는 남남갈등에 대해서도 ‘어른이 되어 지견이 열리면 더 이상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른팔과 왼팔이 다쳤을 때 서로 내가 더 아프다며 나를 먼저 치료해달라고 떼를 쓰겠지만 몸의 입장이 되어보면 싸울 일이 있겠는가. 오른팔도 내 팔이고, 왼팔도 내 팔이니 급한 팔부터 치료하는 것이니 다툴 일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아직은 어린 아이의 시야여서 다툰다는 것이다. 인터넷뉴스와 유튜브를 보면 이 나라가 금장 사달이 날 것 같은데도 그는 어둠마저 빛으로 돌린다.

 “아무리 큰소리들이 나도 박정희 대통령이 피격을 당하고, 전두환 신군부가 등장했을 때만큼 불안할까. 그 때 중앙청 공무원 국장으로 근무하던 교도가 신도안에 머물던 대산종법사를 찾아와 ‘나라가 너무 혼란하고 불안해 이민을 가는 사람들까지 많아지고 있다’면서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겠습니까’라도 물은 것을 보았다. 그 때 대산종법사께서 촌각도 지체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 교도에게 ‘아이 키워보았느냐’며 ‘아이는 아프면서 크는 법’이라고 했다. 소태산대종사께서는 ‘한국은 진급기에 있다’고 했다. 한국은 생명력이 왕성한 시운이니,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 일로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게 계기가 되어 더 좋아지고, 좋은 일이 생겨도 그로 인해 좋아지게 되어있다. 한때 학생들 데모로 나라가 금방 망할 것같다는 소리도 나왔어도 그 진통이 좋은 사회를 만들어간 것처럼 다 좋은 쪽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갓난아기는 때때로 아프기는 하지만 계속 커가는 것이 정해진 이치라는 것이니 희망에 설레지않을 수 없다. 그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정산종사의 말을 빌어 “홍경래난 이후 쌓인 차별의 업과 미움이 녹을 때가 통일이 되는 때”라며 “잘 사는 형이 못사는 동생을 돕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결국 중립국으로 통일 될 것’이라고 한 정산종사의 예언을 들려주었다.









» 전북 익산 원불교중앙총부에 온 교무와 교도들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김주원 종법사



 전산 종법사는 긍정의 시운을 강조하면서 ‘정신을 차리라’는 일침은 잊지않았다. ‘아무리 시운이 와도 그릇이 성치못하면 시운을 담지 못한다’는 경고였다.

 “옛 선비들은 체면을 지킬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정치인도 지도자도, 교수들까지 돈 병이 들어있다. 그렇게 병이 들고서도 병이 들어있는 줄도 모른다. 돈과 권력 앞에서는 정신을 못차리니, 병도 중병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신을 차리기 위해 ‘5분의 성찰’을 제안했다.

 “예전엔 가정에서도 도덕 교육이라는게 있지만 지금은 가정이고 학교도 학원이고 모두 인성 교육이 없이 이기는 법만 가르치니 사람의 도리를 배우지 못한다. 그러니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5분씩만이라도 마음을 가라앉혀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자. 꼭 명상이나 선(禪)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기독교인들은 기도를 하면 된다. 불자들은 참선을 하면 된다. 종교가 없는 이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기를 돌아보면 된다. 직장에서도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잠시라도 이런 시간을 가져야한다. 이건 종교인들이 해야할 게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국가 지도자가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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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이야기] 억울한 누명 쓴 가스레인지를 위하여 : 네이버 뉴스



[에너지 이야기] 억울한 누명 쓴 가스레인지를 위하여 : 네이버 뉴스






[에너지 이야기] 억울한 누명 쓴 가스레인지를 위하여
기사입력 2016.11.10. 오후 9:35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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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스레인지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 전기레인지 판매업체의 광고를 허위·과장 광고로 판단하고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 이정실 사진기자

요리는 역시 ‘불맛’이 중요하다는 셰프들이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가스레인지를 치워버리고 불꽃이 보이지 않는 전기 조리기구를 설치하는 주부들이 많다. 음식점들도 마찬가지다. 전기레인지와 인덕션 업계의 대대적인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 가스레인지가 폐암과 치매를 유발하는 등 인체에 유해하다고 허위광고를 하고 있으며, 그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인터넷과 홈쇼핑 채널 등을 통해 주부들 사이에서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뒤늦었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스레인지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 전기레인지 판매업체의 광고를 허위·과장 광고로 판단하고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 전기레인지 수입판매업체가 자사 홈페이지에 독일에서는 1987년부터 가정집에서 가스레인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고, 주부 폐암 환자 중 90% 이상이 담배를 피우지 않아 주방에서 사용하는 가스가 폐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객관적인 근거자료를 요청했으나 업체 측은 그에 대한 자료를 확보할 수 없음을 인정했다고 한다.

이번 조치는 전기레인지 업계의 부당광고에 대한 정부기관의 첫 번째 시정 조치로 전기조리기구의 급속한 확산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던 터라 반가웠다. 전기 조리기구의 확산이 우려되는 이유는 ‘전기 편식’에 따른 국가적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스로도 할 수 있는 취사나 난방을 전기로 바꾸는 것은 값비싼 생수로 빨래를 하는 격이라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에너지의 60% 이상이 사용되지도 않고 사라지며 전기를 열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도 손실이 일어나 결국 전체 에너지의 3분의 1만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핵발전소 인근 지역에서 강한 지진이 일어나면서 국민적 불안감이 커졌으며, 신규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한 반대도 거세지고 있다. 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물질을 내뿜는 주범이라 줄여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 조리기구의 확산으로 새로운 전력수요가 창출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주방에서 발생되는 유해물질은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등 조리기구와는 관계없이 기름 등 요리재료의 연소과정에서 발생되는 것이다. 그래서 환기가 중요하다. 가스레인지와 달리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면 전자파에도 노출되게 된다. 조리과정에서 나온 오염물질은 환기하면 되지만, 전자파는 환기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떠올려보니 인체에 유해한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레인지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 더 어처구니없게 느껴진다.

정희정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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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댓글모음
바꾸는 이유가 폐암 문제만은 아닌데... 우리나라도 지진에 안전하지 않기때문에 지진 발생시 가스사용의경우 폭발의 위험때문에도 많이 바꾸고 있죠...
2016.11.25. 17:14접기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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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ff****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요리한다음 환기가 쉽지않아서 전기레인지로 바꾸고 싶습니다
2017.04.30. 23:54접기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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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uk****
전자파는 환기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니 이건또 뭔 개소리냐? 개소리의 해명이 또다른 개소리를 낳네.
2018.02.22. 14:43접기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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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e****댓글모음
좋은 글이라 동감해요. 근데 틀린게 있는것 같아요 환기시키면 전자파 수치 줄어들긴 해요. 반대로 안 하면 계속 쌓이더라고요 측정해보니.전기레인지의 전자파부분이나 에너지 효울 면에대해 소비자가 잘 선택할 수 있게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기후변화-대응과-녹색성장-리뷰.pdf

기업의-기후변화-대응과-녹색성장-리뷰.pdf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성장‛

Corporate Response to the Challenge of Climate Change & the strategy of Green Growth

11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 - 인터넷교보문고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 - 인터넷교보문고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 원자력 르네상스의 실체와 에너지 정책의 미래

김수진 , 오수길, 이유진, 이헌석, 정용일 지음 | 
환경재단 도요새 | 2011년 0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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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쪽

기술/공학 > 공학일반 > 자원/에너지
원자력은 꿈의 에너지인가? 그 실체와 허상을 밝힌다!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은 우리가 궁금했던 원자력의 실체를 밝히고, 기후변화를 계기로 원자력산업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원자력 대국들과 한국 원자력 정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있다. 사회환경 갈등의 씨앗으로 떠오른 원자력 정책을 살펴보고,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에너지정책의 바른 방향을 모색한다. 원자력이 가지고 있는 네 가지 의혹, 즉 원자력이 정말 깨끗한지, 지속가능한지, 경제적인지, 안전한지에 대해 국내외 보고서와 통계 자료를 통해 세계적인 동향을 분석하며 해답을 찾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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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김수진

저자 김수진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베를린 자유대 정치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Vital Sign』을 공동 번역했다.

저자 : 오수길


저자 오수길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양과정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민관 협력의 거버넌스』『녹색 대안을 찾아서』(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지속가능성 혁명』 『소비의 대전환』(공역) 등이 있다.

저자 : 이유진
저자가 속한 분야
과학자/공학자 > 환경공학자

저자 이유진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녹색연합 기후에너지 정책위원,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기후변화 이야기』『동네에너지가 희망이다』 『에너지 자립마을 만들기 가이드북』 『바이오에너지 희망을 찾아서: 현황과 전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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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헌석

저자 이헌석은 고려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고, 청년환경센터 대표, 반핵국민행동사무국장, 국가에너지위원회 사용후핵연료 TF 위원을 거쳐, 현재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를 맡고 있다. 환경문제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칼럼을 인터넷신문 레디앙 등에 발표하고 있다.

저자 : 정용일

저자 정용일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과학기술정책, 정보(사회)정책, 지속가능 발전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는 『계량정보분석을 통한 지식의 Mapping과 활용』(공저)이 있으며, 역서로는 『탄소경제의 혁명』(공역) 『소비의 대전환』(공역) 등이 있다.


저자 : 정희정

저자 정희정은 성신여대와 동대학원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기자로 일하면서 환경과 에너지,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어 관련 주제의 기고와 발표 등을 하고 있다. 
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 사무국장을 거쳐 현재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자 : 진상현

저자 진상현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에너지정책전공 박사학위를 받았고,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강원발전연구원을 거쳐, 현재 경북대학교 행정학부 교수이다. 『생태사회적 발전의 현장과 이론』을 공동 저술했으며, 역서로는 『일본의 저탄소 환경정책』(공역) 『탄소경제의 혁명』(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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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기후변화와 원자력의 밀월관계

I부 원자력 환상의 기원

1장 원자력 신화의 르네상스 (김수진)
2장 러브록의 착각, 원자력 (진상현)
환경재단 도요새 편집 김재원


2부 원자력의 네 가지 의혹

3장 원자력은 청정한가 (김수진)
4장 원자력은 지속가능한가 (이헌석)
5장 원자력은 경제적인가 (이헌석)
6장 원자력은 안전한가 (정희정)

3부 전 세계 원자력의 현주소

7장 원자력 대국의 꿈 (정용일)
8장 원자력 정책에 대한 몇 가지 가설 (김수진)

4부 한국 원자력의 현주소

9장 원자력 정책의 어제와 오늘 (진상현ㆍ이헌석)
10장 사회ㆍ환경갈등의 씨앗, 원자력 (이유진)
11장 원자력 함정에 빠진 기후변화정책 (이유진)


5부 기후변화시대 원자력 정책의 미래

12장 절차적 합리주의를 넘어 실질적 공론의 장으로 (오수길)
13장 기후변화 미로 속 원자력 정책의 길 찾기 (진상현 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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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원자력은 에너지 소비의 악순환을 가속화한다

원자력은 태생적으로 전력소비의 악순환을 유도함으로써 원자력 의존적인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런 원자력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탈피 전략과 기술적인 차원에서의 탈피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탈피 전략은 공급 중심의 에너지 수급정책이 아닌 수요관리 중심으로의 정책전환이 핵심이다. 과거 정부는 경제성장 및 국민의 행복증진이라는 미명 하에 에너지공급을 확대하는 전략을 끊임없이 반복해왔다. 그렇지만 기후변화ㆍ고유가 시대에는 에너지 공급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낭비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수요관리정책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 즉 에너지 낭비적인 도시구조 및 소비행태를 우선적으로 개선한 다음에 불가피한 부분에 한해서 저탄소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공급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기후변화 관련 대표적인 국제기구인 IPCC와 유럽연합에서도 수요관리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이명박 정부도 인수위원회에서 에너지효율개선을 가장 중요한 국가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308쪽)

‘원자력 르네상스’의 실체는?

원자력산업이 다시 부흥한다는 주장은 실제 상황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원전을 운영하는 발전업체에 의해 제기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적으로 선택된 것이다. 현재 원자력 발전업체의 선택은 분명하다. 신규 원자력발전소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발전소의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여 경제적 수익을 최대화하려고 할 뿐이다. ‘원자력 르네상스’는 기존의 에너지경제 구조 하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단기적으로 손쉽게 수행하고 전력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옹호되고 있을 뿐이다.(31쪽)

방사성폐기물, 지속가능성을 가로막는 결정적 걸림돌

자연적으로 방사선 준위가 떨어져 원래 상태의 절반이 되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하는데, 방사성폐기물의 반감기는 방사성물질의 종류에 따라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몇 억 년까지 다양하다. 평균적으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은 300~400년,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은 1만 년 정도 생태계로부터 격리되어야 한다. 특히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경우, 인류 역사에 버금가는 오랜 기간 동안 격리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그 처분방안에 대해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한 채 수십 년간 연구를 거듭하고 있는 단계이다. 일부에서는 방사성폐기물의 반감기를 줄이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으나, 이 역시 아직 연구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등 실제 방사성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방안이 인류에게는 없는 상태이다. 이 때문에 방사성폐기물의 존재는 다른 에너지원과 원자력발전을 구분 짓는 주요한 지점이다.
화석연료의 사용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와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켜 환경적 문제를 일으킨다면, 핵에너지는 인류의 과학기술로 처분할 수 없는 방사성폐기물을 발생시킨다. 에너지원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폐기물이 나올 뿐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폐기물이 나온다는 점에서 화석에너지와 핵에너지의 본질적인 차이는 없는 셈이다.(95~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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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원자력은 꿈의 에너지인가? 그 실체와 허상을 밝힌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쇠퇴하던 원자력 산업이 기후변화라는 날개를 달고 다시 떠오르고 있다. 원자력은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의 진정한 대안인가? 이 책에서는 우리가 궁금했던 원자력의 실체를 밝히고, 기후변화를 계기로 원자력산업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원자력 대국들과 한국 원자력 정책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사회환경 갈등의 씨앗인 원자력 정책을 살펴보고,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에너지정책의 바른 방향을 모색한다.




반핵의 타겟에서 녹색 에너지로 떠오른 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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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로그 리뷰 (3)

원자력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대중서 es**ir21 | 2011-07-18 | 추천: 1 |


11-07-18

현대는 식량(Food)과 에너지(Energy) 그리고 기후(Climate)의 'FCE위기시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나 하나가 다 만만치 않은 과제입니다. 이중 기후변화로 표현되는 기후위기는 세계사에서 문명의 붕괴원인으로 꼽힐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현재 북극의 기온상승 속도가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두 배가 빠릅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빙하기 녹고 해수온도가 상승하면, 육지근처 물이 늘어나고, 해수면이 상승합니다. 빙하가 녹은 염분이 적은 물이 대량으로 대서양 심해류에 유입되면 바닷물의 염분농도와 밀도가 낮아져 해류의 순환이 멈출수도 있습니다. 북대서양 해류가 멈추게 되면 북유럽과 서유럽의 기온은 급격히 하강합니다. 예측할 수 없을만큼 무시무시한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북극해 쟁탈전>) 인용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기후변화는 인류 생존의 문제에 다름 아닙니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녹색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런데 '녹색성장'이란 말을 통해 을 통해 녹색을 강조하는 것이 과연 환경에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합니다. 예컨대 친환경 연료라는 바이오디젤의 경우, 주원료로 쓰이는 농작물 재배를 위해 동남아 지역에서 농지와 자연의 대규모 파괴가 자행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바이오디젤로 차량을 운전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농작물 재배과정에서 적지 않은 이산화탄소의 발생은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광복절 축사에서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비전으로 밝힌 이후 원자력이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으로 부상했습니다. 그런데 기후변화 대책으로 원자력 발전을 주장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가 제대로 공론화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 역시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가 다소 막연한 느낌인 반면에 원자력 에너지는 금방 효과가 보일 것이라 생각하기에 특정한 입장을 갖기가 솔직히 애매합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지난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원자력발전의 효용성 이면에는 무시무시한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이 책이 말하는 것처럼 국제사회가 아직 "방사성폐기물 문제와 안전성 문제에 있어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후변화대응 = 원자력발전이라는 성급한 결정을 내리기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다른 대안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는 이 책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이 공론화 과정의 한 부분일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 책은 원자력 발전에 대한 본격적인 공론화를 위한 의제로 '찬핵 아니면 반핵'의 이분법적 논리에 기반한 선택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대신에, 이 책이 주장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 적합한 원자력의 비중은 얼마인가라는 '적정비중'에 관해"따져 볼 것을 제안합니다. 즉, "1990년대 이후 20여년간 유지된 40% 수준의 원자력 비중이 적정한지, 2008년 새로 수립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제시한 60% 수준이 적정한지, 아니면 현재 원자력발전소만 유지하는 선에서 신규 전력은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방식의 원전 비중이 적정한지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이 정도면 충분히 사회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사족으로, 최근 우리 사회에서 진행되는 복지논쟁과 관련하여 "현 세대를 위한 복지를 추구하여 미래 세대에게 짐을 떠넘기는 것"이라는 반론이 상당한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도 동일한 방식의 논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자력은 기술과 경제 측면에서 경직적이어서 일단 투자를 결정하면 후세대의 선택권은 극히 제한받게 되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선택한 세대와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 후세대간의 정의롭지 못한 갈등이 발생"합니다. 현 세대에서 만든 원전들은 미래세대에 폐쇄될 것이지만, 원자력 발전의 결과물인 방사성폐기물은 천년, 만년 남습니다. 미래세대가 이를 감당해야 함을 생각하면, 어쩌면 복지논쟁보다 더 첨예한 문제일 수 있는데, 유독 원전과 관련해서는 세대와 관련된 논쟁을 들어 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 이 글은 "공익을 해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할 의도가 없음"을 명토박아 밝힙니다 닫기


불안정, 비경제적, 반환경적인 원자력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 js**e55 | 2011-04-20 | 추천: 0 |

지난 3월 11일 일본 동북부 해안지대에서 발생한 강도 9.0의 대지진과 이에 따른 쓰나미로 인해 일본에 사상 유례 없는 피해가 발생한 지 벌써 40일이 지나고 있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떻게 막아낼 수 없는 지진과 쓰나미의 피해는 차치하더라도 후쿠시마현 해안가에 설치되어 이번 쓰나미로 인해 문제가 된 원자력발전소가 일본 전역과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일본 정부와 토교전력측의 기밀주의와 안이한 대응으로 원자력 발전소 문제 대응에 시기를 놓친데다가 원자력 통제기술의 한계로 인하여 앞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태가 어떻게 확산되고 악화될지 예측도 불가능한 상태라 할 수 있어 전인류가 불안에 떨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역시 쓰나미 발생 후 얼마 동안은 일본의 피해와 동향에 대해서 언론에 보도되고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될 뿐이었다. 일부 반핵단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원자력발전소 고리1호의 연장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원자력발전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대책을 비판하는 수준에 그치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급속하게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국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제(4월 19일) 경향신문 1면 머릿기사에는 [부산,울산,경주 ... 봇물 터진 "원전 반대"]가 실려있다. 기사에 따르면, 부산시장과 부산시 구의회, 울산시의회, 경주시의회 등은 고리와 월성의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을 중단시키고 사용 연장을 반대하는 결의를 잇달아 내렸고 울산시와 울주군은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 주변 지역에 방사선 측정기를 대폭 설치할 것을 정부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는 1978년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처음 가동된 이후 정부와 전문가, 원자력발전소가 주도하여 진행해오던 원자력 발전소 정책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이 직접 정책과 의견을 표명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참고로, 이명박 정부는 2008년 ’녹색성장’을 정책의 중심 화두로 제시하면서 ’녹색성장’의 주된 방향을 원자력 발전으로 규정한 이후 현재까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삼척시의 경우 삼척시청의 발표와 달리 전화 설문조사 결과 삼척시에 원전 유치보다 반대하는 응답이 훨씬 높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SBS 기사에서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원자력발전소 고리1호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재가동을 무기한 연기하였음을 보도하였다. [서초동 공부모임]의 오늘 주제가 바로 ’원자력’이다 일본의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붕괴 위험사태를 맞이하여 우리가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원자력에 대한 국내외 저서를 읽고 토론하기로 한 것이다. 공부모임 주체들이 원자력의 장점과 단점의 실체를 가급적 정확하게 알기 위한 것이고 향후 원자력에 대한 각자의 입장과 행동방향을 정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교재로는 이 책과 더불어 일본의 유명한 원전 반대 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히로세 다카시의 <원전을 멈춰라>로 정했다. 과연 원자력은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의 진정한 대안인가? 이 책은 우리가 궁금했던 원자력의 실체를 밝히고, 기후변화를 계기로 원자력산업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원자력 대국들과 한국 원자력 정책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그리고 사회환경 갈등의 씨앗인 원자력 정책을 살펴보고,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에너지정책의 바른 방향을 모색한다. 지난 2007년 12월 지구환경보고서 <탄소경제의 혁명>을 번역하던 [생태사회연구소] 회원들을 중심으로 원자력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7명의 필진이 모여 2008년 3월부터 매달 발표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1년 이상 거쳐 이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1부. [원자력 환상의 기원] : 1990년대 이후 서구 선진공업국을 중심으로 원자력 에너지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으며 대응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면서 자국의 원자력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도모하고 있고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 증가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도원자력이 매력적인 에너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를 ’원자력 르네상스’라고 부른다. 하지만 김수진과 진상현은 ’원자력 르네상스’는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손쉽게 달성하려는 정치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으며, 원자력 산업이 다시 부흥하는 것이 아니라 반세기 전 원자력에 열과하게 만들었던 원자력의 무한 에너지 신화가 다시 재생산되고 있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폭발 이후 전세계 원자력 발전소 증가율은 대폭 줄어들었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원자력이 2002년 전세계 전력 생산량에서 17%를 차지하였으나 2030년이 도면 그 비중이 9%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부. [원자력의 네 가지 의혹] :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원자력 옹호자들의 ’원자력 신화’는 대략 네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즉, 원자력은 청정한 에너지이고 지속가능한 자원이며, 경제적이고 안전하다는 것... 김수진, 이현석, 정희정은 원자력의 네 가지 신화를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분석한 뒤 철저하게 네 가지 모두 허구적이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원자력 발전에 대한 정확안 분석은 원전이 가동된 이후가 아닌 발전연료를 준비하는 단계, 발전소를 건설하는 단계, 그리고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단계에서 각각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계산해야 하며, 이것을 모두 고려하여 풍력, 태양광, 석탄, 가스 발전과 원자력 발전을 비교하면 원자력 발전이 석탄보다 약간 우수할 수는 있으나 가스나 바이오가스 열병합 발전보다 결코 우수하지 못함을 제시한다. 더군다나 원자력 발전은 발전에 따른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테러공격이나 군사적 갈등이 더욱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청정하기는 커녕 더욱 환경파괴적이 될 수 밖에 없음을 거론한다. OECD/NEA에 따르면 현재 기술로 확인되고 있는 원자력 원료의 확인 매장량은 2007년 현재 297만 톤 규모이다. 이 매장량을 2007년 전세계 우라늄 수요량으로 나눠보면 대략 43~79년 동안 사용이 가능할 뿐이며, 이는 원자력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국 정부와 전문가들이 내놓는 수치와 다르게 2003년 미국 MIT 연구진이 발표한 [The Future of Nuclear Power]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이 석탄이나 가스복합발전보다 경제적이지 않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의 경우 석탄과 가스를 수입하는 비용을 추가로 감안한다 하더라도 원자력이 석탄이나 가스보다 크게 경제적이지 않다는 것이며, 여기에 원자력 발전소 폐기 이후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비용과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 저감비용을 추가하면 무조건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 사고, 1986년 구소련(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폭발 등은 원자력 안전 신화에 커다란 파열음을 낸 바 있다. 사고 뿐이 아니라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랜초세코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 전후/ 폐쇄 전후에 주변지역의 선천성 기형이나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크게 차이를 보이는 등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 자체가 인간을 포함한 주변지역의 생태계를 크게 훼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진과 기상이변, 기술적인 불안정성, 관리부실 등 한국 원자력 발전소의 고장 및 가동중단이 빈번한 가운데 자칫 잘못하면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원전을 계속 가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전문가와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3부. [전 세계 원자력의 현주소] :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미국 등 서구 선진공업국의 신규 원전 건설은 중단되었고 대신 한국과 일본,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에서 원전 신규 가동이 증가한 바 있다. 1990년대 ’원자력 르네상스’ 이후 미국 등 몇 개 선진공업국도 원전 추가 건설을 발표하였으나 2011년 3월 일본의 쓰나미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다시 세계적으로 신규 원전 건설과 가동 연장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OECD 국가 중 처음부터 원전을 사용하지 않은 국가는 호주, 덴마크, 그리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뉴질랜드, 노르웨이, 포루투칼, 터키, 폴란드 등 11개국이며,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결정한 국가는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등 총7개국이다. 원전 폐쇄를 결정한 국가와 계속 이용하거나 증설하는 국가는 대부분 원자력의 소유 및 운영형태가 국가 중심이거나 원자력이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경우다. 또한 각국의 민주주의 운영 형태에 의해서도 차이가 발생하는데 갈등 조정 및 의사결정 방식에 있어서 경쟁 민주주의 모델, 즉 다수결 방식을 강조하는 미국, 일본, 한국 등과 달리 협의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의사결정을 할 때 ’가능한 많은 다수’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을 택하는 국가의 경우 원전 폐쇄를 결정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따라서 한국의 원자력 문제에 관한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첫 출발은 "원자력을 둘러싼 갈등을 사회화하는데 있다." 4부. [한국 원자력의 현주소] : 저자들은 한국의 원자력 정책이 과거 반세기의 성장과정을 거쳐 지금은 기후변화와 고유가 시대를 기회로 다시 주력 에너지원으로 자리잡으려는 움직임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렇지만 이 같은 원자력 중심의 전력수급 정책에 대한 반론과 문제 제기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에서 원자력 발전은 방사선 폐기물 처리장을 둘러싼 부안과 경주사태의 사례에서 보듯이 안전과 위협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한 발전소의 온배수가 어업과 해양생태계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고 중앙집중적인 전력생산 시스템으로 인하여 송전탑을 둘러싼 지역갈등과 생산과 소비간 불균형, 양수발전댐 건설의 비효율성과 환경문제 등으로 인해 국가적, 사회적 총비용이 무한하게 지출될 수 밖에 없는 구조임을 지적한다. 원자력 발전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 정책은 에너지 절약 등을 통한 수요 조정을 어렵게 하고 원가에도 미치지 않는 산업용 전기요금과 심야전기요금제도로 막대한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으며, 동시에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확산을 억제하여 결과적으로 온실가스 방출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5부. [기후변화 시대 원자력 정책의 미래] : 원자력을 둘러싼 문제점은 한국 사회의 현실을 압축하여 보여주고 있다. 현대의 대의민주주의가 절차와 내용을 절연시켜 놓았듯, 도시화와 자본주의가 생산과 소비를 기계적으로 분리시켰고 사람들의 정치,사회적 삶에 대한 인식을 현실의 생활과 떨어뜨려 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의제 정부의 ’절차적 합리성’은 아무리 잘 확보되더라도 단지 주어진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을 선택하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게 되고 전문가 중심의 권위적이 문제해결이나 사법적 판단에 기대는 행정적 문제해결 방식은 근본적인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처럼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부지 선정의 경우에도, 안전성에 대한 분석과 증거에 대해 서로 다른 방법론을 놓고 충분하게 논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역의 소외의식과 불균형에 기대어 시장주의적 해법으로 갈등의 종지부를 찍고 말았을 뿐, 정책에 대한 신뢰가 쌓여서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서 합의를 도출하는 민주적 해결방식으로 확대해야 함을 의미한다. 과학에 대한 맹신도 재검토해야 한다. 울리히 벡은 "과학이 지구 차원에서 인간과 자연을 보호하는데 앞장서면서 과학의 합리성이 훼손될 지경에 이르렀다"며, "과학의 제도적, 이론적 실수와 결함을 인식하고 여기에서 비롯된 잘못된 결과들을 자기 비판적이고 실천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학은 고정된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1979년 스리마일 원전 사고와 1986년 폭발한 체르노빌 원전을 담당한 소련과 미국의 과학자들은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이었고 지난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담당하고 있던 일본의 원자력 전문가들도 현시대의 최고 수준급 과학자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원자력의 모든 문제를 예측하고 관리하고 해결하지는 못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수 밖에 없다. 저자들은 "미래에 대한 가장 좋은 예측과 현실 문제에 대한 적정한 처리방안은 시민들 스스로 참여하여 현실과 미래를 주체적으로 만들어갈 때 만들어진다.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문제를 대의제의 장막 속에서 소수 전문가의 판단으로 결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각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결론을 맺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 역동성, 복합성 속에서 사회적 공론화를 이루어내고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의 교훈은 사회적으로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문제일수록, 미래 세대에게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문제일수록 시간을 가지고 다수의 시민들까지 참여하는 사회적 공론화가 필수적이라는것이다. 그것은 정부와 정치권에게 가장 큰 책임이 주어지는 것이지만, 동시에 일반인들과 지식인들, 시민들 모두가 주체적으로 나서서 고민하고 토론하고 대안을 찾아 합의하는 과정이기도 해야 함을 의마한다. * 책 속의 책 : 히로세 다카시 <체르노빌의 아이들>, 다카기 긴자부로 <원자력 신화로부터의 해방>, <시화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모리 로빈스 <연성에너지 경로>, * 책 속의 문장 : - 원자력산업이 다시 부흥한다는 주장은 실제 상황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원전을 운영하는 발전업체에 의해 제기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적으로 선택된 것이다. 현재 원자력 발전업체의 선택은 분명하다. 신규 원자력발전소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발전소의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여 경제적 수익을 최대화하려고 할 뿐이다. ‘원자력 르네상스’는 기존의 에너지경제 구조 하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단기적으로 손쉽게 수행하고 전력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옹호되고 있을 뿐이다.(p.31) - 자연적으로 방사선 준위가 떨어져 원래 상태의 절반이 되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하는데, 방사성폐기물의 반감기는 방사성물질의 종류에 따라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몇 억 년까지 다양하다. 평균적으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은 300~400년,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은 1만 년 정도 생태계로부터 격리되어야 한다. 특히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경우, 인류 역사에 버금가는 오랜 기간 동안 격리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그 처분방안에 대해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한 채 수십 년간 연구를 거듭하고 있는 단계이다. 일부에서는 방사성폐기물의 반감기를 줄이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으나, 이 역시 아직 연구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등 실제 방사성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방안이 인류에게는 없는 상태이다. 이 때문에 방사성폐기물의 존재는 다른 에너지원과 원자력발전을 구분 짓는 주요한 지점이다. 화석연료의 사용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와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켜 환경적 문제를 일으킨다면, 핵에너지는 인류의 과학기술로 처분할 수 없는 방사성폐기물을 발생시킨다. 에너지원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폐기물이 나올 뿐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폐기물이 나온다는 점에서 화석에너지와 핵에너지의 본질적인 차이는 없는 셈이다.(p.96) - 원자력은 태생적으로 전력소비의 악순환을 유도함으로써 원자력 의존적인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런 원자력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탈피 전략과 기술적인 차원에서의 탈피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탈피 전략은 공급 중심의 에너지 수급정책이 아닌 수요관리 중심으로의 정책전환이 핵심이다. 과거 정부는 경제성장 및 국민의 행복증진이라는 미명 하에 에너지공급을 확대하는 전략을 끊임없이 반복해왔다. 그렇지만 기후변화·고유가 시대에는 에너지 공급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낭비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수요관리정책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 즉 에너지 낭비적인 도시구조 및 소비행태를 우선적으로 개선한 다음에 불가피한 부분에 한해서 저탄소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공급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기후변화 관련 대표적인 국제기구인 IPCC와 유럽연합에서도 수요관리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이명박 정부도 인수위원회에서 에너지효율개선을 가장 중요한 국가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p.308) ----------------------------- 공부모임 후기 --------------------------- 공부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이 ’욕망의 수레바퀴’ 또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폭주기관차’로 볼 수 있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자본주의 문화와 체제에서 필연적으로 전개되는 현상이라는 것을 제기했다. 현재와 같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문화는 필연적으로 과도한 에너지가 필요하게 되고 그에 따라 원전이 대두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참석자 중 한 분은 근원적인 출발점으로 과학기술과 산업혁명을 제기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혁명은 폭발적인 인구증가(1800년 이후 200년만에 10억에서 70억으로 7배 증가)를 가져오게 되고 그 결과 어쩔 수 없이 에너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에너지 사용이 계속될 경우 지구 생태계와 후손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지금 세대부터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절감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것... 자신부터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지 않고 ’원전을 반대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이율배반이 될 수 밖에 없다. 어떤 참석자는 ’욕망’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함을 지적한다. 우리 시대의 욕망이라는 것이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사회생활을 하고 성장하면서 외부로부터 주입되고 인식된 것이 문제임을 지적하면서 각자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욕망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개되기도 하였으나 현실적이지는 못하다는 의견이 다수였으며, 대신 ’욕망’을 조절, 통제하는 삶이 ’욕망’을 쫒아가는 삶보다 행복하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 [ 2011년 4월 20일 ] 닫기


원자력에 대한 맹신은 불편한 진실을 은폐하기 위함이다. ch**iahn | 2011-03-06 | 추천: 0 |


'교토 의정서'는 온실 가스 배출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 합의이다. 이는 지구 온난화가 인류의 산업 활동 때문에 이산화탄소 등 온실 효과를 불러오는 기체들을 다량 대기 중으로 방출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부분에 대해 아직도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상태에서 온실 가스 배출 감축의 실천적인 방법으로 원자력 발전(감축량 계획에 따르면 전체의 6%를 담당하고 있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정책 결정자들이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원자력 문제를 전력 생산에 부분에 맞춰 서술했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하나, 원자력 발전은 홍보와 달리 저탄소 배출 전력 생산 방식이 아니다. 외부 효과를 포함한 전체를 볼 때 화력 발전 방식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거의 비슷하다. 둘, 원료인 우라늄은 석유와 마찬가지로 유한 자원이라 언젠가 고갈 문제가 발생하는데 지금의 원자력 발전소 상황과 채굴 기술을 고려할 때 50년 안에 고갈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셋, 미국의 스리마일 원전 사고, 러시아의 체르노빌 등 프랑스, 일본, 우리나라 모두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못했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그 피해 규모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넷, '원전 수거물'이라는 완곡한 표현인 '방사성 핵 폐기물'들에 대한 처리 기술이 아직까지 없다. 책에 있는 표현을 빌리자면 폐차장 없는 자동차 생산과 같다. 내가 보기엔 폐차장이 없을 뿐만아니라 그저 땅을 파고 묻어버린 다음 만년을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핵 폐기물 처리 방법이다. 다섯, 원자력 발전은 건설 비용, 안전성 확보 비용, 원료 확보 등을 따져봤을 때 경제성이 없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원자력 발전이 우리나라 전력 생산량의 40%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 주도의 운용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의 운영은 쉽게 공개되지 못 한다. 원자력 정책의 폐쇄성이 문제이다.

이상의 내용만으로도 원자력 발전 기술은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준 불과 같다. 아직 불의 무서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좋은 점만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석유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봤다.

석유 기반 시설을 이용한 산업화로 세상은 석유를 통제하는 사람들에게 조종되어 왔다. 만일, 원자력 발전이 전체 전력생산량의 대다수를 차지한다면 우라늄을 통제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조종할 수 있게 된다. 석유는 비교적 전 세계에 골고루 매장되어 있는 편이지만 우라늄은 매장 지역이 호주, 캐나다 등 소수의 국가에 편중되어 있다. 이것이 그토록 위험하고 비경제적인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정부주도로 추진되는 지를 설명해준다.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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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0

[책의 향기]“진실-허구 사이의 불확실성이 다큐멘터리의 힘”



[책의 향기]“진실-허구 사이의 불확실성이 다큐멘터리의 힘”

[책의 향기]“진실-허구 사이의 불확실성이 다큐멘터리의 힘”
김민 기자입력 2019-08-24 03:00수정 2019-08-24 03:00


◇진실의 색/히토 슈타이얼 지음·안규철 옮김/256쪽·1만7000원·워크룸프레스
예술가 겸 저술가인 저자는 최근 세계 미술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 작가 중 하나다. 미술시장보다 비엔날레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보여 온 그는, 이미지와 영상이 갖는 힘과 그 뒤에서 작용하는 왜곡과 통제 메커니즘을 설치나 영상을 통해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독일에서 주로 활동하는 그는 작품만큼이나 명쾌한 비평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독일 특유의 날카롭고 건조한 시각으로 미술계나 경제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던진다.

특히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로 대표되는 인터넷 환경의 상호 감시, 진실과 허구의 모호한 경계 등의 문제를 드러내 젊은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에도 2016년 ‘스크린의 추방자들’이 김실비 작가의 번역으로 출간돼 미술계에서 호응을 얻었고 지난해 개정판도 나왔다. 이번에는 2008년 출간한 독일어 저서인 ‘진실의 색: 미술 분야의 다큐멘터리즘’을 안규철 작가가 번역했다.


책은 다큐멘터리의 형식과 표현에 초점을 둔다. 슈타이얼이 다큐멘터리를 주제로 쓴 박사 논문이 바탕이 됐다.


그의 중요한 저작인 ‘스크린의 추방자들’에서 보이는 통찰의 전조를 ‘진실의 색’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흔히 진실을 고발한다고 여겼던 다큐멘터리 영상이 실은 진실과 허구 사이의 불확실성을 오가며 그 자체로 힘을 발휘한다는 통찰이 돋보인다.
다큐멘터리는 100% 진실이거나 허구가 아니고, 때로는 맞고 때로는 틀리다는 불확실함 때문에 영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서두에 이어 11개의 챕터에서 인터뷰, 기록, 영화, 다큐멘터리의 표현 등에 관해 여러 사례를 통해 서술을 이어나간다. 이들 챕터는 인과관계로 이어진다기보다, 하나의 사안을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보며 다층적인 이미지를 쌓아나가는 과정에 가깝다.

절대적인 진실도 허구도 존재하지 않는 것은 다큐멘터리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서술 방식 자체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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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책소개

영상 작가이자 저술가 히토 슈타이얼의 <진실의 색 : 미술 분야의 다큐멘터리즘>(Die Farbe der Wahrheit: Dokumentarismen im Kunstfeld, 2008) 한국어판이 출간됐다. 이 책은 부제와 달리, 미술을 넘어 현실 세계에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다큐멘터리 형식 및 표현에 초점을 맞춘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다큐멘터리는 “실제로 있었던 어떤 사건을 사실적으로 담은 영상물이나 기록물”을 이른다. 카메라가 발명된 이후, 허구가 아닌 실제를 담는다고 자처하는 다큐멘터리적 표현은 그 영향력을 꾸준히 키워 왔다. 오늘날 다큐멘터리 이미지는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전쟁과 주가 폭락, 소수 민족의 박해와 전 세계적 구호 활동을 일으킨다.”

2019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짜 뉴스가 현실에 개입하는 방식을 떠올려 보면, 이제 다큐멘터리 이미지가 현실을 표현하는 대신, 현실이 다큐멘터리 이미지를 통해 만들어지는 시대를 산다고도 말할 수 있다.


목차


다큐멘터리의 불확실성 원리: 다큐멘터리즘이란 무엇인가?
증인들은 말할 수 있는가?: 인터뷰의 철학에 대해
기억의 궁전: 기록과 기념비 ? 아카이브의 정치
조심해, 이건 실제 상황이야!: 다큐멘터리즘, 경험, 정치
실 잣는 여인들: 기록과 픽션
중단된 공동체: 쿠바의 집단 이미지
건설의 몸짓: 번역으로서의 다큐멘터리즘
예술인가, 삶인가?: 다큐멘터리의 본래성의 은어들
화이트 큐브와 블랙박스: 미술과 영화
유령 트럭: 다큐멘터리 표현의 위기
사물의 언어: 다큐멘터리 실천에 대한 유물론적 관점
공공성 없는 공론장: 다큐멘터리 형식과 세계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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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2003년 이라크 침공 첫 며칠 사이에 뉴스 채널 CNN은 기억할 만한 영상을 방송에 내보냈다.





다큐멘터리의 진실이 가능한지 아닌지, 또는 그것이 처음부터 배척되어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지속적인 불확실성,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실재와 일치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지속적인 회의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인정해서는 안 될 결함이 아니라, 오히려 결정적 특성이다. 다큐멘터리 형식들의 특징은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흔히 잠재적이면서도 신경을 갉아먹는 불확실성, 그리고 아울러 이런 질문이다: 이것은 정말 진실인가? 접기

증언에 대한 구조적인 의심은 우리까지도 자폐자로 만든다. 특정한 경우에 증언이 쓸데없다면, 이것은 특정한 사건을 가능한 한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증언에 의존하는 다큐멘터리 형식들만 손상시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훨씬 더 깊이 있다. 왜냐하면 증언들은 세계에 대해서 단순히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의미에서 비로소 복구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우리의 개별적인 경험의 유아론을 넘어서고자 한다면, 우리는 증언을 포기할 수 없다. 접기

브레히트의 여파로 다큐멘터리 영화 이론에서는 수십 년 동안, 직접적인 것보다는 반영의 거리가, 증거-효과(Evidenz-effekt)보다는 소외 효과가, 동일함보다는 차이와 지연이 선호되었다. 그것들이 의식의 형성을 촉진시킨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이 규범적인 호소는 그 자체가 또다시 독단적인 도식이 되었다. 근대적 아방가르드의 시대에 자신의 구성 방식과 생산 방식을 성찰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스스로 만들었던 '기만의 맥락'에서 벗어나는 것이 비판적인 입장 표명으로 여겨졌다면. 이런 수단들 대부분은 변화된 정치 사회적 환경 속에서 효력을 잃었다. 접기

아마도, 온갖 음울한 예언들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경험은 그럼에도 가능할 것이지만,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채로 가능할 것이다. 정치적 경험의 가능성은, 미학-윤리학 논문들이나 예상 가능한 폭력의 의례들 속에서가 아니라, 수단과 목적의 악순환으로부터 해방될 때에만 빛을 발한다. 그것은 아마 거의 모든 행동에 내재하는 예측 불가능함 속에 잠복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실재와 가상 사이에 있는 그림자 왕국의 영역에서 결정화되고, 역사적 순간들의 긴장을 갑자기 정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아마 우리가 그것을 가장 덜 기대할 때, 우연이나 실수에 의해서 의도치 않게 일어날 것이다. 우리가 신문을 읽거나 교통 체증 속에 갇혀 있는 동안에. 그리고 누가 알겠는가, 어쩌면 최루 가스 연막이 지평선에 서서히 스며들 때일지. 접기

의식하지 못한 채로 우리는 픽션의 문제 주위를 맴돌았고, 이 문제에 다른 측면에서 접근했다. 변함없는 질문은 이것이다: 픽션은 현실을 창조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또한 그것은 이런 것으로서의 다큐멘터리 형식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 질문은 현실이 적합하게, 객관적으로, 진실 되게, 또는 사실적으로 그려지는지 아닌지를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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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히토 슈타이얼 (Hito Steyerl)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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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작가이자 저술가.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미디어 아트를 강의하며,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2017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제9회 베를린 비엔날레, 제12회 카셀 도쿠멘타 등의 단체전 및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에인트호번 판 아베 미술관 등에서 주요 개인전을 가졌다. 저서로 『스크린의 추방자들』(2012), 『면세 미술』(2017) 등이 있다.


최근작 : <진실의 색 : 미술 분야의 다큐멘터리즘>,<스크린의 추방자들>,<스크린의 추방자들> … 총 15종 (모두보기)

안규철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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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사물들의 사이』(1996), 『49개의 방』(2004),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2014),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2015), 『당신만을 위한 말』(2017) 등의 개인전을 비롯해 여러 국내외 기획전,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저서로 『그림 없는 미술관』(1996), 『그 남자의 가방』(2001), 『아홉 마리 금붕어와 먼 곳의 물』(2013),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2014) 등이, 번역서로 『몸짓들: 현상학 시론』(2018... 더보기


최근작 :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아홉 마리 금붕어와 먼 곳의 물>,<정치적인 것을 넘어서> … 총 14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다큐멘터리는 진실을 담을 수 있는가

히토 슈타이얼에 따르면 다큐멘터리에 대한 의심은 전혀 새삼스러울 게 없다. “우리가 보는 것이 진짜인지, 현실에 충실한지, 사실인지에 대한 괴로운 불확실성, 지속적인 의심은 다큐멘터리 이미지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이러한 의심은 부끄러워하면서 감춰야 할 결함이 아니라 동시대 다큐멘터리 이미지의 본질이다. 보편적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다큐멘터리 이미지에 대해서 이렇게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이 진실인지를 늘 의심한다.” 이것은 다큐멘터리 형식이 언제나 철학적 질문을 동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만성적인, 아마도 영원히 해결 불가능할 이런 의심보다 시급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이미 우리가 영상 자체가 현실과 통합되는 시대를 살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것이다.
서두에서 히토 슈타이얼은 걸프전 당시 CNN 특파원이 방송에 내보낸 한 영상을 언급한다. 전쟁을 생중계한다는 도취감에 흥분한 특파원은 이렇게 외친다. “이런 영상을 여러분은 이제까지 보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영상에서는 보이는 게 거의 아무것도 없었다. 해상도가 낮아 화면은 뿌옇게 보일 뿐이었다. 저자는 묻는다. “이 영상들은 다큐멘터리적인가? 지금 통용되는 다큐멘터리의 정의에 비춰본다면 그 답은 ‘아니다’이다. 실제와 그 영상 사이에는 유사성이 전혀 없고, 우리는 그것이 객관적으로 제시되는지 아닌지를 전혀 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상들이 진짜처럼 통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거기에서 아무것도 식별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전쟁의 생생한 느낌, 이성이 아닌 감각에 호소하는 다큐멘터리 이미지의 작용을 체험한다. 저자는 이런 현상, 즉 리얼리티에 더 가까이 다가간 것 같을수록 이미지가 더욱 흐릿해지는 현상을 일컬어 “현대 다큐멘터리즘의 불확실성 원리”라고 부른다.

다큐멘터리 표현이 처한 위기

실제와 이미지 사이의 연관성이 점점 덜 중요해지는 현상은 현재 다큐멘터리 표현이 처한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걸프전 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당시 미국 외무장관 콜린 파월이 제시한 자료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자료들은 전통적인 다큐멘터리 논증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위성사진 속의 흐릿한 대상들은 알아보기 힘들고, 무기를 실었다고 여겨지는 화물 트럭들은 컴퓨터로 렌더링한 스케치들이었다. 증거란 어느 정도 객관적, 과학적 과정을 거쳐 그 증거 능력을 인정받아야 함에도, 파월의 ‘증거’들은 이를 가볍게 무시한다. 출처는 비밀이었고 해석은 불투명했고 전쟁은 일어났다.
다큐멘터리의 중요한 형식 중 하나인 인터뷰의 효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우리는 다큐멘터리 영화는 물론, 뉴스를 비롯한 수많은 영상에서 사람들이 나와 자신이 겪은 사실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사건을 목격한 증인이 거짓을 말할 수 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진실되게 말하는 증언조차 그들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 들릴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저자는 장뤼크 고다르와 장피에르 고랭의 영화 「만사형통」(Tout va bien, 1972) 속에 등장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그들을 영화 제작에 참여시키는 것이 반드시 그들에게 말을 시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증인들의 목소리는 이미 정해진 틀에 의해 우리에게 들리기 때문이다. 만약 “인터뷰가 특정한 상황에서는 쓸모없다면, 그것은 다큐멘터리 형식에는 재앙과도 같은 결과가 된다. 왜냐하면 아무도 어떤 사건에 대해서 직접 자기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들은 증인으로서 믿을 만하게 증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급기야 우리는 다큐멘터리 이미지가 처한 위기 속에서 픽션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광경을 목격한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영화 중 하나인 블록버스터 「타이타닉」(Titanic, 1997)은 사실에 기반해 만들어진 픽션이다. 이 영화의 촬영 세트를 찍은 앨런 세큘라의 다큐멘터리 사진들을 통해 저자는 픽션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현실을 보여준다. 배가 침몰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멕시코만에 배의 일부가 실물 크기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순전히 멕시코만의 임금 수준 때문이다. 촬영 세트를 위해 세계 최대의 담수 수조가 만들어졌지만 인근 마을에는 수도 시설이 없다. 또한 촬영이 끝난 후 수조에서 퍼낸 물로 바닷물의 염도가 낮아져 조개 채취로 살아가는 주민들은 생계의 위협을 받는다. “픽션은 현실을 창조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픽션이 실제로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어떻게 세계가 재현 속에서 그려지느냐의 문제는, 어떻게 이미지와 진술과 신호들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가능하게 하느냐는 문제로 이동한다. 문제는 더 이상 현실이 이미지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느냐가 아니라, 그 반대로, 이미지와 음향과 진술이 현실을 만들어내는 데 어떤 영향력을 갖느냐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의 역설적 과제

저자가 논하는 다큐멘터리 이미지의 세계는 장밋빛이 아니다. 이미지에서 점점 더 볼 것은 적어지는 반면, 이미지는 자체의 순환 에너지를 갖고 사람들의 감정에 직접 호소한다. 의심이 깊어질수록 다큐멘터리 이미지의 힘은 더욱 강해지고, 사람들을 적과 친구로 만든다. 특정한 상황에서 증언은 불가능해지며, 진실은 ‘진실의 정치’에 의해 만들어진다. 역사에 대한 경험은 그 경험의 스펙터클로 대체되고, 공동체는 중단되고, 공론장은 사유화되는 그곳에서, 다큐멘터리 이미지는 세계화와 글로벌 자본주의의 현실 속으로 우리를 편입시킨다. 우리는 더 이상 이미지들과 우리를 구별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다큐멘터리가 진실을 담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다소 순진하고 부차적으로 들린다.
그럼에도 저자는 다큐멘터리 이미지들을 어둠 속에 내버려두지 않는다. 세계에 대한 응시를 다시 가능하게 해줄 촬영의 위치를 탐색하고, 불가능함에도 존재하는 증언들을 들려주며, 의도하지 않은 순간 찾아오는 정치적 경험의 순간을 기다린다. 경제와 정치와 종교가 밀어붙이는 분열 앞에서는 “예술도 다큐멘터리즘도 사회의 접착제로 기능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사물의 번역된 언어로서 빛을 발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역설적 과제를 갈망한다. “다큐멘터리 이미지의 주제는 그러므로 그것의 피사체도 아니고 이러한 리얼리티도 아닌, 대상이 그 앞에서 빛나게 할 수 있는 현재이다.” 접기













































서클 진행자(및 대화진행자)양성을 위한 인문학독서서클로의 초대



서클 진행자(및 대화진행자)양성을 위한 인문학독서서클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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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대화진행 아카데미 이론과정-

서클대화에 관련하여 현대물리학자 데이비드 봄과 학습조직론자인 윌리엄 아이작스가 주는 통찰은, 대화는 개인의 능력과 마음을 넘어 작동원리와 대화공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임상심리학의 욕구(needs)나 갈등작업의 실익(interests)이라는 마음의 관점과 달리 이 두 사람은 대화 그 자체의 원리로서 진리 탐구, 그리고 양자역학이 지닌 공간에서의 에너지, 몰입, 지성, 잠재적 가능성과 전체성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대화에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서클대화의 독특성과 향후 조직의 자기조직화이론과 탈상하계급적 조직문화의 구축에로 나가는 데 있어서도 강력한 영향을 준다. 게다가 단순히 이론적인 이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천적 효능성까지 전하기 때문에 이 두 사람의 이해는 대화실천가만 아니라 특히 서클진행자들에게는 결정적인 통찰력을 제공한다.
문제는 서클의 깊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거나 대화이론의 낯선 단어들로 인해 개인적인 연구방법으로는 지루함과 그 의미맥락의 파악에 어려움을 많은 이들이 호소하고 있어서 공동의 독서방식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클진행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증폭되고, 서클진행자의 양성이 급속도로 필요한 상황이 되면서 ‘서클대화’의 원리를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모임 참석에 강력히 권고한다. <서클대화진행 아카데미>의 주요 목표는 현장적용을 위한 능숙한 서클진행자 양성에 있으며, 이번 워크숍은 다양한 서클진행자양성과정의 공통된 기초단계로써 대화 및 서클 프로세스의 인문학적 토대 및 그 작동원리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일시: 2월 3일(월)~4월 6일(월) 매주 월요일 10주간, 저녁 6시 30분-9시 20분(2월17일 독서주간)
장소: 비폭력평화물결 서클룸(용산구 효창동 5-3, 대신빌딩 2층)
대상: 서클진행자(우선) 및 대화 실천가 15명 내외(등록순서로 마감)
등록비: 25만원(시민사회활동가 및 네트워크활동가 할인가능함;
교재는 절판도서이기에 도서비 별도임)
등록: https://forms.gle/Nyxm61J5hvv5xbvK9
진행: 박성용 비폭력평화물결 대표 (회복적서클가이드북 저자)
문의: 비폭력평화물결 02) 312-1678
내용: 창조적 대화론/데이비드봄; 대화의 재발견/윌리엄 아이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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