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8

이찬수 - 한국에서 '철학'은 으레 '서양철학'이고 우리의 사상은 '한국철학', '동양철학' 등

(1) 이찬수 - 한국에서 '철학'은 으레 '서양철학'이고 우리의 사상은 '한국철학', '동양철학' 등 '한국'이라는 수식어를... | Facebook

이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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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철학'은 으레 '서양철학'이고 우리의 사상은 '한국철학', '동양철학' 등 '한국'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서야 그 자리가 확보된다.
음악도 으레 서양음악이 기준이고, 우리의 음악은 '국악'이다.
미술도 뭐도 다 그렇다.
기준이 서양이고, 한국의 것은 그에 종속적이다.
일본에서의 상황도 대체로 비슷하다.
그런데 니시다 철학, 그에게서 비롯된 교토학파 철학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일본에서 비롯된 철학이지만 그것도 대승불교적 세계관과 통하는 사유체계이지만, 대부분 서양철학적 언어로 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그 지시하는 세계는 서양의 이원론적 세계관을 넘어선다.
그런 철학을 이미 100년전에 확립했다.


원효나 지눌, 퇴계나 율곡, 최한기, 최시형이나 유영모, 함석헌을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헤겔, 하이데거,  제임스, 프로이트, 기독교 신학 등 전형적인 서양의 언어로 재해석하며 재구성할 수 있을까.
부지하세월이다.
대안연구공동체를 이끄는 김종락 선생님께서 내일부터 시작되는 강의 "니시다 철학 깊이 읽기'를 아래와 같이 소개해주셨다.
일본에 대해 감정만 앞세우거나 임기응변식 대응요법 말고, 무언가 그 심층적 세계를 차근차근 알아가야 하지 않을까.

Jongrak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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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자 시절, 관심을 가졌던 해직 교수 몇 분이 계신다. 한 분은 도울 김용옥 선생, 또 한 분은 김민수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또 한 분은 이찬수 강남대 교수다. 

어쩌다 도올 선생과 논쟁을 벌이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당시 내가 일하던 신문의 기자로 모시게까지 된 이야기는 접어두자. 그 인연으로 그가 대안연 특강을 하게 된 사연도....

김민수 교수는 서울대 미대 초대 학장이었던 장발의 친일 이력을 거론하며 기존 권력의 역린을 건드리다 재임용에서 탈락한 케이스다. 6년에 걸친 복직 투쟁 끝에 대법원에서 승소해 복직에 성공했다. 

그가 해직 당시 나는 수시로 복직 투쟁 기사를 쓰는 한편, 그를 객원기자로 모셔 <김민수의 한국 도시문화 탐험기>라는 문패로 격주 전면 기사를 연재했다. 그리고 이때 그가 밤을 새워가며 쓴 글은 훗날 무게있는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이찬수 교수는 2003년 EBS 교양프로그램 ‘톨레랑스’에서 종교간 조화와 관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법당에서 절했다는 이유로 2006년 강남대 교수재임용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당시 내가 재직하던 신문은 더 이상 해직 교수의 복직 기사를 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교수와의 인연은 그가 복직소송에서 승리한 뒤, 내가 대안연을 개설한 뒤 시작되었다. 그를 모셔 동양사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불교철학의 핵심을 기독교 신학의 중심 개념과 비교하는 강좌를 열었던 것이다. 

이 강좌는 백성호 기자가 취재해 중앙일보 문화면 톱으로 썼는데, 이것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메인 화면에 올랐다. 덕분에 기사가 나온 날 나는 하루 종일 울려대는 수십 통의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뒤 강남대를 떠나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성공회대, (일본)코세이가쿠린, 중앙학술연구소 난잔대학 등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던 그는 한동안 보훈교육연구원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그러다 다시 글쓰고 강의하는 학자의 본업으로 돌아온 그가 오는 수요일(9일) 오랜만에 대안연에서 강의한다. 이번 강의 주제는 일본 최초의 근대 철학자이자 대표적인 철학자인 니시다 기타로(西田幾多郞)의 사유다. 

알려지다시피 니시다는 저 유명한 교토학파를 대표하는 인물로 메이지 유신 이후 세계적 철학자의 반열에 오른 최초의 일본인. 니시다의 철학으로 박사논문을 쓰기도 했던 이찬수 교수는 “일본적 사유의 정수는 무엇인지, 구미에서 왜 교토학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지, 왜 일본은 제국주의적 침략의 길로 나섰는지, 왜 여전히 사과를 하지 못하는지 등이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니시다의 철학은 “오늘의 일본과 동아시아의 정치적 상황을 이해하는 열쇠”로 오늘의 일본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니시다와 교토학파가 더 연구되어야 한다는 거다.

오랜만에 여는 이찬수 교수의 강좌에 선생도 아닌 내가 긴장된다. 단순한 학자를 넘어 존경하는 분의 강의인 만큼 좋은 분들이 왔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