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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갯벌 살리기‘삼보일배 수행단’평택경유
기자명 강경숙
입력 2003.05.14
평택역에서 시민문화 한마당도 펼쳐
새만금갯벌의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며 간척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3보1배가 11일 45일째(평택6일∼11일) 일정을 마치고 수도권의 첫 입성을 알리며 수도권 전지역의 여론 형성 촉매제 역할을 한 후 오산으로 향했다.
3월28일 새만금 해창 갯벌을 출발한 수경 스님, 문규현 신부, 김경일 교무, 이희운 목사 등 4명의 성직자들은 서울까지 305㎞가운데 11일 240여㎞를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위해 세걸음 걷고 한 번 절하며 환경보존의 염원을 담아 이어왔다.
삼보일배는 세 번 걷고 한번 절하며 인간의 ‘탐욕, 분노, 어리석음’ 등 세 가지 독을 이겨내는 불교식 수행법. 오체투지(먼저 무릎을 땅에 꿇은 뒤 두 팔을 땅에 대고 머리와 배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는 것)로 절을 하는 수행단은 뜨거운 아스팔트와 비바람 속에서도 사라져 가는 뭇 생명에 사죄의 절을 올렸다.
삼보일배 수행단은 6일 명법사에서 숙박한 후 하루종일 내리는 폭우로 7일은 쉬고 8일 오전 8시부터 성환읍 안궁리에서 기도수행을 시작 오전 10시경 평택경계 유천리 다리를 통과했다.
수행단은 새만금의 중단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당연함에도 대통령과 정치인들, 정부관료들이 국민의 열망을 외면한 채 결단을 내리지 않아 4일부터 묵언(침묵)기도수행을 해오고 있어 더욱 고된 고행길을 가고 있다.
평택경계를 넘은 수행단은 뉴코아백화점-한전사거리-여중사거리-경찰서-시장로타리-E마트-송탄공단-송탄출장소-진위면을 지나 11일 오후 오산경계로 들어갔다.
10일 열린 순례에는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PCSD) 박영숙 위원장과 한명숙 환경부 장관이 함께 참석하였다. 박위원장은 성직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그 자리에 무릎꿇고 눈물을 흘렸으며 한 장관은 새만금신구상기획단을 조속히 만들 수 있도록 대통령이 미국에서 돌아오는 즉시 국무회의 등을 통해 안을 올려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수행단에게 설명했다.
또한 이날은 커다란 현수막에 ‘새만금 짱뚱이를 살려주세요’라는 그름을 직접 그려 온 만화 짱뚱이의 작가 신영식 화백도 참가해 이른 아침부터 순례에 참여했다.
평택역 광장에서 열린 ‘새만금 생명·평화를 위한 경기지역 시민문화 한마당’ 행사에는 수행단을 비롯한 3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함께 자리를 즐겼다. 문화마을 ‘들소리’의 가슴 울리는 북 연주로 시작한 한마당은 음악과 노래 등 다양한 볼거리에 시민들의 시선이 멈추었다.
또한 부안 주민인 이순덕씨가 참가,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어민들의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11일 45일째의 고행길을 가면서 순례관계자들은 평택일정에서 해창갯벌을 출발한 후 300여명의 최대인원인 3백 여명이 순례에 동행하는 이례적인 모습에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길가에서 두손 모아 기도하는 사람, 순례단을 응원하거나 직접 순례에 참여하는 시민, 지나가는 차량에서 전단지를 달라는 모습 등 보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끌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3일부터 11일까지 3보1배 순례를 함께 한 외국인 노동자센터 황재식회장(45·동삭동)은 “종파가 다른 네 분 성직자들이 목숨을 내놓고 3보1배로 새만금 중단을 알리는 현실과 정치인들의 경제논리로 중요한 생명체가 경시되는 것에 처절한 아픔을 느꼈다”면서 “순례를 통해 작은 자연파괴를 비롯한 온갖 매연, 쓰레기 등으로 환경보호를 실천하지 못한 점에 대해 큰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강경숙 shimink@pt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