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02

도마복음 소개 - 오강남의 도마복음 풀이 : 네이버 카페



도마복음 소개 - 오강남의 도마복음 풀이 : 네이버 카페

도마복음 소개 - 오강남의 도마복음 풀이 | 자유게시판

2019.01.0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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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복음>은 어떤 복음서인가

제가 페북에 올리는 <도마복음> 풀이를 어느 일간 전자매체에서 옮겨 싣고 싶다고 하여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도마복음 중에서 특히 의미있다고 하는 부분을 올려보겠습니다. 그러기 전에 도마복음이 어떤 책인가 아는 것이 중요하여 간략하게 도마복음서를 소개합니다.


<도마복음>의 중요성

󰡔도마복음󰡕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보통 책이 아닙니다. 󰡔도마복음󰡕에서 ‘또 다른 예수’를 만나게 되고, 그가 여기에서 전하는 메시지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생각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는다는 점 때문입니다.


옥스퍼드 대학 교수였던 앤드류 하비(Andrew Harvey) 같은 이는 1945년에 발견된 이 󰡔도마복음󰡕이 같은 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버금가는 폭발력을 가진 문헌이라고까지 하면서 󰡔도마복음󰡕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신약 전문 학자들로 구성된 Jesus Seminar에서는 도마복음서를 제5 복음서로 다룬 적이 있습니다.

󰡔도마복음󰡕의 발굴

1945년 12월 어느 날 무함마드 알리라는 이집트 농부가 다른 몇 사람과 함께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나일 강 상류 나그 함마디(Nag Hammadi)라는 곳 부근 산기슭에서 밭에다 뿌릴 퇴비를 채취하려고 땅을 파다가 땅 속에 토기 항아리가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 안에는 모두 52종의 문서가 들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여러 가지 이름의 복음서들, 예를 들어, 󰡔도마복음󰡕, 󰡔빌립복음󰡕, 󰡔진리복음󰡕, 󰡔이집트인복음󰡕, 󰡔요한의 비밀서󰡕 등이 있었습니다.

왜 이런 문서들이 땅에 묻혀 있었을까요? 4세기 초 로마 제국을 통일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제국을 통치할 하나의 종교적 이데올로기로서 기독교를 공인하고,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에게 그리스도교를 ‘하나의 하느님, 하나의 종교, 하나의 신조, 하나의 성서’로 통일할 것을 요청하며 325년 약 300명의 지도자들을 모아 니케아 공의회를 열게 했습니다. 여기에서 예수가 인성과 신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것을 주장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젊은 추기경 아타나시우스(Athanasius)가 예수의 인성만을 주장한 아리우스파를 물리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아타나시우스는 그 여세를 몰아, 그 당시 떠돌아다니던 그리스도교 문헌들 중 27권을 선별하여 그리스도교 경전으로 정경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는 계속 그의 영향력을 행사하여 367년 자기의 신학적 판단 기준에 따라 ‘이단적’이라고 여겨지는 책들을 모두 파기 처분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나그함마디 문서는 이집트에 있던 그리스도교 최초의 수도원 파코미우스(Pachomius)의 수도승들이 그 수도원 도서관에서 몰래 빼내어 항아리에 넣어 밀봉한 다음 나중 찾기 쉽도록 산기슭 큰 바위 밑에 있는 땅 속에 숨겨놓은 책들일 것이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 문헌들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이 바로 󰡔도마복음󰡕입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도마가 예수님의 쌍둥이 형제로 알려져 있었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도마복음󰡕에 나타난 예수님, 그리고 그가 전하는 ‘비밀’의 메시지가 그지없이 놀라왔기 때문입니다.

󰡔도마복음󰡕 자체는 여러 가지 정황을 참작하여 볼 때 기원후 약 100년경에 지금의 형태로 완성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의 상당 부분은 50년에서 6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들이라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도마복음󰡕은 다른 복음서들보다 10년 내지 20년 더 오래된 전승을 포함한 복음서라는 이야기가 되는 셈입니다.

󰡔도마복음의󰡕 특성

󰡔도마복음󰡕의 특징은 그것이 예수님의 말씀만 적은 114가지 ‘어록’이라는 것입니다. 그 말씀들 중에는 신약 성경에 나오는 공관복음을 아는 분들에게는 귀에 익은 말씀들이 많습니다. 실제적으로 약 50% 정도가 공관복음에 나오는 말씀과 평행을 이루는 말씀들입니다. 그러나 󰡔도마복음󰡕이 공관복음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공관복음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는 기적, 예언의 성취, 재림, 종말, 부활, 최후 심판, 심지어 출생, 고난과 십자가, 대속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그 대신 내 속에 빛으로 계시는 하느님을 아는 것, 이것을 깨닫는 ‘깨달음(gnōsis)’을 통해 내가 새사람이 되고 자유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십자가와 대속 신앙이 없어서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폴 틸리히나 최근 존 쉘비 스퐁 같은 신학들은 이런 대속 신앙이야말로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심히 왜곡하는 것이라 주장하기도 합니다.

󰡔도마복음󰡕을 그와 비슷한 시기에 쓰이어졌으리라 생각되는 󰡔요한복음󰡕과 비교할 때, 둘 다 우리 내면의 ‘빛’(요1:4)을, 그리고 미래에 있을 종말보다는 ‘태초(요1:1)나 ‘지금’(요5:25)을 강조하는 등 여러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특별히 다른 점은 󰡔요한복음󰡕이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는다’(요3:16) 등 ‘믿음(pistis)’을 강조한데 반해 도마복음은 일관되게 ‘깨달음’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실들을 감안할 때, 저는 󰡔도마복음󰡕서를 구태여 영지주의라고 하는 한 가지 특수한 사상체계의 직접적인 영향에서 생긴 결과라고 할 것 없이, 세계 종교 전통 어디서나 심층 깊이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신비주의’적 차원에 초점을 맞추었던 복음서로 보아 무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풀이에서 하려는 것

저의 풀이가 다른 신학자들의 해석과 다른 점이 있다면 비교종교학을 공부한 제 자신의 배경을 살려 다른 종교 전통의 문헌들, 특히 󰡔도덕경󰡕과 󰡔장자󰡕, 불교 사상 등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과 비교하면서 이해하려고 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특별한 당부의 말씀

한 가지 좀 특별한 소망을 덧붙인다면, 깨달음을 강조하는 이 책이 한국에서 그리스도인들과 불교인들을 이어주는 가교(架橋)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