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22

견성의 순간 뇌에선 무엇이 일어나는가? - 불교신문



견성의 순간 뇌에선 무엇이 일어나는가? - 불교신문

견성의 순간 뇌에선 무엇이 일어나는가?선과 뇌의 향연

김종찬 기자
승인 2012.11.05 17:33



제임스 H. 오스틴 지음/ 이성동 옮김/ 대숲바람

선(禪)수행에 동참하는 뇌과학자의 시선엔 선의 탈신비화가 가득하다. 선에 관한 역사 문헌과 뇌과학의 최첨단 연구 결과물이 한권에 모아졌다. 뇌과학자가 직접 선 체험을 통해 신경과학적 언어로 풀어낸 앞선 책 <선과 뇌>의 후속편에서는 일반인들의 이해도가 초점이다.

방대한 868쪽 책은 선, 뇌, 뇌과학, 선불교, 정신세계, 뇌 영상 등의 전문영역에서 필요한 정보를 총망라한다. 저자 제임스 H. 오스틴은 미국 하버드대 메디컬스쿨 출신의 신경과 임상의사이며, 일본 선불교 수행자다. 번역자 역시 정신신경과 전문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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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의 무게와 비슷한 인간 뇌에는 정보를 소화하고 재합성하면서 무한의 신경물질을 전달한다. <도표> 상의 좌측 대뇌 반구는 뇌의 기능해부학으로 각 기능을 보여주고, <도표> 하의 내측에서 본 우측의 대뇌 반구는 ‘이랑(gyrus)’의 각 기능과 흐름을 성명하면서 과거 ‘뇌회(腦回)’라고 단순화시켜왔던 분야를 구체적 경로추적으로 세분화한다.

산만한 생각과 습관 고요하게 하고

규칙적 좌선은 ‘날뛰는 마음’ 잠잠하게

이 ‘이랑’의 변화를 각종 영상장치로 정밀 추적하는 것이 책의 장점이다. 가령 명상 수행에서 반응하는 여러 측면의 분노 줄이기는 대상 이랑에서 반응하는 관계를 정밀하게 보여준다. 이완이 갖는 효과에 대한 뇌 영상 연구에서도 이랑이 지니는 신호의 증가와의 연관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사들의 단골 메뉴인 ‘달의 은유’도 ‘시각적 상징’으로서 신경학적 근원에게로 진화했다. 저자는 은유라는 것은 실제 사실보다 어떤 두 개의 범주가 서로 동일하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그는 그렇게 선사들의 달에 대한 은유창출을 설명하고, “은유는 대화를 하기 위한 기초적 양식이며 모든 언어는 고도의 은유로서 추상적 언어들 대부분은 물리적 대상이나 행위에서 빌려온 것”이라 말한다.

‘왜 불교 도상학(불화)에서 손이 중시되는 가’의 의문도 책에서 풀려나간다. 무드라(수인.手印)에서 아바야무드라(시무외인)은 오른 손을 들어 손바닥을 펴서 밖으로 향한 모습이고, 이는 두려움을 없애고 평정을 주는 힘의 상징이다.

또 왼손을 아래로 내려 손바닥을 밖으로 향한 형상은 어떤 소원도 들어주는 자비의 상징으로, 부처님 상의 두 손 모습은 견성의 무아와 무공포의 상징체계이다.

이는 자기뇌파 연구에서 그대로 연결된다. 수인을 보거나 그 의미를 인지하는 과정을 뇌에서 반향하는 과정을 통해 시각 연합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이 요체이다. 저자는 “우측의 객체 인식, ‘거울’ 뉴런 반응, 사회적 인지와 연관성 등 세 영역이 뇌 하부 측두-후두와 상부 측두 고랑 및 하부 두정 영역에서 동시에 활성화 됐다”고 평가했다.




불교의 선이 시와 직결되는 구조도 접근했다. 특히 선시에서 달빛은 ‘기분의 빛’으로 그 메시지는 “뇌에서 일어나는 개별적이고 정서적인 상태, 또는 일정한 집단의 신경세포가 자극 받는 것”이라면서 “직접 달빛을 받은 물(水)에는 차별과 구별이 없이 선의 본질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선과 뇌에 접근하기 위해 편도체에서의 기전 파악 곧, 편도체와 연관된 회로가 견성과 임사 체험과 공포감 소실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등에 업고, 명상의 기본 기능으로 ‘기억 재생의 4 영역 다루기’를 설명한다.

곧 명상은 끊임없이 떠오르는 산만한 생각의 습관적인 에너지를 고요하게 만드는 것이며, 규칙적인 좌선은 ‘날뛰는 원숭이의 마음을 잠잠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 좌선에서는 내측과 안와 전두엽 영역이 활용되고, 이완과 집중이 명징한 의식에서 더욱 더 집중돼 전두엽 극 피질의 작용을 통해, 잊고 몰입하고 있는 수행자가 점차 편안하게 마음을 챙기는 의식적인 상태로 되돌아오게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견성의 순간에 뇌에선 무엇이 일어나는가? 핵심적이고 깊은 생리적 변환은 견성이란 뇌를 자유로운 대상 중심적 모드로 풀어 놓는 것이다. 대상 중심의 회로는 과거의 자아 중심적 자아의 탄탄한 구속에서 풀려나오게 되고, 사물들은 외부 거기에 있는 그것 그대로 기록하게 되며, 견성의 비이원적 ‘일원성’을 통해 ‘세계는 새롭고 놀라운 궁극적.객관적 실재와 하나이고 동일하다’는 것을 체득하는 것이다.

물론 양 대뇌 반구의 다양한 회로가 이런 통합적 기능에서 서로 얽히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면서 ‘견성 착시 반응’도 있다. ‘편두통’과 ‘견성’은 흥분과 억제라는 신경세포의 기본 성질에서 서로 각기 반향한다.

기본적으로 편두통에는 그 기저에 흥분과 억제의 과도한 반응이 있어 생리적 과도함이 뇌회로에서 선체험의 기본 현상과 겹칠 수도 있다. 특히 편두통이 내재할 경우 뇌회로 반응의 강도를 더 민감해져 계측의 혼돈을 준다.

저자는 이 차이에 대해 “내적 몰입 동안에 모든 시각 청각이 초기에 사라지면서 억제반응이 감각적 입력을 차단한다”면서 “그 입력에는 시상의 후부 아래쪽에 있는 두 개 연결핵과 다른 감각핵을 통해 전달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때 ‘초기감각상실’ ‘견성 단계’와 차이점은 “연관작용과 정신적 기능에서 선택적 제거”가 견성의 고유성이라 결론냈다.

[불교신문 2862호/ 11월7일자]

김종찬 기자 kimjc00@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