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9

알라딘: 양생 - 고대 중국의 양생론과 마음 정우진

알라딘: 양생


양생 - 고대 중국의 양생론과 마음 
정우진 (지은이)소나무202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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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28,000원
368쪽
152*225mm
699g

책소개

철학적 개념으로서의 양생은 본래 수양 혹은 수행을 의미했다. 동양의 종교적 수행론이나 도덕적 수양론은 다양한 양상으로 드러나는 ‘양생’ 즉 ‘생명의 다양한 측면을 양육함’이라는 맥락에서 접근해야 올바로 다가갈 수 있다.

예컨대 맹자의 수양론은 양심이거나 양성이고, 순자의 수양론은 양정이며, 관자의 수양론은 양신이고, 장자의 수행론은 일기와 하나가 됨을 추구하는 양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고대 중국의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생명의 특정한 측면을 포착해서 양육하는 수양론 혹은 수행론을 구축해 냈다.


목차


책을 펴내며
서론

I. 양생론의 분류와 연원
1. 양생이란 무엇인가
양생에 대한 오해/ 왜 양생인가/ 양생의 분류
2. 무(巫)의 종교, 양생의 토양
무속의 정의/ 무속에서 양생으로

II. 상호 교섭과 양생론: 장자, 관자, 맹자, 순자
1. 『장자』: 기(氣)의 보존과 양육, 양기(養氣)
자아의 소거/ 장자의 기(氣)/ 장자의 양생술
2. 『관자』: 주체의 등장과 정신의 보존, 양신(養神)
무속에서 양생으로/ 양생의 주체/ 양생의 효과
3. 『맹자』: 인성의 양육, 양성(養性)
『관자』의 영향/ 맹자의 기(氣)/ 본성/ 도덕이성과 평가
4. 『순자』: 도덕적 습성의 양육, 양정(養情)
순자의 본성/ 무엇을 기를 것인가/ 양정(養情)의 방법/ 순자의 기와 소결

III. 개인의 등장과 양생론: 공자, 양주, 노자

1. 공자: 동감하는 생명의 양육, 양인(養仁)
동감의 생명/ 동감의 생명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2. 양주: 개성의 양육, 양진(養眞)
문헌과 해석/ 진(眞)/ 자득(自得)
3. 노자: 처세적 삶, 양생(養生)
문헌과 관점/ 처세적 양생/ 다른 사상의 흔적과 평가

IV. 양생론의 전개
1. 몸의 기름
양신에서 양형으로/ 마왕뚜이 발굴 문헌/ 『십문』의 양생술/ 도인(導引)
2. 한의학적 전개
경험지식의 과학화/ 12정경(十二正經)의 성립/ 기경팔맥과의 결합/ 심장 중심적 관점과 오장론(五藏論)
3. 양생의 통치론적 전개
허정(虛靜)의 통치술적 차용/ 『회남자』의 사상/ 『회남자』의 수행과 통치

V. 양생가의 마음
1. 마음의 자리
뇌에 대한 이해/ 심장 중심설과 오장론/ 심장 중심설의 근거
2. 마음의 현상
마음의 현상/ 감응: 감정의 발생 기제/ 사려
3. 마음의 주체
반성과 수행 주체/ 맹자의 주체/ 순자의 주체/ 장자의 주체/ 무아(無我)의 주체
4. 마음의 성향
유가의 본성, 맹자/ 도가의 본성, 『회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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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정우진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고려대학교 철학과와 한국학대학원에서 공부했고, 2010년 경희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국 사천대학교와 대만 대중과기대에서 방문학자로 도교를 연구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철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한의철학, 도가도교 및 동양과학 분야를 연구해 왔으며, 주요 저ㆍ역서로 <양생>, <몸의 신전: 황정경 역주>, <감응의 철학>, <몸의 노래(공역)>, <노자상이주역주>, <한의학의 봄> 등이 있다. 현재는 도가도교와 불교의 수행철학적 성취 그리고 정신의학과 인지과학의 과학적 성과에 토대해서 마음을 연구하고 있다. 접기

최근작 : <몸의 연대기>,<양생>,<몸의 신전> … 총 7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생명의 다양한 측면을 양육함’을 논하는 동양 철학의 양생론과
그 토대로서의 마음론에 관한 연구!

철학적 개념으로서의 양생은 본래 수양 혹은 수행을 의미했다. 동양의 종교적 수행론이나 도덕적 수양론은 다양한 양상으로 드러나는 ‘양생’ 즉 ‘생명의 다양한 측면을 양육함’이라는 맥락에서 접근해야 올바로 다가갈 수 있다. 예컨대 맹자의 수양론은 양심(養心)이거나 양성(養性)이고, 순자의 수양론은 양정(養情)이며, 관자의 수양론은 양신(養神)이고, 장자의 수행론은 일기(一氣)와 하나가 됨을 추구하는 양기(養氣)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고대 중국의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생명의 특정한 측면을 포착해서 양육하는 수양론 혹은 수행론을 구축해 냈다.

제I부에서는 양생론과 관련된 오해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후 양생의 기원에 관해 논의한다.
후한 말부터 위·진 시기를 거치면서 성립된 도교는, 양생론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양생은 신비 체험과 보다 깊이 연결되었고 종교적 상징으로 채색되어 화려해지고 다양해졌다. 이런 상황이 양생에 대한 오해를 초래했다. 현대인이 양생을 불로장생을 목표로 하는 양형(養形)적 양생으로 이해하게 된 원인이다.
고대 중국의 양생론은 무속적 유산을 계승·재해석하는 방식으로 형성되었다. ‘무속에서 양생론으로’의 변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무속과 양생을 보다 직접적으로 이어 주는 핵심 개념 중 하나가 정기(精氣)다. 또한 다양한 양생술에서 발견되는 ‘무속적 요소’를 예거할 수 있다. 도인술(導引術)과 접신(接神)은 무속으로부터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무속에서 양생으로의 전환을 포함한 어떤 변화도 일순간에 일어나는 완전한 교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양생론의 원천은 무속이지만, 후대의 양생론에서 무속의 흔적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흔적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무속의 유전자는 숨어 있다가도 나타나고 다시 사라지는 듯하지만 또 나타난다. ‘양생이 무속이라는 연원에서 출발해서 전개되는 과정’, 이것이 이 책의 중요한 시선이다.

제II부에서는 ‘생명의 어떠한 측면을 양육하는가’와 ‘어떻게 양육하는가’라는 두 가지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선진 시기 사상가들(장자, 관자, 맹자, 순자)의 양생론을 검토한다.
장자와 맹자는 선진 시기 양생론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장자 이전의 양생 개념은 단순히 다른 이의 생명을 돌본다는 뜻이었다. 철학적 의의가 희박한, 사상가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개념이었다. 장자는 이 개념에 독특한 의미를 부여했다. 양생 개념에 철학적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관자󰡕는 일반적으로 잡가류의 문헌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양생론의 원형이라는 측면에서 관자의 사상은 장자와 유사한 점이 많다. 맹자는 󰡔관자󰡕의 관념을 도덕적으로 재해석했다.
맹자 양생론의 핵심 개념은 인성이다. 인성은 맹자 이후 동양 철학의 핵심 논제가 되었다. 심지어 맹자의 인성론에 반대하는 이들조차 인성론을 중시했다.
순자는 󰡔관자󰡕와 󰡔맹자󰡕 등에서 조금씩 덜어내 자신의 양생론을 구성했다. 종합의 공로는 부정할 수 없으나 다른 이들만큼 창조적이지는 않다.

제III부에서는 공자와 양주 그리고 󰡔도덕경󰡕의 양생론을 소개한다.
공자 양생론의 생명은 공동체적 생명인데, 양주와 󰡔도덕경󰡕의 생명은 개체적 생명이다. 한발 더 나아가서 󰡔도덕경󰡕의 양생론은 처세적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춘추 시기와 전국 시기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가 개체의 등장이다. 양생론의 관점에서 보자면 개체의 등장은 중요한 변곡점을 이룬다. 사실 ‘공동체적 생명의 양육 → 개체적 생명의 양육’은 선진 시기 양생론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그 점은 공자와 양주 그리고 󰡔도덕경󰡕 양생론의 비교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제IV부에서는 양생론의 다양한 전개를 서술한다.
진의 통일은 황제 일인의 이기적 욕망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공공성으로 가장한 법가의 승리였다. 이에 따라 양생론도 변했다. 개체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옹호했고 이를 전파했다. 장자가 말한 우주적 생명을 생명 자체의 만족감으로 혹은 개체적 생명이나 자신이 소유한 나라의 보존을 위한 변명거리로 해석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양주와 노자가 그런 이들이다. 이들에 의해 개체적 생명의 보존을 추구하는 양생론이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생명은 한 사람의 몸 안으로 오그라들었다. 물리적 생명력을 추구하는 양생론이 등장했고 의학이 성립되었다.
어떤 이들은 양생론의 논리를 통치술과 결합했다. 그들은 어떤 의미에서 변절한 어용학자들이었다. 변절한 어용학자들이 양생론의 치밀한 논리, 수많은 지성의 산물을 통치술로 전용했다. 양생론은 오직 한 사람, 황제를 위한 논리가 되었다. 그들에게도 변명거리는 있을 것이다. 제국의 통일은 사상의 통일을 요구했다. 학파는 사라졌고 사상은 통일되어야 했으며, 많은 지적 자산을 하나로 체계화시켜야 했다.

제V부에서는 마음(心)을 다양한 양생론의 토대로서 제안한다. 마음을 자리, 주체, 현상 그리고 성(性)으로 나눠서 검토한다.
마음은 복합 개념이다. 첫째, 마음은 모든 정신적 활동의 총체다. 느끼고 계산하고 깨닫는 감성적이거나 이성적인 활동을 총괄해서 마음이라고 한다. 둘째, 마음은 정신적 활동을 조장하거나 제어하는 주체다. 어떻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으며,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 주체로서의 마음이 마음을 관할한다. 셋째, 마음은 정신적 활동이 일어나는 장소다. 감정과 사려가 일어나는 공간 혹은 장소다. 이렇게 마음은 셋이다. 마음은 자리이자 현상이며 주체다. 여기에 성(性)이 더해진다. 성은 성향이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 혹은 밖으로 드러나는 언행의 ‘까닭’ 중 하나다.
유가의 마음과 도가의 마음을 따로 설정해야 하는가? 가장 큰 차이는 성(性)과 신(神)이다. 도가의 마음에는 성이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럽다. 유가의 마음에는 신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모델을 가정할 수 있을까?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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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 무속, 무당, 샤머니즘



고대 중국 사상인 도가와 유가에 공통되는 수행하는 사람의 시선(늦게 인도에서 들어온 불교와는 다른)에는 무교의 향기가 짙게 깔려 있다. <장자>, <관자>, <논어>, <맹자>에는 인간의 마음을 살피는 수행자의 시선이 느껴진다. '기, 도, 허, 무, 감응, 성, 명..' 등 불교의 마음읽기와는 다른 류의 마음 살피기가 적지 않은 깊이로 기술되어 있다. 이러한 고대 중국 사상의 마음 읽기는 무교에서 비롯된다고 많이들 주장한다. 최근에 읽은 정우진님의 <양생>속에, 능숙한 전문가의 논증으로 이루어진, 이 주장에 대한 뒷받침이 있다.



















무교는 고대 중국과 우리나라 외에도 많은 지역에서 존재했던 종교로, 널리 알려진 '샤머니즘'과 동일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많은 요소를 공유하고 있다. 게다가 샤머니즘 자체도 지역마다 다른 모습일 수 있어서 약간의 혼란스러움이 있다. 많이 알려진 샤머니즘 책으로 엘리아데의 <샤머니즘>이 있다.






우리나라 무당들과 무속세계관에는 일반적인 샤머니즘과는 다른 몇몇 특징이 있다. 분석심리학자 이부영님의 책이 알차다.






일반적인 샤머니즘을 정의하면서 우리나라 샤머니즘의 특징을 짚어준다. 샤머니즘하면, 보통, 빙의나 강신으로 신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큰 특징으로 여기지만, 자신의 몸을 벗어나 하는 영혼여행을 주류삼는 것도 있다. 지옥여행해서 죽은 자의 혼을 만나는 것도 그렇고, 세상여행의 모습도 있다.

그리고 강신의 모습도 우리나라에서는 신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는데 비하여, 지역에 따라서는 당당한 중개자로서 신을 받고 내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곳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주변국인 중국, 일본, 대만의 무속 모습도 조금씩 비교해주는데, 우리와 다른 모습이 적지 않다.

이부영님의 책에도 조선시대 무당, 무속의 모습이 담겨져 있지만, 초점이 조선시대 무속모습자체는 아니기때문에 조금 아쉬운 점은 있다.

그러고 보면 신라시대 불교수용을 다룬 신종원님의 책은, 관점을 달리 생각하면, 신라시대 무속에 관한 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궁중과 민간의 무속이 불교를 수용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신라초기불교사연구>다.

그리고 일제시대 어머니 얘기를 그린 만화<내 어머니 이야기>에도 무속과 무당에 관한 얘기가 생생하다.








특히 1편에 나오는 여러 무당이야기들이 생생하다. 그 중 하나는, 동네 무당에게 내림굿을 받아야 된다는 얘기를 듣고 기독교를 받들어 저항하는 여인의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까 생각보다 조금만 과거로 들어가면 곧바로 만날 수 있는 대상이 무속인거 같다.




고대 중국 사상속 무교속에는, 고등종교의 모습인 유가나 도가의 사상으로 변모된 모습도 있지만, 일반적인 샤머니즘과 우리나라 샤머니즘과도 멀지 않은, 공통점과 다른점들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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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2021-12-04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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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진님의 신작 <양생>



정우진님의 신작 <양생>을 재밌어서 몇번째 보고 있다. 고대중국 도가의 모습들은 불사를 추구하는 등 매우 신비주의적이고, 굉장히 다양하고 역설적이기도해서 그 면모를 쉽게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어렸을 때 봤던 김용의 무협소설에 나오는 구처기 같은 도사들도 생각나고, 실제 청말 도사의 모습을 그려냈던 책도 기억났다.

















불노장생, 도사들의 신비 등은 도가의 여러 모습 중 도교라는 측면을 보여주는 거 같다. 중국 도교의 변천사를 다루는 책은 도교에 관련된 여러 종교집단을 소개하고 나열하는 정도로, 기독교나 불교 등에 비하면 어떤 연속성 같은 것을 시원하게 드러낸 책은 못본거 같다.







그리고 전통적인 도가서적인 <노자> <장자> <관자> <회남자> 등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도 있고, 그리고 유가쪽 <논어> <맹자> <순자> 책들도, 도가나 유가에 공통인 기론에 기반한, 어떤 부분이 있는 거 같다. 프랑수아 줄리앵이 <무미예찬>에서 '담'에 대한 설명과 기술을 하면서, 도가나 유가에 공통인 태도라고 적절하게 지적해놓은 것처럼 말이다.

한의학 초기 성립도 같은 결이다. 한의학이라는 경험적이고 체험적인 의학지식에, 어떻게 기론 같은 것이 결합했는지도 도가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도가와 관련은 있지만, 단순히 도가에서 기원한다라고 곧바로 가르키기는 어려운데, 춘추시대, 전국시대, 진한, 위진남북조 등 시대마다 부각되던 시대정신의 영향이 깊이 깔려있어, 단순히 한 사조에 한정된다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이기고 굉장히 설득적인 논증을 만들어 놓은 책이 <양생>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위진시대 도교 성립 직전까지가 이 책의 범위라고 한정지으며 고대 중국의

특별한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저자는 무속 혹은 무교 전통이 고대 중국 사상의 원천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닌데, 단순히 샤머니즘 혹은 무당의 행위와 가까워 보인다고 얘기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어떤 면이 무교 전통이고, 어떻게 수용되었고, 어떤 발전양상을 보였고 등을 잘 풀어 설득해야 하는 점이다.




몇몇 인상적인 지점들은 이렇다.




저자는 <장자>의 유명한 포정해우 고사에서 특히 양생수행론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생명의 양육, 즉 양생이라는 관점에서 고대 중국의 수행론을 정리하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중국 수양론의 중요한 연원은 무속이다. 그렇지만 후대로 갈수록 무속의 색채는 약해진다.




춘추시대에 비하면 전국시기에 이르러 공동체적 생명에서 갑자기 개체적 생명에 관심을 기울인다. 저자는 <노자>가 이러한 관점에서 그 내용이 개체적 생명에 기울기 때문에 전국시대 작품이라고 논증한다. 거꾸로 <논어>의 내용은 공동체적 생명에 주목한다.




그리고 무속, 유가, 도가에 공통된 서로 차이지는 지점인 마음에 대한 내용을 살살 풀어서, 여러 책 넓은 범위 속에서 찾아내 음미하고 비교하고 그 내용의 깊은 의미를 드러낸다.




<논어><맹자><순자>부터 주자성리학까지, 유가의 내용들은 한편으로 의례들만 모아놓은 룰북 같은 느낌을 주지만, 매우 설득력강한 마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펼쳐진 내용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장자><노자><관자><회남자> 속에 담긴 내용들도 너무 허황되거나 신비주의적으로 접할 필요없이 적절한 충분한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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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2021-11-24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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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장자 읽기와 철학



철학훈련을 받은 이들의 노자와 장자 읽기는, 동양사유를 읽으려는 서양인들의 노력과 많이 다르지 않아 보인다.

김용옥의 <노자가 옳았다>, 최진석의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모두 분석을 중시하는 서양전통문화의 특성을 보여준다. 정진우의 <감응의 철학>에서 잘 정리해놓은, 동양사유를 포착하려는 여러 관점, 즉 시스템론, 상관적 사유 등이 그렇다. 동양사유의 몇몇 특성은 포착하는데 성공하지만, 중요한 다른 특성에는 취약했다. 중국사유외에 다른 민족과 인류에 접근할만한 수단인, 인류학과 구조주의 도 그런 서양전통의 테두리 속에 있다. 은유나 환유같은 접근도 그렇다.






철학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방식들이 어쩔 수 없이, 이상적인 형이상학을 그려내어, 대상이 되는 어떤 현상을 잡으려 하기때문에 그런 거 같다.




유가 전통을 도가와 구별하기는, 당시 시대가 요청한 여러 요구들을 읽어내고 유추하는 즐거움과 유가 특유의 해결책이 어떻게 탄생했는가를 지켜보는 즐거움을 주지만, 그보다는 동양사유라는 틀에서, 그 탄생을 가능케한, 도가 전통과 유가에 공통된 뿌리가 무엇일까가 더 궁금하다.




장자 곽상주 김학목 번역도 조금 아쉬웠는데, 확실한 의미를 잡으려다 보니, 노자와 장자의 해석을 좀 좁게 잡은 듯 느껴졌다.






동양 고전 읽기는 기하학적인 구조를 전제하고 추구하는 일반적인 독서법과 독서비평(리뷰) 쓰기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특히 선진과 양한 시대 서적을 읽어낼 때는 더 그럴거 같다.




정우진의 <감응의 철학>에서 동양사유를 잡아내기 위해, 여러 고전에서 해당부분을 모아놓고 그 사유체계를 구성해놓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고대사유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들은 무척 흥미로워 보인다. 관심이 있어서 몇몇 책들을 즐겁게 보았지만, 흥미로운 가설과 그 사유의 편린을 결과물로 제시한 책들도 이미 훌륭했지만, <감응의 철학> 정도까지(그 사유로 응용이 가능한 정도까지) 나아간 책은 거의 보지 못한거 같다.

그런 연유로 아직 접하지 못한 신작 <양생>도 엄청나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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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2021-06-11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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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진님의 고대중국정신세계 정기신 입덕 유도



정우진의 입문유도방식과 다소 다르지만, 최근에 갑골문학문 방법 소개 유투브 방송이 있었다. 국내에서 갑골문 연구자 중 각 글자에 대한 섬세한 분석이 가능한 몇 안된다는 전문가의 자전적인 소개와 갑골학 방법을 소개한 것이다(고대문명연구소 정기포럼의 김혁 님의 방송). 2시간 반에 걸쳐 많은 내용을 담은 알찬 방송이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포인트는, 갑골문 연구는 근본적으로 갑골문 그대로를 접하고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뒤시대의 한자와 음과 뜻, 형성방법등과 갑골문이 얼마만큼 다른지를 알 수 있는, 관련 공부에 필요한 책들과 사이트를 소개하고, 준비가 된 다음에 직접 갑골문을 직접 많이 다뤄봐야 한다고 했다.

정우진님의 고대중국정신세계에 대한 연작들도 이와 많이 다르지 않은거 같다. 일반 독자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 대상과 그 준비과정으로 갖춰야할 소양을 직접 간접으로 소개하고 제시하고 간추려준다.

정우진의 역서와 저서들은 이미 내 페이퍼에서 여러 차례 소개했지만, 입덕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소개해본다.

정기신이 잘 표현된 문헌은 크게 두 계통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전국시대 진한시대 에 걸쳐 형성된 제자백가와 통합류의 문헌들이다. 노자, 장자, 맹자, 순자, 관자, 회남자, 여씨춘추 등에서 다룬다. 이는 정기신이 유별난 생각이나 사유가 아니고, 고대 중국 정신세계의 공통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의학 분야이다. 거기에 의학과 약간 결이 다른 수행 분야가 추가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의학분야와 철학분야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관점이라니. 이 점이 입덕포인트다. 사상과 의학과 수행 분야를 아우를 수 있고, 그래서 몰랐을 때는 별개의 개별 지식이라고 여겨졌던 대상들을 좀더 유기적이고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때 그 근거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토대로 돌아가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정우진님이 제공한다.

그렇지만 이런 신선하고 깊은 이해와는 별도로, 뭐니뭐니해도 일반 독자들이 뛰어들 수 있는 대상은 문헌읽기다. 첫번째 계통인, 사상서들을 정기신의 관점으로 다시 한번 음미할 수 있다. 일반적인 논픽션 독서방법으로는 잘 읽히지 않는 방면의 이해가 신기하게 생긴다. 정우진의 책중 <양생>이, 사상서들을 정기신의 관점으로 봤을 때 보이는 새로운 이해들이 어떻게, 왜 생기는지 설명한다.


정기신의 관점이 약할 수 있는, 사상서들의 기존 번역문과 원문을 함께 병행하며 읽으면 새로운 이해가 생길 거 같다.

한의학의 지식들은 의료인이나 관련 종사자가 아닌 이상 그 가치를 분간하기도 무게달기도 어렵다. 자신이 치료하지 않기 때문에 쓰이지 않는 의학지식을, 그것도 현대과학이 아닌 음양오행, 오장육부, 맥, 기 같은 낯선패턴으로 전달되는 지식을 일반독자 입장에서는 접근과 취급 자체가 쉽지 않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 한의학 지식이 성립된 토대다. 많은 한의학 지식을 다 알 필요는 없지만, 그때그때 그 성립토대에 비추어 그 적절함을 판단하고 음미할 수는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이 성립토대를 원하면, 바로 한의학의 원류가 형성되는 시점의 검토가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중국본토의 발굴문헌에서 그 사정을 알 수 있는 의학문헌들이 출토되어 관련연구가 활발하다고 한다. 그 연구들을 정리하고, 한의학의 성립과 성숙 과정을 점검해놓은 책이 <몸의 연대기>다.





여기서 더 좁은 범위로 한의학 성립과정을 다루고, 출토문헌을 번역한 책이 <한의학의 봄>이다. 이미 성숙하게 자리잡은 한의학 고전들과는 달리, 성립과정중인 분야의 한문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수행서들의 한문읽기는 사상서들의 한문읽기와 완연히 다르고, 의학서들의 한문과도 다소 다르다. 좀더 배경지식이 더 필요하고, 정기신 가치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원하는 해석과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수행서들은 의학서들과 또다른 결이 있는 영역이다. 정우진의 책으로 <몸의 신전> 즉, '황정경'에 대한 번역이 있다.




수행에 관한 거의 최초 최고의 경전이 '황정경'이다. 원래 있던 황정경외경과 이를 도교상청파가 도교화한 황정경내경을 합쳐, 정우진님이 배경설명과 함께 번역한 책이다. 내 문헌읽기의 새로운 도전이다!!




정우진은 앞으로 '주역참동계'와 '용호비결' 까지 번역할 계획이 있다고 밝혀, 앞으로 즐거움이 늘거 같다.

마일즈 2022-03-23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