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6

알라딘: 神學(신학)에서 信學(신학)으로 - 참 인류세를 위한 한국 信學 이은선

알라딘: 神學(신학)에서 信學(신학)으로


神學(신학)에서 信學(신학)으로 - 참 인류세를 위한 한국 信學 
이은선
(지은이)모시는사람들202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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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6쪽

책소개
오늘 우리 사회와 인류 문명이 맞이하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한국 신학(神學)을 신학(信學)으로 전회해야 함을 주장하며 우리 믿음과 신앙의 물음을 정직하고 성실하게 성찰하는 숙고의 성과를 담아냈다. 포스트 근대, 인류세의 현재 상황에서 신앙과 영성에 대한 지성적 성찰과 통합학문적 인식을 통해 ‘학(學)으로서의 신학(信學)’을 이야기한다. 이는 저자가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삶의 진정한 문제와 관건은 믿음과 신뢰의 문제라는 문제의식에서 지속적으로 신학(神學)이 신학(信學)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화하고 확장시켜 온 결과물이다.

책은 인간 정신과 자유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담은 1부와 성(誠)과 효(孝), 동학(東學), 역중인(易中仁) 등의 동아시아적 사유가 인류문명의 믿을 만한 보편적 토대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하는 2부, 한국 신학(信學)이 주장하는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의 전회가 어떻게 우리의 새로운 신(神) 이해와 예수 이해, 영(靈) 이해 등을 통해서 표현될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자 하는 3부로 구성된다. 오늘 우리 인간 안에 하느님 모상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믿고, 하느님과 더불어 세계 구원의 길에 나설 것을 다짐하고 주장하고자 하는 책이다.


목차


책을 내며

제1부 사유와 신학

1장 사유와 신학(信學, Fideology)의 성찰을 시작하며
믿음의 학, 신학(信學)
한국적 여성신학(女性神學)의 신학(信學)
니콜라스 A. 베르댜예프의 『노예냐 자유냐』와 더불어
한국적 ‘여성신학’(信學)이 추구하는 것

2장 인간이 진정 인격(人格, personality)인가?
수수께끼로서의 인간 인격
자연과 사회의 일부가 아닌 세상 밖에서 침노해 오는 인격
인격주의와 리기(理氣), 리일분수(理一分殊) 그리고 만물의 본성[性理]
인격과 역(易), 그리고 창조적 행위력[性]
마무리 성찰

3장 인격이란 무엇인가?
인간 존재의 근본 힘으로서의 인격
인격과 이성
인격과 개인
인격과 영혼과 육체
마무리 성찰―성·명·정(性·命·精)의 삼신일체(三神一體)와 인격

4장 왜 오늘 다시 인격(人格)인가?
한없이 무시당하는 인격
왜 다시 실존인가?―인격과 실존
고뇌하고 환희를 느끼는 실존과 인격의 신적 보증
자아주의의 위험과 인격, 초인격
마무리 성찰―한국적 인학(仁學)과 신학(信學)

5장 참된 인격주의와 휴머니즘의 차이는 무엇인가?
인간학적 이해에서의 수직적 긴장
근대 휴머니즘의 한계와 초월자
인격과 성격, 사명의식, 동경과 사랑 그리고 죽음
마무리 성찰―인간공학 대 인학(仁學)과 신학(信學)

6장 존재와 자유
가장 근원적인 인격의 노예성
존재에의 노예성과 자유
존재와 사유
단독자와 특수자로서의 인격의 자유
언어와 자유
마무리 성찰―사기종인(捨己從人)으로서의 인간 실존의 자유

7장 신과 자유
신에 대한 의인(擬人)론적, 의사(擬社)론적 노예성
자유와 신비로서의 신과 만남
신정론과 무신론에 대해서
범신론에 대해서
한국 신학(信學)이 말하는 우리 안의 초월적 백신
마무리 성찰―에티 힐레숨과 우리 신앙의 미래

8장 자연과 자유
자연이란 무엇인가?
자유(freedom)에 대극하는 자연(nature)에 대한 인간 노예성
우주에의 매혹과 인간 노예성
세계 과정의 목적론적 해석과 인간 노예성
‘자연의 종말’이 아닌 ‘좋은 인간세(good Anthropocene)로’의 길
한국 신학(信學)의 인학(仁學)과 인동설(人動說)
마무리하는 말―자연으로부터의 탈노예성에 대한 극진한 예, 예수 선언

9장 사회와 자유
‘개인’과 ‘인격’의 차이와 사회에 대한 인간 노예성
사회 유기체론과 인간 노예성
가족, 부권사회, 교회와 모권제
사회적 노예성으로부터의 창조적 해방과 종말
보편과 구체, 보편의 독점과 객체화에 대한 저항
마무리 성찰―후천개벽의 종시(終始)에서 비롯되는
또 다른 자유와 평등, 평화

10장 자아와 자유
모든 인간 노예성의 내면적 뿌리, 자아에의 노예성
에고이스트의 사회 순응주의
개인주의의 노예성과 공포와 분열
인격주의와 창조적 인격의 보편적 사명
통합성[誠]과 타자성[敬], 지속성[信]의 인격을 지향하는 한국 신학(信學)
마무리 성찰―우리의 ‘오래된 미래’를 살피며 자아에의 노예성 극복하기

제2부 참 인류세를 위한 토대 찾기

1장 정의(正義)와 효(孝)
1. 오늘 지구 삶의 불의한 정황
2. 인간 도덕행위[義]의 토대와 출발점으로서의 효(孝)
3. 세계 보존의 토대로서 가족적 삶[仁]과 효(孝)
4. 믿음[信]과 사유[思]의 실행으로서 효(孝)와 인간 사명[命]
5. 우리 존재의 선험성으로서 효(孝)

2장 21세기 인류 문명의 보편적 토대로서 성(誠)과 효(孝)
1. 21세기 지구 삶의 위기와 성(誠)
2. 우리 삶의 부인하려야 할 수 없는 존재 근거로서 ‘탄생성’과 성(誠)
3. 우리 현실 삶의 생명 조건으로서 ‘다원성’(plurality)과 성(誠)
4. 미래 생명의 지속 가능성으로서 믿음의 ‘상상력’과 성(誠)
5. ‘간괘’(艮卦)의 이상과 포스트휴먼

3장 참 인류세 시대를 위한 이신(李信)의 영(靈)의 신학
1. 코로나 팬데믹 현실과 이신의 영(靈)의 신학
2. 이신의 ‘영(靈)의 해석학’과 묵시문학
3. ‘하느님은 영이시다’―이신의 하느님과 한국 信學(신학, fideology)
4. ‘신뢰의 그루터기’―이신의 예수와 한국 인학(仁學, humanology)
5. ‘복음은 예수가 우리와 함께하심’―이신의 성령과 동학적 불연기연
6. ‘영원에의 전진’―이신의 부활과 한국적 종시론(終始論)
7. 참 인류세 시대와 한반도

4장 역·중·인(易·中·仁)과 한국 신학의 미래
1. 전도서의 하느님과 때[歷]
2. 역(易)과 존재, 그리고 살아 계신 하느님
3. 중(中)과 사유[心思], 그리고 믿음[信]
4. 인(仁)과 세계, 그리고 공동의 삶
5. 인(仁)을 체득하는 공(公)의 방법
6. 한국 사상의 회통성과 새 그리스도로지

5장 퇴계 사상의 신학(信學)적 확장
1. 21세기 신실재론의 등장과 퇴계 사상
2. 퇴계 사유의 출발처로서 ‘천즉리’(天卽理)와 그의 실재론(理動)
3. 타자의 실재와 함께 하는 ‘성즉리’(性卽理)와 역동하는 마음[理發]
4. 퇴계 사유의 절정으로서 ‘정즉리’(情卽理)를 향한 ‘경천’(敬天)의 길[理到]
5. 참 인류세 세계를 위한 퇴계 ‘신학’(信學)의 의미
6. 온 세계의 참된 리화(理化)를 지향하는 신학(信學)

제3부 사유하는 신학(信學)으로의 돌파

1장 위기 시대에 한국 여성그리스도인이 믿는 예수
1. 흔들리는 우리 삶의 터전―민족, 가정, 소유권과 관련해서
2. 세 가지 주제와 관련해서 예수가 답인가?
3. 오늘도 여전히 진화 중인 ‘메시아’(그리스도)와 ‘신’(神) 이해
4. 오늘의 가족 위기와 예수
5. 우주생명 진화의 법칙으로서 자발적 자기비움과 그리스도의 도(道)
6. 생명을 낳고 살리는 여성의 길, 생명 진화의 법과 한국 여성그리스도인의 삶

2장 한국적 여성신학의 부활과 성령 이해
1. 시작하며
2. 트라우마 렌즈와 성토요일의 발견
3. 성토요일의 성령론과 요한복음의 부활 증언
4. 램보 성토요일 성령론의 한계와 불철저성
5. 聖·性·誠(성·성·성) 여성신학의 복수론적 그리스도론과 부활 이해
6. 마무리 성찰―‘구원하는 자기’의 한국 여성신학적 해석

3장 비신화화를 넘어 한국적 비케리그마화를 지향하며
1. 도올 김용옥의 『마가복음 강해』를 읽으며
2. 도올이 이해한 ‘복음’(유앙겔리온)과 마가 유앙겔리온의 고유성
3. 도올 비신화화 이해와 그 불철저성
4. 도올 부활 이해의 자기 모순성
5. 비신화화에서 비케리그마화로

4장 한국信연구소의 지향과 동서 믿음의 통합학으로서 한국 신학(信學)
1. 왜 한국信연구소를 시작하려고 하는가?
2. ‘한국적’(Korean)이라는 것
3. ‘여성주의적’이라는 것
4. ‘믿음의 통합학’이라는 것
5. 내 소원은 진정 착한 사람이 많아지는 것[所願善人多]

5장 인류세와 한반도 종교
1. 시작하며
2. 지구 지질대의 새 이름 인류세
3. 함석헌의 하느님 존재 증명과 우주의 시작
4. 일반과학적 진화론의 ‘역(逆)순’으로서 함석헌 ‘정신’[理]이해
5. 인류세 이해의 새로운 토대와 함석헌의 정신과 영[理·靈]
6. 리기(理氣) 통합적 문명 이해와 종교
7. 참 인류세를 위한 지향과 한반도 종교의 역할
8. 마음속 사랑[仁]의 불을 지닌 인동설(人動說)의 시공으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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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56 베르댜예프는 우리 시대에 인간에 관한 초월적 차원을 다시 지시하기 위해서 ‘인격’이라는, 이미 지극히 일상화된 세속 언어를 가져오면서도, 어떻게든 그 초월적 기원과 말로 다할 수 없는 이원적 모순성과 신비[神]를 표현할 수 있을까 고투하면서 ‘정신’[靈, the spiritual]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와 유사하게 한국의 고(古) 사상도 성·명·정(性·命·精)이나 심·기·신(心·氣·身) 등의 세 쌍의 말을 가져와서 그중에서도 리(理)나 천(天)보다 훨씬 더 인간적이고 세계내적인 성(性)이나 심(心)이라는 언어로써 인간 존재의 최고의 신적 차원[三神]을 그려내고자 했다. 즉 일반 서구 기독교 사상으로부터의 고유성을 드러내 주는 러시아 사상가 베르댜예프나 중화 문명권에서 또 다른 독자성을 드러내는 한국 고(古) 사상은 훨씬 더 오묘하고 농축적인 형태로 하늘과 땅, 초월과 내재, 신과 인간, 정신과 물질, 지성과 감성 등의 두 차원을 연결하고 관계 맺게 하려고 고투한 것을 말한다. 거기서 인간의 역할, 인극(人極), ‘그냥 인간’(仁)은 그 핵심으로서 둘 사이의 긴장성을 하나로 화합해 가는 역할을 맡는다는 의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신인’(神人, Homo-Deus)의 출현을 기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접기
P. 74 21세기까지의 서구 기독교적 존재론을 다시 한번 크게 전복시키고자 한 독일 탈근대주의 사상가 페터 슬로터다이크(Peter Sloterdijk)는 그의 2009년 저술 『너는 너의 삶을 바꾸어야 한다(Du mußt dein Leben andern)』에서 인간 삶에서 어떤 경우에도 온전히 벗어날 수 없는 “수직적 긴장”에 대해서 말한다. 그것은 인간 문화가 지속적으로 권위와 계급을 탈신화화하고 해체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서 계속 나름의 비교와 등급, 선택을 말하는 위계 의식의 구속력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을 지시하는 것이다. 즉, 인간과 그 삶은 강한 평등주의적 에토스에도 불구하고 항상 ‘더 높은’ 또는 ‘더 깊은’ 것에 관한 관심과 의식을 가지고 사는 것을 말하는데, 비록 그 수직적 긴장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이 비교의식, 항상 더한 것을 추구하고 더 높은 것을 바라는 척도들의 실재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켄 윌버 같은 사상가도 우주 존재자 전체를 ‘더’ 공평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하이라키(hierarchy, 계층적 위계 체제)를 다시 가져오지는 않았지만, 대신 각 상위 차원이 하위 차원을 초월하고 동시에 포괄하는 ‘홀라키’(holarchy, 계층구조)라는 새로운 위계론을 말했고, 여기서 베르댜예프가 말한 인격의 신적 보증이라는 언어도 나는 바로 그러한 인간 이해에서의 수직적 긴장의 실재가 표현된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면 인격에 대한 최고의 보증을 위해서, 최종의 증거는 여전히 ‘신’(神)이라는 언어를 통하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다고 보았으므로 그러한 내적 아이러니를 감수한 것이라고 보는 의미이다. 접기
P. 112 오늘 신(神) 부재와 믿음[信]의 어려움과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범 인류적 문명 위기 상황에서 에티 힐레숨의 신비와 기적의 신앙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절망과 좌절 속에서 앞길을 헤쳐 나갈 힘을 크게 잃고서 방황하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이 힐레숨의 이야기는 참된 ‘초월적 백신’으로 역할할 수 있다. 오늘 인류는 점점 더 큰 불확실과 지금까지 공동체 삶의 기반이 총체적으로 흔들리는 큰 위기에 봉착했고, 거기서 전통의 절대자, 기계론적인 구원의 신은 참으로 무력하고 인간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깊은 아시아적 내재 영성과 초월의식과 많은 접점을 보이며, 그러나 그때까지 자신이 속해왔던 전통 고유의 인격적 신앙의 역동성과 친밀성, 주체성을 간직하고 있는 힐레숨의 신앙 이야기와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믿음은 우리에게 진정 참된 자유의 신앙적 길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접기
P. 196 오늘 우리 시대의 불의와, 자연과 사물에까지 뻗친 조작과 왜곡, 훼손 앞에서 주로 맹자의 언어를 들어서 어떻게 이 난국의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겠는가를 살펴보았다. 바로 맹자가 살았던 시대처럼 오늘 우리 시대는 세계의 힘 있는 국가들이 다시 군웅할거 하는 시대가 되었고, 특히 오늘 한반도를 중심으로 그 일이 더욱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원치 않게도 남북으로 나뉘어 부모형제도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그 생사 여부도 알지 못하는 시간과 더불어 두세 세대를 보내고 있다. 그렇게 인간 삶의 기초가 되는 가족과 가정의 삶이 파괴되면서 거기서 이어지는 남북한 사회 내부의 악과 국제적 관계에서 우리의 처지는 그 비참함과 목소리 없음이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예전 우리나라, 동이족의 나라는 맹자가 인류 삶의 모범으로 지극한 효의 성인으로 끊임없이 내세우는 순 임금의 출발지였다고 한다. 그런 맹자의 정신이 한민족의 정서를 제일 잘 대변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특히 부모를 잘 섬기고 서로 모여서 음식과 즐거움을 나누며 격려하는 가족과 친족, 마을 공동체가 잘 발달한 나라로 이름이 높았다. 중국이나 일본 등의 이웃나라들에서보다 『효경』이 특히 교육과정에서 중요시되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은 세계에서 자살률 1위와 특히 노인자살률과 청소년 자살률이 높고, 출산율이 세계 최저라는 상황인데, 그것은 우리의 삶이 어느 정도로 피폐해져 있는가를 잘 드러내 준다. 접기
P. 228 19세기 후반 한국의 역학자 김일부(金一夫, 1826-1898)는 그 간괘를 중시하면서 여성의 일, ‘곤도’(坤道)의 일이 우선되는 후천개벽의 『정역』(正易)을 제시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페미니즘 시대에는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단지 겉으로 드러난 신체적 조건에 따라서 결정되고 한정할 수 없는 시대이다. 그러므로 이제 인간 누구나의 보편적 도로서 그 곤도에 잘 부합되는 효(孝)와 성(誠)의 도를 우리 모두가 더욱 힘써야 하는 덕목으로 가르쳐 주는 의미라고 읽고자 한다. 간괘가 잘 밝혀주듯이 그 길은 자신을 숨기고 자아를 좀 더 내려놓으면서 인류의 보편을 따르는 길이고[捨己從人], 그 일에서 장딴지에서 기름이 빠지고, 등뼈가 열리는 것과 같은 고통이 있을지라도 새로운 시대의 탄생을 위해서 지속함[誠]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게 간괘의 육오(六五)는 “간기보 언유서 회망”[艮其輔 言有序 悔亡]이라고 하고, 다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말하기를 “상구 돈간길”[上九 敦艮吉]이라고 했다. 즉 멈추어 서서 자기를 주장하는 것을 내려놓고, 시대를 앞서 보는 초인의 믿음을 가지고 다시 한번 인내하며 말을 살피고 아끼며 참으로 겸허한 자세(孝, the void self/selfless self)로 나와 같이 하늘의 뜻으로 태어난 이웃들과 언어로 잘 화합하는 일[誠]이 우리의 인간 규정이라는 것, 이 인간 규정[言]을 우리 몸과 삶과 문명으로 이뤄낼 때까지 지속하고 인내하는 것[成]이 우리가 갈 길[誠]이라는 것을 밝혀준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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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은선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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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의 전환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종교(聖)와 정치(性), 교육(誠)을 함께 엮어서 ‘믿음(信)을 위한 동서 페미니스트 통합학문(信學)’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2018년 세종대학교를 명예퇴직한 후 한국信연구소 Institute of Korean Feminist Integral Studies for Faith를 열어서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의 모토 아래서 ‘한국 신학(信學)’과 ‘인학(仁學)’의 구성에 힘쓰고 있다. 오늘 문명위기와 전환의 때에 우리 사회에서 여남의 구분을 떠나 ‘사유하는 집사람’이 많아지는 것이 긴요하다고 보며 강원도 횡성 산골 현장(顯張)아카데미에서 신학자 남편과 더불어 여러 활동을 함께하며 살고 있다. 동서 인류 문명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들 중의 하나인 바젤대학과 성균관대학교에서 기독교 신학과 유교 철학을 공부했고, 세종대학교 교육학과에 재직하면서 동서 철학과 종교, 교육의 일들을 여러 학회들에서 회장과 부회장 등으로 역할하면서 연구해 왔다.
최근 저서로 『동북아평화와 聖·性·誠의 여성신학』(2020), 『사유하는 집사람의 논어 읽기』(2020), 『한국 페미니스트 신학자의 유교 읽기-神學에서 信學으로』(2023) 등이 있으며, 공저로는 변선환 아키브와 현장아카데미에서 펴낸 ‘이후(以後)’ 신학의 세 시리즈가 있고, 선친 故 이신 박사 40주기 기념 『李信의 묵시의식과 토착화의 새 차원』(2021)과 백낙청 TV를 통해서 탄생한 『개벽사상과 종교공부』(2024) 등 다수가 있다. 『지혜를 찾아서-왕양명의 삶과 사상』(1998), 『한나 아렌트-삶은 하나의 이야기이다』(2022)를 번역했다. 접기

최근작 : <神學(신학)에서 信學(신학)으로>,<새 시대 새 설교>,<개벽사상과 종교공부> … 총 3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현대인의 애증이 교차하는 길목, 종교와 신앙
오늘 한국 사회에서 종교는 대체로 존중받기는커녕 혐오의 대상까지 되어 간다. 1970~1980년대 내내 한국 사회 민주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하던 종교 시설, 민권과 민주의 수호자로 존경받던 종교 성직자의 모습 대신 사회분열의 최전선에서 종교인의 모습을 목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편으로 도무지 접점 없이 대치하기만 하는 정치나 양극화로 치닫는 사회와, 지구위기, 환경위기, 기후위기의 복합위기 속에서 내일의 생존을 기약할 수 없는 ‘인류세’ 시대에 영성(靈性)에 대한 갈급함이나 종교나 믿음 등 근원적인 해법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러한 상호 모순적인 두 가지 현상은 사실 하나의 요구가 두 갈래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행태를 탈피하여 새로운 믿음과 새로운 영성을 제시하는 종교로 거듭나라는 요구이다. 그리하여 다시금 현재와 미래, 인간과 지구 모두에게 희망을 제시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 전회를 꿈꾸다
이은선 교수의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참 인류세를 위한 한국 신학(信學)』은 한국 사회뿐 아니라 전 지구적인 범위의 현재 위기에 대한 근본적이고 본원적인 원인을 찾아내면서 정치와 경제, 교육 등에 종교와 신앙, 영성 등의 차원을 연결하고자 하는 노력의 과정을 담고 있다.
우리가 처한 국면을 포스트 근대’로 규정하고, 우리에게 긴요한 믿음과 신앙에 대해 사유와 지성적 성찰과 통합학문적 인식을 부가하는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의 전회를 통해 우리 사회와 인류 문명이 맞이하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는 길에 대하여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신학(信學)이라는 말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맞이하며 저자가 떠올린 개념이다. 저자는 “이제 우리 삶의 진정한 문제와 관건은 바로 ‘믿음’과 ‘신뢰’(信)의 문제이고,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의 우리 ‘신학’(神學)은 ‘신학’(信學), 즉 ‘믿음의 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수백 명이 수장당하고도 온전한 진상 규명과 궁극적인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믿음과 신앙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과연 가능하기나 한 것인지, 믿음과 신뢰의 기본 개념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로부터 재구축된 것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의 국내외 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의 전방위적 학살 행위 등이 난무하는 오늘의 국내외 정세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몸과 정신, 자아와 세계, 초월과 내재, 종교와 정치 등이 도대체 어떻게 서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거듭 묻지 않을 수 없는데, 그것이 곧 ‘신학’(信學), ‘믿음’에 관한 물음이라는 것이다.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
Ⅰ부 「사유와 신학」에서는 니콜라스 A. 베르댜예프의 대표 저서 『노예냐 자유냐』를 핵심적으로 살핀다. 베르댜예프는 정신으로서의 인간 인격과 자유가 자연과 물질의 세계와 깊이 상관되어 있지만, 결코 그 후자로부터 연역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변증하려 한 20세기 전반기의 러시아 사상가다.
II부 「참 인류세를 위한 토대 찾기」 첫 번째 <정의와 효>는 동아시아적 효(孝)가 인간 정신에 내재하는 ‘존재론적’ 근거에서 비롯된다는 것과, ‘사유’(思)와 더불어 지속적인 정신의 힘으로서 우리 삶의 정의와 신뢰의 토대가 될 수 있음을 밝힌다.
두 번째 <21세기 인류 문명의 보편적 토대로서의 성(誠)과 효(孝)>는 우리 존재의 존재론적 근거로, 내가 ‘누군가에 의해서 태어났다’는 ‘탄생성’을 제시하며, 『중용』의 ‘성’(誠) 개념이 그것을 잘 드러낼 수 있다고 본다. 그 성(誠)이 우리 삶의 다원성의 조건과 믿음의 상상력과 창조력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그리고 인류 문명의 믿을 만한 보편적 토대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세 번째 <참된 인류세를 위한 이신(李信)의 영(靈)의 신학>은 저자의 선친 이신(李信) 목사의 학문을 천착한 것이다. 이신은 우리 시대에 만연한 “의식의 둔화”를 염려하면서 ‘영’(靈)과 예술가의 시대 전복적 ‘전위의식’ 속에서 새로운 믿음의 길을 가고자 했다.
네 번째 <역·중·인(易·中·仁)과 한국 신학의 미래>는 유교 문명권의 언어인 ‘역·중·인’이 보편적으로 기존 한국 신학의 신론과 기독론, 성령론 등을 전복하고 새롭게 하는 데 크게 유용한 언어라는 것을 밝힌다. 다섯 번째 <퇴계 사상의 ‘신학(信學)’적 확장-참 인류세 세계를 위한 토대[本原之地] 찾기>는 N. 베르댜예프, 한나 아렌트, 이신(李信)과 폴 리쾨르의 핵심 사유와 연결하여 신학 논의를 동양철학적, 한국 유학적 탐구의 지평과 연계하는 새 장을 마련코자 했다.
III부 「사유하는 신학(信學)으로의 돌파」의 글들은 ‘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으로’의 전회가 어떻게 우리의 새로운 신(神) 이해와 예수 이해, 영(靈) 이해 등을 통해서 표현될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자 하는 글들을 모았다. 한국 ‘신학’(信學)이 무엇을 지향하고, 어떤 내용의 학이 되기를 원하는지 밝히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종교와 과학의 대화로 진화론을 재해석하는 존 F. 홀트, 미국 드류 대학교의 여성신학자 캐더린 켈러와 제자 셀리 램보, 도올 김용옥의 『마가복음 강해』, 인지학자 루돌프 슈타이너의 『어떻게 하면 더 높은 세계의 인식이 가능할 수 있을까』나 함석헌의 『뜻으로 본 세계사』 등을 읽으며 신학(信學)의 의미, 가능성, 확장성 등을 살피고 있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