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信연구소” 송년 및 출판기념회, 신학과 실천의 새 지평을 열다 - 에큐메니안
“한국 信연구소” 송년 및 출판기념회, 신학과 실천의 새 지평을 열다“제4회 李信상 시상식” 함께 진행하고 ‘열손가락 서로돌봄사회적협동조합’과 ‘진미리’ 박사에게 공동으로 수여
장성호 | 승인 2024.12.13 04:13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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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信연구소”가 송년 모임과 출판기념회, “제4회 李信상 시상식”을 진행하고, 특히 새로 출판된 이정배·이은선 교수의 책의 신학적이고 실천적인 의미를 평가했다. ⓒ장성호
‘한국 信연구소’의 송년 모임과 출판기념회 및 “제4회 李信상 시상식”이 13일(목) 오후 5시 30분부터 감신대 웨슬리채플 제1 세미나실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신학적 사유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저작들의 출판을 축하하고, 사회적 기여를 이룬 개인과 단체를 격려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1부 출판기념회는 안재학 목사(석천교회)의 대금 연주로 시작을 알렸다. 이후 이정배 교수(현장아카데미, 감신대 명예교수)가 출판 경과를 보고하며 네 권의 신간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소개된 책은 이신 목사의 유작 시집 『李信 詩集 돌의 소리』(평사리, 2024 개정증보판)였다. 12년 만에 다시 출간된 이 시집은 초현실주의적 감각의 그림을 표지로 사용했으며, 1970년대 시인 이신의 독특한 세계관을 반영한다. 이 교수는 “이신 목사의 시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는 통찰로 우리를 세상 안에서 세상 밖을 바라보게 한다”고 평했다.
다음으로 이은선 교수(세종대 명예교수)의 『神學에서 信學으로: 참 인류세를 위한 한국 信學』(모시는사람들, 2024)이 소개되었다. 이 책은 동서양 철학과 기독교 신학의 접점을 탐구하며, 초월적 거룩함의 보편성을 강조한다. 이정배 교수는 이 책에 대해 “여성 신학자로서의 경험을 넘어 보편적 학문 담론을 새롭게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 이정배 교수(사진 왼쪽)와 이은선 교수(사진 오른쪽)가 이번에 출간한 책들은 자신의 신학적 여정과 그에 따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으며 신학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 ⓒ장성호
서창원 교수(감신대 명예교수)는 이은선 교수의 책을 “기존 신학을 해체하고 믿음의 신학(信學)으로 재구성하는 도전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유교와 기독교 경전 간의 비교 분석을 통해 비기독교 경전과 동양 신유학 경전을 비교 설명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과 아시아 여성 신학의 독창적인 계보를 잇는 서적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세 번째로는 이정배 교수 자신의 저서 『역사유비로서의 개벽신학 - 空, 公, 共』(신앙과지성사, 2024)이 소개되었다. 이 교수는 이 책을 “동학 사상과 기독교 신학의 관계를 재해석해 개벽신학이라는 새로운 틀을 제시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서창원 교수는 이 교수의 개벽신학에 대해 “기독교 묵시와 동학 사상의 융합으로 포스트모던 시대에 적합한 신학적 상상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이정배 교수의 또 다른 저서 『실패한 제자들, 그 이후』(명작, 2024)는 개인적 성찰을 담은 에세이적 저작으로, “시대와 사건에 대한 성찰을 모아 만든 선물 같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김언종 원장(한국고전번역원장)은 이정배·이은선 두 학자의 저작에 대해 “기독교의 배타성을 넘어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호평하며, “큰 의심이 큰 진전을 만든다”는 유학자 진원장의 말을 인용해 두 학자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하지만 저서에서 『천부경』과 『환단고기』를 인용한 것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성이 담보되지 않는 문헌임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 신앙의 실천을 치하하는 “제4회 李信상 시상식”에서 ‘열손가락 서로돌봄사회적협동조합’과 ‘진미리’ 박사(한국여성신학자협의회 전 공동대표)가 공동 수상하며 학문과 실천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는 자리가 되었다. ⓒ장성호
2부에서는 “제4회 李信상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수상자로는 ‘열손가락 서로돌봄사회적협동조합’과 ‘진미리’ 박사(한국여성신학자협의회 전 공동대표)가 공동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열손가락 서로돌봄사회적협동조합의 홍경숙 상임이사는 “중증장애인 어머니들의 모임으로 시작된 협동조합이 큰 도전에 직면했지만, 이번 수상이 또 한걸음 나아갈 동력이 되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진미리 박사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라는 이상을 향해 느리지만 끊임없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은선 교수는 “信學은 언어와 믿음의 작업이며, 과거의 지혜가 현재를 도울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한 “한강의 말을 인용하며 오늘 연구소가 책을 내고 여러분을 모신 것도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고 죽은 자가 산 자를 도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더했다. 이 교수는 “신학적 사유와 역사적 성찰은 끊임없는 질문과 대화를 통해 성장한다”는 메시지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한국 信연구소의 이번 송년 모임은 신학과 실천, 믿음과 역사, 학문과 사회적 책임을 잇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장성호 webmaster@ecumenian.com